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사슬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9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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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강렬한 인상을 남긴 데뷔작 '고백'으로 화려하게 등단한 미나토 가나에... 많은 독자들 사이에서 미나토 가나에의 최고의 작품은 '고백'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의 경우는 데뷔작인 고백을 책보다는 블라인드 시사회를 통해서 영화로 먼저 접했다. 영상으로 접한 고백은 강렬함 그 이상이었다. 허나 이후로 나온 야행관람차를 비롯해 왕복서간, 모성, 경우 등을 재밌게 읽었기에 미나토 가나에의 작품에는 신뢰감이 먼저 생긴다.  


미나토 가나에의 신작 꽃 사슬은 비채에서 발행되는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9번째 책이다. 저자는 이 작품을 통해서 제2의 작가인생을 시작된 듯 하다고 말할 정도로 심혈을 기울여 쓴 작품이다. 책에 흠뻑 빠져들게 하는 흡입력, 속도감, 구성도 좋지만 기존의 소설에서 느꼈던 느낌과는 사뭇 다르게 좀 더 따뜻하고 부드러움이 전해져 온다.


일본의 전통 과자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한 가지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화과자... 나도 명절 때 선물용으로 샀던 적도 있고 지인에게 선물 받은 적도 있지만 조금 달다는 느낌이 있어 특별히 좋아하지는 않는 과자다. 80년 전통의 매향당의 유명한 긴쓰바는 화과자의 한 종류라고 한다. 매향당과 긴쓰바는 스토리를 이끌고 있는 세 명의 여성 리카, 사쓰키, 미유키의 이야기에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어린이를 상대로 한 영어학원에서 강사로 일하던 리카는 학원장이 잠적해버리는 일이 생기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느낀다. 당장 경제적으로 힘들기에 매향당에서 긴쓰바를 사서 여윳돈이 있는 할머니의 병원으로 향하며 할머니로부터 도움을 받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리카가 말도 꺼내기 전에 암에 걸린 할머니가 먼저 옥션에 있는 물품 하나를 입찰을 통해 갖고 싶다고 말한다. 전 재산 아니 그보다 초과된 금액이라도 꼭 구해서 할머니에게 드리고 싶은 리카는 부모님이 돌아가실 때 갑자기 서면으로 나타나 도움을 주고 싶다는 K에게 연락을 취하게 된다. 당장 수술이 급한 할머니를 위해 도움을 받고 싶다는 장문의 편지를 써서 보내는데... K가 정확히 누구인지 알 수가 없다. 매년 정기적으로 배달해 오는 꽃을 매개체로 찾기로 한다.


외삼촌이 계신 건설회사에 취직한 한 순수한 아가씨 미유키... 작은 도움을 통해 한 남자 가즈야가 눈에 들어오고 외삼촌 내외의 중매로 그와 결혼을 하게 된다. 아이가 없어도 자상한 남편 가즈야와의 결혼생활은 행복하다. 외삼촌의 아들이 독립을 하면서 가즈야도 자신의 꿈을 위해 그와 함께 일을 시작한다.


사쓰키는 매향당에서 아르바이를 하면서도 학창시절에 그린 그림이 인연이 되어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다 시민회관에서 아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친다. 식당일을 하는 엄마와 단 둘이 사는 사쓰키에게 K란 이름의 한 통의 편지가 온다. 학창시절 룸메이트로 함께 산악회에서 활동하던 지난 시절의 아픈 추억을 떠올리게 만든 친구... 거절하고 싶지만 그녀의 간절한 부탁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만나기로 한다.


살다보면 기억하고 싶지 않은 시간이 있다. 아프기에 잊어버리지 못해도 떠올리는 일이 적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되는 시간... 리카, 미유키, 사쓰키는 각기 다른 아픔을 가지고 있지만 현실에 충실하며 살았고 살고 있다. 억울할 수밖에 없는 상처, 고통의 시간을 혼자가 아니기에 참고 견딘 눈처럼 아름답고 순수한 미유키, 허락이 된다면 모든 것을 잊고만 싶을 만큼 깊은 상처만 남겨져 있는 고독하고 고고한 달과 같은 여인 사쓰키에게 친구는 무슨 부탁을 하려는지 겁난다. 자신에게 그 무엇보다 소중하고 특별한 할머니를 살리려고 하는 당차고 현명한 따뜻한 아가씨 리카... 그들의 삶이 결코 녹녹하지 않기에 얼마나 힘들고 아플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결코 포기나 좌절 대신 꿋꿋하고 힘차게 인생을 산, 살고 있는 그녀들이 멋있다.


인간의 시기와 이기심은 자신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도 불행하게 만든다. 능력으로 넘어설 수 없기에 탐을 내는 일은 있을 수 있다. 허나 탐이 난다고 취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 사실 자체를 은폐하려는 것은 더 큰 죄다. 시간차를 두고 서로 다른 20대의 모습을 담은 리카, 미유키, 사쓰키.. 세 여인의 이야기가 한 없이 따뜻하게 다가온다.


꽃 사슬이 후지TV 드라마로 제작되어 일본을 대표하는 여배우가 리카, 미유키, 사쓰키로 나와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꽃 사슬을 너무나 재밌게 읽었기에 일드도 보고 싶다. 여배우들이 리카, 미유키, 사쓰키 (꽃, 눈, 달)를 어떤 식으로 표현했을지 궁금증을 불러오는데 드라마도 좋지만 영화로 만들어져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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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 좋다 기분이 좋다 - 읽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마법같은 단어들
김상용.윤희상 지음 / 라온북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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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ment "순간이란, 시간의 조각이 가장 역동적인 힘이다."

영화 타이타닉 호의 남자 주인공 잭 도슨의 말을 인용한 글에서 보았듯이

지금 내가 흘러 보내는 1초, 1분, 1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간이다.

지금 이 순간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고 살아갈 필요가 있다.

 

 

Passion "열정이란, 뜨거운 마음도, 고통도 인내하며 지나가게 하라는 의미이다."

영어와 달리 한자어로는 열정이 '어떤 일에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집중하는 마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동양사람들.. 우리나라 사람들도 영어의 뜻과는 달리 한자어에 해당하는 열정에 더 가깝지 않을까 싶다.

열정적으로 일, 사랑에 임해도 실패하고 고통 받을 수 있다.

허나 열정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진정한 설원에 피는 꽃과도 같다.

나는 얼마나 열정적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내 안의 열정을 너무 쉽게 흘러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Gift  "선물이란, 신이 조건 없이 주신 재능을 말한다."

선물은 '조건 없이 준다'는 것이 핵심 개념이다.

맞는 말이다. 선물을 주는 사람은 댓가를 바라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허나 사람이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선물을 주고서 상대방의 반응을 기대하게 된다.

선물은 내 손을 떠나면 더 이상 생각할 필요가 없다.

선물을 줄 때나 받을 때 진심만 전하고 받으면 된다.

뇌물이 아닌 순수한 선물이라면 현재의 내 마음을 그대로 전하면 된다.

감동은 이런 진심이 통할 때 느껴진다.

 

 

Relax "휴식이란, 긴장 상태에 있던 몸의 근육이 이완되고 풀어지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일한다는 것은 다 알려진 사실이다.

요즘처럼 조기명퇴가 늘어나고 재취업이 힘든 상황에서 마음 놓고 직장에 쉬고 싶다는 말을 꺼내기 어렵다.

규정에 나와 있는 휴가일수 만큼 쉬는 것 자체도 힘들다.

회사의 업무를 집에까지 가지고 와서 보는 것은 예전보다 적어졌어도 여전하고

회사에서 잘리지 않기 위해 업무에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강의 듣는 것에 열심이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아니 기계도 너무 과하게 돌리지 망가진다.

기계도 이런데 사람은 더 휴식을 취해야 몸도 마음도 아프지 않는다.

더 열심히 일하기 위해서 휴식은 반드시 필요하다.

휴식을 갖는 것에 두려움을 갖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 한 컷과 영어 단어 한 개... 그에 따른 짧은 글을 읽다보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짐을 느끼게 된다.

가볍게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영어 단어를 통해 어원도 배우고 삶에 지혜도 배울 수 있다.

마음먹기에 따라 많이 달라지는 일이지만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에

기분 좋은 글과 사진을 보면서 하루를 시작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우울한 기분이 들거나 기분 전환을 느끼고 싶을 때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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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관 매혈기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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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TV영화소개 프로그램에서 하정우, 하지원 주연의 '허삼관 매혈기'에 대해 나와서 관심 있게 보았다. 집안에 돈이 필요할 때 한 번에 여윳돈을 마련하기 가장 좋은 방법으로 자신의 피를 파는 허삼관이의 모습이 짠하고 안쓰러우면서도 순간순간에 나도 모르게 웃게 된다.


삶아서 익히지 아니한 명주실인 생사 공장에서 누에고치를 대주는 일을 하는 노동자 허삼관은 할아버지를 찾아갔다가 넷째 삼촌을 만난다. 삼촌을 통해서 건강한 사람은 누구나 피를 판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노동자로서 다른 일을 할 때와 비교가 되지 않게 큰돈을 받을 수 있는 매혈을 허삼관도 하게 된다. 첫 번째 매혈을 한 허삼관은 그 돈으로 장가를 가기로 마음먹는다. 간이식당에서 일하는 허옥란의 아름다운 모습을 떠올리며 그녀의 집에 가서 그녀의 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며 허옥란을 자신의 아내로 맞는다.


진짜 이야기는 지금부터다. 아들 세 명을 낳아 일락이, 이락이, 삼락이라 짓고 나름 잘 살던 허삼관 내외... 항상 그렇듯 남의 말 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입방아에 일락이가 허삼관 자신을 닮지 않았다는 소리에 무심하게 대처하지만 신경이 쓰인다. 아내 옥란에게 물어보면 그녀는 대문 앞에 앉아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한탄 섞여 울부짖으며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한다. 헌데 격분한 옥란은 그만 하지 말아야할 말을 하고 만다. 딱 한 번... 아니 이게 무슨 소린가? 세 아들 중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락이가 자신의 아들이 아닐 수 있다는 것에 허삼관은 화가 머리끝까지 뻗힌다. 화를 주체할 수 없는 허삼관... 마음은 안 그러면서도 일락이를 보는 눈에 불꽃이 튄다.


삼락이로 인해 일락이는 사고를 치고 만다. 허삼관은 사태를 수습해야 하지만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일락이는 자신을 전부 부정하는 사람들로 인해 커다란 마음의 상처를 받는다.


허삼관과 허옥란의 모습은 열정이 넘쳐도 너무 넘치는 부부다. 우리나라 같으면 동네 창피하다고 집안에서 지지고 볶다가 사단이 날 텐데... 중국은 대문 앞에 나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려도 모든 사람들이 그러려니 하는 식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일이 있을 때마다 대문 앞으로 나가는 허옥란과 그런 아내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어이없어 하면서도 허삼관은 피를 팔아 항상 마무리를 짓는다.


무엇보다 가장 가슴이 찡하면서도 빵하고 웃음이 터진 부분이 있는데 지금처럼 100세 시대도 아니고 할아버지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을 나이에 돼지간볶음과 황주를 마시고 싶어 피를 팔려갔다가 창피만 당한 장면이다. 나이 들면 금이야 옥이야 키운 자식도 소용없고 미우나 고우나 옆에 있는 사람이 최고라는 말처럼 동네 창피하다고 허삼관을 대하는 자식들과 달리 허옥란은 남편이 자식들을 지금처럼 키워내기 위해서 얼마나 힘들게 피를 팔았는지 말하는 부분에서 나도 모르게 우리 부모님의 모습을 떠올렸다.


저자 위화의 책은 이전에 이승에서 저승으로 죽은 자가 넘어가는 시간을 다룬 '제7일'을 통해서 알고 있었지만 '허삼관 매혈기'는 제 7일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허삼관이란 인물이 가진 캐릭터 자체가 개성이 강하고 속 깊어 이 남자 뭐야 하다가도 어느새 허삼관의 모습에 미소 짓게 된다.


우리나라도 한 때 먹고 살기 힘들 때 피를 판 사람들의 이야기는 들은 적이 있다. 중국은 피를 팔지 않은 사람은 건강하지 못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매혈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갖게 한 요인이 무엇일지 잠시 생각해 보게 된다.


가족을 위해 자신의 생명과도 같은 피를 팔아야 할 만큼 허삼관이 살았던 시절의 노동자들의 삶은 버겁다. 하루 벌어 하루 버티는 삶에 가깝다. 저자 위화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허삼관 매혈기'는 평등에 관한 이야기라고 했다. 저자 자신도 이상하게 들릴 수 있다고 할 정도로 책을 읽은 느낌은 평등보다는 한 가정의 가장이 힘겹게 가족이 헤체되지 않게 매혈을 통해 버틴 이야기란 생각이 든다. 허삼관의 모습에서 우리네 아버지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를 유머러스하게 잘 풀어내어 즐겁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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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 경제 1 - 탐욕의 역사 중국 CCTV 다큐멘터리 화제작 1
CCTV 다큐멘터리 <화폐> 제작팀 지음, 김락준 옮김, 전병서 감수 / 가나출판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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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화폐의 중요성은 말을 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고 있다. 세계를 움직이는 미국의 달러... 달러의 보유액이 올해 사상 최대로 늘어난 중국으로 인해 미국과 중국 간의 신경전이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 할 정도다. 화폐를 통해서 바라보는 세계경제의 흐름을 담은 중국 CCTV의 제작팀이 담아낸 다큐멘터리가 두 권의 책으로 나왔다. 1권 '탐욕의 역사'와 2권 '최후의 승자'는 세계 경제의 흐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나 같은 사람도 어렵지 않게 느끼며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탐욕의 역사를 다룬 1권에서는 화폐의 등장부터 시작해서 화폐 지배하는 국가들이 엄청난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세계 중심에 서게 된다. 서양 문명의 시작점인 고대 그리스는 해상무역 대국의 걸맞게 당시 가장 활발한 세계 상업의 중심지로 고유 화폐인 드라크마를 만들어 사용한다. 허나 화폐를 제대로 자본으로 전화한 나라는 이탈리아다. 베네치아의 메디치 가문의 2대 수장은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으며 부를 키워낸다. 세계 금융을 꽉 잡고 있는 사람들이 유대인들로 알고 있다. 앞에 말한 것처럼 메디치 가문의 2대 수장의 이자놀이가 전면적으로 금지되지만 유일하게 유대인들에게 허용된다. 같은 유대인이 아닌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돈을 통해 이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것 때문은 아니지만 이처럼 오래전부터 유대인들이 돈 놀이를 통해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길이 오늘 날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잠시 해보게 된다. 터키가 있는 지역에 위치한 리디아 왕국에서 최초의 금화가 화폐로 사용하게 된다. 금화가 14세기 유럽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화폐였다. 헌데 위대한 물리학자이며 수학자인 아이작 뉴턴의 실수로 인해 금과 은의 가격차이가 결국에는 금화만을 화폐로 인정하게 된다. 1차 세계대전과 함께 황금이 화폐로서의 역할에서 물러나게 된다. 금을 화폐로 사용하는 대신에 지폐가 자리를 차지하지만 지폐로 인한 화폐 공급량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인플레이션이 생기고 환율이 요동을 치며 화폐가 위기를 겪게 된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인플레이션이 심해지고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와의 빈부격차는 더욱 늘어난다. 2008년에는 세계적으로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각국 정부는 화폐 발행량을 엄청나게 늘린다.


화폐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누구도 화폐에서 벗어날 수 없다. 화폐는 이미 하나의 잣대가 되어 형태가 있는 것과 없는 것, 현재와 미래를 판단하고 경제발전을 촉진하는 동시에 도덕의 마지노선을 건드리고 사회에 새로운 불공정함을 만든다. 화폐는 사람들의 생활을 더 풍요롭게 했지만 더 복잡하게 만들기도 했다.   -p45- (1권-탐욕의 역사)


인플레이션, 특히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일어나면 자산 가격은 변동성이 커져서 국민의 부와 사회의 부가 재분배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죠.   -추강, 중국국제금융공사 자본시장부 대표-


책을 통해 처음 알았지만 미국 연방 정부와 주 정부가 이미 800여 차례나 파산을 경험했다고 한다. 미국이 이렇게나 많이 파산을 했는데도 여전히 세계는 미국의 달러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2권에서는 현재 세계경제에 가장 커다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경제를 들여다보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지금은 중국도 개인적인 부를 가질 수 있는 형태로 변화했다고 볼 수 있다. 허나 여전히 중국 금융경제는 개방이 필요한 시기다.


결국 환율변동은 알고 보면 국가 간의 파워 게임이다. 화폐단위의 가치와 금의 일정량의 가치가 등가관계를 유지하는 본위제도가 없어지면서 환율을 통해 국가 간 국력 경쟁력이 형성이 되어 버렸다. 가장 강한 나라의 화폐가 국제 사회를 주도하는 모습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국제경제를 움직이기 위해 현재는 미국과 중국의 파워게임이 진행 중이고 제 2의 도약을 꿈꾸는 일본과 유럽의 나라들을 통해 경제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화폐는 좋고 나쁨이 없는 가치 중심적인 사물이다. 자본으로 변할 수도 있고, 더 많은 부로 변할 수 있으며, 정상적인 소비에 쓰일 수도 있고, 일반 등가물로 쓰일 수 있다. 화폐의 기능은 다양하고 사람마다 쓰는 방법이 모두 다르다.                    -p52- (2권-최후의 승자)


다소 딱딱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책이지만 생각보다 재밌다. 화폐경제의 흐름이 어떤 식으로 시작되고 현재의 모습을 갖게 되었으며 앞으로 어떤 식으로 나타날지 느낄 수 있지만 화폐를 통한 국제경제를 평소에 경제부분에 유달리 취약한 나 같은 여자가 읽기에도 부담이 없다. 내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며 지냈던 화폐경제의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어 즐거웠지만 아주 조금 더 세밀하고 깊이 있게 들여다보았으면 하는 작은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충분히 흥미로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에 경제를 조금 더 알고 싶은 독자라면 누구든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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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 제25회 시바타 렌자부로상 수상작 사건 3부작
가쿠타 미츠요 지음, 권남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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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무척이나 중요하다. 행복도 돈으로 살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리사회는 심각할 정도로 돈의 노예가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바로 얼마 전에도 뉴스를 통해 은행 직원이 거액을 횡령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룻밤에 몇 천만 원씩의 돈을 술집에서 탕진하며 펑펑 썼다는 뉴스에 할 말이 없었다. 이외에도 여러 사건을 통해서 거액을 횡령하여 물 쓰듯 돈을 쓴 사건은 어렵지 않게 접한다.  돈을 다루기에 다른 사람의 돈에 대한 욕심이 생겨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아니겠지만 돈을 주는 쾌감에 빠져 거액을 횡령하여 온갖 사치품을 사고 유흥비로 쓰는 일은 심심치 않게 나오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종이달'의 주인공 2년제 전문대학을 졸업한 우메자와 리카는 마흔한 살의 평범한 가정주부였다. 남편과 단 둘이 살고 있지만 집안을 가꾸며 남편 뒷바라지 하는 것에 행복을 느끼며 살던 여자가 요리학원에서 만난 주조 아키의 말에 자극을 받아 은행에서 계약직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새롭게 시작한 나이 많은 부유층 사람들을 도와주는 일에 만족감을 느끼지만 그녀의 기분을 깨트리는 남편이 툭툭 던지는 말에 기운도 빠지고 남편과의 삶에 회의를 갖게 한다.


스토리는 리카가 주로 이끌어가지만 1억 엔이나 되는 거금 횡령사건으로 해외로 도망간 리카의 이야기가 대중매체를 통해서 알려지자 리카를 기억하는 3명의 인물이 3인칭 시점으로 자신들의 모습에서 리카를 떠올리며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부자인 고객의 손자인 대학생 고타를 만나 순수한 마음으로 그를 도와주고 싶어 문서위조 범죄를 저지르며 점차 돈이 주는 쾌감에 빠져드는 리카의 모습이 아무리 좋게 보아도 납득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그녀가 저지른 고타와의 관계, 문서위조를 통해 거금 횡령한 부분에는 공감은 아니더라도 그녀와 남편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감정으로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부부란 것이 사랑만으로 살 수는 없다. 리카는 사랑만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남성우월주의를 가진 남편이 은연중에 한 번씩 내비치는 행동, 말 속에 리카는 상처받고 인생에 대한 회의를 느끼게 된 상태에서 저지른 범죄가 걸리지 않게 점차 대담해지게 된 것이 큰 문제다. 리카의 옛남자친구는 자신과 결혼하기 전까지 부유하게 자랐다는 아내를 두고 있다. 아내가 자녀를 위하는 행동은 우리나라 부모님들과 모습은 달라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가정은 힘들어도 최고로 해주고 싶은 마음, 이해가 되지만 공감은 안 된다. 동창생은 자신은 물론이고 가족들에게도 근검절약을 하기를 바란다. 사치를 하며 지내는 것도 문제지만 심한 근검절약도 문제다. 아끼는 것만이 최선은 아니란 것이 동창생의 자녀의 행동에서 볼 수 있다. 요리학원 친구는 아이를 낳으며 우울증에 빠지고 이로 인해 돈을 과하게 쓰며 이혼을 당한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돈에 물드는 모습이 안타깝게 다가 온 이야기다. 요리학원 친구의 딸이 보이는 행동은 그녀가 앞으로 어떤 식으로 살아갈지 충분히 짐작이 가능하다. 돈을 쓰며 느끼는 쾌감은 그 어떤 것보다 높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나 역시도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쇼핑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긴다. 다행히 현실을 알기에 자제를 하게 된다.


새해 소망 중 하나가 로또 당첨이다. 그만큼 돈을 좀 많이 갖고 싶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품고서 살고 있다. 허황된 꿈을 꾸는 사람들이 적지만 간혹 큰돈에 당첨된 사람들 중에는 더 큰 나락으로 떨어진 사람도 꽤 있다고 나온다. 돈을 통해 즐거움을 얻지만 돈을 통해 울게도 된다. 우리네 현실에서 결코 멀어질 수 없는 돈... 돈을 통해 들어나는 사람들의 욕망이 사실감 있게 다가오는 가쿠타 미츠요의 종이달... 여성작가다 보니 여성들의 내밀한 속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이야기란 생각이 든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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