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아라가 가요계에 처음 나올 때 불렀던 노래, '거짓말', 요즘 이 노래가  좋아졌습니다.댄스곡과 발라드곡 두 개가 나왔는데, 둘 다 괜찮지요.특히 발라드로 나온 것은 애절한 음색이 돋보입니다.메인보칼이 누군지...소연인가...드라마 '공부의 신'에서 유승호를 따라다니던 지연도 귀여웠고. 얼마전 20살 남짓하여 소녀와 여인의 중간 쯤 되는 여성이 내게 어떤 가수를 좋아하느냐고 하길래, 소녀시대, 카라, 타이라 등등 걸그룹들을 댔더니 그 여인 왈, "아유...나이가 드니 어린 여자를 좋아하시는군요." 하고 씩 웃었습니다.그래서 나는, "그런 사람들 좋아하면 나이가 들었다고 하지만 만약 내가 나훈아 남진 이미자 배호 좋아한다고 하면, 역시 나이들어서 그런 가수들 좋아하는구나...할 거 아니오?" 하고 웃어주었지요. 

   내가 예전에 좋아하던 노래나 소설들을 생각해 보면 같은 나이 또래들이 좋아하던 것과는 거리가 먼 좀 지난 노래, 소설 같은 경우는 아예 까마득한 옛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작품들을 좋아했습니다.친구들이 서태지나 룰라 좋아하던 시절에 나는 가요로는 일제시대에서 50년대 노래, 극히 최근까지 와봤자 70년대 후반 노래를 좋아했지요.당연히 친구들은 아이고 뭔 청승이여...하던 이들도 있었고요.그런데 세월이 지나 이젠 이승철도 룰라도 요즘 청소년들에겐 그 선배들인 남진 나훈아와 함께 다 옛날 가수입니다.초등학생들에겐 핑클이나 SES도 옛날 가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거꾸로 요즘 내 친구들은 내가 예전에 좋아하던 노래의 맛을 이제야 알았다고 고백합니다.나는 최신곡에 대해 알려줍니다.요즘엔 이런 노래도 알아야 해...하고 강조하지요.걸그룹들 사진을 섞어놓으면 누가 누군지 구별도 못하는 내 친구들은 어떻게 그런 걸 다 외우느냐? 여가를 온통 그런 것만 연구하느냐? 며 밉지 않은 핀잔을 줍니다.그런데 내가 어린 시절 옛노래를 좋아한 게 지금 최신곡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바탕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그게 무슨 음악학적으로 맞는 얘긴지는 잘 모르지만요. 

   소설은 대학 들어와서 한참 있다가 맛을 들였습니다.그전엔 역사학이나 사회과학을 먼저 읽었지요.처음 읽었던 게 <레미제라블>과 <데이비드 커퍼필드>인데 이 두 소설 모두 완역본의 두께가 어마어마합니다.작가나 작품명을 듣기는 많이 듣지만 실제로 읽어보지는 않은 사람들이 많지요.처음에 이런 것에 맛을 들여놓으니 나중에 호흡이 빠른 현대물도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그리고 박종화 유주현의 역사소설들...만약 템포 빠른 현대물을 먼저 읽었다면 유장한 이야기가 이어지는 고전을 읽는 데 꽤 어려움이 많았을 겁니다.실제로 독서블로그를 가보면 특히 추리물 같은 경우는 50년대 작품조차 좀 헐렁헐렁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이 있더군요.나는 추리물도 고전 추리물을 먼저 읽었기 때문에 20세기 후반에 나온 작품은 훨씬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요즘은 일제시대 우리나라 소설가들의 단편을 다시 읽고 있습니다.고교시절 시험보느라 억지로 작가와 작품제목만 외웠던 바로 그런 단편들 말이지요.몇 년 전 꼼꼼이 읽어봤는데 재미가 있길래 이번에 다시 읽기 시작했어요. 현진건의 '빈처'나 '운수좋은 날', 나도향의 '물레방아' '뽕' 등은 이제 생각해보니 지금으로부터 거의 80~90년 전 작품들이더군요. 아무래도 지금은 안 쓰는 표현도 수두룩하게 나오고, 남자도 20대 중반만 넘으면 노총각으로 여겼던 관행도 생소합니다만, 요즘 작가들의 소설과는 다른 맛이 있어서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덕분에 책꽂이의 좀 꺼내기 어려운 곳에 넣어두었던 한국단편문학전집도 꺼내기 쉬운 곳으로 나들이를 하게 되었습니다.이제 좀 미루어 놓았던 현진건의 장편 <무영탑>이라든가, 나도향의 장편 <환희>등 그 시절의 장편소설들도 정독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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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10-11-05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미제라블은 얼마전에 펭귄판으로도 번역되어서 나왔더군요. 장발장으로 아주 짫은 한권으로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그냥 줄거리만 아는 정도가 되겠네요. 얼마전에는 파리의 노트르담을 구입했는데, 아셰트 클래식이라는 총서명으로 나온 책이였는데, 비싸기도 비싸더군요. 만듦새를 보고 샀다기 보다는 다분히 번역자를 보고 산 것이였는데요. 정식(?)으로 읽는 위고라 어떤지 궁금합니다.

그런데 박종화라고 하면 <임진왜란>의 박종화인가요? 알기로는 해방이후쯤에서 나온 것 같은데 몇년 전에 새로 옷을 입혀서 나와 있더군요.

교과서에서 나온 한국문학은 졸업하고 나니 딱히 구해서 읽고 싶지는 않더군요. 유일하게 재미있게 읽었던 것이 <꺼삐딴 리>였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재미있을 수가 있나? 했죠. 다른 작품들도 읽어 볼까 싶기도 하네요.


노이에자이트 2010-11-05 18:22   좋아요 0 | URL
저는 정음사판으로 읽었어요.프랑스 근대사 관련서적을 꽤 많이 읽은 다음에 레미제라블을 읽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읽기 힘들었을 겁니다.

예.월탄 박종화요.임진왜란은 50년대 초에 나왔어요.

저는 소설의 재미도 재미지만 일제시대를 알 수 있는 역사자료로 읽으려고 해요.일제시대 때 일상생활,일본의 정책,사상통제,전향자들의 생활,만주로 간 조선인과 현지중국인과의 갈등 등을 알아보기 위해서지요.

2010-11-05 2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6 15: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스트레인지러브 2010-11-05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녀시대, 원더걸스, 카라... 군대 있을 때... 모두가 환장했죠
그 때의 열광 때문에 지금은 군대 시절보단 좀 덜하네요.
그래도 카라는 좋아합니다(응?)
글고, 전 상대적으로 장편소설에 약합니다.
두꺼운 고전소설 중에선 끝까지 다 읽었다... 고 할 수 있는 책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랑 죄와 벌 정도네요(이게 두꺼운 책 범주에 든다면 말이죠)
카라마조프는 중간에 낙오했고..
엔간한 유명 고전소설은 대부분 대충 이야기로 들어 아는 정도입죠;
개인적으로는 역사책이나 인문학 서적이 장편소설보다 더 잘 읽히고, 장르별로 골고루 읽는다면 주로 단편... 이랄까요. 장편을 읽는다면 보통 역사이야기가 많네요.
저는 수능 쳤을 때 가지고 있던 단편소설 전집(5권짜린가)을 아직 갖고 있어서, 가끔씩 펼쳐 보곤 합니다만... 채만식이 가장 마음에 들어서 채만식 작품이 실린 2권은 상당히 깨끗한 나머지 권들이랑 달리 꽤나 헌 느낌이 납니다. 반면 염상섭 책(삼대 등)은 다이제스트로 읽을 땐 좋았는데 장편으로 읽으니 좀 지루하기도 하고....
.... 틈 나면 도서관에 있는 민음 세계문학전집에나 도전해봐야겠네요.

노이에자이트 2010-11-06 15:34   좋아요 0 | URL
요즘은 원더걸스가 국내에 없다보니 좀 인기가 시들해졌지요.카라는 요즘엔 구하라가 부각되고 있구요.한때는 한승연이었는데...

분량이 부담스러우면 아무래도 중단편 쪽을 먼저 읽는 게 낫지요.국내작가들의 중편만 모은 중편선집이라는 게 예전에 있었는데 요즘은 헌책방에서도 구하기기 힘드네요.

채만식은 단편도 재밌고 <탁류> 같은 장편도 재밌지요.염상섭 것은 의외로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으로 좍 갈라지더라구요.나도향 것도 토속적이라 좋지요.다소 19금스러운 장면이 있어서 더 재밌구요.

루쉰P 2010-11-08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미제라블>의 정음사판은 제가 일하던 헌책방에 무지하게 쌓여 있었어요. 그 책은 점심 먹고 잘 때 베고 자기 좋아서 자주 애용 했던 책입니다. 내용적 면에서는 시중에 번역 돼 있던 레 미제라블 보다 더 내용도 많고 해서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저도 완역판 레 미제라블을 다시 꼭 읽어야 겠습니다.
전 '티아라'가 너무 좋습니다. 뭐랄까 사랑스런 여동생 같다는 느낌 ㅋㅋㅋ

노이에자이트 2010-11-09 16:06   좋아요 0 | URL
예전에 헌책방에 정음사 을유문화사 세계문학전집이 많이 나왔지요.지금은 잘 안 나오네요.소설본문이야 한글이지만 제목이나 역주엔 국한문혼용이라서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지요.

티아라 귀엽지요.아기수달 같아요.
 

   속세에서 먼지가 잔뜩 묻으며 사는 인생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아무런 지적인 겉꾸밈도 없으면서 가슴을 파고드는 통찰력...나이든 여자들이 자주 하는 이야기...서방복 없는 년은 자식복도 없어...예전 동네 할머니가  "어려서 고생한 여자는 시집가서도 고생한다고..."그런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네요.그래서 너무 고생한 여자를 집에 들이면 안된다고 강조하던 할머니.그게 맞는 말인지 아니면 자기 며느리 흉보려고 그랬는지 지금도 잘 모르겠어요. 

  가끔 가다 정신이 확 깨는 속담도 있어요.그 중 하나...인생의 전반부는 부모 때문에 망하고 인생의 후반부는 자식 때문에 망한다.참 무시무시한 이야기지요.명절날 폭언이 오가는 집안에서는 실감나는 내용인 듯합니다.우리나라는 명절 끝나면 이혼건수가 늘어난다고 하잖아요. 

 쉰 살 이상 나이든 여자들이 술이 들어갈 때 부르는 노래 중 이미자의 '여자의 일생'이란 노래가 있습니다.트로트라고 하면 심수봉 장윤정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지만 진짜 정통 트로트는 60년대 것이 최고지요.예전 스물이 될 둥 말 둥 했을 때, 시골 논둑길에서 밥을 얻어먹고 그 고마움에 "노래 하나 뽑겠습니다" 하고 '여자의 일생'을 불렀습니다. 나이든 아줌마들이 다 따라 불렀지요.노래가 끝나니 "워따! 나이도 어린 총각이 능청스럽게도 부르네..." 하면서 앵콜 신청...그 뒷이야기는 내자랑 같으니 생략합니다.

  어린 시절 시골 동네에 부부싸움하고 난 뒤에 꼭 자기 신세타령을 노랫가락으로 읊는 아줌마가 있었습니다.어려선 그 모습을 보고 그냥 큭큭 웃었습니다.아이고 저 아줌마...왜 저러는 거야, 창피하게...그런데 그런 아줌마들을 그뒤로도 몇 명 더 봤습니다.이미자의 그 노래가사에 이런 게 있습니다." 헤아릴 수 없는 설움 혼자 지닌 채 고달픈 인생길을 허덕이면서 아아 참아야 한다기에 눈물로 보냅니다 여자의 일생..." 아...내가 노래부를 때 논두렁 저 뒤쪽의 몸빼바지 입은 나이든 아줌마 한 사람이 울던데, 이젠 그 아줌마도 할머니가 되어 있겠죠.   

   *쓰다 보니 글이 청승맞게 되어버렸습니다... 이미자 씨 노래로 지금의 20대들이 '동백아가씨'를 많이 알던데, '여자의 일생'이 더 낫습니다.한번 인터넷으로 들어보세요.이미자는 꺾기 창법을 하지 않는 트로트 가수라서 노래가 잔잔한 냇물처럼 넘어갑니다....그리고 잘생기면 시골 논둑길 지나가다가도  새참을 얻어먹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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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0-10-26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20대라서 트로트를 잘 모르지만,, 이미자 씨가 최고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별명이 '엘레제의 여왕'이라고 하죠. 정말 자이트님 말씀처럼
요즘 여자 가수의 트로트보다는 60년대 트로트가 정말 멜로디가 애상적이면서도
한 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는 거 같습니다.
이미자 씨에 대한 글과 외람된 말이지만,, 어제 가요무대 25주년 특집을 봤거든요.
.. 야간에 일 나가기 전에 어떡하다보니 부모님과 같이 보게 되었습니다,,
원래 이 프로그램을 안 보는 나이라서요, 특집 방영이다보니 어제 이미자 씨
역시 소개되었지만,, 이 노래도 참 좋더라고요. 故 이난영 씨의 '목포의 눈물'도
들어보니, 구슬프더라고요.

노이에자이트 2010-10-26 21:04   좋아요 0 | URL
요즘은 인터넷 팬카페에서 나이든 가수들의 젊은 시절 음성을 들을 수 있으니 편리하지요.이미자 씨 히트곡도 거의 들을 수 있습니다.

목포의 눈물은 이곳 호남에서는 많이 불렀지요.이난영 씨의 '목포는 항구다'도 좋습니다.몇 년전 이 노래제목을 딴 영화가 있었지요.

순오기 2010-10-26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대를 초월해 사통오달하는 노이에님~ 정말 나이가 궁금하다니까요.^^
이미자 노래는 정말 가슴 에이는 게 많은 듯...

노이에자이트 2010-10-26 21:05   좋아요 0 | URL
하하하...궁금해서 어쩌나요...

이미자 노래는 애절하면서도 들으면 속이 시원해져요.

쉽싸리 2010-10-27 0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저는 한국, 조선여자들 고생 많이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자 선생 노래도 그로부터 기인한 바가 있다고 보고요.
요즘은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 멀었죠,,,,

노이에자이트 2010-10-27 15:58   좋아요 0 | URL
젊은 여성들은 나이든 여성들이 고생담을 이야기하면 아이고 또 그 이야기...합니다.남자들끼리도 마찬가지구요.영원히 풀리지 않는 숙제지요.

카스피 2010-10-27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미자씨는 예전에 가끔 tv에도 나오시더니 요샌 나이가 많으셔서 잘 안나오시나 봐요.

노이에자이트 2010-10-27 15:59   좋아요 0 | URL
요즘은 고급 디너쇼 위주로 활동하고 꾸준히 지방의 대형공연장에서 공연도 하고 그렇습니다.광주에서도 1년에 한번 정도는 공연하죠.

흑해 2010-10-27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트로트가 한국인들에게 자리잡는 모습을 보면 나름대로 흥미롭습니다.

그게 어디까지나 근대적인 현상이라는 점, 어떤 식으로든 일본제국주의와 연관되어 있다는 점, 그러면서도 일본의 문화적 작동과는 다른 한국의 문화적 작동과 모순적으로 결합되어 있다는 게 흥미롭습니다. 트로트는 근대성 또는 식민성을 띠면서 한국인들의 심리에 광범위한 영향을 끼쳐 왔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런 측면에서 따져보는 것도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염상섭 얘기를 하시면서 조이스 얘기도 하시더군요.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조이스는 잉글랜드가 지배하던 시절의 아일랜드 출신이기도 하지요.

이상하게 한국에서 문학을 소개하는 방식은 그런 작품의 역사적이거나 정치적인 성격을 배제하면서 (정말로 몰라서인지도 모르지만) 소개하는 경향이 강하더군요. 조이스의 문학은 식민주의에 저항하는 성격을 띠고 있거든요. 그런 성격이 일관성 있게 드러나고 있는데 거기에 대해 언급하는 글을 찾기가 어렵더군요.

"마술적 리얼리즘"이란 말도 그렇지요. 찾아보면 그건 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붙인 이름들입니다. 막상 그런 평가를 받는 작가들 스스로는 의식적으로 유럽인들이 생각하는 이른바 정통적인 "리얼리즘"을 그런 식으로 비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리얼리즘"은 "리얼"하지 않다는 거죠. 더 깊이 들어가면 그 시도 자체가 근대성이나 식민성을 비판하는 행위이기도 하겠죠. 제임스 조이스의 작품들도 따지고 보면 유럽의 정통적인 리얼리즘을 비판하고 있는 거죠.(그런데도 그런 얘기는 배제하고 "의식의 흐름"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얘기들만 하는 경우가 많죠.)

유럽인들이 생각하는 정통적인 "리얼리즘"을 비판하고 있는데 그것을 "마술적 리얼리즘"이라고 부르는 걸 보면 그로테스크하기까지 합니다.

"마술적 리얼리즘"이라는 말 자체가 리얼리즘에 대한 비판을 희석화하거나 약화시키는 이데올로기를 내포하는 거죠.

제가 하는 얘기와 다르게 "고전 읽기"를 권장하고 계시지만 그것을 새로운 시선으로 읽는 게 아니라면 오히려 읽지 말아야 한다고 봅니다. (번역어들에 문제가 있다. 유신론은 정신을 우선시한다는 거지. 물질을 무시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유물론도 마찬가지다. 따지고 보면 둘 다 관념론일 수가 있다.)가령 唯神論의 정점인 플라톤은 "위대한 철학자"고 따지고 보면 唯物論인 소피스트는 궤변론자라는 식의 이야기들에 머문다면 안 읽는 게 바람직합니다.

그런 식으로 배웠지만 염상섭은 사실주의나 자연주의가 아닐 수도 있다는 식의 "새로운 시선"이 필요하다는 거죠.

"선생님이 가르쳐준 방식으로만, 내가 배운대로만 생각하지 않기"가 제가 강조하는 핵심입니다.




흑해 2010-10-27 18:11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다시 앞에서 말한 얘기로 돌아와서 혹시 오해할까 두려워 얘기합니다만 저는 트로트를 부르거나 듣지 말라는 식의 주장을 하는 게 아닙니다.

트로트를 통해서 근대적인 동시에 식민적인 문화가 한국에 사는 사람들에게 미치는 문화적이고 심리적인 지배효과를 따져 볼 수 있다는 얘기일 뿐이죠. 그런 과정을 통해 식민성을 벗겨내고 새로운 트로트를 만들 수 있다면 더 좋은 일이고요.

딴 얘기를 하자면 가만 보면 한국 사회는 신자유주의나 케인즈주의 같은 것은 이데올로기 또는 이념이라고 부르지 않고 마르크스주의나 사회주의는 이념이나 이데올로기라고 부르는 경향이 강하더군요.

예전에도 말했지만 이데올로기는 이념으로 번역될 수 없다고 봅니다. (이데올로기는 "리얼"한 것에 대한 상상이고 이념은 그것과는 상관 없다는 얘기죠.) 이념이라는 번역어 자체가 이미 사회주의나 마르크스주의에게만 붙이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데다가 적절한 번역어가 아니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흑해 2010-10-27 18:15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이중성격, 양심, 자기합리화>와 <솔직함과 무례함도 구별 못하나?>도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자기합리화"를 안 하는 사람은 없겠죠. 이 얘기를 읽으면서 미국에서 포드자동차를 생산하는 공장의 시스템과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사람을 대량학살하는 시스템이 동일하다는 얘기가 생각나는 군요.

철저한 분업에 근거해서 누구는 바퀴를 만들고 누구는 차문을 달고 누구는 색을 칠하고``` 등등. 아우슈비츠도 그런 식으로 대량학살을 했죠.

가끔 궁금합니다. "총"을 생산하는 사람은 그 총에 죽는 사람들에게 양심의 가책을 느껴야 하는 건지 그렇지 않은 건지?

"양심만으로는" 양심적으로 사는 게 불가능한 것은 아닐까요?

덧붙여서 "남자들은 군대에서 살인기술을 배운다"고 발언했다가 네티즌의 비난이 빗발치자 어쩔 수 없이 사과하고 바로 해고된 EBS 여성 강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그 여성 강사의 발언은 "솔직함"일까요? 아니면 "무례함"일까요?

"파이터" 할머니와 어떤 여학생의 "스트리트 파이트"도 처음에는 여학생의 "무례함"에 여론의 초점이 집중됐습니다.

저는 오히려 한국의 네티즌들이 더 "무례함"에 빠져 있는 걸로 보였습니다.

제 생각에 여성 강사의 말은 "솔직함"이었고 실제로 "트러블 메이커"는 그 할머니라고 생각합니다만 노이에자이트 님의 독특한 견해가 궁금하군요.

노이에자이트 2010-10-28 15:18   좋아요 0 | URL
제가 염상섭 이야기를 하면서 조이스 이야기도 했다니...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저는 그런 적 없습니다.글이 길지도 않고 어렵지도 않은데 전혀 글을 읽지도 않고 댓글을 다셨군요.

아마 지금 제 나이 또래들 중에도 노인이 되면 그런 할머니같은 짓을 할 사람이 꽤 있을 것 같습니다.

루쉰P 2010-10-27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훗 루쉰 선생의 소설 상린 아주머니가 나오는 내용도 노이에자이트님의 내용과 비슷합니다. 트르토를 부르고 밥도 얻어 드셨다니 ㅋㅋㅋ 감탄이 절로 나오네요. 요즘은 도서에 대한 서평 보다는 수필을 위주로 쓰시는 것 같습니다. 들어와서 읽는 재미가 솔솔 하네요.^^

노이에자이트 2010-10-28 15:17   좋아요 0 | URL
그런 식으로 밥 얻어먹는 것도 재밌지요.잔잔할 수필 쓰는 사람들이 늘 부러웠어요.쉬우면서도 뭔가 공감가는 그런 글...요즘은 날카로운 칼럼이 좀 부담스워서요.특히 잘난 체하는 글은 읽기도 쓰고 쓰기도 싫어지네요.

스트레인지러브 2010-11-03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뵙습니다.
어째 오르막에 꼬인 인생은 내리막에도 꼬인다는 말로도 읽힐 수 있어서,
그렇게 안 되려고 하는 저로서는 꽤나 경각심을 주는 말이기도 하네요. ^^;;;;;;;;
트로트... 어릴 땐 왠 뽕짝이냐 하다가도 막상 나이 한살씩 먹고 먹어도
안 질리는 건 트로트만한게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앞으로 좀 자주 들릴게요. 수고하시기를...

노이에자이트 2010-11-04 16:16   좋아요 0 | URL
결국 첫단추를 잘 끼워야한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하지요.저는 어렸을 때 트로트를 좋아했고 요즘은 스무살 내외의 가수들이 부르는 신곡들도 좋더라구요.
자주 놀러오세요.
 

   모임을 재밌게 해주는 사람이 있습니다.그런 반면 "그 화상은 안 와야  하는데..."하는 말을 들을 정도로 기피대상이 있습니다.그런데도 그런 화상이 그 모임에 등장하면...산통 다 깨지는 거지요.이렇게 모임을 망치는 인간유형 중 하나가 말 함부로 하는 사람입니다.남의 속을 확 뒤집어놓은 말만 어찌 그리 골라하는지 신기해서 연구를 하고 싶을 정도입니다.이런 사람일수록 자신이 무슨 대단한 정직의 화신이라도 되는 양 "나는 빈말은 못하거든!" 하면서 자신의 성격을 포장합니다. 

   이 세상엔 미움과 분란이 있는 곳에 화평을 가져오는 사람이 있습니다.그런데 말을 함부로 하고 남의 속 뒤집는 것을 밥먹듯 하는 사람은 화평한 곳에도 미움의 씨앗을 뿌리고, 사람들 간의 불화를 조성합니다.이런 사람에게 뭐라고 말한마디 잘못하면 난리가 나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 사람 뒤끝이 없고  화통해..." 하면서 비위를 맞춰줍니다.그래서 자기가 진짜 그런줄 알게 되면 이게 또 곤란합니다.진짜 자기가 멋지고 화끈한 사람인줄 아니까요. 

   이런 화상들은 "나는 에둘러 말하는 거 싫어하거든...맘에 없는 말은  못해! 그리고 하고 싶은 말은 해야 직성이 풀린다구" 하고 말합니다.그런데 이런 사람의 성격을 진짜 에둘러 말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어떻게 될까요? 성질 더럽고, 무례하고, 재수없다...등등의 답이 나오겠지요.만약 그런 화상에게 대놓고 이렇게 표현하면 그 반응이 볼만할 겁니다.자기는 남들이 에둘러 말해주는 것을 좋아하면서, 남에게는 그렇게 못하고 속을 확 뒤집어놓아야 직성이 풀리다니 정말 양심도 없는 인간유형이지요. 

   요 몇년 사이에 사이코패스라는 단어가 유행입니다만 연쇄살인범만 사이코패스인 것이 아닙니다.사이코패스의 특징이 남을 해쳐놓고도 죄책감이 없는 것이라면 남의 속을 확 뒤집어 상처를 줘놓고도 전혀 양심의 가책없이 "나는 뒤끝없는 거야! 솔직한 사람이라구!" 하면서 강변하는 사람도  일종의 사이코패스입니다.지금도 그 "나는 에둘러 말하는 것 못하거등!" 하는 뒤끝없고,  솔직한 사람들이 던진 말 때문에 수많은 선량한 사람들이 마음에 칼이나 못이 박혀 끙끙 앓고 있습니다.그런데 이런 인간은 욕을 많이 먹기 때문에 오래 산다고 합니다.개고기나 사슴고기, 뱀술, 산삼보다 더 좋은 보약이 욕이라고 하니까요.아...이런 화상들 때문에 오늘도 괴로움에 몸부림치는 평범한 남녀들이여! 위로드릴 말이 없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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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3 17: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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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3 17: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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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3 17: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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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3 17: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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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3 22: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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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4 14: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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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0-10-24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들어오네요.^^ 무직자의 길을 걷가가 가구 공장에 취직해 새 삶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노이에자이트님은 여전히 서재의 달인이시네요.^^ 다시 정신차리고 살아가려고 합니다. 서재도 들어오고 말이죠. ㅋㅋ 남의 속을 뒤집는 사람도 사이코패스는 맞는 것 같습니다. 직장에 나가면 그런 사람 많죠 ㅋㅋㅋ

노이에자이트 2010-10-25 15:46   좋아요 0 | URL
오랜만입니다.새로운 인생을 시작하셨군요.종종 들러주세요.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이 되지 말기로 합시다.

. 2010-10-24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와, 진짜 이 페이퍼 읽게 만들고 싶은 사람이 한둘이 아닙니다. 정말 속 시원하고 고마운 글이군요!

노이에자이트 2010-10-25 15:47   좋아요 0 | URL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유감스럽게도 말 함부로 하는 사이코패스들은 제 글을 읽어도 뉘우치지 않을 겁니다.

흑해 2010-10-27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EBS 여성 강사가 강의 중에 "남자들은 군대에 가서 살인 기술"을 배워 온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 노이에자이트 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솔직함"으로 받아들였습니다만 수많은 남성들은 "무례함"으로 받아들이더군요.

남성 중심의 군사문화가 만들어내는 현상이 아닌가 싶긴 합니다만```

그 여성 강사의 말은 노이에자이트 님이 보시기에 "솔직함"인가요? 아니면 "무례함"인가요?

가넷 2010-11-06 1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솔직함이랑 무례함의 차이가 어떤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괜히 솔직하게 한다고 했다가 무례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걱정도 되네요. 물론 솔직한 인간도 아니고, 주저리주저리 말을 내놓거나 하는 것도 아니니, 그럴 가능성은 좀 줄어 들겠지만요;

노이에자이트 2010-11-07 15:46   좋아요 0 | URL
쉽게 구분하자면 남의 속을 뒤집어 놓을 정도면 솔직함보다는 무례함에 가깝겠지요.그것만 알면 될 것 같아요.

희망찬샘 2010-11-07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백배인 글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자신을 돌아보는 힘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자아성찰에 힘써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댓글 다신 거 보고 인사 들어 왔습니다. 이 서재 즐찿하면 생각도 많이 하게 될 것 같네요. ^^ 처음 뵙지만, 닉네임을 많이 본 분입니다. 다른 분 서재에서 뵈었나 봅니다. 여튼 만나 반갑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11-07 15:47   좋아요 0 | URL
공감해주시니 감사합니다.저도 반가와요.자주 와서 좋은 말씀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탈리아의 소설가는 우리나라에서는 그다지 지명도가 없는 편입니다.그래도 이윤기 씨 덕에 움베르토 에코의 작품은 읽은 사람이 꽤 됩니다만 역시 에코보다는 선배 격인 알베르토 모라비아의 작품은 이윤기 씨의 번역(창녀 아드리안)이 있어도 에코 작품에 비해선 통 팔리지가 않았습니다.이념문제를 파헤친 이그네치오 실로네 <빵과 포도주>도 대중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작품은 아닙니다.그러니 2차대전이 끝나자 유행이 지나버렸다는 평가를 받은 가브리엘 다눈치오의 소설을 읽은 사람이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초중고등학교 시절 오로지 시험문제 풀이를 위해 교과서 참고서 문제집만을 봐야 하는 한국인들에게 그런 책 외에 신문잡지나 읽으면 다행입니다.그래도 숨 쉴 구멍이 있는 게 입시용 독서인데, 쉽게 말해 국어 시험 준비에 필요한 단편소설 읽기입니다.그런 작품 중 하나가 황순원,김동인,김동리,김동인,현진건,채만식...등등인데, 염상섭 역시 사실주의니 자연주의니 하는 문예사조를 거론하면서 나옵니다.그래서 억지로 한 번 씩 읽는 작품이 '표본실의 청개구리'인데 이게 뭔가...하는 느낌이 드는 작품입니다.일제시대에 상위 몇%에 들만한 배운 놈들이 나와서 뭐라 뭐라 잘 알지도 못할 말을 늘어놓는구나...그런 느낌이 들었지요.

   이 단편 초반에 친구들끼리 평양여행을 가는 장면이 나옵니다.성벽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는데 친구인 H가 한마디 합니다."그렇게 내려다 보고 있는 것을 보니 이포리가 없는 게 한이로군..."하는 장면이 있습니다.그러자 주인공은 "내가 조르지오..." 라고 합니다.이 장면에서 나오는 이포리와 조르지오가 다눈치오의 <죽음의 승리>에 나오는 여자와 남자 주인공 이름입니다.이포리가 유부녀이고 둘은 극한의 격정적 애정을 나누는데 마지막에 절벽에서 서로 껴안고 자살합니다.일제시대에도 다눈치오의 작품이 일부 계층에나마 알려졌다는 증거가 '표본실의 청개구리'의 이 장면에 나오는 것이지요. 

   그런데 내가 '표본실의 청개구리'를 처음 읽었던 고등학교 시절, 나는 위에 인용한 장면이 있는지도 몰랐습니다.뭐...희한한 소설이로군...하고 별 감동없이 읽었으니까요. 황순원 작품은 애잔한 감동이라도 있는데, 이건 그런 것도 없고...그런데 우연히 몇 년 전 <죽음의 승리>(금성출판사 세계문학전집판)를 읽고, 야...이거 짜릿하구나! 하고 마음에 들었습니다.유미주의 계열 작품을 은근히 좋아했기 때문이기도 하지요.<죽음의 승리>를 읽고 나서 며칠 후 우연히 '표본실의 청개구리'를 읽었는데 그때 이 장면이 눈에 들어오는 겁니다.만약 <죽음의 승리>를 읽지 않고 "표본실의 청개구리'를 읽었다면 그 장면이 눈에 들어왔을까요? 

   어린이나 청소년 시절 읽은 책은 성인이 되어 다시 읽어보면 또다른 재미가 있습니다.아무래도 시간이 지나 지식이라든가 인생경험을 축적한 후에 읽으면 예전에 이해되지 않은 장면이 이해되기도 하고, 또 새로운 각도에서 더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도 주니까요.더군다나 학창시절 교과서 자습서 참고서 외엔 거의 독서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읽은 책은 반드시 성인이 되어 한 번 더 읽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그러면 "어...이런 이야기가 들어 있었나..." 하고 놀랄 때가 있을 것입니다.그리고 그런 놀라움이 바로 예전의 책을 다시 읽어보는 참맛이 아닐까요.그래서 나는 몇 년 전 읽은 작품도 또 읽고 또 읽습니다.그러다 보니 어떤 작품은 10번 가까이 읽은 것도 있지요.그래도 짜릿한 놀라움을 맛보기 위해 이 독서습관은 계속 유지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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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0-10-21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성출판사 세게문학 전집 저도 있어요. 흐흐 지금 그 책 버릴까말까 생각중인데.... 세로줄인데다 더 이상 종이도 세월을 감당하지 못하네요.

노님 말에 동감입니다. 자꾸 고전을 애들한테 읽으라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사실 고전은 나이 차고 경험치 좀 쌓이면 더 확실하게 다가오는데 말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10-21 22:35   좋아요 0 | URL
금성 것엔 시중에선 구할 수 없는 작품이 꽤 있으니 혹시 처분하더라도 그런 건 남겨두고 하는 게 좋아요.

고전도 워낙 종류가 다양하니 청소년 때 읽어야 더 와닿는 것도 있고....또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소화가 안 되는 것도 있고...여하튼 어른이 되어서 읽어야 맛이 나는 고전이 있는 건 사실이죠.

파고세운닥나무 2010-10-21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태리 소설가는 관심이 큰 프리모 레비와 이탈로 칼비노 밖에는 읽은 기억이 없네요. 물론 움베르토 에코도 종종 읽지만요.
앞의 두 작가는 뛰어난 작품들을 남겼다는 생각입니다. 칼비노도 '그저 환상문학'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안에 담긴 역사와 현실에 대한 의식은 높이 사둘만 한것 같아요. 소개해주신 작가들의 작품도 관심이 갑니다.
아무래도 이태리 문학은 중세의 고전에 관심이 편중된듯 해요. 보카치오나 단테가 그렇구요. 두 사람을 말하니 자연스레 고전의 의미와 연결되는군요^^

노이에자이트 2010-10-22 00:09   좋아요 0 | URL
프리모 레비나 이탈로 칼비노 모두 요 몇년 사이에 국내에 많이 알려진 것 같습니다.제가 위에 소개한 이탈리아 작가의 작품은 이제 시중에선 구할 수가 없어요.이그나치오 실로네<빵과 포두주>는 약 30년 전 한길사에서 아서 퀘스틀러<한낮의 어둠>과 합본으로 나왔는데 <한낮의 어둠>은 최근에 다시 나왔지만 <빵과 포도주>는 감감무소식...다눈치오의 것은 말할 것도 없구요...

루쉰P 2010-10-24 17:15   좋아요 0 | URL
이그나치오 실로네의 <빵과 포도주>는 카뮈의 전기를 읽다가 그가 극찬한 작가 였습니다. 그래서 미친듯이 일하던 헌책방에서 찾던 중 책 무덤이라 불리는 곳이 있는데 ('주차장'을 빌려 창고로 쓰던 곳인데 책이 바닦부터 위 천장까지 농담이 아니라 완전 채워진 공간입니다.ㅋㅋ)거기서 책을 정리하다가 아주 우연히 발견을 했습니다. 그 책을 발견했을 때 감동이란...^^ 정말 우리나라에서는 관심 있는 작가의 책은 찾기가 너무 힘듭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10-26 17:00   좋아요 0 | URL
허허허...정말 기뻤겠군요.지금은 시판되지 않는 책들 중 좋은 게 많습니다.한길세계문학에서 나온 책 중 지금은 안 나오는 책들이 대표적이죠.

cyrus 2010-10-22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염상섭의 자연주의 소설에 저런 외국 문학이 언급되어 있군요.
간혹 문학 작품을 읽다가 다른 문학 작품이 언급되면
옛 친구 재회한거 같은 기분이 들고, 반갑기도 합니다.
윗 분의 댓글에서 말씀하셨듯이 다눈치오의 작품이 우리나라에 접하기는
어려운거 같습니다. 에코나 칼비노보다 인지도가 낮으니까요.
그나마 우리나라에 소개된 작품이 이문열 작가의 세계명작산책 시리즈에
딱 한 편 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10-22 15:29   좋아요 0 | URL
소설 속에 언급된 역사나 문학이 호기심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지요.

다눈치오<죽음의 승리>는 아예 시중에서 구할 수조차 없으니까요.

그 책엔 이문열 씨가 단편들을 소개했지요.다눈치오 것도 있었군요.

blanca 2010-10-22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에서 그 다눈치오를 만나게 되는군요. <죽음의 승리>를 시중에서 구할 수 없다니 정말 아쉬워요. 로맹가리 어머니가 아들에게 다눈치오가 되거라,고 했던 말의 의미를 저는 제대로 이해 못했군요. 표본실의 청개구리 갑자기 학창시절이 생각나서요.<삼대>는 참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나요...친구들이랑 '너 따위를 두기가 불찰이다'라고 장난치던 기억이--;; 잘 읽고 갑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10-23 16:23   좋아요 0 | URL
요즘은 워낙 잊혀진 작가가 된 다눈치오인지라 주변에서 이야기하는 사람도 없지만 저는 상당히 깊은 인상을 받았던 작가입니다.

장편인 <삼대>는 읽은 사람이 의외로 없는데 읽으셨군요.염상섭의 50년대단편들도 재밌는 게 많습니다.

이름 2010-10-24 0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다눈치오를 여기서 보니 반가와요. 제임스 조이스가 가장 좋아했던 작기이기도 하고요.
이탈로 스붸보도 있지요. 프루스트 이상 글을 잘 쓰는 작가에요. 프리모 레비의 인터뷰를
보면 그와 자신의 공통점을 언급하기도 했더군요. 페인트 비지니스에서 일하는 것과 유태인이고 작가인점이요. 그리고 알베르토 모라비아가 있죠, 그의 아내도 한때 더 유명한 작가였고요, 모란테이던가요? 이들외에 이태리의 훌륭한 작가들이 대거 있는데 빨리 한국에 다
소개되었으면 합니다. 다눈치오와 모라비아 모두 이태리 파시즘과 관련해서 꺠끗하지 못한
전적이 있는 것도 같고요. 모라비아는 유태인이면서도 비교적 안전하게 보호받고 적극
파시스트 정권을 비판하고 나서지 못해서 전후 상당히 죄의식에 시달렸을겁니다. 최근 그의
평전이 나온 걸로 알고 있는데 한국에서 번역된다면 아주 좋겠네요.

노이에자이트 2010-10-24 15:17   좋아요 0 | URL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제임스 조이스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름 님의 댓글에 관심을 가질 겁니다.이탈로 스붸보와 프리모 레비와의 관계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 겁니다.

알베르토 모라비아는 문화혁명에 관한 르포를 쓰기도 했더군요.

알찬 정보를 알려주시니 저는 물론이고 이 곳을 자주 방문하는 분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겠네요.

스트레인지러브 2010-11-06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에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작가네요. 움베르트 에코는 지지층이 있는데...
일점기에 인텔리들이나마 알았던 작가였다면... 아쿠타가와나 루쉰 이런 사람들의 동시대 사람이었겠네요. 윗 댓글에 2차대전 때 파시즘에 떳떳하지 못했다고 하니 20세기 초중반사람?
어쨌든 역시 소설이나 인문학 책에 인용된 책을 먼저 읽어보고 접하는 거랑 그 반대는
엄처난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가장 기억나는 경우가 고등학교 교과서에 나왔던
박완서 "그 여자네 집"에 나온 김억 번역의 "오뇌의 무도" 같은 거... 같은 나라 작가의 말인데도 당췌 이해할 수가 없었더랬죠. 물론 지금도 오뇌의 무도는 본 적 없습니다. ;

노이에자이트 2010-11-06 21:29   좋아요 0 | URL
다눈치오는 2차대전 직전에 사망했구요, 모라비아는 1990년 사망입니다.다눈치오는 열렬한 민족주의자라서 영토분쟁이 있는 피우메 점령에 공을 세우기도 했지요.전형적인 행동파 마초였어요.하지만 정작 파시스트 정권과는 마음이 안 맞았어요.

모라비아 작품엔 반파시즘적 작품도 있었습니다.

김억은 우리나라 번역문학에도 공헌을 했지요.

희망찬샘 2010-11-08 0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자는 아이들에게 고전을 권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책을 안 읽는다고도 합니다. 생각해 보니 저는 책 안 읽는 다른 친구들보다는 고전이라는 이름을 단 책을 쪼금 더 읽었습니다. 읽어두니 잘 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가끔 제목 정도는 낯익으니까요. 책따세 추천 도서같은 거 보면 고전이 아닌 오늘의 아이들과 대화할 수 있는 목록들로 잘 구성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가 고전이라고 칭한 것이 아니라면, 시대를 넘은 진정한 고전이라면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찾아 읽기까지 할 그런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갑자기 <표본실의 청개구리>가 다시 읽고 싶어지네요. ^^

노이에자이트 2010-11-08 16:24   좋아요 0 | URL
양철북 출판사에서도 청소년들이 읽으면 좋은 책들을 많이 내고 있더군요.그런 책들부터 읽어서 흥미를 가지게 하는 게 좋을 거예요.고전이니 명저니 해도 우선은 읽고 싶어야 하니까요.괜히 이름만 알려지고 읽기엔 거북한 책들을 강요해봤자 독서에 대한 흥미만 없앨 것입니다.

이번에 '표본실의 청개구리'를 읽으면 다눈치오를 인용한 장면이 눈에 팍 들어올 겁니다.
 

   중학교 때인지 고등학교 때인지, 라디오 드라마에서 들은 이야기인데...잔인한 살인마가 자기 어머니한테 그렇게 극진히 대하는 효자였다는 겁니다.그 살인마를 체포해 놓고 형사들이 몇마디 주고 받으면서 드라마는 끝나는데 그중 한마디가 지금도 기억에 남습니다." 그 친구가 효자라는 데에 너무 신경써선 안 돼. 사람이란 게 아무리 못된 놈도 마음 어느 한 구석엔 나도 착한 놈이라고...하고 외쳐보고 싶은 심리가 있는 거야.그래서 자네도 알잖아...전에 그 강간범은 이상하게 동네 사람들에게 인사성이 밝았쟎아...또 어떤 강도는 여자에게 그렇게 친절했고...그런 착한 행동들을 하면서 자기는 범죄자지만 그래도 착한 마음도 가지고 있다...그렇게 위로하면서 산다고...자기 합리화지..." 

   비단 범죄자 뿐만 아니라 사람들은 누구나 이런 심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그걸 인간의 이중성이라고 풀이하는 것보다는 위의 드라마에서 나온 것처럼 일종의 뒤틀린 자기 합리화라고 봐도 되겠지요.인간의 양심이 때로는 이런 식으로 퇴행적이고 사악한 자기합리화로 나아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혹시 여러분도 이런 비슷한 사례를 알고 있다면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범죄자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 이야기라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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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가게재습격 2010-10-15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요...MB가 공정한 사회를 말한다 정도가 아닐까요...(이런! 초면에 실례했습니다. 손이 근질근질해서요. 꾸벅.^^;)

노이에자이트 2010-10-15 16:09   좋아요 0 | URL
허허허...가끔 들러주세요.

ChinPei 2010-10-15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실의 사례가 아니라 영화인데, 리처드 기어(Richard Gere)의 "유혹은 밤그림자처럼(원제:Internal Affairs)"을 떠올렸어요.
이 영화에서 리처드 기어는 매우 드물게도 매우 악질한 악덕 경찰 역을 하는데, 얼마나 그의 연기가 훌륭(!)한지 진짜 리처드 기어의 성격이 그런 것이 아닌가고 착각하지 하였어요.
영화에서 이 악덕 경찰은 사람의 욕망을 Control 하면서 자신의 이익을 챙기지요. 살인도 서슴지 않고.
그런데 마지막, 경찰 내부의 부패를 수사하는 다른 형사(앤디 가르시아)에 붙잡힐 직전에 악덕 경찰이 말한 말 "나는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라면 뭐라도 할 수 있다. (기억이 애매하네... 대체로 그럴 듯한 내용.)" 그 말이 그 때까지의 그 악질하고 잔인한 행위와 상반해서 정말 당황하였어요. "뭐야, 이 놈." 라고, 그의 이중성, 리기적인 자기 합리화, 광기에 놀랐어요. 영화인데 말이에요.

노이에자이트 2010-10-15 16:11   좋아요 0 | URL
가족을 사랑한다며 저지르는 비리가 많지요.리처드 기어의 영화라니 정말 보고 싶습니다.앤디 가르시아도 한때 유명했지요.

2010-10-19 20: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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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0 15: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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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9 23: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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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0 15: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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