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참방 보람 그림책 2
보람 지음 / 길벗어린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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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참방>은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시선에 대한 이야기예요. 홀로그램이 들어가 있는 표지부터 자기 몸 만한 튜브를 들고 있는 작은 개미까지! 보자마자 '귀여워!!'를 외쳤답니다.ㅎㅎ 비가 내려 만들어진 물웅덩이가 개미에게는 바다처럼 보여요. 다람쥐에게는 호수로, 토끼에게는 연못으로, 아이에게는 물웅덩이로 보이죠. 그리고 호랑이에게는... 발을 한 번 담그면 사라질... 작은 웅덩이가 됩니다.


호랑이의 등장으로 사라져버린 웅덩이. 호랑이는 동물들을 자신이 놀던 폭포로 데려갑니다. 그곳에서 다람뒤, 토끼, 아이는 모두 재미있게 자신만의 참방을 만들며 놀아요. 하지만 개미는 너무 깊고 큰 바다같은 폭포를 두려워하죠. 호랑이는 그런 개미를 보다 나뭇잎에 개미만을 위한 수영장을 만들어줘요.

이 책에서 보이는 주제는 크게 두 개예요. 첫 번째는 강요하지 않는 마음의 소중함, 두 번째는 시선을 돌리면 보이는 새로운 이야기입니다. 첫 번째, <모두 참방>에서는 아무도 강요하지 않아요. 나에게는 이게 바다라고! 나에게는 이게 웅덩이라고! 말하지 않아요. 서로가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이해합니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 그럴 수 있지~ 하고 넘어가요. 등장인물 모두가 이런 말자체를 하지 않는 모습이 정말 귀하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이해해야지~ 하고 이해하는 게 아니라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이 책 속 동물들은 몸집이 작은 존재를 배려하고 몸집이 커 웅덩이를 없애버린 호랑이를 탓하지 않아요. 자신의 시선을 강요하지 않고 모두 자신만의 참방을 만들어갑니다.

두 번째는 시선을 돌리면 보이는 새로운 이야기입니다. 개미에게는 바다였던 것이 호랑이에게는 작디 작은 웅덩이에 불과한 것처럼요. 멀리서 보면 내가 두려워한 것도 별 게 아닐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모두를 존중하는 그림책을 읽으며 나에게 바다로 보이는 웅덩이를 두려워하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란 것을 알았어요. 지금의 나에게는 그 웅덩이가 너무나 커보일 테니까요. 두려울 수 있죠. 무서울 수도 있고요. 발을 디디기 어려울 수도 있어요. 시간이 지나면,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면 힘들었던 때를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때가 온다고 하잖아요. 아마 같은 맥락이겠죠. 시간이 흐르며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키가 커질테니까요.

지금은 아직 두려운 게 많아요.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내가 이 세상에 비해 너무 작기 때문이에요. 가끔은 그런 저를 보며 탓하기도 했답니다. 시간이 지나면 아무렇지 않아질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놓지 못하는 것들이 있잖아요. 지금의 저를 닦달하기 보다는 <모두 참방> 속 등장인물들처럼 이해하고 존중하는 모습이 필요할 것 같아요. 타인을 이해하기에 앞서 '나'를 말이죠.

<모두 참방>은 사회성을 기르는 아이들에게 추천하는데요. 나의 시선이 아닌 남의 시선으로 상대를 바라보면 이해할 수 있다는 걸 알려주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그와 동시에 '나'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모습도 알려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아직은 부족하고 성장해가는 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봐주는 모습도 꼭 필요하니까요.

도서를 선물해주신 길벗어린이 감사합니다.💚 5월도 그림책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냈어요. 초여름과 잘 어울리는 책이었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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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임 소설, 향
조경란 지음 / 작가정신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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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나온 <움직임>의 개정판이다. 개정판인 만큼 기존의 소설에 덧붙여서 나온 부분들이 있다. 개정판 작가의 말과 초판 작가의 말이 함께 실려 있다는 것 자체가 독특했다. 과거의 나를 회상하며 시작하는 개정판 작가의 말. 이십 칠 년 동안 작가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고, 그 시간 동안 이 소설이 작가에게 어떤 의미가 되었는지 개정판 작가의 말에 실려 있었다. 개정판 작가의 말을 읽고 초판 작가의 말을 읽으면 지금보다 어리고, 소설을 끝낸 순간에 빠져있는 작가를 만날 수 있다. 소설은 '나에게 새 가족이 생겼다'로 시작한다. 중편소설 <움직임>은 조경란 작가의 가족론을 담아낸 소설이다. 구글 도서에 따르면 실제로 소설 속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 중 하나가 바로 '가족'이다. 이 소설은 '나'에 대한 소설이자 '가족'에 대한 소설이다. 소설 속 주인공인 이경은 엄마를 잃고 외할아버지를 따라 외갓집으로 간다. 혼자가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족이 생겼다는 첫 문장과 달리, 혼자 밥을 먹고 가족을 기다리는 이경의 모습이 나온다. 이경에게는 정말 '가족'이 생긴 것일까?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보다 나에게 가족이란 무엇인가로 돌아오는 물음이 맞을 것 같다. 소설이 1인칭 주인공 시점이라서 그런 것일까. 소설을 읽으며 '나에게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계속 던지게 되었다. 나에게 가족은 안식처, 믿을 수 있는 존재다. 나는 집 밖으로 움직일 수는 있지만 온전히 떠나지는 못한다. 보이지 않는 끈으로 집과 연결되어 있다. 내가 안정될 수 있게 만든다. 가족이 되기 위해 이경은 노력한다. 집은 이퀄 가족이다. 편히 쉬어야 할 집이란 공간에서조차 노력해야 하는 이경. 이 모순이 이경의 고단함을 증폭시킨다. 나라고 이경과 다를까. 가족도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평론가님의 말에 공감한다. 가족이라는 말의 무게감이 덜어지고 있는 사회에서, 가족을 일구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에 대해 소설은 말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살아간다. 각자의 방식으로 꿋꿋하게. 이 소설은 그 사람들에 대한 소설이다. 소설의 제목이 왜 <움직임>인지 생각해보았다. 이곳에서나 저곳에서나 가족이 되기는 힘들다. '움직여야' 간신히 가족을 만들 수 있다. 어느 곳도 안전하지 않다. 움직임은 '선택'을 말한다. 주인공 이경이 가족을 만들고 싶어 외할아버지를 따라나선 '선택', 더는 떠나는 것이 아닌 결국 남는 것을 택한 '선택'. 120쪽 정도 되는 중편소설이라 부담없이 읽을 수 있어 좋았다. 말 자체는 어렵지 않게 술술 읽힌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난 후, 가족에 대한 사유는 그 어느 때보다도 진지하고 깊게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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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너머 인생그림책 32
오소리 지음 / 길벗어린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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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너머>는 내가 생각한 ‘나의 시선‘ 너머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어요. 내가 선의로 한 일일지라도 누군가에게는 불편함으로 다가갈 수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선의‘라는 나의 시선 너머에 있는 ‘불편한 진실‘. 여러분은 이것을 얼마나 잘 마주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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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너머 인생그림책 32
오소리 지음 / 길벗어린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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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너머>를 읽으며 많은 생각을 했어요. 나는 좋은 마음으로 한 일이 남에게는 그렇게 와닿지 않을 수 있구나를 다시 한 번 더 깨달았습니다. 나의 시선이 닿지 않는 그 너머의 이야기. 나는 알 수 없는 너머의 이야기. 그렇기에 그 이야기를 들을 때 신중해야 하죠. 나는 그런 의도가 아닐지라도 상대가 그렇게 느꼈다면 사과해야 하고요.

<시선 너머>에는 투구 곰, 고깔 곰, 꼬마 곰. 이렇게 세 마리의 곰이 나와요. 투구 곰과 고깔 곰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 갈라지고, 꼬마 곰만이 남게 되죠. 이 둘은 꼬마 곰을 자신의 편으로 데려오기 위해 노력해요. 그렇다면 왜 투구 곰과 고깔 곰은 서로를 싫어하게 되었을까요? 바로 자신의 시선 너머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고깔 곰은 투구 곰이 폭죽을 터트렸을 때, 너무 시끄러워서 잠을 자지 못했어요. 투구 곰은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고자 했지만 고깔 곰에게 피해를 입혔죠. 고깔 곰은 투구 곰의 생일을 축하해주고자 선물을 잔뜩 사줬는데요. 알고보니 그 선물은 투구 곰이 무서워하는 곰인형이었어요. 둘 다 선의로 한 일이었지만 상대에게 상처를 입히고 말았죠.

이 둘은 서로의 '시선 너머'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어요. 고깔 곰은 좋은 마음으로 폭죽을 터트린 투구 곰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투구 곰은 고깔 곰이 힘들 수도 있었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했어요. 나의 시선 너머, 상대를 살피지 못한 것이죠. 그 시선 너머의 상황을 몰랐을 때는 그럴 수 있다 치지만 서로의 상황을 알고도 둘은 사과하지 않아요. 때문에 감정의 골은 더 깊어지죠.

두 곰 모두 사실을 이야기 했어요. 또 이면에는 또다른 진실도 숨어있죠. 그러니 깨진 꿀단지처럼, 이미 벌어진 일이에요. 돌이킬 수 없죠. 그것이 어떤 파장을 데려올지는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겁니다. 꼬마 곰은 둘을 택하지 않아요. 둘이 싸우는 동안 산은 타버렸거든요. 꼬마 곰은 그 숲을 벗어나 새로운 길을 찾아갑니다.

시선 너머의 이야기. 그렇기에 신중해야 할, 또 잔잔히 받아들여야 할 이야기. 나의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전해주는 사람들에게 감사함을 여겨야해요. 투구 곰와 고깔 곰처럼 서로를 탓하지 말고요. 그러다가는 누군가는 곁을 떠나게 될지도 몰라요. 결국 꼬마 곰이 그 숲을 벗어나 자신의 여정을 떠나는 것처럼 말이죠.

나 또한 의도는 없었으나 상대가 기분이 상했다고 하면 따지고 들려 하지 말고 이해하고 사과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나의 시선 너머에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보고 조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아요. 책이 비유적이라 어린아이들은 이해라기가 조금 어려울 수도 있어요. 그러니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부터 추천합니다ㅎㅎ 여러분들도 <시선 너머>을 보며 나는 남을 잘 배려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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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고양이 인생그림책 9
이덕화 지음 / 길벗어린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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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기운‘을 사랑스러운 봄의 전령, 야몽으로 형상화해서 보여줍니다. 4월, 봄의 초입에 서서 읽기 좋은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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