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나이값을 하는 사람은 나이 어린 사람에게서 배우기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습니다.하지만 우리나라의 엄한 연령주의하에서는 이를 실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논쟁의 모범사례로 꼽는 조선시대의 사단칠정론. 장성의 기대승과 안동의 이황의 나이 차이는 거의 부모자식 뻘이지만 이황은 나이가 어린 기대승에게 나이를  가지고 권위주의를 내세우지 않았습니다.조선시대가 수직적인 질서로 숨이 막힐 것만 같았을 것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최소한 이 정도의 숨쉴 구멍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나이차가 한 두살만 나도 위아래를 따져 반말 존대말을 갈라야 직성이 풀리는 관행 아래에서는 나이어린 사람을 스승으로 모시기가  쉽지 않습니다.어린 동생을 존경하다니...하는 생각이 있으니까요.그러고 보면 우리나라 풍토에서는 나이 어린 사람에게 배우기를 부끄러워하는 의식을 조장하는 분위기가 많아서 유감스럽습니다.아니 나보다 나이 어린 사람을 존경하기는 커녕 벗으로 삼기도 힘듭니다. 

  영화 '시네마 천국'에서는 할아버지 같은 영사기사와 어린 소년이 친구처럼 지냅니다.우리나라 같으면 할아버지가 손자 뻘되는 소년을 귀여워할 수는 있을 망정 대등한 친구처럼 대화를 주고받지는 못할 것입니다.나이차이가 난다고 해서 친구가 되지 못하는 담장이 가로놓인 사회에서 산다는 것은 참 불행합니다. 

  우리나라 대학에 유학 온 외국의 젊은이들은 한국대학 특유의 선후배 따지기, 나이따지기에 당혹스러워합니다.같은 유교문화권인 일본인이나 중국인들도 혀를 내두릅니다.그들이 하는 지적을 고깝게 받아들이지 말고 우리나라의 이런 권위주의가 젊었을 때부터 권위주의적인 성격을 고착화하고 인간관계를 편협하게 만들지 않는지 한 번 반성해 볼 필요도 있을 것입니다. 

  한살 두살 나이를 먹어갈수록 우리나라의 나이따지기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더 들어가고 있습니다.나는 "사나이는 친구를 택할 때와 결투할 때 나이를 묻지 않는 법이다" 하는 말을 가끔 합니다.방정환 선생의 권유를 지켜서 어린이나 청소년에게도 존대말을 합니다.나이 어린 사람에게서도 배우는 마음을 갖추기 위해서 권하는 예절이기도 합니다.그리고 나아가서 나보다 어린 사람이라도 존경할 만한 인품을 가진 사람이라면 서슴없이 내 귀감으로 삼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나보다 나이 어린 사람이 나와 대화할 때 좀 어색해 하고 불편해 한다면 이렇게 해보십시오." 이보시오. 동무. 우리가 나이차이 나면 얼마나 난다고 그러시오.편하게 대하시오.내가 나이 몇 살 더 먹었다고 벼슬처럼 내세우고 그런 놈이 아니오.동무라고 부르든지 형제라고 부르든지 합시다!"

   


댓글(17)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yamoo 2011-08-14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시덥잖은 권위주의 때문에 우리나라의 장유유서의 미덕이 급속히 퇴색되어감을 금할 수 없습니다. 대학생들도 저러니, 학계는 오죽할려구요~ 지도교수 비판은 엄히 금하고 있으니 학문이 발전할 수 있나요?

몇년전 고대 법학과 김남진 교수는 충남대에서 교수하고 있던 고 유지태 교수를 고대 교수로초빙한 분입니다. 하두 자기 이론이 잘못됐다고 논문에서, 그리고 학회에서 비판했다고... 그 비판정신에 때문에 고대로 초빙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학회 당시 김교수는 원로 측에 속했고 유교수는 거의 막내 수준인 40대 중반이었으니 김남진 교수의 학문적 태도를 엿볼 수가 있지요.

고대에서 유교수의 행보는 독보적이었고, 강의도 책도 그리고 논문도 정말 잘 썼지요. 행정법학계를 일끌어갈 3명의 트로이카 중 한 분이었는데, 몇 년전 암으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개인적으로 교수들 중에서 존경하는 몇 안되는 분이었는데...

전부터 생각해 온 바가 겹쳐서 반가운바, 주절거렸네요~ 글 잘봤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08-14 21:36   좋아요 0 | URL
김남진 씨야 행정법 분야에서 낸 책이 수험생들의 필독서이기도 하고 그렇죠.그런데 저런 대범한 모습을 보여주었군요.우리나라에서는 참 보기 드문 미담입니다.

그런데 그런 촉망받는 학자가 일찍 가다니 참 안타깝군요...

우주 2011-08-16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오랜만에 들릅니다. 이 포스트에 공감합니다. 좋은 글입니다. 외국생활을 너무 오래하다 한국에 들어와 지내다보니 주변에서 자꾸 나이를 의식하게 만듭니다. 한국인인 저도 불편한데 한국에 와 있는 외국인 유학생들이야 오죽하겠습니까. 나이와 출신학교 묻기. 정말 염증이 날 정도입니다. 제가 미국에서 다니던 직장에서 10년이 넘도록 거래하던 미국인들 중 나이나 출신학교를 제가 아는 사람은 단 한 명뿐입니다. 그것도 너무 친해져 자연스럽게 화제가 되어 알게 되었죠. 관심이 없어서 모르는 게 아니라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는 의식이 뿌리 깊은 것이죠. 하버드를 다녔다고 해도, Yeah? Really? 하고 말 뿐이죠. 그게 지금 하는 일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는 것이기도 하고요. 그런 사실을 존중해줄 수는 있어도 지금 그 사람이 하는 일과 irrelevant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니까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 어떤 결과를 내고 있느냐가 주안점인 것이죠. 나이가 많든 적든 서로 이름을 부르고 존칭을 생각하지 않으니 편하면서도 가깝게 지내기 더욱 쉬워집니다. 한국은 존칭과 존대말이 있어도 말로만 그렇고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는 것 같은 데 반해, 서양인의 경우는 말로는 격이 없어도 마땅히 존경할 대상에게는 마음으로부터 예를 표하는 게 다른 듯합니다. 아무튼 어쩌면 불행히도 한글의 존칭/존대말 구조가 격이 없는 인간관계에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노이에자이트 2011-08-16 17:07   좋아요 0 | URL
우리 한국인들도 나이나 학교를 묻지 않고 대화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지나치게 위계질서가 엄하고 2인칭 대명사가 없어서 상대에게 말 붙이는 것조차 쉽지가 않죠.한국 특유의 존비어체계가 소통에 많은 장애가 되고 있습니다.
굳이 서양이 아니더라도 동일한 유교문화권인 일본과 중국인들도 한국 젊은이들의 지나친 위계질서 따지기에 놀람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늙은이도 아닌 젊은이 심지어 어린이들조차 그런 잘못된 질서의 노예가 되어있죠.

우주 2011-08-18 09:38   좋아요 0 | URL
네, 일본과 중국인의 경우도 그렇군요. 제 경험을 돌이켜보니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존비어체계"라는 게 정말 문제이긴 합니다. 낯선 사람은 물론 조금 아는 사이에도 대화를 유발하는 데 장애가 되는 경험을 하거든요. 나이와 관련해서, 또 요즘 언론에 오르내리는 여자 연예인과 관련해서 생각 나는 게 있습니다.

조다난 스위프트가 1699년, 그러니까 32살 때 좌우명 비슷한 시를 지었습니다. 아마 그 자신이 싫었던 걸 적어두어 나중에 나이들어 자신만은 그러지 않으려 다짐했던 것 같아요. 그중 일부를 소개할까요? 이미 아시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제목: 나는 늙어서 (When I Come to be Old)

젊은이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경우가 아니면 그들을 친구삼으려 하지 말자.
짜증내거나 시무룩해하거나 의심스러워하지 말자.
같은 사람한테 했던 말 또 하고 또 하고 하지 말자.
탐욕을 부리지 말자.
품위와 청결을 소홀히 하지 말자.
젊은이들에게 너무 엄격하지 말고, 젊음에서 말미암는 어리석음과 결점을 참작하자.
조언이나 훈계를 남발하지 말자. 그것을 구하는 사람 외에는 아무도 청하지도 않은 조언이나 훈계는 삼가자.
많은 말을 삼가자. 특히 내 얘기 하기를 삼가자.
과거의 아름다움이나 건강을 자랑하지 말자.
....
등인데요, 지금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젊은 연예인을 향해 나이먹은 선배들이 공개적으로 훈계를 서슴치 않는 것을 보니 스위프트의 시가 생각나더군요. 또 마침 이 자리에 장유유서 얘기도 나오니 한번 적어봤습니다. 생물학적 나이와 지혜 사이에 등식이 성립하는 경우는 드문 것 같습니다. 혹 그렇다 하더라도 스위프트처럼 구하지도 않은 훈계를 남발하는 사람들이 곱게 보이지 않는군요. 참 곱게 나이먹기가 정말이지 쉽지 않은가 봅니다. 그런가 하면 40-50대도 60-70대 못지 않게 훈계하기 좋아하던데, 훈계의 연령층이 낮아지나 봅니다. ^^ 다니다가 만나게 되는 인반인도 그렇지만 언론에 오르내리는 어떤 진보논객은 자신에게 욕은 해도 훈계하지 말라면서 정작 자신은 독설 어린 훈계를 일삼는 걸 보면 놀랍더군요. 그러니 그를 따르는 젊은 세대로 그런 모습이 귀감으로 전이된다면 앞으로 훈계의 연령이 더욱 낮아지겠어요. ^^


노이에자이트 2011-08-18 16:37   좋아요 0 | URL
스위프트의 말은 정말 경청해야 하겠습니다.나이가 들수록 귀를 크게 열고 입은 다물어야 대접받는다는 말이 있죠.아주 젊었을 때부터 위아래 따지는 버릇이 쌓이고 쌓여 40정도 되면 완전히 지적질과 훈계질이 몸에 밴 사람들이 많습니다.존비어 체계가 엄하지 않다면 그렇게까지 되진 않을텐데...하고 생각해보기도 합니다만...

진보인사들 중에서도 일상은 철저히 인습의 노예가 된 사람들이 있습니다.그래서 인습은 이념보다 강하다는 격언이 있죠.이런 좋은 댓글은 여기 들러주시는 분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우주 2011-08-18 21:19   좋아요 0 | URL
찬찬하게 글을 잘 쓰신다고 제 짝(^^)이 그러는군요. 그러면서 혹시 특별히 어디에 글이라도 기고하시나 물어봐달라네요...

노이에자이트 2011-08-18 22:42   좋아요 0 | URL
인터넷에 글 쓸 때 명료한 표현에 중점을 두는 편입니다.읽는 사람이 편한 글을 써야 소통이 되니까요.육두문자나 자극적인 표현은 안 쓰려고 노력합니다.

기고할 실력까진...글쎄요.여하튼 칭찬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2011-08-19 06: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19 16: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20 08: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11-08-16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구든 선배든 후배든, 만나다보면 각각 배울 점이 있더군요. 특히 배울 게 없을 것 같은 나이 어린 후배에게서도 배울 점이 많아서 놀라곤 하죠. 그런 것 보면 사람 사귀는 데에 나이는 상관 없는 것 같아요.

그 누구에게도 배울 점이 있다고 합니다. '음식을 구걸하는 거지에게도 배울 점이 있다, 그는 욕심을 부리지 않고 한 끼의 식사만을 구걸한다.' 써 놓고 보니 어디서 읽은 것 같아요.

우리 나이 따지지 말고 좋은 관계를 이루며 삽시다. (참고로, 저 나이 많아요.ㅋ) 블로그를 통해 젊은 친구들을 사귀는 것,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글을 통해 많이 배우고 있어요.

노이에자이트 2011-08-16 17:10   좋아요 0 | URL
그래서 나이 많은 이가 나이 적은 이에게 의무적으로 반말을 쓰게 되면 손해가 많아요.반말을 쓰면서 존경심을 품기가 힘드니까요.
고령화 시대엔 65세 이상이어야 나이 많다는 행세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제 글이 도움이 되었다니 기쁩니다.서로 서로 좋은 글로 도움을 주기로 해요.

페크pek0501 2011-08-19 12:17   좋아요 0 | URL
"고령화 시대엔 65세 이상이어야 나이 많다는 행세를 ..." - 그럼 전 청춘인 걸요.ㅋㅋ 기분 좋고 위안이 되네요. 고맙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08-19 16:43   좋아요 0 | URL
미리 나이 든 티를 낼 필요도 없겠죠.

70년대까지 우리나라 남자 평균수명이 70세가 안 되었다고 합니다.

Elyot 2011-09-03 0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 눈팅만 하다 글 남겨 봅니다.) 그런데, 막상 어린 사람들을 존중할 요량으로 경어를 쓰면, 그들부터가 못견뎌 하더군요. 친밀한 인간 관계를 맺을 의사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거나, 이상한 사람으로 보는 듯. 그래서 반말을 쓰면, 반말이라는 형식 자체가 갖는 힘 때문에, 저는 영원히 그들의 윗 사람이 되고 맙니다. 결국, 평등하고 허심탄회한 인간 관계는 불가능해지고, 형/누나 노릇, 동생 노릇, "노릇" 만 남습니다. 정말 재미 없고 매력 없습니다, 그러한 인간 관계란...

노이에자이트 2011-09-03 14:50   좋아요 0 | URL
아주 정확히 지적하셨습니다.그런 고민을 하셨다면 좀 더 나은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끔 시청자들이 만든 다큐멘타리가 나오는 지방방송을 봅니다.보면 화면구성이라든가 편집은 그럭저럭 봐줄 만합니다만, 역시 문제는 나레이션입니다.한국사람이니 한국말을 다 기본으로야 하겠지만 방송을 통해 들리는 발음은 전문적인 훈련을 받지 않으면 시청자들이 알아들을 수 없는  발음을 하게 됩니다.당연히 아마추어들의 발음은 듣기 힘들죠.웅얼웅얼하기 때문에 무슨 말을 하는지 도통 모를 지경입니다.마치 외국어 듣기 평가 때 듣는 것처럼 주의해야 겨우 알아듣는 단어가 몇 개 나오지요.그래서 방송인들의 발음을 아무나 흉내내는 게 아니로구나 하고 깨닫게 됩니다. 

  예전엔 사투리를 못고치는 사람은 방송진행자가 될 수 없었습니다.강호동 씨는 그 시절엔 결코 진행자가 될 수 없었겠지요.단어나 발음 고치기보다 더 힘든 것은 억양입니다.김제동 씨는 발음은 표준말 발음을 하지만 고향 억양은 못고치더군요.강호동 씨는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억양은 그렇다치고 아직도 발음을 못고치는 단어가 있습니다.바로 '나오다'발음을 못하는  것입니다.이것은 전에 '무릎팍 도사'에 나온 어떤 남자 연예인이 "아직도 나오다를 너오다로 발음하네요" 하고 지적할 때 알았는데 그 뒤로 유심히 강호동 씨가 진행하는 프로를 보니 정말 나오다 발음을 못하고 전부 너오다로 발음하는 것입니다.그래서 한바탕 웃었지요. 

  호남출신 연예인들은 비교적 표준말연습을 열심히 했는지 방송에서 정확히 말하는 편입니다.한지혜,문근영,구하라,이현 등...미쓰에이의 수지 양은 여고생인데도 혹독한 훈련을 했는지 표준말을 정확히 잘합니다.어떤 이는 호남출신들은 표준말 배우기가 용이하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니냐고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내가 호남 사람이라 아는데 호남억양을 고친다는 게 보통 힘든 게 아닙니다.표준말 발음은 비교적 쉽게 익혀도 호남 특유의 억양을 영화대사나 방송에 맞게 고치는 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지요. 

 사투리와 무관하지만, 전화를 통한 대화에서 발음을 애매하게 하는 사람들 때문에 식당에서 음식배달하는 사람들이 곤란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발음을 정확히 전달하지 못할 때 주문받는 사람 처지에선 애가 탈 노릇이지요.또 발음이 비슷해서 오해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어떤 아름다운 여인이 "나는 계곡이 좋더라, 특히 여름엔 계곡이 최고지!" 하고 이야기했는데 "계곡이 최고지" 하는 발음이 "개고기 최고지"하는 발음과  비슷해서 졸지에 개고기 좋아하는 여인이 되고 말았다는 우스개 이야기가 있습니다.이럴 땐 그냥 "골짜기가 좋더라"하고 말하면 되었을텐데 괜히 발음 때문에 보신탕녀가 되고 만 경우지요. 

  호평과 혹평은 글로 쓰면 그 차이가 명확합니다만, 발음으로는 이 둘을 구분해서 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호평이 혹평처럼 들리고 혹평이 호평처럼 들리니까요.우리 모두 아나운서나 연예인 같은 발음을 구사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말할 땐 듣는 사람이 구별하기 좋으라고 좋은 평, 나쁜 평 정도로 풀어 말하면 간단할 것입니다. 

 끝으로 연예인들 발음이 아무리 좋아도 아나운서 만큼은 안 된다는 예로 드는 발음이 있습니다.국어시간에 정확히 배우면 누구나 다 아는 발음이지만 실생활에서 실천하기는 쉽지 않죠.'빚을 지다' '볕을 쬐다' '끝을 보고야 말았다' 등입니다.소리나는 대로 써보라고 하면 특히 ㅌ 발음을 제대로 하는 사람이 한국인 중에도 거의 없습니다.차라리 외국인들 중 한국어발음을 꼼꼼이 하는 사람들이 더 잘합니다.정답은 '비즐 지다' '벼틀 쬐다' '끄틀 보고야 말았다' 입니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달사르 2011-08-06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나 틀렸군요. '끄틀' 이었군요. 전 '끄츨'인 줄 알았어요. 히. 노이에자이트님 덕분에 하나 배웠습니당~
요새는 아나운서들이 하는 발음교정을 일반인들도 많이들 한다고 들었습니다. 저희 조카도 혀가 짧으면서 발음이 부정확해서 다음에 발음교정을 시킬 생각인데요. 발음이 정확하면 아무래도 듣는 쪽에서도 편하지만, 본인의 자신감 상승에도 도움이 될 듯 하더라구요.

노이에자이트 2011-08-06 21:58   좋아요 0 | URL
'같을' 발음을 생각해 보면 됩니다.'가츨'이라고 발음하진 않죠.ㅌ발음은 뒤에 '이'가 붙을 때엔 ㅊ발음이 납니다.'같이'를 '가치'로 발음하듯이...'볕이'는 '벼치'로 발음하게 되지요.

발음이 정확하지 못한 정도가 심한 사람들의 고민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고 합니다.아무래도 정확한 발음은 듣는 사람에게도 시원한 느낌을 주지요.

cyrus 2011-08-07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전부터 독서모임차 자주 서울에 왕래하면서 표준말 쓰는데 어려워서 난감했어요.
군 복무 시절 때 서울이나 경기도 출신 사람들이랑 어울려서 그 때부터 표준말을 써보려고 노력했는데 쉽지가 않더군요. 특히 제일 힘든 부분이 노자님이 말씀하시는대로 억양입니다. 참고로 저는 대구 출신입니다. ^^;;

노이에자이트 2011-08-07 14:37   좋아요 0 | URL
지방출신들이 연극부에 들어가면 제일 고생하는 게 억양 고치는 것입니다.발음 고치기보다 더 힘들죠.

비로그인 2011-08-07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군에 있을 때 각도 사투리를 한 자리에서 접해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철책선을 지키는 부대에 저 마라도에서 올라온 친구도 있었으니까요. 후임들이야 대놓고 사투리를 쓸 수 없지만 그래도 말씀하신 대로 억양만큼은 어쩌지 못하더군요. 그런데 저는 그 억양이 참 좋았습니다. 말의 억양일 뿐 아니라 감정의 억양이기도 해서 밋밋한 서울말에 비하면 정감있기도 하구요^^

노이에자이트 2011-08-07 14:39   좋아요 0 | URL
서울말도 밋밋하다고 하기엔 나름대로 색깔이 있죠.방송에서 요구되는 표준말은 또 다르고요.

2011-08-08 1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08 17: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yamoo 2011-08-14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준어 정말 어렵더라구요...한글 맞춤법과 띄어 쓰기는 공부를 해도 헷갈립니다..ㅎ

노이에자이트 2011-08-14 21:34   좋아요 0 | URL
어떤 언어든지, 그것이 모국어라 할지라도 제대로 구사하려면 많은 공부가 필요합니다.늘 갈고 닦아야죠.

페크pek0501 2011-08-19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금 아는 척해도 되겠죠?

연음법칙에 따라
책 + 이 → [채기]
옷 + 을 → [오슬]
낮 + 에 → [나제] - 이렇게 밑의 받침을 다음 글자에 이동하여 발음합니다. 단 예외가 있는데, ㄷ은 ㅈ으로, ㅌ은과 ㅊ으로 소리내는 게 있습니다. 굳이(구지) 같이(가치) 등입니다.

연예인들에 대한 좋은 관찰력이 좋은 글을 탄생시켰군요. (우리 모두 관찰력을 키웁시다)

'A.B.앨콧'에 의하면 책보다는 관찰이 더 훌륭한 스승이라고 합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08-19 16:42   좋아요 0 | URL
깔끔한 정리입니다.특히 ㅌ 받침이 나올 때 발음을 제대로 하는 사람이 거의 없더군요.

저야 워낙 여러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내가 사는 이 아파트는 이 인근 아파트 단지에서도 저소득층이 사는 곳입니다.가끔 가다가 공공근로사업 할 사람을 모집하는 광고가 경비실 입구에 붙는 것이 그 증거지요. 공시지가도 이 부근 아파트에서 최저에 속한다고 합니다.이미 은퇴한 노인부부가 많이 살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내가 사는 아파트보다 조금 더 허름한 아파트가 바로 옆에 있습니다.그 아파트를 편의상 홍길동 아파트라고 합시다.내 이웃에는 그곳 아파트에서 이사온 사람이 있는데 한 번은 그 집 아줌마와 이야기를 하게 되다가 인류학이나 사회학 연구자들이라면 관심을 가질 만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홍길동 아파트에 살 때 여기 아파트에 사는 애들이 학교에서 우리 애를 얼마나 놀렸는지 몰라요.거지들이 사는 아파트에서 산다고...애가 어떤 날은 울고 오기도 하고 그랬다니까요." 사실은 이 아파트도 저소득층이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자기보다 더 가난한 아파트가 그 곳 한 군데라는 것을 어린이들이 아는 것이죠.어린 나이지만 이미 그런 것으로 구별짓고 차이짓는 마음이 들어서 버린 것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저소득층 아파트끼리 거의 붙어있는 상황에서 3년 전 고급아파트가 바로 이 부근에   생긴 것입니다.광주에도 이제 저런 고급아파트가 들어서는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그 유명한 XX 파크 아파트입니다.면적도 넓고 산에서 가장 전망좋은 곳에 들어선 3개동으로 된 아파트.제일 작은 동이 제일 뒤, 그보다 조금 큰 동이 바로 앞, 제일 큰 동은 앞이 툭 트인 전망좋은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멀리서 보면 그 아파트 바로 옆의 내가 사는 아파트가 참 대조적입니다.아마 그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우리 아파트에 사는 어린이들이 학교에서 이웃의 홍길동 아파트에 사는 어린이들을 놀리는 것을 보고 "우리 눈엔 다 똑같거덩!" 하는 반응을 보일 것 같습니다. 

  예전 흘러간 영어교재에 <안현필 영어실력기초>라는 책이 있었습니다.거기에 저자의 어린 시절 일화가 하나 있습니다.닭들을 키우는데 강한 놈이 약한 놈을 못살게 굴어서 그 약한 놈을 보호하고 강한 놈을 쫓아냈더니 그 도움 받은 약한 놈은 자기보다 더 약한 놈을 괴롭히더라는 겁니다.그 이야기를 어렸을 때 읽을 때는 그런 못된 일은 닭이나 저지르나 보다 했지요.하지만 저소득층이 대부분인 이 아파트의 일부 어린이들 역시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는군요.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3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cyrus 2011-07-29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나갈때마다 화려한 롯데캐슬 건물과 건너편에 허름한 아파트로 세워져 있는 모습을 보면 빈부격차의 현실이라서 괜히 마음 한구석에 씁쓸해지곤 한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07-30 15:07   좋아요 0 | URL
타지역에서도 고급아파트 거주민보다는 중하층 사람들이 임대아파트 거주민을 더 낮추어 본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페크pek0501 2011-07-30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할 거리를 주는 좋은 글, 잘 읽었어요.

가난한 애들이라며 놀림을 당할 때 상대는 승자로 보이고 본인은 패자가 된 기분일 거예요.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승자가 될 기회가 올 때 역시 똑깥이 놀림으로써 승자의 좋은 기분을 누려보고 싶은 심리일 듯해요. 아직 미성숙한 아이들이니까요.

아버지가 폭력을 휘두르는 집안의 아이들은 커서 두 가지의 유형으로 나뉘죠. 하나는 아버지를 닮아 똑같이 폭력적인 사람이 되는 것, 또 하나는 아버지를 절대로 닮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며 폭력적이지 않은 사람이 되는 것.

저는 똑같은 상황에서 이처럼 정반대의 태도를 보이는 이 '두뇌작동'이 신기해요.

어떤 사고로 장애인이 될 때 누구는 위기에 굴하지 않고 교수가 되어 승리의 인생을 살고 누구는 패인이 돼죠. 정반대의 두뇌작동...

13번째 추천은 pek입니다. ㅋ 꾸욱~~.


노이에자이트 2011-07-30 16:47   좋아요 0 | URL
어린이들만 그런 게 아니더군요.전에 뉴스에 보니까 서울의 중하류계층이 사는 분양아파트 사람들이 그 옆의 임대아파트 사람들과 못 어울리겠다고 장벽을 쌓아달라고 하더니 결국 그렇게 되더라고요.왜 저런 임대아파트를 우리 아파트 주변에 지어놨느냐...면서 항의하는 주민들의 인터뷰...


추천 감사감사!

페크pek0501 2011-08-02 00:50   좋아요 0 | URL
지금 30일에 쓴 제 댓글을 읽어보니 웃음이 나오네요. 저만 알아보고 남들은 못알아보게 쓴 나쁜 글을 제가 썼군요.^^^ 생각만 하고 건너 뛰어 써서 그래요.
(수정하면) 자신이 놀림을 당하는 상처를 받아 봤으니까 우리 생각엔 오히려 그런 가엾은 더 가난한 아이들에게 잘 해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상처를 주더라, 하는 것. 우리가 예상한 것과 정반대의 두뇌작동이 신기하단 뜻이었어요. 닭도 우리가 예상 못한 정반대의 행동을 했고. 또 어른도 그렇다고 하셨죠. 저도 그런 예를 많이 봤어요.(미성숙한 어른도 많죠.) 하지만 그 반대의 사람도 있을 거예요. 자기가 상처를 받아 봐서 절대로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사람 말이에요.

제가 아는 친척 아저씨 중 그런 분이 있었어요. 아버지가 바람을 피워 딴 여자와 사는데, 그게 너무 싫은 나머지 자신은 절대로 바람을 피우지 않겠노라고 결심하듯 자주 말했어요. 정말 결혼후 그렇게 살고 있구요. 그런데 아버지를 닮아 배운대로 바람 피우는 자식도 있을 거예요.

이렇게 정반대의 두뇌작동에 관한 얘기였어요. 이제 이해 되시죠?

노이에자이트 2011-08-03 21:44   좋아요 0 | URL
아유...세심하기도 하셔라! 네.잘 알았습니다.우리도 착한 사람이 됩시다!

꼬마요정 2011-07-31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나는 걸까요, 아니면 사람이 만들어 사는 사회라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현상일까요?? 전자라면 안타깝고, 후자라도 안타깝네요... 제 생활을 돌아보는 중입니다. 저는 그러지 않나.. 하면서요. 성찰의 기회를 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추천~^^

노이에자이트 2011-07-31 14:54   좋아요 0 | URL
계급갈등이야 다 있죠. 그런데 이런 아파트 단지는 한국에 특유한 거라서 그런 특수성이 또 있으니 독특하죠.전에 외국의 어느 학자가 한국의 아파트를 연구한 책을 펴냈지요.경향신문에서 작년에 한국의 주거문화를 연재로 실은 적이 있습니다.

추천 감사!!!

희망찬샘 2011-08-04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서글픈 이야기네요. 중학교 진학 때 두 학교 중 희망 학교를 적을 때 처음에 A학교를 가겠다고 하던 모양이 이내 후지다고 평가 받는 B 학교를 가겠다고 하더라구요. 왜 그러냐고 했더니 A학교 아이들은 아파트 평수 가지고 서로 친구 먹는다 하더라. 우리는 아파트에도 안 사는데, 그 학교 가면 엄청 무시 받고 주눅 들 것 같다. 그랬어요. 그 때 참 슬펐거든요. 그렇게 말하는 것이 이제는 흔한 모습인 것 같지만, 내 제자가 그런 일 때문에 감수성 예민한 사춘기 시절에 상처 받는다 생각하니 안 좋더라구요. 그 때 그 느낌 받고 갑니다. 저도 추천 꾸욱~

노이에자이트 2011-08-05 16:45   좋아요 0 | URL
더군다나 서로 비슷한 저소득층 출신들끼리도 조금 더 집값이 비싸다는 이유 하나로 우월감을 지닌다니 더 서글프죠.
추천 감사!

stefanet 2011-08-08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정말 슬프고 안타까운 이야기로군요.
어른들 하는 꼬락서니를 아이들이 그대로 따라 배우네요.
상처받은 아이들이 남들에게 똑같은 상처를 주고 있다니요.

노이에자이트 2011-08-08 16:57   좋아요 0 | URL
가장 가난한 계층을 무시하는 사람들이 그들보다 좀 덜 가난한 사람들이라는 사실이 서글프죠.

yamoo 2011-08-14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것보다 더 기가 찬 사건들이 서울의 오금동에서는 벌어지고 있지요...서울 오금동에는 보성고등학교가 있습니다. 보성고 학생 구성을 보면 올림픽 아파트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한 40퍼센트 쯤 됩니다. 나머지는 성내동, 오륜동, 마천동, 거여동 등등 입니다. 그러니까 한 반에 반은 올림픽 아파트 학생들이죠.

반의 담임이나 선생들은 올림픽 학생들만 쌓고 돕니다. 마천동에 살았던 학생들이 제게 얘기를 해 줘서 알았는데요...선생들이 그런답니다. 제 어디살아? 올림픽이요. 넌? 마천동이요..거지같은 천민 동네에 사는 너네들은 불량학생들이 될 확률이 높아. 그니깐 매도 더 맞아야되...뭐, 이런다는군요..이건 몇 년간에 걸쳐 거여동과 마천동에 사는 학생들로부터 직접들은 얘깁니다. 학생들의 피해의식이 정말 크더라구요~ 자기들은 돈 없고 빽 없어서 사회의 떨거지같이 살수밖에 없다구요...

노이에자이트님 글을 읽으니 몇 년전 생각이 나서뤼~

노이에자이트 2011-08-14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명과 학교명까지 정확히 명기한 이런 글은 많은 도움이 되는군요.

교사들이 그런 식으로 발언하면 학생들의 상처가 심할 것입니다.학생들의 차별의식을 교정해 주어야 할 교사들이 오히려 이를 조장한다니 참 기가 막힐 일이군요.
 

  1.국민적 아이도루 AV Debut! 일본의 어느 인터넷 사이트의 광고문구입니다. 일본도 '국민 운운' 하는 표현이 있군요. people을 인민으로 번역한 것도 일본 사람들이니 국민과 인민을 함께 쓰는 것도 이상할 것은 없지요.북에서 쓰는 인민배우 등의 표현과 유사합니다.우리나라는 인민이라는 단어를 기피하기 때문에 인민가수 아이유! 이러면 좀 이상하다고 여길 것입니다.국민학교라는 단어가 일제잔재라고 하여 10여년 전 초등학교로 개명했습니다만 국민이란 단어가 일제잔재라면 인민학교라고 하면 좋을텐데 그렇게 하면 반공정서를 거스르니 초등학교라는 단어가 등장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2.우리나라 외신을 보면 일본과 북한의 외교부를 외무성으로 표기하고, 그외 나라는 외교부로 표기합니다.내가 가지고 있는 책들 중 1991년 것까지 지금의 미국 국무부를 국무성이라고 번역했습니다.그리고 외국의 외교부는 외무성이라고 했지요.외무성의 수장은 외무상이라고 합니다.이 단어는 한국현대사의 그 유명한 신탁통치 문제를 다룰 때 반드시 등장하는 '모스크바 3상회의'라는 단어에도 등장합니다.3상이란 미국 영국 소련 3국의 외무상을 줄인 것입니다.우리나라에서는 90년대를 기점으로 외국의 외무상(외상)은 외교장관이라고 표기하고 있지만 이 모스크바 3상회의라는 단어는 워낙 익숙해서인지 2000년대 이후 나온 국사교과서 자습서에도 그대로 쓰더군요. 

  3.그런데 우리나라의 신문방송은 왜 미국의 국무성을 국무부로, 외국의 외무상을 외교부장관 혹은 외교장관으로 바꿔 썼을까요? 무슨무슨 성...하면 일제잔재여서 그렇까요? 일본이 외무성 외무상(외상)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그런데 북한도 외무상이라고 합니다.그러면 북한은 일제잔재를 지금도 쓰고 있다는 이야긴가요? 헌 책을 많이 읽다보니 이런 것도 궁금해집니다. 

  4.북한에서는 우리보다 먼저 조선왕조실록을 번역했는데 <리조실록>이라고 했습니다.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본사람들이 이조라는 단어를 쓰면  조선으로 해야 한다고 정색합니다만, 8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책에는 이조도 쓰고 조선도 썼지요.일본사람들이 조선전쟁,조선반도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우리는 제국주의 근성이니 뭐니 합니다만, 그런 단어는  북한에서도 쓰는 단어입니다.거기서는 한국이라고 안 하고 조선이라고 하니까요.일본사람으로서는 남한사람들은 이조라고 하면 안 된다 하고, 북한사람들은 이조라고 하고...이거 어디에다 장단을 맞출지 모를 일입니다.북한이 이조(물론 북한은 두음법칙이 없으니 '리조')를 지금도 쓰고 있으니 '북한은 친일국가'라고 손가락질하려고 이조를 쓰면 안 된다고 못을 박았을까요? 

  ***AV는 Adult Video의 약자. 간단히 말해서 야동.이 정도는 다 아시겠죠...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페크pek0501 2011-07-27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어요. 좋은 연구를 하고 계시는군요. ^^^

노이에자이트 2011-07-28 19:29   좋아요 0 | URL
님은 AV의 뜻을 아시죠? 하하하...
 

   1."엄마 아빠 언니 아우 모이자 노래하자!" 70~80년대 뽀빠이 이상용 씨가 사회를  보던 어린이 프로그램 '모이자 노래하자' 노래 끝부분입니다.왜 언니만 있고 형님은 없느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 언니라는 말은 동성의 손위사람을 이르는 말입니다.당연히 남자가 남자에게 부를 수 있습니다.그런데 이 당시 어린이였던 사람들이 중년이 된 지금, 언니는 여자에게만 쓰는 호칭으로 굳어져 있습니다.'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의 언니도 원래 용법으로 남녀에 다 쓸 수 있습니다.언니라는 말이 왜 여자에게만 쓰는 호칭으로 변했는지는 언어학자들도 뚜렷한 답을 마련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2.요즘, 삼중당 문고에서 나온 <플루타아크 영웅전>을  읽고 있는데 동무나 인민이라는 말이 나와 있습니다.박시인 씨가 번역했는데 60년대까지만 해도 인민이나 동무는 금기어가 아니어서  썼다가, 70년대 들어와서 인민이라는 말이 먼저 없어지고, 동무라는 말은 그때까지도 어느 정도 남아 있었습니다(어린이 잡지에 '어깨동무'라는 것이 있었음).주로 60년대에 나온 정음사, 을유문화사 세계문학전집만 해도 번역에 동무나 인민이란 말을 많이 썼습니다.그 당시 수험서로 많은 인기를 얻던 영어참고서에도 people은 인민, friend는 동무로 번역했습니다.민중이란 단어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초창기 연설문에서는 썼는데 어느 결에 급진적인 이념색을 띤 단어라는  굴레가 씌워졌습니다. 

  3.을유문화사 것인지 정음사 것인지 기억은 정확히 나지 않지만 '잠동무'라는 단어가 있었습니다.이게 뭔고 하고 앞뒤 문맥을 맞추어 보니 '섹스파트너' '원나잇 스탠드 상대'라는 뜻이었습니다.잠동무...참 애교있는 번역이죠...잠자리를 함께 하는 사람이란 뜻이니 뜻도 정확히 전달되고... 

  4.나는 '국민'이란 단어를 안 씁니다.그 대신 인민이란 말을 씁니다.참 좋은 말이죠.발음하기도 좋고요.냉전이 한창이던 때에도 쓰던 인민이나 동무와 같은 단어가 오히려 냉전이 끝나면서 북한에서나 쓰는 말로 굳어져 버린 사연이 무언지 궁금합니다. 

 


댓글(2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비로그인 2011-07-21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무라는 말 참 듣기 좋네요. 게다라 잠동무! 왠지 결연함까지 느껴지는걸요ㅎㅎㅎ

노이에자이트 2011-07-21 14:09   좋아요 0 | URL
하하하..."저...우리 잠동무 할래요?" 하고 말을 걸면 정말 웃길 것 같아요.

양철나무꾼 2011-07-21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영민이 쓴 책 중에 '동무와 연인'이라는 책이 있었는데, 그 책이 생각나는 페이퍼예요~^^

노이에자이트 2011-07-21 14:28   좋아요 0 | URL
앞으로 인민이란 단어도 많이 썼으면 좋겠어요.

마립간 2011-07-21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V 드라마에서 '언니'라는 대사로 많이 알려졌죠.

노이에자이트 2011-07-21 14:30   좋아요 0 | URL
그 드라마가 '추노'였죠.

꼬마요정 2011-07-21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와 관련된 글을 읽은 적 있습니다. 좋은 단어인 인민이나 동무 등을 국민, 친구로 대체해가는 과정을 이야기했는데, 냉전 이후에도 우리에게는 계속해서 북한을 적으로 둬야하는 절박한(?) 정치인들이 많았죠. 그때 의도적으로 단어를 대체했다고 그랬는데, 누가 이야기 했는지 도통 생각이 안 나네요. 한겨레인가 경향인가에서 봤거든요. 제법 오래전에.. 흠.. 이런 기억력에 구멍이 생겨서 말이죠..ㅠㅠ

노이에자이트 2011-07-21 14:55   좋아요 0 | URL
우리는 인민이나 동무라는 단어를 씁시다!

쉽싸리 2011-07-21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모두는 한국에 사는 인민들이고, 알라딘 동무다!! 하하

여자 형제들 간에는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성(형?)'이라고 부르기도 하죠.
남자형제들 끼리는 '언니'라고 했고요. 두 호칭은 바뀐 건데, 꼭 이념적인 요소가 작용해서 그리 된것 같진 않아요. 언어, 호칭이라는게 역사성이 있고, 자주 변화니까요. 여론 주도층에서 의도적으로 안쓰기 시작해서 그리도 측면도 있겠지만요.

노이에자이트 2011-07-21 15:38   좋아요 0 | URL
저도 인민이나 동무라는 용어와는 달리 언니라는 용어의 변천에는 이념적 요소가 작용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반딧불이 2011-07-22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밤잠을 잘 못자는 요즈음 '잠동무'라는 말을 들으니 왠지 잠을 잘 잘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섹스파트너니 원나잇스탠드 상대라는 의미가 전혀 안느껴지면서 정겨운 느낌이 드는건 저만 그런걸까요? 재미있고 유익한 페이퍼 잘 읽었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07-22 16:57   좋아요 0 | URL
번역어가 다르다 뿐이지 성행위 상대라는 의미는 똑같지요.길거리 헌팅하면서 "우리 잠동무나 합시다." 이렇게 말 거는 것은 좀...으흐흐...

버벌 2011-07-24 0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장에서의 노조교육을 갔었어요(일년에 한번씩 의무적으로 참가 ㅡㅡ;) 거기서 동무란 말을 들었습니다. 평소에 알던 말이었지만 굉장히 어색했던 기분이 생각나요. ㅎㅎ 언니란 말이... 아 그렇구나,, ㅎㅎ

노이에자이트 2011-07-26 16:40   좋아요 0 | URL
어렸을 때 동무란 단어를 들었던 사람들이야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겠지만, 생소하고 무섭다는 느낌이 드는 세대들은 어색하겠죠.

자하(紫霞) 2011-07-26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무!더운 여름 건강하시래요~^^

노이에자이트 2011-07-26 16:4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베리베리 동무도 힘차게 더위를 이기십시오.

감은빛 2011-07-28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언니'를 '응가'라고 부르더라구요.
경상도에서는 손위 동성을 '세이', '세야', '성님' 등으로 불렀던 것 같아요.
저도 한때 왜 언니란 단어의 의미가 변했는지 궁금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잠동무'란 단어는 처음 들었습니다. 무척 재밌는 번역이군요.

저는 처음 학생운동을 시작했을 때부터 '동지'란 단어가 각별하게 와닿았습니다.
요즘도 가끔 만나는 분들이 '동지'라고 부르면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인민, 동무, 민중이란 단어들을 일상적으로 쓰려고 노력해봐야겠어요.

노이에자이트 2011-07-28 22:11   좋아요 0 | URL
영남과 호남에서 똑같은 사투리 단어를 쓰는 것이 있으면 신기하더군요.욕봤다도 그 한 예입니다.성님이야 우리나라 전역에서 두루두루 쓰는 것 같습니다.

을유문화사나 정음사의 번역본은 아직 지금처럼 꼬부랑글씨의 영향이 덜하던 시기에 나름대로 번역어를 생각해낸 흔적이 많이 있습니다.

40이 넘은 어른들이 나이 한 두살 차이나는 것 가지고 형 동생 따지는 것보다 동무나 동지로 호칭하는 것이 편하고 좋지요.인민이란 단어도 살려 써야 한다고 봅니다.

아킬레우스 2011-08-01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노이에자이트님. 항상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제가 읽고 있는 책(강준만, 김환표 저, "희생양과 죄의식, 59p)에 보니 '인민'이라는 단어에 대한 에피소드가 있어서 올려 보았습니다.

"이승만 체제하에서 반공은 공산주의에만 반대하는 걸 의미하는 게 아니라 북한 공산당이 하는 것과는 무조건 반대로 나가는 걸 이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대한민국 헌법 제정 당시 제헌의원들 사이에는 적잖은 논쟁이 벌어졌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언어전쟁;이었다. 1946년 6월 초 국회헌법기초위원회에 제출된 헌법 초안에는 일괄적으로 '인민'이란 용어가 사용됐었지만, 제헌의회에서 윤치영은 "'인민'이라는 말은 공산당의 용어인데 어째서 그런 말을 쓰려 하는가. 그런 말을 쓰는 사람의 사상이 의심스럽다"고 말햇다. 이에 조봉암이 "'인민'은 미국, 프랑스, 소련 등 세계 많은 나라에서 사용하는 보펹거인 개념으로 단지 공산당이 쓰니까 기피하자는 것은 고루한 편견일 뿐이다."고 반격하고 나섰지만, 공산주의자들과의 대립이 극심했던 터라 제헌의원들은 결국 '인민' 대신 '국민'을 선택했다."

노이에자이트 2011-08-01 17:13   좋아요 0 | URL
제헌헌법을 만들 당시의 이야기가 재밌어서 몇 개 모아뒀는데 아킬레우스 님이 일러준 이 이야기도 주목할 만하군요.일상에서는 그 후에도 꽤 오랫동안 인민이란 단어가 쓰였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