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잃어버린 단어들의 사전
핍 윌리엄스 지음, 서제인 옮김 / 엘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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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말 한마디 단어 한마디로 존재감을 살려주고
위안이 되어 준 순간이 최근 얼마나 있었던가

책을 읽으며 한 단어가 의미가 되기 위한 노력들을 쏟았던
사람들을 떠올려 본다.

사전이 편찬 되어지기 위해 갈고 닦았던
초창기 영국학자 직원들 여성 봉사자들의
노고를 에즈미의 여성 주인공으로 그녀낸다.

언어에 관한 다양한 흥미로운 에피소드와 시대적 상황들이 펼쳐진다.

이 이야기는 ’ 옥스퍼드 영어사전‘ 편찬 사업,20세기 초
여성 참정 운동, 1차 세계대전에 걸쳐 시대적 사건들
그 사건들이 여성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단어들을 통한 여성의 존재를 재건 하고 복원하면서
지금까지의 이루어지고 있는 페니미즘의 시초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된다.

어떤 단어가 사전에 등재될지 결정하는 일은
모두 남성들의 몫이였으며, 문헌에 기록된 단어들난 수록하는 규칙이 있어 여성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던 수많은 단어가 자격을 인정받지 못했다.

작가님 그런 수많은 단어들의 의미를 주인공 ‘에즈미’를 통해
메이블의 ‘걸걸하고 시장 바닥의 정서감을 표현했던
거친용어‘ 행동만큼이나 솔직하고 두려워움이 없는 틸다의 언어 , ‘부자유한 신분과 끊임없이 강요되는 노동의 고통을 벗어나와 자유로와지고 풍부해지는 ’하녀 리지의 언어가
몽당연필과 빈 단어 쪽지를 주머니에 넣어 수집하고 기록했던
한때는 정상이 아닌 것이라 규정했던 존재들의 저항이자 해방의
이야기다.

시중드는 사람(리지)와 시중받는 사람(에즈미)가 사전편찬 작업으로 마음을 나누고 각자의 공간을 지닌 동등한 두여성으로
변해 갈때 여자 노예‘Bondmaid’ 세상의 부조리 를 포착한 단어가 정의로운 존재임이 아닌 새로운 의미로 발화될때는
언어가 가진 힘이 얼마나 무력한것인지 생각해 보기도 했다.

언어는 서로 각자 다른 상황에서 고립된것이 아니라, 연결되어 서로를 지지하며 함께 변화 할수 있는 사실을 일상적인 애프터눈 티 시간의 다정한 대화를 통해 연대하며 변화되는 연대기를 보여준다.




”서프러제트들이 벌여대는 그 온갖 소동들은 메이블이나 저같은
사람을 위한게 아니예요.그런 건 돈 있는 숙녀 분들을 위한 거죠.그런 숙녀분들은 언젠가 다른 누군가가 자기집 마룻바닥ㄹ 문질러 닦고 요강을 비워주길 바랬겠죠“

리지의 목소리에는 내가 들어본적이 별로 없는 날카로움이
스며있었다.

“그 사람들이 선거권을 갖게 되도 저는 여전히 머리부인의 여저노예일거예요.”
여자노예 ,만약 내가 그 단어를 찾아내고 의미를 설명해 주지 않았다면 ’리지‘는 지금 자기 자신을 다르게 생각하고 있을까? 342p

<서프러제트>
20세기 초 영국에서 참정권 운동을 벌인 여성들을 지칭하는 용어. 영단어 suffragette는 참정권을 뜻하는 단어에 여성형 접미사 -tte가 붙어서 만들어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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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방방곡곡 여행 일기
마스다 미리 지음, 이소담 옮김 / 북포레스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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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포함한 23개국의 디테일하고 알콩달콩한
미리 작가만의 귀여운 일러스트로 함께한
여러곳들의 특색있는 이야기

<이탈리아>
처음 갔던 해외여행 도시 ‘로마’에서 시작한다.
일본어 한자로 이탈리아 현지인 서빙 남자에게
적어주며 신기하 하던이야기부터 트레비 분수에게 동전 넣기
폼페이의 화산재가 그대로 재현되어 놀라웠던 기억들을
고등학교 학창시절로 회상된다.

<벨기에>
초롤릿으로 유명한 나라에 맞게 초콜릿 덕후의 1일 플랜이 시작된다.
아침-그랑사블롱 광장에서 함께한 초콜릿 가게의 핫초콜릿,초코릿빵 식단으로 시작하여
점심-초콜릿 쇼핑,역사를 배우고 초콜릿 와플로 식사하기
저녁-비어카페안에서 초콜릿 맥주로 건배하며 마무리하는 코스

이정도 되려면 컵라면이나 라면스프로 중간중간 해장해주는 건 필수 일듯.

<프랑스>
에팔탑,몽셀미쉘 ,오페라 하우스
나이때별로 다녀온 4번의 답사가 이어진다.
오페라하우스에서의 현지 급 구매 좌석으로 이루어졌던
에피소드도 인상적이였다.
현지에서 보는 오페라는 어떨까?
무엇보다 오페라하우스의 샤갈의 천장화를 보고 싶었다.

<하와이>
마스다 미리는 우스개 소리로 숙박했던 호텔의 기준이 관광객 수준을 평가하는 절대치라는데 그만큼 하와이의 물가고를 반영한 웃픈 소리인듯

<말레이지아>
어릴적 다녔던 시장이야기
작가는 쿠알라룸푸르 어느 시장에서 과거의 자신과 어머니의
모습을 조우하기도 하고 실제 말레이지아 현지인들에
대입해보며 작가다운 상상을 한다.
내가 여기 있다면 이렇겠지 저랬겠지 상상을 해보는 것이
여행을 더 다채롭고 풍요롭게 느끼는 저자
이런 점은 여행할때 깊숙하게 자신과 조우할게 있게 하는 거 같다.

만약 내가 여기에서 태어나 자랐다면 저 노점에서 내 연인이 있을지도 모른다.이런 생각을 품고 바라보자 나와 가까운 풍경처럼 보였다.
국내 여행 할때도 늘 비슷한 상상에 잠긴다.버스 창문 너머로 바라보는 낯선 거리.지나가는 풍경 속에 ‘다른 나’를 걷게 한다.-48p


<스페인>
가우디 건축물로 유명한 카사밀라, 사그리다 파밀리아,
구엘공원,게르니카,피카소 박물관, 파에야
그리고 생생한 투우의 현장에서 만났던 청년들과 함께한 기억들을 담는다.

<폴란드>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은 곳을 볼수 있는 코스 라는데 여기 탐난다.
전쟁의 역사 아우슈비츠가 있고, 수십종류의 만두가 있고 쇼팽과 마리퀴리가 탄생한 곳.
쇼팽의 미니 콘서트가 매력적이다.

<노르웨이>
‘오로라는 어렴풋하다 서서히 짙어졌고
형태가 늘어졌다 줄었다 바뀌었다.물에 떨어뜨린
물감을 흔든것처럼 하늘에서 빛났다.‘

물가가 비싼 북유럽 나라의 하나
2박3일 코스로 다녀온다. 흥미로운 아이스 호텔 투어를 하고
멋진 풍경 피요로드 절경도 즐긴다.
그나저나 아이스 호텔은 이쁘지만 자기엔 춥단다.🥶

<대만>
마스다 마리는 대만에 진심인듯
많은 나라중 조그만 이곳을 지면을 10장을 할애까지
대만 예찬기 (ISFP 특성답게 영업당한듯 다음번엔 타이베이다😁)

유튜브 먹방을 글로 보는 듯. (먹는 이야기로 시작해서 끝난다.)
각종 만두, 디저트, 두유스프 등 두유 관련된 음식도 정말 많다.

<독일>
역시 소세지와 맥주 🍺
작가의 여행 당시 베를린 장벽을 허물고 아티스트거리와 크리스미스 축제때 방문했던 화려한 모습을 입담화 한다.

<핀란드>
가장 많이 들리고 사랑했던 나라는 이 나라
여름엔 백야가 시작되어 독특한 경험이 있었던 곳.

헬싱키는 미술관과 박물관이 많아 들러볼곳이 많아
디자인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도보로 가능하니 특별한 곳이며 커피 소비량이 세계1위,부패율이 3위

<덴마크>
부패율 세계 1위 부럽다.

마흔 두살 생일을
여기서 보내며 인상적이였던 이야기( 개인적으로 발리에서 너무 짰던 떡볶이로 생일상을 보낸 기억이 떠오르기도😅)

<인도네시아>
발리의 우붓 가정체험으로 20년전 ’푸투‘라는 초등학교 여아의
수줍음 많고 애틋한 정으로 이별하기 어려웠던 사연들이 담겨 있다.
현지인처럼 손으로 체험하고 ’도라에몽‘을 인도네시아어로 하지만 일본어로 이야기하는 것처럼 재미있다고 ..


이외에도 10개국의 다양한 경험들이 녹아있다.
미리님의 일러스트와 아기자기한 경험들, 여행을 좋아한다면
좋아하실듯 .

또우화를 먹고 30분쯤 디화제를 둘러보고 걸어서 ‘정사다서원’이라는 찻집에 갔다.차와 식재료를 파는 공닺 옆에 고급스러운 분위기인데 점원이 신선처럼 온화했다.대망의 미엔차가 나오고 ..맛은 콩가루 비슷.까끌까끌한 식감.은은하게 달고 칡처럼 걸쭉하다.134p


이탈리아에 다녀온 건 이때 한번 뿐이다.
가능하다면 언젠가 다시 방문해서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면
즐거울지’만 생각하면 되는 여행을 또 하고 싶다.-본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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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라탄이즐라탄탄 2023-05-07 13: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글만 읽었는데도 마치 세계일주를 한듯한 느낌이 듭니다. 고맙습니다.

가필드 2023-05-07 13:34   좋아요 2 | URL
즐라탄탄님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그림이 같이 있어 더 재미있게 읽을수 있었던거 같아요 ^^
 
슬픔은 원샷, 매일이 맑음 - 시각장애인 유튜버 원샷한솔의 유쾌한 반전 라이프
김한솔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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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예상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될까
여러명의 어머니,아버지의 죽음,갑자기 찾아온 시각장애로 전반적인 생의 툴이 바뀌어 버린다.

시각장애인 유뷰터 원샷 김한솔의 이야기이다.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레베르 시신신경증’이라는 희귀병으로
멀쩡했던 눈이 거짓말 같이 보이지 않게 된다.
그는 당시 친구들이 수능을 준비할때, 점자를 시작하고 맹학교로 삶의 방향을 틀어야 했다.

비장애인에서 장애인으로 바뀌는 과정으로 삶은 당연한 것들이
없다는 것을 알아가게 된다.
다행이 어떻게 이렇게 까지 할 정도로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초 긍정 진드기형의 밝은 에너지가 가득 담겨있다.
예상했던 일이 꼬여버리는 일이 반복되거나 삶에 지쳐 있다면 저자의 생생한 글들이 위안도 되고 자신감을 줄수 있다.

”엉성하다고 생각말고 너희는 자연스럽게 몸의 움직임을 보여주면 되“그 동작들은 우리만이 보여줄수 있는 움직임이며 자체로 너무 멋있고 아름답다고.
몸을 움직이려 할때 부끄러운 것은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기 때문이라고.
못하는 것을 생각하지 말고 할수 있는 것에 집중해보기로 했다.13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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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라이프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3
앨리스 먼로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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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먼로의 짧은 14편의 단편들 모음
감정의 섬세한 표현들, 인생에 대해 깊은 표현들을 잘 묘사한 작품들이 수록되어있다.

<자갈>
주인공은 시간이 한참 지난 지금도 언니가 물에 빠져 죽은 사건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그 궁금증을 해결하고 싶어한다.
주인공이 찾아간 심리상담가,주인공의 애인,과거에 그녀의ㅜ어머니와 동거한 닐이 그 기억에 대해 나름의 해석을 늘어 놓지만
결국 우리가 알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카로도 자기가 뭘 원했는지 몰랐을 수도 있어요.관심이 필요했을수도 ,물에 빠져 죽을 생각을 한건 아니였을 거예요.“

자기가 원하는 대로 엄마를 움직이고 싶었던 걸까?
엄마가 정신 차리게 해서 아빠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걸 알려주려고? 141p

<호수가 보이는 풍경>
꿈과 노년의 정신질환을 통해 시간과 기억의 문제를 다룬다.

<아문센>
교사 ‘비비언’과 의사 ‘앨리스터’의 짧은 만남과 헤어짐을 이야기한다.
비비언은 어느날 아문센이라는 지방소도시에서 앨리스터를 만나게 되고 두번의 식사로 갑작스런 청혼이 된다.
아무렇지 않게 결혼식을 기차표 사듯 취소해 버리는 앨리스터.비비언을 버리는 앨리스터는 언뜻 강해 보이지만 관계불능이라는 점에서 결함을 지닌 인간이다.
성을 떠나 인간의 연약한 본성이 드러난다.결혼이라는 진지한 관계가 두려워 돌연 취소해버리는 인간의 두려움을 그려낸다.

새로워진 그의 목소리에는 경쾌한마저 감돈다.
전혀 불가능한 어떤 일이 그간 웃음을 터뜨릴 만한 일이 일어나기라도 한것처럼.
사랑에 관한 한 정말로 변한 것은 없다.88p

<안식처>
‘재스퍼’와 ’모나‘ 남매이야기
조카인 일인칭 내가 주인공이 되어 화자로 시작된다.
음악재능이 두드러진 누나 ’모나‘는 어릴때부터 후원을 받아
가족을 떠나고, 동생 ‘재스퍼’는 의사가 되어 어느날
‘돈’아내의 예기치 않은 누나를 초청하여 뜻밖의 만남으로 끊겼던 연은 누나의 죽음으로 다시 이어지게 되는데..
작가는 장례식을 통해 동생이 오랫동안 떠난 미움이
장례식장의 격식이 오랫동안 가둬놓았던 프레임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어쩌면 처음으로 그게 신경쓰이지 않는 다는 사실을 깨달았을지 모른다.이제 그러려고 해도 신경쓰이지 않는 다는 것을.171p

<메이벌리를 떠나며>

열여섯 소녀였던 ‘리아’와 경찰관 ‘레이’ 그리고 그의 아내‘이저벨’ 삼각관계 이야기

그에게는 병약한 아내‘이저벨’이 있고 그는 그녀를 돌보기 위해 직업도 전전한다.
레이와 이저벨 역시 불륜으로 시작된 만남, 당시 기혼이었던 이저벨은 눈맞았던 레이과 재혼을 한다.
어느날 극장에서 일하던 ‘리아’라는 소녀에게 관심이 생기며 오랜시간 그녀를 놓지 못한다.
어느덧 시간이 흐르고 레이는 아내가 입원한 병원에서 리아를 만나게 되지만 아내는 병동에서 숨을 거두게 되는데…

‘리아’는 기혼자이었던 ‘레이’를 그가 그녀를 사랑하는 것 보다
그녀가 그를 마음에 비중을 덜 둔거 같다.
그는 그녀에게서 이별하는 법을 배운다.
언제나 그녀의 관계는 닿을락 말락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전문가처럼 …

그녀는 줄곧 존재해왔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았다.11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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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지고 싶은 기분 - 요조 산문
요조 (Yozoh) 지음 / 마음산책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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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다큐 ‘나의 문어 선생님’에서 문어와 인간과의
따뜻한 교감의 이야기로 요조는 책의 구성중
제일 많은 지면을 할애한 소제목을 취한 에세이
여전히 그녀는 떡볶이가 없어면 삶에 대한 열정이
없고 ’책방무사‘라는 제주도에서 책방과 싱어송라이터,
책도 끊임없이 써내려가며 살아가는 일상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처음 그녀를 만났던 글은 ’오늘도 무사‘로 만났다.
에세이와 소설을 쓸때 작가들의 글의 묘사하는
채도나 농도가 달라질것이다.
요조는 지나치는 일상의 아무것도 아닌 순간들을
포착해 그녀만의 지낸 섬세함으로 요리조리 요리해내는
마술을 부린다.
그녀가 좋아하는 떡볶이처럼 때론 로제떡볶이, 비오는 날엔
짜장으로 추가한 짜장떡볶이, 소스에 맞춰 밀떡이나
살떡으로 가늠하듯 맞춤 서비스하는 것 처럼 읽는 독자들에게
가려운 것을 긁어주기도 하며 어쩔땐 우와 이런것까지
감탄도 느끼게 한다.
그리고 여전히 그런 그녀의 글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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