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방송 드라마에서 남자끼리 언니라는 호칭을 쓰는 대사때문에 연기자들이 어색해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드라마 관계자는 조선시대 어법이라고 해명했다는데요...하지만 굳이 조선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필요없습니다.우리들이 졸업식 때 늘 부르는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라는 가사를 생각해 보세요.왜 언니 라고 가사를 지었을까 의아해 하는 이들이 많은데 원래 이 언니라는 호칭은 동성의 윗사람을 부르는 단어예요.남자든 여자든 무관하지요.실제로 제가 아주 어렸을 때 좀 오래된 만화에 '콩돌이'라는 게 있었는데 거기서 남동생이 형을 언니라고 부릅니다. 

   호칭이라는 게 의외로 시대에 따라 잘 바뀝니다.예를 들어 인터넷을 뒤지다 보면 70년대 코미디가 나오는데 거기 보면 길거리에서 처음 만난 성인남자들끼리 노형! 또는 형씨! 라는 호칭을 씁니다.요즘은 이런 말을 안쓰지요.그리고 예전엔 '노인장'이라는 호칭을 나이 지긋한 남자에게 썼습니다.황순원의 60년대 초반 소설인 <일월>을 보면 주인공인  40대의 남자 교수가 시골노인에게 길을 물어보면서 "노인장! 이 길이 00리 가는 길인가요? "하고 말하는 장면이 있습니다.요즘은 노인들에게 쓰는 호칭이 좀 애매해요.할머니 할아버지라는 호칭을 싫어하는 노인들이 많지요.손자손녀들에게나 듣는 말이지,왜 남들에게까지 그런 말을 들으면서 "나는 늙었구나..."하고 늘 의식해야 된단 말이냐 하는 항변입니다.그렇다고 다른 호칭이 있는 것도 아니구요. 어르신이라는 말이 있긴 합니다만 '어르신 일자리 박람회' 이런 식은 좀 지나치다는 생각도 듭니다.

  예전엔  신문기사나 방송에서 고위직을 가리킬 때도 이름 다음에 직책을 쓰지 않고 그냥 이름 뒤에 바로 '씨"를 붙였습니다.예를 들어 1963년 대통령 선거 때 윤보선 후보 박정희 후보가 맞붙었는데 이 당시 신문기사를 보면 그냥 윤보선 씨...박정희 씨...이렇게 나와 있습니다.요즘 같으면 꼬박꼬박 누구누구 후보라고 하겠지요.그만큼 그 당시만 해도 호칭 인플레가 심하지 않았다는 얘기도 되지요. 

  처음 본 사람에게 호칭을 뭘로 해야 되느냐 하는 게 갈수록 어렵습니다.요즘은 아저씨 아줌마 아가씨라는 말도 왠지 낮추어 보인다는 느낌을 받으니까요.그러면 도대체 뭐라고 불러야 할지...이게 다 2인칭 대명사가 문법책에만 있고 실생활에서는 없는 나라의 불편함이기도 합니다.그래서 호칭 가지고 싸우는 일이 많지요.그러다가 나이 가지고 따지고...

   일본 영화 자세히 본 분은 자막 번역에서 느끼셨을텐데 예를 들어 다나카 상을 다나카 씨로 번역할 때 굉장히 이상하다는 거죠.일본에서는 아는 사람에게 이름 뒤에 상이라고 붙이면 끝납니다.그래서 아주 어린 소년이 나이 많은 동네 아줌마에게 예를 들어 하루코 상...이라고 하면서 이야기를 주고 받지요.그런데 우리말에서 이것을 하루코 씨라고 번역하면 이상합니다.우리나라에서는 어머니 뻘 되는 여자에게 누구누구 씨라고 붙이면 안 되니까요.하지만 이런 일본 호칭 관행이 굉장히 편하기는 합니다.우리나라는 그게 안되니 복잡하지요. 

   한글 운동하는 남영신 씨는 우리나라는 2인칭 대명사가 없기 때문에 피곤한 다툼이 너무 많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사회생활하면서 호칭 때문에 불편했던 사람들은 이 주장이 실감날 겁니다.그래서 저는 저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특히 여자와 대화할  경우 그냥 서로 존대어로 00씨라고 부릅니다. 알고 지내는 동네 여고생들이 저에게 00씨라고 합니다.그게 편하고 좋아요.좀 파격적이라는 말도 듣습니다만 일단 익숙해지면 서로 편합니다.제게 00씨라고 했던 여고생들이 몇년이 지나 이젠 대학생이 되고 그렇습니다. 

   이곳에서 제가 가끔 '알라딘의 동무들'이라고 할 때가 있는데 동무라는 말이 굉장히 편합니다.이 호칭도 80년대 들어와서는 없어진 것 같습니다.저야 학교의 선후배 따지는 관행도 다 없애고 학생끼리는 동무삼아 지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니 '찬물도 위아래가 있다'고 정색하는 사람에게는 이해가 안 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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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HIN 2010-01-08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에는 2인칭 대명사가 없음이 문제가 아니고...
'위 아래 따지는' 한국문화가 문제인 것 같습니다. 애시당초 나이를 가지고 심하게
'서열' 따지는 문화나 존대어가 나이 위주로 형성되어진 언어적 문화 때문은 아닌지..
뭐가 원인이든 노이님의 말처럼 그런 호칭 때문에 불편한 동네이긴 해요, 한국은.^^;

노이에자이트 2010-01-08 22:24   좋아요 0 | URL
그래서 아예 2인칭 대명사 없이 교묘히 말하는 방법을 찾기도 하지요.나이 많은 사람한테 무례한 대접 받아놓고 자기는 더 어린 사람에게 역시 무례하게 대하는 사람들도 많지요.어린이,청소년들에게 존대말을 쓰자는 방정환 선생의 주장을 곰곰히 되씹게 될 때가 많습니다.
 

  태양이 많이 비추는 나라 이탈리아...태양 보기가 힘든 영국이나 북서유럽에서 이탈리아를 이렇게 부른답니다.그 말 그대로 지중해의 태양 맛을 맘껏 볼 수 있는 이탈리아를 좋아하는 이들이 많지요.우리나라도 여유가 생기면서 유럽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늘었는데,이탈리아의 독특한 분위기와 멋진 경치,맛있는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꽤 있지요.

   안정환이 한때 뛰었던 페루자가 있는 곳이 이탈리아 중부 움브리아 지역입니다.깊은 산골도 있고 아름다운 구릉지대도 있으며,로마 시대 유적,성자 프란시스코가 태어난 아시시가 있는 곳이기도 하지요.양떼가 뛰어노는 언덕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림엽서에 나오는 장면 같습니다.우거진 삼림이 있는 국립공원 몬테 시빌레의 산속엔 늑대,곰 등 맹수들도 살고 있으며 골짜기엔 시원한 물이 콸콸 흐르지요. 

  일조량이 많은 고원지대이니 만큼 포도나 올리브를 비롯해 많은 농작물을 재배합니다.특히 올리브가 빽빽한 구릉지대의 농장은 올리브가 없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이국적인 맛을 선사해 주지요.올리브는 굉장히 오래 삽니다.움브리아에도 2000년이 넘게 살았다는 올리브 나무가 있지요.제주도 사람들이 예전에 감귤농사로 자식들 학교 보냈듯 이곳에는 올리브 농사로 자식들을 가르쳤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올리브가 익어 수확하는 철.이곳도 시골에는 나이든 사람이 거의 대부분이죠.올리브 열매 따려면 상당히 고됩니다.나이든 아주머니가 한마디 합니다."자식들은 힘드니 그만 두라고 하지요.하지만 이 올리브 열매 팔아서 그애들 키우고 학교도 보냈답니다." 

  구슬보다 더 작은 올리브 열매를 따려면 작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손으로 일일이 가지를 훑어서 열매를 땅으로 떨어뜨리고 그것을 다시 주워야 합니다.굉장히 번거롭지요.이것을 따서 주로 올리브 기름을 만드는데 움브리아의 올리브 농가에는 가구마다 착유기가 있어서 올리브 기름을 짭니다.우리나라에 집집마다 장맛이 다르듯 이곳에는 집집마다 올리브 기름맛이 다릅니다.그 기름을 이용해서 맛있기로 소문난 이탈리아 요리를 만들지요.유럽에서 요리가 맛있기로는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꼽습니다만 이탈리아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프랑스 사람들이 요리할 줄을 모르거든.그래서 이를 불쌍히 여겨 이탈리아에서 아줌마 한 사람이 가서 가르쳐 준 뒤로 좀 나아졌어."물론 프랑스 사람이 들으면 발끈하지요.이탈리아 사람들은 마르코 폴로가 국수 만드는 법을 원나라에 전해준 뒤로 중국인들이 국수를 먹게 되었다고 주장하여 중국인들이 발끈하기도 했다네요. 

   올리브 열매 따는 게 힘들어서 새로운 도구가 나왔습니다.젊은 농장주가 그 도구를 사용하는 걸 보니 길다란 막대 끝에 바람개비 같은 것이 달려 그것이 빙빙 돌아가면서 열매를 떨어뜨리네요.번거롭게 사다리 타고 오르락 내리지 않아도 되니 편하긴 한데....노인들은 그 도구가 그다지 맘에 안드는 모양입니다."손으로 따는 것보다 더 느리지.아무래도 사람 손만 하겠어요?" 노인들은 아무래도 새 것보다 옛 방식이 좋은가 봅니다. 

   오전 일이 끝나고 점심 무렵이 되자 일하던 농민들은 잔가지를 긁어모아 불을 피웁니다.가지고 온 소시지를 구우려는 것이지요.꾸러미에서는 잡곡으로 만든 빵과 치즈 그리고 움브리아가 자랑하는 포도주가 나옵니다.이곳은 로마시대 때부터 포도를 재배했다고 합니다.힘든 농사일을 하려면 든든히 먹어야지요.큼직한 잡곡빵을 맘껏 먹고 포도주도 꿀꺽 꿀꺽 마십니다. 

   이탈리아 남자들은 전세계 여자들의 인기를 받습니다.애인으로 삼고 싶은 남자 1위를 브라질과 다투지요.그래서 우리나라 여자들도 이탈리아 여행가면서  혹시나...하는 마음이 생기나 봅니다.더군다나 아시아 여자는 뺑덕엄씨 같이 생긴 여자도 공주대접을 받는다는 헛소문을 믿는 여자도 있지요.멋진 이탈리아 남자가 보이면 일부러 그 부근에 가서 지도를 보는 척하면 남자가 다가오지 않을까 기다립니다...그런데 이탈리아 사람들은(지중해 국가들이 다 그렇지만) 영어를 하지 못합니다.기껏해야 "5월에 당신을 도와주겠다(May I Help You? 의 직역)"하면서 접근하지요.영어 못하기야 우리나라 여자도 거기서 거기..."I am Korean."하고 우물쭈물하는데 상대남자도 영어가 바닥나서 계속 이탈리아 말로 속사포처럼 쏘아대니 서로 손짓발짓으로 하는 수밖에요.그래도 둘이 서로 눈이 맞으면 더 발전적인 순서? 로 진행한다고도 하지만 재수없으면 그 상대남자가 날치기 아저씨인 경우도 있지요. 

  이탈리아엔 남자만 매력있는 것은 아니지요.<노틀담의 꼽추>에서 에스메랄다 역을 한 지나 롤로브리지다 혹은 <말레나>의 모니카 벨루치(벨루치 누나는 움브리아 출신) 같은  멋진 여자들이 있는 곳이니 저도 돈벌면 이탈리아로 여행가볼까 합니다.마초의 향기를 풍기면서도 꼰대기질은 없는 저같은 남자의 매력이 이탈리아에서도 통하는지 한 번 시험도 해볼 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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쟈니 2010-01-06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ay I help you.... 데굴데굴....
저는 시칠리 섬과 터키쪽 가보고 싶어요. 스페인도 가보고싶고..
아.. 열심히 일해야겠습니다. 돈 벌려면... T T

노이에자이트 2010-01-06 20:17   좋아요 0 | URL
터키에서 서쪽으로 죽...스페인까지 여행하세요.그전에 돈을 준비해야죠.빚내서 가면 안되니까요.

Mephistopheles 2010-01-06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를..다큐멘터리로 만들었을 때 얼마 전 나레이션을 했던 선덕여왕의 '비담'이 읽어내는 장면을 상상해봤네요.

노이에자이트 2010-01-06 22:34   좋아요 0 | URL
김남길보다 제 목소리가 더 나으니 제가 한번 해설을 해볼까요?

Mephistopheles 2010-01-06 23:15   좋아요 0 | URL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노이에자이트님. (일주일 시간 드리겠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01-07 16:16   좋아요 0 | URL
허허...이것 참...

쉽싸리 2010-01-07 0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리브유는 우리식으로 하면 주로 나물무침이나 생채소무침에 사용한다죠?
기름은 튀기면 산화가 되어 좋지 않다고 하죠.
등급도 상당히 있고, 엑스트라 버진 등등,,
그 효능에 대해서는 좋다는 얘기를 주워들은 적은 있습니다.
국내서는 수입품일색이라 그런지 값이 무척비싼것 같습니다.

롤로브리지다! 이 분은 이제 돌아가셨겠죠?
모니카 벨루치!!! 이분 참 예쁜 누님!! 절대미색 ㅎㅎ
소피아로렌!!! 큰 누님은 아직도 왕성히 활동하시는 것 같던데요.
너므너므 정열적인 누님들~~

노이에자이트 2010-01-07 16:18   좋아요 0 | URL
지중해나 중동 쪽 나라에선 요리에 많이 넣더라구요.그리스도 그렇구요.저는 한번도 안먹어 봤어요.

롤로브리지다는 아직 생존해 있을 걸요.오...소피아 로렌도 이제 곧 80이 되죠.

무해한모리군 2010-01-07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로마에서 맥주집에 갔을 때였어요. 웨이터분이 전망이 멋진 테라스 자리를 주면서 '여기는 예약을 하거나 식사를 하는 사람을 위한 자리지만 당신에게 특별히 내준다. 내 일은 삼십분 후면 끝난다'고 다정히 말하지 뭐예요. 광광지엔 한국어로 '아가씨 모하세요?'라고 물어주는 호객꾼들도 많고~ 로마는 다정하고 잘생긴 남자들이 많은 곳으로 제 기억에 남아있어요. 어쨌거나 결론은 전 올리브는 좋아하지 않아요. ㅎ

노이에자이트 2010-01-07 16:19   좋아요 0 | URL
해외여행을 많이 갔군요.전세계 미남 탐사보도를 써보세요.한국어 하는 남자도 있었군요.

올리브는 한번도 안 먹어봐서...

무해한모리군 2010-01-08 09:42   좋아요 0 | URL
관광지니까요 ㅎㅎ
많이 안갔고 한번 가서 오래 돌아오지를 않았습니다 ㅋㄷㅋㄷ

노이에자이트 2010-01-08 16:21   좋아요 0 | URL
아예 해외여행 한 번도 못 간 저같은 남자도 있답니다.

비로그인 2010-01-08 20:15   좋아요 0 | URL
아예 해외여행 한 번도 못 간 저같은 남자도 있답니다.2

노이에자이트 2010-01-08 22:24   좋아요 0 | URL
국내 여행 갈 돈도 없구요...

2010-01-07 1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07 18: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일본 사이타마 현에는 격투기 전용 경기장이 있습니다.우리나라 같은 나라에선 상상도 못할 일이지요.요즘 일본의 격투기 단체들이 어렵다고 하지만 일본의 격투기 경기엔 아직도 손님이 꽉꽉 찹니다.프로복싱의 인기도 여전하구요.프로복싱이건,다른 격투기건 침체에 빠져 경기장에 빈자리만 많은 우리나라와는 확실히 문화자체가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그 사이타마 경기장에 2009년 마지막 대형 격투기 경기가 마련되었습니다. 

  20개 가까운 경기가 마련된 이번 시합에 유독 제 눈을 사로잡은 경기는 그날 출전선수중 가장 나이 많은 게리 굿리지라는 선수가 나오는 경기였습니다.이 선수는 공식기록으로는 1966년생입니다만 1964년생이라는 설도 있고,여하튼 노장선수임엔 틀림없습니다.헤비급의 강타자로 190센티미터에 110킬로의 거한입니다.전성기 때는 강펀치에 물불 안가리는 공격성으로 인기가 있었지요.2005년이  그의 전성기였습니다.격투기의 강자들과 치열한 난타전을 벌이는 그의 모습은 이기든 지든 화끈했습니다.얻어맞아도 결코 물러서지 않고...패해도 장렬히 산화하는구나 하는 느낌! 

  그의 이런 모습때문에 격투기 단체에선 그를 링에 올리려고 하지요.하지만 2006년을 기점으로 나이도 있고 해서인지 계속 패하는 경기가 많고 2007년부턴 이긴 경기가 있는지도 가물가물하군요.물론 맞고도 결코 물러서지 않는 용감함은 여전하지만 격투기 선수가 마흔이 넘어서 자기보다 훨씬 젊은 선수에게 맞고 기절하는 광경은 지켜보는 사람 입장에서도 안타까운 감정이 들 수 밖에요. 

  게다가  그는 몇년 전 이혼했고 어린 자식들을 부양하기 위해 계속 글러브를 껴야 했습니다.늘 패하기만 하니 최근에는 그를 불러주는 횟수도 좀 줄어든 것이 사실입니다.이번에도 좀 오랜만에 링에 나타났지요.게다가 상대방은 12연승에 11케이오 승을 거두고 있는 강타자 게가드 무사시(네덜란드)! 체격에서는 굿리지가 더 큽니다만 계속 10전 가까이 지기만 하는 선수와 연전연승의 선수를 맞붙여 놓았으니 누가 이길지는 다 예상할 수 있었을 겁니다.특히 이번엔 게가드 무사시의 상대가 갑자기 시합에 못나오게 되었다고 통보했기 때문에 주최측에선 급하게 굿리지에게 연락했나 봅니다. 

  이런 불리한 시합...게가드 무사시는 이쪽 사정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정해 주는 떠오르는 태양입니다.하지만 굿리지는 이런 것 저런 것 따질 경황이 없었을 겁니다.그는 격투기 외에는 배운 게 없고, 이혼 후 자식 부양을 위해 무조건 시합을 해야 했으니까요.그래서 2009년 마지막날 그는 링에 올랐습니다.겉모습으로 본 그의 몸상태는 40대 중반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탄탄했고 연습을 평소에도 꾸준히 해왔구나 하는 느낌을 들게 해주었습니다. 그러나... 

  시합은 처음부터 일방적이었습니다.굿리지는 워낙 물러서는 것을 모르는 선수라 용감하다는 느낌은 주었지만,무사시의 그 정교하면서도 강력한 펀치는 얄밉게도 잘 적중했습니다.사람 심리라는 게 묘해서 그래도 굿리지가 버텨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너무 일방적인 시합이라 심판은 경기를 중단시켜 버리고 맙니다.그때 굿리지는 눈을 부릅뜨며 '나는 더 할 수 있는데 왜 그러느냐' 하고 항의하듯이 심판에게 뭐라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하지만 그 상태에서 더 시합을 끌어봤자 경기 결과는 뻔하고 선수보호 차원에서도 그 경기는 거기서 중단되는 게 여러모로 좋았습니다. 

  양 선수의 나이차는 거의 20살 가까왔습니다.누구도 굿리지가 이길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없었습니다.굿리지도 자기 자식들을 부양하기 위해 이런 무리한 시합을 한 것이지요.그는 최근 너무 많이 두들겨 맞는 경기를 하고 있습니다.저래 가지고 더 늙으면 몸이 망가지지나 않을까 하는 느낌이 들 정도니까요.  

  왕년의 강타자...예전에 어떤 전성기 지난 배우가 그랬습니다.세상에서 제일 슬픈 단어는 왕년의 무엇무엇하는 것이라고...굿리지는 집에 계속 날아드는 공과금 고지서 때문에 돈을 벌어야 한다면서 이번 시합을 수락했다고 합니다.하지만 무수한 주먹을 맞고 패배를 선언당하면서도 계속 싸울 수 있다고 심판에게 항의하는 그 모습은 선수로서의 자존심이었을까요.이제 그가 왕년의 모습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은 제로라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저는 그를 좋아하는 팬으로써 그가 이제 이 일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찾아봤으면 좋겠습니다.좋아하는 선수가 자기 조카나 아들뻘 되는 선수에게 맞으면서 링바닥에 눕는 광경을 보는 것은 서글픕니다. 

 이 경기 외에 그날 수많은 경기가 있었습니다.더 흥미진진한 경기도 있었구요.하지만 싱겁다면 싱겁게 끝나버린 그 경기...시합중단을 선언하는 심판에게, 나는 더 싸울 수 있는데 왜 중단시키는냐는 듯 눈을 부릅뜬 굿리지의 그 모습이 지워지지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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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tournelle 2010-01-02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굿리지 게임은 저도 봤습니다. 짠하더군요.
1월 9일에 또 게임이 있다고 하던데 몸이 견딜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는 정말 한때, 아니 지금도 그렇지만 정말 화끈하고 멋있었던 선수였는데...

더불어 새해 인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노이에자이트 2010-01-02 23:47   좋아요 0 | URL
어허...그런 무리한 시합일정이라니 정말 뭐라 할말이 없군요.이팔 청춘도 아니고...하지만 너 시합하지마! 하는 건 더 가혹하겠지요.

무화과 님도 새해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십시오.

비로그인 2010-01-02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시합을 봤어요. 친구가 운영하는 가게에 가서 음식 나오길 기다리면서 봤는데 음식 맛이 있을리가 없죠. 초반에 보여준 무사시의 간결한 콤비네이션을 보고 굉장히 날카롭다고 느꼈어요. 그렇다고 봐주는 것 또한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기 때문에 더 냉혹한 것 같아요.

노이에자이트 2010-01-02 23:49   좋아요 0 | URL
저녁밥을 늦게 드셨군요.무사시는 만능선수니 더 말해야 무엇합니까.선수끼리야 최선을 다해 싸우는 게 상대에 대한 예의지요.

Mephistopheles 2010-01-03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마크 콜먼이 생각나버렸습니다. 굿리지와 다를바가 없는 환경이죠. 어느 종목이나 노장들의 투혼은 뭔가 애잔한 감동을 줍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01-03 15:21   좋아요 0 | URL
마크 콜먼과 랜디 커투어가 다음번 UFC에서 싸운답니다.

뷰리풀말미잘 2010-01-03 0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지 포먼, 랜디 커투어, 헐크 호건, 릭 플레어 이 사람들 보면.. 국민연금의 중요성이 새삼 느껴집니다. ㅎㅎ

노이에자이트 2010-01-03 15:22   좋아요 0 | URL
밥샙처럼 연예인 기질이 있는 선수는 그래서 영리하게 생활하는 것 같아요.
 

    1.올해는 독서기록장 1600쪽 이상을 채웠습니다.거의 대부분은 국내 신문을 필사한 것입니다.구독중인 경향신문을 주대본으로 하여 폐지수거일에 이웃이 버린  한겨레신문과 중앙일보도 가져와서 관심가는 기사를 필사하며 공부했습니다..올해는 책은 별로 보지 않았습니다.헌책방조차 간 날이 드뭅니다.폐지수거일에도 올해는 책은 별로 안 나왔더군요. 

     2.신문은 1주일씩 필사할 기사가 나온 년,월,일 면수,기사제목을 종이에 적습니다.이렇게 적어 놓은 것 중 제가 실제로 필사하는 기사는 극히 적습니다.선택받은 기사랄까요.신문은 두달치를 차곡차곡 쌓아두면서 수시로 기사제목을 적은 메모지를 보면서 해당날짜의 신문을 찾아 필사합니다.기사를 쓴 기자 이름까지 다 적습니다.문장이 맘에 안 들면 표시해서 제가 맘에 들게 고칩니다.저는 "~~이 이루어지다..."류의 수동태 표현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하다"로 바꿉니다. 

     3.지난 1년치 기록장을 보니 역시 외신기사를 가장 많이 필사했더군요.하토야마 정권 출범이후의 중일관계와 미일관계를 많이 적었습니다.특히 후텐마 문제는 각 신문을 거의 모두 참조해서 필사했습니다.오키나와의 지도까지 그리면서...또 올해가 중국 건국 60주년이라 중국 관련 기사,특집좌담,특별기획 등을 많이 필사했습니다.당연히 북한과 중국의 밀착에도 할애를 많이 했습니다. 

     4.중동지역에 대해서도 많이 적었습니다.예전엔 사우디,이란,이라크 위주였는데,올해는 아프간의 카르자이 정권,파키스탄의 탈레반 소탕전에 관한 기사를 많이 필사했습니다.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문제도 꽤 적었군요. 그리고 시아파,수니파의 갈등도.

     5.북한문제는 제 특별관심사라 역시 많은 분량을 할애했습니다.이 문제는 조중동 쪽 기사도 꽤 많이 필사했는데 최근 들어 중앙일보,특히 김영희의 글을 많이 필사했습니다.12월에는 현정부더러 대북강경노선을 거두라고 충고하는 글을 적은 김영희에게 조선일보의 김대중이 반박하는 글을 써서 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더군요. 

     팔굽혀 펴기운동에 관하여 

    1.작년엔 군대행군보다 조금 더 빠른 정도의 속력으로 약 7킬로미터 가까운 출퇴근 길을 몇달 동안 걸어다닌 것 외엔 운동을 안 했습니다.물론 주먹타법 연습이야 계속했지만...그래서 5년 이상 안했던 상체운동을 하기로 마음 먹고 여름부터 천천히 마치 재활훈련하듯 운동했습니다.기구가 필요없으면서도 근력증강에 좋은 것은 역시 푸시업.웨이트 트레이닝 교본은 한꺼번에 30회를 기본으로 합니다.몇년 쉬었으므로 당연히 이 정도도 안되지요.15회부터 해서 천천히 회수를 올려 12월 들어 한꺼번에 55회까지 성공했습니다.1분~2분 쉬고 다음세트엔 15회,10회 등등...해서 18~20분 동안 150회 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2.웨이트 트레이닝 스타일의 푸시업은 이렇습니다.이건 단순히 회수만 채우는 것이 아니라 근력을 증강하는 데 목적이 있으므로 아주 제대로 된 자세로 해야 합니다.똑바른 자세로 엎드려서 실시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팔을 굽힐 때 조금 천천히 굽히라는 겁니다.펼때는 좀 속도를 내도 상관없습니다.어깨 넓이를 넓게 취하면 가슴근력에,좁게 취하면 삼두근근력 증강에 좋습니다.물론 변화를 주면서 하는 게 좋지요.엄격한 자세로 제대로 하면 복부가 상당히 당기는 느낌을 주는데 복부운동도 되니까 그렇습니다.운동을 마치면 가슴쪽에 피가 몰려 빨갛게 됩니다.요즘 날씨가 차가운데 푸시업 운동이 끝나면 욕조에 찬물을 받아서 바가지로 끼얹으면서 몸을 씻습니다.추우면 추울수록 찬물로 합니다.이 운동은 격일제 혹은 이틀 건너 합니다.   ***주먹단련을 위해 20회 정도는 주먹을 쥐고 푸시업.

  3.근력운동(웨이트 트레이닝)은 크게 미는 운동과 당기는 운동이 있는데 푸시업은 전형적인 미는 운동입니다.당기는 운동의 대표는 턱걸이지요.내년엔 턱걸이에 도전하려고 합니다.저는 당기는 힘이 약한 편입니다.내년에는 당기는 힘도 기르겠습니다.푸시업은 실내에서 해도 되지만 턱걸이는 밖에서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군요.푸시업도 평행봉에서 해볼 작정입니다. 

   4.왼손잡이 자세로 주먹타법연습하는 것은 어느 정도 익혔습니다.올해는 복싱타법 외에 입식타격 타법(킥복싱 타법)과 종합격투기 타법(꺾기,조르기,누르기가 허용되는 격투기)도 연습해 봤습니다.가장 많이 참조한 선수는 필리핀의 복싱 영웅인 왼손잡이 복서 매니 파퀴아오입니다. 

    글쓰는 자세에 관하여 

   인간이 만든 도구 중 가장 유용한 것 중 하나가 칼입니다.맛있는 요리를 만들기도 하고 위급한 환자를 수술할 때도 요긴하게 쓰지요.그러나 살인자의 손에 쥐어주면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죽이는 흉기가 됩니다.말이나 글도 마찬가지지요.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사람에게 기쁨을 주기도 하지만 상처를 주거나 심지어 최악의 경우엔 죽음을 강요하기까지 하는 것입니다.솔직함을 빙자해서 남을 내치는 글을 쓰지 않도록 조심하고 또 조심합시다. 

   나를 칼로 베는 것 같은 글을 만날 때는? 맷집 좋게 버텨야 합니다.아하...요녀석 귀여운데? 하면서 가볍게 웃어넘길 수 있어야 합니다.흔히 하는 말로 신경이 굵어야 합니다.주먹대결은 승패가 분명합니다만 말싸움,글싸움은 끝도 없는 소모전이지요.처음에 가볍게 무시해 버릴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더러운 수렁 속에 빠지지 않습니다.

   알라딘의 동무들! 연말이니 뭐니 하면서 괜히 감상주의에 빠질 필요 없습니다.고령화 시대라서 옛사람들은 상상도 못할 만큼 장수할 수 있습니다.이 얼마나 큰 축복입니까? 길게 보고 삽시다.지난 한 해 동무들의 글을 읽으면서 많은 위안과 기쁨을 얻었습니다.내년에도 많은 도움주십시오.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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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31 23: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01 14: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31 2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01 14: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샘 2010-01-01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역시 Neue Zeit군요. ^^
뭔가 새로운 걸로 가득차 있는...
동무란 말 참 정겹지 않나요? 우리 동무들이 건강하게 즐거운 한 해 지으시길 저도 빌어 봅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01-01 14:46   좋아요 0 | URL
더욱 더 새로와지겠습니다.

동무란 말이 좋지요.글샘 님도 늘 건강하십시오.

비로그인 2010-01-01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먹쥐고 팔굽혀펴기 하면 더 힘들죠. 그것이 익숙해지면 손가락을 세워서 해 보세요. 예전엔 손가락으로 30개씩 했었는데 한동안 안하다 하려하면 손가락 아파 못하겠더군요. 턱걸이도 방에서 할 수 있는데요 인터넷 쇼핑몰 같은 곳에 찾아보시면 문틀에 고정하는 철봉이 있어요. 저도 방에 그걸 달고 한동안 했었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해에도 유익한 글 기대합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01-01 14:49   좋아요 0 | URL
우선은 안 쉬고 푸시업 100개가 목표에요.
제가 하려고 하는 턱걸이는 철봉에 줄을 늘어뜨려서 하는 겁니다.태릉 선수촌에서 하더라구요.
성실하고 좋은 정보를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pjy 2010-01-01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서기록장 천육백쪽이라,,대단하십니다~저도 쫌 더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01-01 14:50   좋아요 0 | URL
하루 4~5페이지 씩 하니까 연말에 그렇게 되더라구요.
새해엔 우리 모두 열심히 삽시다.

순오기 2010-01-01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노이에님께는 여러가지로 놀라게 됩니다.^^
푸시업~ 우리 아들에게 권했더니 계속 해왔는데 일주일 전부터 안한다고 하네요.ㅜㅜ

노이에자이트 2010-01-01 14:51   좋아요 0 | URL
푸시업은 어깨근육이 유독 약한 사람에겐 좀 안 좋은 운동입니다.먼저 10개부터 하도록 해보세요.

blanca 2010-01-01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신문 기사를 필사하셔서 필력이 이렇게 좋으시군요. ^^ 저도 조정래샘이 일출을 묘사한 장면 10장 필사하고 말았는데-..- 눈에 보이는 것들을 언어 안에 다 한번 가둬보고자 하는 열망(죽기전에)이 있어서요. 기사 필사는 어떤 목적을 가진 것인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01-01 15:54   좋아요 0 | URL
제 필력이 좋은가요? 칭찬 감사합니다.저는 칭찬받으면 힘이 용솟음칩니다.
시사를 따라잡고 좀 더 입체적으로 세계정세를 보기 위해 여러 신문기사를 정독하고 필사하는 거에요.그리고 기자들의 문장도 더 매끄럽게 조금씩 바꾸어보면서 교정?도 해주고...요즘은 학교에서도 신문을 통한 학습 같은 걸 하던데요.

카스피 2010-01-01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정말 대단하세요.신문기사 필사도 그렇고 운동도 그러시고요.
노이에자이트님 새해 복많이 받으셔요^^

노이에자이트 2010-01-02 15:01   좋아요 0 | URL
할 줄 아는 게 그것 밖에 없어요.올해는 책도 많이 읽어야 하는데...

카스피 님도 복많이 받으세요.
 

   올해 수단에서는 일명 바지 사건이 일어났습니다.여기서는 이슬람 율법이라면서 여자에게 바지를 못입게 하는데 한 여성이 바지를 입었습니다.그러면 태형을 당하는데 이 사건이 워낙 유명해지고 국제여론이 들끓자 벌금형으로 내렸지요.하지만 그 여성은 해외로 나가 이런 터무니 없는 억압에 대한 투쟁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여자가 왜 바지를 못입는다는 말이냐! 정말로 터무니 없군.수단? 그런 듣도 보도 못한 나라란 말이냐? 뭐? 아프리카에 있는 나라? 역시 후진국은 다르구만...어쩌구 저쩌구...하고 항의할 사람들도 있겠지요.그러나...여자는 바지 입지 말라는 이런 해괴한 억압이 있는 나라가 또 있으니,바로 대한민국!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중에는 여학생들은 교복으로 바지를 못입게 하는 곳이 아직도 있는 모양입니다.그런 곳에 다니는 소녀들은 교복바지를 허용해 주는 학교를 그렇게 부러워하더군요. 

   저는 남자라서 잘 모르겠지만 겨울에 추울 때는 치마 입을 때 추운가 봅니다.또 신체 특성상 다리를 내놓기가 좀 그런 여학생들은 바지가 필요하다고도 하더군요.그런가 하면 아무리 추워도 교복 위에 체육복도 못 껴 입게 하는 학교도 있다고 합니다.모든 학생들에게 극기 훈련을 시키려는 것인지...이런 문제제기를 하면 학생들 일을 가지고 뭐 그렇게 호들갑을 떠느냐고 할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야! 학생 때가 아니면 언제 공부하겠는가? 헛생각할 시간 있으면 그 시간에 수학공식,영어단어 하나라도 외워!" 이렇게 윽박지르는 사람들...이런 말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책을 여러가지 용도로 사용하지만 읽는 용도로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

   이슬람권에서는 가끔 금지된 사랑의 도피를 하려던 청춘남녀가 잡혀 사형당하는 일도 있는 모양입니다.이에 질세라 우리나라에서는 남녀공학인 경우, 같은 학교 학생끼리는 이성교제를 금한다는 해괴한 학칙을 가진 학교도 있습니다.그게 뭐 자랑이라고 방송에 나와 자랑스레 이야기하는 교장도 봤습니다.주여! 저들은 자기들이 하는 짓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나이다...하는 말이 생각나더군요. 

   우리는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심한 노동에 혹사당하는 나라의 이야기를 듣습니다.그럴 땐, 그럴 수가...하면서 분노합니다.하지만 우리나라 어린이나 청소년들은 그런 혹사를 안 당하고 있습니까? 초등학교 때부터 방학도 없이 학원과 과외에 심야까지 빽빽한 일정...밤 늦게까지 학생들을 강제로 잡아두면서 그걸 '자율학습'이라는 기만적인 단어로 미화하고....이건 과연 어린이 학대,청소년 학대가 아닌가요? 

   우리나라에 꽤 오랫동안 머무르며 한국여성과 결혼까지 한 캐나다 남자 한 명을 알고 있습니다.고교에서 원어민 교사를 하고 있지요.한국어도 곧잘 하는 이 양반과 주고 받은 이야기입니다. 제가 "한국학생들은 밤늦게까지 공부를 너무 많이 하는 것 같지요?" 하고 물었죠.그러자 아주 명쾌한 대답 ." 그게 무슨 공부요? 그냥 학생들을 늦게까지 잡아두는 거죠.그렇게 한다고 공부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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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YLA 2009-12-29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중학교 때 교복자켓 안입고 점퍼입고 다닌다고 혀를 차던 교사가 떠오르네요. 지금 생각하면 저에게 보내던 그 경멸의 눈빛이 우습지만(왜 그녀는 소중한 자신의 인생을 고작 교복 자켓 따위에 집착하며 보내는 것일까...) 그 당시엔 어렸던지라 무척 섭섭했었죠. 그리고 교복이니 두발이니 하는 문제에 늘상 따라붙는 교사들 말이 '나도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지만 악법이라도 법이다. 일단 지키고 너희들이 바꾸도록 노력을 하렴' 한국 학교에서 언제 그렇게나 학생들의 의견에 귀를 귀울여줬다는건지, 결국 체제에 순응하며 살라는 소리밖에 안되는거죠. 고등학교 땐 체육복 땜에 엄청 혼났구요. 하루에 잠자는 시간빼고 학교에 붙잡아 놓으면서 블라우스, H라인 치마 입고 하루종일 있으란건가.......OTL

노이에자이트 2009-12-29 23:13   좋아요 0 | URL
학교다닐 때 부당한 억압에 대한 안 좋은 추억을 가진 사람들이 많지요.하지만 어른이 된 뒤에는 그래도 학생은...하면서 억압적인 규율을 강요하는 사람도 많구요.

쉽싸리 2009-12-30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중학교 2학년 올라가면서 교복 자율화가 된것 같습니다.
그즈음 조회 시간에 교장선생 말씀이 이제 교복 자율화되면 언 놈이 잘 사는지 표나게 되고 경제적으로도 부모들이 어려워 질것 이라는 식으로 훈화한 게 생각나네요.
없이 사는 어린 마음에 참 공감이 갔었습니다. 그나마 교복은 두 벌만 있으면 되었으니,,,,

노이에자이트 2009-12-30 15:58   좋아요 0 | URL
실제로 부모님께서 경제적으로 더 어려워지셨나요?

쟈니 2009-12-30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고등학교때, 치마 입는 문제로 교문앞 선생님한테 걸려 벌받았습니다.
교복도 아닌데 갑자기 학교에서 치마를 입어야 한다고 주장했죠.
겨울에 난방 안되는 학교에서 치마를 강제로 입어야 하는 것을 주장하는 것.
학생들의 최소한의 의복 선택/두발 선택을 방해하는 것.. 인권침해죠.

일제때 잔재이기도 하고.. 유교에 대한 잘못된 해석인거 같기도 하고...

참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노이에자이트 2009-12-30 22:17   좋아요 0 | URL
이런 관행이 언제까지 계속 이어질지 참으로 개탄스럽습니다.이렇게까지 된 건 일제잔재라기 보다는 뭔가 우리에게 이런 억압적인 관행을 묵인하고 정당화하는 심리가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쟈니 님도 복많이 받으세요.

2009-12-30 19: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30 2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9-12-31 0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육복 바지를 입고 그 위에 교복 치마를 입으면 그렇게 멋있을 수가 없어요.

노이에자이트 2009-12-31 15:32   좋아요 0 | URL
아하...그런 취향이시군요

순오기 2010-01-01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여학생들도 치마나 바지 선택해서 입게 하는데, 아직도 치마만 고집하는 학교도 있긴 하더군요.ㅜㅜ
학생들의 이성교제~ 교내에서 애정표현 수위를 어디까지 묵과할 것인가? 그게 더 중요하다 싶어요. 실제로 우리딸은 학교 다닐 때 이동수업반에 가면 버젓이 대놓고 하는 애정표현의 농도가 상상을 초월해서 구역질이 난다고 했었답니다. 학교마다 규정이 다르겠지만 그 표현정도가 정말 심각해서 다른 학생들에게 혐오감을 준다면 그것도 문제가 있지요.

노이에자이트 2010-01-01 15:02   좋아요 0 | URL
다른 사람에게 혐오감을 줄 정도면 어느 정도일까요...뭐든지 중도가 중요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