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인생의 어둠과 밝음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일이 동시에 일어나는군요.27일에 강원도 화천 경찰서에 체포된 도둑 이야기가 참 슬프더라구요.52세의 남자가 농산물이나 농자재를 훔치다가 잡혔는데,알고 봤더니 소설가더라구요.1990년대에 신춘문예 장편소설 분야에 당선되어 등단한 뒤 몇 편의 장편 단편도 발표했구요.하지만 전업작가들이 그렇듯이 생활고에 시달려 왔던 그는 월세를 전전하다가 어느날 부인과 함께 도둑질을 하기 시작한 겁니다.부인은 지적 장애를 지녔더군요.아마 그도 신춘문예에 당선되었을 때엔 꿈도 많고 쓰고 싶은 소설도 많았을텐데... 

  신춘문예에 당선되기도 힘들지만 신춘문예 당선한 뒤 잊혀진 작가들도 많을 겁니다.속칭 데뷔작이 은퇴작이 되어 버린 경우지요.유명작가들도 노년에 들어서는 생활고에 시달리며 사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그래서 작가들 중 교사나 교수직에 있으면서 작품활동하는 사람은 일단 경제적으로 안정되지요.한승원 씨 같은 경우는 교사를 하다가 난 데 없이 전업작가가 되겠다고 선언했을 때 부인이 엄청나게 반대했다고 하지요.당연한 겁니다. 

  그런데 또 요즘 인기작가들의 소식도 들려옵니다.신경숙은 <엄마를 부탁해>가 100만부를 기록했구요,배수아는 몇년만에 신작을 발표한다고 합니다.독일과 한국을 왕래하면서 살고 있더라구요.또 문단의 왕언니인 박완서의 인터뷰도 나오고...이런 작가가 되겠다고 작가 지망생들은 다 꿈을 꾸겠지만 글쎄요.그 중 몇 명이나... 

  사교육의 그늘이 저임금과 체불임금에 시달리는 학원강사들이지요.100만원도 못받는 이들이 수두룩합니다.게다가 작은 학원 같은 경우는 경영악화를 이유로 임금지불을 이리저리 미루다가 원장이 도망가 버리는 경우도 있지요.4대보험 혜택도 못받고...그런데 최근 스타강사들이 탈세한다는 소식이 들립니다.저임금에 허덕이는 강사들에겐 저 먼 남의 나라 일로 느껴지겠지요. 

 가끔 케이블 방송의 몇년전 프로그램을 보면 아...저 가수,혹은 연기자...요즘 뭘하지? 저때 꽤 잘나갔는데...하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이 직업도 안정적 수입과는 거리가 멀지요.꽤 인기있는 사람들도 실제로는 경제상태가 안 좋은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그래서 그런지 은행권에서도 연예인들은 아주 고소득층인 몇 %을 빼고는 신용등급이 낮다고 하더라구요. 

 이효리가 드라마에 나온 것으로는 '세 잎 클로버'만 있는 줄 아는데 또 하나가 있습니다.이것도 사실 시청률은 바닥을 기었기 때문에 아는 사람이 거의 없지요.제목은 멋있었죠.'사랑한다면 이들처럼'이라고,단막극이었을 거에요.배역은 호화로왔어요.정준호,이동건이 나왔으니까요.거기서 지금도 기억나는 것이 매니저인 이동건이 "이효리(무명가수 역할)를 무대에 서게 해주십시오"하고 가요순위 프로그램 연출자에게 가서 명함을 건네는 장면입니다. 연출자는 바쁘다고 별로 신경도 안 쓰고...결국 명함은 책상 위에 굴러다니다가 떨어져서 사람들 신발에 짓밟히지요.전업작가들처럼 이 분야에도 신인 때 반짝하다가 사라져 버린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지금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사람들도 당장 내일이 어떻게 될 지 모르지요. 

 그래도 사람노릇은 해야 하는데...하는 말이 있습니다.지인들이나 친인척 경조사나 명절에 체면 안 구길 정도의 성의표시는 해야 한다는 말이지요.하지만 앞에서 예로 든 직업들의 저 밑바닥을 이루는 사람들은 "정말 사람노릇 언제 해보나..."하고 한숨을 쉬며 사는 이들이 많지요.흔히들 우리 부모세대들은 자식을 위해 젊음을 바치느라 노후대비를 못했다고 하지만 우리 연령대들은 과연 노후대비가 잘 되어 있을까요? 아직 젊을 때라 크게 와닿지는 않지만 아마 우리들도 노인이 되어 그럭저럭 체면치레할 정도의 돈이라도 낼 형편이나마 될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실제로 통계를 보면 앞으로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이 거의 대부분 공무원이나 교사임용 시험 준비만 한다며 뭐라고 하는 어른들이 있습니다.하지만 그렇게 탓할 것이 아니지요.특히 어느 정도 안정된 직업을 가진 사람이 젊은이에 대한 충고랍시고 그런 말을 해서야 되겠습니까.우리나라 직업 상황을 보면 그런  직업군에 수험생이 몰린다고 이러니 저러니 말해서는 안 되지요.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것이 있다는 말...돈없는 사람을 위로하기 위해 생각해 낸 말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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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09-09-29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좋은 말씀이시네요.왜 젊은이들에게 도전 정신이 없냐고 할것이 아니라 그런 도전 정신을 받아줄 세상을 먼저 만들어야 하겠지요.

노이에자이트 2009-09-29 22:20   좋아요 0 | URL
도전정신....얼핏 듣기엔 좋은 말이지요.

비로그인 2009-09-29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날이 걱정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09-29 22:20   좋아요 0 | URL
좀 비관적이죠...

로베스피에르 2009-09-30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죽을 때까지 대통령 후보자가 될 수 있는 제도나 바꿨으면 좋겠소. 정계은퇴하고도 기회가 되면 또 나와. 아무리 봐도 미친 짓이오. 김대중이나 이회창도 예외가 아니지. 한 번이나 두 번만 후보가 될 수 있게 했으면 좋겠소. 그러면 새로운 얼굴들도 볼 수 있겠지.

노이에자이트 2009-09-30 22:44   좋아요 0 | URL
개헌을 하자는 말씀이시군요.그런데 로베스피에르 님은 나이가 대단히 많으신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혹시 제 아버지 뻘 정도?

09 2009-10-05 14:09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대저 그런일은 있을리없으니 대단한 유머요마는 /예외가 아니라 중, 창 땜일텐디 지두 창 나올때 뭘까생각했는데 창 입장에서보면 죽을때끼진 뭔간 해얄텐데 지가해왔던거 할만한게 정치일테니. 자고로 사는날까정 할수있음 지 하고픈거 해야죠. 당연시 남한테 팽당할 일까진 가면안되공.
 

   예전 영국에 사는 어느 한국인 남성이 축구광이었는데 런던에서 국제축구대회가 열린다니까 만사 제쳐놓고 구경을 갔습니다.그런데 분명히 국제 축구대회인데 스코틀랜드,웨일즈,잉글랜드만 나왔기 때문에 "국제경기라면 프랑스나 독일 같은 나라가 나와야 하는게 아니냐? 모두 다 영국 팀만 나오는 게 무슨 국제대회냐..."고 불만을 터뜨렸다고 합니다. 

   월드컵에는 잉글랜드나 스코틀랜드가 따로 나오지, 영국의 깃발 아래 함께 나오진 않습니다.더구나 우리나라에서는 교과서나 참고서에 잉글랜드를 영국이라고 잘못 번역해 놓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잉글랜드가 영국인지,영국은 영어로 따로 국명이 있는지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많지요.그래서  영국에서 나온 코빌드 사전을 찾아 보았습니다.아마 이 풀이를 보면 명확해질 것입니다.번역은 제가 했습니다.

 Great Britain: 잉글랜드,스코틀랜드,웨일즈로 이루어져 있는데 북 아일랜드와 합해 연합왕국(United Kingdom)을 구성한다. 

 United Kingdom: Great Britain과 북아일랜드를 합친 공식 명칭. 

 영국을 영어로 번역하면 위의 두 단어 어느 것이나 무방한데 형용사형은 British이고 영국인은 집합명사로는 the British.미국식 영어와 구별하여 영국식 영어는 British English라고 합니다. 예전에 외국어 학원 강사로 있던 영국인(잉글랜드 출신)은 "특히 스코틀랜드 사람에게  잉글랜드 사람이라고 하면 대단히 정색하며 부정한다"고 말해주던 것이 기억납니다.웨일즈는 잉글랜드에 더 일찍 병합되었지만 스코틀랜드는 18세기까지 무력투쟁을 했고 지금도 스코틀랜드는 분리주의자들이 있습니다.북해유전이 발견되자 스코틀랜드에서는 한때 분리독립하자는 여론이 비등했던 적도 있는 만큼 스코틀랜드의 자부심은 지금도 대단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북아일랜드 사람들은 특히 연합왕국이라는 명칭 속에 북아일랜드가 들어간 데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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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09-27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이클 콜린스가 논쟁적인 인물일 수 밖에 없는 것 같네요.

노이에자이트 2009-09-27 22:01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북아일랜드나 에이레 공화군 쪽은 정서상 그렇겠지요.

바람돌이 2009-09-28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두 단어를 저는 대충 같은 뜻으로 알았었는데 저렇게 차이가 나는거네요.

노이에자이트 2009-09-28 16:27   좋아요 0 | URL
영국사전에서 취한 정보이니 정확할 것입니다.

푸른바다 2009-09-28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UK가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됩니다. 북아일랜드가 UK에 포함된 것은 북아일랜드인들 스스로 선택한 것입니다^^ 북아일랜드 사람들은 같은 민족보다는 같은 종교(에이레 공화국=카톨릭, 북아일랜드=신교)를 선택한 것이죠^^ England에서 꼭 원했던 것은 아니었고 종교분쟁으로 골치아픈 지역에서 손 떼고 싶어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북아일랜드의 이러한 선택에 반기를 든 것이 바로 IRA인데 IRA는 에이레 공화국에서도 달가와하지 않았습니다. 어찌보면 IRA는 대한민국 건국 초기의 '남로당'이나 '남부군'과 비슷한 처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북아일랜드가 포함안됐으면 아마 Britain이 국호가 됐을 거에요. 북아일랜드와 에이레 공화국은 종교분쟁으로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지금은 비교적 괜찮은 것 같습니다. 북아일랜드가 UK에서 빠져나와 다시 에이레 공화국으로 합칠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대부분 아일랜드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인 것 같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09-28 16:28   좋아요 0 | URL
남로당이나 남부군과의 비교가 매우 흥미롭습니다.

얼스터에 대해서 읽다가 북아일랜드 신교도에 대해 읽어본 적이 있네요.

푸른바다 2009-09-28 16:40   좋아요 0 | URL
제가 2년전에 북아일랜드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얼스터 지방에는 잉글랜드나 스코틀랜드의 이주민이 많았는데, 이제는 대부분 돌아가고 아일랜드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하더군요^^ 클린턴의 중재 이후 평화를 찾기는 했는데, 아직 불씨가 꺼진 것은 아니라고 하더군요^^ 아직도 종교행사 기간에는 긴장감이 나돈다고 하네요...

노이에자이트 2009-09-28 22:20   좋아요 0 | URL
오호...직접 방문까지...해외여행도 이제 여러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군요.IRA는 영화나 소설로도 많이 나왔지요.올해도 한번 무력충돌이 있었던 것 같던데요.
음...스코틀랜드 사람들이 많이 돌아갔다...여하튼 푸른 바다 님이 알려준 내용을 보니 좀 더 이 지역에 대해 알아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딸기 2009-09-28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른바다님 말씀대로 영국은 UK라고 하는데,
문제는 한국인들과 일본인들은 미국을 '아메리카'라 부른다는 점...
이것 때문에 외국 사람들과 얘기하면서 뜨아해질 때가 몇번 있었어요.

노이에자이트 2009-09-28 16:30   좋아요 0 | URL
그래도 일본은 미국을 쌀나라로 표기하니 낫지요.아마 아름다운 나라로 표기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차베스가 "라틴 아메리카라는 단어 대신 다른 명칭을 찾아보자"고 말한 적이 있지요.

흑해 2009-10-01 16:19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노이에자이트 님에게는 실례이긴 하지만 중국도 美国[Měiguó]이라고 씁니다. 아마 중국이 그렇게 쓰는 것을 한국이 그대로 따라 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일본은 英国[イギリス]이라고 하는데 영국이라는 말은 사실은 잉글랜드를 번역한 말에 불과하죠.그 당시에 번역하는 사람들이 뭘 알았겠습니까?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까지 모두 영국이라고 표기한 거죠. 차라리 브리타니아라고 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지요. 프랑스는 그런 식으로 쓰는 것 같더군요.
영국은 연합왕국을 가리킬 때 쓰고 잉글랜드는 스코틀랜드나 웨일스를 구별할 때 쓰는 말로 사용하는 게 좋을 듯 합니다. 하지만 혼란스러운 건 어쩔 수 없겠죠. 영국 월드컵인지 잉글랜드 월드컵인지 알 수가 없으니까요?
하지만 역시 영국이 어이없는 나라라는 생각은 듭니다. 그러면 에스파냐는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하는 팀과 까탈루냐를 중심으로 하는 팀이 나오고 이탈리아는 남부 팀과 북부 팀이 따로 나와야겠네요.
일본유도팀이 관동팀과 관서팀으로 나눠서 나오는 것도 정당화되지 못할 이유가 없을 듯 합니다. 어쨌든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추석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10-01 23:06   좋아요 0 | URL
오류 지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영국에 대한 설명도 설득력이 있습니다.
즐거운 추석 보내십시오.

로베스피에르 2009-09-30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갑자기 티베트가 생각나는군요. 오늘의 중국은 중화주의 또는 민족주의의 물결 안에 잠겨 있는 것처럼 보이는군요. 주인장은 마오를 어떻게 생각하시오? 그가 민족주의자라고 생각하오? 난 그렇게 이해하는 게 오류라고 생각하오. 그가 말하는 민족모순이란 일본이 중국을 침공했을 때의 정세 속에서 한 얘기에 불과하오. 어디까지나 그는 마르크스주의자라고 본다오.

노이에자이트 2009-09-30 22:43   좋아요 0 | URL
로베스피에르 님이 그런 방면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으니 자세히 글을 한 번 써 보시지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히딩크 감독 덕에 호감을 많이 가지고 있는 네덜란드.하지만 외국에서는  네덜란드라고 표기하지 않고 거의 홀란드Holland로 표기합니다.특히 이 나라는 축구와 격투기가 강한데 우리나라를 제외한 그 어떤 나라에서 중계하는 경기도 네덜란드로 표기한 것을 못보았습니다.사실은 한자 문화권에서 쓰는 '화란'이라는 단어도 홀란드에서 소리만 빌려온 것입니다.저도 기록할 때는 '화란'이라고 씁니다. 일본에서는 가타카나 표기로 '오란다'라고 하지요.일본책을 볼 때 제일 헛갈렸던게 바로 이 오란다입니다.이게 대체 뭔가...아...홀란드를 오란다라고 하는구나....그제서야 고개를 끄덕 끄덕... 

  '더치페이'가 독일과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저 어릴 때 아직 독일이 동서독으로 분단되어 있을 때는 서독의 경제부흥을 '라인강의 기적'이라고 많이 부러워 했는데 그때 독일인들의 절약정신의 예로 든 게 담배불 일화입니다, 독일인들은 담배불조차 아끼려고 세명이 모여야만 담배불을 켰다는 이야기인데... "거 참 멍청하기도 하네.한명이 담배 피우다가 그  담배불을 다른 이에게 건네주면 됐지,세명이 모일 때까지 기다릴 게  뭐람.그렇게 멍청하니까 전쟁에 두 번이나 졌지"하고 우스갠지 악담인지 퍼부은 한국인이 있었다고 하네요. 

 '더치'가 '도이치'와 발음이 비슷해서 독일과 연관시킨 것 같은데 사실은 네덜란드의 형용사입니다.발음상 전혀 딴판이지요.우리나라에서도 흥행에 성공한 '카리브 해의 해적'에 나오는 '플라잉 더치맨' 역시 화란의 전설에서 유래한 것입니다.화란의 축구선수나 격투기 선수 중에서도 이 별명을 가진 이들이 있지요.

 요즘은 프로복싱 헤비급은 전부 옛소련 국가권에서 장악하고 있지만 발차기 공격을 하는 킥복싱은 화란이 강세입니다.일본에서 주최하는 K-1경기에서도 매해 챔피언은 거의 화란 출신들이지요.화란사람들은 몸이 크고 키도 커서 힘이 센 데다가 잘 가르치는 킥복싱 도장이 많아서 외국선수들이 킥복싱 유학을 올 정도입니다.나라는 작은데 싸움을 상당히 잘하는 것 같습니다. 

 예전 남아공화국이 아직 흑백 분리 정권이던 1984년에 게리 코에체라는 헤비급 복서가 세계쳄피언이 되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당시는 동구나 소련이 사회주의체제라서 프로 경기가 없던 시절이라 미국 흑인들이 프로헤비급 복싱을 쥐락 펴락하던 시절이고(어쩌다 한번 캐나다나 영국선수가 되기도 했는데 역시 모두 흑인챔피언) 가끔 가다 '백인의 희망'이니 뭐니 하고 나선 백인복서들도 모두 흑인들에게 맥을 못추고 패했지요.그런데 그 코에체는 백인이었고 게다가 챔피언이 될 때도 알리를 판정승한 것으로 유명한 레온 스핑크스를 1회에 세번이나 다운시키는 일방적인 경기를 벌여 화제를 모았습니다.남아공도 그때만은 흑인과 백인이 함께 기뻐했다니 요즘말로 국민통합에 이바지한 선수지요.이 선수가 화란에서 온 이주민 후손이었다고 합니다. 

 남아공에 온 화란 이주민을 예전에는 보어인라고 했습니다.바로 보어전쟁에서 영국인들을 혼내주었던 바로 그 보어인입니다.남아프리카는 기온이 좋아 휴양지도 많고(그래서 우리나라의 김태희 누나가 쉬러 가기도 했지요 )지하자원이 많아 유럽인들이 일찌감치 눈독을 들인 곳입니다.우선 먼저 선착한 이들이 화란인들.이들은 트랜스바알 공화국과 오린지 자유국을 세워 주도권을 장악하지요.나중에 영국이 이 곳을 호시탐탐 노리지요.영국은 1899년에서 1902년까지 예상외의 고전 끝에 보어인을 가까스로 물리칩니다.이때 보어인들은 게릴라전 형식으로 영국군을 괴롭혔는데,당시 해가 지지않는다고 기고만장한 영국이 서전에 패하자 고소하다고 박수치던 나라들이 상당히 많았다고 합니다.특히 독일 기관총으로 무장한 보어인이 승승장구하자 독일의 빌헬름 2세가 대톨령이던 크루거에게 축전을 보낸 일화는 유명하지요. 

  2차대전 중인 1941년 독일에는 <크루거 아저씨>라는 일종의 선전영화가 상영됩니다.보어전쟁 당시 영국인과 맞서 싸운 보어인 지도자 파울 크루거를 그린 영화인데 적국이던 영국을 비웃고 독일의 단합을 성원하던 전형적인 선전영화지요.하지만 명감독인 한스 슈타인호프가 만들고 세계영화사에 길이 남을 연기파 배우 에밀 야닝스가 크루거 역을 맡은 이 영화는 상당히  완성도가 높다고 합니다.특히 보어전쟁에는 처칠도 종군기자로 참여했는데 (그가 무슨 역할을 했는지는 지금도 논란이 많음) 당연히 이 영화에서는 처칠을 조롱하고 있습니다. 그는 당시 영국수상이었으니까요.에밀 야닝스는 독일 선전상 요셉 괴벨스가 좋아했다는데 특히 괴벨스는 이 영화가 잘되었다고 흡족해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 상영 당시 화란은 독일 점령하에 있었습니다.1939년 9월 독일이 폴란드를 공격하면서 시작한 제2차 대전은 폴란드 항복 이후 한동안 조용하다가 이듬해 4월부터  독일이 서부전선을 맹타하면서 다시 시작되었는데, 이때 먼저 벨기에 화란 룩셈부르크를 순식간에 점령하고   결국 프랑스의 마지노선까지 격파하면서 전격전이라는 신화를 남기게 되지요.우리나라에서는 작년 가을 <크루거 아저씨>가 상영되었습니다.하지만 나치제국 시대 영화이기 때문에 독일 정부에서도 이 영화에 대해 제한 상영을 요구했고 결국 많은 사람들이 보지는 못했습니다(저도 못봤어요.서울에서만 제한상영했기에). 

 식민지 지배라면 우리도 할 말이 많습니다만, 화란의 인도네시아 지배가 300년이었다면 정말 할 말을 잃게 만듭니다.1941년 12월,일본은 진주만 기습과 동시에 동남아 방면으로 부대를 보내 당시 그곳에 주둔중인 영국,프랑스,화란군을 몰아냅니다.일본이 1945년 8월 패전으로 물러가자 동남아 사람들은 독립이 되려나보다 하고 있었는데 예전의 유럽제국주의군대가 "또 이제 우리 차지다" 하고 돌아옵니다.당연히 화란도 군대를 앞세워 인도네시아로 쳐들어 오지요.방금까지 나치독일의 지배를 받았기 때문에 강대국의 횡포를 경험해 본 화란이지만 그렇다고 "우리도 그런 서러움을 받아봤으니 그동안 우리가 식민지 지배하면서 얼마나 당신들이 괴로웠겠소...이제 독립해서 잘  사시오."할 마음은 전혀 없었던 모양입니다.결국 인도네시아는 다시 무장독립운동을 벌이게 되고 미국이 중재하여 1947년에 화란은 물러가게 됩니다.물론 그 몇년 동안에 제국주의 군대의 특기인 민간인 학살,고문 등등을 빼놓지 않았지요. 

 풍차와 튤립의 나라로만 알고 있는 화란도 이런 피비린내나는 역사가 있었지요.사실 보어전쟁에서도 보어인들은 영국을 침략자라고 규정하면서 싸웠지만 그 와중에서도 원주민인 흑인들을 혹사시켰습니다.흑인입장에서 보면 왜 자기 땅에서 유럽사람들이 내땅이네 아니네 싸우는지 착잡했을 겁니다.그리고 이제 일본군이 물러갔으니 독립이 되었나보다 하고 있는데 과거 300년간 자신들을 착취하던 화란이 또 군대를 앞세워 쳐들어 왔을 때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그 기분이 어땠을까요.식민지 경영은 마치 마약과 같아서 그 중독성이 강하다는 말이 사실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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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5 17: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9-25 18: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펠릭스 2009-09-25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의 역사 역시 몇 가지로 요약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매우 단순해짐을 느낍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09-25 22:43   좋아요 0 | URL
만약 그렇게 안 된다면 이 세상 나무가 남아나지 않을 정도로 종이가 많이 소비되겠지요.

비로그인 2009-09-25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인도네시아도 티모르를 괴롭혔던 걸로 알고 있는데 맞나요? 한 때 신문지상의 국제면에 신생독립국 동티모르 라는 말이 꽤 잘 나왔었던 걸로 기억해요. 화란이 물러가자 인도네시아가 티모를 점령,핍박했다는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나네요.

전 오락실에서 게임하면서 홀란드라는 명칭을 알았죠. 때론 오락도 교양에 도움이 되나봐요.

노이에자이트 2009-09-26 09:43   좋아요 0 | URL
수하르토는 부패와 함께 대학살 지도자라는 악명을 떨쳤습니다.수하르토를 밀어내고 쿠데타로 집권하면서부터 좌익척결을 내세워 수십만을 학살하고 나중엔 동티모르에서도 학살...20세기 대학살자 명단에 안 빠지는 독재자입니다.

오락실에서도...배우려고 마음만 먹으면 어디서나 가능하죠.

푸른바다 2009-09-29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식이름은 네델란드 왕국입니다. 홀란드는 네델란드의 한 지역이름이고 좋지 않은 뉘앙스를 갖고 있어서 네델란드 사람을 만나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라고 부르는 나라의 공식이름은 헬라스 공화국이고 그리스는 한 부족명에 불과한 것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안정효는 콩글리시와 엉터리 번역의 사례집인 <가짜 영어 사전>이라는 기발한 제목의 책을 쓴 적이 있습니다.거기에는 특히 국제경기에서 한국선수들이 주먹을 불끈 쥐고 파이팅! 하고 외치는 것을 못하게 한 어느 외국인 심판 이야기가 있습니다.탁구 경기인데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 신사답지 않다는 것이지요.경기하다가 주먹질이라도 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는 겁니다.그러면서 안정효는 우리 가족 파이팅! 우리 부모 파이팅! 하는 것은 가족끼리 치고 박고 싸우자는 뜻이냐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사실은 Fight에는 동사용법,명사용법이 다 있습니다.그러니 따로 fighting이라고 할 필요가 없습니다.일본인들은 발음은 어색하지만 화이토! 하는데 이것이 더 맞습니다.물론 되도록이면 안 쓰는 것이 좋겠지요. 격투종목에 쓰면 되지만 그 외에 쓰면 좀 호전적인 느낌이 납니다.영어권에서는 힘내라고 격려할 때는 go go go! 라고 한답니다.그런데 우리나라도 예전에는 fighting이라는 말을 쓰기 전에는 우리말 표현이 있었을텐데 통 생각이 나지 않는군요.일단 꼬부랑말이나 어려운 한자말이 들어오면 기존의 우리말 표현을 잊게 된다는 이오덕의 주장은 사실 같습니다. 

  우리나라 사람은 f발음과 h발음을 구별하기가 힘듭니다.최근 파이팅이란 표기 대신 화이팅이라고 표기하기도 하더군요.점점 이상한 표기가 늘어난다고나 할까요.whiting을 발음하면 그렇게 되는데 이것은 영어권의 이름 중 하나입니다.아마 영화<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로미오 역을 한 배우 이름을 기억할 것입니다.레오나드 화이팅이 바로 그 이름이지요.그런데 또 보통명사로는 생선의 한 종류를 이르기도 합니다.화이팅! 하고 소리치면 "생선을 먹고 싶은가보다...경기장에서까지..."하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안정효에 따르면 한때 우리나라 체육계 인사 일부 사이에서 "관중들이 파이팅이라고 외치거나 특히 선수들이 주먹을 불끈 쥐고 파이팅! 하는 짓을 못하게 해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고 합니다.전세계인이 보는 경기에서 우리나라 사람을 호전적으로 보이게 할 수 있다는 염려때문이지요.하지만 이제 순 토박이 우리말만 구사할 것 같은 시골의 80노인도 파이팅! 이라고 하는 걸 보면 완전히 뿌리가 깊이 내린 표현이 된 것 같습니다. 

 "저는 김태희 팬이에요"할 때는 fan입니다.어떤 영어 선생님이 "선풍기 날개 같은 것도 fan이라고 한다"고 일러준 것이 기억납니다.하지만 프라이 팬이라고 할 때는 pan이 맞습니다.커피 포트엔 pot라고 쓰지요.재밌는 것은 우리는 '팬 레터'라고 하는데 영어권에서는 fan mail이라는 단어를 더 많이 쓴다는 것이지요. 

  '스프링'의 철자는 spring이라는  것을 틀리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만, '용수철'이라는 뜻 이외에 '샘'의 뜻이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연상작용이 문제를 일으킵니다.'스프링 쿨러'라고 쓰거나 발음하는 사람이 많더군요.아마 spring과 cooler의 합성어라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물이 시원하게 뿜어져 나오는 것을 생각하면 이런 단어라고 상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요.하지만 외래어 표기법은 '스프링클러'입니다.영어 철자는 동사 sprinkle에서 나온 명사형 springkler지요.cool과는 무관한 철자!  

 머리맡에 국어사전, 옥편 외에 외국어 사전을 갖다놓고 수시로 찾다 보면 재미있는 단어나 그 용법이 의외로 많더군요.순우리말 단어에도 희한한 표현이 많습니다.인터넷과 달리 종이사전은 그냥 펼쳐볼 수 있어서 편하고 좋습니다.조금 의심나면 바로 찾아서 확인하는 버릇을 들이는 게 올바른 언어생활을 하는 데도 좋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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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09-09-23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외래어나 외국어의 정확한 뜻보다는 그나라 발음을 제대로 하는가를 더 중요시하기 때문에 올바른 언어생활을 위해 사전을 펼쳐보실분이 얼마 안계실것 같네요 ^^;;;

노이에자이트 2009-09-23 22:22   좋아요 0 | URL
아하...그런 풍조가 있나요? 쯧쯧쯧...

비로그인 2009-09-24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어렸을 때 길에서 대사전을 100원에 팔고 그러던 때 하나 샀는데 100원인 이유가 있더군요. ㄱㄴㄷ 순서도 안맞고 편집 자체가 불량이더군요. 그래도 아직 갖고 있죠.

노이에자이트 2009-09-24 15:57   좋아요 0 | URL
페이지 순서 안 맞는 책은 정말 골치...게다가 사전이 그러면 정말 짜증나겠네요.

후애(厚愛) 2009-09-24 0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년전에 큰 조카 영어 선생님이 기간을 삼일 줄테니 전자사전 가지고 오라고 해서 난리가 났어요. 형편이 안 좋은 학생들은 어떡하라고 그러는지..
안 가지고 온 학생들은 벌 받았다고 하더군요.

카스피 2009-09-24 14:03   좋아요 0 | URL
아니 어떤 영어선생이 고따위 말을 한답니까? 당장 교육청에 전화 한통화 때리세요^^

노이에자이트 2009-09-24 15:59   좋아요 0 | URL
여하튼 돈없으면 슬퍼요...특히 학교에서...옛날에는 월사금 못낸다고 담임선생한테 망신당하고 집으로 돌려보내고...여하튼 돈 없으면 멸시받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죠.
 

  샴페인을 일찍 터뜨린 나라...외환위기 무렵 우리나라를 지적하면서 유명해진 말인데,곰곰 생각해 보면 이 지적은 경제영역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정치는 과연 안심해도 되는 상황인지... 

  민주화가 안심할 만큼 정착하지 않는 나라인데 투표율은 너무 저조한 것은 아닌지 염려해 봅니다.혹자는 투표를 안 하는 것도 정치적인 의사표현의 하나로 봐야 한다고도 주장하지만 글쎄요...예전부터 투표를 강제하는 나라가 있다고 했는데 우연히 그 나라를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각 신문 연재 중 관심있게 보는 글이 있는데 경향 신문의 외국인 필자 개번 매코맥(오스트레일리아 국립대 명예교수)컬럼도 그 중 하나입니다.이 양반 전공이 동아시아 근현대사라서 더욱 관심있게 읽지요.좋은 글이 많습니다.특히 일본이나 한국 정치에 대해서도 상당히 잘 알고 있지요. 

 그런데 그가 말하길 오스트레일리아는 1924년 이래 투표가 의무사항이랍니다,그외에 30개국이 이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네요.매코맥은 영국시민권이 있기 때무에 이런 사람들을 위한 범주를 따로 마련하고 있다고도 합니다.이들도 모두 투표해야 하며 정당한 이유 없이 불참하면 벌금을 내야 하지요.왜? 시민권자가 누리는 특권은 민주적 절차에 참여해야 하는 의무를 수반해야 한다...그런 명분이지요. 

  우리나라의 산골이나 섬에서는 투표일에 먼 곳에 있는 투표소에 가려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서는 노인들이 있습니다.산길을 걸어서,또는 배를 타고 한 표를 행사하러 가는 행렬을 보면 그들이 어떤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하건 엄숙한 기분까지 듭니다. 집에서 5분 안팎에 있는 투표소에도 안가는 사람들과 비교하면 정말 극과 극이지요.

  투표의무제...국민의 서명을 받아 입법절차를 거치면...성사될까요...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정치인 욕하고,투표 안 하는 것을 무슨 독립 운동하는 것처럼 자랑하는 이들도 꽤 있으니까요...저희 어머니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백날 촛불시위해봤자 투표 안 하면 말짱 헛수고다." 소박한 말이지만 딱히 반박할 수 없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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率路 2009-09-19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번째 대입 치르고 한창 심심해서 TV채널이나 돌리고 있던 차에 EBS에선가 애들이 나와서 토론을 하더라구요. 투표연령 낮추는 문제에 대한 토론이었던거 같은데 S대 합격이 확정된 저희 동네 사는 후배 녀석이 나와서 '고3이 사실 입시 부담 때문에 시간도 많지 않고, 공부하느라 그런거 할 판단력도 많이 떨어진다'운운하며 반대하더라구요. 기분이 참 묘했어요. 고교 학력평가하면 세계 1,2위를 다투는 나라의 고등학생이, 방송에서 너무나 당연하게 '공부하느라' 바빠서 투표할 시간이 없고, 나아가 능력도 없다고 공언하다니.

대학 입학시험 외에는 투표고 국민의 의무고 권리고 다 하찮은것으로 여겨지게 만드는 방향잃은 교육, 그런 교육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와 동시에, 그러한 교육으로 인해 형성되는 사회구조. 그런것들을 생각하면, 사실 의무투표제가 도입된다 하더라도 그 이후의 일들이 조금은 무섭네요.

노이에자이트 2009-09-19 22:58   좋아요 0 | URL
젊다고 다 패기만만하고 진취적인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본받을 만한 어른이 없다는 응답비율이 같은 동아시아에서도 훨씬 높다고 합니다.그러면서 닮아가는 것이지요.

qualia 2009-09-20 01:41   좋아요 0 | URL
이명박 정권의 노골적인 목표가 바로 청소년/소녀들의 비판의식을 완전히 마비시켜버리는 것 아닙니까. 로보트 같은 수동적 인간 대량 양성해서, 아무 비판이나 견제도 받지 않고, 이 나라 정권은 자기들이 계속 잡아나가겠다는 되지도 않는 수작 아닙니까. 지금 이 나라 사회의 전부문에 걸쳐서 비판단체, 비판담론, 비판 프로그램, 비판적 제도, 비판적 교과서, 현실참여적 대중가수/연예인/영화인 등등과 같은 모든 비판적 거점/인사들이 하나 둘씩 제거돼가고 있잖아요. 이명박 정권과 조중동, 검찰, 국정원, 기무사, 군부, 재벌들, 친일의 후신들, 뇌세포가 굳어버린 멸공수구꼭두각시 노인네들, 뉴라이트를 위시한 극우단체/관변단체들, 곡학아세 어용학자/교수/지식인 따위가 총동원되어 자신들의 야욕을 채우기 위해 저 난리를 치고 있잖아요. 저들의 기고만장한 수구반동난리공작을 두 눈 멀쩡히 뜬 채 보고 있으면서도, 아무런 실질적 대응도 못하고 있는 식물민주당과 그리고 범 야권... 지금의 민주당은 지리멸렬한 정세균 체제로는 아무것도 안 된다고 봅니다. 궁극적으로 식물민주당을 해체하는 것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좀더 강력하고 투쟁적인 젊은 인재를 내세워 저 수구반동들과 결연히 맞서지 않고는 저들의 재집권을 막아낼 수 없다고 봅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09-20 15:07   좋아요 0 | URL
보수파도 알고 보면 틈이 꽤 많고 내부의사가 통일되지 않은 구석도 많지요.재미있는 건 범진보진영은 그보다 더 분열되어 있고 구심점이 없다는 것입니다.

민주당도 한심하지만 민노,진보당은 더 답이 안 보이고 있습니다.그외 진보 근본주의자들은 맨날 노무현이 잘못해서 이명박 정권이 들어섰다는 주장만 하고 있구요.

게다가 화룡점정으로 유권자들의 무관심,냉소까지...답이 안 보입니다.그 유권자에 그 정치인이랄까요...

비로그인 2009-09-19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젠가 말씀하신 것 처럼 댓글로 이기고 투표에서 지면 소용없는거죠.

노이에자이트 2009-09-19 22:59   좋아요 0 | URL
투표의 위력은 무섭습니다.

펠릭스 2009-09-20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손끝까지 이여지는 개인의 개혁의지는 인고의 세월에 대한 순방향적인 효과가 됩니다. 불신으로 이여지는 무관심은 결코 자신이 바꿀 수 없다는 무기력함을 스스로 자인입니다. 개인의 개혁의지가 곧 전체가 된다는 확신을 갖는 마인드가 중요함을 느낍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09-20 14:49   좋아요 0 | URL
그렇습니다.나 하나쯤...하는 사고방식이 안일하고 위험하지요.

로베스피에르 2009-09-25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투표를 강조하는 것은 제도의 덫에 걸리는 지름길일 수 있다. 제도는 위로부터 주어지는 것. 내가 보기에는 민주주의가 투표로 환원되는 순간 민주주의가 사라진다. 선거에서 승리하기만 하면 박정희 독재나 전두환 독재나 보통사람 독재나 다 정당화된다는 것 아닌가? 제도는 어디까지나 보조수단이 되어야 한다.

노이에자이트 2009-09-25 17:50   좋아요 0 | URL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