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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휴가 - 교황과 달라이라마의 5일간의 비밀 여행
롤런드 메룰로 지음, 이은선 옮김 / 오후의서재 / 2021년 7월
평점 :
그냥 언뜻 봐서 엉뚱한 제목과 커버지의 받은 느낌 처럼 코믹함으로 키득 거리게 된다.
그런데 중 하반기로 갈수록 주인공들의 대사를 통해서 종교, 도덕, 인간, 철학을 넘어의 이야기를 전해 고자 했던 작가의 의도가 느껴진다.
이야기 줄거리는 카톨릭을 대표하는 교황, 교황의 사촌이자 보자관 파올로, 예전 아내 로자, 불교계를 대표하는 달라이라마가 4명이 3-4일간 세계로 부터 잠깐 도피하는 여행을 하게 되면서 첫번째 날 부터 다섯번째 날 사이에 걸쳐진 이야기이다.
유명인이라는 세계의 부담감으로 부터 잠깐 이나마 벗어나고 싶었던 교황 조르조의 발상으로 시작 되는 이 이야기는 , 단순히 종교인 비종교인의 이야기을 넘어 삶과 죽음의 덧없음 , 테러리즘, 세계전쟁 , 인종 편견등 다양한 사회이슈에 대한 이야기들 다양한 등장 인물을 통해 화두를 던져준다.
그렇게 홀연히 사라지려 했던 그들의 수상한 정체들이 드러나게 되고 사흘이 지난 후 그들 스스로 사회에 복귀하게 된다.
*종교의 많은 윤리들과 원칙들로 인하여 젊은 층들이 사라져 가는 교회의 현주소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음에도 사라지지 않는 폭력과 전쟁들
*예수님을 믿음에도 어떤 사람들은 태어날 때 부터 있었던 부와 가난이 정해져 있다는 것
석가모니라는 인간이 해탈하며 성인의 경지로 하나의 종교가 되었던 불교
그런 불교를 인간이라는 이름으로 기독교는 지적을 한다.
그럼에도 결국은 모든 종교의 공의는 모든 사람을 포용하고 용서하는 것으로
마무리 짓는다.
종교의 무겁기만 했던 이야기들을 좀더 대중적으로 쉽게 접근 한점에서는 별 하나를 더 드리고 싶다.
아내가, 다른 때는 똑똑하기 그지없는 여자가, 내가 추천한대로 눈에 잘 띄지 않는 밴을 몰고 온 게 아니라 마세라티 세단 중에서도 가장 큰 콰트로포르테 옆에 서 있었던 것이다. 우아한 레이싱카였다. 그것은 두 명의 성직자가 아니라 젊고 돈 많은 미혼남에게 어울리는 차였다. 그 차는 연두색인 듯했고 날렵하고 관능적인 펜더가 달렸으며 양 옆에 은색 줄무늬가 있었다. 눈에 잘 띄지 않게 와달라고 했더니 내 말은 귓등으로 듣고 이보다 더 부적절할 수 없는 차를 몰고 오다니!
--- p.33
“자, 두 분의 성하님. 이제 무엇을 원하십니까?”
“탈출이요!” 달라이라마가 방금 전에 배운 단어를 반복하는 투로 말했다.
교황이 거들었다. “맞아요, 나흘 동안의 짧은 휴가. 우리 손님에게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시골을 구경시켜드리고 싶어요. 나도 보고 싶고. 잠깐 동안만이라도 평범하게 지내고 싶어요. 보통 사람으로. 가야 할 곳이 몇 군데 있지만 보좌관도 경호원도 사진기자도 기자도 사절이에요. 그리고 무엇보다 격식도!”
“격식도!” 달라이라마가 맞장구쳤다.
--- p.36
이탈리아에서는 당연히 매춘이 불법이지만 법을 아무렇지 않게 무시하는 나라이다 보니 그날 우리가 지난 것과 비슷한 도로를 지나다보면 도발적인 자세로 양옆에 서 있는 여자들과 종종 맞닥뜨리게 된다. 교황이 말했다. “차 세우게.”
“교황님, 저 여자는―”
“나도 정체를 알아. 주님의 자녀지.”
우리가 다가가자 여자가 심한 억양이 느껴지는 이탈리아어로 외쳤다.
“네 분이네요! 단체! 외국인에 여자 분까지! 재밌겠다! 하지만 단체는 돈 더 받아요!”
교황이 여자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며 인사를 건넸다.
“점심을 같이 먹고 싶어요.” 그가 말했다. --- p.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