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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레논 레터스
헌터 데이비스 지음, 김경주 옮김 / 북폴리오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얼마 전에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난 뮤지션이 있다. 故 신해철씨... 너무나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었던 그의 갑작스런 죽음에 많은 사람들이 애도의 뜻을 전하며 그의 죽음을 둘러싼 여러 루머들이 떠돈다. 오늘 아침에 수술 받은 부위에 생긴 천공이 원인이라는 글을 보았는데... 천공을 미리 발견했더라면 그는 아직 우리의 곁에서 있을 거란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 신해철씨를 비롯해 너무나 좋아하는 고 김광석을 비롯한 뮤지션들의 갑작스런 죽음은 깊은 슬픔을 안겨준다.
주옥같은 명곡을 남긴 비틀즈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전 세계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존 레논의 이야기는 한두 가지 정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 역시도 존 레논을 둘러싼 소소한 이야기를 여러 개 들었고 특히나 일본인 아내 오노 요코와 관련된 에피소드는 역시나 하며 들었던 기억이 있다. 존 레논은 자신의 감정들의 소리를 말로 표현하기 보다는 글을 통해 남겼다. 비틀즈 전기를 쓴 저자가 존 레논이 남긴 흔적만을 모아 '존 레논 레터스'를 출간 한다. 이 책에는 존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친척, 절친한 친구들, 팬들과 애인, 세탁소 앞으로 쓴 편지와 엽서 300여점을 통해 존 레논의 인생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음악적 재능은 있는 아버지지만 가정을 돌보는 데는 미숙했던 아버지와 남편으로 인해 심적 고통을 겪은 아내 역시도 하나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 사고방식을 가진 자유로운 영혼들이었기에 존 레논은 엄마의 이모의 손에서 자란다. 이를 두고 이모가 어린 존을 훔쳐 키웠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고 하니... 존 레논이 세상에 뜨고 난 후 다양한 이야기들이 돌았겠구나 싶은 생각이 살짝 들었다.

나름 공부도 했던 레논이 밴드를 결성하면서 성적이 급속도로 추락한다.
젊은 시절의 비틀즈는 정말 생기발랄하고 열정만으로 빛이 난다. 고등학생이지만 열다섯, 열여섯, 열일곱 살의 그들이 만나 만든 밴드가 전 세계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될 줄 그들 역시도 이때는 몰랐을 것이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에 주저함이 없었던 존 레논은 당시 그의 가장 큰 관심사였던 정치범 석방을 위해 직접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편지를 쓴다. 이 편지는 초안을 작성하여 글을 다듬어 보기로 했는데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보는 것처럼 긋거나 지웠다. 이 종이의 앞면에는 짧은 기간 동안이지만 애플 음반사의 매출이 기록되어 있는 종이였다고 한다.

존은 섬세하고 자상한 남자다. 존은 가족들의 관계를 긴밀하게 유지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특히 자신을 키워준 미미 이모에 대한 남다른 애증 관계를 갖고 있으며 조카들의 성장에도 관심을 보인다. 은퇴를 선언한 존이 바쁘다는 이유로 줄리안과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지 못했지만 아내와 작은 아들 션과 일본에서 보낼 때 큰아들 줄리안에게 마음을 담은 엽서를 통해 평범한 아버지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존과 요코, 아들 션의 모습이 담긴 그림을 그가 미국의 영주권을 받는데 존에게 이로운 이야기를 해준 여성과 그녀의 남편에게 보낸 엽서다. 투박하지만 아 저 그림은 존의 가족을 나타낸 것이란 느낌이 팍 오는 엽서라 이 엽서를 받는 사람은 얼마나 좋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고 열렬한 팬임을 자부하고 있는 뮤지션이 있다. 그의 콘서트는 일 년에 못해도 한두 번씩은 꼭 가려고 노력한다. 비록 그들을 그들의 콘서트나 이야기를 들을 기회는 없지만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속에 영원한 비틀즈 팬이란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비록 그들의 콘서트는 못가지만 그들의 음악을 들으며 마음의 위로를 받고 희망을 얻는다는 생각이 든다.
세계적 그룹 비틀즈의 탄생부터 시작해 그들이 왜 함께하지 못하게 되었는지 존 레논 그가 사랑한 사람들과 음악 이야기를 담은 '존 레논 레터스' ... 여전히 추억의 노래처럼 그들의 노래를 한 번씩 아들과 함께 듣는 나로서는 그의, 그들의 노래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