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속의 소녀들
톰 롭 스미스 지음, 박산호 옮김 / 노블마인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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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일드 44'란 강렬한 임팩트가 있는 데뷔작을 가지고 우리 앞에 나온 작가 톰 롭 스미스의 신작이 나왔다. '얼음 속의 소녀들' 제목부터 심상치가 않다. 도입부부터 예사롭지 않은 시작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이 부분은 사실 저자의 개인적인 비극을 토대로 이루어져 있다.

 

세상에 영원한 내편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아마도 가족이 그나마 가장 가깝지 않을까 싶다. 안정적인 유난시절을 보냈기에 부모님을 떠올리면 의지가 되는 주인공 다니엘... 그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전화를 건 사람은 아버지로 어머니가 상당히 아프다는 이야기를 꺼낸다. 어머니를 정신병원에 입원시켰다고.... 스웨덴 외딴 시골마을에서 행복한 노후를 보내고 있을 거란 생각을 가지고 있는 다니엘에게 날아든 엄마에 대한 이야기에 혼란스럽기만 하다. 자신의 성정체성과 애인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 어려워 그동안 부모님 뵙기를 차일피일 미룬 다니엘은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부모님이 계신 스웨덴 비행기 티켓을 끊는다. 탑승 직전 아버지의 전화가 다시 오고 어머니가 정신병원에서 퇴원하여 지금 너에게 가고 있을 거라고...

 

다급한 목소리의 어머니의 전화가 걸려오고 두 시간 후 도착한다는 말을 남기며 전화는 끊어지는데... 너무나 마르고 핼쑥한 어머니를 모시고 애인의 집으로 온 다니엘... 어머니는 아버지가 한 이야기는 모두 거짓말이라며 자신은 미치지도 않았고 남편은 악당의 조종을 받아 타락했고 자신을 미친 사람으로 취급한다는 것이다. 도대체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지 다니엘은 헷갈린다.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어머니가 진짜 정신에 이상이 있는 것인지 아님 부모님을 중심으로 스웨덴에서 끔찍한 일이 일어난 것은 아닌지... 진실이 어느 쪽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사람은 고립됐다는 사실이 의식 속에 스며들기 시작하면 변하게 된다. 처음엔 안 그렇지만 서서히, 단계적으로, 그러다 어느새 그걸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돼. 그러고는 하루하루 국가도 없고, 바깥세상에 치이는 일도 없고, 서로에게 각자의 의무를 일깨워주는 존재 없이, 지나가는 낯선 사람들이나 근처에 이웃도 없이, 아무도 우리를 들여다보지 않은 채, 영원히 우리를 보는 눈이 하나도 없는 상태로 살아가는 거지. 그렇게 되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어떤 행동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인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으로 어떤 죄를 짓고도 빠져나갈 수 있는가에 대한 관념이 바뀌게 된단다.     -p69- 

 

편안한 노후를 위해 이주한 스웨덴에서 어머니 틸데는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 이상하고 수상한 점들을 기록한 것을 보여준다. 기록들이 전하는 생생한 이야기는 어머니가 미쳤다고 볼 수없다. 그 동안 전혀 몰랐던 어머니의 어릴 적 시절과 친구의 등장, 스웨덴의 생활까지... 진실은 무엇인지 나는 누구를 믿어야하는지 헷갈리는 가운데 아버지 또한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다니엘에게 향하는데...

 

옮긴이의 글에서처럼 어린 시절 누구나 들었을 너무나 익숙한 질문 중 하나가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란 질문이 아닐까 싶다. 어린 시절과 달리 성인으로 성장한 다음에 엄마를 믿니? 아빠를 믿니?는 그 의미부터 차원이 다르다. 주인공 다니엘이 겪는 혼란은 그래서 더 크고 깊다. 자신이 아는 한 평생을 화목한 가정을 이끌어 온 부모님이 서로를 향해 내뱉는 말은 자신이 아는 아버지, 어머니의 모습과는 상반되기에 더욱 받아들이기 힘들다. 이제 판단을 내려야 한다. 스웨덴 부모님의 농장과 그 주변 인물들을 둘러싼 이야기는 충분히 어머니가 가진 의심과 짐작이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헌데 아버지는 어머니의 정신이 이상하니 믿지 말라고 하니...

 

스토리는 풀어가는 상당부분은 어머니와 다니엘, 그리고 어머니가 적은 글들에 대한 이야기로 불안하고, 불편하며 긴박감을 느끼게 하는 심리묘사에 중점을 둔 작품이다. 다니엘은 진실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끊임없이 반문하고 자신이 느끼는 어머니에 대한 이중적인 감정에 대한 죄송함과 혼란, 결단을 내린 후에는 진실을 알기 위해 직접 스웨덴으로 향한다. 진실을 밝히는 부분은 적은 분량이지만 세상에 이런 인물은 최고형에 처해야 되지 않을까 싶은 이야기로 현실은 전혀 다른 모습이니 안타깝기만 하다.

 

하정우, 전지현 주연의 영화 '베를린'이 '차일드 44'와 너무나 닮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 그 만큼 화제성을 몰고 올 정도로 '차일드 44'가 강렬하였는데 실제로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고 곧 우리나라에도 상영되지 않을까 싶다. 얼음 속의 소녀들은 차일드 44의 후속편을 기다리고 있던 독자들에게 단물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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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지 2014-12-04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고싶다- 를 눌러서 이 리뷰를 본 게 아니라, 알라딘에서 이 글을 읽었기 때문에 `읽고 싶다` 버튼을 눌렀습니다. ;-)
 
재미있는 법률여행 3 - 형법 재미있는 법률여행 시리즈 3
한기찬 지음 / 김영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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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생각지도 못하게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 가지 예로 요즘이야 차에 블랙박스를 설치하는 사람들이 워낙에 많으니까 덜하지만 예전에는 작은 접촉사고만 일어나도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사고의 대해 확실한 파단이 모호할 때 또는 내가 분명 피해자인데 가해자로 둔갑되는 흔치않은 일도 있다. 모르는 것보다 아는 것이 낫다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교통사고와 같은 것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지만 그 외에도 생각지도 못한 법에 위반되는 행동이 불러온 사고에 대처하는 간단한 법률 지식 정도는 알고 있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헌데 대부분의 법률하면 우선 딱딱하고 머리 아픈 법전이 제일 먼저 생각이 난다. 좀 더 재밌고 즐겁게 법을 이해하고 각종 사건사고, 범죄로부터 나를 지켜 줄 최소한의 법에 대한 이야기를 재밌게 풀어 놓은 '재미있는 법률 여행' 그중에서  3편 형법은 어떤 행위가 범죄가 되고, 이에 대해서  어떤 형벌이 부과되는가를 규정하는 법 규범이다. 한마디로 지를 지으면 그에 합당한 법을 받아야 하는데 이것을 정의해 놓은 것이 형법이다. 

 

형법에는 우리가 흔히 TV 뉴스나 인터넷에 올라오는 사건들과 유사한 사례들이 많이 담겨져 있다. 내년부터 오른다는 말이 있는 담배 같은 경우만 보아도 벌서부터 사재기를 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담배 사재기와 조금 차이가 있지만 흉년이 들어 쌀값이 계속해서 오르자 정부가 내놓은 쌀 암거래 단속법과 같이 이익을 보기 위한 행위가 법의 유효기간을 두고 형법학자들 간에도 찬반의견이 갈린다니 이렇다면 판사의 견해에 따라 법집행이 달라질 수 있다. 

 

총 91개의 사례를 들어 형법을 이해하기 쉽고 재밌게 알 수 있게 정리해 놓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놀부흥부전, 춘향전, 양귀비 등과 익히 아는 인물을 출연시켜 좀 더 흥미롭게 형법에 접근하도록 이끌어 주는 이야기도 있고, 실제 일어난 사건을 예로 든 경우도 있다. 특히나 교도소에 살고 있다면 늦지만 다시 사회로 나올 수 있는 기회가 있지만 억울하게 사형을 언도받아 억울하게 죽은 남편은 얼마나 안타까운 죽음이란 말인가? 왜 좀 더 제대로 된 조사를 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지만 60년이나 지난 후에 진법이 잡히면서 없어진 영국의 사형제도, 허나 우리는 여전히 사형제도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솔직히 TV이를 통해 간혹 어린이를 상대로 한 인간이기를 포기한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인물에 대해서는 아무리 초범이라도 사형에 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작년인가 영화를 통해서 본 영화 소원이는 이제 겨우 초등학교 학생이다. 범인이 술을 마시고 저지른 범죄라 형량도 낮다는데 이게 말이 되는지..  외국의 경우는 술을 마시거나 기타의 약물로 인한 범죄는 더 엄중한 처벌이 내려진다고 알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와 반대인지 모르겠다. 재판장이 대부분 남자라서 여자 아니 자식을 키우는 입장이라면... 자신의 자식이 그런 일을 당했다면 정말 술로 인한 범죄라고 형량을 적게 줄 수 있는지 묻고 싶다. 여전히 사형제도 유지에 대한 찬반여론이 뜨겁다. 개인적으로 난 우리나라의 사형제도 유지는 옳다는 생각에 지금도 변함이 없고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해서는 극형도 가능하다고 본다. 다만 마녀사냥식의 여론몰이나 잘못된 수사로 인해 억울한 사람이 사형을 받는 것에는 반대한다. 인간의 수명이 늘어나면서 앞으로 더 많아질 수 있는 자신의 생명을 유지할 것인지 아님 그만둘 것인지에 대한 생명유지를 놓고 개인, 가족의 선택권을 인정해 주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인간의 존엄성을 헤치기에 용납되어서는 안 되는 것인지에 대한 생각도 필요하다고 본다. 아픈 몸을 생명 유지 장치에 의존해 살면서 남은 가족에게 경제적인 고통을 주는 것이 맞는 것인지... 선택은 온전히 개인, 가족의 문제지만 쉽게 결론은 나지 않을 문제로 여기에 맞는 기본적인 데드라인이 있는 것을 처음 알았다.

 

너무나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퀴즈처럼 사건을 풀어보고 이 사건이 형법에서는 어떤 적용을 받는지 스스로 먼저 생각을 해보도록 유도한다. 그 다음에 다음 페이지에서 사건에 대한 형법 적용에 대해 상세히 풀어준 후 실제로 어떤 법이 적용되는지에 대해서 알려준다. 

 

사건들을 통해 형법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키우고 법이 어떤 식으로 적용되는지 알 수 있어 흥미롭고 실생활에서도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질 수 있기에 충분히 도움이 되는 이야기다. 형법 너무 멀게만 느껴지고 어렵게만 생각되던 법인데 우리 실생활의 모든 것이 형법에 아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재미있는 법률 여행이란 제목에 맞게 딱딱하지 않고 재밌게 보며 법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된 유익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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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관의 살인 - 제22회 아유카와 데쓰야 상 수상작 우라조메 덴마 시리즈
아오사키 유고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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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편의 학원 미스터리가 우리를 찾아왔다. 생소하고 낯선 작가 아오사키 유고... 저자가 아유카와 데쓰야 상 수상할 당시 나이가 이제 겨우 스물한 살의 밖에 되지 않았다니... 실로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체육관의 살인'이란 제목처럼 학교 체육관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가려진 무대 옆에서 가슴에 칼이 꽂힌 채로 발견이 되는 방송부 부장의 모습에 체육관에 모인 학생들은 경악하게 된다. 현경에서 출동을 한 형사는 탁구부의 비밀 병기란 이야기를 듣고 있는 탁구부 부장이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한다. 이유는 하나 사건 현장 주변 문이 잠겨 있는 밀실에서 살인을 저지를 수 사람이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중요한 단서로 꼽히는 화장실에서 발견된 고급형 우산...  이 우산이 왜 남자 화장실에 놓여 있으며 리본, 죽은 방송부 부장의 주머니에 좌우 불균형으로 물건들이 들어 있었는지가 사건 해결의 중요한 단서라 여겨지지만 그 이유는 도통 알 수가 없다.

 

우연치 않게 아니 자신과 관계가 있는 인물이 나누는 이야기를 듣게 된 소녀는 탁구부 부장의 결백을 밝혀 줄 인물을 찾아가기로 한다. 만화광에 은둔형 외톨이로 천재인 탐정 우라조메 덴마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사기 위해 흔쾌히 탁구부장이 범인이 될 수 없는 정황을 풀어내는데...

 

뛰어난 학생탐정이란 의미에서 우라조메 덴마는 고등학생 남도일의 모습을 한 명탐정 코난을 순간 떠올리기도 했다. 물론 남도일보다 우라조메 덴마는 개성 강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사건을 풀어나가는 방식도 다르다.  우라조메 덴마는 모든 인물을 용의자로 두고 하나하나 범인이 될 수 없는 인물들을 줄여 가면서 범인을 밝혀내는 방식을 사용한다.

 

기존의 탐정 시리즈와 비교해도 좋을 만큼 우라조메 덴마의 캐릭터는 개성 강하고 흥미롭다. 처음에 강하게 시작하는 부분으로 인해 스토리의 집중력을 떨어뜨리지 않을 정도로 재밌다. 특히나 범인이 잡혔다고 안심하고 있던 차에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가 뒤통수를 치며 세상에나 그게 뭐라고... 싶은 생각이 든 이야기가 숨어 있다.

 

새로운 작가와의 만남은 늘 즐거운 일이다. 더군다나 내가 무척이나 재밌게 읽은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를 패러디한 정통 미스터리 작품이라 내심 기대를 했는데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앞으로 나올 관 시리즈는 얼마나 재밌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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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스 스토리콜렉터 27
마리사 마이어 지음, 김지현 옮김 / 북로드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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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크로니클 시리즈 세 번째 이야기 '크레스'... 크레스는 마녀를 엄마로 알고 성에 갇혀 살던 금발의 머리카락이 긴 소녀 아름다운 목소리로 남자들의 마음을 빼앗은 '라푼젤'이 등장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동화에 판타지와 SF 요소가 결합되어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한 신데렐라, 빨간 모자에 이어 라푼젤까지... 저자 마리사 마이어의 참신하고 기발한 발상이 유쾌하고 재밌게 다가오는 시리즈다.

 
크레스는 달의 여왕 레바나를 위해 일하는 마법사 시빌에 의해 작은 인공위성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소녀다. 7년이란 오랜 시간을 혼자서 지내야 했던 크레스는 시빌의 눈을 피해 사이보그인 신더와 그녀의 일행에게 아무도 모르게 도움을 주고 있다. 크레스가 신더 일행을 도와주는 데는 카스웰 함장의 영향이 크다. 카스웰에 대한 모든 것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다 찾아보고 외울 정도로 그에 대한 마음을 키운 크레스.... 드디어 연락이 닿아 인공위성에서 신더일행의 도움으로 탈출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했지만 현실은 생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신더 일행은 크레스를 도와주러 갔다가 시빌과 마주치게 된다. 살기 위해, 미래를 위해 시빌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과정에서 시빌의 마법에 걸린 울프로 인해 힘든 상황이 전개된다. 신더는 울프를 데리고 탈출을 하였지만 그만 시빌에게 스칼렛이 잡히고 만다. 여기에 크레스와 카스웰이 탄 인공위성은 시빌로 인해 지구로 추락하는데... 

 

감옥에 갇힌 신더를 도와주고 탈출시킨 얼랜드 박사가 다시 등장한다. 항상 쓸쓸하고 고독한 모습 뒤에 가려진 얼랜드 박사의 진짜 비밀은 생각지도 못한 사람들에 의해 만난 인물로 인해 들어난다.

 

신더는 마음이 급하다. 마법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레바나 여왕의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 알기에 카이토 왕자와의 결혼을 막아내야 한다. 여기에 자신이 루나의 정통 후계자란 것을 알리며 루나 사람들 역시 구해내야 한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판타지 SF 로맨스 소설이지만 어른들이 읽어도 충분히 흥미롭고 재밌다. 기존의 동화의 주인공을 따온 캐릭터들도 흥미롭지만 그들과 얽히는 인물들 역시 개성 강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어 읽는 내내 즐겁다. 특히나 다혈질에 자신이 너무나 좋아하는 빨간 모자의 스칼렛을 향한 늑대 울프의 지독하리 만큼 엄청난 사랑은 다른 두 커플과 달리 화끈하다. 크레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은 카스웰의 매력은 나쁜 남자의 모습을 보이지만 속마음은 깊고 넓은.. 상대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는 그야말로 여자들이 좋아하는 딱 그런 캐릭터라 매력적이다.

 

라푼젤의 모티브로 했지만 크레스란 인물 자체가 가진 매력이 잘 나타난 작품이다. 작은 인공위성에서 무려 7년이란 시간을 보내고 자신을 압박하는 사람의 감시 속에 살면서 느꼈을 고독, 외로움이 연약하고 여리지만 누구보다 순수하고 깨끗한 심성을 가진 소녀의 마음이 잘 나타난 작품으로 인상 깊게 느껴졌다.

 

총 4부로 이루어진 루나 크로니클 시리즈... 마지막 이야기는 '윈터'... 레바나의 주변 인물이며 시빌에게 잡혀 와 갇힌 스칼렛에게 이야기를 걸었던 인물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다. 앞의 세 권의 책을 너무나 재밌게 보았기에 마지막 이야기 윈터 역시 기대가 된다. 고전이 판타지,  SF 로맨스와 만나 전혀 새롭고 신선한 이야기로 탄생한 루나 크로니클 시리즈... 저자  마리사 마이어가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이야기 빨리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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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처럼 일하고 예능처럼 신나게 - 나영석에서 김태호까지 예능PD 6인에게 배우는 창의적으로 일하는 법
정덕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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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일을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자신이 잘 하는 일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서로 다른 경우도 흔하고 그로인해 자신의 일에 대한 고민을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다큐처럼 일하고 예능처럼 신나게'는 TV이를 통해 우리에게 알려진 스타PD들이 그들이 일을 즐겁게 신나게 하면서 만들어 가는 성취감, 행복이 전해져 오는 책이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맞는 일을 찾는 경우도 있지만 일을 하면서 즐거움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1박 2일을 통해 우리에게 확실히 얼굴 도장을 찍은 나영석 PD는 그가 이제껏 해 온 지금도 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볼 때 여행을 싫어하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다. 헌데 그는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었지만 같이 일하는 사람들 속에서 일이 주는 행복을 맛보면서 아이디어가 나오고 이를 통해 싫어하는 여행도 즐기며 일할 수 있게 된다. 유달리 낯가림과 여행을 싫어하는 그의 곁에 사람이란 커다란 재산이 있었다는 것이 일을 하는 사람에게 얼마나 큰 의미를 주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나영석 PD와 비교되는 사람으로 아무래도 무한도전의 김태호  PD다. 김태호 PD는 가장 마지막  6번째 나오지만 난 두 번째에 적기로 했다. 원래 스타트와 엔딩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2% 부족한 사람들만을 모아서 만든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처음부터 무한도전이 인기를 끄는 프로그램은 아니었다. 헌데 시간이 흐르면서 김태호 PD가 기존의 프로그램을 이끄는 방식과는 다른 출연자 모두에게 카메라맨과 음향을 붙이고 이를 통해 엄청난 분량의 내용을 시청자가 보고 즐기기에 알맞게 편집하여 보여주면서 점차 인기가 오르고 이제는 9년이나 된 우리나라 대표 장수 예능프로그램이다. 무엇보다 프로그램 안에 자신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고 지금도 꾸준히 하고 있다는 이야기에 감동이 된다. 사실 아들이 아니면 이제껏 무한도전을 내 스스로 틀어 본 기억이 없기에 프로그램에 대한 깊은 열정과 노력, 사회를 닮으려는 PD의 의도를 미처 깨닫지 못한 것이 미안해지기 까지 했다. 더불어 유재석씨가 레이싱을 통해 보여주려고 했던 열정이 실제로 나왔다면 국민 MC가 저렇게 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유재석씨가 가진 무한도전의 열정이 얼마나 큰지 새삼 느꼈다.

 

PD란 직업이 남성들이 하기에도 힘들기에 여성 PD들을 보면 감탄부터 나오게 된다. 개그콘서트는 두말할 필요가 없는 장수 코미디 예능프로다. 온 국민이 사랑하는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의 수장이 서수민 PD다. 남자들만 있던 PD 세계에 여자로서 발을 디딘 몇 안 되는 인물 중 한명으로 이제는 그녀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확실한 파워를 가지고 있다. 배우, 가수들을 둘러싼 노예계약에 대해 들어보았지만 개그맨도 이와 비슷하다니... 서수민 PD가 운을 띄어 김준호가 만든 개그맨을 위한 매니지먼트가 생겼다는 것이 다행이다 싶다. 나PD와 그의 식구들이 떠나며 해피투게더가 끝도 모를 침체기에 들어섰을 때 예전과는 다르지만 신의 한 수를 통해 지금의 1박 2일을 다시 활성화 시킨 장본도 서수민 PD다. 그녀의 능력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발휘될지... 예능을 좋아하는 나 역시도 기대가 된다.

 

케이블 TV로 옮긴 해피투게더 팀들... 이우정 작가야 1박 2일과 꽃보다 할배 시리즈를 통해서 얼굴은 익히 알고 있었다. 끈끈한 팀워크를 자랑하는 그들 중에 이우정 작가와 신현호 PD의 합작품인 응답하라 시리즈가 대박을 치면서 신현호 PD도 알게 되었다. 남자의 자격에서 나도 감동적으로 다가왔던 하모니 편을 연출했던 PD라니... 그는 영화감독을 꿈꾸었던 남자다. KBS에서 예능프로그램을 맡았다가 CJ로 옮기면서 드라마 PD로 자리를 잡게 된다. 캐스팅에서부터 곤란을 겪은 후 새로운 발상과 방식이 서인국, 정인지란 가수가 아닌 연기자로서의 면모를 들어나게 했고 응답하라 1997은 출연한 배우 거의 전부를 스타덤에 올려놓는 기염을 낳는다. 예능프로그램에서 터를 잡았기에 기존의 드라마 방식을 고수하지 않은 것이 성공의 포인트다. 물론 그에게 드라마 연출을 할 수 있는 날개를 달아주고 힘을 실어준 사람이 있기에 가능했지만... 가능하다고 다 잘 되는 것이 아니기에... 그의 드라마 성공은 앞으로 좀 더 유연성 있는 드라마가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솔직히 슈퍼스타 K를 한 번도 제대로 본 적이 없기에 이 프로그램에 대한 인기를 먼발치에서 듣기만 했다. 단순히 서바이벌 방식이 아닌 출연자의 사연을 통해 아티스트를 만들어내어 화제의 중심에 서게 만든 김용범 PD.. 오해와 실수를 통해 등장한 그룹이 버스커버스커다. 한 팀이 중도하차를 하지 않았다면 편안하게 들을 수 있어 좋아하는 그들의 음악을 몰랐을 수도 있었겠구나 싶어 다행이다 싶은 생각이 든다.

 

피규어 마니아인 tvN의 신형관 PD... 솔직히 이분이 누구인지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일반 직장인이 꿈꾸는 현재의 자리에 오른 그는 끝까지 밀어 붙이는 열정이 오늘의 그를 만들어 낸다. 물론 음악에 대한 열정 또한 평범한 사람들이 감히 따라할 수 없는 경지에 도달해 있지만... 그 만큼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마니아적 열정이 남다르다.

 

현재 대한민국의 내놓으라 하는 간판 PD 여섯 명을 통해 일이란 것을 즐기며 신나게 하는 것이 얼마나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지 알려준다. 물론 이들은 하나같이 일에 대한 지독하리 만큼 꼼꼼하고 디테일한 부분도 놓치지 않는다. 일을 추진하는 추진력과 고집, 배짱도 함께... 그 어떤 사람보다 자신의 일에 열심인 사람이 가장 멋지고 아름답다. 다큐처럼 일하고 예능처럼 신나게 PD들은 창의적인 일을 만들어내고 신나게 즐기면서 일을 하기에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그들이 다음에는 어떤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지.. 그들이 만들어내는 다음이야기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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