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 미술관 관장 최완수 씨는 매체에 글도 쓰고 강연도 많이 합니다. 한국의 역사나 유적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풀어놓는 그의 솜씨엔 누구나 실력을 인정해 주고 있지요.그는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진경산수화라는 용어를 보급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그는 정선, 김정희를 연구한 것으로도 유명한데 우연의 일치인지 이들은 모두 노론과 관련이 있습니다.정선은 노론의 후원을 많이 받았고, 김정희 역시 노론 집안 출신입니다. 또 그의 글을 보면 노론의 영수인 송시열을 높이 평가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언제부터인지 노론은 수구 세력이고 노론에 저항한 당파는 진보세력이라는 도식을 수용하는 이들이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우리나라에서는 진보라는 단어가 주는 매력이 크다 보니, 모두가 다 혁명이니 진보니 하는 수식어를 좋아합니다.대체로 깊이 있는 지식에 기반하지 않고 어디서 주워들은 이야기를 신봉하는 이들은 앞뒤 가리지 않고 노론=나쁜 놈 이라고 해버립니다.그런데 최완수가 노론계 인물들을 높이 평가한다 하니 최완수도 수구반동인가보다 하고 아주 일도양단의 결론을 내리지요.물론 송시열을 비롯한 노론의 역사적 공과를 따지는 거야 얼마든지 백가쟁명식으로 할 수 있겠지만 이런 식의 경솔한 판단은 곤란하지 않을까요. 

   이덕일 씨의 '노론=나쁜 놈' 이라는 도식은 '정조 및 남인=좋은 사람' 이라는 도식으로 연결됩니다.정조의 죽음과 더불어 조선의 마지막 희망은 사라졌다는 결론이지요.이덕일 씨야 조선사에 대해 많은  지식을 갖춘 전문가( 물론 이덕일 씨의 사료해석이 전문적인 수준이 아니라는 평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기에 그 뒤의 역사에 대해서도 많이 알고 있지만 , 일반대중들에겐 정조 이후인 순조 철종 시대는 지식의 공백지대입니다.그만큼 그 시대에 무관심하다는 것이지요.그러다가 대원군과 고종시대로 바로 넘어갑니다. 

  고종을 띄우는 데 동분서주하는 학자로는 이태진 씨가 있습나다.이덕일 씨가 제도권 학자가 아닌 데 비해 이태진 씨는 서울대 교수를 역임했으며, 2009년부터는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그런데 이 씨가 고종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고종을 폄하하는 시각은 일제시대 식민사관의 유산'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그 단순명쾌함이 이덕일을 연상시킵니다.그런데 더 재미있는 것은 노론에 대한 시각이지요.이태진 씨는 강연에서 꼭 강조하는 것이 "<매천야록>에 속지 말자"입니다.매천야록은 구한말 지식인인 황현의 책으로 구한말 역사에 대한 정보가 많이 담겨 있습니다.특히 민비와 고종에 대해서 부정적인 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고종 띄우기에 열심인 이 씨로서는 명망있는 애국자(황현은 경술국치를 당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음)인 황현이 고종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하는 것이 걸렸던 모양입니다.그래서 "고종과 명성황후는 노론계 인사들의 지지를 받았는데 황현은 소론계이니 고종시대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소박한 민족주체성의 세례를 받은 이들에겐 정조와 고종 모두 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비운의 군주입니다.한때 망국의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부정적 평가를 받은 고종도 이태진 씨 같은 학자들의 노력 덕분인지 요즘은 계몽군주로 보는 이들이 많아졌습니다.하지만 정조와 남인을 정의의 사도로 여긴 이들은 이태진 씨가 매천야록을 평하는 데에 이르러선 꽤 혼란스러울 것 같습니다.대부분이 정조 이후 시대에 대한 지식이 없는데다가 고종의 지지세력들이 노론계가 많았다는 데 대해서 뭔가 개운치가 않은 것입니다.노론은 정조를 독살했다는데...하면서 말이지요. 

  깊이 있는 독서를 하지 않으면 이런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물론 이덕일 씨나 이태진 씨나 입장은 다르지만 정조와 고종을 생각하는 기회를 주었으니 그것만으로도 좋은 평을 받을 수 있습니다.하지만 정조와 고종을 폄하하면 식민사관이라는 식의 단순한 결론을 수용한 이들은 한번만이라도 정조와 고종을 지지하던 세력이 전혀 달랐음을 생각해 볼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여러가지 장점이 있는 저술을 많이 한 이덕일, 이태진 양 씨도 '내 학설에 반대하면 식민사관에 물든 사람이다'는 식의 주장은 이제 자제했으면 좋겠습니다.누구의 학설이든 그것에 대해서는 비판할 수 있는 것입니다.그런데 내 학설을 비판하면 친일이다,식민사관주의자다 운운 해버리면 제대로 된 학술논쟁이 될 수 없지요.인신공격만 난무하게 됩니다. 

   이덕일 씨는 정조에 관심있는 이들에게, 이태진 씨는 고종에 관심있는 이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학자들입니다.그러니 한번 쯤은 독서대중들이 이들의 주장에 다소간 프로파간다가 섞여 있지 않나 의심도 해보는 게 좋을 것입니다.노론에 대해 상반된 견해를 가진 두 사람이 자신의 학설에 반대하는 이들을 친일이니 식민주의자니 하고 내치는 것은 묘하게도 비슷하니 이 또한 흥미를 불러일으키지 않습니까.이 글을 읽고 이 두 사람의 책을 좀더 차분히 읽어봐야겠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또한 이 글을 쓴 보람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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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운 2011-03-12 0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태진 이라는 분은 처음들어봅니다.
좋은 말씀에 많이 공감합니다.
폭넓게 읽고 독선에 빠지지 않게 늘 경계하는 것이 참어려운것 같아요.

노이에자이트 2011-03-12 15:17   좋아요 0 | URL
고종연구로 유명한 학자입니다.현재 국사편찬위원장인데 근현대사 교과서가 좌편향이라서 개정해야 한다는 소신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편향되지 않으려면 여러 견해를 두루두루 읽어봐야하겠습니다.

스트레인지러브 2011-03-13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덕일의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는 당시에 정말 감명 깊게 읽었는데....
아무래도 환단고기를 지지한다는 말을 들은 이후에는 옛날만큼 호감이 가지 않네요.

"환단고기를 지지하면 환빠" 뭐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환단고기는 좀..
그냥 성질적으로 거부반응이 드네요. 고종이 계몽군주라는 것도 그럴 수도 있겠다 싶기는
하면서 어디선가 거부반응이 오는..(정조 독살설은 반반이라고 생각합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03-13 22:48   좋아요 0 | URL
이덕일 씨에 대한 사람들의 반감은 노론에 대한 지나친 적대감, 그리고 환단고기 류에 대한 호감 때문이죠.'최익현도 노론이기 때문에 안 된다...'이런 식이죠.정 반대로 이태진 씨는 '매천야록은 노론에 대한 적대감 때문에 명성황후를 폄하했다...그래서 안 된다...'이런 식이죠.

쉽싸리 2011-03-14 12:34   좋아요 0 | URL
"환단고기"가 실증적인 사료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는데요.
책의 존재나 내용이 터무니 없는 건가요?

노이에자이트 2011-03-14 17:03   좋아요 0 | URL
검색창에 '초록불의 잡학다식'을 치면 여러가지가 뜨는데 그 중 관심 있는 것을 읽어보세요.환단고기의 허구성을 지적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쉽싸리 2011-03-14 19:19   좋아요 0 | URL
환단고기 관련한 몇 편의 글을 보았습니다.
환단고기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반론을 펴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유사역사학이라,, 관심을 가져야 겠네요. ^^

로베스피에르 2011-03-14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주인장! 나 로베스피에르요!
원래 역사학 자체가 정치적이고 이데올로기적인 학문인 것이오.
그런 이데올로기를 드러내는 게 중요한 거라 할 수 있소.

그런데 정신병원에 가야 할 한국의 대형교회 목사들은 누가 비판하오?
인간같지도 않은 그런 발언을 하는 그런 인간들은 대체 누가 비판하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오늘의 좋은 글이 붙어 있습니다. 이런 글에 관심이 많아 유심히 살펴보게 되는데 이번에 가장 눈에 띄는 구절은 " 남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늘 하던 말 또 하는 사람은 불행한 사람입니다" 였습니다. 자살을 시도하려던 여대생이 자신의 서러운 사연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어서 다시 살아보기로 마음 먹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사연을 들어준 사람은 그녀가 자살하려고 가던 도중에 만난 생면부지의 아저씨였다는데,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기만 했는데도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는 겁니다. 

  작년 하반기에 돌풍을 일으켰던 마이클 센델 <정의란 무엇인가>를 밀어낸 책이 김난도<아프니까 청춘이다>입니다.책의 유명세 덕분인지 김씨는 신문에도 나오고 케이블 방송에도 나옵니다.방송을 보니 김난도 씨는 대학교수라기보다는 자상한 아저씨 같습니다.말도 크게 하지 않고, 남자인데도 다소 가느다란 목소리가 약간 여성적인 느낌도 납니다.이야기를 차분하고 조근조근하게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가 신문 인터뷰에서도 밝혔지만 교사나 교수는 학생에게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상담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김 씨에 의하면 대학생들 중 자기 고민을 부모나 교수에게 털어놓는 이들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부모나 교수가 내 이야기를 들어줄 것 같지 않다고 여기는 것이지요.김 씨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고 합니다.그렇다고 무슨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것도 아닙니다.그들도 분명한 해결책을 구하겠다는 마음으로 김 씨를 찾아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그저 내 고민, 내 사연을 들어주기만 해도 좋겠다는 마음이었겠지요. 

  대학생들이 <아프니까 청춘이다>에 공감하고 있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지금의 기성세대는 그들에게 한말 또 하고 한 말을 또 할 뿐, 그들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습니다.김난도 씨는 1963년생인데 특히 이 연배들은 지금의 대학생들에게 "우리 때는 최루탄 가루에 밥을 비벼먹었다.너희들은 왜 그렇게 의식이 없느냐...책도 안 읽는 놈들...우리 때는 전논과 해전을 달달 외웠다..." 등등 온갖 지적질을 해댑니다.전논과 해전이 뭐냐고 물어보면 "야...너희들은 전환시대의 논리나 해방전후사의 인식도 모르냐"고 핀잔을 줍니다.대학생들에게 지금의 40~50대들은 이런 사람들입니다. 

  휴머니타스 대표인 박상훈 씨는 우리나라 진보지식인의 단점으로 독선적이고 남의 말을 듣지 않으며, 자기확신이 지나치고 독설이 심하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이런 사람들이 대학생들의 아픔이나 고민을 들어줄 리 만무하지요.내 말을 들어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사람에게 훈계와 야단만 잔뜩 안겨줍니다.들어보면 다 지당하신 말씀이지만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 두번이죠.더군다나 잔소리라면... 

   1986년 신동아(몇 월호인지는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겠음)로  기억하는데 김신(백범의 아들. 공군장교 출신으로 박정희 정부 때 장관과 국회의원을 지냄)씨가 당시의 대학생들에게 "요즘 데모 많이 하는 젊은이들을 보면 서해 5도 견학을 시켜서 우리나라 안보의 현실을 깨닫게 해주고 싶다"고 한 장면이 있습니다.꼭 지금의 40~50대들이 대학생들에게 하는 태도와 비슷합니다.그때의 대학생들이 이젠 기성세대가 되어 김신 씨가 자기들에게 하듯이 지금의 대학생들에게 훈계를 하고 있다는 것이 다르다면 다르겠지만요. 

   김난도 씨는 진보진영 인사가 아닙니다.지금도 조선일보에 정기적으로 기고하고 있습니다.하지만 대학생들의 고민을 일단 들어주는 어른이 필요하다는 그의 말은 경청해야 할 가치가 있습니다. 김난도 씨의 이런 말조차 "값싼 위안거리다...현실을 호도하며 기존체제에 봉사하는 반동적 결과 운운" 하며 비난하는 이도 있을 것입니다.그런 인간과는 정말 말조차 섞고 싶지 않습니다.남의 말을 들어주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도 불행한 사람이거니와 남까지도 불행하게 하는 사람입니다.불행까지 전염시키는 존재들! 불행해지려거든 당신들 혼자 불행해지라고 한마디 쏘아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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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3-04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목표 잖아요, 제일 고민거리구요. 경청.
그거 너무 어렵더라구요. 가만히 들어주는 것 뿐인데
아무것도 안 한다는거, 판단하지 않는다는 거,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는거...
이거 왜이리 어려운지. ㅠㅠ.

노이에님, 즐거운 주말되세요.

노이에자이트 2011-03-04 16:22   좋아요 0 | URL
우스개 소리로 귀가 두 개, 입이 하나인 이유를 생각해 보라는 말이 있죠.

즐거운 주말 보내십시오.

루쉰P 2011-03-04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화라는 단어를 참 좋아합니다. 근데 대화법이 좀 부족한지. 다 들 그렇게 말들을 잘 하지를 않는 것 같아요. 물론 제가 김난도씨처럼 편하게 말을 들어주는 자세가 아니라 눈에 광기를 띄고 쳐다봐서 그런 걸 수도 있구요.
아파트 경비를 서며 참으로 힘든 것은 사람들은 자신의 요구 사항만 계속해서 얘기한다는 것이죠.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실컷 하는 말을 다 들어주고 우리 쪽 사정을 얘기할려고 하면 말을 끊거나 들을 필요 없다고 가버리죠. ^^ 사실 솔직히 말하면 그럴 때 살인 욕구가 일어납니다...흠...사이코패스인가...이런 경험을 비추어 볼 때 남의 말 들어주지 않는 사람은 남도 불행하게 만들지만 살인 욕구도 불러 일으켜요.

노이에자이트 2011-03-04 16:23   좋아요 0 | URL
너는 내 말 들어라, 그러나 나는 네 말 안 듣겠다...이래서야 대화가 될 수 없죠.

그래도 참아야지요.

루쉰P 2011-03-08 15:14   좋아요 0 | URL
네 참고 있습니다.^^ 대화는 인내의 다른 말인 듯 하기도 하구요. 도대체 언제 제가 아닌 타인을 100% 이해할 날이 올까요? 아 인간은 이해하기가 너무 어려워요. 흠..제가 AB형이라 이런 것일까요? 정말 저는 제가 외계인 같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03-08 16:33   좋아요 0 | URL
혈액형과 성격은 무관하다고 하니 너무 그런 쪽에 신경쓰지 마십시오.

세실 2011-03-05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참 예민한 아이들에게 필요한건 그저 들어주는 거더라구요. 어른 말은 그저 잔소리에 지나지 않죠. <아프니까 청춘이다> 제목부터 그들을 인정해 주는거라서 좋아요.

노이에자이트 2011-03-05 16:36   좋아요 0 | URL
잔소리하는 것도 버릇이더라구요.남의 말 들어주는 것도 버릇이지요.몸에 자연스레 배려면 어릴 때부터 훈련을 해야 합니다.

cyrus 2011-03-06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경청하는 자세, 참 좋아요, 저도 살면서 제 또래 녀석들과 대화 하면서
상대방의 말에 끝까지 경청하지 않으려는 자세를 목격하게 되는데,
오히려 더 부담스러운 것은 제가 경청하는 자세를 일종의 침묵으로 바라보는
타자의 시선인거 같아요. 그저 잠자코 들어주고 있을뿐인데 ' 너는 왜 말을 안 하냐' 라는 식으로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이런 것도 잔소리의 일종인지는 모르겠지만요,, ^^;;





노이에자이트 2011-03-06 22:08   좋아요 0 | URL
말하기 싫어서 침묵하고 있는 것은 또 금방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아랫사람 앞에선 일방적으로 말하고 싶은 욕구를 누르기 힘든 사람이 많지요.

햇빛눈물 2011-03-08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저도 어린 나이에 학교에 처음 발령을 받고 학생들을 보았을때의 충격과(저 때의 고등학교와 너무나 다른 아이들의 모습 때문이죠) 나른 생각이 있다는 자만심으로 아이들을 무조건 설득하고 훈계하려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조금씩 생각이 바뀌더군요..아이도 생기니 이 아이들이 내가 이해해야할 존재들로 보입니다. 올 한해는 이해하고 남의 말 들어주려 노력해야 겠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03-09 16:44   좋아요 0 | URL
눈높이를 맞춘다는 말은 간단하지만 실제로 해보면 정말 어렵지요.남들이 나를 이해해 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남들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 인간의 마음...

스트레인지러브 2011-03-13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여운형 평전" 읽고 있는데, 어쩌면 여운형 씨는 남의 말을 들어줄 수 있는, 그러한 포용력이 있는 분이었다는 느낌도 들더군요..

전환시대의 논리와 해방전후사의 인식이 전논과 해전으로 요약되는군요.
처음 알았습니다. 전논은 그렇다 치고 "해전" 두 글자 축약은 정말 참신하네요

노이에자이트 2011-03-14 20:37   좋아요 0 | URL
이정식 씨가 여운형을 좋아하는 것은 학계에서 유명합니다.하지만 그 자신은 매우 보수적인 현대사 해석을 하니까 독특하지요.

전논이고 해전이고 제대로 읽은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여하튼 80년대에 대학 다닌 사람들 구라는 알아줘야 합니다.
 

   드라마 '시크릿 가든'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연기자 현빈. 그는 인터뷰에서 '고3때까지 부모님과 학교가 시키는 대로 살았다'고 했습니다.그런데 대학을 가려고 할 때 연극을 하겠다고 했더니 아버지가 알루미늄 야구방망이로 때리더라는 것.문 잠긴 방에서 두들겨 맞는데 방 밖에서 어머니와 형이 아무리 말려도 구타는 계속 이어졌다고 합니다.그 이야기를 하고 나서 "그땐 이해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알 것 같아요.모든 부모님은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기대하시잖아요" 하고 기자에게 말했다는데...기자는 "지금은 아버지께서 뭐라 하시는지" 하고 물었고 현빈의 대답은 "아무 말씀 안 하시더라구요" 하고 웃었다네요(조선일보 어수웅 기자와의 대담). 

   현빈 씨는 중장년의 나이도 아니고 이제 30이 된 젊은 연기자입니다.흔히들 나이든 연예인들이 "우리 때는  딴따라라고 해서 연예인의 지위가 낮았다.연예인이 되겠다고 했더니 크게 혼났다" 고 회고합니다.그런데 젊은 현빈도 그랬다니...우리나라에선 해마다 1~2월이 되면 대학 진학을 앞둔 자녀와 부모가 크게 한바탕 하는 때입니다.여기 가라...나 못가겠습니다...다 너를 위하는 거다...어디서나 판에 박힌 줄다리기...실제로 명문대에 재학 중인 학생들도 부모의 강요때문에 원하는 학과를 못갔기 때문에 불만족스런 학교생활을 근근히 이어가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그때의 갈등이 평생의 상처로 남는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현빈과 아버지의 갈등은 아들이 톱스타가 됨으로써 완전히 풀렸을까요? 만약 현빈이 톱스타가 되지 못하고 그저그런 단역으로 연기자 생활을 하고 있다면 그 아버지는 무슨 반응을 보였을까요.지금도 연기자 거의 대부분은 생계가 어려울 정도의 저소득자입니다.그들이 연기자가 되겠다는 말을 했을 때 절대불가를 외치던 부모들은 생계걱정을 하는 자식의 모습을 보고 무슨 말을 할까요? 제 주변에는 나이가 중년이 되었는데도 잊을 만하면 부모에게 "그때 내가 가라는 대로 대학 갔으면 지금보단 형편이 괜찮았을 거 아니냐"는 말을 듣는 사람이 있습니다.그러니 그 저소득층 연기자들이 무슨 말을 듣고 살지 대강 알  만하지요. 

   한국사람이 왜 불행하다는 사람이 많은가 하는 질문에 전문가가 아니라도, 남과 비교하고 또 비교당하기 때문이라는 대답을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실제로 조사해보면 사회적으로 매우 명성도 있고 고소득층인 이들도 자기가 행복하다고 만족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결국 끊임없이 남과 나를 비교당하는 사회는 서로를 피곤하게 하는 지옥이라는 결론이 나옵니다.그래서 명절에 모인 친인척끼리도 비교하면서 불편하게 합니다.어린이 청소년은 성적으로 비교당하고, 대학생은 취직을 했느냐 안 했느냐...취직하면 결혼은 언제...결혼하면 아이는 언제...아이 낳으면 진학은 어떻게...집은 더 큰 데로 안 옮기냐...등 등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퍼붓는 것도 누구와 비교하는 태도가 고질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덴마크는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곳입니다.국내 취재진이 직접 현지에 가서 알아보니 그 곳은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고 합니다.남이 잘 살면 그들이 행복한 것이지 나와는 무관한 거 아닌가...내가 왜 그들을 부러워 해야 하느냐는 젊은 남자의 시원한 대답이 인상적이었습니다.학생들은 "왜 내가 상급학교 진학하는데 부모가 이래라 저래라 하느냐  부모님들은 그런 간섭 안 한다." 고 이야기합니다.아..그렇구나...남과 비교 안 하니 자식들이 무슨 학교에 진학하고 무슨 직업을 가지든 간섭하지 않는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덴마크는 잘 사는 북유럽 복지국가니까 그러는 것 아니냐고 아는 체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하지만 우리보다 훨씬 국민소득이나 경제규모가 낮은 방글라데시 사람들이 만족하고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비교하지 않는 것.... 

  이제 2월도 다 지나갑니다.진학문제로 부모와 자식이 한바탕  회오리바람이 일어났던 것도 조금씩 가라앉을 때입니다.부모와 자식 모두가 상처만 안고, 그 상처가 평생을 갈지도 모르는 일...간신이 많은 나라일수록 충성심을 강조하고, 가정이 화목하지 못한 사람이 많은 나라일수록 효도를 강조한다고 합니다.하긴, 마음이 배배 꼬인 사람은 "네 글도 우리나라와 덴마크, 방글라데시를 비교하는 것 아니냐?" 하고 시비를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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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2-27 0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깊이 공감합니다~~~~~~~ 좋은 글 써주시는 노이에님께도 감사하고요.^^

노이에자이트 2011-02-27 15:12   좋아요 0 | URL
격려해주시니 감사합니다.

Mephistopheles 2011-02-27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갑자기 나의 그때 그 시절....서울대에 진학하고 장학금 받는 사촌과 끊임없이 비교질을 당했던 트라우마가 스멀스멀.....

노이에자이트 2011-02-27 15:12   좋아요 0 | URL
오...그 상처 오래가면 어쩌죠...

비로그인 2011-02-27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장에서 한참 웃었습니다 ㅎㅎ 혼자 사는 게 아니니 비교 자체를 문제랄 수는 없겠지만, 예를 드신 것처럼 이 나라는 유독 '기준이 없는 비교'가 심한 곳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비교를 위한 비교랄까요. 아니면 비교를 하고 있지 않으면 안심이 안 되는 중독성 비교랄까요. 비교 자체가 의미가 없을 만큼 삶의 양태가 다양해지면 좀 나아지려나요. 이를테면 옆집에는 중국인 부부가 살고 그 옆집에는 베트남인 엄마가, 그 옆집에는 방글라데시인 아빠가 산다면 말이죠 ㅎㅎ^^

노이에자이트 2011-02-27 15:17   좋아요 0 | URL
비교 중독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외국인과의 결혼이 많아지면 그런 가정과 우리를 또 비교할 것 같은데요...

마녀고양이 2011-02-27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절대 동감.................
서로 비교하고, 자신이 스스로 비교하고, 주위 사람도 비교시키고. ^^
시기심의 문제이고, 자긍심 부족의 문제겠죠. 그냥 지 잘났다 믿고 살렵니다. 홍홍.

근데요, 이쁘고 늘씬한 여자만 보면 저도 모르게 질투심이 모락모락..

노이에자이트 2011-02-27 15:14   좋아요 0 | URL
시기와 질투를 평등의식과 혼동하는 사람도 많더군요.

이쁘고 늘씬한 여자 보면 좋아요!

pjy 2011-02-27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때 아빠말대로 미친척 했으면 "이대나온 여자"라고 말할 수 있었을텐데요~~ ㅋ
근데 사실 아빠가 꼬셔서 대학4년 나왔지만 현재 그닥 큰 밑거름이라고는 못하겠는데요~~
직장 구할때는 학력과 전혀 관계없는 곳만 댕겼고 댕기고 있고
이상하게도 학력을 써먹을만한 상황은 오로지 선 볼때뿐-_-;

노이에자이트 2011-02-27 15:15   좋아요 0 | URL
이대 나온 여자~~ 하하하...

선볼 때 학력도 우리나라에선 대단히 중요한 기준이 되겠지요.

루쉰P 2011-02-28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전 대공감을 하네요. ^^ 저 역시 32년의 인생 남을 기준에 두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 글을 보고 돌아 보게 됩니다. '빈곤론'이란 책을 읽었는데 그 누구와 비교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 경제적 조건이 그리고 정신적 조건이 만족감을 느낀다면 행복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남과 비교하며 사는 인생은 '상대적 행복'이지 않을까요? 그런 상대적으로 저 사람보다 혹은 저 대학보다 저 직장보다 하며 일일이 비교해 행복의 우위를 따지는 것이 상대적 행복인 것 같습니다. '절대적 행복' 비교가 아닌 노이에자이트님의 말씀처럼 자기 본위의 삶을 영위하며 행복감을 느끼며 사는 것이 절실하다고 느끼는 요즘입니다.^^
하기사 백수로 집에서 은둔하며 살 때는 담배값 2500원만 있어도 인생의 무한한 행복을 느꼈거든요.^^ 너무 추한가요?

노이에자이트 2011-02-28 17:25   좋아요 0 | URL
늘 비교만 하면 행복해질 수가 없는 것 같아요.

음...추하지 않습니다.솔직한 고백이네요.

cyrus 2011-02-28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반자본 발전사전>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는데 강대국이 만들어 낸
'발전' 에 대한 환상 때문에 빈곤과 저성장 문제로 겪는 개발 도상국마저도
환상을 쫓아 가게 되어서 자신들 스스로 강대국이라는 타자가 만들어낸 기준과
그 시선을 통해서 자신이 사는 국가가 빈곤하다, 부유하다 라는 식으로 비교를 한다네요.

특히 한국 같은 경우에는 그런 단적인 예를 볼 수 있죠. 노자님의 글에서 언급하신
복지국가에 대한 것도 있고 G20 정상회의 참가 좀 했다고 나름 선진국인 척하고
싶은 MB가 그런거 같아요. 올해 신년사에서도 성장과 발전을 강조하는 선진국이
되자고 포부를 말한 것도 보면 한국도 발전에 대한 맹신에 너무 빠져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그런 맹신 속에서 타자와 자신을 비교하려는 것도 그렇고요.
선진국 순위 정하는 거 그거 별 것도 아닌데 일본보다 순위가 낮으면 일종의
자괴감을 갖게 되는 경우죠. 이번 글이 최근에 읽는 책의 내용과 맥락이
비슷해서 공감이 갑니다. ^^

노이에자이트 2011-02-28 17:24   좋아요 0 | URL
우리나라 역사학계의 자본주의 맹아론은 민족주체적인 이론이라고 해서 지금도 주류이지만 경제사적으로 보면 철저하게 서구발전단계에 기준을 둔 것이죠.

일본은 일본대로 사는 거고...우리나라도 그런 기준에 너무 얽매이지 않으면 좋겠어요.대통령뿐아니라 모두 그렇게 읽매여 있는 것 같아요.

햇빛눈물 2011-02-28 0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에서 아이들과 있으면, 아이들도 다른 아이들과 비교 당하기를 엄청 싫어하면서, 자기네들끼리 담임 비교를 합니다. ㅋㅋ 비교라는 것도 자기네들의 상황을 합리화하고 불만을 표출하는 하나의 방식 같습니다. 그리고 현빈 애기하니 씁쓸한 기분. 와이프가 현빈을 엄청 좋아하게되서(시크릿 때문..) 집에서 절 소 닭 보듯 합니다. ㅋㅋ 아마도 이런 분 많이 계실듯 합니다. 하하~~

노이에자이트 2011-02-28 17:22   좋아요 0 | URL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비교하는 버릇도 어른들이 들여놓은 것이죠.

현빈 멋있지 않습니까...남자들도 좋아하는 연예인이 있듯이 여자들도 그렇겠지요.

黑海 2011-03-03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미 비교되기 이전에 비교되어 있는 거죠.

"180cm 이하는 루저다" 라는 말을 하기 이전에 이미 사회적으로 "비교되어 있는" 겁니다. 직접적으로 말로 꺼내서 그것을 비교해야만 비로소 비교하는 것이 아니죠.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뜬구름 잡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노이에자이트 님과 저를 포함해서 대상과 대상을 비교하는 것은 우리가 말을 해서 그것을 비교하기 전에 "이미 비교되어 있는 것"입니다.

좀 더 거창하게 말하면 동일성과 차이의 문제까지 다다를 수도 있겠죠. 차이를 억압하는 동일성의 논리가 비교 이전에 이미 비교하는 것이죠.

사유하는 대상의 인식론적인 동등성이 전제되지 않으면 비교라는 것은 사실은 불가능한 거죠.

상상이든 뭐든 간에 근대 유럽이 명시적이든 암묵적이든 비교의 기준이 되어 대상 및 사물을 위계서열화하는 거죠.

근대를 정당화하는 논리 자체가 이미 그런 비교의 논리입니다. 따라서 비교 자체가 이미 권력의 작동인 거죠.

아니 사실은 역사 담론이든 어떤 담론이든 간에 이미 그런 비교가 되어 있는 것이죠.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전근대 사회를 파괴하고 열등한 것으로 간주하면서 근대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요?

인식론적인 동등성이 보장되지 않는 한

비교는 이미 "비교되기 전에 비교되어있는" 또는 "보이지 않는 잉크로 쓰여진" 객관적이며 가치중립적인 척 하면서 대상과 사물을 위계서열화하는 "권력의 작동"인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비교는 무의미하고 "이미 비교되어 있는" 그것을 문제 삼는 게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추신: 나중에 또 글을 달게 될 지 모르겠으나 여기서 노이자이트 님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자 합니다.

글을 쓰는 행위 자체가 이미 "배제"의 행위라고 생각하는 黑海 여기서 퇴장하겠습니다. 만수무강하시길 바랍니다.



 

    고등학교 국어시간. 선생님은 박지원에 대해 설명하는 중이었는데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자면 대강 다음과 같았습니다....열하일기를 지금은 훌륭한 책이라고 평가하지만 당시 정조 시대엔 몹쓸 책이라고 단죄되었다, 박지원은 양반들이 쓰는 점잖고 수준높은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세간의 민중들이 쓰는 속담이라든가 관용구 즉 약간 비속어 같은 것도 집어넣었느니라....정조는 이런 글을 대단히 싫어하여 열하일기를 금서로...그리고 청나라를 통해서 재미있는 소설류 예를 들어 삼국지 수호지 같은 소설이 많이 들어오는 것을 심히 싫어하여 결국 미풍양속을 해치는 것으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단속을 지시했다...그리고 문체까지 간섭했다...유식한 말로 이걸 문체반정이라 하느니라...운운... 

   수업이 진행되는 도중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국사시간에 배운 정조는 개혁을 실시하여 우리나라 문물이 발달했고 일종의 르네상스를 이룬 명석한 군주라고 배웠는데 국어시간에 배운 정조는 그게 아니라는 건가? 세상에 무슨 놈의 르네상스를 이룬 군주가 문체에까지 간섭한단 말인가? 사람이 살다보면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고 싶은 것은 본능 아닌가? 그런데 소설을 못읽게 하다니...그렇다면 허구한 날, 도덕주의로 가득찬  내용, 예를 들어 아침조회 시간 교장의 훈화 같은 것만 읽으란 말인가? 정말 이상한 군주네...정조는 학문을 좋아했다는데 그런 사람이 이런 말도 안 되는 검열을 지시했단 말인가?

   정답 하나만을 요구하는 단답식 교육! 그렇다면 정조는 나쁜 왕인가, 좋은 왕인가? 그래서 고교생인 저는 간단히 생각하기로 했습니다.국어시험에서는 정조는 나쁜 왕으로, 국사시간에서는 좋은 왕이라고 해야 한다고.! 그러고 보니 국사라는 과목은 참 독특하기도 했습니다.사회시간에는 자민족 중심주의가 안 좋다고 배웠습니다.외우기도 힘든 쇼비니즘이니 징고이즘이니 하는 것을 소개  하면서 폐쇄적 국수주의적 사고방식에 대해 낱말풀이를 한 참고서도 있었고...그런데 국사시간에는 우리 것은 다 좋은 것이고 우리 문화는 다 수준높은 것이라고 배웁니다.이게 자민족 중심주의 아닌가? 사회 시간엔 안 좋다고 배워놓고 국사시간엔 그런 걸 가르치는 건 또 뭔가...하여간 요지경일세...

   대중들이 역사적인 인물에 대해 얻는 정보는 학생 때 배운 교과서, 그리고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서입니다.요 몇 년 간 정조에 대해 대중들이 품고 있는 긍정적인 상은 미남 연기자 이서진이 정조로 나온 드라마 '이산' 덕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더군다나 정조가 남인들을 주로 중용했고, 남인이라면 왠지 좀 소외된 세력이라서 더 동정심을 얻기도 합니다.이미 1990년대 초에 이인화의 <영원한 제국>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정조가 독살되었다는 설이 힘을 얻었습니다.그 이후에 정조 살리기에 적극적인 이덕일이 쓴 책이 날개돋힌 듯 팔리니 정조의 성가는 하늘 높은 줄 모릅니다.

   강명관이 요 몇 년전 정조는 사상탄압을 한 보수파라는 주장을 했지만 역시 정조에 대해서 좀 냉정한 평가를 하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근거가 문체반정입니다.하지만 강명관이 나서기 훨씬 이전에도 문체반정을 다룬 국문학사 관련 연구서를 읽어보면 정조의 사상탄압은 분명히 나와 있습니다.정약용의 문학관 역시 정조와 판박이나 마찬가지입니다.이런 분야에 대한 책을 읽어봤다면 당연히 정조나 정약용에 대한 평가가 호평 일색일 수는 없지요.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문체반정에 대해 배우는 분량은 별로 안 됩니다.아마 좀 자세히 가르치는 선생님을 만나면 모를까 대부분은 박지원을 배우면서 패관문학을 요약한 것 정도를 외우다가 끝나게 될 것입니다. 고교 수업 시간에 문체반정이라는 단어라도 들어본 사람은 거의 없지 않을까요.그러니 국사시간에 배운 '정조는 훌륭하다'는 내용만 머리에 남지요.이인화와 이덕일 덕에 정조는 좋은 사람이고 노론은 나쁜 놈이라는 도식에 빠진 사람들도 많을 것입니다.민족주체성 교육이라고 해서 당쟁을 배우지 않으니 박지원이 노론이라는 것을 알면 "어...노론은 정조를 독살한 나쁜 놈들 아닌가?...박지원은 좋은 사람인데 그가 노론이라니..." 하는 등등의 순진무구?한 말을 내뱉게 됩니다.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조금만 더 깊이 있게 배웠더라면 정조가 사상탄압을 했다는 사실에 대해 그렇게 놀라거나 하진 않을텐데, 아무래도 우리나라 특유의 쑤셔넣기 교육( 주입식 교육은 물을 흘리듯 집어넣는다는 뜻이니 엄밀히 말하면 우리나라 교육은 주입식이 아닙니다.냅다 쑤셔넣는 교육이지요)은 거기까지 도달하기 힘든 것 같습니다.그러나 진정한 교육은 부모와 선생이 가르쳐 준 거짓말을 버리는 데서 시작한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그러니 요 몇 년 간 정조에 대해서 좀 비판적으로 재조명한 책을 읽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정조에 비판적인 책들 

   이한우 <정조:조선의 혼이 지다. 보수의 피로 개혁을 갈망한 비운의 군주> (해냄출판사 2007) 

   강명관  <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 (푸른역사 2007) 

   신동준  <조선의 왕과 신하, 부국강병을 논하다> (살림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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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1-02-23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수의 피로 개혁을 갈망한 비운의 군주, 라는 표현이 와닿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02-23 17:55   좋아요 0 | URL
예.정조의 비극을 정확히 표현한 문구입니다. 위에 소개한 세 권 모두 딱딱한 학술서적이 아니고 잘 읽히는 책입니다.

마녀고양이 2011-02-23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사는 참 어렵습니다.
워낙 오랜 이야기이고, 사실 관계를 정확하게 알기 어려울 뿐더러
남아있는 이야기는 승자의 해석이라는 것을 저는 공감합니다.

사실, 현대사조차도 잘잘못을 따진다거나, 그것까지도 바라지 않은,
실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도 확실하지 않으니까요. 그건 제 자신의 일마저 그러니
누가 나쁘다 좋다 현명하다 아니다 이렇게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예요.

그냥 훌륭한 군주로 알고 있으면 안 될까요? 안 그래도 존경할 사람이 부족해요. 헤헤.

노이에자이트 2011-02-23 21:15   좋아요 0 | URL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승자의 해석에 맞서서 패자를 조명하는 책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죠.


cyrus 2011-02-23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사실 저도 이번에 정조의 역사적인 행적으로 문체반정은 처음이었거든요.
백승종 씨의 책을 읽으면서 역사적 인물에 대한 평가를 볼 때는 한 쪽 입장만
보는게 아니라 서로 다른 양쪽 입장을 같이 보면서 비교하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전에는 한쪽 입장의 평가로 이루어진 책들만 읽는 편협적 독서였거든요.
노자님 덕분에 정조를 비판한 다른 책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

노이에자이트 2011-02-23 21:16   좋아요 0 | URL
자기 입맛에 맞는 책만 읽는 사람들 중에선 그와 반대되는 책을 읽을 때 자신의 믿음이 흔들리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이들이 많습니다.그걸 극복해야 하는데 말이죠.

양철나무꾼 2011-02-24 0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권해주신 책은 강명관 거 하나만 읽었습니다.
잘 적어놨다가 나중에 차근차근 읽어봐야 겠네요.

노이에자이트 2011-02-24 16:31   좋아요 0 | URL
요즘 강명관 씨가 대중들에게도 많이 인지도를 얻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시장미 2011-02-24 0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마트폰으로 열심히 댓글 남겼는데....없어졌어요 ㅠㅠ 이따 다시 남겨야 겠어요 ㅋㅋ

노이에자이트 2011-02-24 16:31   좋아요 0 | URL
으흠...저는 스마트폰이 없어요...

쉽싸리 2011-02-24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면 지금의 우리는 참 편합니다. 그야말로 이현령비현령이죠. 그것도 또다른 역사가 되겠지요.
두루두루 살피어 자신이 논리를 갖추는게 중요하지 싶어요.

노이에자이트 2011-02-24 16:33   좋아요 0 | URL
무슨 사건이든 사실관계 다음은 해석을 둘러싼 논쟁입니다.주관과 희망섞인 기대까지 섞여있지요.

BRINY 2011-02-24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같은 의문을 품었드랬습니다. 국사 교과서에서는 문체반정을 안다루고 있거든요. 추천하신 책들을 읽어봐야겠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02-24 16:33   좋아요 0 | URL
하하하...학창시절의 의문점을 성인이 되어 책을 통해 해결할 수 있지요.단 그 정도의 호기심이 안 남은 사람이 많아서 문제지요.

黑海 2011-02-25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성군과 폭군의 이분법 자체가 이미 봉건적인 것 아닌가요? 왕에 대해 왜 그리들 깊은 관심을 기울이는지 그게 더 궁금하군요.

오히려 중요한 것은 그 왕이나 왕족 및 귀족들 밑에서 때로는 복종하고 때로는 저항했던 평범한 "우리들"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 지배 아래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폭군이나 성군이나 그게 그거일 수 있어요. 이른바 아테네 민주주의 시대에 노예가 그 이전에 비해 더 많았던 것처럼요.

그 당시의 노예나 여성들에게는 참주정이나 왕정이 민주정과 다를 바 없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 중요한 것은 어디까지나 역사담론의 지배효과를 분석하는 일이지요. 항상 과거에 대한 상상일 수밖에 없는 언어적 구성물이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하게 만드는가

사실들은 무수히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어떤 주장이나 이론이 사실에 맞느냐 안 맞느냐를 따지는 것은 그다지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죠.

어떤 주장이 어떤 시선으로 어떤 논리로 과거를 바라 보느냐 그 논리가 사회에 미치는 권력의 효과나 문제점을 따져야지요.

스트레인지러브 2011-02-25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조의 인생을 통틀어서 일관된 정서는 '어릴 적에 비참하게 죽었던 아버지'에 대한 기억과 진혼, 그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정조는 어디까지나 유년 시절에 트라우마 속에서 아버지를 죽인 노론 벽파와 기성권위에 대항하고 복수하기 위한 정책들을 폈다'는 게 진상일지도 모르겠네요.

정조가 부대끼면서도 적대한 아버지의 원수가 당시의 기득권이였던 노론 벽파였다는 점이 지금의 정조에 대한 '개혁군주' 이미지를 만들지 않았나, 이런 생각도 들고요.

분명해 보이는 건 정조는 이산에 나오는 것마냥 '서민을 사랑한 애민군주'는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정조는 주자학적 전제군주를 지향하지 않았냐는 생각이 드네요. 전 솔직히 조선 임금 중에 진실로 백성을 사랑한 군주는 백성들 속에서 비참한 생활을 해 봤던 '철종' 하나라고 생각해서.

노이에자이트 2011-02-25 20:55   좋아요 0 | URL
저렴한 마음 님의 생각은 이한우 씨와 비슷합니다.단, 최근 정조어찰 연구성과에 의하면 정조는 노론 벽파와도 친하게 지냈다는 사실이 적혀있어서 화제가 되었지요.

루쉰P 2011-02-26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저 역시 주입식 교육의 피해자군요. ^^ 노이에자이트님 덕분에 사상 교정을 하고 갑니다. 저술이라는 것이 무서워 한 번 편향된 쪽으로 서술이 되면 일반 독자는 무비판적으로 따라 가길 마련입니다. 흠...이인화야 원래 싫어하는 작가니까 그렇다고 쳐도 이덕일의 책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을 감동적으로 읽은 저로서는 정조에 대한 평가를 달리 해 봐야 겠다는 생각을 하네요.

노이에자이트 2011-02-26 23:11   좋아요 0 | URL
우리나라는 주입식 교육도 아니죠.쑤셔넣는 교육입니다.

이덕일은 영향력이 크고 또 능력있는 저술가입니다.하지만 극단적인 주장을 하기 때문에 적이 많더군요.정조독살설을 부정하면 친일파라고 하는 등...

루쉰P 2011-02-27 08:10   좋아요 0 | URL
푸하하 그렇군요. 쑤셔 넣는 교육....정말 딱이죠. 이덕일은 참 책을 재밌게 쓰는데 그렇게 극단적이라니...영 무섭네요...

노이에자이트 2011-02-27 15:07   좋아요 0 | URL
안타까워요.그래서 적이 많죠.
 

    미국의 소설가 디어도어 드라이저. 그의 소설은 이름처럼 정말 드라이합니다.마치 사진으로 찍고 녹취록을 틀어놓은 것 같은 생생하고 치밀한 묘사...예술을 위한 예술이라든가 감동적인 휴먼드라머와 웬수진 것 같은 문장이 빽빽이 이어집니다.그의 초기 대표작 <황혼>에는 부자가 되고 싶어하는 가난한 여주인공에게 부잣집 마나님이 이렇게 일러줍니다." 부자들도 가난한 사람처럼 고민도 하고 괴로운 일도 있어요." 그러자 우리의 주인공이 이렇게 대답합니다."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똑같이 그렇게 고민하고 괴로운 일도 있다면, 이왕이면 부자로 살면서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게 낫죠." 지금도 가끔 떠오르는 명문장! 

    어떤 남자와 결혼해야 하느냐 하는 문제로 수다떠는 여성들이 나오는 드라마 장면. 그중 기혼여성 한 명의 솔직담백한 말씀인즉..." 야...남자들이란...결혼해서  마누라 속 썩이는 건 다 똑같아. 그래도 돈이라도 많으면서 바람피우면 낫지. 알거지 주제에 바람까지 피워봐라...볼 걸 보지 못본다!" 오...정말 솔직하면서도 드라이한 대사로다! 

    드라마 보면 가난한 집안은 가족끼리 서로 화목하게 지내고, 부잣집들은 유산 가지고 싸우고 법정까지 가서 죽네 사네 하는 장면도 많지만...부자이면서도 화목하게 지내는 사람들도 많지요. 오히려 가난이 가족 간 불화를 조장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드라마에서나마 부잣집 사람들이 서로 못잡아 먹어서 눈알 부라리는 장면을 보면서 " 그래도 우린 저러진 않아...있는 것들이 더 한다니까..." 하면서 자기위안하는 게 정신건강에도 좋은 것  같아요. 

   예전 가난한 사람들 사는 골목 주택가는 이웃끼리 왕래도 많이 하고 그랬는데 요즘은 아파트 시대.저소득층이 사는 아파트일수록 이웃 간에 인사도 안 하며 지내고, 서로 얽히기를 싫어한다고 합니다.엘리베이터에서 이웃과 마주쳐도 인사하는 사람이 부유층 사는 아파트보다 더 드물다고 하네요.서글픈 격언 중에 "가난하면 정치의식도 가난하다" 는 말이 있는데, 가난하면 이웃 간의 친밀함도 가난해진다는 말이 새로 생길 것 같습니다. 

  나는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사람한테 인사 잘 하는데...그냥 멀뚱멀뚱하는 것은 이상해서 말이지요...그런데 알고 지내면 번거로워질까봐 인사를 받고도 무표정인 사람들도 있긴 있어요.누가 지네들한테 보증 서달라고 부탁할까봐 저러나...하는 생각도 납니다만...원래 겸손한 탓인지 상대 나이와 무관하게 먼저 내가 인사하는 버릇은 버릴 수도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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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1-02-18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이런 소설을 눈 앞에서 그냥 지나치고 있었다니
간혹 헌책방에 들리게 되면 범우사에서 나온 드라이저의 <황혼>을 만나게 되는데
구입해서 읽어봐야겠습니다. 저도 별로 친하지 않은 이웃이라도 저절로 인사하게 되더라구요. 안 하면 좀 뻘줌하구요,, ^^;;


노이에자이트 2011-02-18 23:37   좋아요 0 | URL
미국문학사에서 20세기 초의 명작으로 꼽힙니다.시골에서 대도시로 올라온 청춘남녀가 도시에 적응해가는 과정을 그리는 솜씨가 탁월한 작가이지요.

인사해도 안 받아주면 기분이 거시기합니다.

스트레인지러브 2011-02-20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쪽 아파트는 요즘 사람들 이사오고 나감이 심해지니까 사람들 얼굴이 너무 자주 바뀝니다. 왜 그런진 잘 모르겠지만, 엘리베이터 안에서 같이 서 있던 사람들이 못 보던 사람들로 계속 바뀌어가는 걸 보면.. 인사는 하지만 그 이상의 말은 쉽게 안 걸게 되더군요.. 저만 그런가.

요즘은 가난한 사람일수록 남이랑 얽히는 것을 싫어한다는 건 나름 충격이네요. 하긴 저희 세대만 보면 부자 애들일수록 사회 인맥도 많이 만들고 행동반경도 넓은 반면 가난한 애들은 그 반대로 가는 건 저도 느끼고 있으니..

노이에자이트 2011-02-20 22:28   좋아요 0 | URL
저는 볼 일 있어서 다른 아파트 갈 때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는 사람과도 인사합니다.그냥 버릇이 들어서요.

가난하지만 착하고...운운...하는 이야기는 솔직히 말해서 일종의 신화일 수도 있죠.

가시장미 2011-02-21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 전 현호가 있어서.. 대신 인사시키고, 대신 인사받아서 좋아요. ^^
애기다 보니, 대부분 반갑게 웃으면서 인사하고, 받아주고, 그러다군요.
요즘 세상에 이웃끼리도 인사하면서 지내기 쉽지 않죠.
생각해보니, 이상하네요. 손해보는 일도 아닌데 말이죠.. ^^;;

노이에자이트 2011-02-22 17:26   좋아요 0 | URL
요즘 청소년이나 대학생들은 어른들에 비해서 비교적 잘 웃고 싹싹한 것 같습니다.아무래도 중장년층이 무표정인 경우가 많죠.
먼저 웃으며 인사하는 것을 체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 것 같아요.

흑해 2011-02-25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글쎄요 그 얘기는 공동체가 자본주의에 의해서 파괴되기 전에 그랬다는 거 아닌가요?

그런데 제가 만약에 이런 이야기를 먼저 했다면 그렇지 않은 사례도 있다면서 노이에자이트 님에게 면박을 당했을 듯 싶습니다.

그러면 저는 요즘 청소년이나 대학생들 중에도 무표정인 사람이 많다는 걸 보여줘야 할까요?

문제는 서로 모순되기도 하는 무수한 사실들을 빠짐없이 알아내는게 아닌 듯 합니다.

그 주장이 어떤 시선으로 그 사실들을 바라 보고 그 주장의 논리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