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알드 달의 백만장자의 눈
로알드 달 지음, 김세미 옮김 / 담푸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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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와 초콜릿 공장'으로 유명한 작가 로알드 달의 신작이 나왔다. 사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책으로 읽지 않고 영화를 통해 보았다.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란 생각을 하면서 재밌게 보았기에 로알드 달의 이번 신작 '로알드 달의 백만장자의 눈'은 책으로 만나고 싶었다.


제목과 표지에 나온 백만장자의 눈을 비롯한 총 일곱 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행운 - 나는 어떻게 작가가 되었나'와 '식은 죽 먹기 - 내 첫 이야기·1942년'은 저자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어 작가에 대해 조금 더 알 수 있어 흥미롭게 느껴진 이야기들이고 로알드 달의 대표작인 백만장자의 눈을 비롯해 다섯 편의 이야기는 짧지만 이야기꾼이란 명성을 가져다준 이유를 느낄 수 있는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동물과 교감을 나누는 사람들은 있다. 허나 동물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 동물과 살고 싶다는 생각을 실행에 옮긴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아마 드물지 싶다. 동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소년은 어부들에게 잡힌 백오십 살이나 먹은 거북을 놓아주고 싶어 한 소년의 이야기다. 소년의 바람대로 거북이는 그가 살던 바다로 돌아갔지만 소년 역시 사라지고 만다. 솔직히 소년은 행복할 수 있지만 소년을 사랑하는 부모님의 심정은 어떨까... 내가 부모이기에 부모의 입장을 생각하게 된 이야기 동물들과 이야기하는 소년


나란 인물은 우연히 히치하이커를 태우게 된다. 작가란 직업 특성상 호기심에 히치하이커에 대해 묻게 되고 그의 말에 그만 과속을 하고 만다. 당연히 경찰이 그들을 잡고 히치하이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는데... 솔직히 마지막 반전이 재밌다. 히치하이커의 비상한 재주와 입담이 유쾌한 히치하이커, 자신의 땅에 새로운 작물을 심기 위해 다른 사람을 시켜 일을 하게 만들지만 그가 생각지도 못한 물건을 발견하며 이를 두고 검은 속을 드러내는 땅주인의 이기심이 우연히 세상에 들어나는 밀덴홀의 보물, 솔직히 읽으면서 불편하기도 했고 우리나라에 총기 구입이 합법화 되면 생길 섬뜩함을 느낀 이야기인 백조... 다행히 믿을 수 없는 일이 소년에게 일어나며 기적을 담고 있어 다행이다 싶은 이야기였다. 헨리 슈거란 부유한 남자가 부자가 된 과정이 믿을 수 없는 능력 때문이다. 그는 이 비상한 능력을 갖게 된 한 권의 책... 헨리는 그 책이 다른 사람에게 읽히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능력을 활용해 번? 돈으로 사람들에게 뿌리지만 이를 좀 더 긍정적으로 쓰라는 경찰관에 말에 자신의 성장과정을 떠올리게 하는 곳에 돈을 보내고 도와주는 이야기를 다룬 백만장자의 눈, 저자의 엄격한 학창시절과 대학에 진학하는 대신 해외로 나가고 싶은 열망에 취직을 한다. 전쟁이 터지고 전쟁에 참여했다가 부상을 당한다. 부상으로 결국 군에서 나오게 된다. 집을 떠난 지 4년이란 시간이 흐른 후 미국의 영국 대사관에서 일을 한 초기에 위대한 작가를 만나게 된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며 소설가에 대해 느끼고 깨달은 생각대로 자신의 글을 써서 작가에게 보여준다. '식은 죽 먹기'란 다소 황당한 제목의 그의 글이 작가를 통해 실리는 것이 계기가 되 작가가 된다.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 그렘린으로 미국 대통령 루스벨트와 식사도 하는 등 작가로서의 길에 들어서고 명성을 얻게 된 이야기를 알려주는 행운 - 나는 어떻게 작가가 되었나, 유명 작가 C. S. 프레스터에게 보낸 저자의 첫 습작을 다룬 이야기인 식은 죽 먹기까지 저자만의 독특한 글쓰기와 재미를 안겨주는 작품들을 담고 있다.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진 '로알드 달의 백만장자의 눈' 책 속에 담겨진 단편들 중 어느 것이 영화로 만들어질지 궁금증이 생기는 것은 그의 작품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띠지에 쓰여 있는 글처럼 신나고, 뻔뻔하고,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로알드 달의 백만장자의 눈'.. 유쾌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이야기에 빠져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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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마음 - 일 년, 열두 달, 365일의 느낌표
세상의 모든 명언.최재성 엮음 / 프롬북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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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게 팍팍해지고 어려워지면서 온갖 감정들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자신의 흔들리는 마음을 바로잡아줄 짧은 이야기에 빠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알려진 명언들을 담아 놓은 프롬북스의 '열두 마음'은 SNS를 통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요즘 사람들은 길게 늘어놓는 교훈적인 이야기에는 관심을 멀리한다. 너무나 뻔 한 이야기란 생각을 먼저 하는 경향도 있고 긴 이야기에 부담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부담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분량에 가볍게 읽어도 깊은 감동을 주는 이야기에 빠져 현재 내 모습을 돌아보며 이만하면 괜찮다는 위로를 받게 되는 '열두 마음'.. 일 년 열두 달을 나누어서 세상에 알려진 명언들과 헬렌 켈러, 류승룡, 오프라 윈프리, 빌 포터 등과 같은 유명인의 실제 사례를 통해 살다보면 느끼는 고통, 상실감, 외로움, 상처 등과 같은 마음이 나 혼자만 겪고 있는 것이 아니기에 용기를 잃지 말라고 어깨를 감싸주며 따뜻하게 안아준다는 느낌을 주는 책이다.


이 세상을 살면서

상처를 받을지 안 받을지를 선택할 수는 없지만

누구로부터 상처를 받을지는 고를 수 있어요.

난 내 선택이 좋아요.

그 애도 자기 선택을 좋아하면 좋겠어요.                                 영화 <안녕, 헤이즐> 중에서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

자기가 후회하지 않을 만한 일을 하는 게

올바른 선택이고 정답이라 생각한다."                                     <K팝스타> 양현석의 심사평 중에서


이외에도 명언이란 게 위대한 철학자나 교육자만이 한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보았거나 들었던 사람들의 말에서도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힘이 되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어 책이 주는 지혜의 폭이 넓고 깊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어찌보면 어디서 보았거나 한 번쯤 들었다는 생각이 드는 이야기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익숙하게 듣지만 머리, 가슴에 담아두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열두 마음은 우리가 그동안 접했던 글이지만 미처 마음에 담아두지 못하고 흘러 보냈던 것을 돌아보고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깔끔하고 담백한 글과 그림을 보며 마음이 차분해지고 고맙게 느껴진다. SNS에 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을 거란 생각이 들며 SNS 스토리 채널에 찾아 들어가 볼 생각이다. 짧지만 감동적인 글에서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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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 용접공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제프 르미어 지음, 박중서 옮김 / 미메시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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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느낌의 그래픽노블은 순정만화에 익숙한 나에게는 조금은 힘든 만화다. 그럼에도 그래픽노블에 끌리는 것은 힘과 스토리의 재미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처음으로 만난 그래픽노블은 미국의 천재 그래픽노블 작가 크레이그 톰슨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담요'다. 담요를 통해 미메시스에서 출간되는 예술만화 그래픽노블을 만났기에 이번에 새로이 나온 제프 르미어의 '수중용접공'에 기대감을 안고 보았다.


서른세 살의 수중용접공 잭은 어린시절 이혼한 아버지에 대한 남다른 감정을 갖고 성장한다. 자주 만나기 힘든 아버지를 통해 바닷속 세상이 주는 경이로운 경험을 한 잭... 아버지의 소중한 유품과도 같은 물건에 대한 자신의 행동으로 상처 받았을 아버지를 향한 잭의 마음이 그를 수중용접공이란 직업을 갖게 하고 항상 바다 속으로 잡아끈다.


사랑하는 사람이 헤어지는 것은 부부간의 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자신이 행복해야 자식도 행복하다는 말이 이제는 쉽게 할 정도로 자신의 행복을 우선 순위에 두는 사람들이 많다. 부부간의 일은 부부 밖에 모른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헤어진 부모로 인해 그들의 자식은 깊은 상처를 받게 된다. 잭 역시 그러하다. 자신이 생각하는 아버지와 아내로 남편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 한 번씩 만나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잭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면 술만 마시면 변화는 남편을 바라보는 아내였던 잭의 어머니는 분명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불안정한 정서를 가지고 성장한 잭이 한 여인을 만나고 그녀와의 사이에 새로운 가족을 생기지만 두 사람의 세상에 불안감을 느낀 것은 아버지의 기억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다행이라면 아버지와 같은 모습을 잭이 쫓아가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잭은 마음속에 간직한 고통을 이겨내고 제자리로 돌아온다. 자신의 아버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살아갈 것이란 생각에 마음이 놓인다.


책을 읽으며 수중용접공이 왜 이렇게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되었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마음속에 간직한 상실감, 고통으로 인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거리를 두는 경우가 있다. 자신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거리감... 마음속의 상처를 직시하고 이겨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두려움에 상처와 직면하기를 꺼리게 된다. 수중용접공은 상실, 갈망과 사랑에 관한 감동적인 그래픽 노블이다. 인간의 마음속 상처를 들여다보는 따뜻한 이야기가 주는 재미를 만나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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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입니다
이근후 지음 / 샘터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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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의 저자 이근후 박사님의 신작이 나왔다. '오늘은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 입니다' 사는 게 팍팍하고 힘들기에 이근후 박사님이 들려주는 오늘을 현명하게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알고 있으면서도 오늘 나는 나의 가장 젊은날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조금만 젊었다면 하는 말을 하거나 타임머신이 있다면 딱 20대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는데 이런 쓰잘데기 없는 상상을 하기 보다는 지금 나의 가장 젊은 날로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더 깊이 있게 해보아야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책은 4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이것은 우리나라의 사계절 봄, 여름, 가을, 겨울로 구분해 들려준다. 봄은 새싹이 돋아나는 생명이 소생하는 시기다. 손자, 손녀를 둔 할아버지가 된 이근후 박사님은 이제는 일 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고 한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하루가 열흘 같이 느껴지는 시간이 나이를 먹어갈수록 순식간에 지나가는 것은 지금 나에게 남아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한 번 지나간 시간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다는 진실을 우리는 왜 이리 자주 잊어먹는지... 젊은이들이여 시간이 돈이란 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시간이 돈은 되어도 돈은 시간이 되지 않는다는 글이 인상적으로 느껴진다.


여름은 자신의 가장 뜨거운 시기다. 청년에서 장년으로 넘어가는 이 시기에 우리는 가장 치열하고 그 어떤 때보다 열심히 산다. 이 시기를 흘러 보내면 가을, 겨울은 추워도 너무 춥다. 그래서인지 내 주변을 돌아보지 못하고 앞만 보며 달리는 시기가 여름이다. 좀 더 안정된 물질적인 삶을 추구하는 것에 너무 몰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진짜 우리가 원하는 것이 돈이 아니고 행복이기에 행복하기 위해서 어떤 모습을 가져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가을은 익은 벼가 고개를 숙이는 시기다. 나름의 연륜이 생겨 자신을 차분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기가 가을에 해당한다. 지나온 인생을 돌아보며 앞으로 어떤 식으로 노후를 보낼지 생각해 보게 되는 시기로 젊고 활기 넘치는 시절 내가 미처 바라보지 못한 것들에 대한 반성을 하게 된다. 다른 글도 좋았지만 한 나라의 국민성을 들여다 볼 수 있었던 스위스 여행에 대한 이야기는 특히나 인상 깊다. 우리나라 지하철의 적자가 엄청나다는 것은 알고 있다. 여기에는 무임승차를 하는 사람들의 얄팍한 술수도 한 몫 한다. 이근후 박사님이 학회 참석차 스위스를 찾아 심리학자 융의 비서인 바우만 여사를 만나러 가는 길에 트램을 타면서 가짜 결재를 한다. 이 이야기를 자랑삼아 털어놓자 보인 바우만 여사의 행동은 스위스 사람들의 뛰어난 국민의식을 보여준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같으면 그러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이 있어도 손님에게, 다른 나라사람인데 하는 생각에 말을 꺼내기도 쉽지 않다. 허나 국내외인을 떠나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하는 규범에 대한 높은 인식이 부럽다. 하루아침에 이런 변화가 일어나기 어렵겠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모두가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것은 한두 사람의 노력으로 힘들기에 나부터 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혼이 늘어가는 지금 부부간의 이야기 역시 새겨서 읽을 필요가 있다.


마지막 겨울은 안정적인 노년의 모습을 보낼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우리 사회가 어느새 부터인가 젊어 보이는 외모에 매달리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여자들만의 이야기가 아니고 남자들 역시 외모 가꾸기에 열심이다. 외모 가꾸기는 나쁜 게 아니다. 외모도 경쟁력이란 말이 있는데 자신의 콤플렉스를 살짝 보안해 자신감을 갖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허나 과하게 예쁜 얼굴, 젊은 얼굴에 매달리는 것은 문제다. 개인적으로 늙은 얼굴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스러운 나이 듦에 대한 당당함이 필요하다. 젊어지지 않는 육체에 몰입하기보다 인생을 젊게 사려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 무엇에도 구속되지 않는 노년의 자유로움을 즐기며 누리며 과거의 삶과 습관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인생을 사계절에 비유한 이야기도 좋았지만 박병철님의 캘리그라피 손글씨가 예쁘고 마음에 쏙 와 닿는다. 현명한 오늘을, 인생을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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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즈 1 - 사라진 사람들
마이클 그랜트 지음, 공보경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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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도 못한 세계와 맞닥들이면 무섭고 두려운 감정이 먼저 생긴다. 방금 전까지 내 앞에서 활짝 웃어주던 엄마의 얼굴이.. 자신과 함께 공놀이 하던 아빠가 갑자기 사라진다면... 자신이 모르던 순간이 아닌 눈 맞추고 함께 있던 어른들이 사라진다면 그것은 그야말로 공포를 넘어서는 패닉상태에 빠지는 어마어마한 공포를 느끼게 될 것이다.


마이클 그랜트의 '페이즈'는 캘리포니아의 퍼디도 비치 마을에 알 수 없는 일이 생긴다. 아이들은 한 순간에 어른들이 사라지는 세상에 남겨진다. 학생들에게 공부를 가르치던 선생님이 자신들의 눈앞에서 사라지자 학생들은 자신들의 눈을 의심한다. 선생님이 문을 열고 잠시 나간 것이라 믿고 싶지만 현실은 엄연히 자신들의 눈 앞에서 사라진 것을 다시 확인 할 뿐이다. 영화나 공상과학소설에서 나오는 것처럼 천재지변이나 이상 징후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냥 갑자기 사라진 어른들... 한 순간에 사라진 어른들로 인해 아이들은 혼란에 빠진다.


이제 곧 열다섯 살을 맞게 되는 주인공 소년 샘 템플... 샘은 어리둥절한 시간도 잠시 어른들의 손길이 필요한 탁아소의 아이들의 안전부터 확인한다. 개별적인 행동보다 함께 움직이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느끼기에 평소 자신과 잘 맞는 친구들과 함께 자신과 그들의 집을 방문한다. 샘은 집에서 어머니가 남긴 의문의 글과 벽장 속에 빛을 본다. 오래 전 자신이 주체하지 못해 한 행동으로 한 남자를 위험에 빠트린 빛... 친구들에게 아직은 알리고 싶지 않다. 친구들은 어느새 샘을 중심으로 모여들고 그를 의지하기 시작한다. 샘은 다른 친구들보다 조금 특별한 감정을 느끼는 여자친구 애스트리드의 네 살배기 자폐증 남동생 피트를 구하기 위해 애스트리드의 아버지가 일하시는 원자력 에너지 발전소로 향한다. 그곳에서 보게 된 알 수 없는 표시... 이 표시는 분명 그들이 피트를 구하기 위해 가는 길에 마주친 학교에서 힘깨나 쓰는 학생이 말한 '아이들의 방사능 낙진 구역 페이즈, FAYZ'다. 왜 알 수 없는 커다란 장벽이 생겼으며 페이즈에 살아남은 사람은 아이들뿐이란 말인가?


항상 그렇듯 힘 있는 자가 사라진 자리에 또 다른 힘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인물이 있기 마련이다. 특별한 능력을 가진 아이들과 이것을 이용하여 어른들의 세상을 흉내 내는 소년과 소년 주위의 아이들은 자신들만의 세계를 만들려고 한다. 소년은 샘과 깊은 연관이 있으며 샘의 어머니는 소년이 가진 능력을 이미 사회에 해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이들은 하나의 규칙을 찾아낸다. 그것은 열다섯 이상의 사람들만 사라진다는 것이다. 샘은 사라지기 직전 공포보다는 다른 감정을 더 느낀 징후를 발견하고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싶다. 더불어 할아버지와 차를 타고 가다 운전하던 할아버지가 사라지며 커다란 부상을 입은 라나가 만나는 존재는 페이즈에서 아주 중요한 존재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한 순간에 커다란 변화가 생긴다면 혼란은 말도 못할 것이다. 페이즈는 책을 소개하는 글에서  무인도에 불시착한 아이들의 처절한 생존기를 그린 고전 '파리대왕'의 설정을 기초로 스티븐 킹의 '언더 더 돔'과 유사한 고립된 장소에서 영화 '엑스맨'에 등장하는 뮤턴트 같은 초능력이 생긴 어린 주인공들이 생존을 건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소설이라고 밝히고 있다. 다행히 세 작품을 전부 읽거나 보았기에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 있어 더 흥미롭게 느끼며 읽은 책이다.


기준이 되어 줄 어른들이 사라진 세상... 그 속에 존재하는 혼란과 두려움은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인간이 가진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어릴 적에는 부모님의 눈에서 잠시 멀어진 간섭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은 생각을 아주 잠시 한 적은 있다. 실현될 세상이 아니기에 크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실제로 어른들이 사라진 세상이 존재한다면 페이즈의 아이들처럼 남겨진 아이들은 어떤 모습을 갖게 될지 잠시 상상해본다. 어머어마한 장벽이 쳐진 페이즈의 세상은 과연 어떤 이유로 만들어진 것인지... 남다른 능력을 가진 아이들과 샘... 샘을 중심으로 모여든 아이들은 페이즈에서 온전히 살아남을 수 있는지 궁금해지며 어른들의 잔소리, 간섭에서 벗어나고 싶은 아이들의 상상을 그려낸 페이즈... 그곳의 다음이야기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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