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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정원 (양장) ㅣ 신카이 마코토 하드커버 시리즈
신카이 마코토 지음, 김효은 옮김 / 하빌리스 / 2020년 5월
평점 :
애니메이션 감독 신카이 마코토에 의한 소설, 『언어의 정원은 그가 직접 제작, 감독한 애니메이션 작품을 토대로 하여 쓰인 작품이다.
구두장이를 꿈꾸는 고교생 타카오와 의문의 여성 유키노가 비 내리는 공원에서 만나면서 펼쳐지는 기본적인스토리 라인은 그대로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탕의 빈틈을메웠는가는 작가 본인의 ‘후기‘에 자세히 나온다. 각 등장인물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서술됨으로써 독자는 타카오와 유키노의 과거와 마음의 움직임을 아는 것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에서는 잠깐만 등장했던, 얼핏 보기에 여유 있는 어른으로 보였던 형 쇼우타의 고민과 갈등을 알게 되고, 트레이닝복 차림에강압적인 이토 선생과 유키노의 숨겨진 관계를 알게 되고, 화려하고 제멋대로인 것으로만 보였던 아이자와 쇼우코의 놀랄만한 과거를 알게 되고, 젊어 보이려고 애쓰며 다소 아이 같은타카오 어머니의 의외의 직업과 편력을 알게 된다. 각각의 바탕이 서술됨에 따라 인물과 스토리가 입체적으로 떠올려진다.
묘사는 상세하지만 절묘하게 억제되어 있다.말수 적은 주인공들을 소설에 많은 것을 이야기 하지 않고 묘사함으로써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특히 배경을 예를 들면 높은 빌딩 위에서 내려다보는 거리,꿈속에서 새가 되어 미끄러지듯이 날면서 자라보는 빌딩 숲.혹은 물속 맡 바닥에 있는 것 같은 감각으로 바다보는 풍경은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상상을 하게 만든다.
그렇게 빗소리에서 서로의 공감대에서 끌려 시작되었던 유키노와 타카오의 사랑이야기가 애니메이션의 영상과 차분차분 대지를 적시는 것 처럼 느껴진다.
어쩐지 이 방은 물 밑바닥에 있는 것 같구나. 유키노가 내온 커피를 마시며 타카오는 그런 생각을 했다. 그는 창가 바닥에 앉아서 시선을 들었다. 유키노는 주방에서자기 몫의 커피를 준비하고 있었다. 뒷모습인데도 그녀가 미소를 짓고 있다는 것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유키노의 맨발이바닥을 스치는 부드러운 소리며, 커피 서버나 머그잔이 내는달그락달그락하는 소리가 타카오를 에워쌌다. 지금 이 순간은어리석은 질투도, 조절할 수 없는 초조감도, 최근 몇 년간 내내얇은 암막처럼 몸을 뒤덮었던 막연한 불안감조차도 자취를 감추고 없었다. - P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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