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과 개방성을 무기로 애플은 게임의 룰 자체를 바꾸었다는 평가를 내리는 이들이 많습니다.그런데 창의성과 개방성의 가장 큰 장애물은 경직된 조직문화입니다. 한국에서는 이 경직된 조직문화의 밑바탕에 권위주의와 위계질서가 있습니다. 

     삼성은 2008년, 이건희 회장의 지시로 사원들이 캐주얼 차림을 하라고 권했습니다.자율성과 창의성을 북돋겠다는 취지입니다.하지만 이런 외형적 변화가 알맹이 있는 변화로 이어졌을까요?아무리 자유로운 옷차림을 허용했다해도 기존의 관행이 그대로 남아있다면 직원들이 진정으로 변하지 않습니다.오히려 회장님의 지시니까 따라야지 하는 생각으로 캐주얼 차림을 했다면 아무 소용이 없지요.

   상명하복만 있고 하의상달은 없는 조직문화에서 무슨 창의성을 바라겠습니까.삼성만 탓할 것이 아닙니다.젊은 패기로 가득 차야 할 대학생들마저도 과거의 인습과 관행을 버리지 못해 선배가 후배를 구타하여 사망자가 생기고, 또 단합대회에서 억지로 술을 먹여 1년에 꼭 몇 명씩 죽어야 한 해가 갑니다. 

   자율복을 입어 창조성이 생긴다면 5공 때 사복입고 중고교 다니던 이들은 모두 창조성의 화신이 되어야 합니다.하지만 이들 역시 위계질서와 구타가 판치는 질서에 의미있는 반항을 하지 못했습니다.선배와 직장상사를 하나님의 동기동창으로 여기는 사고방식에서 무슨 창의성이 생겨나겠습니까?  

   개방성과 창조성은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를 허용합니다.하지만 경직된 위계질서 하에서 실패는 바로 징벌로 이어집니다.물론 예외는 있습니다.윗사람의 실수는 무한정 허용되지요.오히려 아랫사람들은 그 실수를 미화하거나 자기가 뒤집어쓰는 헌신적인 충성심을 보여야 합니다.실수에도 철저히 이중기준이 적용됩니다. 

   경직된 조직문화, 윗사람을 신으로 모시는 위계질서에서는 결코 노블리스 오블리쥬도 생기지 못합니다.쥐꼬리만한 권력이라도 일단 쥐면 아랫사람에게 전제군주 같이 구는데 무슨 노블리스 오블리쥬입니까.권력을 절약하는 마음이 없는 곳에서 노블리스 오블리쥬를 실천하는 사람을 찾는다는 것은 우물에서  숭늉 찾기죠.

    우리는 왜 스티브 잡스 같은 경영자가 없는가? 남 탓하기는 쉽습니다.그러나 나는 창의성과 개방성을 만날 준비가 되어있는가? 과연 나는 아랫사람의 실패를 용인할 수 있는가? 내가 지닌 이 조그만 귄력을 전제군주 같이 휘두르지는 않았는가? 나 역시 이 더러운 한국 특유의 권위주의와 위계질서를 지탱하는 톱니바퀴의 하나가 아닌가? 

    오늘도 나는 봅니다.해맑은 남녀고교생들이 등교길에 선배에게 조폭처럼 고개 숙여 인사하는 광경을...누가 저렇게 만들었나...저들은 어떤 어른이 될 것인가...경직된 위계질서는 창의성의 적인데...

**** 이 글은 이건희 씨를 비난하려고 쓴 것이 아닙니다.그런 비난은 다른 사람들이 많이 했습니다.독해력이 조금만 있다면 이 글의 취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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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1-10-07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희씨 비난하지 않는다는 거 전 알아요. ㅋㅋ 경직된 위계질서는 참으로 심각한 수준입니다. 아파트 소장님도 사람은 좋으신데 경직된 위계질서를 좋아하시거든요. ㅋㅋ 전 여태껏 직장 생활하며 노자님의 말씀처럼 윗사람의 실수도 칭송하는 그런 삶을 살아왔죠. ^^ 안 그러면 예의가 없고 기본이 없다며 살아남기 힘들더군요. 외국의 뛰어난 인물이 우리나라에서 나오지 않는 이유 전 완전 공감해요. 제가 뛰어난 인물이 되지 못한 건 경직된 사회 때문이에요 ㅋㅋ

노이에자이트 2011-10-08 20:39   좋아요 0 | URL
그 소장님이 이 댓글을 보면 큰일 나겠네요.설마...

루쉰P님이 경직된 사회에 대해 어떤 공격을 하실지 궁금하네요.

cyrus 2011-10-07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자님의 글을 읽으면서 관료제가 떠올렸습니다. 상명하달로 이루어진 경직된
조직문화라고 하면 관료제의 단점이거든요.

노이에자이트 2011-10-08 15:06   좋아요 0 | URL
질서와 안정을 목표로 하는 조직이야 관료제가 알맞겠지요.

페크pek0501 2011-10-07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뛰어난 인물이 되지 못한 건 경직된 사회 때문이에요 ㅋㅋ" - 이 루쉰님의 말씀에 한 표 던지겠습니다. ㅋㅋ

경직된 조직문화, 참 깨뜨리기 어려운 문제죠.

노이에자이트 2011-10-08 15:07   좋아요 0 | URL
게다가 우리나라는 구타와 얼차려가 있어서 더 문제죠.배운 놈이나 못배운 놈이나... 여자나 남자나...

가넷 2011-10-16 20:40   좋아요 0 | URL
정말 맞아요. 여자나 남자나...

반딧불이 2011-10-08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방성과 창조성은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를 허용합니다' 정말 공감되는 말씀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10-09 14:55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경직된 곳에선 실패하기가 두려워 시도조차 안 하니 문제죠.

달사르 2011-10-11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그만 권력을 휘두른다..에 공감이..

오늘도 스스로 돌아보게 해 주는 글을 읽고 갑니다. ^^

노이에자이트 2011-10-11 22:37   좋아요 0 | URL
쥐꼬리만한 권력을 사자꼬리처럼 휘두르는 인간들이죠.
 

   우리는 권위는 존경하지만 권위주의자는 존경하지 않습니다.왜냐면 권위주의자는 권위가 없기 때문입니다.권위가 있는 사람은 권위주의를 내세우지 않아도 남들이 그 권위를 존경해줍니다.권위주의자는 권위도 없는 주제에 권위자인 체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속으로는 그를 경멸합니다.그런 것을 아는지 권위주의자들은 자기의 무능력이 들통나면 더 아랫사람에게 호통을 치고 억압합니다. 

   권위주의자는 우둔합니다.이는 당연한 결과입니다.그는 늘 자기의 나이라든가 직책을 믿고 거들먹거리기 때문에 스스로 공부하지를 않습니다.남들이 공부하는 동안에 그는 잔소리를 합니다.이미 우둔해졌지만 그의 나이라든가 직책을 두려워하는 아랫사람들은 그 점을 지적하지 못합니다.그렇게 용감한 아랫사람에겐 당장 벼락이 떨어지니 그의 앞에선 일단 비위나 맞춰주자는 사람들이 득시글거립니다.권위주의자는 미련하기 때문에 이런 복종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줄 압니다.

   우둔함을 없애려면 부지런히 공부하고 남들의 말도 경청해야 하는데 시간만 있으면 아랫사람에게 훈계를 빙자한 잔소리만 합니다."왕년에 내가 말이지..." 를 입에 달고 살며 "요즘 젊은 것들이란..." 하면서 혀를 끌끌 차는 게 버릇입니다.당연히 우둔함이 점점 더 심해집니다.그러나 진짜 문제는 또 있습니다.이런 권위주의적 태도는 전염성이 강하다는 것입니다.권위주의자 밑에서 괴로워하는 아랫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이런 태도를 배워갑니다.권위주의가 마치 아메바 처럼 새끼를 쳐서 퍼집니다.

  권위주의적인 태도를 지닌 자가 점점 많아지면 그 사회구성원은 모두 우둔해집니다.그리고 끊임없이 자기보다 약한 자를 찾아 괴롭힙니다.이렇게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성향이 권위주의의 가장 주요한 특징입니다. 

  세월이 지난 어느날 자신을 돌아보니 케케묵은 권위주의자가 되어 있습니다.그러면서 자신도 주변사람들을 권위주의로 물들입니다.모두가 권위주의를 권하면서 좀비가 됩니다.웃사람이 권하는 권위주의를 한 두잔 받아마시며 모두 권위주의의 악취를 내뿜습니다.

  이런 일이 악몽 속에만 있으면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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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1-10-01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권위에 사로잡히는 우둔한 좀비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의 태도에 대해
잘못된 점은 스스로 볼 줄 알고 고쳐나가는 마음을 가지면 좋은데,, 말이야 쉽지
그렇게 되기에는 어려운 방법인 것도 같습니다. ^^;;
하지만 이런 상황에 진심어린 충언이 담긴 노자님의 글을 반복해서 읽는다면
항상 자신의 태도에 대해서 반성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

노이에자이트 2011-10-01 22:34   좋아요 0 | URL
자신을 객관화한다는 게 참 힘들죠.굳이 방법을 찾으라면 내 말만 하지 말고 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 정도죠.

제 글이 도움이 된다면 저야 기쁘죠.

루쉰P 2011-10-02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제 적들의 정체를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는데, 노자님의 글을 읽으니 그들의 정체는 권위주의적 좀비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ㅋㅋㅋ
현미경으로 분석해 주시는 노자님의 글이 확 와닿네요. 그들의 정체를 파악하고 있어요. 하나씩 하나씩..근데 무서운 것은 저 역시 그 좀비 병에 걸리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입니다. 결국 그랬다가는 이런 분석도 필요 없어 지니 말이에요.
이번 리뷰 제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 공감하고 있다는 사실 기억해 주세요!!

노이에자이트 2011-10-02 21:30   좋아요 0 | URL
권위주의적 사고방식이 워낙 끈질기니 좀비와 같습니다.이들은 조금만 자기보다 만만한 사람들 앞에선 거만해지고 군림하려들죠.

좀비병에 걸리지 않을까 염려할 정도면 그만큼 경계하고 있으니 좋은 마음가짐입니다.대부분은 나는 그러지 않아 하고 있다가 자기도 권위주의적 좀비가 되니 이게 문제지요.

체험으로 얻으면 더 공감이 되는 것 같아요.

yamoo 2011-10-03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권위주의는 청산해야할 인류의 적입니다..예~ 그렇고 말구요.. 좀비라는 표현이 정말 적절한 거 같습니다. ㅎㅎ
그런데 문제는, 첨에는 권위가 있었던 사람이 나이가 들어 권위주의자가 되는 현상입니다. 이것만큼 골치아픈 일도 없더군요~

노이에자이트 2011-10-03 17:26   좋아요 0 | URL
애초에 권위가 있던 사람이 독선적으로 변하면 그렇게 되겠네요.나이가 들면 그런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죠.

꼬마요정 2011-10-03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끊임없이 노력해야겠어요...

삶은.. 편하게 살 수 있는 게 아니었어요..흐흑

노이에자이트 2011-10-03 17:27   좋아요 0 | URL
아니...울 것까지야...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헤엄 잘 치는 놈 물에 빠져 죽고, 싸움 잘하는 놈 싸우다 죽는다는 말이 있습니다.그렇다면 독설을 주무기로 하는 자도 언젠가는 독설의 맹폭을 맞고  죽을 날이 있겠지요. 

  늘 남에게 욕하고 성질 부리는 자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 남이 자기에게 욕하고 성질 부리는 것이라고 합니다.이들은 자기도 언젠가 임자를 만날 날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자기자신은 늘 무결점의존재라고 착각합니다.이런 성격은 사실상 싸이코패스입니다.남을 괴롭히고도 자신은 전혀 죄책감이 없으니까요.꼭 연쇄살인범만 싸이코패스가 아닙니다. 

  남에겐 한 트럭 분량의 욕설을 퍼부으면서도 자신에게 오는 한 숟가락 분량의 비난도 못견뎌하는 자들! 이들에게 영화 똥파리에 나오는 대사를 손질해서 일러 주고 싶습니다. 

  ---요것들이...너같은 놈들은 평생 남을 욕하고 두들겨 패면서 살 줄 알았지? 너도 언젠가는 두들겨 맞을 때가 있을 거라는 생각은 꿈에도 안 했겠지? 그래 내가 그 꿈에서 깨게 해주마! 이리 와! (마구 두들겨 팬다)  하! 요것 봐! 몇 대 맞으니까 살려달라고 하네.요거요거...요런 놈이 알고 보면 좆도 똑똑한 구석도 없어.그저 저보다 약한 놈한테만 큰 소리 빵빵 치고! 너 잘 만났다. 더 맞아봐라! 퍽퍽퍽! 

***영화대사는 너무 육두문자가 많아서 표현을 많이 순화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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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7 18: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28 16: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달사르 2011-09-27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공감합니다. 제가 요새 좀 그렇거든요. 사람들이 지나가는 말로 던지는 사소한 시비거리에 신경질을 팍팍 내다가요. 혹시 내 스스로도 좀 그런 게 있어서 타인의 그런 말들에 짜증이 나나..고민하고 있었어요.

그리고..사이코패스 언급하신 부분 역시 공감공감! 똥파리의 저 욕은 직접 들어보면 더 시원~하지 싶습니다. 하하하.

노이에자이트 2011-09-28 16:41   좋아요 0 | URL
똥파리는 대사를 직접 들어야죠.

꼬마요정 2011-09-28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공감 공감~^^

역지사지, 타산지석 마음에 깊이 새겨야겠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09-28 16:41   좋아요 0 | URL
옳으신 말씀입니다.혹시 나도 남에게 상처주지 않았나 하고 반성하는 마음이 필요하죠.

페크pek0501 2011-09-28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늘 남에게 욕하고 성질 부리는 자"가 과연 행복한 생활인인지 궁금해져요. 가령 어떤 연예인에 대해 악성댓글을 심하게(아주 잔인하게) 쓰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은 아닐 것이라는 추측이 돼요. 만약 행복하다면 자신의 행복을 만끽하느라 악성댓글을 쓸 시간이(또는 마음이) 없을 것이고, 또 무엇보다도 행복한 사람은 아마도 마음이 넉넉하지 않을까 싶거든요. 말하자면 자신의 불행을 또는 스트레스를 악성댓글 또는 성질 부리기로 배출하는 행위가 아닌가 의심이 듭니다. 확신은 없습니다만...

아마도 통계를 내어 보면 그런 사람들은 행복보다 불행에 가까운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우린 그들에게 미움과 함께 연민이라도 보내야 할지...)


노이에자이트 2011-09-28 16:43   좋아요 0 | URL
그런 불행한 삶을 끝내라고 한번 시원하게 패줌이 어떨런지...하하하...너는 언제 남에게 행복을 주는 일을 해본 적이 있는가 하는 질문을 던져볼 만하죠.

루쉰P 2011-09-30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저께 새벽 2시에 술을 먹은 광인 주민께서 관리사무소를 방문해 '너 잤지? 잠 잤지?'라는 대사를 1시간 가량 반복을 했습니다. 전 미쳐서 돌아버릴 지경이었죠. 결국에는 저한테 반말하지 말라고 시비가 붙다가 말다툼을 했는데 새벽 4시더군요. 그 일 때문에 오늘도 회사에 나와 주민에게 친절하게 대하지 못하는 제 태도에 대해 교육을 받았습니다. ㅋㅋㅋ
근데 노자님을 글을 읽으니 가슴 속의 응어리가 조금은 사라지는 듯해 감사함을 표합니다. ㅋㅋㅋ 저 노력하고 있어요. 살아남기 위해서요 헤헤헤

노이에자이트 2011-09-30 16:46   좋아요 0 | URL
파출소에 멱살잡이 머리끄댕이 등의 사연으로 온 이들 거의 대부분이 누가 반말을 했네 존대말을 왜 안 했냐 등의 시비 때문입니다.아유 복잡해...

아파트 주민이 수가 많으니 돌아이 몇 명만 있어도 환장하죠.이런 글을 읽으면서 속이 후련해지시길.

yamoo 2011-10-03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전 공감 합니다..ㅋㅋ 그런의미에서 추천 쾅~^^

노이에자이트 2011-10-05 17:01   좋아요 0 | URL
좀 통쾌하죠?
 

   헌책방보다 아파트 폐지더미에서 책을 구하는 횟수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책값이 안 드니까요.그렇다고 늘 책이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괜찮은 책을 건지는 횟수는 1년에 5회 정도? 나머지는 신문이나 시사주간지 버려놓은 것을 거두어 오는 정도입니다.이런 것은 읽은 후에는 다음 폐지수거일에 버립니다.그중 중요한 기사는 오려서 보관하기도 하고 내가 공책에 직접 베끼면서 공부하기도 합니다.또 아직 다 안 쓰고 버린 공책을 가져오기도 합니다.필기를 많이 하다 보니 이런 것도 필요하니까요.아직 안 쓴 것을 왜 이렇게 버린담! 돈도 별로 없는 사람들이...하고 생각해 보기도 하지만 이런 사람들이 있기에 나같은 사람이 주워가서 좋은 용도로 쓰니까 쓸 데 없는 낭비를 하는 것은 아니로다, 하고 위로해보려고 합니다. 

  이곳은 한 달에 두 번 폐지를 내놓는 날이 있습니다.주로 종이상자나 쇼핑백이 많이 나오고, 신문뭉치도 꽤 나옵니다.그외 광고지도 많이 나오고요.가뭄에 콩 나듯 책들이 나오는데 이 책들을 가져가는 데에도 이것저것 신경쓸 것이 있습니다.우선 페지더미 주위를 큰 푸대자루와 큰 쇼핑백을 들고 어슬렁거려야 합니다.멋지다거나 세련된 모양새는 아닙니다.경비실 근무자들이야 나의 이런 모습이 익숙해졌는지 "괜찮은 책 건졌소? "하고 말도 붙여줍니다.하지만 그들 말에 의하면 이 아파트 4개동 입주민 중 책이나 신문을 가져가려고 폐지수거일마다 어슬렁 거리는 사람은 남녀노소 통털어서 내가 유일하다고 합니다.

  하기야 다른 사람들이 폐지더미를 버려놓은 곳 주변을 돌아다니며 책이나 신문을 찾는 모습이란 좀 궁상맞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게다가 퇴근하고 나서 밤 10시가 넘거나, 다음날 출근 전에 폐지더미 앞에 쭈그려 앉아 이것저것 골라내는 광경은 잘못보면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오는 폐지수집하는 사람으로 볼 수도 있고요.경비실 아저씨는 한 번은 나에게 이렇게 말한 적도 있습니다."아니 이 어둔 곳에서 무슨 책인지 알아먹것소?" .심야에 가로등도 없이 경비실의 희미한 불에만 의지해서 폐지더미를 뒤지는 내게 물어보는 것입니다. "괜찮아요.아직은 이 정도 구분해낼 시력은 됩니다."

  가장 당혹스러울 때는 폐지더미 옆에 쪼그려 앉아 이것저것 뒤지고 있는데 난 데 없이 바로 옆에 큰 종이상자나 신문뭉치가 툭하고 떨어지는 경우입니다."조금 비켜주쇼" 하고 말하는 것도 귀찮아서 사람이 있건말건 폐지를 던져버리는 사람들의 것입니다.그런 것도 여러번 당하니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갑니다.말다툼하거나 멱살잡이할 수도 없고...남한테 말거는 것 자체를 귀찮아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 하고 이해하면서... 

   8월 9월에 연속해서 전집과 단행본을 구했습니다.폐지수거일에 이런 책이 한달 동안 연속해서 나오지는 않는데 웬일일까 하고 생각해 봤는데...그 책들은 70년대의 전집은 세로줄에 국한문 혼용이고, 또 어떤 쇼핑백에 담겨 버려진 단행본들은 80년대에 나온 자잘한 가로글씨로 된 책들입니다.아무래도 이런 책들은 요즘에는 읽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드니까 처분하는 것 같습니다.국한문혼용에 세로줄로 된 책들은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부터는 못읽는 사람들이 꽤 있으니 그보다 어린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으며, 30대들부터는 80년대 단행본 특유의 자잘한 글씨가 익숙치 않습니다.내 또래들도 세로줄은 못읽겠다는 사람들이 거의 태반입니다.

   비오는 날 비를 맞아가면서 폐지더미를 뒤적이는 모습은 거의 예전의 넝마주의를 연상케 합니다. 쭈그려 앉아 있는데 종이상자를 던져 재수없으면 얼굴에 맞기도 하고...이런 댓가를 치르고서야 괜찮은 책을, 그것도 1년에 겨우 몇차례 얻으니 공짜가 공짜가 아닙니다.아마 많은 사람들이 굳이 이렇게 하면서까지 책을 가져가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그 덕에 나는 폐지수거일에 푸대자루와 쇼핑백을 들고 책을 걷으러 돌아다닐 수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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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1-09-24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금 전 읽은 <어느 책중독자의 고백>에 이 내용이 빠졌네요. (저도 이번 주부터 해 봐야지)

노이에자이트 2011-09-24 16:48   좋아요 0 | URL
책중독자는 책을 위해서 아낌없이 돈을 투자하는 사람입니다만 저는 돈을 절약하기 위해서 저런답니다.

saint236 2011-09-24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빌라에 살아서 그런지 통 없네요. 한달 전에 곰팡이 슬어서 몇 권 버렸는데 어찌나 아깝던지요. 남들은 읽으면 끝이라고 빌려 읽지만 저는 왜 그게 마음에 안드는지 모르겠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09-24 22:19   좋아요 0 | URL
헌책방보다 고물상은 더 싸게 팝니다만...고물상도 갈 때마다 책이 나오는 건 아니라서 힘들죠.

cyrus 2011-09-24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읽으면서 노자님의 연령이 4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 사이일거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

노이에자이트 2011-09-24 22:19   좋아요 0 | URL
머시라! 너무합니다.으엉 으엉~ 웃통 벗은 사진을 올려야 하나요?

cyrus 2011-09-24 23:16   좋아요 0 | URL
아닌가요? ^^;; 그러면 40대 초반일 수도 있겠네요.
이건 뭐,, 또다시 노자님의 실제 연령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추측이 시작되었네요 ㅎㅎ

이왕에 노자님의 웃통 벗은 사진을 블로그에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노이에자이트 2011-09-25 00:21   좋아요 0 | URL
제 나이에 대한 논쟁이 한창 벌어진 때가 있었는데 또 시작되었군요.알기 힘들 걸요...

벗는 것 너무 좋아하면 음...

지나가다 2011-09-24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화제의 서재글에 뜬 글 무심코 클릭했다가 왠지 감동받고 갑니다. 이것저것 조금만 필요없다 싶어도 금방 버려버리는 저를 반성하게 되는군요. ㅠㅠ
*사실, 세로줄 전집이란 단어에 제 추억이 되살아나버려서 이렇게 댓글 달고 있답니다. ^^;; 책벌레인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보니 (누렇게 변색되고 어떤건 곰팡이까지 쓸었던) 세로줄 전집을 탐독하며 제 어린시절을 보냈었거든요. 정음사, 을유출판사 전집(게다가 도스또옙스끼 라고 써있던 정음사 전집과 세잌스피어 전집까지..), 이광수 (세로줄) 전집 등을 중고등학생때 다 읽었었으니 말이죠.ㅋㅋ 지금 돌이켜보면 세로줄 책들을 어떻게 읽을 수 있었을까..싶기도 합니다만..가끔은 그 변색되고 곰팡내나던 세로줄 책들이 그립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09-24 22:23   좋아요 0 | URL
부모세대가 구입한 세로줄 책들은 자식들이 읽기 버거워하니까 많이 버려지고 있습니다.어쩔 수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정음,을유 세계문학전집은 한때 꽤 많이 팔렸지만 요즘은 헌책방에서도 잘 안 팔립니다.세로줄인데다 글씨가 워낙 작기 때문이죠.저야 싼 맛에 헌책방에서 구입해 지금도 가끔 읽고 있습니다만 제 또래들만 해도 읽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몇 년 전 정음사 셰익스피어전집을 구했습니다.도스토예프스키 전집 중 몇 권도 구했고요.저는 중고등학교 땐 교과서 자습서 참고서만 봐서 제대로 된 책은 대학 졸업한 후에 보기 시작했습니다.

꼬마요정 2011-09-24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 졸업 하셨으면 16살 꽃띠 소녀는 아니네요.. 조금씩 정체를 밝히기 위해 수사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추리서재를 운영해야겠어요 ㅋㅋ

노이에자이트 2011-09-25 00:18   좋아요 0 | URL
아따 참말로~ 어째 그러실까잉~ 네티즌 수사본부를 꾸리셔야 할 것 같네요.

페크pek0501 2011-09-25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세로줄 글씨의 전집이 집에 꽤 많았어요. 글씨도 작고 세로줄이라서 언젠가부터 저도 잘 읽게 되지 않아 옛날에 이사를 할 때 도서관에 기증이나 할까 해서 몇 군데 전화해 봤어요. 다들 받지 않겠다고 하더군요. 요즘 사람들은 그런 걸 안 본다면서요. 할 수 없이 버렸어요. 이백 권은 넘지 않을까 싶은데, 그때 노이에자이트님을 알았다면 좋았을 것을... 주로 명작이 많았어요. 셰익스피어니 괴테니 하는... 골라 가실 게 꽤 있을 것 같은데...

오늘 노이에자이트님의 큰 장점을 본 것 같아요. 훌륭한 모습 같아서요. 그런 분이라면 앞으로 큰 가능성이 있는, 예사롭지 않은 분인데요.^^^ (이것 절대 아부 아님. 아부한다고 해서 떡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노이에자이트 2011-09-25 15:18   좋아요 0 | URL
맞아요.이미 10년 전부터 세로줄은 도서관에서 퇴출당하기 시작했죠.이제 60살 이하는 세로줄을 안 읽는 것 같아요.젊은 시절 읽은 사람들도 안 읽죠.

큰 가능성이 있다고 해주시니 더욱 용기를 내서 힘차게 살아야겠습니다.남에게 힘을 주는 pek0501 님이여! 영원무궁하라!

카스피 2011-09-25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마치 저를 보는것 같네요.저도 부모님과 아파트 살적에는 폐지 수거일에 아파틀 일대를 돈 기억이 납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09-25 17:06   좋아요 0 | URL
대한민국 0.0001%로군요.

달사르 2011-09-25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가는 날에 집 앞에 책을 버리고 가고 햇더랬어요. 헌책방에 팔기는 왠지 싫고 누구 줄 사람 주고도 남는 책들은 어째해야될지 모르겠더라구요. 다시 들러볼 정도로 가까운 거리로 이사가면 다음날 와서 없어진 책을 보며 뿌듯해하기도 했구요. 먼 거리로 이사하면, 부디 버려지지 않고 누군가의 손에 들어가길..하고 빌었더랬죠.

와. 노이에자이트 님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왕 감동이에요. ^^

노이에자이트 2011-09-25 23:38   좋아요 0 | URL
저도 가끔 책들을 버리며 정리해요.특히 작년에 엄청난 책들을 정리했어요.집은 좁은데 계속 책만 쌓아둘 수는 없으니까요.

저는 감동을 주는 남자!

맥거핀 2011-09-25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까지 오셔서 질문에 답변주시고 감사합니다. 추천해 주신 책 열심히 공부해 보겠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09-25 23:39   좋아요 0 | URL
우리 모두 힘을 내서 열심히 삽시다!

우주 2011-10-03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나 공책도 그렇지만 한국인은 전통도 쉽게 버립니다. 이상하지요. 5000년 역사니 전통이니 하는 얘기를 늘 듣지만 서울에서 전통은 잘 찾아볼 수 없습니다. 고궁에나 가야 할까요? 날조된 전통이야 있지요. 그런데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세로쓰기입니다. 가로쓰기도 좋지만, 그렇다고 세로쓰기를 서둘러 버릴 필요는 없을 텐데 아쉬워요. 일본은 세로줄 책이 아직도 많이 나와서 겸용하잖아요. 세로쓰기도, 한자도 과감하게 버리는 나의 고국, 우리 민족, 어떻게 생각하면 좋을지... 덧붙이자면 사실 한글을 세로로 쓸 때 속도도 빠르고 글씨체도 돋보이는데요.

요즘 곽노현 교육감, 야권의 서울시장 경선 등에 몰입하다 오랜만에 들어와 봅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10-05 17:07   좋아요 0 | URL
아깝죠.요즘 한국에 사는 영국인이 개발붐으로 사라져가는 도시의 한옥마을 살리기를 역설하더군요.그런데 정작 한옥에 사는 사람들도 한옥이 불편하다고 하니 그걸 무시할 수도 없고...

주변을 보면 40대는 물론이고 어린 시절 세로줄을 읽었던 50대들도 가로줄에 익숙해지면서 세로줄과 멀어지더군요.세로줄 책은 도서관에서 기증도 잘 안 받는다고 하네요.가로줄 체제로 바뀌면서 없어진 책들도 꽤 많은데...낡은 책이라고 멀리하지 말고 오래된 책들을 따로 보관하는 도서관이 생기면 좋겠어요.

이젠 서울시장 선거가 남았군요.

우주 2011-10-09 20:49   좋아요 0 | URL
그럼 일본 문고판처럼 세로줄 문고판으로 책을 만들어도 한국에서는 시장이 없다고 봐야겠군요. 얼마 전에 어떤 출판사 편집장을 만나 요즘 세로로 찍을 수 있냐고 물어봤는데 장담할 수는 없지만 아마 어려울 거라고 하더군요. 예전엔 손으로 조판해서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데가 없고 컴퓨터 프로그램도 없는 것 같다는 식으로 말하더라고요. 100% 확실한 말은 아닌 듯했지만요. 다른 건 차치하고라도 한자 겸용이랄지 세로줄 겸용이랄지... 문화적 전통을 쉽게 버리지 않는 일본이 부럽지 않을 수 없어요. ㅎㅎ

노이에자이트 2011-10-09 21:51   좋아요 0 | URL
헌책방에서 산 삼중당문고를 예로 들면 80년대부터 가로줄입니다.정간물을 예로 들면 신동아가 1988년 부터 가로줄이고 월간조선은 90년대까진 세로줄이 있었죠.요즘은 80년대의 가로줄 글씨도 못읽는 사람들이 많습니다.90년대에 활자가 커졌거든요.
 

  추리물을 좋아하는 이들이면 이름을 들었음직한 에드 맥베인(1926~2005). 그는 소설가이면서 시나리오에도 손을 댔습니다.알프레드 히치콕의 대표작인 '새'의 시나리오를 그가 썼지요.이때는 에반 헌터라는 필명을 썼습니다.히치콕과는 사이가 안 좋았다고 합니다.그래서 젊은 미녀가 살인마로 나오는 <엘렉트라 컴플렉스>에서는  새들이 많이 나오는 습지에서 살인이 일어나는데 살인녀가 히치콕을 욕하는 장면이 있습니다.히치콕의 '새'를 연상케 하는 장면이지요.작가는 이렇게 사적인 원한을 작품에서 풀어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소설에는 미국의 드라마를 꼬집는 장면이 있습니다.인용해 봅시다. 

  ___화면에는 어떤 멜로드라마가 한창 진행중이었다.럴스의 어머니가 좋아하는 프로중 하나로 의사와 간호사에 관한 이야기였다.사생아에 관해 심각한 대화가 흘러나왔다.멜로드라마에선 모든 게 심각하고 불륜관계가 많다.어떤 멜로 드라마에서도 한 장면이 긴 것은 볼 수 없다.또한 사생아 아닌 주인공도 없다.그래서 사람들은 이런 드라마를 주간 연속극이라 부른다.마치 쓰레기 청소부를 공중위생 엔지니어라고 부르는 것처럼___ 김선일 역 (수목출판사 1994년)214쪽.

  여기에서 멜로드라마는 통속극을 가리킵니다.우리나라 방송연예계에서는 멜로드라마를 애정영화라는 뜻으로 씁니다만 이는 오용입니다.민중서관에서 나온 에센스 영한사전만 봐도 멜로드라마가 그다지 좋은 뜻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통속적이고 비현실적인 반전이 많은 드라마라는 뜻이니까요.멜로드라마틱하다는 말은 '과장이 심하고 신파극 같은, 너무 감정에 호소하는 ' 정도의 뜻입니다.그러니 영화나 연속극이 멜로드라마틱하다는 말은 칭찬이 아닙니다.<엘렉트라 컴플렉스>는 80년대 초반에 나온 작품인데 미국 역시 드라마에 우리나라와 같은 출생의 비밀 운운 하는 내용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여기서 주간 드라마라는 번역은 낮에 하는 드라마를 말하며 원어는 Soap opera입니다. 미국에서는 우리나라와 달리 저녁 시간대에 드라마를 하지 않습니다.주로 전업주부를 대상으로 낮에 하지요.예전에 미국에서는 이 드라마 시간에 비누 광고가 많이 나온다고 해서 이런 단어가 생기게 되었습니다.직역하면 아무리 용을 써도 무슨 뜻인지 모르는 단어중 하나입니다.

  우리들 대부분은 멜로드라마 같이 흔히 쓰이는 단어는 사전으로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하지만 일단 확인해 보면 정확한 뜻이 나와있습니다.지금 방송연예계에서 쓰는 뜻과 다름을 분명히 알 수 있을 겁니다.그리고 중학교 때 선생님이 일러 주신 말 한마디. "물질명사를 셀 때 특유한 방법이 있어. 비누를 셀 땐 비누 한개는 a cake of soap. 두 개는two cakes of soap여. 비누로 만든 케이크라고 해석하지 말란 말이여! 알았는가잉~" . 영한사전을 찾아보니 정말로 cake에는 딱딱한 덩어리라는 뜻이 있더군요.여러분도 지금 한번 찾아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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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1-09-22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라는 영화를 봤던 것 기억합니다. 어느 마을에(섬인가) 낯선 여자가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새떼 공격의 공포스러움...

작가가 작품으로써 사적인 원한을 푸는 그런 재밌는 일이 있군요. 작가들은 좋겠어요. 미운 사람이 있으면 그런 사람을 닮은 인물을 하나 만들어내어 주인공이 그의 단점을 막 퍼붓도록 하면 통쾌할 테니까.ㅋ

오늘 친구집에 갔다가, 둘이 그 부근의 절에 들러 푸른 나무들이 많은 뒷산에서 가을을 만나고 왔어요. 가을하늘, 가을바람, 가을공기, 가을이라는 시간을... 이제 그만 놀고 저도 글좀 써야겠네요. 님은 벌써 새 글을 올렸네요. 반가워 흔적 남기며 갑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09-22 22:12   좋아요 0 | URL
히치콕의 대표작이죠.고전영화라서 요즘 시각으로 보면 좀 지루한 감도 있죠.

작가뿐 아니라 블로그 활동하는 사람이라면 직장에서 상사나 동료와 다퉈놓고 그 분을 삭이지 못한 채 블로그에 욕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좋은 경치에 대한 감상문을 기대하겠습니다.

페크pek0501 2011-09-23 17:16   좋아요 0 | URL
어쩌죠? 좋은 경치에 대한 감상문, 저 못 써요. ㅋㅋ 그런 걸 쓸 재주가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근데 요 밑에 보니, 루쉰님이 여자일 수 있다고요? 무슨 말쌈을... 내가 느끼기론 루쉰님은 절대 여자일 수가 없어요. 노이에자이트님이라면 또 모를까... ^^^ 덜 충격이란 뜻에서요.^^^

근데, 제가 추천을 어제 눌렀던 모양입니다. 또 누르니깐 안 돼요. ㅋ


노이에자이트 2011-09-23 19:04   좋아요 0 | URL
음...한때 알라딘에서 제 나이와 성별에 대해서 설왕설래가 있었죠.아무래도 문체가 조신해서? 그런 논쟁이 있었던 것 같아요.

루쉰P 2011-09-22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분도 한번 찾아보라는 말에 갑자기 웃음이 빵 터 졌어요. ㅋㅋ 마치 조지오웰의 1984년 뒤 편 부록에 쓰여 있는 듯 한 언어의 사용이군요. 출생의 비밀은 미국에서도 우리나라에서도 너무나 매력 있는 소재군요. 인간의 역시나 좀 공통적이에요.
저도 제 서재에 출생의 비밀을 써 놓으면 엄청난 인기를 얻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내가 여자였다 라든가 말이죠. 호호호

꼬마요정 2011-09-23 00:17   좋아요 0 | URL
정말요?? 여자세요? ^^;;

노이에자이트 2011-09-23 15:53   좋아요 0 | URL
내가 여자였다? 하하하!

루쉰P 2011-09-24 15:24   좋아요 0 | URL
안타깝게도 여자는 아닌데 말이죠...뭔가 인기를 끌고 싶다는 욕구라고나 할까요? 막장 서재를 한번 만들고 싶다는 의욕이 솟구쳐서요. ㅋㅋㅋ

노이에자이트 2011-09-24 16:47   좋아요 0 | URL
하하하! 막장서재! 왠지 구미가 당깁니다.저는 잔혹서재를 꾸며볼까 하는데...

꼬마요정 2011-09-24 22:25   좋아요 0 | URL
헉.. 막장, 잔혹 서재라면 도대체 어떤...루쉰P님이 얼굴에 점 찍고 여자라고 밝히고, 노이에자이트님은 알고보니 16살 꽃띠 소녀였다..??

사실이라면 저 서재 못 올거에요!!!!!

노이에자이트 2011-09-24 22:27   좋아요 0 | URL
알라딘 분위기를 확 바꿔버릴까요? 제 얼굴은 꽃띠 소녀같은 분위기도 조금 납니다만...

꼬마요정 2011-09-24 22:54   좋아요 0 | URL
노이에자이트님!!!!!!!!!!!



인증사진을 올려주세요오오오오~~~!!!!

노이에자이트 2011-09-24 23:10   좋아요 0 | URL
으~ 어째야 쓰까잉~ 한때 이런 요청이 많았다가 요즘은 잠잠한데...제가 때가 되면 동영상으로 목소리까지 담아드리겠습니다.그러면 수많은 여자들이 쓰러지지 않을까...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라서...죄송죄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