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방송사에 QTV가 있는데 여자 연예인들이 나오는 '순위 정하는 여자'(줄여서 '순정녀')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이런 프로그램을 '연예인들이 나와서 자기들끼리 재잘댄다'며 폄하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가끔 보면 재미있더라구요.얼마전엔 재방송으로 '외국인이 좋아하는 순정녀는?'이라는 타이틀로 방송했는데 북미쪽에서 인기있는 여자가 화제가 되어 진행자인 이휘재,대니안과 출연자들이 대화를 합니다.그러다 이휘재 왈 "김새롬 씨. 북미가 어딘지 알아요?" 그러자 우리의 김새롬 누나가 "음...북쪽에 있는 나라?" 하고 얼버무리며 좌중을 웃겨줍니다.그 와중에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제아는 "러시아인가?" 하면서 또 웃깁니다.이휘재 왈 "미국이 북미예요."하면서 정리!
그런데 북미하면 워낙 미국이 유명해서인지 캐나다를 빼버리는 경우가 많아요.존재감이 희미한 나라랄까...살기좋은 나라라지만 의외로 우리나라 사람들도 캐나다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드뭅니다.외국어 학원에는 영어권 강사로 캐나다 사람들도 많은데, 10년 전 무렵만 해도 원어민 강사라는 단어보다는 그냥 미국인 강사라고 해버렸지요. 실상 알고 보면 캐나다 사람들이 많았습니다.그 사람들 처지에서는 왜 우리더러 미국인이라고 하는 거야 하면서 불만을 품을 만도 한 일이었겠죠.
어느 외국어 학원에서 광고지를 돌리는 할머니가 캐나다 강사를 가리키며 "저 미국사람이..."하길래 한국인 강사가 "할머니 저 사람은 캐나다 사람이에요."하니까, "에이 캐나다나 미국이나..."하고 할머니가 말했다는 일화가 있지요.백인은 무조건 미국사람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지요.또 재밌는 것은 미국 국적의 흑인을 미국사람이라고 하지 않고 그냥 흑인, 또는 아예 검둥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또 캐나다 수도가 어디냐고 객관식 시험문제를 내면 거의 다 몬트리올이나 토론토를 택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합니다.외신기사에서도 많이 나오는 도시라서 그런가 봅니다.하지만 오타와가 정답이지요.어떤 이는 우리나라 유학생들이 많이 가는 브리티시 컬럼비아가 수도라고 주장하기도 한다는군요.
월드컵에서 북중미 예선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북중미는 북미와 중미를 합한 것입니다.북미는 미국과 캐나다,멕시코...그러면 중미는 어디일까요. 보통 중남미라는 말은 많이 하지만 중미가 어디까지인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멕시코와 콜롬비아 사이의 국가들이 모두 중미입니다.여러 나라가 있지만 축구 잘하는 나라는 온두라스나 정도고 가끔 코스타리카가 분발합니다만 나머지 나라는 축구는 그다지 잘 못하죠.니카라과는 예전 유명한 프로복서 알렉시스 아르게요의 고국입니다.2년 전 자살했더군요.
파나마 밑으로는 남미 대륙이 시작됩니다.우리에겐 북중미보다는 중남미라는 지역이 더 익숙하지요.캐나다 미국을 앵글로 아메리카라고 하고 멕시코부터는 라틴 아메리카라고 합니다.스페인어를 주로 쓰지만 브라질은 포르투갈어를 씁니다.그외 소수지만 영어 쓰는 나라들이 있죠.역사적으로 이 지역은 가장 대규모의 혼혈이 이뤄진 문화권이기도 하지요.백인과 원주민(속칭 인디오)과의 혼혈인 메스티죠가 있고, 브라질에는 백인과 노예로 온 흑인의 혼혈인 뮬라토가 많습니다.그런가 하면 남미인데도 칠레와 아르헨티나는 유럽에서 온 백인이 대부분이고 혼혈이 거의 없습니다.앞으로 여행 다큐멘타리 같은 방송이 나오면 유심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미국인이 얼마나 국제문제에 관한 상식이 부족한가를 보여주는 유튜브 동영상이 있습니다.거기 보면 "라틴 아메리카에서 어떤 언어를 쓰느냐?"는 질문에 어느 미국남자가 "라틴어!"라고 대답하는 장면이 나옵니다.물론 오답이지요.라틴어를 아직도 상용어로 하는 나라는 없습니다.고전연구할 때나 필요하죠.멕시코 이민이 많은 미국의 서부와 남부지방은 이들을 위해 관공서나 상가에서 영어와 스페인어를 함께 쓰고 있습니다.스페인어권 사람들은 영어를 잘하지 못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