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의 끝에서 세상에 안기다 - 암을 치유하며 써내려간 용기와 희망의 선언
이브 엔슬러 지음, 정소영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제는 암도 정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자신의 주변을 조금만 둘러보면 암에 걸린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느새 부터인가 암이 너무나 우리들 생활 가까이 와 있는 질병이 된 것이다. 자궁암에 걸려 수술과 치료를 하는 시간에 관해 진솔하고 담담하게 써내려간 이브 엔슬러의 '절망의 끝에서 세상에 안기다'... 솔직히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 이브 엔슬러가 누구인지 몰랐다. 여성 바이블이란 말을 듣는 '버자이너 모놀로그'의 저자로 세상 밖으로 들어내어 말하기 껄끄러워 하는 여성의 성.. 특히 질에 대해 적나라한 이야기를 담아 세계적으로 화제를 일으켜 많은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에게도 존경을 받는 분이란 걸 알았다.


뉴스를 통해 심심치 않게 말도 안 되는 여성들의 끔찍한 현실이 종종 나온다. 나이 많은 남자에게 강제로 시집가야 하는 열 살 소녀, 신랑을 거부하고 도망쳤다고 친형제들에게 맞아 죽은 여성, 야만적인 남성의 욕구에 능욕을 당하는 여성들 이외에도 여성들에게 일어나는 말도 안 되는 일들.. 이브 엔슬러는 콩고로 떠나고 그곳에서 벌어지는 여성들의 치욕스럽고, 너무나 가슴 아프고 억울한 성적 학대 속에 노출되어 있는 모습을 접하고 그녀들을 돕기 위해서 힘을 쓴다. 헌데 생각지도 못한 암이 자궁에서 발견되면서 자신에게 닥인 종말을 보았다고 느낀다.


개인적으로 세상에 그 어떠한 범죄보다 힘없는 여성이나 아이들을 상대로 한 범죄에는 극형에 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저자가 여성들의 성과 삶에 대해 깊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아버지로부터 받은 성적인 학대가 발단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세상에나... 자신의 친딸을 어떻게... 우리나라에도 이런 범죄를 저지른 인물이 근래 뉴스를 타고 나왔는데 파렴치한 이런 사람들 때문에 아이들이 가지게 되는 성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 어떠할지 마음이 아플 뿐이다.


여러 번의 수술을 하고도 건강한 어머니, 사이가 별로 좋지 않은 동생 루가 저자의 병실을 찾으며 그녀에 대한 이야기, 제임스 등등 다양한 인물들은 물론이고 콩고의 여인들에 대한 이야기가 암으로 고통스런 그녀의 병상 시간 속에 담겨 있다.


병실을 나와 그녀가 다시 찾은 콩고... 내가 만약 저자처럼 암에 걸리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면 아무리 콩고의 여인들에게 애착을 가지고 있다 고해도 쉽지 않을 거 같다. 그녀는 콩고에서 제 2의 삶을 살고 있는 중이다. 강인한 의지의 여인이 콩고 여인들에게 얼마나 큰 위안이 될지 생각만 해도 감동이 느껴진다. 내 인생은 나의 것이란 노래가 있다. 맞다. 내 인생은 나의 것이지만 내 인생을 어떤 식으로 쓰느냐는 순전히 본인의 선택으로 결정된다. 나는 가족 옆에서 평범한 삶이 주는 행복이 더 큰 위안으로 다가오고 좋지만 지구 저 멀리 같은 여자지만 엄청난 고통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는 일이 무엇일지 생각해 보게 된다. 더불어 사는 사회... 난 얼마나 실천하고 있나 돌아보게 되는 시간이었고 적은 금액이나마 콩고의 여인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콩고 여인들의 슬픔을 경험하고 그들을 곁에서 힘을 보태주는 저자의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이지 않는 집 아티스트 백희성의 환상적 생각 2
백희성 지음 / 레드우드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보이지 않는 집.. 제목부터 심상치가 않다. 세상에 눈으로 보이지 않는 집도 있는가? 혹시 상상속의 집은 아닌가? 하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읽게 된 '보이지 않는 집'... 저자 백희성씨는 건축가, 오브젝트 디자이너, 화가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건축가가 쓴 허구가 가미된 이야기라니... 내심 호기심과 궁금증을 안고 읽게 된 책이다.


주인공 루미에르 클레제의 인생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한 통의 전화를 받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우리나라와 달리 파리에서는 부동산 업자가 전화를 거는 일이 없나보다. 부동산 업자의 전화를 받고 그가 보러 간 집은 부유층만이 산다는 시떼 섬의 고저택이다. 집주인의 비서를 통해 난데없이 집에 대한 첫인상을 질문 받는다. 2층 계단을 오를 때부터 바닥재에 관심을 가진 그는 집을 지은 건축가는 물론이고 집 안 곳곳을 구경하고 싶을 정도로 호기심을 표출한다. 그의 이런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진짜 집주인  피터 왈쳐로부터의 초대를 받고 그가 머무는 요양병원으로 가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요양병원에 빵 배달하는 사람 차를 얻어 타고 간다.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에 매료되어 있는 사이 왈쳐요양병원에 도착을 하지만 피터 왈쳐의 갑작스런 건강악화로 하룻밤을 머물기로 한다.


이상하다. 원장의 행동은 루미에르 자신을 꼭 붙잡아 두려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곳의 건축물 역시 시떼 섬의 고저택처럼 그를 부른 피터 왈쳐의 아버지인 프랑스와 왈쳐의 작품이다. 수수께끼 같은 말을 남기는 원장의 숨은 뜻은 무엇인지 궁금증을 유발하지만 호기심에 이끌러 탐험을 하던 중 복도에 몸이 끼이는 사고와 직면하고 실어증에 걸린 할머니의 도움으로 벗어나게 된다.


저택 뒤로 오래된 수도원 건물이 존재하고 수수께끼 같은 건축물의 이름이 4월 15일... 저택 곳곳에 숨겨진 비밀스런 장치들을 둘러싼 건축가의 의도가 무엇인지.. 꿈속의 노신사가 누구를 의미하는지는 알았지만 그가 의도한 바는 도대체 알 수가 없다. 나팔관 통로의 비밀, 피터 왈쳐에게 얻은 열쇠, 엄청난 책들을 간직한 비밀의 공간... 책 속에 적힌 알 수 없는 메시지...  해답을 얻지는 못했지만 시떼 섬의 저택을 얻게 된 루미에르... 그는 요양병원을 떠나며 받은 수수께끼 메시지와 2권의 일기장을 통해 시떼 섬의 저택에 관련된 프랑스와 왈쳐와 화재로 가족을 잃은 한 여인의 사연을 통해 저택이 가진 진정한 의미를 발견해 낸다.


건축가가 쓴 건축미스터리라 그런 것인지도 모르지만 오래된 저택과 수도원을 둘러싼 이야기는 흥미를 유발시키고 책에 빠지도록 이끈다.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에서 아름다운 건축물을 보는 눈이 없어서 빛을 통해 보여주는 아름다운 현상들을 그림이나 사진과 함께 있었다면 더 잘 이해할 수 있겠다는 아쉬움이 살짝 든다. 그럼에도 건축물로 인해 오랜 시간 오해할 수밖에 없었던 모습의 실체를 발견하고 그 속에 담긴 아름다운 사랑, 자식을 향한 부성애를 발견하게 되는 과정이 건축이란 이야기를 통해 만나게 된다는 것이 신선하고 흥미롭다.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 갔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으로 본 우물은 물론이고 텃밭에서 자라는 다양한 종류의 꽃과 화초, 장독대, 다락방의 무서움 등... 지금 볼 수 없기에 더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몇몇 곳을 제외하고는 온통 다 비슷한 모양의 아파트와 빌딩으로 둘러싸인 서울... 개발이란 이름으로 외국인들에게도 사랑받던 피막골이 없어지고 있고 삼청동 한옥 마을들도 새롭게 건축하여 카페, 음식점, 각종 가게로 탈바꿈 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시떼 섬처럼 보존하는 곳이라 공사를 하는데 나라의 허가가 일일이 필요한 정도는 아니지만 경제적인 논리에 의해 무조건적으로 파괴되는 옛 모습이 아쉽고 현재라도 남아 있는 우리의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잘 보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자연과 건축물이 주는 아름다움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 흥미로운 책 '보이지 않는 집'... 이런 비밀스런 공간, 장치들을 품은 이야기를 좀 더 많이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일본의 미스터리 소설에서 이런 장치를 가진 건물들이 나오지만 느낌부터 확실히 다르기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이명세 지음 / 청조사 / 201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달콤한 연애와 달리 결혼은 생활이 되다보니 연애할 때 싸우지 않던 사람도 결혼을 하면 싸우는 일이 잦아진다. 결혼을 하면서 변화는 감정과 현실을 사실적으로 담아낸 조정석, 신민아 주연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의 원작을 읽게 되었다. 원작 소설이라고 하지만 영화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는데 예전에 박중훈, 최진실 주연의 영화로 TV이를 통해서 본 기억이 있다. 故 최진실씨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게 느껴질 정도로 사랑스러웠던 기억이 있는데 신민아씨 역시 귀엽고 깜찍한 모습으로 새신부를 완벽하게 잘 보여주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내 기억 속의 한 장면으로 남아 있는 고무줄놀이... 책에 나온 이야기처럼 여자 아이들이 고무줄 놀이를 하면 남자 아이들이 꼭 끊고서 도망가는 경우가 있다. 달리기에 자신이 있던 소녀 미영은 뒤처지는 남자 아이를 잡는다. 자신의 힘으로 제압한 소년의 이름은 김영민... 시간이 흘러 대학생이 된 두 사람... 예쁘고 상큼한 숙녀가 된 미영 옆에는 항상 남자들이 있다. 그녀를 향한 구애를 보이는 남자들 속에서 항상 지켜만 보던 영민이 용기를 내어 그녀를 차지한다. 꿈만 같았던 미영과의 결혼 생활이 현실이 되면서 영민의 마음에 조금씩 균열이 생긴다. 전 직장 동료 앞에서 눈물을 보이는 미영을 보며 영민은 상상의 나래를 편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낯선 남자 앞에서 울고 있는 여자가 자신의 아내라면 화도 나고 오해도 할 수 있지만 물어보면 단순히 오해란 것을 알게 될 일을 괜한 자존심으로 자신의 화를 주체 못한다. 두 사람의 상황을 알기에 귀엽다고 느낄 수 있지만 현실이라면 두 사람 모두 충분히 자존심 상하고 마음의 상처를 받을 수 있다.


소소한 오해와 화해를 통해 더 단단해지는 영민과 미영... 두 사람의 알콩달콩 깨 쏟아지는 신혼생활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익숙함과 생활로 바뀌겠지만 그럼에도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은 변화지 않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책을 읽으며 신민아의 모습이 아닌 최진실씨의 모습을 자꾸만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 있다. 난데없이 회사 직원들을 갑자기 데리고 온 날 굳이 하기 싫다는 노래를 부르게 하는 장면은 아직도 기억이 난다. 영화의 가장 인상 깊은 장면으로 많은 사람들이 꼽을 것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여주인공 미영의 사랑스러움이 극대화된 장면이 아닐까 싶다.


사랑은 움직이는 거라고... 사랑의 유효기간은 고작 3년을 넘지 않는다고... 사랑도 현실과 맞물리면 변한다고... 너무나 많은 말들이 사랑의 변화를 이야기 한다. 영원한 사랑은 글쎄.. 나 자신도 사랑보다는 정, 측은지심의 마음으로 살고 있기에 단언할 수 없지만 그 마음도 결국 다른 모습의 사랑이 아닐까 싶다. 시대가 변하고 사랑이 인스턴트처럼 느끼지는 현실에서 변화는 것이 사랑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사랑을 위해 노력하는 두 남녀의 모습이 예쁘게 다가와 즐겁게 읽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븐스 섀도우
데이비드 S. 고이어.마이클 캐섯 지음, 김혜연 옮김 / 청조사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몇 년 전에 아주 재밌게 본 영화 '배트맨 비긴즈'... 이 영화는 물론이고 다크 나이트, 블레이드, 맨 오브 스틸... 작품들의 원작자이며 기획자, 각본가로 유명한 데이비드 S. 고이어의 첫 장편소설 'EAVEN’S SHADOW(해븐스 섀도우)이 나왔다. 전 세계적으로 너무나 유명한 작품들을 쓴 그의 첫 장편소설이란 글이 끌려 선택했는데 책을 읽다보면 얼마 전에 천만 관객을 모은 인터스텔라, 스타워즈와 비슷한 느낌의 엄청난 스케일을 가진 흥미진진한 SF소설임을 느낄 수 있다.


가까운 미래에 지구 근접 천제(NEO)가 발견된다. 미지의 천체를 가리키는 명칭을 붙였지만 대중적인 이름을 갖게 된다. 영화 매트릭스의 캐릭터 네오(NEO)를 연기한 배우 키아누 리브스의 이름을 딴 '키아누'란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진다. 미지의 천체 키아누에 무인 탐사선으로 찾지 못할 것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키아누를 유인해 낼 미국항공우주국 나사(NASA)의 '데스티니 7호 '가 키아누가 정확히 무엇인지 탐사하기 위해 떠난다. 데스티니 7호의 선장 잭과 그의 동료 테아, 포고 다우니, 이본... 잭은 2년 전 교통사고로 아내 메건을 잃은 슬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상태의 마흔네 살의 남자다.


나사의 데스티니 7호의 선장이 잭'이라면 ‘러시아-인도-중국’ 연합으로 이루어진 우주탐사 팀이 '브라마'호를 키아누에 보낸다. 브라마호의 선장은 브라질의 배터랑 우주비행사인 루카스와 타지, 나탈리야, 루카스, 데니스가 탑승해 있다. 같은 목적을 가지고 키아누에 왔기에 서로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을 갖는다. 브라마호의 도착하고 키아누 탐색에 나서기 위해 잭과 동료 이본이 모선을 타고 키아누에 내린다. 이본의 설렘도 잠시 탐사 도중 베수비오 분출구에서 난데없이 엄청난 분출이 일어나고 이본은 몸이 작은 회오리처럼 하늘로 떠오르더니 날아간다. 나사의 관제센터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관계자와 잭의 열네 살 먹은 딸 레이첼은 긴장하게 된다.


이본은 우주복이 찢겨지는 부상울 입게 된다. 키아누 표면을 통해 느껴지는 엄청난 냉기... 위험에 노출된 이본을 구하기 위해 브라마호의 루카스가 나타난다. 분출로 인해 키아누 궤적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평화롭게만 보이는 눈에 덮인 키아누가 지구를 도는 궤도에 들어와 있으며 키아누가 하나의 비행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키아누에 대해 좀 더 세밀한 조사를 벌이는 데스티니 7호의 선장 잭과 포고 다우니, 브라마호의 루카스, 나탈리야는 키아누 내부로 들어간다. 그들 앞에 3D 이미지를 보여주는 석판과 만나며 알 수 없는 외계 생명체.. 아니 지구보다 훨씬 앞선 외계 문명이 존재한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헌데 그들 보다 앞서 누군가 먼저 석판을 발견했다는 표식을 발견하고 불안감에 휩싸인다. 조사는 이어지고 거품 방울로 이루어진 기밀식 출입구인 물웅덩이에 도달한 그들... 새로운 형상들이 마주치고 증거들을 수집한다. 우주복에 이상이 생긴 나탈리야를 데리고 돌아가려던 중에 알 수 없는 생명체가 그들을 향해 다가온다. 쥐며느리처럼 생긴 생명체가 몸을 펴기 시작하고 일행은 이것을 가르쳐 '보초'라고 느낀다. 이 생명체 보초가 갑자기 움직이며 의욕이 넘치는 괴짜이며 체격이 좋은 포고 다우니에게 달려들어 난도질하며 형체를 완전히 분리시키며 죽였다. 엄청난 충격을 받은 그들.. 허나 지체할 시간이 없다. 당장 달아나야 하지만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나탈리야로 인해 루카스만 현재 이 위급한 상황을 그들의 소식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우선 알리기로 한다. 루카스가 떠나고 죽은 동료 옆에 쓰러진 외계 생명체 보초(죽은 포고는 살아나 보초를 후보라 부른다)를 부검해나가는 나탈리야... 보초는 기계와 사람을 섞어 놓은 듯 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한다. 헌데 벌집 모양을 발견하고 이것이 마치 생명이 진화하는 모양을 지켜보는 것 같은 착각 속에 빠져들게 한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중 인간의 형체를 가진 무엇인가 반투명한 물질을 뚫고 나오는데.. 세상에 믿지 못할 일이 일어난다. 그것은 바로 2년 전 교통사고로 자신의 곁을 떠난 사랑하는 아내 '메건'이다.


생명체는 죽은 아내의 환생이 믿기지 않지만 자신을 잭의 아내 메건이라고 주장한다. 믿을 수 없지만 메건과 너무나 똑같은 생명체에서 아내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녀는 누구보다 자신의 현 위치를 잘 알고 있다. 놀란 나탈리야는 달아나던 중 자신의 오랜 친구이자 코치인 생명체가 나타나 그녀를 덮친다.


루카스를 통해 들은 소식으로 테아 노윈스키, 타지는 충격에 휩싸인다. 두 우주탐사선을 보낸 양쪽 관제센터에서도 이 엄청난 소식에 긴급회의에 들어가는데...


위험을 느낀 키아누 탐사를 그만두고 귀환을 서두른다. 죽은 존재들 ‘레버넌트’(프랑스어, 보이는 유령, 살아 있는 시체)라고 불리는 생명체가 계속해서 나타난다. 보초에게 난도질당한 포고가 다시 살아나 어떻게든 다시 돌아가려고 한다. 그 과정에서 그는 자신을 주체하지 못하고 러시아 우주비행사 데니스를 향해...


잭은 자신에게 남다른 감정을 가진 테아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아내 메건을 선택하여 키아누에 남기로 한다. 아내를 통해 구하기 위해 키아누 내부로 들어가고 그 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사원과 생명체인 건축가를 만나게 된다. 


UFO, 외계인에 대한 이야기를 아주 안 믿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지구 밖 어딘가에 인간들보다 더 뛰어난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공포스럽다. SF 공상 과학 소설이 가진 커다란 스케일을 온전히 다 느낄 수 있는 이야기에 빠졌지만 쉽지 않은 스토리에 술술 책장을 넘겼다기 보다는 곱씹으며 읽게 되는 책이다.


키아누에 도착한 두 탐사선과 사람들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관제센터에서 벌어지는 사건 역시 긴장감 넘치며 전개된다. 관제센터의 중요인물이 보여주는 긴박한 상황들, 그곳에 머무는 잭의 딸 레이첼이 죽은 엄마라고 느껴지는 존재로 인해 겪는 불안정한 감정 등이 키아누란 외계 우주선에 머무는 사람들과 맞물러 한시도 긴장감을 누출 수 없게 만든다.  


전 세계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뛰어난 할리우드 최고의 시나리오 작가 데이비드 S. 고이어의 손에서 태어난 엄청난 스케일에 흡입력 강한 스토리의 뛰어난 작품이 탄생했다는 생각이 든다. 기존에 보았던 인터스텔라와 스타워즈와 같은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안겨준다. 우리가 미처 모르는 우주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외계 생명체, UFO와 이들의 존재를 파헤치려는 인간의 사투가 흥미진진하다. 개인이 달나라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상품이 엄청난 가격에 판매된 적도 있기에 조만간 우주비행사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우주로의 여행이 아주 먼 시간의 이야기는 아닐 거라 여겨진다.


레버넌트지만 아내의 곁에 남기로 한 잭... 잭의 깊은 사랑을 알고 있지만 메건은... 루카스의 조카 카밀라를 위해 키아누 사원으로 향하는 잭... 그들 앞에 나타난 한 무리의 존재들의 마지막이 곧 다시 '해븐스 섀도우'의 2편이 나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SF 공상과학소설의 진수를 보여주는 해븐스 섀도우... 인터스텔라에 빠졌던 사람이라면 이 책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신들의 전차. 복수예요. 그리고 그건 피라미드에 관한 흔한 설명이죠. 어떻게 해서 외계인 방문객들이 피라미드를 세웠는가 말이에요. 여기에 적용될 ㅁ나한 얘기가 아니예요."      유명한 UFO 및 외계인 연구가 에리히 폰 테니켄이 쓴 책으로 고대의 외계인이 인간에게 문명을 전수했고 신이 곧 외계인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p246-


외계인 우주선으로 밝혀진 키아누가 이 전에도 지구에 한 번 이상 왔을 가능성을 생각해 본 사람 없나요? 쿠푸 왕의 대 피라미드 건설. 글자 쓰기의 발견. 빙하기의 종말 같은 역사의 중요 사건들 사이에 의심스러운 주기가 있거든요. 전부 약 3500년 간격으로 벌어지는 일들이예요. 그냥 그렇다고요.               -p26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자와 세이지 씨와 음악을 이야기하다 비채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선 7
무라카미 하루키.오자와 세이지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매번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와 솔직히 나에게는 이름은 들어본 기억이 있지만 다소 생소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마에스트로 오자와 세이지가 만나 음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책 '오자와 세이지씨와 음악을 이야기하다'... 서로 다른 분야의 대가가 주고받는 이야기는 나같이 클래식 음악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충분히 재밌게 읽을 수 있게 편안하게 주고받는 대화인 구어체로 이루어져 있어 따분하거나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을 틈이 없이 책장이 술술 잘 넘어가 즐겁게 읽게 된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무라카미 하루키가 음악과 와인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열정에 대해 알고 있었다. 재즈는 물론이고 고전 음악에 대해서도 남다른 깊이를 가진 하루키가 마에스트로 오자와를 만나 그와 함께 나누는 이야기에서 오자와가 가진 음악에 대한 깊은 열정과 하루키가 가진 클래식에 대한 깊이도 알 수 있다.


그들의 첫 만남에는 오자와 세이지의 딸을 통해서다. 딸로 인해 오자와 와의 만남이 이어지고 그와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던 중 오자와가 식도암 절제수술을 받게 되면서 평소에 시간적 여유가 생겨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고 '오자와 세이지씨와 음악을 이야기하다'가 출간된 것이다.


책에 수록된 인터뷰는 오자와 세이지라는 사람의 인간상을 깊고 예리하게 파고드는 게 목적이 아니다. 이 책은 르포타주도 아니고, 인물론도 아니다. 나는 한 음악 애호가로서 오자와 세이지라는 한 음악가와 솔직하게, 되도록 허심탄회하게 음악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음악에 대해 각자 헌신하는 바(물론 수준은 전혀 다르지만)를 있는 그대로 부각시키고 싶었다. 그게 내가 애초에 이 책을 만들고자 했던 동기다.             -들어가기에 앞서-에 담긴 글


무라카미 : 지휘하는 거, 어렵습니까?

오자와 : 음, 어렵다면 어려우려나. 그렇지만 난 십대 후반엔 벌써 기술이 몸에 익어 있었어요. 그런 의미에선 내가 특수했을지도 모르죠. 어쨌거나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지휘를 했으니까요. 프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기 전에 이미 칠 년 정도 실제로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셈이니까.                                 -p166- 


이후 이어진 대담에서도 밝혔듯이 대부분의 지휘자들은 오자와와 같은 경험을 하는 경우는 없다고 한다. 고등학교, 대학교에서 7년의 지휘자 경험이 베를린이나 뉴욕에서 지휘하기 전에 있었기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오자와가 그런 경험을 할 수 있게 잘 이끌어 준 선생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휘자를 하다보면 손가락을 다치는 경우도 생기고, 너무나 적은 급료지급으로 인해 갑질 논란에 시끄러운 디자이너의 이야기가 연일 뉴스를 통해 나오는데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의 부지휘자는 쥐꼬리만 한 급료를 받는다고 한다. 솔직히 음악이 돈이 많이 드는 직업이라 평범한 일반인들 보다는 나은 급료를 받는 줄 알았는데 생활이 어려울 정도라니.. 유명해지기 전까지는 예술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다 힘들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같이 일하는 음악인들과의 얽힌 다양한 비화나 음악 이야기를 통해 음악가가 오자와 세이지의 순수한 열정을 보면서 그가 참으로 멋진 사람이란 느낌을 받게 된다. 이외에도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지만 책받침으로, 포스터로 가장 익숙하게 보아 온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 관련된 이야기가 인상 깊게 남는다.


좋아한다고 다 최고가 될 수는 없다.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재능도 중요하지만 남다른 노력, 열정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오자와 세이지는 누구보다 클래식 음악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남다르고 그러기에 마에스트로로 인정받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는 생각이 든다.


아들을 위해서 클래식 음악을 자주 틀어주던 시절도 있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클래식 보다는 팝송, 힙합, 록에 더 빠져드는 아들로 인해 클래식을 들을 기회가 더 적어졌다. 오페라, 베토벤, 말러, 브람스 등 책에서 나온 음악을 오케스트라의 장엄함으로 느껴보고 싶다.


음악 그것도 클래식 이야기가 이처럼 편하고 흥미롭게 다가오는 책은 드물었다. 하루키의 남다른 음악에 대한 이해도가 있었기에 가능한 책이란 생각이 들며 클래식 음악을 더 가까이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 좋은 음악이 얼마나 사람의 감성을 풍부하게 하는지 하루키의 글을 보면 알 수 있다.


무라카미 : 음악을 들으면서 글 솜씨가 좋아지고, 글 솜씨가 좋아지면서 음악을 잘 들을 수 있게 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