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남은 시간 죽음의 디데이
이혜린 지음, 박시현 그림 / 풀빛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선생님이 되고 싶어 사범대학교에서 교육학과 국어교육학을 전공한 저자는 중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 현재는 독서 논술학원을 운영 중이며,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시간을 파는 가게", "수상한 이어폰" 등의 동화와, 청소년 소설 "드림레코드", 어린이 교양책 "친구랑 마음이 통하는 대화법" 등을 썼습니다. 그럼, 저자가 쓴 판타지 성장소설 <너에게 남은 시간 죽음의 디데이>를 보겠습니다.



주인공 류담은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8살의 어느 날 엄마가 담을 안아있어 기적적으로 살았지만, 부모님은 돌아가셨습니다. 그날부터 담은 사람들의 머리 위에 적힌 것을 볼 수 있게 됐습니다. 낮이건 밤이건 머리 위에서 야광 팔찌처럼 쨍한 빛을 내는 초록색 링, 그 안에 선명하게 적힌 숫자. 그것은 죽음까지 남은 날짜를 보여 주는, 죽음의 디데이입니다. 부모를 잃은 상실감과 슬픔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의지했던 담은, 사이가 조금씩 가까워지면, 그 사람의 디데이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안쓰러운 마음에 그들을 돕고 싶었지만 어려서 할 수 있는 게 없었고, 친구들의 길게 남은 디데이 숫자에 금방 익숙해졌습니다. 그러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절친 동우의 디데이 숫자가 '7'만 남았고, '0'인 그날 동우가 집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10시까지 지키다 집에 갔는데, 그날 밤 라면을 사러 나온 동우가 슈퍼 주인아저씨에게 둔기를 맞고 그 자리에서 죽었습니다. 부모님을 죽인 남자와 슈퍼 주인아저씨를 생각하니 류담은 인간이란 존재에 환멸을 느꼈고, 정해진 죽음을 피해 갈 수 없다는 무력감에 사람과 관계를 맺지 않기로 합니다.

고등학생이 된 류담은 고립된 채 학교생활을 하지만 반장 소미소가 다가옵니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어떤 할머니와 소미소를 보지 못하고 달려오는 차 앞을 막아선 류담. 다행히 모두 무사했고, 이 장면을 찍은 동영상이 뉴스로 보도되었습니다. 미소는 은인이라며 더욱 적극적으로 다가왔고, 반 아이들의 말을 몇 번 받아주다 보니 담의 눈에 갑자기 디데이가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아이들과 달리 소미소의 머리 위만 비어 있었습니다. 담은 밤 산책을 나갔다가 자주 본 하트 고양이를 알은 채 했는데, 며칠 남지 않은 디데이가 갑자기 늘어난 것이 보였습니다. 숫자가 이상하다며 중얼거렸는데, 털보 아저씨가 숫자가 보이냐며 묻습니다. 카페를 열 예정이라는 빈 가게로 털보 아저씨가 담을 초대합니다. 털보 아저씨도 임신한 아내가 눈앞에서 사고로 죽고, 능력을 얻었답니다. 갑자기 능력이 생긴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며 충동적인 살인이나 사고로 인해 정해진 운명보다 죽음의 디데이가 갑자기 단축된 사람이나 동물이 눈에 띄면 도우면서 산답니다. 지금은 볼품없어도 공사 중이니 자주 놀라오라는 말에 담은 찾아갑니다. 늘 밝은 줄 알았던 미소의 숨겨진 가족사를 들으며 둘은 점점 친해지고, 미소의 디데이가 갑자기 '7'로 나타납니다.

미소를 살리고자 하는 담은 어떻게 될지, <너에게 남은 시간 죽음의 디데이>에서 확인하세요.




내게 남은 시간을 알 수 있다면 어떻게 할 건가요. 앞으로의 시간은 이제까지 살았던 시간과 다른 시간으로 다가올 겁니다. 그래서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마음가짐부터 달라지겠죠. <너에게 남은 시간 죽음의 디데이>는 다른 사람의 남은 시간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류담의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흔히 죽음의 반대편에 놓인 것을 삶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죽음과 삶은 반대가 아닙니다. 우린 태어나면서 죽음을 향해 살아가고 있고, 그것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렇기에 죽음의 디데이를 보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사실 삶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죽음으로 가는 자신의 여정을 어떻게 채울지는 오로지 나 자신에게 달린 일입니다. 슬픔이나 화, 분노, 시기, 질투 같은 부정적인 마음보다 감동, 웃음, 기쁨, 행복 같은 즐거운 마음이 더 많아질 나의 인생을 위해, 오늘도 그런 마음으로 살아가야겠습니다.


인생은 원래 별 게 없단다.

근데, 사람이라는 게 또 그 별 거 없는 것들 때문에 살아지는 거야.

나를 살게 하는 무언가가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살아갈 이유가 생기니까.

p. 33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 제3부 (2024 리뉴얼) - 신들의 신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능한 신이 아닌 ‘신‘이여서 더욱 흥미롭다. 저자가 담아내고자 하는 이번 소설의 깊이는 무엇일지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 제2부 (2024 리뉴얼) - 신들의 숨결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이 아닌 신의 관점에서 전개하는 소설이라니, 더이상 상상하지도 예상하지도 못하겠다. 그러니 읽을 수 밖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 제1부 (2024 리뉴얼) - 우리는 신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걸작 중 하나라 읽고 싶은데다가, 전보다 새로운 표지라 기대된다. 저자의 필력이 얼마나 책에 푹 빠져들게 할지 궁금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원성취 고객센터
마론 지음 / 팩토리나인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는 오랫동안 라디오 작가로 일하며 생방송에 쏟아지는 문자들을 볼 때면, 사람들은 자신의 얘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작업실이 서촌에 있을 때 가끔 들린 통인 시장에서 분식점 할머니께서 깨끗한 종이 가방에 떡볶이를 넣어주셨는데, 비닐봉지면 충분하다고 사양했더니 이왕이면 이쁜 데 넣고 다녀야지라며 건넸습니다. 그럼, 그날 할머니의 종이 가방만큼 다정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쓴 <소원성취 고객센터>를 보겠습니다.



선택적 함구증에 걸린 소원이 비 오는 날 하굣길에 횡단보도 앞에서 우산을 가지고 나온 엄마를 만나 "엄마!" 하고 큰 소리로 불렀습니다. 집에선 말을 잘 했으나, 밖을 나오면 입을 다물어 속상한 엄마는 소원의 소리를 듣고 빨리 만나고픈 마음에 신호등이 바뀌자마자 건넜으나 덤프트럭이 조금 늦게 브레이크를 밟으며 차에 부딪혀 죽었습니다. 그날 엄마를 부르지 말았어야 하는데라는 후회로 16년을 보낸 어느 날, 자신의 인새에서 빠진 부분이 뭔지 깨달았습니다. 누군가 자신을 살펴주고, 자신도 누군가를 살펴주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소원성취' 앱을 만들어 무료로 배포했습니다.

청담동 헤어숍에서 스태프로 일하는 은지는 샴푸의 달인입니다. 차원이 다른 그녀의 손놀림에 두피가 상쾌해진 고객들은 잠이 들곤 했습니다. 그녀는 아이돌 블랙의 멤버 제로를 좋아했고, TV에서 종종 본 제로가 지친 모습을 보며 안쓰러웠습니다. 그래서 제로가 행복해졌으면 하는 소원을 앱에 적었고, 대면 상담을 통해 소원은 은지의 휴대폰에 필요한 서비스가 들어간 앱을 만들어 설치했습니다. 예상할 수 없는 시간에 예상할 수 없는 방법으로 서비스가 제공되니 놀라지 말라는 말을 듣고 집에 어떻게 왔는지 기억이 흐릿한 은지는 여느 때와 같이 미용실에서 잡일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폰 화면에 알림창이 떠서 확인했습니다. 귀에 꽂은 무전기 이어폰으로 제로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빵집 사장 정도순은 오지랖이 넓어 동호회, 번영회, 동창회 같은 곳에서 총무를 도맡아 합니다. 어려서부터 친구 좋아하고 왁자지껄하게 노는 걸 좋아했던 그녀는 이제 사람들의 부탁을 자연스럽게 거절해서 서서히 멀어지고 싶다는 소원을 말합니다. 원하는 서비스가 들어간 앱을 만들어 건네준 소원은 받지 않을 전화번호를 신중하게 고르라고 합니다. 받고 싶지 않은 전화번호를 등록해놓으면, 그 번호로 오는 전화나 문자를 걸려준답니다. 도순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만든 가짜 목소리가 대신 전화나 문자로 답하는데, 계속 전화를 안 받아도 문제가 안 될 사람, 부탁을 거절해도 되는 사람을 신중하게 고르라고 선택하라고 합니다.




<소원성취 고객센터>엔 애틋한 소원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6편 실려 있습니다. 좋아하는 스타의 행복만을 바라는 팬, 악플이 두려운 웹소설 작가, 애완묘가 된 길냥이의 말을 알아듣고 싶은 아저씨, 오지랖을 그만 부리고 싶은 빵집 사장, 동생의 복수를 하고 싶은 언니, 췌장암 3기 판정받은 스타 강사까지, 저마다 사연도 바라는 것도 다릅니다. 그들은 소원이 만든 '소원성취 앱'을 이용했고, 그들의 소원에 맞는 맞춤 앱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설치된 앱을 통해 그들은 자신의 소원을 이루게 되는데요, 하지만 그 앱에 무한정 매달리진 않습니다. 결국 소망을 이루는 것은 본인 몫이고, 앱은 도우미 역할만 할 뿐이라는 것을 깨닫기 때문입니다. 소원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도, '소원성취 앱'을 만든 소원도 마음이 아픈 사람입니다. 그들의 상처 난 마음에 반창고를 바르는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결국 그들이 자신의 아픔을 제대로 본 자신입니다.


누군가 자신을 지켜봐 준다는 건

삶의 의미를 단단히 만드는 계기가 되는 법이다.

p. 134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