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기억법 복복서가 x 김영하 소설
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전에는 연쇄살인범이었지만 지금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병수.

병수에게는 은희라는 딸이 있다.


'은희'는 아버지 병수에게 어느날 이야기 한다. 남자친구가 생겼다고..


그러나 그 남자친구 '태주'는 우연히 접촉사고로 만나게 된 자신과 너무 닮아 있는 눈빛으로 서로를 알아보게 된다.


병수는 경찰에 그를 연쇄살인범으로 신고하지만 태주가 그 범인이 아니라 하고, 아무도 병수의 말을 믿지 않는다. 태주는 은희 곁을 맴돌며 계속 병수의 주변을 떠나지 않고, 병수는 혼자 태주를 잡기 위해 필사적으로 기록하고 쫓지만 기억은 자꾸 끊기고, 오히려 살인 습관들이 되살아나며 병수는 망상과 실제 사이에서 혼란스러워진다. 다시 시작된 주변의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연쇄 살인사건.


그리고 '은희'를 '태주'로 부터 지키기 위한 '병수'의 기억하지 못하는 하루하루의 삶에서 갖은 노력들과 경찰들의 수사가 시작되고...





내 마음은 사막이었다. 아무것도 자라지 않았다. 습기라곤 없었다. 타인을 위해 노력했던 어린날도 있었다. 내겐 너무 어려운 과제였다. -34p





공소시효가 지난 '병수'와 연결된 미제 사건들과 새롭게 발생된 연쇄 살인 사건

경찰들은 이 두지점의 연결점을 발견하게 된다.




범인이나 마지막 결론은 스포일수 있어 공개하지 않을께요.




소설 시작을 주인공 '병수'는 반야심경에 나오는 대목이 소설 시작 부터 반복적으로 나오는데 병수의 심리적 상황들을 잘 표혀해 낸거 같다.



"그러므로 공포 가운데에는 물질도 없고 느낌과 생각과 의지작용과 의식도 없으며, 눈과 귀와 코와 혀와 몸과 뜻도 없으며, 형체와소리, 냄새와 맛과 감촉과 의식의 대상도 없으며, 눈의 경계도 없고의식의 경계까지도 없으며, 무명도 없고 또한 무명이 다함도 없으며, 늙고 죽음이 없고 또한 늙고 죽음이 다함까지도 없으며, 괴로움과 괴로움의 원인과 괴로움의 없어짐과 괴로움을 없애는 길도 없으며, 지혜도 없고 얻음도 없느니라." (11~12쪽, 148쪽)



미지근한 물속을 둥둥 부유하고 있다. 고요하고 안온하다. 내가 누구인지, 여기가 어디인지.


공 속으로 미풍이 불어온다.나는 거기에서 한없이 헤엄을 친다.아무리 헤엄을 쳐도 이곳을 벗어날수 없다.


소리도 진동도 없는 이 세계가 점점 작아진다. 우주의 먼지가 된다.아니 그것조차 사라진다. 149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국 드라마 중에 '닥더 후' SF드라마는 전화박스 안으로 들어가면 미래로 시간여행을 하는 이야기이다.

'닥터 후'를 재미있게 봤다거나 스타워즈 류를 좋아한다면 인내심있게 꾸준히 스토리를 따라가 보길 추천드린다.

이야기는 시대흐름이 아닌 중구 난방 처럼 보일수 있기 때문.여기서 호불호가 극명히 갈릴수 있다.

지루하게 느껴질수도 있고 황당무개하다고 까지 느껴질수도 있겠지만 영국식 유머 코드를 좋아한다면 재미있게 읽을수 있을듯 하다.



 일권에서는 영국에 살던 '아서 덴트'의  자택이 철거직전인 어느날 지구는 멸망하게 되고 그의 친구' 포드 프리펙트'라는 우주의 행성 외계인의 도움으로 탈출을 한다. 보고인(우주 행성의 어느곳에 사는 인종)  지구가 초공간 우회 고속도로를 만들려는 계획에 의해 파멸을 맞게 되고 , 아서와 포드는 보고인에게 붙잡힌다.


2권은 우주의 레스토랑과 지구의 태동기의 경험 스토리이다.


우주의 대통령'자포드'와 우울증에 걸린 로봇 '마빈' 앞서 합류한 '아서', '포드'는 

우주의 끝에 있던 레스토랑 밀리웨이스에서  탑승하기도 하고 ,  지구의 태동기로 순간이동된다. 

인류 최초의 유인원들에게 지구의 멸망에 대해 알려주는  '아서' 와 '포드' 

머리 두개의 '자포드'는 증조 할아버지를 만나기도 한다. 




 "아 난 그거 보단 심한 이야기도 들었어요.7차원에 있는 한 행성 이야기였는데, 그 행성은 은하계 간 당구시합에서 공으로 사용되어서 직통으로 블랙홀안으로 들어갔다는 군요.백억의 인구가 죽었데요. 포드가 말했다.-298p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곡 2023-06-25 22: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영화 재미있게 본 기억 납니다 로봇 마빈 성우가 해리 포터 스네이프 교수 역의 배우 알란 릭먼이죠...

가필드 2023-06-25 22:07   좋아요 2 | URL
영화 보셨군요 알란 릭맨 많은영화에 출연했었죠 영국에서도 유명한 배우이신거 같아요 ^^ 저는 영화는 아직 못봤는데요
정확하시네요 ^^ 저도 책은 이야기만 듣다 이제 겨우 읽고 영화도 관심이 생기네여
남주인공은 셜록 홈즈의 왓슨 역할이었던 배우더라구요
 
[세트]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 1~2 - 전2권 코리안 디아스포라 3부작
이민진 지음, 유소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국이라는 자유의 땅, 그중에서도 특히 화려함과 성공의 정점 뉴욕을 무대로 하는 이야기는 우리의 흥미를 사로잡는다.

한국 전쟁이라는 공통의 역사적 배경을 갖고 새로운 나라로 들어와 개척했던 조셉과 리아 세대의 이야기

미국이라는 기회의 땅에서 자신의 영역을 확보하기 위해 분투하는 케이시와 엘라의 이민 2세대 90년대 초반의 뉴욕이야기이다.


주인공

케이시 한 : 세탁소를 운영하는 이민 1세대 부모의 희생을 딛고 아이비리그를 졸업하지만 변변치 않는 직업이 없다.서툰영어로 평생이민자의 부모 조셉과 리아는 케이시가 법대에 진학해서 변호사가 되기를 희망하지만 그녀는 패션과 화려함에 대한 욕망과 자유로운 연예주의자 , 결국 아버지 조셉과의 다툼으로 의절하다 어머니 리아의 응급실행으로 조우하게 된다.

리아 조 : '케이시'의 어머니, 나이 차이가 났던 조셉과 한국에서 결혼후 미국으로 세탁소를 하며 딸들을 길러낸다. 유교적인 가정영향에 다소곳하고 부끄러움이 많다. 노래하는 걸 좋아해서 성가대의 지휘자와 사랑에 빠지는 순진함이 있다. 결국 그녀는 유산을 하게 되고..

엘라 심 : 의사집안 출신 , 외모도 출중, 가정도 유복한 환경에서 태어나지만 , 어머니가 어렸을때 돌아가신다.

케이시가 집을 나와 힘들어 할때 그녀 곁에 도움을 주고 친해진다.

'테드'라는 하버드 졸업후 증권가에서 잘나가는 한국인 남성을 신랑으로 맞지만, 테드의 외도로 딸 출산후 이혼을 하게 되고..


주변인물


티나 한: 부모님이 해주시는 모든 것을 순응적으로 적응하는 둘째, 그들의 희망하는 대로의 의사 과정을 밟고 한국인 신랑감과 결혼한다.


사빈 : 성공한 백화점 사업가, 사업 수완이 좋다.

한국인 이민 1세로 42살에 이혼남 '아이작'과 결혼후 , 아이작의 외도를 아무일도 없는 듯이 넘긴다.

아이가 없어 사춘기 때 부터 알게 된 '케이시'에게 물질적,정신적 지원을 아낌없이 준다.

주인공 케이시를 둘러싼 이웃이야기 .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물질주의 세계에 드러내는 성과 돈에 대한 연약함, 정서적 교감의 외로움을 교차하는 이미지를 그리고 있다.


미국인도, 한국인도 될수 없는 젊은이의 고뇌롸 아픔,

서로를 보듬과 치유하며 깨알아가는 케이시와 엘라 그녀의 어머니 리아

낯선땅, 익숙한 얼굴로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현재를 그려낸다.


**'파친코'에서의 다이나믹하고 파란 만장함을 기대하신 다면 실망하실수도 있다.

그보단 미국 이민사의 다양하고 생생함과 킬링 소설을 읽고 싶으신분들에게 추천드린다.



델리아는 그에게 고향같았다. 엘라는 그가 사려고 꿈꾸었던 집이였고, 그녀와 함께 있을때 그는 진정으로 긴장을 풀수 없었다.

델리아는 현실을 그를 보다 정확히 비추는 거울이었던 것이다.테드는 그녀를 정직하게 사랑했다.-176p



아내를 떠난 이후 그가 자신에 대해 깨달은 것들이었다.-246p

케이시는 알고 싶었다.인생이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 다면, 그것은 원래 그렇게 될 운명이 아니었기 때문일까, 혹은 스스로 믿음이 없기 때문일까, 혹은 내게 요구되는 노력만으로는 마음먹은 대로 갈수 없는 것일까.-167p

자기자신이 어떤사람인지 알려달라고 묻는 엘라의 음성이 들리는 것만 같았다.어떻게 그럴수가 있지?내가 누군지 다른 사람이 어떻게 말해 줄수 있지?-117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몸이라는 선물 - 우리 몸에 새겨진 복음의 경이한 한 몸의 의미
폴 브랜드.필립 얀시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 전 멀쩡하던 팔이 돌아가지 않으면서 오십견 치료를 받게 되었다.
단순히 내 몸의 어딘가에 붙어있는 근육들이 연결된 부분이 이상이 생겨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 계기였는데 , 도수 치료사는 몸의 팔뚝부터 어깨 뒷부분 가슴 쇄골 안까지 마사지 하며 시작된 내 몸에 대한 알기가 시작되었다.

"팔이 안돌아가는데 왜 거기까지 마사지해요?"
"어깨근육과 전체적으로 이렇게 다 이어져 있거든요."

전문 의사 선생님 말로는 '회전근개 파열 '이라는 병명을 주셨고 2개월간 치료를 다녔다.

멀쩡할땐 몸이 안아픈것이 이렇게 감사한줄 모르고 살아간다. 
안아픈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인간은 참 교만한 동물이다.
아파봐야만 정상 기능을 했던 모든 기능들에 수많은 세포들이 원만히 화합하여  기적을 이루어진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것 같다.

이 책을 쓴 폴 브랜드라는 신경외과 의사이자 그리스도인이다.
저자는 부모님 또한 의사이며 선교사 역할을 했던 인도에서 태어나고 ,
그 또한 부모님 영향을 받아 우여곡절 끝에 신경외과의사로 거듭나게 된다.
인도에서 그는 한센병 흔히 이야기하는 문둥병이라는 환자들을 무료진료로 
평생을 함께 하며 , 걸인들과 장님들 낮은 천민들의 눈으로 함께했던 
예수님의 모습을 의사의 본문에서 실천하며 쓴 책이다.

의사의 전문적인 이야기들로 매 장마다 신비한 몸의 기능에 대해 알려준다.

예일대학교 의학부 알렉산더 치아라스 교수는 발명가에게 노벨상을 안겨 준 MRI검사를 활용해 태아를 수정에서 출생까지 단계별로 영상에 담아냈다. 9개월간의 성장과 발육을 9분 분량으로 압축한 이 영상물을 유투브에서 볼 수 있다. “인체는 어찌나 완벽하게 짜여 있는지 신에게서 기원했다고 보지 않기가 어렵습니다. 신기하게도 유전자 구조의 내부 기제마다 해당 신경세포가 정확히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지시해요.

저속으로 촬영한 그 동영상의 한 장면에 보면, 10만 킬로미터에 달하는 혈관과 모세혈관이 단 하나의 세포에 내장된 유전자 암호대로 저마다 필요한 부위에 생성된다.

이 과업을 지시하려면 정교한 암호화가 필요함을 알기에 치아라스는 이렇게 논평했다.

“이런 일이 이루어지는 방식을 수학 모델들로 표현한다면 인간이 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합니다. 수학자인 나도 이를 보며 탄복이 절로 납니다. 이런 일련의 정보가 어떻게 오류 없이 우리 인간을 만들어 내는 것일까요? 신기하고 신성한 신비입니다.” -154p

https://www.youtube.com/watch?v=Udzy5WZivCA


성경을 읽다 보면 내 영의 중심이 어느쪽에 치우져있는지 보이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회사에서 유난히 힘든 날이면 악의 존재는 상사나 나를 괴롭히는 사람의 집착으로 다른 부분들이 안 들어오는 경우가 그러하다.

또 유난히 내 고집들만으로 채워져 있다 보면 그 그들은 율법으로만 다가 오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성경하기 전에 1-2분 정도 내 생각을 내려 놓고 정화시키는 침묵으로 시작하라는 목사님의 조언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이 분 신앙심이 대단하신 느낌이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감지 된다.
의사의 기술로 사람의 생명을 살리면서 다분히 신 역할을 할수 있는 자부심이나 교만함이 보이지 않는다. 
이 글에서는 오로지 하나, 하나님의 중심으로 글들이 몰린다.


이야기 중간에 한센병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의 사례들이 많이 소개 된다.
한센병의 특징은 고통을 느끼지 못해 미리 감지하고 대책을 세울수 없어,
괴사가 되고 크게는 생명까지 앗아가는 병이다.
그와 반대로 고통을 과도하게 느끼는 환자들의 사례들로 성경을 적용해 하나님의 말씀으로 적용해서 이야기 한다.
고통을 과하게 느껴도 안되며 (자기 기분에 과민하게 반응하여 하나님보다 자기 중심으로 느끼는 것)  , 또는 그와 반대로 고통이 없이 살아가는 한센병 환자같이 무반응(건성으로 신앙생활하는 것) 으로 살아가는 비유를 교회 안에서 신앙의 비유로 들어준다.

고통을 느끼고 미리 감지 하며 과도한 고통을 강인한 성령으로 균형점을 잡아가는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아직 초심 기독교인인 나에게 신앙의 깊음에 대해 묵상하게 해준다. 
400페이지 분량의 의학적 용어와 영적인 소화 시간의 여유가 필요한 책이며
챕터 끝나는 마지막 단락마다 질문을 답하며 적극적인 신앙의 묵상으로 도움도 준다.

고린도후서 3장 18절
"우리가 다 수건을 벗은 얼굴로 주님을 보는 것 같이 주의 영광을 보매 그와 같은 형식으로 변화하여 영광에서 영광에 이르니 곧 주의 영으로 말미암음이니라."

선택할수 있다면 당신 가족이나 친한 직장동료 친구에게 가장 전수하고 싶은 하나님의 성품은 무엇인가? -49p

ex)7년전 어느 모임에서 한 분이 저에 대해 비난했다. 나는 어쩌다 그걸 알게 되었는데, 처음엔 기분은 나빴지만 예전 내모습도 겹쳐보였다.
그리고 예수님이 요한복음에서 말씀하신 구절이 떠올랐다."그도 그가 하는 일을 알지 못하느니라" 인간의 어리석음을 지적한 말씀에 내 화로 이상하게 옮겨 오지 않았고 , 나중엔 오히려 측은지심으로 커지게 되었다. 
인간적인 또 예전에 나라면 아무렇지도 않게 만나고 전화 통화 하는 사이까지 
발전하지 못했을 거다. 그런데 이분이 저에게 선생님 덕에 도움을 많이 받는다고 이야기 한다. 아직 갈 일은 멀지만 마음이 따뜻해지며 '하나님이 품어주시는 
사랑이 이건가' 하고 감사 할 따름이다.   




충직한 세포가 제일 먼저 할 일은 경청이다. 나는 몸 된 교회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파악하고, 다양한 메시지를 숙고하고, 준비된 자세로 기다려야 한다. 성령께서 다양한 통로로 말씀하시며 내게 갈 길을 알려 주시겠지만, 이는 내가 귀를 기울이고 있어야만 가능하다. 나야 곧장 행동으로 뛰어들고 싶을 수 있지만, 그것이 성령께서 감화하신 반응이 아니라면 몸 된 교회 전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간혹 거의 주체할 수 없이 바빠질 때면 나는 하나님과 함께 보내는 매일의 시간을 제쳐 두고 싶어진다. 하지만 지난 세월 내가 힘겹게 터득했듯이 그렇게 스트레스가 많은 순간이야말로 내게 영적 소생이 가장 필요한 때다. 하늘과 땅이 만나는 시간을 따로 떼어 두어야만 한다. 그래서 나는 기도하면서 어수선한 하루 일과를 하나님께 의탁하고, 내 삶의 자잘한 부분까지도 하나님의 뜻대로 보게 해 주시기를 간구한다.309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깊이에의 강요 열린책들 파트리크 쥐스킨트 리뉴얼 시리즈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김인순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편의 단편으로 소개되는 책인데요

'향수'를 썼던 작가님의 소설이예요.

'향수'만큼이나 제목에서도 느껴지듯 강렬한 인상을 주는 이책에는 치밀하고 밀도 있는 구성으로

제목처럼 빨려들어가는 몰입감이 주는 소설인데요.

짧은 소설이었지만 여기저기서 내 모습들이 많이 보였어요.



1.깊이에의 강요

한 젊은 여류 화가를 소재로 하여 어느 평론가가 그녀의 전시회에서 작품에 깊이가 없다는 흑평을 내놓아요.

그 말이 뇌리에 잊혀지지 않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번민을 하다 결국 그녀를 죽음으로 내몰아요.

그런데 오히려 그녀가 죽은 후, 평론가는 그녀의 작품에 삶을 파헤치고자 하는 열정을 읽을수 있다며 상황을 뒤집어요.

그의 일관성 없는 한마디에 자존감을 극단으로 몰고 갔던 재능이 뛰어난 예술가,

요즘 이야기로 웃픈 이야기로 마무리를 지어요.

소박하게 보이는 그녀의 초기 작품에서 이미 충격적 분열이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 이러저리 비틀고 집요하게 파고듦과 동시에 지극히 감정적이고 분명 헛될수 밖에 없는 자기자신에 대한 피조물에 대한 반항을 읽을 수 있지 않은가? -14p


2.승부

두명의 체스꾼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 체스장'.

현재의 나를 지키기 위해 늘 전전긍긍하는 늙은 체스 고수 '장', 인습을 과감하게 무시하고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정열적으로 용기있게 돌진하는 젊은 도전자.

'장'처럼 확실하게 무엇을 이룬것도 없는 구경꾼들. 그들 마음 한구석엔 젊은이와 같은 욕망을 가지고 있지만 실행할수 없는 용기가 없어 욕망을 억누르고 살아가는 소시민들이죠.

승부가 결정나고 나서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돌아서 떠나는 구경꾼들의 모습이 어디서 많이 본거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은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을 투영하고 있는거 같아요.

생생함을 살린 필치로 구경꾼의 입장으로 관객을 끌어들이며 승부의 결과를 기다리게 되고..

사람들은 퀸이 지금 있는 위치에서 무엇을 할것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21p

적수인 '장', 냉정한 체스꾼은 ~ 찬란히 빛나는 여운 앞에서 겁먹은 것처럼 망설이고 사죄하듯이 자신에게 이러한 행동을 강요하지 말라고 말한다.-29p


3.장인 뮈사르의 유언

세계와 인간이 점점 조개화로 변화되고 있다는 유언장을 읽으며 시작되는데요.

뮈사르라는 보석 세공사가 은퇴후 장미 화단의 땅을 파면서 조개를 여기저기 발견하게 되며 삶을 성찰하게 됩니다.

삶에 짓눌려 내면의 아름다움과 감수성을 상실해 가는 인간의 모습이 생명이 있되 무감각하고 냉혹한 돌조개를 통해 상징적으로 묘사되고 있어요. 내면에서 격리되고 따스한 감수성을 상실하며 비인간적으로 살아가는 인간은 딱딱하게 굳어버린 돌조개로 예를 들어요.

삶과 자신에 대한 성찰이 없이 살아가는 현시대 , 요즘은 더욱더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비인간화, 사물화, 상품화 깨닫지 못하는 것이 끔찍하다, 인간적으로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고민을 하게 됩니다.

내가 돌조개를 최초로 발견한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보았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다 깊이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런 위대한 인물들이 조개의 출현,모양, 형태, 분포등에 관해서는 충분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지만, 조개의 기원이나 가장 은밀한 내적 본질과 본래의 목적을 설명하는 일에서는 모두 실패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50p

소설은 삶에 대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게 합니다.

작가는 거울을 보는 것처럼 화끈거리게 합니다.

'깊이에의 강요'에서는 젊은 여성화가처럼 불안정하게 흔들려 어떤것이 내 모습인지 모르는 내 자신도 보이고,

'승부' 과감히 하고 싶은데 하지 못하는 소심한 승부욕을 가진 '장'이나 하고 싶지만 과감하게 하지못하는 구경꾼 모습에서도

'장인 뮈사르의 유언' 무언가를 고통스럽게 깨닫기 까지 피로감에 쌓여

흘러가는 대로 맡겨버리고 대중들안에 있는 모습에서도..

중심축을 어떤 쪽으로 옮겨야 할지 생각해 보게 되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