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보다, 그리고 그 선수를 응원하는 팬들보다...더 기뻐하면서 어쩔 줄 모르는 사람이 있으니 바로...SBS방송국 사장님! 우와...이거...광고수익도 더 들어올 것이고...하면서 돈계산하느라 입이 찢어지실 듯...지금 사장님의 심정은..."역시 단독중계하길 잘 했어! TV수신료 인상 반대 주장을 뉴스에 내보낸 것도 정말 잘한 거야... 국민들 마음을 대변한 것 같으니까....그나저나 오...우리 태극전사들 만만세! 내친 김에 8강 4강까지 간다면...KBS와 MBC는 더 배가 아플 거야...하하하!"

댓글(9)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순오기 2010-06-23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만 보곤 mb가 제일 기뻐할거라고 예상했는데~ 빗나갔네요.ㅋㅋ

노이에자이트 2010-06-23 22:25   좋아요 0 | URL
하하하...

blanca 2010-06-23 22:32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저도 사실 그 생각 ㅋㅋㅋ 했어요.

전호인 2010-06-23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낚시에 걸렸습니다.
윗분들과 동일한 생각을 했는데...ㅋㅋ
월드컵 기간에 기습상정하려는 법안들이 꽤 많은 걸루 압니다만.

노이에자이트 2010-06-24 16:53   좋아요 0 | URL
집시법 개정안이 해당 상임위를 통과했더군요.세종시 수정안은 상임위 통과가 안 되니 한나라당에선 본회의 표결까지 가자는 생각입니다.

비로그인 2010-06-24 0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장 현실적이네요.

노이에자이트 2010-06-24 16:50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

... 2010-06-24 0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sbs의 돈버는 재주와 운빨은 정말... 안그래도 싫은데, 더 정떨어지게 만드네요-_- 중계기술과 캐스터 수준은 최악이면서 자꾸 돈으로 뭐든 매꾸면 장땡이인지.

노이에자이트 2010-06-24 16:51   좋아요 0 | URL
단독중계권 따내는 것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은 듭니다.
 

   올해가 한국전쟁 60주년이라 방송,신문 등에서는 그 특집기획을 선보이고 있습니다.다큐멘타리 외에 드라마,영화도 나오고 있는데 한국방송에서는 '전우'를 방영하기 시작했습니다.물론 75년~76년에 방영한 원판 '전우'와는 전혀 다르지요.하지만 한국방송극의 역사에서 70년대의 '전우'는 큰 획을 긋는 대작으로 꼽힙니다.스튜디오를 벗어나서 야외촬영이 많았고 일종의 액션영화로도 볼거리를 제공했지요.당시 시나리오를 쓴 작가가 김중희 씨입니다. 

  김중희 씨는 한국전쟁 당시 종군기자로 최전방을 취재한 경력을 살려 전쟁역사물을 주로 집필했습니다.원래는 소설을 쓰다가 나중에 라디오 텔리비전 극을 쓰기 시작했지요.그가 쓴 대표작이 라디오 방송극으로는 동아일보사의 '한국전쟁'과 동양방송의 '기러기 아빠'입니다.'기러기 아빠'의 주제가는 이미자가 불러서 유명해졌지요.'한국전쟁'은 나중에 전 10권으로 책으로 나왔습니다.두툼한 장정본으로 1950년 6월 25일부터 1954년의 남도부 체포까지 나오는 대하실록이지요.제가 한국전쟁 공부할 때 정독했던 기억이 납니다.역시 시나리오 작가는 문장이 스피디하고 대화체가 많아서 읽기 수월합니다.그리고 이 실록은 무엇보다도 자세합니다.

  그는 전쟁과 분단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나 시나리오 전문입니다.얼마 전 김원일 씨가 '이젠 요즘 작가들은 분단문제 같은 것은 쓰지 않는다'고 말했던데 아마 분단이나 전쟁을 소설로 써서 팔렸던 것은 80년대 말이 마지막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김중희 씨의 단편소설 중 영화로 만들어져 유명해진 것은 '짝코'입니다.빨치산 출신의 장기수 이야기인데 임권택 씨 감독으로 김희라가 주연하여 상도 받은 우수한 영화입니다.예전에는 TV에서도 종종 방영했지요. 

   대중들은 김중희보다 그의 '전우'를 기억합니다.그리고 주연인 나시찬 씨도 빼놓을 수 없지요.전우에서 김소위 역을 맡은 그는 믿음직한 대한민국 국군의 상징이었습니다.그런데 드라마 '전우'에서 국군으로 나왔던 연기자들은 대체로 그리 장수하지 못했습니다.지금도 연기자로 활약하는 사람은 장항선 씨밖에 없지요.나시찬 씨는 마흔도 못채우고 타계했고 다른 이들도 90년대를 전후해서 모두 저세상 사람들이 되었지요.연기자로는 한참 일할 때였는데...

   얼마전 서른 살 내외의 연예부 기자들이 방담하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는데 동아방송과 동양방송을 혼동하더군요.동아방송은 동아일보사에서 운영하던 라디오 방송국이고 동양방송은 라디오 TV방송국이 다 있었습니다.삼성에서 운영하던 방송국으로 당시 사장은 이병철 씨(이건희 씨 아버지)였지요.두 방송국 모두 5공화국 들어서 신군부가 통폐합하면서 없어져 버렸습니다.지금 중년 이상의 연기자 중에는 동양방송에서 연기자로 데뷰한 이들이 꽤 있지요. 

  김중희 씨는 제 1회 반공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이 상을 받은 또 한 명의 유명 문인은 재작년에 타계한 홍성원 씨입니다.홍 씨의 수상작은 <남과 북>.역시 한국전쟁의 전기간을 배경으로 한 대하소설이지요.홍 씨도 이야기 풀어나가는 솜씨가 좋기로 유명한 작가입니다. 

  한국전쟁을 공부하려면 우선 전쟁의 전모를 차분하게 자세히 읽어야 합니다.그럴 땐 어려운 학술서적보다는 대하실록이나 대하소설이 좋지요.김중희의 대하실록 <한국전쟁>전 10권은 그런 면에서 매우 좋은 책입니다.반공색채가 너무 강한 것은 당시 집필 당시의 상황을 감안하여 봐줄 만합니다.우선 필요한 것은 사건 자체에 대한 자세한 지식이 먼저니까요.헌책방에는 지금도 종종 나오니 구입해서 읽어보시길!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잉크냄새 2010-06-23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시찬 이란 이름을 다시 듣게 되네요.
전우에 등장한 인물들 얼굴은 기억나는데, 이름은 가물가물합니다. 강 아무개 배우도 타계했지요.

노이에자이트 2010-06-23 17:22   좋아요 0 | URL
인민군 악역 전문이었던 이일웅 씨도 유명했지요.

잉크냄새 2010-06-24 13:31   좋아요 0 | URL
저 배우 이름이 생각났네요.
강민호. 전 개인적으로 나시찬보다는 강민호 라는 배우가 더 맘에 들었었죠.

노이에자이트 2010-06-24 16:52   좋아요 0 | URL
네...그래요.인상이 강렬했지요.강민호 씨는 그 뒤로도 굵직한 조역을 맡았는데 나시찬 씨는 워낙 요절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더 잘 알려진 나라 옆에 있는 나라는 손해를 많이 봅니다.특히 그 옆의 나라가 더 크고 강한 나라이면 더 그렇지요.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나라도 중국과 일본이라는 나라 사이에 있어서 그 존재감이 알려진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유럽에서도 예를 들면 영국 내에서 워낙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가 잘 알려지다 보니 웨일즈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심지어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서는 분명한 독립국인 아일랜드가 영국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이것은 마치 아직도 한국을 일본의 식민지로 알고 있는 외국인이 있다는 것과 비슷하지요. 

    우리나라는 유럽 중에서도 서유럽을  진짜(?) 유럽이라고 여기고 옛 동구 공산권에 속하는 나라들은 왠지 변방이라고 여기는 분위기가 있습니다.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어느 루마니아 인도 그 점을 느끼고 있다고  방송에서 말하는 것을 봤습니다. 

    체코슬로바키아가 분리된 뒤, 체코보다는 슬로바키아가, 유고연방이 해체된 뒤에 독립한 나라들 중 보스니아,세르비아,크로아티아 보다는 슬로베니아가 외국인들에겐 더 생소합니다.이번 월드컵에서도 우리나라의 모 아나운서는 중계방송에서 슬로베니아를  슬로바키아로 여러번 잘 못 말해서 비난을 받고 있더군요.

    우리나라에서 흔히 동구권이라고 뭉뚱그립니다만 유럽인들은 중부유럽과 동부유럽으로 나누는 경향이 있고 요즘 관광지로 알려지고 있는 체코가 바로 중부유럽입니다.그 인접국인 슬로바키아와는 언어가 달라서 예전부터 은근히 라이벌 관계지요.두 나라가 억지로 합쳐진 것이 1차대전으로 오스트리아-헝가리 왕국이 무너진 뒤입니다.합스부르크 왕국이라는 유럽 굴지의 왕가가 몰락하자 이 왕국치하의 숱한 국가들이 독립했고 이때 체코와 슬로바키아가 합쳐져 체코슬로바키아로 탄생합니다.하지만 억지로 합한 것 같은 두 지역은 껄끄러웠고 이 틈을 타고 나치 독일이 슬로바키아를 부추겨 슬로바키아는 일종의 괴뢰국가로서 체코로부터 분리됩니다.나치독일이 몰락하자 체코와 슬로바키아는 다시 합쳐져 사회주의국가였을 땐 체코슬로바키아로 지냈지만 소련이 해체되고 동구권의 사회주의도 몰락하자 다시 체코와 슬로바키아는 갈라집니다. 

  유명하지 않은 나라가 영화라든가 대중매체를 통해 엉뚱한 편견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슬로바키아가 배경으로 나온 공포영화 '호스텔'(2005년 미국작품,흥행에 성공해 2007년 속편이 만들어짐)이 그렇지요.여기서 슬로바키아는 부유층들이 심심풀이로 살아있는 사람을 살해하는 비밀아지트가 있는 나라로 그려집니다.문제는 이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여 외국의 관객들이 실제로 슬로바키아를 치안이 엉망인 살인이 난무하는 곳으로 알게 되었다는 겁니다.당연히 관광객이 급감하여 슬로바키아에서는 국회에서 이 영화를 비난하는 일까지 생기게 됩니다.영화에서 슬로바키아 사람들이 체코어를 쓰는 장면이 나온다는 등 고증도 엉망이라는 비난도 나오고... 

  유고연방도 민족분쟁이 극심하기로 유명합니다.대체로 사회주의권 붕괴와 동시에 진행된 유고연방 해체 과정에서 일어난 내전에서도 보스니아와 세르비아의 분쟁이 더 알려져 있지만 (아무래도 기독교 문화권인 세르비아 정교의 나라 세르비아와 이슬람을 신봉하는 보스니아의 대립때문) 크로아티아 역시 초반에는 분쟁당사자였지요.우리나라에도 알려진 크로아티아의 격투가 미르코 크로캅이 유고내전 때 소년병으로 참전한 사실이 있습니다.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는 접경하고 있기 때문에 영토갈등이 아직도 있습니다.그래서 먼저 유럽연합에 가입한 슬로베니아가 크로아티아의 유럽연합 가입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 적도 있습니다.사실 유럽에서는 크로아티아가 관광지로 유명합니다.아드리아 해안의 절경은 많은 부유층들이 별장짓고 살고 싶은 곳으로 꼽히지요.슬로베니아도 절경이 많지만 아무래도 크로아티아에 비해 지명도는 떨어집니다.슬로베니아 사람들 입장에서는 분통 터질 일이지요.게다가 체코와 슬로바키아가 언어가 다르듯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도 언어가 다릅니다.슬로베키아와 슬로베니아의 언어가 서로 다른 것은 말할 필요가 없지요. 

   민족주의 이론가들 중 오스트리아의 오토 바우어가 있습니다.그가 민족주의와 민족분쟁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지배영역인 중부유럽과 동부유럽의 소수민족들의 종교와 언어 민족이 매우 다양하고 복잡했기 때문입니다.슬로베니아와 슬로바키아도 그 지역에 속했지요.그래서 유럽인들도 이 지역의 복잡한 민족구성에 대해서는 어려워 합니다.저 먼 대서양 너머의 미국인은 말할 나위가 없지요.미국인들이 국제상식에 얼마나 무지한가 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으로 떠돌아 다니는데 라틴 아메리카 사람들은 라틴어를 쓴다고 말하는 남자도 있더군요.그 정도면 슬로바키아와 슬로베니아를 구별하는 것은 더 어렵겠지요. 

  올림픽이나 월드컵에서 옛 동구공산권에 속한 나라 선수가 나오면 우리나라 아나운서와 해설자들은 선수들 발음 때문에 정신이 없다고 합니다.워낙 길고 우리에겐 발음이 생소하기 때문입니다.과장하면 발음하다가 입이 부르터 버린다고 하는데...그렇더라도 중계를 맡은 아나운서가 선수 이름도 아니고 나라이름인 슬로바키아와 슬로베니아를 혼동한다는 것은 좀 문제네요.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카스피 2010-06-20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유럽이나 구 소련에서 분리한 나라들이 많아선지 새로운 국가명이 좀 생소하긴 하더군요^^

노이에자이트 2010-06-21 15:36   좋아요 0 | URL
벌써 20년이 되어가니 세월도 많이 지났지요.

... 2010-06-21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무리 발음이 어렵기로서니, 중계를 맡은 아나운서가 국가명과 선수 이름을 제대로 전하지 못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반복적으로 국가명 틀리는 걸 보면, 솔직히 무식한데다 준비성까지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노이에자이트 2010-06-21 15:38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준비부족이라고 봐야죠.어떤 사람들은 종이에 써서 상당히 연습하고 나온다고도 합니다만...
 

   어릴 적에 전쟁 영화에서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나오길래 노르망디가 어딜까 생각했습니다.발음이 비슷한 노르웨이에 있겠지 하고 생각했지요.나중에 지도책 뒤의 색인으로 찾아보니 프랑스 북부지방이었습니다.노르망디가 노르웨이에 있을 거라는 생각은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라틴어가 사용될 거라는 오해처럼 발음의 유사성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지요. 

  기 드 모파상을 좋아합니다.그의 단편 장편 모두요.그의 고향이 바로 노르망디지요.당연히 그의 소설엔 노르망디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모파상의 소설은 전체적으로 비관적 냉소주의가 진해서 절망에 빠진 이들은 읽지 말라고 조언하는 이들도 있습니다.기자 지망생에게 인간말종 기자가 나오는 장편인 <벨아미>를 추천하고 싶진 않겠지요.신학대학 지망생에게 중편 '비계덩어리'를 추천하면 심술궂은 사람이라는 평을 들을 것입니다. 

  '줄르 삼촌'은 그래도 인정미가 새어나오는 단편입니다.국내의 번역본 모파상 단편선 류의 책엔 다 실려있는 소설이니 모파상의 대표작이라 해도 좋겠지요.화자는 만나는 거지에게 돈을 후하게 집어줍니다.그렇게 된 사연을 들려주는 게 소설의 내용이지요. 집안의 말썽꾸러기인 줄르 삼촌이 형(화자에겐 아버지)의 재산을 말아먹고 결국은 미국으로 돈벌러 떠납니다.19세기의 유럽에서 말썽많은 아들은 미국으로 이민보내는 관행이 있었다죠.줄르 삼촌도 그 경우입니다.삼촌이 미국에서 보내온 편지를 보면 미국생활도 안정되고 곧 돈도 많이 벌고 있는 것 같습니다.어머니나 아버지는 말썽쟁이 식구를 내보내니 시원하다고 생각했는데 장사도 자리를 잡고 돈도 번다니 기대가 큽니다.귀국하면 우리도 챙겨주겠지...하고 생각하면서...비록 처음 온 편지 몇 통 빼고는 10년 가까이 소식이 없긴 하지만...

   노처녀인 두 누나 중 한명이 결혼을 하고 가족들은 누나부부를 데리고 여행을 갑니다.여행장소는 노르망디에서 가까운 저지 섬이죠.그런데 그곳에 가는 유람선 위에서 허름한 옷차림을 한 잡역부를 만납니다.아버지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선장에게 그 잡역부가 누구냐고 물어보는데 바로 그가 미국에 있어야 할 줄르 삼촌입니다.선장 말로는 미국에서 거의 거지신세가 된 그를 배에서 일이나 시키려고 데려온 겁니다.아버지는 줄르 삼촌이 행여나 아는 체하면 군식구가 는다면서 모르는 체하라고 어머니에게 쉬쉬하지요.그 광경을 화자는  다 듣습니다. 

  화자는 그 뒤로 허름한 옷을 입고 구걸하는 남자를 만나면 그 삼촌 생각이 나서 돈 몇 푼이라도 쥐어 주게 되었다고 말합니다.집안마다 말썽을 피우는 친척이 한 두명 있기 마련이죠.그런 친척에 대해서 모두들 무슨 전염병이라도 옮길까봐 피합니다.하지만 그 친척의 성격이 난폭하거나 더러운 경우가 아니라면  왠지 모르게 불쌍하고 안됐구나 하는 심정이 들 때도 있습니다.줄르 삼촌이 그런 경우지요.화자는 그런 줄르 삼촌을 못본 체하고 와버린 부모님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는 이 소설 속엔 안 나와있습니다.문학 지망생이라면 습작 형식으로 그 이야기를 쓸 수도 있겠지요.실제로 제가 서투르게 써본 적도 있었습니다.물론 미완성! 

  소설을 읽으면 거기에 나오는 지명이나 사람들의 풍속에 대해 호기심이 생길 때가 있습니다.저지 섬에 대해서도 그렇지요.제가 20대 초반 이 단편을 처음 읽었을 때 저지가 혹시 젖소 품종인 저지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 생각했습니다.그때 가축품종에 대해 한참 관심이 많았을 때지요. 정말 그 젖소가 저지 섬에서 나왔더군요.또 프랑스와 영국 사이에 있는 저지섬은 프랑스 쪽에 더 가깝지만 그 인근의 건지 섬과 더불어 모두 영국령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하긴 포클랜드도 아르헨티나 바로 옆에 있지만 영국령인 경우도 있듯이 섬의 영유권이 그 부근에 있는 나라가 아닌, 먼 나라에 속한 경우가 꽤 있지요.

  요즘 작년에 헌책방에서 구입한 <헨리 제임스 단편선>을 읽고 있습니다.한동안 한국사만 읽었기 때문에 다른 분위기에 젖어보려고요.그 중 한편에 미국에 가서 돈 벌려다 무일푼이 되어 귀국한 뒤 노젓는 배로 관광객을 건네주면서, 돈벌이로 가끔 청부살인도 하는 사나이 이야기가 있습니다.그래서 미국에서 무일푼이 된 사내 이야기가 나오는 '줄르 삼촌'을 다시 읽어보았지요.모파상만큼 제임스도 좋아지려고 하네요. 제임스의 대표작인 <데이지밀러>도 다시 읽어보려고 생각중입니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lazydevil 2010-06-18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단편이 있었군요. 찾아봐야겠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06-18 23:42   좋아요 0 | URL
재미있어요.읽어보세요.

비로그인 2010-06-18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습작으로 쓴 그 이야기....
공개하라 공개하라!!!!

노이에자이트 2010-06-19 15:44   좋아요 0 | URL
뭐...줄르 삼촌 이야기를 조금만 더 굴려서 쓴 거라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지요. 별다른 내용은 없어요...원고도 없어졌구요.으흐흐...

blanca 2010-06-19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파상 벨아미는 약간 불쾌하면서도 책장이 휘리릭 넘어가더라구요. 너무 적나라해서 그랬었는지 모르겠지만요^^;; 헨리 제임스 데이지 밀러 펭귄 표지가 넘 이뻐서 호감을 가졌던 기억이 나네요. 어떤 분위기의 소설인지 궁금해집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04-18 20:43   좋아요 0 | URL
모파상 소설은 인간에 대해서 싫어지게 하는 뭔가가 있지요.
데이지 밀러는 분량도 많지 않고 읽기도 수월해요.제임스 소설이 다 그렇듯 미국인과 유럽인의 문화접촉 이야기가 뼈대이지요.
 

   두 달 가까이 주로 한국과 미국과의 관계, 미군정 등장에서부터 1949년의 미군철수 그리고 한국전쟁으로 미군이 다시 개입하기까지의 과정에 초점을 두고 공부했습니다.이승만과 미국의 밀고 당기는 씨름을 미국인의 시각에서 쓴 책도 살펴보았고,한국인의 시각으로 쓴 책도 보았습니다.이승만의 그 치밀한 마키아벨리즘은 경탄을 자아내게 하더군요.한민당,김구 및 임시정부 그리고 미군정까지 자기 뜻대로 쥐락펴락하는데 소름이 끼칠 정도였습니다. 

   유진산(1905~1974) 평전을 오랜만에 또 읽어 보았습니다.약 30년 전 시사잡지의 특집인데 사춘기 때부터 이런 정치논픽션물을 상당히 좋아했습니다.외교나 군사 외에 이런 정당인들의 활약도 역사를, 특히 현대사를 알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지요.어떤 사람들은 제도권 정당에 관한 수십 년 전 이야기라면 뭔가 수준이 낮고 노인정에 모인 할아버지들이나 입에 올릴 소재라면서 폄하하기도 합니다만...

   한민당에서 민주당으로 가는 가교에 민국당이라는 정당이 있었습니다.한민당에서도 보수파인 조병옥이 주도한 정당인데 나중에 민주당이 되고 여기서 구파 신파가 나뉩니다.유진산은 민국당으로 정당생활을 시작해 민주당 그리고 박정희 때의 민정당(5공 때의 민정당이 아님)과 신민당으로 이어지는 야당의 파란만장한 역사의 한 가운데를 겪고 나름대로 한 틀을 형성했습니다.그의 별명은 너구리,술수의 대가 등등 인데 한때 그의 동지였다가 나중에 갈라서는 윤보선에게서는 사쿠라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이 별명은 그를 평생 따라다니게 됩니다. 

  대권에 도전하기보다는 막후협상이 장기였던 유진산은 그 나름의 술수철학 같은 게 있었지요.모사는 절대 자기과시욕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늘 그늘에서 막후에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또 그는 그런 소신 때문인지 가두정치를 싫어했습니다.박정희가 대통령이 된 직후(1961년 5,16정변~1963년 대선 전까지 박정희의 직책은 국가재건최고회의의장)에서부터 1965년 한일국교정상화까지 전국을 뒤흔들었던 한일굴욕외교반대 투쟁에 대해서도 그는 거리를 두었고 그래서 투쟁파였던 윤보선에게서 사쿠라라는 욕까지 얻어먹게 됩니다. 

  유진산은 새벽 5시 경에 일어나 독서로 하루 일과를 시작했던 만큼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었고 언변이 뛰어났습니다.그와 한바탕 하러 간 사람들도 일단 이야기를 나눠보고 난 다음엔 설득당하고 말았다 하니 대단한 변설의 소유자였나 봅니다.그는 늘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으로도 유명했습니다.하지만 그것이 단순히 상대를 존중해주는 데서 끝난 것은 아닙니다.상대더러 말을 많이 하게 해놓고 자신은 말을 극도로 아끼면서 속셈을 숨겼던 것이지요.그래서 그의 아들에게 "처음 만난 사람이 맘에 든다고 내가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해서는 안 된다"고 일렀다고 합니다. 

  우리가 원리나 가치의 문제에만 지나치게 매몰되어 교조주의의 위험에 빠지려고 할 때엔 이렇게 철저한 현실주의자의 인생과 그 정치철학을 정독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우리나라엔 정치가의 회고록이나 전기나 자서전은 그다지 독자가 많지 않습니다.유진산의 회고록도 헌책방에 잘 나오지 않습니다.조봉암의 측근이었던 윤길중의 회고록이 10년 전 헌책방에 나왔는데 머뭇거리다 보니 누가 구입해 버린 모양입니다.그러니 오래된 시사잡지가 길잡이가 될 때가 많지요.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알음알음 필독서는 있는 법입니다.다음주부터 이 분야의 고전으로 통하는 이영석<야당 30년>을 읽어볼까 합니다.저자는 정치부 기자 출신이지요.

  다른 나라의 정당사와 우리나라의 정당사를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는 정말로 많은 정당들이 생겼다 없어졌다 했습니다.그 당명은 또 어찌나 비슷비슷하고 복잡한지요.한국정당사를 공부해 볼까 하다가 그 숱한 정당명과 당내 파벌 외우느라  머리가 복잡해져서 못하겠다고 포기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니까요.하지만 그건 당연한 것입니다.2년 전 세상을 달리한 한나라당 민정계의 거물 김윤환 씨의 일화 중 하나인데 당 모임에서 이야기 하다가 자기가 활약했던 당시의 당명이 뭔지 몰라서 옆에서 알려주고 나서야 알았다고 합니다.아마 민정당-민자당-신한국당 쪽 이야기를 하다가 헛갈렸던 모양이더군요.현역 정치인이 이 정도니 당명이 헛갈려서 한국정당사에 관한 독서가 어렵다는 사람들의 소감이 결코 엄살은 아닐 것입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카스피 2010-06-12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유진산이라 당대를 움직였던 걸물이지요.유진산의 술수에 반발해서 나온것이 바로 김영삼 김대중의 40대 기수론이라고 하더군요^^

노이에자이트 2010-06-12 23:00   좋아요 0 | URL
하지만 진산은 결국 경선에서 김영삼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카스피 2010-06-12 23:23   좋아요 0 | URL
음 그게 김영삼이 민주당 구파 계열이어서 그랬을 겁니다.반대로 김대중은 민주당 신파 계열이었지요^^

노이에자이트 2010-06-12 23:52   좋아요 0 | URL
그런데도 같은 구파인 윤보선과는 나중에 사이가 안 좋았습니다.말년에는 김대중 납치사건을 규탄하기도 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