베어 그릴스, 뜨거운 삶의 법칙
베어 그릴스 지음, 김미나 옮김 / 이지북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우연히 케이블 TV이를 돌리다가 베어 그릴스 이 분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본 기억이 있다. 짧은 시간동안이지만 저렇게 힘든 모험에 도전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그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베어 그릴스, 뜨거운 삶의 법칙'을 통해 그의 도전 정신이 만들어낸 작품이란 걸 알게 되었다.

 

세상에는 굳이 힘든 일을 경험하지 않아도 될 만큼 좋은 조건을 가진 부모님을 만나는 일은 행운이다. 저자인 베어 그릴스는 금수저까지는 아니지만 좋은 집안의 자제로 요즘말로하면 엄친아란 이름을 듣기에 충분한 조건을 가진 집안에서 태어났다. 헌데 그의 부모님은 우리나라 부모님이 가지지 않은 교육방식을 보여주며 여덟 살 밖에 되지 않는 아들을 기숙학교에 보낸다. 우리나라와 다른 나이를 치더라도 많아야 열 살, 또는 아홉 살일 텐데... 그 어린 나이에 부모님과 떨어져 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스스로 모든 것을 생활하는 환경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충분히 짐작이 간다. 저자 스스로도 이른 나이에 부모님과 떨어져 기숙학교 입학이 좋지 않았다. 아니 슬펐다. 아이들 사이에 존재하는 왕따 문화로 인해 힘든 유년기를 보냈기에 누구보다 어른이 된 지금도 왕따 문화를 아주 싫어한다고 밝히고 있다.

 

영국의 왕세자도 다닐 정도로 유서 깊은 전통을 가진 명문 학교 이튼에서 그는 힘든 시간도 있지만 자신의 목표를 스스로 정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대학진학에 진학하고 영국에서도 최정예 특수 부대 SAS 입대를 한다. 그는 넘치는 자신감으로 인해 생각지도 못한 낙하산 사고를 당하게 된다. 사고를 통해 더욱 강한 정신력을 갖게 된 그는 여러 사람들과 함께 자신을 쉽게 내어주지 않는 에베레스트에 도전한다. 그의 도전 이전에는 영국에서는 SAS 대원만이 올랐기에 그가 성공하면 두 번째가 된다. 물론 이런 아들의 모습에 불안감을 느낀 그의 엄마는 아들이 혹시라도 사고를 당하면 남편과 이혼 한다는 강수를 두지만 그의 아버지는 아들을 믿기에 웃음을 머금고 볼 뿐이다. 허나 이 도전을 통해 그는 동료를 잃어버리는 경험을 하게 되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전쟁을 누비며 다닌 그는 TV이를 통해 인기를 얻으며 새로운 일에 계속해서 도전하고 큰 성공을 거둔다. 6년이란 시간 동안 인간과 자연이 대결을 겨루는 프로그램으로 일반인들은 상상도 하지 못할 것들을 직접 먹는다. 세상에나 이런 일이에 나올만한 행동임에 틀림없다.

 

현재의 그가 있는 데는 무엇보다 사랑하는 가족이 있기에 가능했다. 그의 조부모, 부모님은 물론이고 처음으로 사귄 연상의 여인과의 짧은 연애 이야기는 흥미롭고 첫 눈에 사랑을 느낀 아내 사라와의 사랑이야기는 남성적인 매력이 물씬 풍기는 상남자 베어 그릴스을 자상한 남자로 다가오게 하는 매력이 느껴진 부분이다.  

 

우리처럼 인생의 목표를 좋은 대학, 좋은 직장에 한정되게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 아버지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하며 무쇠통의 위장과 긍정적 에너지를 준 엄마를 둔 그는 분명 행복한 사람이다. 지금도 여전히 자연을 상대로 대결을 벌이고 있을 그... 그의 무한 긍정의 힘이 어디에서 오는지 삶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그의 모습에 감탄하게 된다. 모험 가득한 베어 그릴스의 열정적인 삶과 긍정적 마인드를 엿볼 수 있어 즐거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억해줘
임경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구나 운명 같은 사랑을 꿈꾼다. 나 역시도 책, 영화, 드라마 속의 연인들처럼 운명적 사랑에 빠질 거란 환상을 품었던 적도 있었다. 어렸기에 이상하게 눈물 나게 비극적인 여주인공이 되고 싶었던 적도 있었지만  현실 속에서는 해피엔딩을 원했다. 

 

내가 지금 안고 있는 여자는 다른 남자를 사랑하고 있다. 내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구속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진 삼십대 중반의 남자 박해인의 생각이다. 그녀의 익숙한 떠남이 이번에는 다르다. 영영 그녀가 그의 곁을 떠난 것은 아닌지 그는 불안하다.

 

교환교수로 미국으로 떠나는 아버지를 따라 온 가족이 따라간다. 해인의 부모님은 무늬만 부부로 살고 있다. 매력적인 엄마 역시 학교에서 인정받지만 엄마는 아버지의 곁에 있기로 결정하고 따라나선 미국행... 호기심 어린 학생들의 반응 속에 미술실로 향하는 해인은 같은 동양인 소녀 안나를 알게 된다. 사춘기 열정 속에 서로에 대한 마음을 키워가는 해인과 안나... 예상보다 빠른 해인의 엄마의 귀가는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마음은 안 그런데 본의 아니게 사랑하는 가족에게 가장 큰 상처를 주는 일은 흔하다. 해인, 안나의 부모님들 역시 그러하다. 처음 단추를 잘못 끼운 안나의 엄마는 안나의 깊은 상처를 알지만 외면할 수밖에 없다. 해인의 엄마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신이 가진 이미지로 인해 가장 공부에 매달려야 할 고3 시절을 망치고 만다. 돌이킬 수 있으면 돌이키고 싶은 시간이지만 어쩔 수 없다. 붙잡고 싶은 남편과의 관계가 해인의 동생을 잃어버리며 극에 달하고 그녀는 그 상처를 다른 곳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스토리는 해인, 안나와 그들의 엄마들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자식이 바라보는 엄마, 아내가 아닌 현재의 시간 속에 있는 자신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엄마들의 이야기는 공감한다고 말할 수 없지만 그녀들의 아픔이 이해가 된다.

 

우연히 만난 해인과 안나..  그 옛날 서로에게 가진 감정들을 그들은 보듬어 안는다. 현재의 삶을 살아가야 하지만 과거 속 그들은 서로를 간절히 원했기에 잊을 수 없었다. 미래는 모른다. 현재 그들의 사랑이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그들... 불안정한 시간 속 그들은 처절하도록 아프고 순수했기에 서로의 존재를 잊지 못했다.

 

누구나 잊혀진 존재가 된다는 것은 원치 않을 것이다. 한창 첫사랑 찾는 붐이 일었을 때 첫사랑을 만난 사람들은 차라리 만나지 말 것을 대부분 후회한다. 나 역시도 내 첫사랑은 추억 속 그 이미지대로 남겨두고 싶다. 같은 시간의 추억을 공유할 존재가 있다는 것이 고맙게 여기며 묻어둔다. 서로의 존재에 힘겹고 아팠지만 그들이 있었기에 살아갈 수 있었전 가족, 사랑하는 이성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 깊게 남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이지 않는 수호자 바스탄 3부작 1
돌로레스 레돈도 지음, 남진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새로운 작가와의 만남은 늘 즐겁다. 더군다나 내가 좋아하는 장르의 이야기에는 더욱 관심이 간다. 좋아하는 장르소설에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는 신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이야기에는 유달리 애정을 가지고 읽게 된다. 스페인은 물론이고 유럽 일대에서 선풍적 화제를 일으킨 돌로레스레돈도의 '보이지 않는 수호자'... 스페인 바스크 지방에서 전해 내려오는 신화와 전설, 바스탄 숲의 수호자라고 해야 할까? 아님 숲에 사는 무서운 괴물이라고 해야 할까?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는 신화적 존재에 조금은 낯선 의식과도 같은 모습으로 죽은 아리따운 소녀들을 둘러싼 연쇄살인사건을 다룬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한 소녀가 싸늘한 시체로 발견이 된다. 끈을 이용해 단숨에 살해된 소녀... 범인은 무슨 이유에선지 소녀의 음모를 제거하고 그 위에 케이크 조각을 놓아둔다. 버터빵의 일종인 '산시고리'를 단번에 알아 본 아마이아 살라사르 형사는 입단속부터 한다.  비슷한 방식의 살인이 아미이아 형사의 고향인 엘리손도에서 한 달 전에도 있었고 범인으로 죽은 소녀의 남자친구가 범인으로 잡혀 있다. 사건을 이끌어 갈 반장이란 임시직분을 받게 된 그녀는 동료형사와 함께 고향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조사하러 간다.

 

연쇄살인을 해결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엘리손도로 돌아왔지만 아마이아 형사는 가족들과의 만남이 불편하기만 하다. 아마이아 형사를 비롯해 두 언니의 관계는 복잡하고 서로를 향한 애증이 깊다. 가업을 이어받아 능력을 맘껏 발휘하며 사업을 키우고 책까지 쓸 정도로 모든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있는 큰언니,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가진 둘째언니를 비롯해 형부들, 고모들, 마을 사람들 모두 아마이아 형사에게는 불편할 뿐이다.

 

뛰어난 예지력을 가진 아마이아 형사는 연쇄살인사건 해결에 전력투구를 해도 실마리는 도통 잡히지 않는데 사건보다 더 긴장하게 만드는 가족 간의 관계로 인해 사랑하는 남편, 동료 경찰과도 의견 충돌이 생긴다. 연달아 두 명의 소녀가 또 끔찍한 살인을 당한다. 사건 속으로 깊이 들어갈수록 아마이아 형사의 신경은 불안감에 휩싸이고 날카로워진다. 이런 그녀의 불안한 심리 원인은 가장 보호 받아야 할 대상으로부터 생긴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에서 비롯된다.

 

범인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혹시 하는 마음으로 여러 인물들을 떠올려 보게 되는데 진짜 범인은 세상에나 이런 이유로 사람을 그것도 어린 소녀들을 그렇게나 많이 죽였단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고대 여신, 숲의 수호자, 종교, 십자가와 십자군 등에 대한 역사적 사실과 신비로운 이야기가 지배하는 엘리손도란 마음이 가진 분위기도 좋았지만 고향을 떠나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숨은 진실, 아기를 무척이나 원하지만 생기지 않는 허전하고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연쇄살인범을 잡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범인을 추적해 나가는 아마이아 형상의 모습이 연상이 되어 매력적으로 다가온 소설이다.

 

‘바스탄 3부작’으로 이루어진 시리즈 중 첫 번째 이야기 '보이지 않는 수호자'... 아마이아가 가진 트라우마를 알게 된 가족들의 서로 다른 반응이 다음 편에서는 어떤 식으로 관계를 이끌어갈지 아니면 전혀 다른 이야기로 재무장해서 나올지 궁금해진다. 기존에 알고 있는 여형사와 비교해도 아마이아 살라사르 형사의 매력적은 남다르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신비스러운 이야기가 잘 조화를 이룬 작품을 만나 즐거웠고 2부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벌써부터 기대하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담뺑덕
백가흠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전을 재해석되어진 작품들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즐겁게 읽는 독자다. 또 한편의 전래동화가 재해석되어 만들어진 작품이 있다고해서 관심이 갔다. 심청전은 효를 상징하는 가장 대표적인 전래동화다. 우리나라 대표 미남배우로 많은 여성팬은 물론이고 남성들이 좋아하는 정우성이 최초로 선보인 파격적인 정사신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가 심청전을 재해석한 작품이라고 해서 관심이 갔다. '마담 뺑덕'... 영화는 아직 못 보았지만 원작소설은 어떨지 궁금증을 안고 읽었다.

 

솔직히 이 책에 대한 첫 느낌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롤리타'를 읽었을 때랑 별반 다르지 않다. 책 속에서도 덕이는 물론이고 학규까지 롤리타에 대한 애정을 들어냈는데... 고전으로 인정받는 롤리타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서 인지 그다지 작품성에 대한 느낌을 표현하기 어려운데 마담 뺑덕을 읽으면서도 비슷하게 느꼈다.

 

심청전이 눈 먼 아버지 심봉사의 눈을 뜨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효를 보여주었다면 마담 뺑덕에서의 청이는 조연급으로 나온다는 느낌을 준다. 오히려 심학규와 끈끈한 정을 통하는 뺑덕 어미와 그녀의 딸이 더 비중 있다는 느낌이 든다. 덕이가 소설을 좋아하고 소설가에 대한 환상 같은 마음을 품은 데다 어머니의 남자였지만 자신에게 첫남자인 심학규에 대한 지독하리 만큼 뜨거운 사랑, 욕망, 집착을 만날 수 있다. 

심학규는 십오 년이란 시간이 흐른 후 다시 지방 소도시 S읍을 찾는다. 자신의 인생에서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시간을 보낸 곳에서 학규는 세월의 흔적만을 발견하게 된다. 그 옛날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조교와 대놓고 욕망을 충족시킨 일이 불거져 학교를 떠나게 된 그는 도망치듯 S읍으로 내려오며 군립도서관에서 6개월 단발로 가르치게 된다. S읍으로 내려와 처음 들어간 다방에서 네 살 많은 마담 뺑덕을 만나고 그녀의 딸 덕이를 보게 된다.

 

오랜 시간 아픈 남편으로 인해 사채까지 끌어다 쓰는 마담 뺑덕과 아버지를 병간호하느라 공부도 포기하고 앞날에 대한 희망도 없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그녀의 딸 덕이... 이 두 사람의 모습과 비교되는 심학규의 집은 예쁘지도 않은데다 성격도 순한 편이 아닌 아내와 매일 삐거덕 거린다. 부부의 모습이 왜 이런 지경에 이르렀나 싶은데 사실 따지고 보면 심학규가 어린 여성에 대한 욕망 때문에 틀어진 관계라고 볼 수 있다. 아내는 이혼하고 딸 청이를 혼자 키우다 남편이 제대로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미국으로 떠난다며 학규에게 청이를 맡기지만 학규는 청이를 제대로 키울 능력이 처음부터 부족한 남자다. 엄마, 아빠가 해야 할 일을 덕이가 대신한다. 덕이로 인해 가족이 주는 따스함을 처음으로 알게 된 청이는 더욱 덕이에게 매달리게 되고 그녀와 아빠 학규가 서로의 욕망을 분출할 때도 모른 척 지나치며 덕이를 잃고 싶지 않는 면을 보인다.

 

학규의 모든 것이 좋은 덕이의 집요한 집착이 학규는 점차 부담스러워진다. 그는 다시 서울로 돌아갈 기회가 생기자 과감히 모든 것을 단숨에 끊고 떠나버린다. 학규를 믿었기에 그를 기다리는 덕이는 생명의 위험 속에 놓이는 상황이 되고 복수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버리기로 한다.

 

여자의 복수는 무섭다고 한다. 맞다. 덕이의 복수는 끝을 알고 시작하는 일이다. 그럼에도 사람의 마음이란 게 처음 생각과는 달리 흔들리는 순간이 오게 된다. 덕이만을 바라보는 남자는 덕이 변화를 용서할 수 없다. 청이 역시 세상을 너무나 쉽게 생각했다. 나이든 사람의 눈에 뻔히 보이는 속임수지만 예쁜 마음이 있기에 모른 체 한 것을 너무 쉽게 생각한 결과는 참혹하다. 두 여인의 마지막이 안쓰럽게 다가 온 '마담 뺑덕'... 기대가 컸던 만큼 만족감은 부족하지만 영화를 보지 않았거나 궁금하게 느낀 사람이라면 학규와 덕이의 위험한 사랑을 직접 확인해 보기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황소연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더 이상의 말이 필요 없는 문학계의 거장 어니스트 헤밍웨이...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는 헤밍웨이의 숨겨진 작품으로  격변의 혼란기였던 시대 모습을 잘 묘사한 사회성 짙은 느와르 소설이다.

 

어느 시대든 열심히 일해도 겨우 먹고사는 선에서 그치는 대다수의 사람들과는 달리 극소수의 사람들은 특별한 일을 하지 않아도 놀고먹고 펑펑 쓸 정도의 경제적 여유가 있는 인물들은 항상 존재한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주인공 해리 모건은  낚싯배를 통해서 생계를 유지하는 생활 속에서 평범한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살고 싶은 남자다.

 

해리는 자꾸만 불안해진다. 자신의 낚시배를 이용해 낚시를 즐기던 남자에게 처음에 적은 선불만을 받은 데다 이 남자의 쓰잘데기 없는 고집으로 인해 생계유지의 수단인 낚시도구를 잃어버리고 만다. 밀린 돈과 낚시장비 대금을 받기로 했지만 뻔뻔한 손님은 돈도 주지 않고 도망치듯 사라지고 만다. 자신을 최고의 남자라고 믿고 있는 아내와 딸들을 위해 어쩔 수 없어 하지 싫은 일을 하기로 한다.

 

중국인들의 실어 나르는 일을 하기로 한 해리.. 솔직히 여기서는 해리란 인물이 아무리 주인공이라고 해도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나 싶은 대목이 나온다. 사람보다 술을 싣어 나르는 게 더 큰 돈이 되기에 자연스럽게 밀수업을 하게 된다. 생각지도 못한 일로 인해 팔 한쪽을 잃게 되었지만 여전히 그는 가장이기에 일을 해야 한다. 먹고사는 게 어렵기에 거절하고 싶은 일까지도 하기로 한다. 헌데 은행을 터는 쿠바인들이 보이고 그들은 해리가 있는 배에 올라탄다. 동료가 죽음을 맞고 해리 자신 또한 죽음 앞에 놓이게 된다.

 

가장으로 남편으로 누구보다 책임감 있는 해리의 모습은 분명 우리시대 아버지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해리란 인물을 통해 암울한 시대의 모습을 그려내고 그 속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소홀히 하지 않는 해리의 모습이 부각이 되지만 공감을 이끌어내는데는 부족한 감이 살짝 든다.

 

책 속에는 다양한 인물들의 치열한 모습이 그려진다. 주인공 해리 모건은 아버지, 남편이란 자리를 지키고자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새로운 일에 뛰어들 수밖에 없고, 아내가 자신보다 더 나은 조건의 대학교수에게 가려고하자 분노하는 남자, 모든 것을 다 가졌지만 행복과는 거리가 있는 인물 등등 다양한 인물들이 보여주는 군상은 현재의 우리들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는 알고 있다. 헤밍웨이의 새로운 작품을 만난 것만으로 충분히 읽을 만한 책이라 여겨지며 남성들의 묵직한 삶의 이야기를 만나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