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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즈번드 시크릿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래간만에 가제본 상태의 책을 읽게 되었다. '허즈번드 시크릿'... 엄청난 호평과 흥행을 기록한 책으로 벌써 헐리우드에서 영화화 예정된 책이라고 한다. 한 통의 편지로 시작된 이야기가 그동안 완벽한 세상에 살고 있다고 믿었던 인물의 인생을 흔들어버린다.
호기심 가득한 열 살 된 딸아이가 한창 관심을 보이는 베를린 장벽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예전에 집 안 어딘가에 둔 베를린 장벽 조각 찾기를 떠올리게 된다. 자폐증과 비슷한 증상을 가진 딸아이를 위해 다락으로 올라간 엄마 세실리아는 철 지난 영수증을 모아두는 남편의 신발 상자들 속에서 한 통의 편지를 발견한다. 반드시 자신이 죽은 후에 개봉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붙인 편지... 출장으로 떠난 있는 남편의 전화에 자신도 모르게 편지를 발견했다는 말을 남기게 된다. 편지 속 엄청난 이야기는 아무도 모를 거라 믿었지만 결정적인 물체로 인해 누군가는 알고 있다.
쌍둥이는 아니지만 쌍둥이처럼 사촌과 붙어 살아온 여인 테스... 그녀는 행복하다. 남편과 사촌과 함께 운영하는 회사도 잘 돌아가고 어린 아들 역시 사랑스럽다. 헌데 그녀는 생각지도 못한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듣게 된다. 마음의 안정을 찾고자 그녀의 상태를 단번에 알아챈 엄마의 곁으로 향한다.
자식을 가슴에 묻은 사람은 평생 두 다리 뻗고 잠들기 힘들다고 한다. 학교 비서로 일하는 레이첼은 누군가에 의해 죽은 딸아이로 인해 행복했던 가정이 끝이 났다. 아니 범인은 딸아이와 마지막을 함께 한 남자친구다. 허나 그는 교묘하게 법망을 빠져나간 상태다. 자신의 행동이 가져온 단 몇 분이 엄청난 결과로 인해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자신과 멀지 않은 곳에 살인자인 딸아이의 남자친구를 보며 사는 것이 괴롭다.
일어난 일에 대해서 만약에 하는 말을 누구나 한 번 이상은 했을 것이다. 남편이 유언처럼 적은 편지를 열어보지 않았다면 행복했던 가정의 모습 속에 가려진 어두운 그림자를 평생 모르고 살았을지도 모를 세실리아, 믿었기에 더 큰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었던 테스, 살인자에 대한 증오심이 시간이 흘러도 전혀 상쇄되지 않아 고통스러운 레이첼... 그들도 시간을 돌리고 싶을 정도로 슬프지만 그녀들의 남편들 또한 그 나름대로 고통스런 삶을 살아왔고 살고 있다.
한 순간의 복수심이 죄도 없는 어린 인물의 인생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린다. 어린 자식의 모습이 자신들로 죗값으로 인해 발생되었음을 알기에 더 고통스럽다.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어느 순간 전혀 모르는 존재처럼 느껴지는 경험을 하는 일이 있다. 나 역시도 오랜 시간을 두고 알아왔기에 상대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믿었던 적도 있었다. 허나 시간이 흐르고 생각지도 못한 상황으로 그 사람의 다른 면을 만나게 된다. 내가 알던 모습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드는 이면에 당황했던 적도 있지만 나 역시도 나를 온전히 다 안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 힘든데 다른 사람을 잘 알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는지
자꾸 고민하게 된다.
세실리아가 열지 말아야 할 판도라의 상자를 열면서 알게 되는 진실은 그녀를 충격 속에 빠트리기에 충분하다. 세상에 완벽한 범죄는 없다고 한다. 타인이 알지 못하더라도 자를 저지른 당사자는 알고 있다. 그래서 더욱 고통스럽고 불안한 삶을 살 수밖에 없다.
소개글처럼 흥미로운 이야기란 생각이 든다. 특히나 마지막 장에 알려주는 모든 것을 바뀌어버릴 두 얼굴의 진실은 우리의 삶 속에도 존재한다고 여겨진다. 미드를 보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스토리가 재밌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