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엊그제 쓴 페이퍼에  '노벨상 받으려고 로비하는 건 김대중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댓글을 쓴  분이 있었습니다.아직도 이런 이야기를 믿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생각에 착잡했습니다.이 로비설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지금은 잊혀진 이신범 씨에 대해서 언급해야 합니다.사람의 악연이라는 게 참 끈질기지만 김대중과 이신범의 악연이야말로 그런 경우지요.더군다나 둘은 한때 동지이기도 했으니까요. 

  국민의 정부 시절 한나라당에는 DJ저격수로 알려진 의원들이 있었습니다.정형근 김홍신 이부영 이신범 홍준표가 그들인데요. 이젠 홍준표 씨를 빼면 정계에선 은퇴했거나 사실상 정치를 그만둔 사람들이지요.김홍신은 그 악명높은 미싱발언으로, 이부영은 "제정구는 DJ암에 결려 죽었다"는 악담으로 유명했습니다.정형근은 국민의 정부 때와는 달리 참여정부 때는 대북화해 정책을 주장하여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지요. 이신범은 군사정권 시절 김대중이 미국에 망명해 있을 때 함께 민주화운동을 하던 동지였습니다.국제사면위원회 양심범 명단에 이름이 오르기도 했구요.하지만 이 씨가 한나라당 의원이 되고 나서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김대중을 공격했고 그 하일라이트는 오슬로 방문시도입니다. 

    '김대중이 노벨상 받기 위해 로비를 했다'는 흑색선전을 직접 노벨상 위원회 관계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2000년 7월 경 이신범과 한나라당 원외위원장 10여명이 오슬로에 가겠다고 했고 이 소식이 국내에도 알려졌습니다.그는 "노벨상을 타려고 북에 퍼주기만 한 김대중이 노벨상을 타게 내버려 둘 수 없다"고 기염을 토했지요.이신범의 이같은 행위에 대해서는 같은 한나라당 내에서도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 하고 마땅치 않게 여겼을 정도로 어이가 없었지요.이른바 노벨평화상 로비의 진상에 대해서는 노벨 위원회 군나르 베르게 위원장이 한 말이 있었습니다."김대중 씨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는 데 로비가 있었다.그에게 노벨평화상을 주지 말아달라는 내용의 수천통의 편지가 한국에서왔다 .세상에  자기 나라 사람에게 노벨상을 못주게 하라며 로비를 하는 그런 사람들이 있다니...한국인들은 정말 이상하다..." 

   다행히 베르게 씨는 김대중의 업적을 높이 평가한 사람이었으니 한국에 대해 더 이상 나쁜 인상은 갖지 않았을 것입니다.하지만 이신범 씨같은 사람이 있었다는 것,또 김대중에 노벨상을 주지말라는 편지가 노벨위원회에 수천통이 갔다는 사실은 못내 씁쓸합니다.물론 이신범이라는 이름도 이젠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져 가고 있지만 노벨상 로비...운운하는 단어만 기억에 남아서 "그 빨갱이 대중이가 노벨상도 로비해서 타먹었다며?"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직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인터넷이라는 게 간편해서 검색창에 이신범이나 군나르 베르게를 치면 당시 상황을 비교적 간명하게 알 수 있는 정보가 뜨니 도움이 됩니다만 제 페이퍼에 단 댓글에조차 김대중 로비 운운하는 내용이 있으니 기분이 묘하군요.더군다나 김대중 서거 1주기 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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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8-20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의적인 믿음이 낳은 악의적인 댓글이죠.

노이에자이트 2010-08-20 15:39   좋아요 0 | URL
그런 믿음이 꽤 널리 퍼져있으니 문제지요.

! 2010-08-20 0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그런 어림반푼어치없는 말마저 무작정 신봉하는 인간들이 넘쳐나서 이 나라가 항상 이지경인거지요. 기가 막힐 뿐입니다. DJ를 무시하는 거야 뵈는 게 없으니 그렇다쳐도, 대체 왜 노벨상을 깔아뭉개지 못해서 추태인지, 정말 이해불가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08-20 15:40   좋아요 0 | URL
정말 왜 그러는지...이해불가입니다.

ChinPei 2010-08-20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사에 이름을 남기실 분은 당신이 계시던 시대에선 좋은 평가 그렇지 않는 평가가 뒤섞이는 것일까. 난, 김대중 전대통령은 후대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실 분이라고 믿어요. 아무리 지금은 많은 악의의 평가가 있다하더라도. 제3자적인 의견이지만.

노이에자이트 2010-08-20 15:41   좋아요 0 | URL
당대에도 다른 나라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서는 극단적인 반공이념과 지역감정이 묘하게 결합하기 때문에 문제지요.

BRINY 2010-08-20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년전에 일본시사주간지에서 'DJ 노벨상 로비의혹'을 무슨 특종인 마냥 크게 실어놓은 걸 보고 얼마나 답답하던지요...

노이에자이트 2010-08-20 15:42   좋아요 0 | URL
일본의 엘로페이퍼도 우리나라 못지 않지요.수준높은 시사잡지도 있지만...

pjy 2010-08-20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번 생긴 편견은 아무리 반대증거가 있어도 수긍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믿는게 옳은거라는 선후가 바뀐 상태가 되는거죠 ㅡ,.ㅡ
모든일을 받아들일때 저도 항상 옳은걸 믿는 상태라고 말하기 어려우니 이거 참, 착잡하네요~

노이에자이트 2010-08-21 14:55   좋아요 0 | URL
그래서 편견도 대물림되니 착잡합니다.편견의 친구가 고집이라서...

쟈니 2010-08-20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이야기이든 반복해서 유포되면 사실인것으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하물며,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반대가 큰 한국에서는 그런 이야기가 계속 유포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걱정되는 건, 그런 유언비어가 어느새 마치 '사실'처럼 기재되어 후세에 전해지는 것입니다.. 이 글을 보니, 김대중 대통령 자서전을 사야지 하고 깜빡한 제가 생각나는군요.. 인간의 기억은 정말 '유한'한 것 같습니다. ^^

노이에자이트 2010-08-21 14:56   좋아요 0 | URL
우스개 말로 부모와 선생님한테서 배운 거짓말이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배움을 위해서는 이런 거짓말을 극복해야겠지요.
 

    "소설 쓰고 있네" 는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유행하는 표현인데 상당히 비아냥대는 느낌이 있습니다.예를 들어 두 사람이 말다툼을 하다가 상대방이 하는 말이 기가 차서 말이 안나온다는 표현을 할 때 이렇게 말합니다.왜 이렇게 소설을 비하하는 표현이 널리 퍼졌는지 고개를 갸웃할 때가 많습니다.또 요즘엔 인터넷에 오른 기사가 알맹이도 없고 논리도 없는 수준 이하일 때에도 "이걸 기사라고 썼냐...소설을 쓰는구만..."하는 댓글도 많이 올라옵니다.소설가 처지에서는 참으로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황석영 씨가 이런 세태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도대체 왜 이런 말이 나오는지 모르겠다.단순노동도 십년 이십년 하면 달인이라고 해서 그 노고를 인정해 주고 있다.내가 소설을 오십년 째 쓰고 있는데 소설을 이렇게 우습게 본다는 말이야....이래가지고 우리나라의 문화가 발전하겠느냐." 황 씨는 소설가이기 때문에  소설을 무시하고 만만히 보는 세태가 더 섭섭했겠지요.그런데 소설을 즐겨 읽는 독자 처지에서 생각해 봐도 이런 식으로 소설을 폄하하는 분위기는 그다지 맘에 들지 않습니다. 

  "야! 너는 한가하게 소설 나부랑이나 읽고 있냐?" 소설을 읽고 있는 친구에게 무심코 이런 말을 던지는 사람이 있습니다.우리나라는 무엇이든지 위아래 따지는 관행이 뿌리 깊어서 소설도 문학에 해당하는 작품이 있고 그냥 소설 나부랑이에나 속하는 작품이 있는 것 같습니다.잘은 모르지만 도스토예프스키를 읽으면 뭔가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인정해 줍니다.또 한국인이 쓴 소설 중에서도 예를 들어 박경리나 최명희가 쓴 소설을 읽으면 그런대로 괜찮은 평가를 해줍니다.하지만 그외의 대중적인 작가들이 쓴 소설이나, 특히 장르소설을 읽으면 소설나부랑이나 읽는 사람이라고 깎아내립니다. 

  소설에 대해서 낮추어 보는 말 중에 "소설 읽듯 수월하게 읽는다"는 표현이 있습니다.소설은 별로 집중하지 않고 읽어도 된다는 선입견에서 나온 말이지요.그런데 이런 말을 해대는 사람은 정말 소설을 제대로 읽어보기나 한 사람일까요.제대로 소설을 읽으려면 상당한 집중력이 필요합니다.우리나라에서 많이 무시받고 있는 분야인 추리물은 집중 안 하고 읽으면 줄거리 파악도 힘든 경우도 많습니다.또 소설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그 소설의 시대적 배경이나 지리적 배경을 잘 알아야 합니다.이는 상당한 배경지식을 필요로 하지요. 

  어떤 영화 제목이 '잘 알지도 못하면서'였습니다.소설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러니 저러니 무시하고 만만히 보는 세태가 우스꽝스럽습니다.이는 문학의 죽음이니 뭐니 하는 거창한 담론을 떠나 인류의 지적 작업에 대한 무시와 폄하입니다.소설 읽는다는 것은 아무나 물 한 잔 마시듯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어찌보면 인간에 대한 통찰력 있는 호기심이 있어야 소설에 관심을 가지고 읽을 수 있는 게 아닐까요.물론 호기심에도 수준차가 있습니다.옆집 부부는 왜 아이가 없지? 남자가 비실비실하게 생겼던데 혹시 성불구자인가? 아니면 여자가 불감증인지? 따위의 천박한 호기심만 있는 사람은 당연히 소설에 관심도 없고, 그래서 "소설쓰고 있네..." 라든가 "야...이런 일을 소설 읽듯이 해서는 안된다구" 하는 말을 아무렇게나 내뱉게 됩니다. 

  그런 인간들에게 "너희들이 소설 읽는 맛을 알아?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하고 쏘아붙이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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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Pei 2010-08-17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설은 지은이와 읽은이의 완전한 "자유 마당"이어서 그런 말이 나온다고 생각되네요.
즉 어떻게 표현하느냐는 작가의 자유이고 문장에서 어떤 풍경,어떤 표정을 상상하느냐는 읽은이의 자유이고. 역사적 사실에 입각한 소설마저도 많은 부분은 작가의 상상력에 의한 산물이잖아요. 결국 소설은 역사소설을 포함해서 거의 "픽션"이기 때문에 소설을 즐기지 않은 사람은 그걸 "가짜"라고 하지요. 그러나 음악도 미술도 조각(彫刻)도 모든 인간의 창조물은 작가의 상상력에 의한 것이니까, 그런 것들도 "가짜"라고 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그런 딜레마에 빠지게 되지요. 특히 서양의 클래식 음악에는 고유한 제목은 없고 "교향고 제1번"과 같은 무미검조한 번호만 달은 음악이 많잖아요. 그러나 그건 듣는 사람 자신의 상상력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지요. 누가 베토벤의 음악을 "가짜"라고 하겠어요?
내 아는 사람들중에도 소설을 비하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런 사람일수록 다른 음악,미술등에도 아무런 감상을 느끼지 못하는, 그런 사람이 많아요.

노이에자이트 2010-08-17 17:09   좋아요 0 | URL
그렇습니다.결국은 소설을 이해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소설을 비하한다고 봐야죠.그리고 가상현실을 실감나게 그리기 위한 소설가의 고통을 모르고 그냥 머리속에서만 상상해서 글을 쓰는 게 뭐가 어렵냐고 생각하는 수준낮은 사고방식이 문제지요.

비로그인 2010-08-18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래식도 지금으로 치자면 딴따라에 불과했죠.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요? 손떨리는 티켓값을 지불해야죠. 소설은 커녕 시 한 편(시를 폄하하는게 아니라)도 창작해 본 적 없는 이들이 가벼운 입술들을 부르르 떠는 소리에 불과한 거라 생각해요. 자신의 창작물을 공개한다는 것은 알몸을 드러내는 것과도 같을텐데 그럴 용기도 없는 것들이...

노이에자이트 2010-08-18 17:04   좋아요 0 | URL
창작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함부로 말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아무래도 무식하면 용감해지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yamoo 2010-08-18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을 안할 수가 없는 글이군요^^ 안녕하세요, 야무라고 합니다~ 한 때 소설읽기가 시큰둥해졌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 지인이 추천해 준 책이 이탈로 칼비노의 <보이지 않는 도시들>과 파스칼 키냐르의 <혀끝에서 멤도는 이름>이었습니다. 소설을 이렇게도 쓰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았고, 다시 소설을 읽게 되었죠.

그런데, 개인적으로 황석영은 별로 안좋아해서 작품을 멀리하고 있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08-18 17:07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자주 놀러오세요.추천한 작품 기억할게요.

하하하....저는 황석영 씨의 70~80년대 작품은 요즘도 시간 나면 종종 읽고 있습니다.

로베스피에르 2010-08-18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파블로 네루다의 시를 읽다 보면 한국의 시인 '고은'의 시는 시처럼 보이지조차 않는다.

보르헤스의 소설을 읽고 나면 수많은 작가들이 참 소설을 쉽게 쓴다는 생각이 든다. 참고로 보르헤스는 노벨 문학상을 못 받았다.

황석영은 자신이 베트남전에 참전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웃기는 사람이다. 狂人이 따로 없다. 소설만 읽으면 그 사람이 그런 사람이 아닌 줄 알지도 모르겠지만... 덧붙여 고은과 함께 노벨 문학상에 환장하고 있는 사람 중 하나다. 노벨상 받으려고 로비하는 건 김대중만으로 충분하다. 문학상 받으려고 로비하는 한국사회에 태어난 게 자랑스러움을 넘어 황송할 지경이다.

소설이라는 장르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다. 그 소설을 누가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문학작품이 고정관념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것을 사유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yamoo 2010-08-18 17:35   좋아요 0 | URL
바로 그거에요~~ 제가 황석영과 고은을 잴루 싫어하거든요~ 물론 지극히 개인적입니다..
특히 황석영...작품은 별개로 하더라도, 노벨 문학상을 받기 위해서 소설을 쓴다는 자체가 좀 황당했습니다. 작품은 쓴 사람과 뗄려야 뗄 수 없기 때문에 그냥 멀리 하고 있는 것이에요~
 

   알라딘에서 주고 받는 댓글들은 대체로 예의가 있는 편입니다.다른 사이트에서는 인신공격에 비속어에 난리도 아닌 장면도 자주 보입니다.이런 것을 보면 말버릇 글버릇이란 게 일단 형성되면 고치기가 대단히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대체로 칭찬할 때보다는 뭔가 반대할 때 사람들은 더 독하고 자극적인 표현을 동원하고픈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독하고 자극적인 표현,직설적으로 상대의 속을 뒤집어 놓는 표현에 쾌감을 느끼기 시작하면 이것도 알콜중독과 같은 결과를 가져옵니다.게다가 뭔가 재치있으면서도 현학적인 것 같은 문구를 써놓고(객관적으로 보면 그냥 웃기는 수준) 스스로 대견해 하는 자아도취에 빠지는 단계가 되면 거의 불치병에 가까운 증상이지요. 뭔가 화가 잔뜩난 상태에서 자기 성질을 주체하지 못하고 휘갈겨 쓴 듯한 글을 보면 소음공해와 같은 느낌이 듭니다.그래놓고 "이거 개인 블로그인데 뭐 어떠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렇게 개인적인 글이면 그냥 자기만 볼 수 있게 비공개로 해놓지 남들이 보러 올 걸 뻔히 알면서 왜 그런 글을 쓰는지,참으로 고약한 성미도 이만저만이 아니지요. 

   신문에 쓴 어떤 컬럼을 보면 차분히 잘 써나가다가 갑자기 글이 격해지고 표현이 독해지는 때가 있는데 누군가를 반대할 때 그런 현상이 나타납니다.아무리 우리나라가 끼리끼리 다독여 주는 풍토가 심하다고 하지만 이런 글을 보면 그 필자가 평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정이 떨어집니다.남에게 반대할 때도 좀 점잖은 표현을 쓰면 안 되는 것일까요.별로 연관이 없는 글인데도 반대편 인물에게 인신공격을 해댄 후에야 글을 끝내는 사람들...그런 글을 도대체 뭣때문에 쓰는지...그 욕하는 대상이 김대중이건 노무현이건 이명박이건 간에 좀 절제해서 글을 쓰면 어디가 덧나는지 원! 

  "나는 당신의 견해를 비판하는 것이지, 당신 자신을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말입니다.하지만 견해를 비판한다면서 사실은 인신공격을 해대는 글은 딱 봐도 티가 납니다.분명히 인신공격을 하고 있는데 "나는 건전한 비판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런 일은 외국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닙니다.상대의 화를 돋구고 그러다가 학술논쟁이 아니라 인신공격으로 악화되는 사례는 꽤 있습니다.세계적인 석학이고 뭐고 그런 인물들도 알고 보면 다 보통사람과 똑같습니다.40대의 젊은 제국주의 옹호론자 니알 퍼거슨과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이 요즘엔 서로 인신공격을 주고 받고 있습니다. 

  이 두사람은 우리나라 신문에도 글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관심있는 이들은 읽고 있습니다.그런데 올해 봄부터 치고받기 시작하고 있습니다.가을에 우리나라에 온다는데 외국인들 앞에서도 추태를 보일 것인지 궁금하군요. 

   칭찬할 때는 조심할 필요가 없습니다.잘 모르고 칭찬해도 욕얻어 먹지 않습니다.하지만 반대한다거나 비판할 때는 좀 더 조심해서 글을 써야 합니다.더군다나 감정이 부글부글 끓는 상태에서 쓴 글은 무슨 후폭풍을 몰고 올지 모릅니다.이제 별 내용도 없이 그 알량한 진영논리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재미로만 쓰여진 글을 인터넷이나 신문에서 읽어내려가는 것도 힘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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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고세운닥나무 2010-08-13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거일이 좋아해 자주 인용하는 니알 퍼거슨이군요. 복거일의 책을 보니 둘이 죽이 아주 잘 맞더군요.
퍼거슨과 크루그먼의 논쟁이라, 흥미롭네요!

노이에자이트 2010-08-17 17:55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복거일과 퍼거슨은 미국의 긍정적인 역할을 강조하는 데서 견해가 일치하는 것 같습니다.

요즘 경제학의 틀을 바꾸어야 한다는 움직임이 있어서 흥미로운 논쟁이라 얻을 것이 많을 것 같아요.

파고세운닥나무 2010-08-14 11:02   좋아요 0 | URL
맞아요. 복거일의 <한반도에 드리운 중국의 그림자>를 보면 중국에 대할 때 미국은 선량한 제국주의를 편다며 퍼거슨을 인용해 논지를 펴 가거든요.
정말 선량한 지는 의문이지만요.

pjy 2010-08-13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만 보고도 찔끔! 아무래도 전 손들고 반성해야겠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08-13 21:21   좋아요 0 | URL
하하하...요즘은 권력의 억압보다 더 무서운 만인에 의한 만인의 감시시대라서요...

Tomek 2010-08-14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 때 (수업이든 스터디든) 토론이 벌어지면, 항상 상대방에 칼을 꽂고 시작하는 친구들이 있었어요. 그때는 토론이 아니라 거의 죽고 죽이는 승부였지요. 꼭 그렇게 피를 봐야 배움을 얻는 것인가 회의하기도 했었습니다. 글을 읽으니 갑자기 그 때가 떠오르네요... 그때야 혈기왕성한 20대 초중반들이니 그렇다 치지만...

노이에자이트 2010-08-14 15:21   좋아요 0 | URL
그 버릇을 못고쳐서 나이가 들어도 독설을 퍼부으니 그게 문제지요.

카스피 2010-08-14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전 그래서 알라딘이 좋아요.찾아오는 분들은 별로 없을 지라도 악플이 범람하지 않으니까요^^

노이에자이트 2010-08-14 15:21   좋아요 0 | URL
어떤 곳은 육두문자에 비속어에 난리도 아닙니다.

2010-08-14 16: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4 17: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백남준 씨의 부인은 일본인인 구보타 시게코 씨.백남준을 사랑하다가 지쳐 다른 남자(하필이면 백남준의 친구인 데이비드 베어만)와 결혼.3년만에 이혼.이번엔 백남준과 결혼...파란만장한 애정이지만 백남준은 그녀가 곁을 떠날 때도 잘했다...잘 가라...다시 돌아오니, 그럼 결혼이나 합시다...했다고 합니다. 

  뇌졸중으로 백남준이 10년이나 고생하다가 타계했는데 구보타는 이렇게 회고합니다."아직도 남편이 왜 죽었는지 이해가 안 간다.난 사람들이 왜 죽어야 하는지 모르겠어...산다는 건 이렇게 근사한데...하지만 삶이 늘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사실은 우리도 받아들여야지." 

   내가 어릴 때 돌아가신 우리 할아버지는 보온밥솥을 들여놓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참 좋은 세상이다.이렇게 신기한 것이 있다니..." 그전엔 밥을 퍼서 스텐레스 그릇에 담은 다음 아랫목에 이불로 덮어 놓았지요.잘못하다 이불 속에 발 넣다가 엎어버리기도 하고...할아버지가 지금 다시 살아나서 휴대전화나 인터넷을 보면 무슨 말씀을 하실지...여하튼 오래 살고 볼 일입니다. 

   날씨가 덥다고호들갑을 떠는 사람들이 있습니다.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은행이나 백화점에서도 예년 같은 냉방은 못하니까 이런저런 불만을 늘어놓는 사람도 당연히 많습니다만 우리나라가 에너지 과소비에 속하는 것은 사실입니다.그리고 그까짓 냉방 좀 덜하면 어떻습니까...실제로 정말 땡볕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에어콘도 선풍기도 없이 야외에서 일하지 않습니까? 오늘이 입추,내일이 말복이니 더위도 머지않아 사라지겠지요. 

  올봄엔 전세계에 추위가 맹위를 떨쳤습니다.학자들까지 나서서 온난화가 어디 갔느냐...빙하기가 올 것이다 등 등 온갖 법석을 떨었지요.이 기회에 정적을 혼내주자면서 엘 고어를 비난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하지만 불과 몇달이 안 되어 현재 러시아 같은 나라에는 섭씨 40도의 불볕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고 우리나라는 연일 폭염주의보입니다. 

  저는 10년 째 여름에도 선풍기 안틀고 살고 있습니다.유일한 냉방도구는 부채.작년부터는 11월 말부터 6월 초까지는 냉장고도 가동하지 않습니다.그래도 사는 데 지장없습니다.살생을 되도록 않기 위해 웬만하면 고기를 먹지 않습니다.그래도 운동을 열심히 하니까 근력은 늘어납니다.닭가슴살 안 먹어도 그래요.요즘  근육이 조금 다쳐서 심한 운동은 잠시 중단하고 있습니다만...마음 같아서는 단백질 섭취를 위해 계란을 제공해 줄 닭과, 유제품을 제공해 줄 염소를 기르려고 하지만 아파트라서 그건 안 되겠군요. 

  덥다고 아이고 죽겠다...춥다고 아이고 죽겠다...엄살 피우지 맙시다.구보타 여사의 말마따나 산다는 건 좋은 게 아니겠습니까.살아 있으니 소녀시대,티아라.애프터스쿨,카라가 노래하고 춤추는 것도 볼 수 있고,인터넷도 할 수 있지요. 건강하게 살아있다는 데 대해서 고마워하며 삽시다.이제 여름도 다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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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8-07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노이에님 정말 대단하시네요?!
입이 다물어지지 않아요~~~

노이에자이트 2010-08-08 14:32   좋아요 0 | URL
적당히 체념하고 적당히 불편함을 참을 줄 알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ChinPei 2010-08-07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더운 날을 부채만으로 지내시다니 놀랄 수 밖에 없고, 매 여름마다 "냉방병" 걸리는 제가 부끄러워지네요.

노이에자이트 2010-08-08 14:33   좋아요 0 | URL
하루 종일 냉방이 심한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냉방병에 걸리지요.

blanca 2010-08-08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선풍기 없이도. 덥다, 숨막힌다고 불평하며 지내는데 노자님 글 보면 정말 어른 같아요^^

노이에자이트 2010-08-08 14:33   좋아요 0 | URL
여름이니 덥겠지...하면서 지냅니다.스무살 넘었으니 어른이지요.

순오기 2010-08-08 0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월한 도사님 같아요.^^
나이 들면 선풍기 바람도 시려서 오래 못 쐰다던 그 말씀을 올 여름엔 조금 알았어요.ㅜㅜ

노이에자이트 2010-08-08 14:35   좋아요 0 | URL
도사님이라...하하하...너털웃음 지으며 그러려니 하고 삽니다.그대들이여.에어콘 틀고 살아라...나는 대충 살겠으니...하면서요.

무해한모리군 2010-08-09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저는 에어컨을 끌어안고 살아요 --

노이에자이트 2010-08-09 15:42   좋아요 0 | URL
세상에...전기료가 엄청나게 나오겠군요.

lazydevil 2010-08-12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이님의 일상이 엿보이는 재미있는 글~~ 근데 가족들의 '솔직한' 반응이 궁금하기도 합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08-12 16:55   좋아요 0 | URL
하하하...혼자 삽니다...

비로그인 2010-08-15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좋은 글 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08-16 17:00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구보타 씨 이야기를 읽다가 생각나서 써봤어요.
 

   조금 오래된 신문을 정리하다 보면 말도 안되는 예측을 한 기사나 칼럼에 웃음이 날 때도 있고 현재 돌아가는 상황을 정확히 예측한 글을 보면 그 필자가 대단해 보일 때도 있습니다.요즘 동아일보나 매일 경제 같은 보수신문도 천안함 외교가 미숙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외부필진은 물론이고 내부필진들까지 그렇습니다.중앙일보 같은 신문은 아예 이제 북한과 어느 정도 대화할 길을 열어야 하지 않느냐는 제안까지 하고 있습니다.남아도는 쌀도 북한을 돕는 데 쓰자고 합니다.물론 동아일보는 아무리 쌀이 남아도 북한의 김정일 정권이 있는 한 분배가 투명하지 않으므로 쌀을 보낼 수 없다고 강경한 자세입니다만... 

   오코노기 마사오 씨는 일본 게이오 대학교수로 한반도 주변 국제정치의 권위자입니다.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져 있고 80년대부터  우리나라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하고 있습니다.그가 천안함 문제에 대해 지난 5월 18일에 동아일보에 기고한 글은 정곡을 제대로 찌른 글입니다.제목도 의미심장합니다. '북한 지도부가 가장 바라는 것은 한국이 냉정한 자세를 잃는 것' 골자만 소개하자면...

  우선 오코노기 씨는 천안함이 북한의 공격으로 침몰했다는 설을 수용하고 있습니다.그런데 국제사회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했다는 확고한 증거를 제시해야 하며 만약 막연한 추측만 해서는 국제사회는 북한소행설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무엇보다 한국이 냉정한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한다면서.... 

  7월, 천안함 사건에 관한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에도, 그 뒤에 이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아세안 안보포럼에서도 천안함 공격의 주체가 북한이라는 문구를 넣지 못했습니다.보수신문조차도 외교의 실패라고 규정하고 있는 정도입니다.지금 생각해 보면 지극히 당연한 것 같은 오코노기의 그 글이 현재의 사태를 정확히 예견한 것 같습니다.무슨 일에서든지 다 그렇지만 냉정을 잃지 말고 차분해야지요.한미동맹에만 너무 매달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뜻을 담은 글이 조중동에도 계속 실리고 있을 정도이니...중국과 불화하는 것도 모자라 이젠 리비아에서조차 한국은 리비아의 군사정보를 미국에 넘기는 나라로 간주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부터 황해에서는 한국의 육해공군이 총출동하여 대잠수함 훈련 중입니다.북한은 도발행위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조용히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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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0-08-05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그 상황에서 냉정하기란 참 힘들지요.보수적인 성향의 국민들이 마구 들고 일어날때이니까요.물론 선거도 코 앞에 있고 말이죠.
개인적으론 북한의 소행인것 같은데 그걸 잡지 못한 우리 군의 허술한 자세를 탓해야 겠지요.

노이에자이트 2010-08-05 22:44   좋아요 0 | URL
보수신문들도 참 미꾸라지 같아요.그렇게 강경론을 내세우다가 요즘 돌아가는 상황이 이상하니까, 슬슬 발을 빼고 있어요. 카스피 님은 평범한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군의 허술한 자세를 탓해도 되겠지만 정부는 그런 탓을 하지 않고 좀더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하겠지요.

ChinPei 2010-08-06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전한 일본이란 나라에 살면서, 그저 방관자로 밖에 되지 못하는 저에겐 이렇다 할 의견도 없고 말할 자격도 없지만, 1950년대의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기원할 뿐이에요.
그것이 세계 많은 나라에 흩어진 우리 민족의 피를 이은 사람들의 바람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사건에서 희생되신 분들과 그 유가족 분들의 비통한 심정을 생각할 때 그 바람은 너무도 염치없는 바람일지도 모르지만...

노이에자이트 2010-08-06 16:15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그런 비극이 다시 되풀이되어선 안 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