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칼라 프리워커 - 사무실 밖으로 나간 청년들 북저널리즘 (Book Journalism) 78
이이람 외 지음 / 스리체어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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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에서 시작해 지금은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이이람 씨, '팀 아홉시 반'의 내장 목수 김민지 씨, 관악구 환경 공무관으로 근무하는 노다니엘 씨, 건설 현장 정리팀 서은지 씨, 건설 시행사 임직원 정우진 씨, 젊은 농부 진남현 씨를 인터뷰했고, 그 내용을 <블루칼라 프리워커>에 담았습니다. 그럼 내용을 보겠습니다.



어릴 때 연예인이 꿈이었고 중학생 때 춤을 추기 시작해 20살까지 대전 공연 기획단에 있었다는 이이람 씨는 아이돌 연습생으로 1년 정도 있다가 안 맞는다는 걸 깨닫고 주얼리 디자인을 배웠답니다. 공방에서 연습하며 지냈는데 3D 프린팅이 급상승하더니 핸드메이드 제품의 경쟁력이 하락했고, 무엇을 할까 고민하던 중 대전에서 페인트 도장 일을 하는 아버지가 생각나 직업 전문학교에 들어가서 목수 일을 배웠답니다. 막상 배우니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천직이라는 느낌이 강했고, 목수 일을 하면서 전문성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에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전향했습니다. 목수 일을 하며 모은 돈으로 인테리어 아카데미에 등록했고 그곳에서 참스승을 만나 그분 밑에서 일하다 얼마 전 옮겼답니다. 리모델링의 수요가 넘쳐 일이 끊기지 않아서 일할 사람이 없을 정도라 추천하며, 학원 수료하는 데 돈은 들지만 돈을 쓴 만큼 확실히 번답니다. 어떻게 일을 배우면 되는지, 일을 하면서 가장 유의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등도 알려줍니다.


낮에는 밴드의 기타리스트로, 밤에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환경 공무관으로 일하고 있는 노다니엘 씨는 재활용품이나 폐기물 등을 트럭에 실어 집하장으로 옮기는 지역 수거팀에서 일하고 있답니다. 새벽 4시가 되면 오토바이를 타고 지정된 휴게실로 출근해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보호 장구를 갖춘 뒤 지도를 챙겨 맡은 구역에 갑니다. 수거 차량이 지나가지 못하는 작은 골목들을 오토바이로 다니며 재활용품을 수거해 큰길로 빼내는 선작업을 하고, 5시 반쯤부터 수거 차량이 와서 코스대로 다니며 수거를 한답니다. 아침 7시쯤에 밥을 먹고 8, 9시쯤부터 두 번째 작업을 한 후 낮 12시까지 일하고, 나머지 한 시간은 작업복 세탁을 비롯해 신변 정리를 하고 오후 1시에 퇴근합니다. 구청 소속 환경 공무관이라 새벽에 출근해 낮에 일이 끝나지만, 외주 업체 분들은 저녁부터 일해서 새벽에 끝나는 경우도 많답니다. 대학교 때 기타를 전공해 강사로 일했으나 결혼하려고 하니 벌이가 시원찮았고, 신문 기사에서 환경미화원이란 직업이 생각보다 괜찮다는 글을 보고 응시하게 되었답니다. 부모님은 안전상의 이유로 약간 걱정했으나 친구들은 대다수 응원해 주었고, 다치지 않도록 매일 조심하고 있답니다.


토종 씨앗과 자연 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있는 7년 차 농사꾼 진남현 씨는 대학교 농촌 활동에서 일을 하다가 농약 중독에 걸려 농약을 쓰지 않는 자연 농법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시대에 휘둘리지 않는 직업을 갖고 싶다는 생각에 농부를 택했고 귀농하기 전 돈을 모았습니다. 100만 원 돈과 등산 가방 하나 들고 완주군 고산면에 들어왔고, 밭 근처에 집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썩은 나무를 가지고 초가집을 지어 2년을 버텼답니다. 지붕에서 비가 새고, 쥐와 뱀이 들어와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이것도 못하면 어딜 가도 죽는다는 생각에 버텼고, 3년이 지나니까 일하는 사람의 몸으로 바뀌었답니다. 육체노동이라고 무조건 몸만 움직이는 게 아니라 기술이고 꾀입니다. 쉬는 것도 일의 일종입니다. 농촌 어르신들로부터 배운 농사를 나한테 맞춰서 해보고, 자신의 것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7년 동안 일곱 번의 농사를 지으며 매년 좋아지고 있습니다. 오늘이 제일 가난하고, 내일은 오늘보다는 덜 가난합니다. 그 이상의 큰 꿈을 꿀 수 없고, 돌아가는 삶에 만족하며 지내고 있답니다.




저마다의 동기로 사무실 밖으로 나온 청년들은 사회가 주목하지 않던 분야로 뛰어들고 있습니다. 왜 '블루칼라' 일자리를 할까요. 육체노동은 몸이 힘들고 전망이 어둡다고 인식되는데 말입니다. 하지만 직접 만나 본 블루칼라 직종의 청년들은 유형의 무언가를 만드는 것에 진지하게 집중하는 사람, 꿈 없이도 확실한 급여에 만족하는 사람, 하고 싶은 일을 위해 단순한 일을 선택한 사람들입니다. 6명 프리워커의 공통점은 '자유'입니다. '일잘러'가 되는 방법은 없지만, '일머리'의 중요성을 말하고, 경제적 자유를 얻는 방법은 없지만 인생의 주도권을 쥐는 방법을 <블루칼라 프리워커>에서 이야기합니다. 일한 만큼만 벌어야 한다는 말을 뒤집어 벌 만큼 일할 것을 말합니다.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속에 땀 흘려 인생을 마주합니다. 6명의 이야기를 읽으며 앞으로의 젊은 미래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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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비 종친회
고호 지음 / 델피노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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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평양에서 걸려온 전화"와 "악플러 수용소", "과거여행사 히라이스", "기다렸던 먹잇감이 제 발로 왔구나"를 썼으며, 사회적 이슈를 문학적으로 녹이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지금도 꾸준히 또 다른 세계를 만들기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저자의 <노비 종친회>를 보겠습니다.



주인공 헌봉달은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일하다, 미국 FDA에서 승인을 받았다는 당뇨 치료 장비로 돈을 벌겠다고 일을 벌이다 승인을 받을 예정임을 알게 된 병원들로부터 고소가 들어왔습니다. 동업자는 공금을 들고 날랐고, 미국 본사 역사 자국에서 재심의가 들어가는 바람에 도움받을 길이 요원합니다. 영업실적은 마이너스가 되었고, 거래처마다 대금 결제 독촉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 속내를 시골집에 있는 엄마에게 말하지 못하고 산소에 와서 마음을 달래고 있는데, 동네 사람들로부터 봉달이 왔다는 소리를 들은 엄마가 그를 봅니다. 엄마에게 빌린 돈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앞으로가 문제입니다. 거래처에 사정을 말해 삼 개월의 말미를 받은 게 다입니다. 그때 사무실 틈으로 한 여자가 들어옵니다. '전국에 전주 헌씨들 집결 요망'이란 글자를 보고 왔다며 헌신자라고 합니다. 신자는 이곳이 종친회냐며 노비 집안인 걸 아냐고 봉달에게 묻습니다. 친할아버지와 친할머니가 돌아가지고 옆집에 살던 어르신이 죽었는데, 거기서 호구단자를 발견했답니다. 근데 거기에 할아버지와 할머니 이름이 적혀 있었대요. 남의 집 호구단자에 적혀 있는 이유가 그 집 종이라서 그랬답니다. 봉달은 양반, 상놈, 그걸 누가 따지냐며 떳떳하게 잘 살면 양반 아니겠냐고 합니다. 감동받은 신자는 SNS에서 진주 헌씨들을 모으는 글을 올립니다.


신자가 올린 글의 조회 수는 꽤 되지만 막상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 파리만 날리는 중에, 탈북청년 헌총각과 전직 사학 교수 헌학문이 찾아옵니다. 또한 입양아 헌자식도 부모를 찾겠다며 이곳을 찾아옵니다. 헌학문이 말하길, 조선 시대가 부계 사회긴 해도 외손을 배척하거나 제사 지내는 사람만 우선시하는 풍토는 아니었는데, 조선 후기 때부터 남손 중심으로 바뀌고, 족보를 만들겠다며 요란을 떨었답니다. 80년대까지도 돈을 들여 가짜 족보를 만드는 사람도 있었는데, 현대사회에서도 족보는 신분 상승을 위해 겉치레로 보여주기식으로 사용된답니다. 그러면서 학문은 얼마 전까지 성행한 신분 세탁도 알아내기 힘든데, 이백 년 전 신분 세탁을 우리가 알아볼 수 없으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백 년 전 헌씨 조상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조사해야 하는 것이랍니다.


회원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조상들의 흔적을 열심히 찾는데, 헌봉달은 혼자 4선 국회의원 헌정치를 만납니다. 그는 헌봉달의 공을 치하하며 자신도 정기총회 때 참석하고 헌씨들을 모으는 데 앞장서겠다고 합니다. 그의 화려한 이력과 인맥을 아는 헌봉달의 눈빛은 빛납니다.


종친회를 연 헌봉달의 의도는 무엇인지, 시조 찾기에 열성인 회원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노비 종친회>에서 확인하세요.




사업 실패로 막다른 길에 몰린 헌봉달은 뜬금없이 종친회를 세우고, 찾기 힘든 진주 헌씨들을 모으기 시작합니다. 주부 헌신자, 전직 교수 헌학문, 탈북 청년 헌총각, 입양아 헌자식, 전직 조직 부두목이며 현직 일식집 사장 헌금함, 여고생 헌소리는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진 채 이곳에 왔습니다. 전직 사학교수 헌학문의 지식과 인맥으로 시조 찾기에 나서는데,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모두 굴하지 않고 돈도 되지 않는 일에 열성을 다합니다. 이들을 못마땅하게 보는 헌봉달은 4선 국회의원 헌정치를 만나며 자신의 속내를 드러냅니다. 종친회를 설립한 그의 의도가 무엇인지 조금씩 밝혀지면서 그의 계획대로 일이 풀리는지가 궁금해 책을 계속 읽게 됩니다. 하지만 <노비 종친회>는 단순한 범죄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 이야기입니다. 종친회를 진심으로 대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헌봉달은 낯선 감정을 종종 느낍니다. 우린 자신에게 나쁜 의도로 접근해 경제적 손해나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되면 그 사람을 미워합니다. 그리고 복수도 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남이가'의 영화 대사처럼 따뜻함을 보여주는 헌씨들 앞날에 꽃길만 있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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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기분파 자동차정비산업기사 필기 - NCS 학습모듈기반의 최신출제기준 적용, 제4판 2023 기분파 시리즈
㈜에듀웨이 R&D 연구소 지음 / 에듀웨이(주)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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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정비산업기사 필기는 객관식으로 4과목 총 80문항을 칩니다. 자동차 엔진 정비, 자동차 섀시 정비, 자동차 전기·전자 정비, 친환경 자동차 정비를 2시간 동안 100점 만점으로 하여 과목당 40점 이상, 전 과목 평균 60점 이상을 맞아야 합격합니다. 에듀웨이 연구소는 다년간의 국가자격시험 문제집을 출간한 노하우로 변경된 출제기준을 반영하고, 최신 경향에 맞췄습니다. 그럼 <2023 기분파 자동차정비산업기사 필기>를 보겠습니다.



2022년 1회 시험을 토대로 출제문항수를 적었고, 시험을 참고로 간단한 학습 팁을 실었습니다. 직무 중심의 NCS의 내용을 분석해 단문형 노트 형태로 정리하여 가독성을 높였으며, 해당 장치의 원리 또는 작동 순서를 정리하여 이론 정립에 도움이 되도록 했습니다. 장치의 작동 원리나 구조 등 이해가 필요한 부분은 최대한 이해하기 쉽도록 이미지를 수록하였으며, NCS 교재의 이미지 중 이해가 어렵거나 가독성이 떨어지는 이미지도 보다 쉽게 표현해 본문 이해를 돕도록 마련했습니다. 초보자를 위해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용어는 부가 설명을 첨부하여 이해를 돕고, 내용 정리에 도움이 될만한 장치의 분류, 다이어그램, 주요 비교 등도 실었습니다.


반드시 알아둘 사항은 형광펜으로 표시해서 눈에 보이게 했으며, 새 출제기준에 맞는 기출을 챕터별, 섹션 별로 선별하여 수록했습니다. 또한 기출이 없는 분야도 예상문제를 실어 대략적인 출제 유형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문제 상단에 해당 출제 '연도-회차'를 표기했으며, 참고할 만한 문제를 '[참고]'로 표시했습니다.


2018~2021년 기출문제를 수록하였고, 2015~2017년 기출은' 에듀웨이 카페'에 있습니다. 지문과 보기가 유사한 문제가 나올 경우를 대비하여 문제와 관련된 내용도 하단에 실었으며, 2022년 1회 기출을 분석한 복원모의고사 3회분을 수록했습니다.




약 22~26%였던 합격률이 2022년 1회 자동차정비산업기사 필기시험에선 13%까지 낮아졌습니다. 이는 출제과목 및 출제 유형 변경, NCS 학습 모듈 적용에 따라 2021년 이전과 크게 달라지면서 기출만 풀어서는 합격이 어려워졌습니다. 그만큼 출제의도와 출제 유형을 파악하기도 어려워졌습니다. 이에 신설 과목에서 합격의 당락이 크게 좌우되며, 2021년부터 기출을 문제 변경 없이 그대로 반영하기 시작했습니다. CBT 시험은 기존의 1회분 시험에 대해 시험 일자 및 시간을 지정해 일시에 치르는 방식이 아닌 약 10일에 걸쳐 나누어 시험을 치르기 때문에 수험자마다 문제가 다르며, 출제 범위와 문제 난이도 또한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한 CBT 시험의 특징은 기출 반영에 좀 더 충실합니다. 2022년의 경우 기출반영도가 약 30~40% 정도입니다. 그러므로 기출도 필히 숙지해야 합니다. <2023 기분파 자동차정비산업기사 필기>는 2022년 복원 시험을 검토하여 NCS 학습 모듈 반영을 토대로, 내용을 보강했고, 예상문제 역시 10년 이상의 기출을 각 섹션 별로 분류하여 수록했습니다. 공부하다가 궁금한 점이 있다면 네이버 에듀웨이 카페에 방문해 도움받길 바랍니다. 자동차정비산업기사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합격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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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뢰성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리드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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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때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한 저자는 대학 졸업 후 2년 동안 서점에서 근무하며 글쓰기를 계속하다가, 2001년 "빙과"로 제5회 가도카와 학원 소설 대상 장려상을 수상하며 데뷔했습니다. "빙과"로부터 시작된 '고전부 시리즈'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고, "인사이트밀"로 제8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후보, "추상오단장"으로 제63회 일본 추리작가협회상 후보, 제10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2011년 "부러진 용골"로 제64회 일본 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하였으며, 2014년 "야경"은 제27회 야마모토 슈고로 상을 수상했고 제151회 나오키상 후보에도 올랐습니다. 제12회 야마다 후타로 상을 받은 <흑뢰성>은 역사상 최초로 일본 미스터리 4대 랭킹 1위를 석권했으며, 제166회 나오키상 수상을 비롯해 9관왕을 달성했습니다. 그럼 내용을 보겠습니다.



오다와 혼간지, 어느 쪽이 승리할지는 예측불허입니다. 다케다와 우에스기를 무찌르고 기세가 오른 오다와 열 개의 영지를 다스리는 모리는 혼간지와 결탁했습니다. 이 싸움이 어떻게 끝날지 아무도 모릅니다. 덴쇼 6년, 1578년 11월은 바로 그런 시절이었습니다. 승승장구한 오다지만 아직 오사카만은 제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사카에서 반나절 거리에 있는 이타미 지역 자체를 성안에 품은 외성을 가지고 있는 아리오카성의 주인이자 오다 가문이 셋쓰 일대의 지배를 맡긴 일세의 영웅, 아라키 셋쓰노카미 무라시게가 주인공입니다. 오다 측 사자라며 찾아온 고데라 간베에가 그를 알현했습니다. 그는 오다의 군대를 얕잡아보면 안 된다고 합니다. 오다를 상대로 버틸 수 있는 것은 이곳 아리오카성뿐이지만 이 성채와 도와주리라 믿고 있는 모리 군대를 믿으면 안 된다고 합니다. 오다 노부나가 경은 나가시노성을 구하기 위해 출진했지만, 모리 우아노카미 데루모토는 그런 인물이 아니랍니다. 모리는 간계로 가득한 가문이니 아리오카성을 도우러 오지 않을 거랍니다. 무라시게도 모리 가문 당주를 정말 믿을 만한 인물인지 확신할 수 없었는데 그 점을 지적합니다. 하지만 오다 가문을 등지고 시작한 모반을 멈출 순 없습니다. 핵심 계획은 이미 시작되었고 무라시게 혼자만의 뜻으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이 점을 간파한 간베에를 그냥 보낼 수 없다고 생각한 무라시게는 그를 아리오카성에 구금합니다. 그 말을 들은 간베에는 사자를 돌려보내는 것이 규칙이고, 돌려보낼 수 없다면 베어버리는 것이 무사의 규칙인데, 세상의 이치에 어긋난 행동을 한다며 말합니다. 이런 행동을 하면 인과가 돌아올 거라며 자신을 죽이라고 절규합니다. 무라시게는 그의 입을 막고, 재갈을 물리고, 눈가리개를 둘러 지하 감옥에 넣으라고 명령을 합니다. 이리하여 간베에는 아리오카성에 갇혔고, 인과는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아리오카성에서 동쪽으로 약 20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이바라키성을 지키고 있는 장수 나카가와 세베에가 오다 군대가 들이닥치는 모습을 보자마자 성문을 개방해 성을 오다에게 넘기고 스스로도 항복을 했습니다. 나카가와 세베에는 무라시게에게 이번 모반을 열심히 권유한 장수였는데 이 소식을 들은 무라시게 휘하의 장수들은 분노를 금할 수가 없습니다. 나카가와 세베에의 배신에 앞서 다카야마 우콘이 지키는 다카쓰기성도 항복을 했습니다. 이 두 성은 교토에서 몰려오는 오다 군대를 막기 위한 두 겹의 방패인데, 그것이 연달아 굴복한 것입니다. 두 장수가 항복하리라는 것은 예상했으나 아베 형제가 지킨 오와다성도 넘어갔다는 소식에 무라시게는 놀랍니다. 오와다는 아리오카와 오사카를 연결하는 가도 중간에 있습니다. 열 겹 스무 겹으로 포위당한 오사카 혼간지를 하루 만에 구하기는 어렵지만, 오와다가 아라키의 수중에 있는 동안은 오사카와 아리오카성 사이에 길이 뚫려 있습니다. 오사카가 습격당하면 아리오카에서, 아리오카가 습격당하면 오사카에서 병사를 보내 각자 오다의 후위를 칠 수 있었는데, 오와다성이 넘어가는 바람에 이제 길이 끊겼습니다. 그러면 오다는 배후를 걱정할 필요 없이 아리오카를 습격할 수 있습니다. 아베 니에몬의 배반에 분개한 장수들은 아베 니에몬의 아들 지넨이 이곳에 인질로 잡혀 있으니 죽이자고 합니다. 하지만 무라시게는 감옥에 가두겠다고 선언합니다. 인질은 바친 쪽이 배신하지만 않는다면 소중한 손님이지만 배신하면 처형을 합니다. 배신자의 인질을 죽이는 것이 난세의 규칙이기 때문입니다. 지넨이 갇혀 있던 창고에서 다음 날 지넨이 화살에 맞은 채 죽었습니다. 그가 죽자마자 경호 무사들이 달려왔는데 화살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아베 지넨의 기이한 죽음은 성에 퍼졌고, 그의 아비 아베 니에몬의 배반으로 부처님의 벌을 받았다는 말이 돕니다. 무라시게가 죽이지 말라고 한 그의 말을 어기고 지넨을 살해한 범인을 찾기 위해 조사를 시작합니다.


역사와 미스터리의 정수를 보여주는 <흑뢰성>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입니다.




<흑뢰성>은 사자 고데라 간베이를 돌려보내거나 죽이지 않고 지하 감옥에 가둔 아라오카성의 아라키 무라시게는 자신의 주인 오다 가문에 반기를 들고 혼간지와 모리에 가담했습니다. 이 모반을 성공하기 위해 오다 군대를 막아야 하는데, 그와 뜻을 같이 한 장수들이 오다 군대에 항복합니다. 배신한 장수의 인질을 처형하지 않고 살려두었으나 기이한 죽음을 당합니다. 자신의 명령을 어긴 범인이 누구인지 무라시게는 조사를 시작하며 1장은 시작합니다. 군사 회의 자리에서 중수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무라시게가 신임한 규자에몬이 전쟁을, 이케다 이즈미가 자중을 주장했습니다. 규자에몬이 납득하는 모습을 연출해 무라시게의 계획대로 되고 있는 중에 외부인 다카야마 다료와 스즈키 마고로쿠가 출진을 하겠다고 나섭니다. 둘의 주장이 통하지 않는 것은 뻔한 일임에도 그렇게 주장한 의도는 무엇인지 조사를 명령하며 2장의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무라시게가 신임한 사자인 무헨은 고매한 승려로 전쟁 전부터 유명합니다. 그런 무헨에게 오다에게 항복할 테니 중재를 부탁하는 서한을 보냈습니다. 그에 대한 답을 들으면서 3장은 시작합니다. 무사뿐만 아니라 서민들도 가족을 살해당하는 것을 용서할 수 없습니다. 한 명을 잃으면 한 명을 죽여야 것이 순리입니다. 하지만 보복이 끝없이 되풀이되면 집이나 마을이 약해지므로 살해한 쪽에서는 사죄의 의미로 사람을 내놓고, 그것으로 보복을 대신합니다. 이때 내놓는 것은 사람을 죽인 당사자가 아니라 그를 대신할 희생양으로 게시닌이라 합니다. 병사들의 보호를 받으며 이동하는 남자를 보고 저잣거리에 나선 무라시게가 물어보니 노무라 단고가 이케다 이즈미께 보내는 게시닌이라 말합니다. 그에 대한 조사를 명하며 4장은 시작합니다.


충성과 배신이 난무하던 덴쇼 연간인 1573년, 오다 노부나가가 아사쿠라 요시카게와 아자이 히사마사 부자를 죽이면서 세력을 확대했습니다. 반대세력을 잇달아 평정했고 종교적 무장세력과의 전투도 승리를 이뤄냈고, 결국 1582년 동국 다이묘들을 복속시켰습니다. 그 뒤 다른 지역 정벌을 추진하려 했으나 혼노지에서 반란을 일으킨 아케치 미쓰히데의 기습을 받아 죽었습니다. 오다가 죽기 전 오사카 지역의 전투를 그린 <흑뢰성>은 역사와 미스터리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실존했던 인물들과 가상의 인물들을 적절히 등장시켜 전쟁에서 승리의 의미는 무엇인지를 숙고하게 합니다. 성문을 걸어 잠그고 버티기에 들어간 아리오카성, 그 성을 지휘하는 무라시게는 농성한 끝에 승리가 있는지를 고민합니다. 오다 노부나가 휘하에서 잘나가던 그가 왜 모반을 일으켰는지에 대한 의견은 다양합니다. 신뢰할 수 없고 평생 모반을 반복한 사람이지만 천수를 다 누린 그를 일본사에서 종잡을 수 없다고 평가하지만 자신을 믿고 따르는 부하들과 주민들의 목숨을 생각하며 무라시게의 마지막을 보여주는 <흑뢰성>에서 그의 인간적인 면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작품이 더욱 화제가 되고 큰 호평을 받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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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버 (양장) - 제15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나혜림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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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달의 뒷면에서"로 소설집에 참여한 저자는 <클로버>로 제15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럼 내용을 보겠습니다.



폐지를 줍는 할머니와 함께 사는 15살 정인은 어려운 형편에서 삽니다. 담임선생님의 허락을 받아 방과 후 햄버거 가게에서 일주일에 3일 3시간 일을 합니다. 제주도로 가는 수학여행 경비가 354260원이고, 학교에서 경비를 지원해 줄 수 있다지만 같은 반 태주 패거리들의 놀림과 시비에 갈 마음도 들지 않습니다. 친구들은 수학여행 일정을 보며 호텔이 안 좋다고 말을 하지만, 정인이의 세상에선 모든 시간과 무게에 돈이 붙습니다. 2박 3일에 354260원이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다른 아이들은 알까요. 정인은 다른 아이들이 가지 않는 학교 건물 뒤 쓰레기장에 종종 갑니다. 그곳에서 태주 패거리들 눈에 의지 않으려고 시간을 보냅니다. 그곳에서 금빛 눈동자를 지닌 검은 고양이를 만납니다. 정인은 어릴 때부터 할머니를 따라 폐지를 주웠고, 고물상 주인 박 코치와도 오랫동안 봤습니다. 할아버지는 정인이가 매일 조금 모아 가져가면 돈을 더 쳐주었습니다. 그런데 제값만 쳐주는 게 이상해 멀뚱히 서 있자 박 코치는 폐지 값이 떨어져서 어쩔 수 없다며 말합니다. 꼭 받을 돈을 떼인 기분인 정인은 검은 고양이와 또 눈이 마주쳤고, 정인이를 따라옵니다.


집 안에 검은 고양이를 들인 정인이 부엌에 간 사이, 고양이 대신 윤기나는 까만 옷을 입은 남자가 금색 눈을 빛내며 정인을 봅니다. 자신은 '헬렐 벤 샤하르'라며 휴가중인 악마라고 합니다. 히브리어로 빛나다는 뜻이고, 샛별이며, 라틴어로 루시퍼라고 합니다. 그는 정인이 믿지 않자 고양이로 변신했고, 일주일을 이곳에서 놀다 갈 테니 부탁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정인에게 운명을 바꿔 줄 수 있다며 소원이 없냐고 물어봅니다. 정인은 백만 원을 모으고 싶다며 그게 다라고 합니다. 악마는 백만 원 모아서 하고 싶은 게 있지 않냐고 또 물어보죠. 정인은 백만 원 말고 정말 하고 싶은 게 있다고 합니다. 자신도 여러 가지 중에 골라 봤으면 좋겠다고, 그런 선택을 하고 싶다고 대답합니다.


특기생에 모범생에 회장인 재아가 정인의 아지트에 오고, 그렇게 둘은 대화를 합니다. 재아의 속마음을 듣고, 재아와 친해지고 싶은 정인, 그런 정인에게 자꾸만 '만약에'라는 그 한마디만 하면 원하는 것을 이뤄줄 수 있다고 말하는 악마,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클로버>에서 확인하세요.




자꾸 불평하면 안 돼. 불평하면 사는 게 지옥이 되니까. (p. 15)

이런 상상, 저런 상상. 좋은 상상, 나쁜 상상. 상상은 해 볼 수 있지, 사람이니까. 근데 상상을 끝낼 줄도 알아야 한다. (p. 62)

신은 명령하지만 악마는 시험에 들게 하지. 선택은 인간이 하는 거야. (p. 111)


어려운 형편에서도 바르고 꿋꿋하게 사는 현정인은 폐지를 줍는 할머니와 삽니다. 악마가 끊임없이 욕망에 굴복하라고 정인을 유혹하지만 정인은 천국같이 보이는 그곳을 벗어납니다. 아직 15살 정인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직 인생이라는 마운드에 올라가지도 않은 핏덩어리죠. 그러니까 한 걸음, 또 한 걸음, 다시 한 걸음 내디디면 그 앞엔 또 다른 미래가 펼쳐질 것입니다. 그런 정인을 온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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