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와카타케 나나미 일상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권영주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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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통의 편지>

회사에서 갑작스레 사내보 제작을 담당하게 된 ‘와카타케 나나미‘는 소설을 썼던 대학 선배에게 단편소설을 부탁한다. 선배는 이를 거절하는 대신 미스터리풍 이야기를 쓰는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나나미는 작가의 익명을 보장하는 대신 매달 단편소설을 보내주겠다는 제안을 받아들이고, 제작하는 사내보에는 매달 익명 작가의 단편이 실리게 된다.

<익명 작가의 연작 단편소설 / 5월 : 귀신> 병에 걸려 직장을 그만둔 ‘나‘는 근처 공원의 식물 사진을 찍는 것으로 우울함을 달랜다. 어느 날 그 공원에서 어떤 여성이 가위로 돈나무 가지를 자르려는 것을 보게 되고, 의아하게 생각한 나에게 그녀는 돈나무가 동생의 원수라는 말을 하는데..​

<발랜타인발랜타인>
미나코와 미나코의 선생으로 이어지는 추리담이다.
초콜릿상점 샤론이라는 여성이 초콜릿을 구입한후
갑자기 정전이 되고 경찰서 순경이 두손을 드는 이상스러운 행동을 추리한다.



이 책은 여러편의 단편집 형식으로 달마다 연재되는 사내보에 소개되어지는 설정이다.

무시무시하다기 보단 일상의 소소한 일들에서 일어날수 있는 사소한 부분들로 이렇게 저렇게 추리해 나간다.

예를 들어 ‘옆 테이블에 앉은 세 여자가 홍차에 설탕을 몇 스푼씩 연거푸 떠 넣는 이유는?‘ 같은 소소한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미스터리라 할 수 있다. 몰라도 상관없고 의식하지 못한 채로 지나가는 일도 많지만 일단 의식하기 시작하면 궁금하고 알면 기쁜,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진상을 담고 있는 작은 수수께끼를 엮는다.

일상의 이야기들을 가지고 엮어낸 작가의 처음 소설치곤 훌륭한듯. 나팔꽃 , 애벌레로 인해 사람이 죽어가는 설정들은 일본냄새가 나기도 하고. 판화작품 도둑이나 (판화가 꼭 목각이어야 할까 부터 시작한다)초콜릿 상점에서 추리하는 과정들은 (여자의
수상한 점을 범인이 스파이거나 프로포즈 남자에게 발 보이려고 행동했다는 로맨틱론등 ) 고정관념에서 상상하게 해준다.

아쉬운점: 일본어의 문화나 한자에 얽혀있는 추리들은
공감이 힘들었다.

사토코는 말라리아 환자가 물을 보는 듯한 눈으로 석류를보았다. 막대 불꽃의 불덩이가 사그라질 때처럼 그녀의 눈에서 험악한 빛이 사라지고, 입술에서 어린아이처럼 흐느껴 우는 소리가 새어나왔다. 그러더니 몸에서 힘이 빠져 콘크리트연석 위에 무너지듯 주저앉았다. 금속성 물체가 그녀의 손에서 떨어져 아스팔트 위에서 쨍그랑 맑은 소리를 냈다. 가즈코는 사토코가 내민 손에 정신없이 석류를 쥐여주며 떨어진 물체를 눈으로 찾았다.
흐릿하게 빛나는 과도였다. - P176

"남자는 여자의 반지 사이즈를 몰랐던 거야. 귀금속 매장에가서 보통 여자 사이즈를 골랐겠지. 꽤 덤벙대는 구석이 있는남자거든. 그런데 그 여자의 손가락은 보통보다 조금 굵어서반지가 들어가지 않았어."
"너무해요."
"여자는 생각했어. 반지는 보석상에 들고 가면 늘려주겠지. 하지만 그러려면 일주일 아니면 그 이상 시간이 걸리거든. 게다가 남자가 포장지를 벗기고 액세서리 케이스만 건넸기 때문에 어디서 샀는지도 몰라. 그래서 교환할 수도 없었어. 여자는 생각했어. 나의 마음을 남자한테 전하고 싶어. 지금 당장."
"사이즈가 안 맞아서 못 꼈다고 하면 되잖아요."
"어른은 그런 말 안 하는 거야. 말했다가는 자기한테 창피를 줬다고 남자가 낙심할 테니까. 그래서 여자는 사이즈에 관해서는 비밀로 하고 스스로 어떻게 해보자고 생각했어. 그때머릿속에 멋진 아이디어가 떠올랐어." - P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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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와카타케 나나미 일상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권영주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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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며 벚꽃담긴 쓰레받기를 들고 안쪽으로 돌아간다.
도코는 갓 구운 빵의 하얀 속살에 든 따스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빵을 물어뜯었다. 멀리서 어린아이의 목소리, 자전거 벨소리가 들려오는 이른 오후. 한가롭고 평화로운, 꽃피는 이른 오후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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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별일 없었어요 - 잠 못 이루는 밤 마음을 다독여줄 포근하고 잔잔한 이야기들
캐스린 니콜라이 지음, 허형은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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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긴장을 아주 많이 하는 편이라 조금만 불편해도 잠자는 것이 힘들어 지는 편이다.그래서 요런 책을 더 좋아 하는거 같아요.고양이의 폭신폭신한 발바닥 , 담요, 늘어진 잠옷. 생각만 해도 편안해진다.

저자는 요가 명상 강사로 어쩌다 잠못드는 이를 위한 팟캐스트를 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6,500회 넘는 횟수로 인기가 높아졌다고 한다.그 용기에 책 출간까지 하셨는데 여러나라 언어로도 짧은 시간이 출판 되었다 하니 성공 하신듯.

잠들기 전 읽어주는 이른바 ‘베드타임 스토리’를 직접 쓰고 읽는 팟캐스트가 잠들기 전 읽는 이야기는 우리 마음의 보드라운 둥지다(bedtime stories are like a soft nest for the mind)”라는 홈페이지 구절인데요 관심있는 분들은 아래를 클릭해보시면 팟캐스트를 누르면 이동🔽

https://www.nothingmuchhappens.com/stories



겨울이면 눈덮인 소복소복한 길, 초봄의 싱그러움, 여름의 청량함과 계절 과일들과 시장의 모습들 ,숨겨진 동네의 동굴이나 장소들. 하나하나 숨쉬듯 호흡하며 써 내려가는 섬세한 문체로 이야기 하는듯 편히 읽을수 있다.

이 책은 중간중간 명상 ,요가 ,긴장 풀어주기 , 요리레서피가 나와 있고 계절별로 읽을수도 있고.

읽다보면 어린시절의 큰 바위위에 앉아 철썩 부딛히는 파도를 보며 조개를 잡고 동굴같은 구멍도 발견하는 기억들과 맞부딛히기도 하고 처음 구웠던 브라우니 , 동네 곳곳에 앤틱한 상점안에서 보물처럼 발견하는 뜻밖의 횡재의 경험들을 주머니에서 꺼내보기도 하고.

팟캐스트 하셔서 인지 잠자리에서 들려주는 어머니 목소리처럼 자근자근 어른 동화책처럼 감미롭다.
잠 못드신 분들이 있다면 읽어보시길 ~

아몬드 밀크가 뽀얗게 퍼진 차에 설탕을 넣어 휘휘 젓고, 쿠키 봉지와 읽던 책을 집어들고 창가 자리로 갔어요. - P12

부서질듯 섬세해 보이는 커다란 눈송이 하나가 내 손바닥에 내려 앉았어요.거미줄 같은 대칭 무늬와 가지처럼 뻗은 결정 모양이 선명하게 보였어요.내 장갑 색깔과 선명하게 대비된 눈송이를 들여다 보고 있는데 어느새 눈송이가 스스로 사라져 버렸어요. 찰나만 머물다 사라지는 이 진주알들은 누구라도 봐줬으면 했어요 .40p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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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에포크 시대의 파리 이야기 그 마지막. 권을 먼저 읽어버렸다.

세계 제 1차대전 이후부터 1929년 10월 미국 월 스트리트의 주가 폭락으로 인한 세계 대공황으로 황금시대가 끝날 때까지의 기록이다.
전쟁이 끝나고 삶은 더이상 이전과 같은 수가 없다.
경제적이든 정신적이든.
그 여파로 다다이즘이 나오고 초현실주의가 나오고, 미국의 재즈 문화가 파리로 유입되고, 미국의 관광객들이 파리로 몰려오면서 황금시대, 재즈시대, 아우성치는 시대, 광란의 시대가 열린다.

미국의 금주령을 피해, 프랑스의 프랑화 폭락 등으로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부유한 미국인들은 파리로 몰려와 파리의 낭만을 즐긴다. 몽파르나스 지역에 여러 클럽들이 생기고 밤문화를 주도한다. 헤밍웨이, 피츠제럴드, 콜 포터 등 미국의 예술가들이 파리로 와서 새로운 자극을 받는다. 조세핀 베이커는 인종차별이 심한 미국에서 건너와 새로운 스타가 된다. 이 책의 표지를 장식하는 만 레이의 사진- 키키를 주인공으로 하는-이 이 시대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아이어니하게도, 매춘부였고 화가들의 모델이었던 키키가 성공을 거두고 회고록을 쓰는 1929년, 벨 에포크라는 시대가 저물어간다.
흥청망청했던 파리의 파티 문화가 저물어갔다. 유럽에는 또다른 어둠이 아무도 모르게 스멀스멀 잠식해가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디아길레프 라는 문화계의 걸출한 사업가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이 이끄는 발레 뤼스 공연을 위해서 에릭 사티, 드뷔시, 스트라빈스키, 프로코피에프, 풀랑크 등 작곡가들에게 작곡, 편곡을 의뢰했고, 피카소, 샤넬, 장 콕토 등과 무대 연출, 의상 등 협업을 했다. 공연이 올라갈 때마다 공동 작업한 사람들의 면면에 입이 딱 벌어질 지경이다. 그는 죽고 나서 ˝우리는 마법사를 잃었다.˝(p411)이란 평을 들을 만 했다.

이 책은 또한, 유명한 예술가들의 상호 평가가 너무너무 재미있다. 한 때는 친구였다가 갈등으로 인해 헤어지고, 서로를 비난하는 등의 모습들이 예술가들도 한낱 우리네 평범한 인간과 다를바 없구나 싶고. 또한 자유로운 연애 생활이 100여년이 지난 지금의 독자에게 충격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헤밍웨이는 아내 ’해들리‘ 의 절친 ’루스‘결혼 , 루스의 바람으로 이혼으로 이어지기도한다. 시인 감독 소설가 등 재능이 많았던 장콕도 소설가 거스루드 스타인등 동성애 연예에 있어서도 자유로운 연예가 가능했다.)


끝없는 방종(내가 보기엔)으로 이어지던 벨 에포크시대는 1929년 대공황으로 그 막을 내린다. 현대의 모습과 똑같다. 인류의 경제 과학 발전의 정점이 어디까지일까!

그러고보면 영원한 것은 없다. 인간이란 존재의 그 오만의 끝이 어디인가 물어볼 필요도 없다. 자연의 순리는 그 힘을 발휘한다.
천천히 첫번째 책부터 시대순서로 읽어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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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 발라동 - 그림 속 모델에서 그림 밖 화가로
문희영 지음 / 미술문화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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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표지부터 파격적이다. 표지 그림은 자신을 사랑했던 수잔 발라동이 58세에 그린 <푸른 방>이다. 중년의 여인이 담배를 물고 헐렁한 차림으로 소파에 기대어 먼 곳을 바라보는 그림은 여성의 아름다운 신체를 표현하기보다는 곡절 많은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수잔 발라동은 서커스의 단원이었다가 화가들의 모델에서
모델을 그려내는 창조인이 된다.

사회적 편견을 이겨 내고 새로운 인생에 도전하는 강인한 인간이었다. ‘그림 속 모델에서 그림 밖 화가로’라는 부제목처럼 수잔 발라동은 르누아르와 로트레크의 아름답고 청초한 모델로 많이 알려졌으나, 화가들의 뮤즈라는 틀에서 벗어나 화가로서 주체적인 삶도 살았다.
그녀는 거침없는 행동과 스캔들로 사생활이 논쟁거리가 된 화가였다. 하지만 페미니즘 연구의 열풍으로 현대에 이르러 재조명된다. 굴곡진 삶과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이겨 내고 자신의 재능을 믿고 당당하게 세상에 도전장을 그린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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