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죽음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적이 있었다.
난 그래서 오늘을 열심히 살아야해 라고.
![](https://image.aladin.co.kr/product/26272/8/cover150/k042738680_1.jpg)
보통 무릎을 가슴에 붙이고 엎드려 글을 썼다. 어떻게 하든 어느 정도 통증은 있지만, 그렇게 하는 게 등이 가장 덜 아팠다. 그렇게 집중해서 이런저런 내 마음의 찌꺼기를 쏟아내다보면 참을 수 없는 한계의 순간이 왔다. 그래서 읽게 되었다. 남들은 대체 무얼 쓰는지. 우연히 두 글을 동시에 만났다. 하나는 안락사, 존엄사, 조력 자살에 대한 정의부터 꼼꼼히 기술된 논리 정연한 글이었고, 다른 하나는 누군가에게 대한 지지를 담은 글이었다. 첫번째 글을 읽으며 이론으로 무장되었던 고드름 같던 마음이 두 번째 글을 만나 주르륵 녹아내렸다. 냉랭했던 마음에 온기가 돌았고, 나만 보던 내가 누군가를 위해서 무언가를 하고 싶은 마음을 품게 되었다. 후자 쪽 글을 쓰고 싶어졌다. 내가 그다지 다정한 사람이아니란 것, 그런 능력을 타고나지 않았다는 것은 잘 알지만, 죽기 직전인데 뭐 어때? 예전과는 완전 다른 사람인 듯, 한 번 시도해보고 싶어졌다. - P14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