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면에 학번 물어보는 관행이 왜 생겼을까요.  아무래도 5공화국 들어서서 대학생들이 늘어나서가 아닐까요.70년대까지만 해도 대학생들 숫자가 그리 많지 않았고,대학생들의 학번을 내세우는 386이니 하는 단어도 없었습니다.시국사건 명칭을 따서 4.19세대, 6.3세대, 긴급조치 세대 등이 있었지요.이런 단어엔 대학생만의 것이란 느낌이 없었습니다.이승만의 부정선거에 반대한다든가 굴욕적인 한일회담 반대, 긴급조치의 폭압성은 전국민이 함께 느낄 수 있었고, 그래서 대학생임을  내세우는 학번을 내세우는 단어는 없었습니다. 

  90년대에 들어서서 사용되기 시작한 386세대라는 단어는 대학  경험이 없는 사람들을  배제해 버림으로써 세대론에서 새로운 기원을 이룹니다.그리고 이 단어가 쓰임으로써 그 전엔 학번을 내세우지 않았던 그 앞의 대학물 세례받은 이들까지 475세대라는 이름표를 붙이게 되었습니다.그러면서 90년대에 30대였던 이들은 학번을 물어보는 관행을 퍼뜨립니다.하지만 그 세대들 중 대학 나오지 못한 이들이 더 많으니 곳곳에서 어색한 장면이 일어납니다."저 학번이 어떻게 되세요?" 하고 물어보자  상대방은 "나 대학 안 나왔는데요..."하고 답해서 말을 이어가기가 곤란한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특히 60년대 출생자들 중 여자들의 대학진학률은 더 낮았으니...

   오렌지족이니 불륜족이니 해서 비호감 집단을 나타내는 oo족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이런 식으로 학번을 물어보는 이들을 학번족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이런 식의 질문은 한국특유의 연령주의에 학벌주의가 중첩된 고약한 관행이라 할 수 있겠지요.나이와 학력이 다르면 친구가 될 수 없다는 철칙을 깔고 들어가는 서글픈 사고방식이기도 합니다.사람을 사귀는 데에도 그 폭이 좁아집니다. 

  4.19세대는 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5.19세대가 되지 않습니다.6.3세대도 마찬가지입니다.하지만 이제 386세대는 486이 되었고 곧 586도 멀지 않았습니다.이 386이라는 단어를 누가 발명했는지 참 이상스럽기도 합니다.이렇게 10년 단위로 바꿔야 하니까요. 

   학생운동 사상 가장 노동자 농민 등 민중을 많이 거론했던 세대들이 대학생들만이 공유하는 학번을 내세워 자기 정체성을 규정한 것도 찜찜한 역설입니다.그렇게 학번 물어보고 해서 돈도 벌고 행복해졌는지...이곳 호남지방에서는 이런 비호감을 이를 때 '느작없다' 혹은 '느자구없다'는 표현을 씁니다.간단히 "아이고...저 느자구..."라고도 합니다.나는 학번족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느자구도 되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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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1-04-17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0년대는 학교를 물어보는 것이 학번을 물어 보는 것과 똑같이 되버렸죠. ^^ 초면에 대학교가 어디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아요. 저도 사실 대학교 1년을 다니고 자퇴를 해서 그냥 대학을 나왔다고 하는 학력 위조를 빈번하게 저지르고 있죠. 인간은 사람을 판단할 때 빠르게 결론을 내리고 싶어하는 습성이 있는 것 같아요. 인서울이면 '고등학교 때 공부 좀 한 친구 = 성실하다 = 똑똑하다.' 무 대학자 '고등학교 때 논 친구 = 불성실하다 = 무식하다.' 이렇게 말이죠. 노이에자이트님 말처럼 '느지구'한 것이 판을 치고 있죠. ㅋㅋ

전 이 직장에서 새로운 공식을 창출해 냈습니다. '경비실 + 추남 = 전과자', 왜 이런 공식이 나왔냐면 이곳은 임대 아파트라 할아버지, 할머니 두 분이 사시는 집들이 많은데, 한 할머니가 조심스럽게 물어 보시더라구오. 밖에서 무슨 잘못 크게 저질렀냐고요. 그래서 여기 숨어 있냐고 하시더라구요. 뭐라 답해 드리기도 무안해 씨익 웃었드렸는데 할머님이 얼굴이 경직돼 가시더라구요. ^^; 아무래도 한동안 이 '전과자' 소문은 오래 갈 듯 합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04-17 14:28   좋아요 0 | URL
이제 대학 어디 나왔느냐는 질문을 바로 물어보는 세상이로군요.느작없는 질문입니다.

임대아파트 사람들도 편견의 대상인데 그 사람들도 남을 편견으로 바라보면서 자신들의 서러움을 씻으려고 하나봐요.

루쉰P 2011-04-17 16:09   좋아요 0 | URL
루쉰 선생의 '광인일기'에서 처럼, 자신도 남에게 잡아 먹히면서 남을 잡아먹으려고 하는 습성이 있는 것이겠죠. 자신이 편견의 대상이라고 한다면 다른 사람을 그렇게 안 볼려고 해야 하는데 더 그런 포로가 된다는 것이 무서운 일이죠.

ㅋㅋ 가면 갈수록 느작없이 되버리고 있어서요. 저는 그런 인간되지 않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

노이에자이트 2011-04-17 22:00   좋아요 0 | URL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가하는 폭력에는 분노하는 여자들이 어린이나 청소년 체벌은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과 비슷하죠.

'느작없는 인생'이라는 영화를 만들면 재밌겠죠.

감은빛 2011-04-18 13:54   좋아요 0 | URL
아, 루쉰님 그 새로운 공식 정말 어이없고, 서글픈데요.
젊은 분이 경비실에 계시니 나이드신 분들의 상상력을 조금 자극한 모양인데,
참 이해하기 힘든 일이군요.

루쉰P 2011-04-19 10:56   좋아요 0 | URL
노이에자이트님의 말씀처럼 '느작없는 인생'이라는 영화도 괜찮을 듯합니다. 사람이란 항상 자신이 겪은 고통을 잊어버리고 상대방에게 똑같은 폭력을 가하죠. 끊임 없는 무한의 고리처럼 말이죠. -.-

감은빛의 걱정 너무나 감사해요. 사실 사람들의 시선은 절대 신경 쓰지 않고 사는 것이 저의 나름 라이프 스타일이에요. ㅋㅋㅋ 그리고 저번 리뷰에 썼듯이 전 경비실에는 이제 없고 변압실에 있어요. 푸훗. 안심하셔도 되는게 절대 '너 전과자지?'하고 물어 보시는 분들은 없어요. 대학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처럼 직업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도 인간들의 판단 기준이죠. ㅋ

blanca 2011-04-17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그렇네요. 느자구 없다는 말, 적절합니다. 저는 이상하게 386세대라는 말에 거부감이 들더라구요. 단지 그 세대였다고 해서 마치 무슨 진보의 전형이고 의식 있는 것처럼 미화되는 것도 그렇구요.

노이에자이트 2011-04-18 16:33   좋아요 0 | URL
학번 물어보는 관행을 뿌리내린 장본인으로서 큰 반성을 해야 할 사람들입니다. 선배들이 하던 그대로 학번 물어보는 관행을 물려받은 그 이후 대학물 먹은 사람들도 반성해야 합니다.

감은빛 2011-04-18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공이 뭐냐고 묻는 질문도 비슷한 경우겠죠?
루쉰님 말씀처럼 어느 대학을 나왔냐고 묻는 경우도 많은 것 같구요.

학번족이란 표현 재밌네요.

노이에자이트 2011-04-18 16:36   좋아요 0 | URL
우리는 그런 속물정신에 물들지 맙시다!

버벌 2011-04-19 0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느... 느자구. ㅋㅋㅋㅋ 정겨운 말입니다. 호남지역이세요? 저 광주에요 ^^ 저 역시 학번이 어떻게 되느냐 묻던 사람 중 한명이에요. 학번족 ^^ 이었다기보다.저는 학교를 일년 빨리 갔거든요.(동갑이니 상관 없다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제가 중학생일때 초등학생이었던 그들과 친구라 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어렸을때 이야기입니다 ^^) 지금이야 그런 생각 없이 지내곤 합니다만. 그리 물어봤다가 대학 안 나왔다는 대답을 들어 서로가 민망해진 이후로는 안 했던 것 같습니다. 아예 먼저 질문을 안해요. 상대방이 물어보길 기다릴뿐. ㅡㅡ;;;

노이에자이트 2011-04-19 15:05   좋아요 0 | URL
으흐흐...광주광역시라고 먼저 고백하시네요.
학번족에서 탈퇴하셨다니 잘하셨습니다.나이와 학력 차이가 나는 사람들과도 친구가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살아갑시다.

버벌 2011-04-19 0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참 저 모비딕 완역본 구입했습니다. 부피가 엄청나서 들고 다니지 못 하겠어요. 율리시스가 친구 생겼다고 좋아할텐데... 자신과 같은 운명이 되어선 안 된다고 할지도.(스탠드 받침대로 사용합니다. 뭐 늘은 아니구요. 읽으려고 꺼내놓으면 몇장 넘기지도 못하고 다른책으로 넘어가기 일쑤여서. 하루키만큼이나 읽기가 힘든책입니다. 항상 생각해요. 작가는 이걸 정말 읽으라고 쓴 게 맞을까? ㅠㅠ)

노이에자이트 2011-04-19 15:07   좋아요 0 | URL
해양소설에 종교학까지 더불어 배운다고 읽으시면 되지 않을까요...스타벅스 나오는 장면 찾으면서...멜빌의 중단편은 해양소설도 재밌는데 모비딕은 왠지 좀 부담스럽죠.

햇빛눈물 2011-04-23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번족. 공감하닙다. 언젠가 같이 근무하시는 어떤 분이 주의 사람들이 학번을 물어보는 분위기에서 생뚱맞게 초등학교 입학년도를 애기하시면서 노자님과 비슷한 애기를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당연히 대학을 나왔을 사람들하고 애기하니 나이 따지기 위해 그럴수 있다라는 생각도 들지만, 사실 상당히 예의 없는 '짓'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앞에서 어떤 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요즘은 아예 학번이 아니라 '어디 대학 나오셨어요?'라고 대놓고 물어보는 세상이니 학번이야 뭐 대수일수도 없겠다는 씁쓸한 생각도 듭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05-13 23:51   좋아요 0 | URL
제가 댓글을 발견하지 못하고 이제야 답글을 달게 되었습니다.

그런 경험을 일단 하게 되면 좀 더 신중해지는 게 사실이지만 아직도 많은 대졸자 출신들이 학번 물어보는 악습을 떨치지 못하고 있습니다.그게 무례한 것인지 모르는 사람이 많아서 큰일입니다.
 

   한길사에서 나온 이병주 전집목록을 보니 아직 완간되려면 한참 멀었군요.내가 갖고 있는 몇 몇 장편도 아직 갖추지 못했으니까요.이병주가 박정희를 비판한 작품으로는 <그해 5월>이 있는데 한길사에 없는 것으로 <그를 버린 여인>전 3권이 있습니다.박정희가 무도한 독재를 일삼자 그를 버린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 어느 여인이 나옵니다.박정희를 비판하기 위해 여인을 등장시켰지요.<그해 5월>에서 작가의 분신인 이사마를 등장시켰듯이. 

  이병주가 마지막으로 심혈을 기울인 정치평론이자 현대사 논평이기도 한 <대통령들의 초상>.특히 여기서는 전두환을 비상식적이라고 할 정도로 옹호하여 독자들의 실소를 자아내게 합니다.그런데 이런 해괴한 소신을 가지게 될 뿌리라고 여겨지는 작품이 있으니 <지오콘다의 미소>(1985)라는 장편입니다.당시의 학생운동에  대한 이병주의 부정적 시선을 알 수 있는 작품인데 이병주의 광팬들만이 소장하고 있다는 전설 속의 소설이죠.헌책방을 들를 때마다 눈이 발개져라 찾아보고 있는데 아직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대통령들의 초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까요? 

   이병주는 해박한 지식과 멋진 이야기솜씨를 지닌 작가입니다.그런 남자가 전두환과 5공체제에 대해서는 거의 무지몽매한 수준의 글 밖에 쓸 수 없다는 데에 인생사의 또다른 불가사의가 있다고 하겠습니다.아무리 책을 많이 읽고 머리가 좋아도 자기와 친한 사람(전두환)과 너무 얽혀 있으면 그렇게 되고 마는 것인지...흔히 말하는 거리조절에 실패한 경우죠.

   <이병주의 동서양 고전탐사>를 보면 이병주의 광범위한 독서와 감칠맛 나는 문체에 감탄하게 됩니다.하지만 그와 동시에 눈치빠른 독자라면 언뜻언뜻 대단히 고루한 감상이 그에게서 툭툭 튀어나옴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특히 도스토예프스키의 반혁명사상을  가장 잘 드러낸 <악령>에 나오는 스타브로킨을 논평하는 대목에서 그렇습니다.<지오콘다의 미소>에서 학생운동을 못마땅하게 그린 사고방식 역시 그런 사고방식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직접 읽어보기 전에 이런 추측을 해보는데 과연 맞을 것인가 시험해 보고 싶네요.그러기 위해서는 책을 찾아야지요. 

   어떤 이는 자기가 좋아했던 작가나 학자가 저지른 뜻밖의 과오를 안 뒤에는 정나미가 떨어져 다시는 그가 쓴 책을 안 읽겠다고도 합니다.하지만 내 성격은 독서에 관한 한 거대한 얼음덩어리 같은가 봅니다.그런 일을 알아도 아주 냉정하며 꿈쩍도 않습니다.그건 그런 일이고 나는 이 작가가 마련해 준 영양분에서 뽑아먹을 것은 다 뽑아먹겠다는 정신으로 왕성하게 우적우적 씹어먹습니다.몇 년 전 읽었던 이병주의 <황혼><비창><여로의 끝>도 다시 읽어볼까 합니다.이 책들도 한길사 목록에는 없군요. 

  오늘 오후 바람이 불면서 목련이 떨어지고 있습니다.길바닥에 떨어진 목련을 밟으며 예쁜 하의실종 옷차림의 소녀가 걸어갑니다.저런 옷차림을 꽤 잘 소화했구나 하고 바라보는데 이병주가 여성편력이 화려했다는 것이 생각납니다.박정희 시대에 볼보를 타고 고급요정에 드나들었다고도 하지요.볼보를 탄 이병주가 혹시 저런 어린 여자 곁을 지나가면서 빵 빵! 경적을 울리며 "어이! 아가씨.타!" 하기도 했을까...하는 생각도 해봅니다.이병주는 저승에서도 글쓰는 틈틈이 여자들을 유혹하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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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04-10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설 알렉산드리아> <예낭 풍물지>를 읽던 때가 떠오르네요. 그때까지 읽던 한국소설과는 스케일이 달라서 좀 놀랐던 기억이 있는데.... 노이에자이트님 덕분에 기억을 더듬어보게 되었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04-10 23:31   좋아요 0 | URL
말년에 그가 했던 이해 안 되는 행동과 발언에 비해선 초창기 작품은 날카로우면서도 깊이가 있었습니다.

루쉰P 2011-04-11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정래인지 리영희인지 모르지만 이병주에 대한 언급을 두 분 중 한 분의 글에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전 노이에자이트님처럼 냉정하지가 못 해 이 사람은 아니다라고 생각되는 사람의 글은 그가 잘 쓰건 못 쓰건 끝내 안 읽어버리는 타입이에요. ^^ 이병주 역시 제가 읽기를 거부하는 사람 중 한 사람이죠. 이문열의 책도 대표작이건 뭐건 안 읽어버렸는데 뭐랄까 굉장히 이런 쪽으로 호불호가 전 강한 편인 것 같아요. 하지만 노이에자이트님의 글을 쭉 읽어보면 맞다는 생각도 들기는 해요. 전 가장 경멸하는 스타일은 '재능 있는 짐승'들 스타일이에요. 자신이 노력하거나 혹은 선천적이던 얻은 재능을 사회적 약자를 위해 분투하지 못하고 자신의 욕망을 위해 소진하는 자들을 '재능 있는 짐승'이라 생각해요. ^^ 그런 놈들 때문에 나라가 엉망이지 않나란 나름 음모론적인 생각도 하구요. ㅋㅋㅋ

노이에자이트 2011-04-11 16:35   좋아요 0 | URL
리영희 임헌영 대담집인 <대화>에 나옵니다.이병주가 교류 폭이 넓었습니다.호방한데다 한 턱 잘 쏘기도 하니 인기도 많았죠.인물이나 성격도 좋고 돈도 많으니 물장사하는 여자들에게도 평판이 좋았답니다.
어떤 이는 리영희 씨 아들이 삼성 계열사에서 간부로 있다는 것을 알고 분노하던데 그럴 필요가 있겠나 하는 생각입니다.
독서를 폭넓게 하기 위해서는 냉정함과 함께 신경을 좀 굵게 가다듬어야 합니다.예민하면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 저술을 읽기 힘들죠.
자기 재능을 남을 위해 쓰지 않아도 좋으니 남을 해치는 데만 안 써도 좋겠습니다.

루쉰P 2011-04-13 01:37   좋아요 0 | URL
네 맞아여 거기서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전 너무 예민한 것일까요? ^^ 리영희 아들이 삼성계열사 간부로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네요. 근데 노이에자이트님 말씀처럼 독서를 폭넓게 하는데 있어서 냉정함과 신경을 좀 굵게 다듬어야 한다는 것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휴~ 전 너무 골라서만 읽는 체질이라서 잘못하면 편향된 의식을 지니고 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ㅋㅋㅋ 아주 좋은 가르침 마음 속 깊이 새기고 가겠습니다. 완전 감솨~~

노이에자이트 2011-04-14 15:35   좋아요 0 | URL
리영희 씨 부고기사에 다 나온 걸요.

신경을 굵게 키워서 다양한 독서를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나라의 고전적 통속영화에 '내가 버린 여자'가 있었는데 그 제목을 따왔습니다.나는 아무리 훌륭한 인물도 결국은 108번뇌를 지닌 인간으로 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정약용도 마찬가지입니다.그가 아무리 훌륭한 저서를 많이 남기고 조선의 미래에 대해 염려를 많이 한 선각자라고 해도 밥은 먹어야 하고 잠은 자야 합니다.당연히 정욕의 문제로 고민도 했겠지요. 

   정약용은 무려 18년 간 강진에서 유배생활을 했습니다.하지만 이 유배생활에 대해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마치 감옥과 비슷한 연금을 연상하는 이들이 있지만 그 정도로 가혹한 것은 아니었습니다.이동의 제한은 있었지만 어느 정도 자유가 허용되었습니다.정약용도 유배생활을 하면서 방대한 저서를 남겼듯이 독서와 집필에는 제약이 없었습니다.연구를 위해서 인근의 해남 윤씨의 장서를 빌려볼 수 있었고 첩을 두기도 했습니다. 

  정약용의 첩에 대해서 내가 처음 접한 이야기의 출처는 기억하지 못하겠습니다. 강진에서 정약용이 어떤 소녀와 관계하고 임신을 시켰는데 나중에 유배를 끝내고 우연히 강진에 다시 와보니 자기와 비슷하게 생긴 어린 소녀가 있어서 그 아이에게 물어봅니다."혹시 네 어머니가 이러이러한 사람이 아니냐?" 알고 보니 그 어린 소녀의 어머니가 바로 자신이 임신시킨 그 여인인데 그녀는 이미 젊어서 죽었다는 내용입니다.정약용은 그 사연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고... 그런데 내가 나중에 다시 알게 된 이야기는 다릅니다. 

    우선 정약용이 강진에서 유배생활을 할 때 현지여자와 친하게 되어 그 여인이 정약용의 수발을 들어주고 사실상 첩이 되었다는 것입니다.요즘 같으면 현지처 비슷한 존재였던 것입니다.사실 유배생활 하면서 첩을 본 남자로는 단종의 이야기(함께 간 시녀들 중 총애를 받은 이가 있었다 함)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별로 특별한 생각도 들지 않았습니다.꽤 오랜 세월 정약용과 함께 산 그 여인과의 사이에선 딸도 생겼고 그 딸 이름이 홍임이었습니다.하지만 유배 생활을 끝내고 고향으로 돌아가면서 정약용은 이 모녀를 데려가지 않고 그 뒤로 돌보지도 않았다고 합니다.홍임이라는 딸의 존재는 정약용의 서한에 그녀의 이름이 등장하면서 사실로 밝혀졌습니다.하지만 왜 정약용이 이 모녀를 버렸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외국의 전기에는 역사적으로 유명한 위인이라 할지라도 그의 사생활의 어두운 면까지 다 파헤치는 내용이 들어있습니다.가까운 일본만 해도 마찬가지입니다.그래서 작가 중에는 전기작가, 평전작가들이 있어서 상당한 판매부수를 자랑합니다.과거의 인물 뿐 아니라 생존 인물의 전기도 잘 팔립니다.<역사란 무엇인가>라는 강의로 유명한 에드워드 할레트 카는 역사학자이면서 전기작가이기도 합니다.도스트예프스키를 비롯하여 바쿠닌,헤르첸 등의 전기를 집필했지요.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전기작가라는 용어자체가 생소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전기작가라는 직업이 생소한 것은 역사적인 인물을 보는 시각에도 원인이 있습니다.우리나라에서는 위인들의 어두운 면을 파헤치는 내용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어린이용 전기는 물론이며 어른들이 읽는 전기도 국내 위인들은 오로지 위대하기만 합니다.만약 누군가 흠이라도 잡는 책을 쓰면 그 위인의 후손들이 당장 격하게 반발합니다.소송까지 가고 협박까지 받으니 이런 환경에서는 전기작가라는 직업자체가 성립될 수가 없지요. 

  정약용의 생애 중에서 가장 어두운 장면 중 하나가 가톨릭 신앙을 저버린 일입니다.역사학 연구자 사이에서는 이것은 이제 사실로 공인된 분위기입니다.하지만 가톨릭 신자 사이에서는 이 위대한 사상가를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두고 싶어하는 이들도 많습니다.그래서인지 가톨릭 문학상을 받은 한무숙 여사의 <만남>에서는 정약용이 끝까지 신앙을 지킨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이제 우리도 위인들의 어두운 면을 발견하고 침착해졌으면 좋겠습니다.물론 늘 훌륭하기만 한 사람이라고 배운 사람이 저럴 수가! 하고 놀랄 수도 있겠지만 인간의 약점이야 누구나 다 지니고 있을 것이고 정약용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닐 것입니다.오히려 이런 약점을 그대로 다 묘사할 수 있는 전기가 후손들의 항의나 소송사태 없이 판매되는 세상이 더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그런데 사료가 워낙 적으니 정약용에게 버림받은 뒤로 홍임과 그 어머니가 어떻게 살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평생 정약용을 원망했을까요...그리고 첩을 거느리던 것이 양반으로서는 큰 흠도 아니었던 시대에 왜 정약용은 이들을 버렸을까요.전기작가 지망생들이 파헤쳐보고 싶은 소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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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벌 2011-04-09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움 소설 목민심서에.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어느 여인과 하룻밤을 보낸 장면이 나옵니다. 초등학교때 아버지가 사줘서 읽은 건데. 초등학생이 보기엔 화끈한 장면이어서 기억을 해요. ㅡㅡ;; 그때 대사가 그 여인 손을 잡으면서 "사내를 아느냐" 였습니다.--> 초등학생이 읽기엔 부끄부끄죠? ㅋㅋ 나중에 딸은 출가를 합니다. 정약용에게 안경을 선물로 하곤 바로 출가를 하는 걸로 나옵니다. 소설 목민심서는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책을 읽고나서 정약용보다 그의 형인 정약전을 더 좋아하게 되버린... 일이 있었죠. 어릴때 기억이 꽤나 강렬해서. 지금도 제일 좋아하는 위인은 자산어보의 정약전입니다. ^^. 책속의 내용이 아마 진실을 아닐겁니다. 많이 미화되었겠죠.

노이에자이트 2011-04-09 15:46   좋아요 0 | URL
황인경 씨가 그 소설로 낙양의 지가를 올렸던 적이 있었죠.정약용과 강진의 그녀에 대한 이야기는 사료가 빈약하여 상상력을 동원해야죠.
하하하...정약전을 더 좋아하게 되었군요.

버벌 2011-04-09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인사가 늦었어요. 안녕하세요 ^^

노이에자이트 2011-04-09 15:47   좋아요 0 | URL
어서 오십시오.안녕하세요~~

Mephistopheles 2011-04-09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주교인으로서 정약용도 제가 아는 범위에서는 형제들과는 다른 길을 걸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박학다식했으나 신의와는 좀 거리감이 있었던 인물이 아니였나 싶기도합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04-09 16:02   좋아요 0 | URL
예전에 서기원 씨도 그 문제를 다룬 <조선백자 마리아상>이라는 장편을 썼지요.

루쉰P 2011-04-09 0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역시나 완전무결한 인간은 없군요. 전 평전류를 참 좋아해요. 그런데 우리나라의 전기의 경우 저렇게 문중이다 뭐다 해서 인간을 박제화시켜서 똥도 안싸고 밥도 안먹는 인간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은 참 난감하네요. 우리나라는 도대체가 이해가 안돼요. ^^; 죽은 사람도 저 모양으로 만드니 산 사람 박제시키는 거야 일도 아니겠죠. 흠...

노이에자이트 2011-04-09 15:51   좋아요 0 | URL
예.다른 나라들은 전기작가들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우리 처지를 보면 참 안타깝죠.조금만 자기 가문을 흠집내면 해코지를 해버리니 한번 뜨거운 맛을 본 사람은 위축되기 마련이죠.

pjy 2011-04-09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환상속의 기준이 있죠, 위인은 정말 위대해야되는 -_-;; 어쨌든 사람이니깐 숨쉴 구멍은 줘야되는데요~

노이에자이트 2011-04-09 15:51   좋아요 0 | URL
우리는 남에게 그런 숨쉴 구멍을 주고 사는 사람이 되어야죠.

blanca 2011-04-09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정약전이 첩을 두고 아들을 낳은 것을 알고 있었는데 정약용이 그랬다는 게 참 놀라워요. 은근 실망스럽네요. 게다가 돌보지도 않았다니. 그런데 노자님 더욱 충격적인 것은 단종이 영월에서 첩을 두었나요? 비를 엄청 그리워했다는데 그것도 아닌 모양이죠? 흑흑. 두 사람 다 제가 참 좋아하고 존경하는 인물들이라 더 놀랍네요.

노이에자이트 2011-04-10 20:56   좋아요 0 | URL
정약용이 강진여자와 오래 살았다는 것은 이제 꽤 알려졌어요.

정약용도 강진에서 아내를 그리워하는 편지를 보냈어요.그러면서도 첩은 있었고...단종도 아내를 그리워했지요..첩이라고 썼지만 첩은 아니고 시녀들을 딸려 보냈는데 그녀들 중 단종의 마음에 든 사람이 있었다 합니다.해외유명인물의 전기를 꽤 읽어봤는데 그들의 사생활도 다 그렇고 그래요.그러니 우리나라 사람이라고 별 것 있겠느냐 생각하고 이런 사실을 접하니 별로 충격도 안 받아요.
 

   남한에선 '조선왕조실록'이라고 하고 북한에선 '리조실록'이라고 합니다.언제부터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남한에서는 90~91년부터 이조라는 단어는 일제의  잔재라고 하는 주장이 늘기 시작했습니다.그러다가 2000년이 넘어서부터는 이조라는 단어를 쓰면 친일파라도 되는 분위기가 정착했습니다.누가 이런 운동을 주도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이렇게 되니 북한도 친일국가가 되어버렸습니다.'리조'라는 단어를 쓰고 있으니까요. 

     책꽂이의 헌책들을 뒤져 봅니다.한국사 관련 서적이 많으나 유명한 책들만 몇 권 예를 들지요.70년대 지식대중들의 관심을 모은  역사책 중에서 <해방전후사의 인식>(한길사 1979)이 나오기 직전, 강만길<분단시대의 역사인식>(창작과 비평사 1978)이 있었습니다.강만길 씨는 한국근대사 중에서 경제사를 전공했고  박사학위 논문은 조선시대의 상공업을 다루었습니다.<분단시대의 역사인식>의 목록을 보면 3장 '역사와 민중'에 '이조후기 상업구조의 변화'라는 논문이 있습니다.물론 이조라는 단어를 썼다고 강만길을 친일파라고 할 수는 없지요.이조와 조선을 함께 써도 아무렇지도 않은 시절이었으니까요.그의 저서 중에는 <조선후기 상업자본의 발달>도 있고, <이조의 상인>도 있습니다. 

     80년대 중반을 넘길 때까지도 이조와 조선을 함께 썼습니다.심지어 반일주의자로 이름높은 박경리 씨도 그랬지요.대하장편 <토지>가 아직 집필 중이던 1986년. 신동아 3월호에 당시 막 원고를 끝낸 토지 제4부의 일부가 실렸습니다.소설 일부를 월간지에 공개한다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입니다.하지만 당시 박경리 씨는 흔쾌히 허락했습니다.그 내용은 박 씨가 평소 가지고 있던 일본론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내용이었기에 대중들이 많이 읽어주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었던 모양입니다.역시 이조와 조선이 함께 쓰입니다.여기서 인실이 하는 이야기가 저자가 평소 주장하고 있는 일본론입니다.상대는 일본남성 오가다. 

    인실은 '이조오백년'이라고 했다가 또 '조선역사' '조선미술'이라는 용어도 씁니다.문맥을 보면 이조라는 단어는 이씨왕조를 뜻하고 조선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때는 조선이라는 나라를 나타냅니다.외국의 왕조를 칭할 때도 오스트리아 제국 왕실은 합스부르크 왕조, 영국은 하노버 왕조 하듯이. 

   평론가들에 따라서는 토지 4부에 상당히 길게 나오는 오가다와 인실의 지식논쟁은 박경리 씨가 작중인물을 빌려 자신의 일본론을 너무 절제하지 않고 많이 쏟아놓았다는 평을 하기도 합니다.하지만 박경리의 반일론을 가감없이 읽을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기도 합니다.<토지>하면 평사리의 목가적인 풍경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지만 박경리 특유의 일본론을 알아보기 위해서라도 상당한 분량의 이 대화는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도올 김용옥  씨의  책 어딘가에는 강의 도중 도올이 이조시대라는 용어를 계속 사용하자 학생 중 한 명이 '그건 일제잔재적 표현'이라고 지적하는 장면이 있습니다.이때 도올은 발끈하면서 '이씨 조선이면 어떻고, 좃대가리 조선이면 어떠냐 운운' 하면서 육두문자를 날립니다(도올은 책에도 육두문자를 씀).그런데 어느 책인지 찾을 수가 없군요.내가 찾아낸 것은 김용옥<여자란 무엇인가> (통나무1990)의 275쪽에 '이조실록'이라고 쓴 대목입니다.이때까지도 이조와 조선을 함께 사용했던 시기인 것 같습니다. 물론 김용옥 씨가 워낙 비타협적인 인물이라, 그 당시 이미 이조라는 단어를 써서는 안된다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더라도, 그냥 이조실록이라고 써버렸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역사책을 읽을 때는 저자를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출판년도를 알아보는 것도 중요합니다.요즘은 이조라는 단어를 쓰면 거의 친일파가 되는 분위기라서 강만길 씨나 박경리 씨가 이조라는 단어를 쓴 사실을 알고 발끈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40대 중반 이상들은 이조라는 단어가 꽤 익숙하겠지만),이런 사정을 알고 나면 이해되는 측면이 있을 것입니다.물론 북한에서 리조실록이라고 한다는 말을 듣고 빨갱이들은 친일파로구나 하고 단정하는 사고방식도 이상한 것은 더 말할 필요가 없지요. 

   그런데 언제부터 누가 이조를 쓰면 안 된다고 했는지 알아보려고 해도 잘 모르겠습니다.1990년 전후부터 그런 말이 나온 것 같기도 한데...또 실제로 이조라는 용어가 일제가 조선을 비하하기 위해서 만든 것인지도 확실히 모르겠습니다.계속 한 번 뒤적거려 보는 수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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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1-04-04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은 단어 하나에는 그런 첨예한 대립이 있다니 놀랍네요. 이씨왕조는 나라를 만든 것은 아닌가요? 조선이라는 나라 안에 포함된 것 같은데...하여간 파고들면 들어갈 수록 어렵네요. 일본은 도쿠가와 막부라든가 가마쿠라 막부가 있잖아요? 그것도 혹시 비하한 표현일까요? 아! 짧은 지식으로 알려고 하면 할 수록 어렵기 한이 없네요. ^6

노이에자이트 2011-04-04 19:26   좋아요 0 | URL
이제 방송에서는 이조라는 단어를 사용 못하게 합니다.전에 무슨 대담 프로그램에서 봤는데 출연자가 이조시대라고 하니까 진행자가 깜짝 놀랐다는 듯이 조선이라고 바로 고쳐주던데요.
역사책에도 오스만 터키, 하노버 왕조 등 등으로 부릅니다만...

루쉰P 2011-04-04 23:26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근데 더 대단한 건 대담 프로그램에서 '이조'라고 표현을 쓴 순간을 포착한 노이에자이트님 입니다. 순간 집중력 짱이신 듯...

노이에자이트 2011-04-05 17:50   좋아요 0 | URL
관심분야라서 팍! 들어오죠.인터넷 댓글 같은 데서도 누가 '이조...운운' 하면 얼마 안 가서 '일제잔재니 조선으로 고쳐야 운운...'하는 댓글이 바로 올라오죠.

루쉰P 2011-04-07 13:13   좋아요 0 | URL
후후 역시나 인터넷 세상은 무서워용. 관심분야에 대한 집중력은 깨알같은 정보력과 함께 짱 이신 듯! 새로운 리뷰 기다리고 있슴더! 비 오는 이 찬란한 변압실에서용. ^^

노이에자이트 2011-04-08 21:51   좋아요 0 | URL
고생이 많으시군요.
 

      과학자들이 모여 이런 발표를 합니다."지난 수십년 간 우리 과학자들이 연구한 결과, 독서를 하면 남자들의 정액량이 늘어나고, 성교를 더 오래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사실이 증명되었습니다.여자들은 허리가 가늘어지고 피부가 꿀피부가 되며 머릿결이 부드러워지고..." 이런 발표문이 뉴스를 통해 알려지자 마자 전국의 모든 지하철엔 책읽는 남녀노소가 늘었다.보신용으로 남획되었던 오소리와 뱀의  개체수는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하였다.악명높은 한국의 보신문화는 이렇게 해서 없어졌다.그 결과 대한민국은 독서인구도 늘고 생태계도 균형을 찾아 아름다운 자연과 야생동물들을 보러 오는 외국관광객이 급증하여 외화도 많이 벌게 되었다고 하는 이야기...  

   이것이 나의 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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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이 2011-03-30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자님. 제 경험을 말씀드리면요. 의자에 오래 앉아있으니 허리만 굵어지고 밤잠을 안자니 다크서클이 턱까지 드리우고 피부는 벚나무 등걸 같고 머리는 푸석거립니다. 광고문구를 조금 바꿔보심이 어떠실지....? ㅋㅋ

노이에자이트 2011-03-31 00:10   좋아요 0 | URL
미인이 되려면 독서를 멀리 해야 한다는 말씀? 으하하...

무해한모리군 2011-03-31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지난달에... 혼인을 안한 선후배들이 한자리에 모였는데 압도적인 취미로 독서를 꼽아서... 이게 원인인가하며 한탄을 하는 모습을 본 저로서는 ㅎㅎㅎ

노이에자이트 2011-03-31 16:29   좋아요 0 | URL
독서하면서도 연애할 시간은 내줘야죠.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요,,,

마녀고양이 2011-03-31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노이에님.
그러니까 독서는 멸종 위기의 생물과 연관되는군요? 아이고.

노이에자이트 2011-03-31 16:41   좋아요 0 | URL
긍정적인 연관이죠.

cyrus 2011-03-31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기사가 정말로 나오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ㅎㅎ
그러면서도 위의 휘모리님의 댓글 보니 한숨이 절로 나오네요,, ㅠ_ㅠ

노이에자이트 2011-03-31 16:42   좋아요 0 | URL
한숨쉬지 말고 부지런히 돌아다니면서 사랑을 찾아야죠.

책가방 2011-03-31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전 정말로 과학자들이 그런 발표를 한 줄 알고 첫부분을 읽었답니다...ㅋ

저 기사가 사실이라면... 전 더이상 책을 읽을수가 없어요..ㅜ.ㅜ;;
여기서 더 가늘어질 허리가 어딨다고...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노이에자이트 2011-03-31 16:31   좋아요 0 | URL
음...갑자기 허리를 보고 싶네요.

양철나무꾼 2011-04-01 0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한민국의 독립이래로, 가장 절절한 소원이었어요.
근데 멸종 위기 동물들의 개체수가 늘어난다면 먹이피라미드가 다시 짜이지 않을까요?^^

노이에자이트 2011-04-01 16:44   좋아요 0 | URL
오...절절한 소원! 올바른 방향으로 먹이사슬이 복원된다면 좋겠지요.

루쉰P 2011-04-01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인간의 육체적 욕망을 이용한 인간의 정신적 욕망의 상승을 추구하는 아주 짜임새 있는 음모론(?)이라고 생각해요. 루쉰 선생의 잡문과 같은 맛이 느껴지는데요. 흠...노이에자이트님의 잡문이라는 형식으로 만들어도 괜찮을 것 같네요. 추천 꾹!!

노이에자이트 2011-04-01 16:45   좋아요 0 | URL
중국에서는 교과서에서도 사라지고 있는 노신 선생 문체의 후계자가 한국에서 태어난 건가요? 하하하...

햇빛눈물 2011-04-02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뼈있지만 경쾌한 글같습니다. 저도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요즘 전철이나 버스를 타면 무언가를 하고있는 사람중에 열에 일곱은 핸드폰 같은 전자기기를 가지고 만지작 거리고 있죠. 그런데 TV속 광고처럼 중요한 업무를 처리하거나 또는 생산적인 작업이 아닌, 게임만 하는 세상. 책이 중요하다는 생각은 들지만 그런 사람들이 손에 과연 어떻게 스마트폰이 아닌 책을 들게 할지...ㅠ.ㅠ

노이에자이트 2011-04-03 15:24   좋아요 0 | URL
그래서 요즘엔 디지털 중독이 사람들의 두뇌를 멍청하게 한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