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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15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2015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김난도 교수를 주축으로한 서울대에서 매년 올해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어떤 소비트렌드가 유행할지 미리 예측하여 발표하는 '트렌드 코리아'... 지금 현재 우리 사회의 가장 핫한 중심에 있는 트렌드가 무엇인지 안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특히나 나같이 사회현상에 조금 느리고 민감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있어서 책을 통해 다양한 트렌드에 대해 알 수 있다는 것은 무척이나 흥미롭고 재미있게 다가온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제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우리 정부는 올해 우리경제 성장률을 조금 높겠 잡았다가 4분기에 들어 다시 조정하여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 그만큼 다음 경기를 바라보는 시선들이 조금씩 차이를 보이고 있고 얼마만큼 제대로 산출해 내느냐가 관건이다. 그나마 미국 경기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 다행이지만 이마저도 몇 년째 침체되어 있는 우리 경기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미지수다.
'트렌드 코리아 2015'에서는 먼저 2014 올해 소비트렌드를 알아보고 소비트렌드 키워드를 회고해 보고 내년 우리나라의 10대 소비트렌드를 무엇인지 소개하고 있다. 올해 10대 소비트렌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2014년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를 장식했던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이러하다. KBS에서 종편으로 이적하면서 야심차게 내놓은 나영석 PD의 꽃보다' 시리즈다. 바로 어제 꽃보다 누나에서 나온 김자옥씨가 폐암으로 이른 나이에 별세했다. 공주란 이름으로 불릴 정도로 야리하고 여성적인 매력이 꽃보다 누나란 예능에서도 여실히 보여주었다. 김자옥씨를 비롯한 여배우들이 나온 꽃보다 누나, 평균나이 75세 전후인 꽃보다 할배, 그리고 응답하라 1994를 통해 확실히 배우로서 입지를 다진 파릇파릇한 20대의 젊음을 느끼게 해준 꽃보다 청춘까지.. 어느 프로 하나 실망스런 느낌을 주지 않고 온전히 제 색깔을 내며 여행과 예능을 통해 신선한 재미를 안겨준다.
1500만 관객을 모은 명랑의 흥행은 이 시대에 부재한 리더십을 보고 싶은 열망이 반영되어 있다. 나 역시도 유달리 좋아하는 빙수의 엄청난 흥행 몰이, 개인적으로 힙합모자로 알고 있는 스냅백의 선풍적인 인기, 비비크림과 화운데이션의 장점을 가진 에어쿠션 화장품이 여자라면 누구나 한두 개 이상 가지고 있을 정도로 인기 상품으로 올해 트렌드를 주도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추성훈의 아내인 야노 시호도 외친 의리... 복고의 인기에 힘입어 김보성이란 배우를 다시 뜨게 했으며 다양한 문화 분야에서 패러디 열풍을 일으켰다. 정기고와 소유를 비롯한 가수들의 컬래버레이션 가요가 올 우리 가요시장을 장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후반기에는 아이유와 김창환의 노래는 나도 좋아해서 자주 들었다. 아이들의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타요버스... 만화지만 어느새 타요버스를 실제로 볼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타요버스를 타기 위한 부모님과 아이들을 보는 것도 어렵지 않을 정도로 문화예술 분야가 다른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다. 물도 이제는 골라 마시는 시대가 되었다. 엄청나게 크게 성장한 생수 시장 앞에 새롭게 등장한 탄산수 솔직히 탄산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올 해 다른 에너지 음료나 탄산음료보다 탄산수의 성장은 가히 눈여겨 볼만 하다. 특히나 남성들이 선호하는 제품이라는 것이 인상적이다. 마지막으로 거품이 너무나 심한 제품들에 대해 똑똑한 소비자가 늘면서 해외직구를 통해 물건을 구매한다. 뉴스를 통해 이런저런 불만, 사기 등에 대한 경고가 나오지만 과도한 거품이 사라지지 않는 한 직구족들은 더 늘어날 것이고 해외직구에 조금은 거부감이 있는 나 같은 아줌마도 마음에 드는 제품이 생기면 해외직구로 구매해 볼까 고민하게 된다.
2014년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를 회고한 부분을 간단히 정리해 본다.
참을 수 있는 '스웨그(swag)'의 가벼움... 스웨그는 남을 모방하지 않는 자기만의 멋을 뻐기다는 힙합 용어다. 무겁게만 느껴지는 주제도 가볍게 제대로 된 해학과 풍자를 통해 본질을 꿰뚫는 능력이 스웨그 트렌드의 핵심이다. 물론 스웨그 트렌드가 가진 지나친 가벼움이 있지만 항상 그렇듯 용어가 가진 장단점이 존재한다. 독립성과 주관적인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그에 반해 허세와 경박함의 경계도 함께 존재하는 스웨그... 스웨그의 높은 인기는 그들만의 특권의식이 강한 정치인들조차 예능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결과를 낳았고, 명품조차 가볍고 위트 넘치게 패러디한 제품들이 나오기에 이른다.
몸이 답이다... 신체 활동을 통해 본질적 가치를 회복하는 활동으로 낮게 생각하던 육체적 노동을 화이트칼라의 전문성이 적용되면서 새로운 가치 창출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유학파가 경영하는 치킨집, 아버지의 농사를 이어받은 화이트칼라의 귀농 등을 통해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말이 실제로 나타나고 있다.
초니치, 틈새의 틈새를 찾아라.... 생각지도 못한 틈새시장을 공략한 전략으로 새로운 소비를 만들어낸다. 양이 아닌 질로서 승부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어른아이' 40대... 가장 마음으로 와 닿았던 문구다. 40대 남성들의 적극적인 소비참여와 개성 발산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고 이제는 여성들보다 남성들의 소비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소비의 주체로 새롭게 등장한 중년 남성을 노린 시장들이 커지고 있고 실제로 판매도 점차 증가한다.
하이브리드 패치워크... 기존의 상품에는 변화를 주지 않고 작은 변화를 주는 것만으로 새로운 가치 창조를 이룩해 낸 제품들이 늘어나고 있다. YG와 제일모직과의 결합이 좋은 예다.
'판'을 펼쳐라 ... 기업의 예상을 뛰어넘어 적극적으로 판에 뛰어드는 컨슈미디어가 늘어나고 있다. 상상력이 모여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시대이기에 기업들 역시 더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컨슈미디어란 소비자와 매체를 결합한 신조어로, 다양한 채널에서 소비자의 참여와 공감을 이끌어내는 마케팅이 증가하면서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미디어가 되는 현상을 말한다.
해석의 재해석... 기존의 상식을 넘어서는 시도들이 등장한다. 먹을거리, 의류,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복고 열풍이 불고 있다. 기존의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을 넘어서는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백화점이 더 비싸다는 인식을 넘어 할인마트에서 고가의 제품들이 선보이는 것도 한 예다. 과거와 현재를 현명하게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예정된 우연... 생각지도 못한 것들에 기쁨을 느끼는 소비자가 많다. 이름조차 낯선 각양각색의 서브스크립션 커머스가 등장하여 생활을 더 즐겁게 만들어 주고 있다.
관음의 시대, '스몰브라더스'의 역습... 관찰 예능이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나 역시도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같은 예능을 좋아한다. 너무나 많은 관찰예능으로 인해 더 이상 사적인 공감이 줄어들고 있다. 카카오톡, CCTV, 블랙박스 등의 안전을 위해 감시와 통제의 수단으로 변질될 것들이 너무나 많고 얼마 전 카카오톡 문제는 온 나라를 시끄럽게 했기에 빛과 어둠의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직구로 말해... 여러 모습들 가진 직구들이 존재한다. 솔직함을 들어낸 방송들이 인기를 얻고 있지만 무차별적인 직구들도 난무한다. 짧은 글에 익숙해진 시대를 살고 있기에 간결한 독질구에 익숙해져 있다. 내년에는 역기능은 줄이고 순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사회 전반의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렇듯 2014년 올 해 우리나라를 핫하게 달구었던 10가지 소비트렌드는 하나같이 커다란 방향과 인기몰이를 한 것들이다. 이런 신뢰를 바탕으로 하였기에 내년 2015년 10대 소비트렌드에 대한 기대감이 더 생긴다.
내년도 우리나라 경제전망은 그리 밝지 못하다. 중국의 수출 감소와 일본의 엔저 현상으로 수출 경쟁력은 악화되고 미국 경기 여전히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에 저성장, 저물가가 장기화되면 디플레이션이 고개를 들지 모른다. 그럼에도 내년도 경기 전망은 극심한 부진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5년 한 해를 이끌 것으로 예상되는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햄릿증후군... 내 마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결정을 내리는 데는 망설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결정장애를 가르쳐 햄릿증후군이라고 한다. 책의 뒤쪽에서 다시 한 번 햄릿증후군이 등장하는데 지금 우리는 엄청난 기회 속에서 위험을 피하고 싶은 심리가 병적으로 나타난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좀 더 탄력적이고 유연한 방식을 취할 필요가 있다.
감각의 향연... 기존의 오감을 자극해야 성공하는 시대가 되었다. 다양한 감각을 자극하고 그에 따른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으로 삶의 만족감을 높이려는 시대를 맞고 있다. 여기에 기업들의 새로운 아이템 개발을 꾀하고 있으며 일반 소비자들은 기존의 큰 사치가 아닌 작은 사치를 통해서 쾌감을 극대화 시킨다. 현재를 즐기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이들이 누리는 작은 사치와 오감 만족 추구는 기업들의 전략마저도 바꾸고 있다.
옴니채널 전쟁... 유통채널 패러다임의 변화가 양상되고 있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쇼핑을 즐기는 크로스 쇼퍼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같은 조건, 특화된 서비스를 바탕으로 더 높은 매출을 이끌어내기 위해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증거중독... 예전에는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고 했다. 헌데 이제는 아니다. 블랙박스, CCTV, 휴대폰 등을 이용한 증거 수집이 활발한 시대다. 군내 가혹행위, 세월호 사건을 비롯해 모든 것이 의심스러운 사회에 살고 있어 아무것도 믿을 수 없다. 불신과 불안이 만연한 사회 속에서 사는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증거를 수집하고 이를 토대로 물건을 구매한다. 소비자와 엔지니어의 합성어로, 소비자들이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고 사용하는 구매자와 사용자로서의 역할을 뛰어넘어 제품에 대한 지식수준과 이해도가 엔지니어에 버금갈 정도로 높다는 의미로 쓰이는 제품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진 '컨슈니어'가 등장했다.
꼬리, 몸통을 흔들다... 주객이 전도되어 사은품이 더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들이 등장한다. 메인보다 덤이 좋아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이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덤으로 주는 물건들이 새로운 시장을 구축하고 특정 연예인 관련 상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일상을 자랑질하다... 관음증을 가진 것도 아닌데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먹고 노는지에 대한 일반 사람들의 관심이 높다. 이런 것들에 대해 거부감을 가진 예전과는 달리 이제는 스스로가 다수의 사람들에게 자신의 일상을 공개한다. 타인의 시선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고 그들에게 듣는 평판이 곧 나의 정체성이 된다.
치고 빠지기... 요즘 썸이란 말이 유행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예전에도 분명 밀당은 존재했다. 사람사이에서 책임지는 것이 부담스러워 가벼운 관계를 유지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 사람도 일단 써보고 결정한다. 기업들은 제품에 대한 유연성을 가져야 하고 소비자들이 의지로 제품을 찾는 것에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책에 대한 이야기다.
럭셔리의 끝, 평범... 요즘 우리 가족에게 내가 자주 하는 말이 나온 부분이다. 스티브 잡스처럼 일본 고가의 제품을 많이 가지고 자신의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내가 가진 것들을 통해 여유를 가지고 생활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치스런 것도 필요할 때가 있다. 세상에는 행복을 느끼는 부분이 다르기에.. 명품 구매는 못하지만 가족들과의 여행이나 작은 사치를 통해 인생을 즐기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시대의 아이콘인 이효리씨가 소길댁으로 여전히 인기 있는 이야기에 공감이 간다.
우리 할머니가 달라졌어요... 자신만의 멋진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신세대 할머니를 '어번그래니'라고 한다. 솔직히 우리 엄마는 이런 모습은 아니다. 자식을 위해 기꺼이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다. 헌데 나는 다르다. 아직 어린 자식에게 절대 미래의 손자, 손녀를 맡아 키울 생각이 없다고 못 박았다. 예전처럼 시어머니 눈치를 보는 며느리가 없듯이 며느리 눈치 안 보고 편하게 나의 인생을 즐기고 살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
숨은 골목 찾기... 가장 안타까운 부분으로 다가온 트렌드다. 얼마전에 방송을 보니 음악가, 예술가들이 홍대에 살다 세가 오르며 상수동으로 옮기고 이제는 연남동으로 터전을 옮겼지만 이곳마저도 언제 떠나야 할지 모른다는... 홍대, 상수동만 이런 게 아니다. 가로수길, 이태원 경리단길 등등 조금만 뜬다고 하면 강남 사람들이나 대형 프랜차이점이 입점을 하면서 세만 올리며 정작 오랜 시간 한 곳에서 정을 쌓고 터를 이룬 사람들이 떠나고 있다. 나라에서 이런 현상을 제재하지 못하겠지만 지역 사람들, 그 곳을 찾는 사람들 스스로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옛날을 떠올린 도심의 뒷골목이 점차 사라져 간다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
내년도 트렌드를 한 눈으로 볼 수 있는 이야기라 흥미롭고 재밌게 다가온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관심이 눈길이 많이 가는 부분도 있고 적은 부분도 있지만 내년 트렌드를 안다는 것만으로 즐겁게 읽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김난도쌤의 목소리를 통해 직접 2015년을 이끌 10대 소비트렌드에 대해 듣고 싶다. 내년에 이끌 소비트렌드가 궁금한 독자라면 이 책이 해답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