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포칼립스
대니얼 H. 윌슨 지음, 안재권 옮김 / 문학수첩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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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필요성에 의해서 만들어낸 로보트... 로보트가 어느순간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선에 이르게 되고 독자적인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서 역으로 인간들을 공격한다는 스토리는 헐리우드 블럭버스터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소재다. 영화에 나온 일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현실로 나타나는 것을 생각해 보면 어쩌면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정말 로보트와 인간의 전쟁이 시작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로보포칼립스'는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에 의해서 영화화로 만들어진다는 이야기에 더 솔깃한 책이다. 이 책에 대한 잠깐의 설명만 읽어도 출간되자마자 화제를 불러 일으키며 뉴욕타임스와 LA타임스의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아마존에서는 이달의 책에 선정되었다고 한다. 얼마나 재밌길래 이렇게 하는 마음으로 책을 펼쳤는데 처음 도입부분부터 시종일관 책에서 손을 떼지 못하게 한다.

 

이야기는 로봇과의 전쟁에서 살아 남은 코맥 월러스가 전쟁이 일어난 일부터 시작해서 영웅들을 회상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알래스카에 위치한 연구소 안에서 노과학자는 자신이 분신처럼 아끼던 정육면체 물체인 컴퓨터 화면 속 인물을 '아코스'를 불러낸다. 어린 아이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아코스는 노과학자와의 대화를 통해서 자신 스스로 지식을 구하고자 박사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

 

인간들은 그들을 도와줄 여러개의 가정용 로봇들을 집 안에 가지고 생활하던 중 갑자기 가정용 로봇이 이상 반응을 보이면서 인간을 살해하기 시작한다. 인간의 힘으로는 막을 수 없는 그들에게 서서히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세계의 대도시들은 로봇들에게 점령당하기 시작한다.

 

일본 동경에 살고 있는 나이 많은 홀아비 노무라 다케오씨는 자신이 아내처럼 여기는 로봇을 가지고 있다. 어느날 그의 젊은 동료들은 노무라씨를 골려줄 목적으로 그의 로봇을 성추행하는 행동을 보인다. 수치심에 화가난 노무라씨는 자신의 로봇을 데려오지만 그녀는 노무라씨를 죽이려고 한다. 젊은 동료들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한 노무라씨는 자신의 로봇을 고치려고 돌아가는데...

 

로봇과의 전쟁에서 커다란 역활을 담당하는 열두살의 소녀 마틸다는 엄마의 부재중 자신과 남동생이 아끼던 로봇 장난감들이 보인 반응에 놀라게 되고 이를 들은 엄마는 자신의 자식들을 데리고 길을 떠난다. 로봇과의 전쟁으로 점점 황폐해져 가는 도시에서 벗어나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그만 자신들의 추월하는 차가 사고가 생긴 것을 보고 사람의 생사를 확인하는 그때 이들은 로봇들에 의해 수용소로 잡혀간다.

 

모든 기계들은 인간의 말에 거역을 한다. 자신들의 편리성을 위해서 사용하던 자동차, 전투로봇, 비행기, 가정용 로봇.. 등등 기계로 이루어진 그들은 인간들에 맞서 자신들의 왕국을 건설하려고 하는데... 이들에 맞선 인간들과 수용소 안에서 엄마에 의해서 탈출에 성공한 마틸다와 노무라씨의 여자 로봇으로 인해 자유민으로 스스로 자각을 시작한 로봇들은 이모든 사태의 근원이 되는 곳으로 향하는데...

 

스토리는 마치 SF영화를 보는듯한 생생한 영상이 머리 속에 떠오르게 한다. 끔찍하면서도 디테일한 묘사로 인해서 로봇들에 의해서 앞으로 만들어질 인류의 모습이 연상되고 인간보다 더 똑똑한 로봇들이 생겨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섬뜩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과학자들은 편리한 인간들의 생활을 위해서 갈수록 더욱 첨단화된 로봇들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분명 이런 로봇들로 인해서 우리의 생활은 더 편해질 것이 분명하지만 인간을 대신하는 로봇들이 넘쳐난다는 것이 지나친 과학발전이 가져오게 될 결과들이 꼭 좋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 대니얼 H. 윌슨이 카네기멜론 대학에서 로봇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로봇전문가에 그동안 로봇에 관한 재미있고 개성 넘치는 논픽션을 써 온 것이 기반이 되어 '로보포칼립스'가 더욱 생생한 스토리 전달이 가능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인간들은 모든것이 인간의 손에 의해서 조절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가까운 미래에 로봇들이 인간의 모든 영역에서 같이 생활하고 위험한 것을 대신하기 시작하였을때 인간과 같은 감정이 생겨났을때 우리는 어떤 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야할까?

 

이런 SF스릴러 영화나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을 보면 우선 재밌다는 생각만 먼저 들었는데 이제는 정말 가까운 미래에 이런 일이 생기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소름끼치고 무섭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된다. 소설이나 영화처럼 결국 인간이 승리하리란 생각을 하며 안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자꾸만 내 주변에 있는 전자제품에게 시선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영화로 나온다면 헐리우드에서 흥행에 성공한 '트랜스포머'의 인기를 넘어설 수 있을지 궁금하며 책을 통해서 상상이 되었던 영상들이 영화에서는 어떤 식으로 표현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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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죽길, 바라다 소담 한국 현대 소설 4
정수현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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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너무나 완벽해 보이는 사람을 보면 한번쯤 그 사람의 인생은 어떤한지 나도 그 사람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을 것이다. 뛰어난 외모와 높은 학력을 기반으로 탄탄한 직장에 든든한 부모님의 후광까지 여기에 자신처럼 완벽한 파트너까지 있다는 것은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하다.  

 

'그녀가 죽길 바라다'는 두 명의 여자가 나온다. 완벽한 조건을 가지고 있는 변호사 이민아와 뚱뚱한 몸매에 평균이하의 얼굴을 가지고 있지만 뮤지컬 배우로서의 꿈을 꾸는 윤재희... 두명의 사는 모습은 너무나 다르다. 뛰어난 노래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외모로 인해서 항상 피해를 보는 윤재희는 기대하던 오디션에서 낙방 소식을 접하고 자살을 심각하게 생각해 보게 된다. 생각없이 어린 아이를 구하며 자신은 죽음의 기로인 뇌사상태에 빠지게 된다. 잠시 다른 사람의 몸 속으로 빙의해야하는 상황에서 주차장에서 다시 만난 멋쟁이 여성 이민아의 몸에 빙의하게 된다.

 

재희는 평소에 자신이 노력해도 절대 가질 수 없었던 모든 것을 가진 이민아의 몸에 매료된다. 특히 이민아의 오랜 벗인 건우에게 사랑이란 감정을 느끼게 되고 자신의 오랜 꿈인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에 출연할 결심까지 가지게 된다. 이민아의 몸에 빙의한 재희로 인해서 두 사람은 한순간씩 서로가 몸을 점유하며 생활하기 시작하는데... 재희는 처음에 이민아에게 가졌던 미안한 마음이 어느새 서서히 줄어드는 것을 느끼게 되고 건우를 사랑하는 만큼 그에게 의지하려고 한다.

 

재희의 편지를 통해서 자신에게 빙의된 윤재희란 여자에 대해 알게된 이민아는 처음에 가졌던 혼란스러운 마음을 추스리며 윤재희를 자신의 몸에서 나가도록 계획을 세우게 되고 이 계획을 알게 된 재희 역시 이민아의 몸을 차지하려는 반격에 나서는데....

 

스토리는 가난하지만 캔디 같은 캐릭터의 윤재희가 이민아의 몸에 빙의해서 모든 것을 가진 사람들이 가지는 다른 사람들의 이목과 친절을 느끼면서 변화하는 심리는 재밌게 표현해 주고 있다. 변호사 이민아는 엄마와의 문제로 출발해서 한순간의 탈선이 불러온 일로 인해 순식간에 싸늘하고 이기적인 여자로 변신하여 아버지의 사랑을 받는 여성으로 나오지만 정작 자신이 오랜 시간 사랑했던 친구 건우의 사랑이 윤재희를 향한 것이 아닌지 불안하지만 이를 확인하기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이민아는 가슴속에 묻어둔 오랜 복수심을 꺼내 칼을 휘두르기로 작정하고  어머니로 인해서 그동안 감추어져 있던 비밀의 문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윤재희도 착한 여자지만 못난여자 윤재희로 남을 것인가? 이기적이지만 이민아가 가지고 있는 배경과 자신이 사랑하게 된 남자 건우, 뮤지컬의 꿈을 위해 이민아를 차지할 것인가 선택의 기로에 서는데...

 

감각적이고 짜임새 있는 스토리가 시종일관 책을 놓지 못하게 한다. 스토리가 가지고 있는 재미로 인한 긴장감을 가지고 읽었으며 결말이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머릿속으로 계속 생각하게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갖지 못한 것에 대한 목마름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만약 윤재희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생각해보면 그 해답을 쉽게 내리지 못하겠다. 분명 윤재희라는 인물이 가지고 있는 캐릭터보다 이민아란 인물이 갖고 있는 배경들은 누구나가 다 부러워할 것들이라 자신도 모르게 욕심을 부릴수 밖에 없다.

 

저자 정수현씨가 쓴 '압구정 다이어리'를 예전에 읽은 기억이 있다. 그때도 신세대들의 감각적인 이야기가 재밌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그녀가 죽길 바라다'는 훨씬 더 스토리 전개나 이야기가 재밌다고 느껴졌다. 감각적이면서도 빠른 전개와 긴장감을 누추지 않게 하는 저자 정수현씨만의 매력이 느껴지는 책이라고 생각하며 머릿 속에 저절로 그려지는 영상으로 인해서 매력적으로 다가온 책이다.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소설을 놓치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인간의 내면에 숨어둔 욕망에 대한 생각도 해 볼 수 있는 시간이였으며 한번쯤 다른 사람의 몸에 빙의 되어 살아본다는 것이 참 매력적인 소재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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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하라
스테판 에셀 지음, 임희근 옮김 / 돌베개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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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면서 분노할 것이 어디 한두개뿐이겠야고 말하는 사람들도 정작 분노하고 화내야 할 것에는 가만히 있는 경우가 많고 쓸데없는 일에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가 더 많다.

 

이 책이 올해 프랑스에서 발매되자마자 선풍적이 돌풍을 일으키며 엄청난 판매고를 기록했다는 글을 보았다. 93세의 레지스탕스의 노투사가가 외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지 궁금했으며 얇은 책이라 금새 읽어지는 글보다 그 속에 담겨져 내용은 의미심장하다.

 

저자 스테판 에셀은 제 2차 세계대전에 레지스탕스로 활동하며 나치에 맞서 싸웠으며 힘든 수용소 생활과 두번의 탈출 끝에 자유의 몸이 되었다. 첫 직장인 유엔에서 일하면서 세계 인권위원회의 핵심 멤버로 활동하며 1948년 유엔에서 세계 인권 선언된 문서를 작성하는데 참여하였으며 이후 외교관의 길을 걸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선출되는 계기로 사회당에 입당하여 사람들을 놀라게 만든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나역시도 정치인들에게 염증을 느껴 정치에 아예 관심을 두지 않고 국민의 권리이며 의무인 투표에도 관심과 신경을 덜 썼었다. 헌데 '나는 꼼수다'라는 방송을 들으며 가려운 곳을 긁어준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으며 우리나라가 정말 이대로 괜찮은가?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

 

왜 우리나라에는 스테판 에셀처럼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없는지 궁금하다. 남들보다 높은 지성을 자랑하는 분들은 어디에 있는지 정작 분노해야할 것에는 침묵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왜인지 한편으론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스테판 에셀씨는 비폭력을 통해서 분노하고 행동하라고 말하고 있다. 지금 현정권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자신이 갖고 있는 권리를 사용해서 제대로 사람을 뽑으면 될 것이라고 한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오히려 더 후퇴하고 있다고 말한다. 갈수록 심해지는 언론탄압으로 인해 국민들은 더욱 알 권리가 적어지고 있다.

 

책을 읽으며 저절로 끄덕여지는 것은 왜인지... 변화를 기다리기보다 적극적으로 변화에 동참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폭력이 아닌 비폭력으로...

 

"나는 언제나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 편에 서왔다."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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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자살 미스티 아일랜드 Misty Island
도진기 지음 / 들녘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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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추리 작가의 책보다는 일본 추리 작가의 책을 더 자주 접하고 좋아했는데 우연히 발견한 '정신자살'의 책을 읽으며 우리나라 작가의 추리소설도 충분히 재밌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오답률 100%에 도전한다는 글도 색다른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주인공 고진변호사와 또 다른 주인공이라고 느낀 나.. 길영인은 1년전 갑자기 가출을 한 아내로 인해서 심한 우울증에 빠져 있다. 미술을 전공한 아내는 자신과는 다르게 남들에게 호감을 주는 사람으로 자신과 아내의 결혼 생활이 별다른 문제점이 없다고 믿었던 만큼 아내의 가출은 남편에게는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온다.

 

아내를 잊지 못해 자살을 생각하던 길영인은 자살을 하고 싶은 마음에 도움을 받고자 인터넷을 찾다가 '정신자살연구소'란 홈페이지를 보게 된다. 육체는 그대로 보전한 상태에서 정신만 자살한다는 글에 이끌려 홈페이지 뜬 주소를 보고 찾아가기로 한다.

 

'정신자살'의 주인공인 고진 변호사는 4년 전 우연히 지하철에서 맹인에게 하는 행동을 보며 호감을 갖게 된 이탁오 박사와 친분을 쌓다가 우연히 그의 병원에서 보게 된 사진 한장이 살인사건?의 중요한 의미라는 것을 알게 되고 갑자기 종적을 감춘 이탁오 박사처럼 당시 판사로 일하던 것을 그만 두고 '어둠의 변호사'라고 불리우게 되었다.

 

길영인은 '정신자살연구소'를 방문하며 치료를 받기로 한다. 인터넷을 통해 아내의 메일을 확인하던중 아내가 자신을 두고 다른 남자와 불륜에 빠진 것과 이를 의논한 대상, 여기에 조언을 구한 상대까지 의문의 세사람은 혹시 자신의 아내의 행방을 알 수 있다는 생각에 그들을 찾기 시작한다.

 

고산 변호사는 이탁오 박사가 운영하는 정신자살연구소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하고 우연히 알게 된 살인사건이 4년전 일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중간에 약간 지루한 면이 없지 않지만 짜임새 있는 스토리 전개로 인해서 이런 생각은 금새 사라지며 전혀 예측하지 못한 트릭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끝까지 범인이 누구인지 전혀 짐작하지 못했으며 짜임새 있는 구성, 치밀한 복선, 예측불허의 인물 등장까지.. 잘 쓰여진 추리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 도진기씨의 작품은 '정신자살'이 처음인데 고진 변호사 시리즈의 1편인 '붉은집 살인사건'이 전부 재밌다는 평을 하고 있어 읽어볼 생각이다. 얼마전에 읽은 일본 유명 추리작가들의 추리소설에서도 실망감을 안겨준 작품들이 꽤 있었는데 그것보다 괜찮은 추리소설이다.

 

고진 변호사가 뛰어난 추리와 여기에 범인이 가지고 있는 병은 놀라웠다. 이런 사람들이 있다고 들었지만 어찌 이리도 다른 사람으로 빙의가 가능한지.. 자신의 존재를 모를 수 있는지 흥미로웠으며 고진 변호사뿐만아니라 이유현 형사와 류마담을 비롯 등장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개성적인 캐릭터도 이야기에 재미를 더해준다.

 

앞으로도 더욱 재밌는 추리소설이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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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 평전 : 시대공감
최열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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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 대해 별로 아는 것이 없는 만큼 미술 전시회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될 수 있으며 많이 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박수근이란 화가의 작품은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게 보았지만 이분의 그림을 보면서 참 소박하고 순박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투박한듯 하면서도 그 속에 섬세함이 묻어나는 그림.. 그림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도 왠지 처음 보면서도 정감이 가고 좋은 느낌을 받게 만드는 박수근님의 그림이다.

 

'박수근 평전 시대공감'은 박수근님의 그림 이야기뿐만아니라 박수근님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진 책이다. 강원도 양구에서 내리 딸만 있던 집안의 귀한 첫 아들... 지금은 시대가 바뀌어서 아들보다는 딸을 선호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때에도 여전히 남아선호사상이 뿌리 깊어 당연히 시댁 식구를 비롯 맘 고생한 박수근님의 어머님의 기쁨이 느껴진다.

 

박수근님은 보통 학교를 다닐때부터 교장선생님의 남다른 인정을 받을 정도로 그림에 뛰어난 솜씨를 발휘한다. 일부러 박수님의 집을 찾아 미술용품을 선물할 정도로 아꼈지만 급격하게 기울어진 집안 형편상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독학으로 그림 공부를 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파벌싸움이 유달리 비하다. 박수근님이 정규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상태에서 그만이 터득한 화풍으로 그린 그림들은 박수근님보다 어린 화가들이 심사위원으로 속해 있는 대전에서 제대로 평가 받기가 힘들었다. 박수근님은 가난한 생활고에 시달리면서도 화가로서 자신만의 길을 향해 노력하고 그 속에서 사물이나 사람에 대한 본성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통해 예술적으로 높은 표현을 이루어낸 화가다.

 

해마다 미술대전에 작품을 출품하고 입선을 여러번 거둔 뒤에 특선이란 영광으로 인정 받았지만 바로 다음해에 출품한 작품이 입선에 그치는 것에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싶었으며 이런 그가 출품을 중단하자 심사위원에 뽑히는 일은 아이러니하다. 우리나라보다 외국에서 인정을 받고 초대작가 명단에 더 많이 올랐던 박수근님... 예술세계의 학벌이 얼마나 높은지 짐작하게 한다.

 

평생의 반려자인 아내를 만난 사연은 낭만을 느끼게 해주었으며 두 분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의 탄생과 죽음, 또 다른 생명의 탄생과 전쟁으로 인해 헤어져있던 2년의 시간 등.. 화가로서 박수근님만 아니라 남자로서 자식으로 아버지로 남편으로 그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여러번의 덧칠을 통해 '화강암 질감'이라고 불리는 박수님의 거친 화풍은 투박한 질감 속에서도 따뜻하고 온화하며 사람들의 온기가 느껴지는 그림들은 박수근님의 뛰어난 감수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평생을 그림 속에서 살았던 박수근님.. 그에 대해 전부를 알 수는 없겠지만 '박수근 평전 시대공감'을 통해 어느정도 박수근님이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떻게 화가의 길을 걸어오셨는지 충분히 알 수 있다.

 

내가 보았던 박수근님의 그림들뿐만아니라 책을 통해 많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으며 이중섭과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민화가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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