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아나 텔러 1 - 스프링 문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 지음, 이원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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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매력적인 초자연적인 존재를 다룬 판타지 소설이 우리를 찾아왔다. 늑대인간하면 별로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나마 트와일라잇의 제이콥 블랙이 그나마 가장 멋진 늑대인간이 아니었나 싶다. 유럽에서는 천만 부, 국내에도 무려 백만 부 판매를 기록한 10년 이상 스테디셀러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타라 덩컨' 시리즈의 작가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의 신작 인디아나 텔러는 늑대인간이 주인공이다. 정확히는 인간인 어머니와 늑대인간 루가루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어머니 쪽의 영향으로 가장 신비롭고 희귀하며 특별한 존재인 시간여행 능력을 가지고 있는 아크로노트인으로 태어난 인디아나 텔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환상적인 판타지 소설이다.  


주인공인 열여덟 살의 소년 인디아나 텔러는 자신을 괴물이라고 말하며 스토리를 시작한다. 왜 스스로를 괴물이라고 칭할 수밖에 없었는지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첫 문장이다. 소년의 이름은 인디아나 존스를 너무나 좋아한 어머니가 지은 것이다. 인디아나는 자신의 이름이 무척이나 싫어한다. 헌데 대학교를 입학하면서 처음 만난 아름다운 여인인 카테리나의 말을 들으며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이 좋아진다. 인디아나 텔러의 출생은 다른 루가루와는 다르기에 생존부터 위험에 처했었다. 북아메리카에 살고 있는 늑대인간 루가루 무리를 지배하는 최고의 수장은 인디아나의 할아버지다. 인간이며 아크로노트의 특수한 능력을 가진 어머니는 정신병원에 수용되어 있기에 인디아나는 조부모와 유모 대니의 손에서 자랐다.


인디아나는 루가루인 또래 아이들에게 환영받지 못한 존재다. 그의 할아버지로 인해서 나름 보호를 받고 있지만 그를 대하는 또래들의 모습에서 적의를 느끼고 왕따를 당하며 자란다. 인디아나는 늑대인간에게 물려 살아난 세미인 악셀을 만나 그에게 자신을 지키기 위한 능력을 배운다.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기 위해 대학 진학을 앞둔 인디아나.. 톱 모델로서의 꿈을 키우던 아름다운 소녀 세라피나는 인디아나를 통해 무리 속에서 벗어나려던 계획이 틀어지자 인디아나를 향한 복수의 칼을 간다. 항상 그렇듯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고.. 세라피나가 인디아나에게 거절당하며 느낀 마음의 상처, 배신감?은 결국 그녀를 좋아하는 남자 네드와 함께 엄청난 일을 벌이고 만다.


조부모님과의 맹세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소녀 카테리나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 인디아나... 인디아나보다 먼저 카테리나의 아름다움에 빠져 그녀를 소유하고 싶은 늑대인간 타일러... 타일러의 아버지 루이스는 힘을 확장하고 싶은 야망을 가진 늑대인간이다.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게 사람의 마음이다. 늑대인간이 아닌 인디아나 역시 조부모님의 반대를 알면서도 카테리나를 향한 마음을 접을 수 없다.


예상했던 충돌은 일어난다. 시리즈라 어느 정도 짐작하고 읽을 수 있는 부분이 분명 존재함에도 기존의 영상으로 접했던 늑대인간의 모습을 머릿속으로 떠올리며 읽다보니 무척이나 흥미롭게 느껴진다. 자신의 그릇보다 더 큰 자리를 원하는 존재는 어디에나 있다. 인디아나 할아버지에게 깊은 존경을 보내는 늑대인간도 많지만 더 큰 야망을 품은 늑대인간을 따르는 무리가 있기에 어쩔 수 없이 충돌이 일어난다.


조금만 깊이 생각했다면 보이는 증거들을 놓쳤기에 루가루들이 지켜야 하는 존재가 납치되면서 스토리가 끝이 난다. 인디아나에게 있어서 너무나 소중한 존재이기에 반드시 구출해내야 한다. 적대적인 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타일러와 인디아나, 둘의 사랑을 받고 있는 카테리나의 앞으로의 모습이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인디아나 텔러는 내년 2016년에 영화로 개봉 된다고 한다. 흥미로운 시리즈기에 영화상영 전에 인디아나 텔러 시리즈를 다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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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 - 사랑 누리과정 유아 인성동화 10
소중애 글.그림, 최혜영 감수 / 소담주니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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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담주니어 유아 인성동화 시리즈 열번째 이야기 '싫어!'

아이들 특히 이제 막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유아들에게 좋은 말, 예쁜 말을 담은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어야 한다.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면서도 동화책을 읽을 때를 제외하고는 어른들끼리 편한 말을 주고 받다보니

좋다는 긍정적인 말도 배우지만 그에 앞서 싫다는 부정적인 말을 더 쉽게 배우는 경향이 있다.

정확하게 슬픔이나 분노와 두려움 등과 같은 부정적 감정을 이해하기에 서툰 유아들에게 유익한 책이다.

싫어! 는 사랑을 주제로 한 유아들에게 일어나는 자연스런 감정을 긍정적으로 이끌어 준다.

 


어느 날 우연히 마주친 강아지

지금이야 하늘나라로 떠났지만 처음 만남은 결코 순단치가 않았다.

 

 

낯선 강아지를 만난 아이는 자신을 자꾸 따라오는 강아지가 싫다.

강아지를 향해 싫다는 의사표현을 확실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졸졸졸 아이를 따라오는 강아지

더 이상 쫓아오지 못하게 과격한 액션을 보이지만 이를 본 어른들의 반응으로 인해 아이는 눈물을 흐린다.

 

 

 

집 잃은 강아지라고 여긴 똘똘이

어느새 똘똘이와 친구가 되어 버린 아이의 얼굴에 웃음꽃이 핀다.

똘똘이로 인해 아이는 동물에 대한 사랑을 배워간다.


어리기에 사랑은 할수록 커진다는 것을 알기 어렵다.

똘똘이에게 애정을 쏟고 사랑을 주면서 아이는 점점 더 행복해지고 사랑을 나누어 갖는 게 행복이란 걸 배운다.


이 책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예쁘다.

닥스훈트 똘똘이의 앙징맞은 모습도 귀엽고 똘똘이를 통해 밝고 사랑이 넘치는 아이를 보는 것도 즐겁다.

인성교육 시리즈답게 사랑은 한 쪽에 편중되거나 이것이 아니면 저것이라는 이분법으로 나누지 않는다.


사랑은 하나뿐인가요? 사랑은 햇볕과 같아요.

위의 두 문장을 통해 사랑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주어야 하는지 유아들을 키우는 부모에게 도움이 된다.

긍정적이고 밝은 올바른 인성을 키워주는데 도움이 되는 소담주니어의 인성 시리즈

다른 책도 좋았지만 햇볕처럼 온 세상을 따뜻하게 비추고 더 커지는 사랑

 유아들에게 사랑을 키워주는 이야기로 딱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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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범
권리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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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나 상상을 했다고 범죄자가 되는 디스토피아 미래가 존재한다니... 기존의 소설에서 암울한 디스토피아의 세계를 다룬 이야기는 많이 보아왔다. 기계가 인간을 넘어서거나, 우주 저 너머 생명체에 의해 지구가 지배를 당하거나, 아님 인간들 스스로 전쟁과 식량부족 등을 이유로 인한 어둡고 암울한 세상 등등 참으로 많은 디스토피아 세계가 존재했지만 권리 작가의 '상상범'은  2322년의 미래가 무대로 환태평양에 발생한 대규모 지각 변동으로 생긴 초대륙에 세워진 사회가 URAZIL이다. 이름도 참 우라질 이라니... 이 작가의 남다른 작명에 책의 초반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URAZIL은 연합정부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숫자는 인간을 안전하게 한다.'는 표어를 내건  URAZIL...  URAZIL을 이끄는 유일한 흑자 기업 로텍은 거대 교도소 체인 기업이다. 죄를 사고 형(形)을 파는 범죄의 백화점이다. 작년 2321년에 '범죄완화 특별조치법'을 통과시키며 국민 모두를 범죄자로 만들지 않겠다는 공약은 기업 로텍에 사실상 연합공화국  URAZIL은 끌려가고 있는 실정이라 로텍파 의원들에 의해 반대에 부딪힌다. 사실 살인 이하의 죄를 저지른 자를 전부 석방하는 안이 통과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살인을 해도 증명되지 않는다면 범죄자가 아니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이렇듯 모든 범죄자에 대한 처벌을 할 수 없게 이 법이 실효화되면서 범죄자가 줄어들고 연합정부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실정이다.


차츰  URAZIL이 안정을 찾아가지만 교도소로 인해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던 기업 로텍은 심한 타격을 받는다. 새로운 이익 창출을 위해 새로운 법이 로텍법이 만들어지는데 범죄를 원천봉쇄 한다는 이름아래 상상은 범죄 행위란 말도 안 되는 법안이 통과된다. 이 법은 열여섯 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죽인 연쇄살인마를 교묘히 빠져나갈 수 있게 만들어주며 연쇄살인마의 정체는 이 법을 통과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인물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상상이 금지된 사회  URAZIL... 연극배우 기요철은 자꾸만 틀리는 상대 여배우로 인해 짜증이 난다. 그녀에게 질린 요철은 대본에도 없는 애드립으로 상대여배우는 포효하게 만들어버린다. 공연은 엉망이 되고 무대는 허물어지기 시작한다. 평소 자신의 꿈과는 다른 방향으로 기민하게 움직이는 요철.. 간단히 도망을 친 그는 새로운 공연장을 찾아 오아시스 마을로 간다. 카페를 발견하고 들어간 그는 가방 속에 담겨진 형사법 위반혐의로 출석요구서를 발견하지만 요철의 머릿속에는 자신의 유전자를 세상에 남기고 싶다는 열망만이 가득 차있다. 그의 운명의 상대.. 아니 요철과 비슷한 호르몬 구조를 가진 여자를 찾기 원하고 한 명 발견한다. 오아시스 마을에서 지낸지 한 달이 된 어느 날 요철은 카페 여자화장실에서 자살을 기도한 것과 같은 여인을 보게 되고 그녀에게 숨을 불어 넣어주는데.. 이런 급박한 와중에도 요철의 머리속에는 상대 여성과의 은밀하고 자극적인 상상이 꽉 차 있다.


상상이 곧 현실이 되어 상대방과 함께 공유한다.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어떨지 생각만 해도 무섭고 두렵다. 상상이 죄가 되어 교도소에 갇히는 요철과 요철의 모습이 자꾸만 꿈속에 등장하는 율리.. 여기에 전처들의 아이들을 이유로 내세워 교도소장에 취임하는 남자와의 이상한 연결고리...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율리가 선택한 방법이 끔찍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알지만 당장이라도 모든 연결 고리를 없애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무섭다. 아니 상상을 범죄로 인정하는 미래가 존재하게 된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현실 속에서 오는 좌절감, 허탈함 등을 상상으로나마 채우면서 힘을 내고 있는 현실이 암울해질 거 같다. 여자보다는 자극적인 상상을 많이 하는 남자들에게 있어 상상범은 더 위험하고 치명적인 법이 될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 가진 자는 더 많이 가지려고 하고 세상은 늘 자신의 뜻대로 움직여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정당한 방법으로 더 많이 갖는 것에는 불만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허나 모든 것을 넘어서는 그릇된 행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개인, 가족 때문이라면 문제가 있다. 상상의 자유까지 금지당한 미래사회... 상상을 통해 인간에게 이로운 것들이 무수히 많이 생겨났지만 앞으로의 사회는 상상으로 인해 어두운 사회가 될지도 모른다면... 영화 속에서나 가능했던 상상의 이야기가 현실이 되는 세상이다 보니 솔직히 두렵다.


우리는 상상은 자유라고 말한다. 허나 상상범 속의 세계에서는 상상은 개인의 자유가 아니다. URAZIL이란 사회가 정한 규범 안에는 개인의 상상마저도 법의 적용을 받아야 하는 실정은 달리 보면 자유를 억압한다는 말과 상통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상상범'은 상상이 범죄가 되는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상상이 주는 범죄로 인해 궁지로 몰린 사람들의 모습을 흥미롭게 담아낸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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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헤세, 헤세가 사랑한 책들
헤르만 헤세 지음, 안인희 엮음.옮김 / 김영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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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문인들은 대부분 책을 너무나 사랑한다. 대문호들 중에서도 현재를 살고 있는 전 세계 사람들로부터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 헤르만 헤세... 그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준 유리알 유희는 물론이고 데미안, 지와 사랑, 수레바퀴 아래서, 싯다르타 등을 비롯한 소설, 시집, 독서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책들이 나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시대가 변해도 독자들의 가슴에 감동을 전해주는 헤르만 헤세의 신작이 도서출판 김영사에서 새로 나왔다.

 

'우리가 사랑한 헤.세. 헤세가 사랑한 책.들.'은 헤세가 책들을 읽고 쓴 3천여 편의 엄청난 서평 중에서 73편만을 골라 담아낸 책이다. 솔직히 많이 놀랐다. 헤르만 헤세의 책을 몇 권 읽은 것으로 내가 이 위대한 작가를 안다고 말할 수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헤세의 몇 작품을 읽고서 그에 대한 느낌을 가지고 있다가 동서양을 넘나드는 다양한 책 읽기와 그에 대한 생각을 보면서 새삼 얼핏 알려진 헤르만 헤세의 단편적인 이야기만을 저자를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책을 통해 헤세의 폭넓은 독서와 깊은 생각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들은 시대를 향한 목소리를 내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헤세는 1차 세계 대전 당시 스위스에 있었기에 직접적으로 접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정치적 모습을 보여준다. 친구의 유언을 따르지 않았기에 우리가 만날 수 있는 프란츠 카프카의 책들, 저자의 대표작인 데미안을 익명으로 내었지만 결국 본인이 쓴 것이 알려지면서 젊은 작가에게 주는 폰타네 상을 반납하는 일을 겪는다. 환상적인 여행소설의 대명사인 로빈슨 크루소와 걸리버 여행기.. 허나 걸리버 여행기는 처음에 저자 조너선 스위프트의 이름이 익명으로 나오면서 사람들의 손을 타서 삭제와 첨가되는 방식으로 본래 가진 원작의 형식과 구성이 사라지고 만다. 전 세계 사람들이 어릴 적에 한 번 이상은 다 읽었을 걸리버 여행기의 처음 이야기는 무엇일지... 저자 조너선 스위프트의 삶을 간략하게 소개하며 예리하고 감성적이며 천재적인, 그러면서 삶에는 허약한 남자, 한 사상가의 고백이 바로 '걸리버 여행기'라고 헤세는 밝히고 있다. 낯선 작가인 피오나 매클리우드의 '바람과 파도'는 켈트신화와 전설을 안고 사는 게일민족의 삶을 이야기한 책으로 현재 영국 문화의 풍성한 정보의 기반이 된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사랑하는 판타지 소설 J. R. R. 톨킨의 '반지의 제왕'과 가난한 싱글맘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부유한 작가가 된 조앤 롤링의 해리포터 시리즈에서도 켈트 전설을 만날 수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는 헤세가 얼마나 많은 책을 읽고 책에 깊이 빠져들었는지 글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유럽의 몰락' 전체가 '오직' 내적으로만 이루어진다는 것, 오직 한 세대의 영혼 안에서만, 그냥 낡아빠진 상징들의 의미 전환으로만, 영적인 가치의 뒤집어짐으로만 이루어진다는 것도 가능한 일이다. 유럽 문화 최초의 빛나는 발현인 고대도 네로나 스파르타쿠스나 게르만족 때문에 몰락한 것이 아니라 저 아시아에서 오는 생각의 씨앗,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던 단순하고 낡고 소박한 생각이 예수의 가르침이라는 형태<기독교>를 취하면서 그로 인해 몰락했던 것이다.                            -p092-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은 학창시절에 읽은 기억이 있다.  19세기 후반의 러시아의 작은 도시를 무대로 20여 년 만에 돌아온 아들들을 통해 인간의 마음속에 감추어진 욕망, 사랑, 삶과 죽음, 종교 등을 흥미롭게 읽은 기억이 있는데 헤세는 위대한 고전이라고 불리는 작품을 쓴 도스토옙스키를 작가가 아닌 비밀스럽고 병든, 신적인 능력을 지녔기에 도스토옙스키를 예언가라고 부르고 싶다고 말한다.


이것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화책 중 하나이다. 그림 동화처럼 천진하고 자명하며, 중국에서 볼 수 있는 기묘한 종류의 삽화들과 청동상들처럼 환상적이다.   -p331-


유감스럽게도 나는 중국에는 가보지 못했다. 다만 인도변방과 말레이 군도의 중국 도시들에서 경이로운 시간을 경험했고, 궤도를 벗어난 자연민족들과 문명화된 유럽의 약탈자들 사이에서 중국인들이 조용하고 아름답게, 부지런하고 명랑하게, 취향을 지니고 세련되게 살아가던 모습을 절대로 잊지 못할 것이다. 수많은 얼굴에서 보았던 천진하고 밝게 빛나는 능숙함, 그곳 길거리와 사원에서 수백 번이나 부딪친 고요한 명랑함과 근면한 만족감이 이 섬세한 환상문학에서도 미소를 짓고 있다. 이 작품은 균형을 잡혀 있으면서도 어지러운 풍성함으로 가득 차 있어서, 수많은 새와 용, 꽃, 인간, 나무와 구름 등이 끈질긴 자수로 나란히 수놓은 오래된 중국 비탄 양탄자 같다. 우리는 그들이 어떻게 한데 어울려서 고요하고 즐거운 세상을 만들어내는지 알 수가 없다. 우리 서양인들은 그 아름다움을 알아보기는 하지만 설명하거나 흉내 낼 수는 없다.          정말로 섬세하고 우아하기 그지없다!   -p334-

335-


전혀 비싸지 않은 아름다운 책은 인쇄 상태가 좋고, 중국 목판화 스물세 점을 싣고 있다. 그림은 그토록 강렬하고 훌륭하고 특성에 맞게 텍스트와 조화를 이룬 유럽의 동화책은 없다.           -p358-


헤세는 동양의 몇몇 나라를 돌아보고 열정적으로 그에 담은 책을 낼 정도로 그는 동양에 대해 관심이 많다. 그 이유는 다양한 동양 작품들을 만나면서 비롯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공자, 노자의 책은 물론이고 '중국의 민속동화', 포송령의 '중국의 유령 이야기, 사랑 이야기'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화책이라고 언급했을 정도다. 솔직히 헤세의 글을 접하기 전에는 중국의 동화책을 읽은 기억이 있는지 생각해 본 적도 없다. 중국인이 가진 민족성, 소박함, 유령에 대한 믿음 등등 도덕적이고 권위적인 깊숙이 파고든 모습, 가족이 기반이 되어 있으면서도 정치에 지배당한 중국인들의 삶이 동화 속에 잘 묘사되어 있다는 느낌을 준다. 우리나라나 서양의 동화책은 꽤 읽었는데 동양문화권의 동화책은 익숙하지 않은지 생각도 해 본적이 없기에 헤세가 너무나 극찬한 중국의 민속동화와 포송령의 동화책을 한 번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사실 학창시절에 펄 벅의 대지를 시작으로 중국을 다룬 문학작품을 만났지만 이제는 2012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모옌 작가를 비롯해 중국 작가들의 작품을 접하는 것이 쉬워졌다. 모옌과 같은 작가들뿐만 아니라 아직은 낯선 포송령과 같은 작가들의 동화책에 궁금증을 안겨준다. 이외에도 인도, 이집트의 종교 등에 대한 이야기는 동양의 나라들과 사람들, 그들의 문화, 생활양식 등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지 느낄 수 있다.


나도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은 책을 읽는 것보다 간단하지만 책에 대한 이야기와 자신의 생각을 적절히 혼합한 서평쓰기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런 영향인지는 모르겠지만 글쓰기에 대한 다양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나도 서너 권 읽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글쓰기는 어렵다. 평소에 글쓰기에 대해 어려움을 겪는 일반적인 사람에게 대문호의 글쓰기는 폭넓은 책 읽기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기에 충분하다. 책을 읽다보면 역시나 대문호는 다르구나 싶은 글기에 새삼 감탄하게 되고 쉽지 않겠지만 따라쟁이처럼 앞으로의 서평은 요런 식으로 쓰면 조금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뛰어난 문필가로서의 헤세를 만나 책에 대한 깊은 통찰을 들여다 볼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으며 내가 알고 있던 작품들도 있지만 생소하고 낯선 작가의 작품도 만났기에 기억해 두었다가 찾아 볼 생각이다. 위대한 작가의 작품은 한 번 읽었다고 덮어지는 게 아니다. 이 책 역시 헤세가 소개한 책을 읽고 나서 다시 찾아서 보게 될 거 같다. 헤르만 헤세가 느낀 것과 같은 느낌을 받지는 못하겠지만 책을 읽으며 미처 깨닫지 못한 것을 알게 되는 기쁨을 누려 볼 생각이다. 위대한 대문호 헤세가 사랑한 책들과 함께 한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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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의 여행, 여행 - 풍경, 사람, 기억에 관한 오키나와 여행 이야기
고현정 지음 / 꿈의지도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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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미인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른 배우 고현정... 마흔을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20대의 젊은 피부를 가진 그녀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여배우 중 한 명이다. 고현정이란 이름이 가진 브랜드 가치는 크다. 예쁜 얼굴에 꿀피부, 연기를 잘하는 배우에 당차고 야무진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가 결혼과 함께 잠시 브라운관을 떠나 있다가 이혼으로 다시 복귀하였다. 8년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그녀의 연기력은 세월의 깊이만큼 넓고 깊어져 있어 대중들은 고현정이란 배우에게 신뢰감을 갖는다.


고현정은 연기 생활을 빼고는 집 밖으로의 외출을 극도로 피한 그녀에게 떠도는 온갖 종류의 소문들...그녀 스스로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굳이 해명이나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는다. 어느 날 한 권의 책을 선물 받으며 여행을 떠올린다. 떠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가 세소코 마사유키의 '새로운 오키나와 여행'을 접하고 오키나와에 이끌려 그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저자를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새로운 오키나와 여행'의 저자 세소코 씨는 안정적인 도쿄 생활을 정리하고 오키나와에 자리를 잡는다. 가족과, 이웃들과 함께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나누며 살고 싶어 가게를 연다. 세소코 씨의 책 속에 담아낸 오키나와의 풍경과 사람들의 이야기는 고현정 씨의 마음을 움직였듯이 우리들의 마음을 이끌기에 충분하다. 외국에 나가면 우리나라 말을 쓰는 사람을 만나면 반갑다. '새로운 오키나와 여행'의 저자와 들어선 카페에서 귀에 익은 한국말을 듣게 된다. 3명의 여성이 여행을 온 것인데 고현정보다 책의 저자  세소코 마사유키 씨에게 더 큰 반응을 보여 고현정 씨는 이를 살짝 유머 섞인 말로 진진하게 했더니  여행객 3명은 고현정과 같이 사진 찍고 싶다는 말을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슬그머니 자리를 피한다. 상대 여성분들이 오해를 해서 그냥 가버린 이야기를 보며 이런 모습으로 인해 고현정 씨를 우리는 도도하다고 오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살짝 들었다. 이들의 모습에 미안해하고 있던 고현정 씨는 다음에 빵집에서 만난 젊은 아가씨에게는 친절한 말로 먼저 인사를 건넨다. 젊은 아가씨 역시 고현정보다는 세소코 씨에게 더 큰 반응을 보인다. 허나 이전에 한 번 유머를 이해하지 못한 여행객을 만났기에 친절하게 다가가고 쿨하게 아가씨와 사진도 찍어준다. 여기에 자신의 책이 나오면 보내준다고 연락처까지 받는 모습에... 고현정 씨의 시원스런 성격이 그대로 느껴진다.


그는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통해 오키나와를 만나보기를 권하고 싶다고 했다. 나 또한 그런 생각이다. 일명 뜬다는 맛집이나 풍경을 따라가는 것은 답습이고, 특별히 자신만의 기록을 남가지 않는다면 지루할 뿐더러 시간이 지나고 나면 자기만족이 남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고백하건대 세상을 다 돌아본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나에게 진기하거나 신기한 것도 별로 없다. 다만 그의 책에서 끌렀던 건 책을 만든 사람의 삶에 대한 진지한 태도와 그가 바라본 인물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 그리고 그 속에서 묻어나는 삶의 방식이었다.  -p104-


고현정은 농담을 받을 수 있는 유머를 가진 사람을 좋아한다. 이미 방송을 통해 여러 번 조인성, 천정명에 대한 애정을 들어낸 봐 있다. 천정명은 나이보다 순진함이 느껴지는 대답을 하지만 조인성 씨는 다르다. 고현정의 농담을 유머러스하게 받아들이고 대응한다. 그래서인지 조인성이 앞으로 더 크고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에 후배로서 조인성을 아끼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조인성씨 뿐만 아니라 곁에서 함께하는 사람에 대한 마음, 여배우로서의 자신을 둘러싼 이야기와 생각,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 책 등에 솔직하고 담담하게 풀어내어 고현정을 좀 더 가깝게 느끼게 한다.


이번 여행이 나에게는 지금 맞게 길을 걸어가고 있는지 점검을 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40대 초반을 지나 새롭게 겪고 있는 인생의 사춘기, 어떤 답을 찾아서 돌아가게 될는지, 지금은 나도 모른다. 어쩌면 가서 더 큰 혼란을 빠져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엉킨 실타래도 하나하나 풀어갈 수 있다고 마음으로 말해주는 사람들이 여기에 있어서, 예전처럼 걱정이 되지 않으니. 됐다.                    -p161-


오키나와의 모습이 상업적으로 변화기 전의 제주도를 떠올리게 한다.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처럼 여유롭고 편안해 보이는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 정갈하고 깔끔한 군침을 돌게 하는 음식들은 왜 이리 많은지... 겨울만 되면 추위로 인해 동남아시아로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씩 하는데 고현정로 인해 오키나와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


보이는 게 다는 아니라고 하면서도 우리는 보이는 모습 그대로 그 사람을 판단하는 오류를 범한다. 고현정이란 강하고, 도도하며 도시적인 이미지의 배우에게 우리는 콧대 높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 오직하며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그녀에게 곁을 주지 않는다는 말을 들을 정도라고 토로한다. 고현정씨는 말한다. 자신을 아껴주고 존중해주는 사람 앞에 있으면 자신이 무장해제 된다고... 누구나 타인에게 좋은 사람으로 남기를 바란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허나 좋은 사람이란 이미지에 자신을 끼워 맞추려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지치고 버거워진다. 상대방을 향한 최소한의 배려와 센스, 눈치가 있는 사람을 좋아하는 고현정의 바람이 무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며 나는 사람들을 대할 때 배려, 센스를 가지고 대하는지 돌아보게 된다. 고현정이 느낀 그대로 오키나와로 떠나면 나도 느낄 수 있을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오키나와로의 여행을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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