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과 저녁의 범죄 가노 라이타 시리즈 2
후루타 덴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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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집필 담당 아유카와 소와 플롯 담당 하기노 에이로 구성된 콤비 작가 유닛으로 2007년부터 주로 소년 취향 소설 작가로 활동하다가 미스터리 소설 "여왕은 돌아오지 않는다"로 2014년 제13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을 수상하며 미스터리 작가로 본격 데뷔했습니다. 그럼, 2018년 허를 찌르는 전개와 반전으로 제71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단편 부문)을 수상한 "거짓의 봄"의 가노 라이터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 <아침과 저녁의 범죄>를 보겠습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 마사치카 다쿠지와 아사히, 동생 유히, 이렇게 세 명이서 차에서 생활했습니다. 생계수단이라고는 좀도둑질이고, 남이 버린 것을 주워오는 것으로 버텼습니다. 아버지는 두 아들을 사랑했지만 현실을 회피하고 떠돌이 생활을 계속합니다. 어느 날 공중목욕탕에 둘을 내려놓고 아버지는 1시간만 기다리라며 어디론가 갑니다. 약속된 시간보다 더 오래 기다렸지만 아버지는 오지 않고, 경찰이 와서 아버지 이름을 물어보고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집이 있으면 좋겠다는 아사히의 말에 유히는 차가 없으면 된다고 말했고, 설탕을 기름통에 넣으면 엔진이 고장 난다는 만화가 생각나 그렇게 했습니다. 그 일 때문에 차가 고장 나서 아버지가 죽었다고 아사히는 믿었습니다. 그 후 아사히와 유히는 가미쿠라 아동상담소의 보호를 받았는데, 그곳에서 친형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아사히는 10년 만에 친엄마가 재혼한 고즈카 집안에 입양되어 치과의사인 새아빠, 이복동생 아야와 함께 삽니다.

다시 10년이 지나 사거리 횡단보도에서 유히를 만나게 된 아사히,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다시 만납니다. 유히는 진짜 이름을 알 수 없어 새 호적을 만들었고 마사치카 유히가 되었습니다. 자신은 하레라는 아동 양육시설에서 지냈고, 직원인 지금의 새아빠가 고등학생 때 입양했습니다. 지금도 알바를 하며 그곳에서 일손을 돕고 있습니다. 웃으며 말하던 유히의 표정이 바뀌며 동일본 대지진으로 하레 건물이 피해를 입었고, 안전성 문제로 사용을 중단해야 한답니다. 다른 곳으로 이전을 하거나, 고치기 위해선 오백만 엔이 필요한데, 아사히에게 협조해 달라고 합니다. 납치 대상에게 동의를 얻었고, 그 부모에게 몸값을 요구해 돈을 마련한다고 합니다. 납치 대상은 15살 마쓰바 미오리고, 올해 초 시립도서관에서 처음 미오를 만났는데, 가족과의 사이가 좋지 않아 집을 나오기 위해 돈이 필요했고 납치 자작극에 동의했답니다. 마쓰바 집안은 예로부터 체면을 중시하기에 시장 선거에 입후보한 아버지는 딸이 납치가 되어도 경찰에 알리지 않고 돈을 줄 거랍니다. 아사히는 선거사무소에 자원봉사자로 잠입해서 경찰이 개입하는지 아닌지를 살펴보라고 합니다. 몸값을 운반할 사람은 미오의 오빠 유타카로 정했는데, 실행 당일 범인이 전화로 운반책을 다른 사람으로 바꾸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아사히가 선택되고 납치범 유히의 지시를 충실히 따라 돈을 건넸습니다.

8년이 지난 더운 여름날, 주민의 신고를 받은 가미쿠라역 앞 파출소 가노 라이타는 부하인 쓰키오카와 함께 현장으로 출동했습니다. 신고자는 옆집에서 들리던 아이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고 이상한 냄새가 나니 확인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곳엔 작은 아이 한 명은 천장을 본 자세로 누워 있었고, 나머지 한 명은 벽에 기대앉은 채 축 늘어져 있었습니다. 둘 다 속옷 한 장 차림이었는데 드러난 몸은 뼈와 가죽뿐이었습니다. 누워 있는 사람은 여자아이로 이미 숨이 끊어져 부패가 진행 중이었습니다. 앉아 있는 남자아이는 아직 숨이 붙어 있어 가노는 구급차를 부르고 지원 요청을 했습니다.

두 아이의 엄마로 짐작되는 요시오카 미즈키의 소재를 파악해 조사를 시작했으나 묵묵부답입니다. 그녀는 왜 아무 말도 하지 않는지, 8년 전 납치 자작극과 지금 사건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자세한 이야기는 <아침과 저녁의 범죄>에서 확인하세요.




오로지 아버지와 두 형제뿐인 세상에서 아버지가 죽고 어린 소년 둘만 남았습니다. 둘은 아동상담소에서 형제가 아님을 알게 되고, 입양되어 각자 떨어집니다. 그렇게 10년이 지나 길거리에서 만난 아사히와 유히, 둘은 피를 나누지 않았지만 피보다 진한 것으로 이어졌습니다. 두 사람은 납치 자작극을 벌이고, 돈을 손에 넣었지만 뜻하지 않게 끝납니다. 그로부터 8년 후, 자백 전문가 형사였으나 지금은 파출소 순경인 가노 라이타는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합니다. 그곳에서 쇠약해진 남자아이와 아사한 여동생의 시신을 발견하고, 아동학대와 살인죄로 구속된 두 아이의 엄마는 무슨 비밀을 숨기고 있는지 어떤 질문에도 대답을 하지 않습니다. 두 아이를 최초 발견한 가노 순경은 사건 관계자들의 거짓말을 알아내고, 진실에 다가갑니다.

1부와 2부로 나뉜 <아침과 저녁의 범죄>는 1부에선 납치 자작극을 벌인 아사히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그래서 범인이 누구이며, 동기는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게 아니라, 어떻게 범죄가 진행되었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2부에선 검거된 관계자를 통해 범인의 허점을 찾아내고 계획된 범행을 깨뜨리는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아동학대'란 주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하는 <아침과 저녁의 범죄>는 방치하거나 훈계란 명목으로 학대를 하는 부모보다 부모를 사랑하는 아이의 마음을 절절히 느낄 수 있습니다. 어른인 부모는 아이가 이런 행동을 하면 사랑하고, 저런 행동을 하면 혼내며 이랬다저랬다 하는데, 정작 아이는'아무리 학대받아도 부모를 사랑한다'는 것을, 그 조건 없는 사랑 앞에 부끄러운 마음만 듭니다. 대물림되는 학대는 더 이상 없어져야 하며, 그것은 당사자들의 의지로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지속적으로 들으려는 의지를 가진 누군가가, 그런 사회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 누군가가 내가 되고, 그런 사회가 우리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한 사람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도 듣고 싶다.

들어야 한다.

p. 382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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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에 절대 안 나오는 영단어와 하찮고도 재미진 이야기
전은지 지음 / 들녘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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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되는 책과 어린이를 위한 동화를 쓰고 있습니다. 영어 학습서로 "영어회화 아웃풋 트레이닝", "댓글영어 단숨에 따라잡기" 등이 있고, "비밀과 비밀과 비밀", "지각하고 싶은 날", "천 원은 너무해", "3점 반장" 등의 동화를 썼습니다. 그럼 저자가 쓴 <시험에 절대 안 나오는 영단어와 하찮고도 재미진 이야기>를 보겠습니다.



2번째 영단어는 'love handles'로 love란 단어가 들어 있어서 더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이 단어는 love와는 아무 상관 없고, handle과 아주 약간 상관이 있다고 합니다. love handles의 뜻은 '늘어진 옆구리 살, 옆구리 군살'입니다. 이 표현에서 중요한 건 부위와 늘어진 정도입니다. love handles는 앞배, 똥배 등 부위 살이 아니라 오로지 양쪽 옆구리 살만 의미합니다. 또 살이 조금 붙은 정도가 아니라 조금 과장해서 손을 살짝 얹을 수 있을 정도로 살이 늘어져야 합니다. 보통 양쪽이 늘어져 있으므로 복수형으로 쓰입니다. 뱃살 관련 다른 표현도 알려주고, 허벅지를 묘사한 표현도 실었습니다.

또한 1940년대 미국에서는 tapeworm(촌충)을 이용해서 살을 뺄 수 있다며 기생충을 판매하는 광고지만 봐도 여성은 말라야 아름답다는 통념이 만연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말랐다는 것은 날씬하다는 의미보다 뼈에 피부 거죽만 덮여 있다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광고지에 눈에 띄는 단어와 의도를 설명하고, 촌충이 무엇인지도 알려줍니다.

10번째 영단어 'sweetbread'는 달콤한+빵 두 단어가 합체한 모양이지만 뜻은 '어린 소, 양, 돼지의 흉선 또는 췌장'입니다. 시험에 안 나올 거 같은 단어에 속하고, 만약 시험에 나온다면 하단에 *표시와 함께 단어의 뜻이 제시될 만한 단어입니다. 흉선은 thymus gland, 이자라고도 하는 췌장은 pancreas입니다. 왜 sweet란 단어가 붙었는지는 안 먹고 못 먹어봐서 알 수 없지만 전 세계 미식가들이 좋아하는 식재료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돼지의 발, 닭의 발, 소머리, 소 꼬리, 소의 도가니, 소의 발, 소의 피, 간 등을 먹기에 이상하게 생각할 일은 아닙니다. 닭똥집과 참고로 설명한 오소리감투까지 읽어보면 영단어에 대한 지식에 먹거리 지식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영어는 수학만큼 학생들에게 어렵고 골치 아프게 느껴지는 과목입니다. 수학은 학창 시절과 일부 성인들에게만 필요한 학문이지만, 영어는 직장 생활에서도 필요하기에 더욱 징글징글하게 느껴집니다. 영어와의 애증의 관계를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 년씩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영어가 힘들게 느껴지는 것은 영어를 시험과목으로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영어를 시험이 아니라 사회·문화·역사 이야기로 접근하면 영어 공부가 재미있어진답니다. 이 방법을 시도하려면 시험에 나오는 소위 빈출·필수 어휘는 잊어야 합니다. 그리고 영어 공부의 기준을 흥미와 재미로 바꾸어야 합니다. 흥미와 재미를 어디서 찾느냐면, 영어권 포털 사이트나 유튜브 등에서 영어로 된 재미있고 흥미로운 기사, 글, 영상 등을 학습 자료로 이용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읽고 듣고 보는 과정에서 무슨 내용인가 이해하려면 모르는 단어나 표현을 찾게 됩니다. 이런 접근 방법은 시험 점수를 올리는 데 쓸모없는 표현을 강제로 알게 되지만, 동시에 시험 점수를 올리는 데 상당히 쓸모 있는 표현, 구문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재미와 흥미를 덤으로 얻게 됩니다. 그러면 영어를 덜 싫어하고 영어 공부가 덜 괴로워지니 영어를 더 잘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입니다. <시험에 절대 안 나오는 영단어와 하찮고도 재미진 이야기>를 통해 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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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기분파 버스운전자격시험 필기 문제집 - 최근 CBT 출제유형을 반영한 실전모의고사 수록 2025 기분파 시리즈
㈜에듀웨이 R&D 연구소 지음 / 에듀웨이(주)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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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수험생들의 합격수기로 검증된 에듀웨이 출판사에서 2025년을 대비한 버스운전 자격시험 필기 문제집이 출간되었습니다. 지루한 군더더기 설명을 모조리 빼서 날씬하게 만든 교재, <2025 기분파 버스운전자격시험 필기 문제집>을 보겠습니다.



제1종 대형 또는 제1종 보통 운전면허를 가진 만 20세 이상으로 1종 보통 이상의 운전 경력이 1년 이상 되고, 운전적성정밀검사 규정에 따른 신규검사 기준에 적합한 사람이라면 버스운전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있습니다. 시험은 인터넷 접수이며 선착순으로 접수인원이 제한되어 있기에 시험 날짜 전에 충분한 기간을 두고 미리 접수를 해야 원하는 날짜에 응시할 수 있습니다. 시험과목은 4과목 80문항으로 총점의 60% 이상을 맞으면 되고, 총 80분이 주어집니다.

이 책은 각 섹션별로 기출문제를 분석하고, 흐름을 파악해 학습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어느 부분을 중점적으로 학습해야 하는지를 'Main Key Point'를 통해 확인하며 학습의 강약을 조절하면 됩니다. '필수암기'는 최근 복원문제 및 빈출 중 반드시 암기해야 할 부분을 본문에 표시했습니다. 중요한 단어는 형광펜으로 칠했고,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해당 단어에 밑줄을 긋고 내용을 적어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글로만 적으면 지루할 수 있기에 필요에 따라 표로 도식화했습니다.

각 섹션별 최근 출제되었던 기출문제를 수록하고, 문제 아래 해설도 실었습니다. 또한 문제 상단에 별표(★)의 개수를 표시해 해당 문제의 중요성과 출제빈도를 보여줍니다. 최근 시험에 자주 출제되었거나 출제될 가능성이 높은 문제를 분석해 모의고사 형태로 수록해, 실제 시험이 어떻게 나오는지를 파악할 수 있도록 'CBT 실전모의고사' 5회분을 수록했습니다. 시험 직전 마지막으로 반드시 확인해야 할 부분을 뽑아 '핵심이론 빈출노트'에 부록으로 삽입했습니다. 상식적인 부분은 빼고, 혼동하기 쉽거나 어렵게 느껴지는 이론만 적었기에 빠르게 정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버스운전자격시험은 버스 기사의 전문성 확보를 통한 서비스 향상과 교통사고 예방에 기여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의 지시로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2012년에 도입한 자격시험입니다. 이에 노선 여객자동차 운송사업(시내·농어촌·마을·시외), 전세버스 운송 사업 또는 특수여객자동차운송사업의 사업용 버스 운전업무에 종사하려는 운전자는 버스운전 자격을 반드시 취득한 후 운전해야 합니다. <2025 기분파 버스운전자격시험 필기 문제집>은 최근 기출문제를 분석했고, 출제 포인트를 제시해 효율적인 학습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게다가 모르거나 헷갈리거나 공부 방법 등 궁금증이 있으면 에듀웨이 카페에 질의를 남기면 각 시험별 책임 편집위원님들이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해 줍니다. 또한 자격증에 관련된 정보 및 관련 뉴스, 최신 기출문제 등의 독자지원센터도 에듀웨이 카페에 있습니다. 핵심이론과 최근 CBT 출제유형을 반영한 실전모의고사, 빈출노트가 있는 <2025 기분파 버스운전자격시험 필기 문제집>으로 합격에 다가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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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라 - 2024 제7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작
김아인 지음 / 허블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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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에 태어난 저자는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습니다. 열한 지역을 떠돌며 열두 군데의 학교에 다녔고, 열여섯 속의 집에서 살았습니다. 그러고도 늘 낯선 공간과 낯선 시간, 낯선 사람들을 상상하며 소설을 씁니다. 2024 제7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을 차지한 <스파이라>를 보겠습니다.



어느 날, 에피네프라는 낯선 전염병에 전 세계 사람들이 걸려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 혼란에 빠졌습니다. 기억과 인격을 데이터화하는 정신 전산화 기술의 개발과 그 기술을 독점해 고객들에게 제2의 가상 인생 서비스를 제공하는 AE라는 거대 회사가 세워졌습니다. 알고 있던 것과 알지 못하는 것, 대비해 오던 것과 조금도 대비하지 못한 것의 경계가 완전히 무너지고 뒤섞이는 그 혼란 속에서 사람들은 이후의 인생이 어떻게 될지, 거기에 적응해 내지 못한 인간이 어떻게 될지 조금도 몰랐습니다. 그렇게 한차례 거대한 폭풍이 지나간 후, 주인공 웨이쉬안의 애인 페이가 그녀의 오빠가 AE의 보존 구역에 있다며 대화를 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AE 입주 고객의 뇌와 척수를 들어내고 남은 신체인 반송체를 폐기하는 일을 담당하는 웨이쉬안은 도와줄 수 없다고 말했고, 페이는 에피네프에 걸려 격리소로 옮겨졌습니다. 마지막까지 자신은 AE에 들어가지 않을 거라는 말을 하고 연락이 끊겼는데, 그녀가 반송체로 그 앞에 옵니다.

AE 연구원 하라바야시 가스미는 13개월 전 동면 상태에서도 뇌가 인격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어 뇌와 척수를 꺼낼 필요가 없게 되는 로밍셀 기술을 개발합니다. 하지만 회사는 프로젝트를 폐기하고, 지금의 방식을 계속 고수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AE는 서버 시스템, 뇌와 신경계, 호르몬, 언어, 데이터 사이의 통신 체계를 구현하는 데 필요한 스무 가지 이상의 독립 기술을 독점하고 있는데, 그녀는 회사가 이윤보다 우선시하는 게 뭔지 알아낼 거라고 합니다. 가스미의 대학교 후배 오카베가 자신의 애인 유즈키가 이곳에 강제로 끌려왔다며 캡슐을 확인하고 싶다고 합니다. 웨이쉬안은 오카베를 도와 유즈키의 캡슐에서 몸에 난 멍 자국과 여러 상처를 확인합니다. 웨이쉬안은 유즈키의 몸을 데리고 갈 수 있도록 오카베를 돕다가 경비원을 맞닥트립니다. 오카베를 죽인 경비원이 그를 쏘려는 찰나 건물 전체가 폭발하듯 뒤흔들립니다.

누군가가 돕기라도 한 것처럼 AE 시설이 다운되고, 웨이쉬안은 무사히 탈출했으나 또 다른 위험에 빠집니다. AE는 무슨 이유로 유즈키를 끌고 간 것인지, 강제로 입주당한 사람들이 있는 곳은 어디인지, 웨이쉬안과 가스미를 노리는 사람은 누구인지, 자세한 이야기는 <스파이라>에서 확인하세요.




에피네프 감염병으로 죽음이 대량화된 세계, 몸을 버리고 가상의 공간에서 대체 인생으로 연장되는 생을 배경으로 하는 SF 소설 <스파이라>는 코로나를 살았던 우리를 떠오르게 합니다. 몇 년 간 코로나로 인해 비접촉과 비대면이 당연한 것이 되어버린 세대를 일명 코로나 세대라고 부르는데, 이 책에선 삶 자체에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는 세대를 엔트로피 세대라고 한답니다. 미용이나 위생, 건강처럼 자신을 돌보는 걸 거부하고, 뭘 참지도 담아두지도 않으며 개개인의 차이는 인정하지만 특별한 재능이나 능력을 인정하지 않는답니다. 이전 세대 사람들의 미덕이었던 노력이나 열정, 치열함 등도 편안하고 행복하게 그리고 오래도록 살기 위한 행위였으나 감염병으로 인해 모든 게 쓸모없는 것이 되어버려 모든 게 그때그때 달라질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치료제도 없고 백신도 비싸서 일부만 맞을 수 있다면, 그런 세상이라면 삶에 대한 기대가 줄어들 것입니다. 희망이란 것은 미래에 대한 기대에서 비롯되기에,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면 희망도 부질없는 것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 또 어떤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갈지 모르겠으나, 그때가 되면 우리 앞에 또 어떤 선택이 놓일지 모르겠으나, 주인공 웨이쉬안이 '현실'을 선택한 것처럼,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는 저마다의 현재를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그런 여러 현재가 모여 지금의 현실일 것입니다. 앞으로의 현실이 나쁘지 않기만을 바라며, 내년의 한국과학문학상은 어떤 내용을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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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식 - 우리가 지나온 미래
해원 지음 / 텍스티(TXTY)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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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란 저자는 추계예술대학교 영상 시나리오 학과를 졸업했고 관공서 브로셔와 여행 가이드북, 영화 시나리오, 만화 스토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왔습니다. 해원이라는 필명으로 발표한 첫 번째 작품 "슬픈 열대"로 데뷔했으며, 2018년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안필름마켓 NEW 크리에이터상 수상했으며, 2022년 "굿잡"을 출간했습니다. 그럼, 세 번째 장편소설 <아카식 : 우리가 지나온 미래>을 보겠습니다.



2024년 4월, 서울에서 8중 추돌 사고가 일어났는데, 3명이 죽고, 16명이 중상을 입었습니다. 주인공 홍선영은 심각한 뇌 손상을 입은 채 병원에 실려 갔고, 혼수상태에 빠졌습니다. 의식을 되찾은 건 작년 봄이었고, 의사는 뇌 손상으로 기억상실증 환자가 되었답니다. 부모님은 어릴 때 돌아가셨고, 어른이 된 후에는 언니와 함께 살았습니다. 언니는 선영의 뇌가 굉장히 취약한 상태라며, 아주 작은 충격으로도 뇌 안을 돌아다니는 피가 굳어 버릴 수 있다며 집에만 있었고, 매일 약을 먹어야 한답니다. 언니 홍은희는 그녀가 누구인지 알려 주었고, 잊어버린 지난 삶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최소한의 사람 구실을 할 수 있게 도와주었습니다. 그런데 부산행 KTX 070 열차를 타고 대전역을 지나 옥천에 있는 철교를 건너다 기차와 연락이 끊겼고, 당시 열차에는 탑승객과 승무원 포함 186명이 타고 있었는데, 언니도 그중 한 명입니다. 그런데 정부는 하루가 지나도 말이 없고, 탑승객의 가족과 친지들이 사고 대책 본부가 있는 대전 동부 소방서로 가고 있다는 소식에 선영도 집을 나섭니다.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만난 수상한 남자를 대전에서 다시 만나고, 선영에게 경찰, 검찰, 국정원, 케테르 재단에서 언니가 070 열차 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의심을 하며 찾고 있다고 합니다. 그는 데미안 장이라며 주한 미국 대사관 직원이라며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면 공유해 줄 테니 홍은희 씨에 대해 알고 있는 걸 얘기해달라고 합니다.

경찰이 문을 두드리며 찾아옵니다. 선영은 언니가 충선 어린이 재단 일로 출장을 많이 간다고 했는데, 경찰은 그런 회사가 없다며 언니와 어린 남자가 손을 잡고 서울역을 가로지르는 영상을 보여줍니다. 남자애는 10살 문호동으로 보육원 출신으로 시설에 들른 사회복지사가 말도 없이 데려갔다며 실종 신고를 한 상태입니다. 게다가 약이 떨어져서 입원했던 병원에 가서 의사를 만났더니 처방약이 없다며, 뇌에 혈전이 생길 가능성이 지극히 낮다며 약 먹을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언니는 무슨 이유로 거짓말을 했으며, 같이 동행한 아이는 누구인지, 선영이 잊은 과거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더 자세한 이야기는 <아카식 : 우리가 지나온 미래>에서 확인하세요.




<아카식 : 우리가 지나온 미래>는 제목에서 보았듯이 '아카식 레코드'가 주요 소재로 등장합니다. 아카식 레코드는 신비학에서 우주와 인류의 모든 기록을 담은 초차원의 정보 집합체 혹은 과거, 현재, 미래 삼세의 모든 사건과 상념이 명세되어 있는 세계의 기억이자 경로이며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움직임을 우주 공간(akasha)을 기록함을 가리킵니다. 아카식 레코드는 이 세상의 모든 일이 기록되어 있는 초월적인 무언가를 의미하지만, 모든 것을 다 안다는 의미와 같지는 않습니다. 이 책에선 끈 이론을 통해 11개의 차원이 존재하고, 각각의 차원은 상이한 물리법칙을 가져서 다른 차원을 감지할 수도, 자유롭게 왕래할 수도 없지만, 이런 차원의 규칙에서 벗어난 존재를 상상합니다. 이런 존재는 다른 차원의 신호를 감지할 수 있기에 튜너(Tuner)라고 불렀고, 이들의 대뇌에는 후쿠하라-베르너 돌기가 돋아나 있답니다. 이 돌기를 통해 다른 차원의 신호를 감지하는데, 그중에는 아카식 레코드의 신호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주인공도 튜너이고, 아카식 레코드가 내뿜는 파동을 신호로 변환해 텔레비전, 내비게이션, 휴대폰 등등으로 쏘아 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능력을 탐내는 세력들이 존재하고, 주인공도 세력 다툼에 휘말립니다. 읽을수록 과거, 현재, 미래는 인간이 생각하는 시간의 순서일 뿐, 어떤 차원에서는 시간이 동시에 존재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3차원에 사는 우리는 1, 2, 3차원만 느낄 뿐, 4차원 이상을 인식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차원에 사는 존재들은 어떨지, SF 소설을 통해 짐작할 뿐입니다. SF 미스터리 스릴러 <아카식 :우리가 지나온 미래>를 통해 그 한자락을 살짝 엿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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