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서 만난 새
이치니치 잇슈 지음, 전선영 옮김, 박진영 감수 / 가지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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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종'이란 뜻의 필명인 저자는 야생에 사는 생물의 매력을 전하고 싶어 만화와 삽화를 그리며 글을 쓰는, 전직 야생동물 조사원입니다. 그림에 담긴 빼어난 관찰력과 묘사, 독특한 세계관으로 트위터 등 SNS에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와일드 드라이브! 친근한 생물의 관찰 도감", "탐험! 마을 뒷산 생물 도감" 등을 썼고, 탐조 전문지에도 기고하고 있는 저자의 <동네에서 만난 새>를 보겠습니다.



새 보기를 '버드 워칭(bird watching)'이라고도 합니다. 새 보기는 일상에서 홀가분하게 즐길 수 있는 취미입니다. 걷는 즐거움이 더욱 커지고, 계절의 변화도 느낄 수 있고 자신이 사는 주변의 환경도 더 잘 알게 됩니다. 특별한 도구나 장비를 마련하기보다 집에 가는 길에, 산책하는 길에, 베란다에서 집안일하면서도 새를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겸사겸사 새를 보다 보면 주말에 멀리 나가 더 다양한 새를 보면 됩니다. 새는 아침에 활발하고 잘 지저귀며 찾아보기 쉽습니다. 하지만 겨울에는 기온이 올라가지 않으면 새들이 움직이지 않기에 무조건 아침 시간이라고 할 순 없습니다. 초보자라면 겨울이 가장 좋다고 합니다. 봄부터 여름까지는 새소리를 즐길 수 있지만 잎이 많기에 그 모습을 찾아내기가 어렵답니다. 이파리가 떨어져 앞이 잘 보이는 겨울이 새를 관찰하기에 더 낫습니다. <동네에서 만난 새>에선 주의해야 할 매너도 알려줍니다.



이 책은 '새들의 먹이 활동/새들의 구애 행동/새들의 둥지 짓기와 육아/새들의 소리와 몸짓'으로 나눠 새를 알려주고, 재미있는 새들의 생태도 실었습니다. 부록 만화엔 가까이 사는 새들과 잘 지내려면이란 제목으로 4가지 상황에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설명합니다.


큰부리까마귀는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인데 기름진 먹이를 좋아해서 육식에 치우친 잡식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도시에서는 버린 쓰레기를 뒤져 먹이를 찾는데 일본에서는 비누를 가져갔다는 관찰 사례도 있었습니다. 까마귀는 머리가 좋기로 유명한데 호두를 지상으로 떨어뜨려 깨 먹거나 자동차를 이용해 호두를 깨기도 합니다. 참새가 목욕하면 맑고 제비가 낮게 날면 곧 비가 옵니다. 우리 주변에서 가장 많이 보는 비둘기는 집비둘기인데 번식도 1년 내내 이루어지므로 구애 활동을 쉽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집비둘기의 구애는 매우 독특한데 목을 부풀리고 꽁지깃을 펼쳐 몸이 더 커 보이도록 하거나, 고개를 위아래로 흔들기도 하면서 끈질기게 구애를 합니다. 암컷이 도망쳐도 계속 쫓아가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야생 새들의 집은 우편함, 전봇대와 지붕 주변, 방범 카메라 위, 빈집의 미닫이창, 하천 부지에서 가까운 다리 등에서 발견됩니다. 생각지도 못한 장소에서 새들의 집을 찾을 수 있으니 주변을 둘러보며 관찰하면 좋습니다. 새들을 관찰하다 보면 새 종류에 따라 새소리도 다른 것을 알 수 있고, 특정한 행동에 따라 다른 소리를 내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참새 소리와 언뜻 들으면 문이 삐걱대는 소리나 SF 영화의 광선총 같은 소리를 내는 새소리도 들을 수 있습니다. 한 번쯤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새가 고개를 갸웃하는 행동은 새들은 안구를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방향을 보고 싶은 때 고개를 기울입니다. 또한 비둘기가 고개를 앞뒤로 움직이며 걷는 것은 주위를 잘 보기 위해서입니다. 새가 몸을 씻는 데 사용하는 것, 더운 날엔 입을 벌리고 있고, V자 대열로 날아가는 이유 등 재미있는 새들의 생태도 설명합니다.




새는 우리 주변에서 사는 가장 친근한 야생동물입니다. 집 주변을 산책해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까치, 비둘기, 참새 정도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그런 새들도 자세히 보면 개성이 넘칩니다. 게다가 보는 눈이 뜨이면 자신이 사는 동네 길에서 하루에도 몇 십 종이나 되는 새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새를 관찰하는 일은 그저 그것만으로도 재미가 있습니다. 새의 종류가 여러 가지여서 재밌고, 색과 모양이 다양해서 재밌고, 새들의 몸짓이나 행동이 여러 가지여서 재밌습니다. <동네에서 만난 새>는 우리 주변에 사는 새들을 관찰하며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재미를 쉽고 즐겁게 소개합니다. 특별한 노력 없이 평범한 일상을 살면서 관찰할 수 있는 동네 새들이 바로 주인공입니다. 이 책을 보고 나면 어제와 같은 길을 걷더라도 조금은 다르게 보이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자신을 발견할 것입니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읽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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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만 모르는 진실 특서 청소년문학 29
김하연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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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국문학을 공부하고, 프랑스 리웅3대학에서 현대 문학을 공부한 저자는 어린이 잡지 "개똥이네 놀이터"에 장편동화를 연재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글을 쓰고 있는 저자는 "시간을 건너는 집"과 "소능력자들" 시리즈, "똥 학교는 싫어요!", "어린이를 위해 어린이가 뭉쳤다", "날아라 모네 탐정단"을 썼습니다. 그럼 <너만 모르는 진실>을 보겠습니다.



한 소녀가 죽었습니다. 그리고 7개월이 지난 11월 1일 나경 고등학교 오픈 채팅방에 죽은 소녀의 이름으로 입장한 누군가가 자신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엔지 시네마 부원 네 명에게 편지를 보낸다며 모두 읽어보라고 하는 글과 이미지를 남깁니다. 이 사건은 바로 소문이 났고 학부모에게도 알려져서 다음날 학교는 난리가 납니다. 엔지 시네마 동아리의 고문이자 편지를 받은 학생들의 담임이었던 현진 선생님은 교장 선생님 앞으로 11월 16일까지 이들을 조사해서 게시판에 처벌을 공고하라며 이를 어길 시 증거자료와 함께 해당 교육청에 제보하겠다는 투서를 확인합니다. 교장 선생님은 현진 선생님에게 편지의 내용이 맞는지 조사를 지시했고 그녀가 죽기 전날 자신을 기다렸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혹시 자신도 소녀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게 아닐까 하고요.


편지를 받은 엔지 시네마 부원 성규, 우진, 소영, 동호는 오픈 채팅방에 글이 올라오기 전 2학기가 시작된 날에 이미 편지봉투로 똑같은 내용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다른 학생들도 받은 줄 몰랐고 각자 그 사실을 숨겼다고 합니다. 소녀가 죽은 이유를 단순히 작년에 뜻밖의 사고로 엄마가 죽은 후 그 슬픔을 이기지 못해 자살한 것으로 알았던 현진 선생님은 부원 네 명과 이야기하며 그동안 외면해온 진실을 알게 됩니다.


이제 편지 내용은 사실로 인정이 되었고, 누가 이 내용을 오픈 채팅방에 올리고 교장선생님 앞으로 투서를 보냈는지를, <너만 모르는 진실>의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계속됩니다.




예전엔 가해자와 피해자가 명확히 파악되었고 모두들 수긍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가해자, 피해자로 구분 짓기가 힘듭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의 캐릭터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을 흑과 백으로 구분 지을 수 없고, 다양성이 존중되기에 다채로운 농도의 회색들도 많이 등장하고 다시 평가되기도 합니다. <너만 모르는 진실>에서 죽은 친구에게 편지를 받은 네 명의 학생들은 오픈 채팅방에 각자의 편지가 모두 공개되면서 숨겼던 비밀이 수면 위로 드러납니다. 네 명의 학생들과 죽은 학생의 담임이자 동아리 고문이었던 현진 선생님도 그동안 봐왔던 아이들의 모습과 다른 내용의 글로 인해 의문이 생깁니다. 누군가를 온전히 알 수는 없는 법이지만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다른 면, 그것도 나쁜 쪽으로의 면이 보이면 내가 그 사람을 제대로 알았던가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혹시 그 사람이 보이고자 하는 모습의 단면만 보고 그렇게 판단한 건 아닐까 하고요. 또한 한 사람의 죽음에 대한 안타까움보다 자신의 처지나 주변 시선을 먼저 걱정하고 챙기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나의 모습과 별다를 바 없게 느껴집니다. 우리가 알고 있던 것들은 사실인지, 아니면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 보고자 했던 모습과 나만의 진실은 아닐지 생각해 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는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고,

그 선택으로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어.

너에게 아직 진실을 말할 기회가 있는 것처럼.

이 세상은 어이없고 불공평한 일투성이지만,

내가 어떤 사람이 될지 선택할 수 있는 기회는 누구도 빼앗지 못하는 거야.

(p. 135)


하지만 아무리 솔직하고 바르게 살아간다 해노 나쁜 일은 반드시 벌어져.

윤이는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였다면 좋았을 텐데.

포기하고 싶은 오늘은 버티게 하는 건 그저 약간의 다정함인데.

(p. 177)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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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아르떼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100배 즐기기 - 한·오스트리아 수교 130주년 기념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한경arte 특별취재팀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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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arte는 고품격 문화와 예술의 큐레이터로 경제와 문화를 잇는 한국경제미디어그룹의 새로운 브랜드입니다. 한국경제 문화부와 한국경제매거진 무크팀으로 구성된 특별취재팀이 각계각층의 문화예술 전문가를 취재하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예술계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한·오스트리아 수교 130주년 기념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을 취재하고 이에 도움이 되고자 펴낸 <한경아르떼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100배 즐기기>를 보겠습니다.



합스부르크 가문에서도 기억해야 할 이름을 알려주고, 600년 유럽 역사와 비교한 합스부르크 가문 연대기, 가계도도 일목요연하게 보여줍니다. 또한 특별전이 중요한 이유와 합스부르크 가문의 예술품이 모두 전시된 빈미술사박물관을 설명하고, 전시 관람 포인트를 짚어줍니다. 특별전을 보기 전에 이 책을 보고 가면 더욱 좋은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또한 합스부르크의 숨은 이야기 11가지와 수많은 컬렉션 중에서도 큐레이터가 선별한 눈여겨볼 작품 20점을 보여줍니다. 특별전을 만나기 전 알아야 할 컬렉터와 수집품, 그리고 가문의 이야기까지 그림과 글로 설명합니다. 미술은 알고 보면 더욱 눈에 보이는 것이 많지요. 작품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탄생 배경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스트리아의 문화, 관광 명소, 클래식 거장, 작품에 등장하는 신화 속 인물을 실었고, 특별전 관람객이 알아두면 좋은 전시 가이드까지 보고 나면 당장 특별전을 보러 가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유럽에서 유명한 가문은 메디치 가문과 합스부르크 가문일 것입니다. 합스부르크 가문에서 제가 잘 아는 인물은 바로 마리 앙투아네트로 합스부르크 가문인 줄 몰라도 한 번은 들어본 사람일 겁니다. 프랑스 대혁명 때 단두대에서 죽은 왕비입니다. 이외에도 이름은 잘 몰라도 익숙한 그림들도 많이 있을 겁니다. 합스부르크 가문은 모국인 오스트리아뿐만 아니라 독일, 신성로마제국과 스페인 등을 통치하며 위세가 대단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피를 더럽혀서는 안 된다는 이유로 근친결혼을 고집하다 보니 결국 오래 살지 못했고, 유전병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그렇게 합스부르크 가문의 영광은 유럽 역사와 더불어 점점 기울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그렇게까지 지키고자 했던 고귀한 핏줄에 대한 집착이 결국 가문을 무너뜨리게 된 점을 돌이켜보면 얼마나 덧없는 것임을 느끼게 됩니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합스부르크 가문도 600년으로 끝나게 된 것을 생각하면 어떤 것도 영원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멋진 작품들을 보며 화려함에 취해 정신 차리기 힘들지만, 수많은 반짝임 속에 무엇이 진짜인지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인스타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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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스티븐 킹 지음, 진서희 옮김 / 황금가지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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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년 미국 메인주 포틀랜드에서 태어난 저자는 1974년 발표한 첫 장편소설 "캐리"로 세상에 이름을 알렸습니다. 원래 쓰레기통에 처박혔던 원고를 아내인 태비사가 설득하여 고쳐 쓴 이 작품으로 킹은 작가로서 경력을 쌓기 시작했고, 그의 작품들은 지금까지 30여 개 언어로 번역되어 3억 5000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을 만큼 전 세계 독자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2003년 전미 도서상 시상식에서 평생 공로상을 수상했고, 1996년 오헨리 상, 2011년 LA 타임스 도서상, 2015년 에드거 상, 브램 스토커 상 15회 수상, 영국 환상문학상과 호러 길드 상 각 6회, 로커스 상 5회, 세계 환상문학상 4회를 수상하는 기록을 남겼습니다. 그가 쓴 신작 <나중에>를 보겠습니다.



주인공 제이미 콘클린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외삼촌을 대리해 출판사 에이전시를 운영하는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 제이미는 죽은 이들을 봅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버켓 부인이 죽고 그녀가 숨겨둔 반지의 행방을 버켓 부인 유령에게 물어보고 그 답을 알려주고 그 장소에서 반지를 찾게 되자 엄마도 믿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다른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말하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제이미는 이후로도 사고를 당해 죽은 사람들을 몇 명 더 보았고 엄마에게 말한 적이 가끔 있지만 어머니가 속상해하는 것 같아서 대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폰지 사기에 휘말린 외삼촌과 엄마의 투자금은 공중에 날아갔고, 외삼촌의 요양병원도 좀 더 싼 곳으로 옮겼으며, 사무실도 매각하고, 집도 옮겼고, 차도 팔았으며, 집에 있던 수많은 책의 초판본도 팔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사람들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형편이 나아졌으나 2, 3년마다 로아노크 시리즈를 집필하던 리지스 토머스가 마지막 완결을 두 챕터 쓰고는 돌연사했습니다. 고료를 선불로 받았는데 책이 나오지 않으면 그 돈을 물어줘야 할 판국입니다. 어머니는 사귀던 형사 리즈 더튼의 수사용 차로 제이미를 태우고 토머스 작가의 집에 갑니다.


엄마는 작가의 집에서 그의 유령이 보이면 그 유령에게 책 내용을 말해달라고 하라고 제이미에게 말합니다. 제이미는 작품을 쓰는 곳 근처에서 토머스 유령을 보았고, 유령은 묻는 말에는 진실을 대답해야 하기에 제이미의 요구를 들어줍니다. 9살이었던 제이미는 토머스 씨가 하는 말을 똑같이 반복해서 어머니가 가져온 녹음기에 전했습니다. 한 시간 하고도 반이 걸려 책 내용을 말했고, 그 모습을 본 리즈도 완전히 인정하진 않았지만 뭔가 있다는 걸 아는 것 같았습니다. 어머니는 녹음된 내용을 들고 토머스 씨의 작품을 반복해서 읽으며 넉 달에 걸쳐 마지막 완결판을 완성했습니다. 다행히 편집자도, 독자들도 작가가 쓴 작품이라 믿었고 평도 엄청 좋았습니다.


엄마와 사귀던 리즈가 어느 날 마약을 집에 가져와 숨겼습니다. 그것을 엄마가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하기 전에 당장 나가라며 내쫓습니다. 그리고 제이미에게 리즈와 끝났다며 학교에 데려다줍니다. 그 이후로 리즈 더튼을 일 년 뒤에 다시 보았습니다. 중학교에 다니던 나는 수업을 마치고 집에 가려고 나오는데 누군가 부릅니다.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된 리즈가 서 있습니다. 자신과 같이 가야 할 곳이 있다며 폭탄 테러범이 남긴 폭탄을 찾는 일이라고 합니다. 텀퍼라고 지칭하는 그는 죽기 전까지 19개의 폭탄을 설치했고 많은 사람들이 신체 불구가 되고 부상을 입었습니다. 이후로도 10개의 폭탄을 더 설치해 죽는 사람까지 생겼습니다. 하지만 뒤가 밟혔고 그의 집에 들어갔으나 텀퍼는 없었습니다. 그를 지명수배하고 찾는데, 그가 공원에서 머리에 총을 쏘며 자살했습니다. 하나가 더 있다며 큰 거라고 적힌 쪽지를 핀에 달아놓은 채로요. 겨우 유령인 그를 발견했고 그에게 폭탄이 어디 있는지 물었는데 그는 제이미에게 말을 안 한다고 합니다. 다시 물어보자 그는 질문을 듣고 괴로워하며 말 안 한다고 소리칩니다. 제이미는 다시 다그쳤고 그는 신음을 지르며 털어놓습니다.


해결된 줄 알았던 폭탄 테러범 유령은 사라지지 않고 제이미 앞에 나타납니다. 이제 제이미는 어떻게 될지, <나중에>에서 확인하세요.




유령을 볼 수 있는 주인공 제이미는 제이미의 질문에 유령이 된 이들은 진실만을 말해야 합니다. 이런 능력으로 파산 위기에 빠진 엄마를 돕기 위해 자연사로 죽은 소설가가 쓰려고 했던 책 내용을 전해 듣고, 폭탄 테러범 유령이 죽기 전 설치한 폭탄 위치도 알아냅니다. 하지만 폭탄 테러범 유령은 사라지지 않고 머리에 총을 쏴 자살한 죽기 전 모습 그대로 제이미 앞에 나타납니다. 10대인 제이미는 엄마가 걱정할까 말을 할 수 없었고, 같은 아파트에 살며 친하게 지냈던 은퇴한 교수에게 털어놓습니다. 그는 쿠드 의식이란 것을 말해주었고, 몇 년 동안 폭탄 테러범 유령에 익숙해진 제이미는 겁먹지 않고 실행에 옮기기로 마음먹습니다. <나중에>는 미스터리, 추리, 스릴러 소설이라기보다 주인공 제이미의 성장소설에 가깝습니다. 폰지 사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배경에 잘 녹여냈고, 미국에 만연한 폭탄 테러, 마약 거래와 부패 경찰까지 주인공의 주변 인물로 사용해 어린 제이미가 처한 상황을 더 잘 드러내게 합니다. 하지만 이 힘든 상황에도 제이미를 지켜주고 사랑하는 엄마의 사랑이 있기에 소년은 나쁜 길로 빠지지 않고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에 밝혀진 반전까지 읽고 나면 다른 사람과는 조금은 다른 제이미의 나중을 응원할 것입니다.


항상 나중이라는 게 있다.

이제는 나도 안다.

적어도 우리가 세상을 뜨기 전까지는

항상 나중이 있다.

마침내 죽고 나서야 모두 이전 일이 되는 것이다. (p. 12)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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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 에브리 도어 - 꿈꾸던 문 너머, 충격적인 욕망을 마주하다
라일리 세이거 지음, 오세영 옮김 / 혜지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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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리 세이거는 미국 뉴저지 프린스톤에 살고 있으며 필명입니다. 라일리의 첫 소설 "파이널 걸스"는 24개국이 넘는 국가에서 출판되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베스트셀러이며, ITW 스릴러 어워드에서 베스트 하드커버 노벨상을 수상했고 장편 영화로 제작 중입니다. 두 번째 소설 "더 라스트 타임 아이 라이드"는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럼, 저자의 세 번째 스릴러 작품, <락 에브리 도어>를 보겠습니다.



줄스 라슨은 갑자기 깨어납니다. 이곳은 병원이라며 누군가가 이름과 나이를 묻습니다. 그제야 줄스는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들것에 실려 어딘가로 가고 있습니다. 몸을 움직여보려 했지만 팔다리는 묶여 있고, 목에는 무언가 칭칭 감겨 머리가 고정되어 있습니다.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말에 뭔가를 기억해내려 했지만 기억나는 게 없는 줄스는 바솔로뮤 바로 앞에서 몇 분 전에 사고가 났다는 말에 바로 눈에 번쩍 뜨이며 거기로 돌려보내지 말라고 애원합니다.


시간은 6일 전으로 돌아갑니다. 펜실베니아의 탄광 마을 출신 줄스는 아파트 시터를 구한다는 광고를 보고 왔는데, 맨해튼에서 가장 유명한 아파트 중 하나인 바솔로뮤였습니다. 이 아파트가 유명한 이유는 건물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괴물 모양 석상인 가고일 때문입니다. 그동안 바솔로뮤와 가고일은 수많은 사진의 모델이 되었습니다. 엽서나 광고, 패션 화보의 배경, 영화와 TV에도 등장했고, 80년대 출간된 베스트셀러 소설 '꿈꾸는 이의 마음'의 표지에도 있습니다. 줄스도 이 책으로 바솔로뮤를 알게 되었습니다. 언니 제인과 이 책을 보며 고향을 벗어나 도시에서 살고 싶다는 꿈을 키웠습니다. 거주공간은 2층부터 시작해 총 11층이고, 층마다 네 개의 호실이 있습니다. 하지만 꼭대기 층인 12층은 집이 두 채만 있는데, 그중 12A를 돌볼 아파트 시터가 필요하답니다. 어떤 집도 한 달 이상 비어서는 안 된다는 바솔로뮤의 규칙 때문에 이곳의 주인이 죽고 난 후 이 집의 소유권을 두고 조카들이 싸우고 있는데 그것이 해결될 때까지 누군가가 거주해야 한답니다. 또 다른 바솔로뮤의 규칙으로 방문객은 금지고, 잠깐이라도 구경시켜 주는 것도 안 된다고 합니다. 또한 흡연이나 마약 금지, 적당량의 음주는 괜찮고, 아파트 주민들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아야 한답니다. 이 조건을 지키면서 집을 원래 상태 그대로 유지하면 일주일마다 현금으로 천 달러를 받을 수 있습니다.


2주 전 직장을 잃은 날 동거하던 남자친구의 외도를 목격하고 줄스는 대학교 절친인 클로이의 집에 더부살이하고 있습니다. 수중에 돈도 떨어지는 가운데 아파트 시터는 너무나 좋은 조건이었고 의심스럽다는 클로이의 조언을 무시하고 다음 날 들어와 삽니다. 워낙에 옛날부터 있던 아파트라 음식용 승강기도 설치되어 있었는데 그곳에서 소리가 납니다. 끼익 소리가 멈추고 비어 있던 공간에 승강기가 들어섭니다. 바닥에 종이 한 장이 놓여 있는데, 종이를 뒤집어보니 대문자로 환영한다는 글이 적혀 있습니다. 아래 11A의 아파트 시터 인그리드였고 줄스는 바로 답장을 보냅니다. 11B에도 아파트 시터 딜런이 살고, 7층엔 예전에 활동한 연속극 배우가 살고, 심장병으로 쓰러진 노인과 그를 돕는 여자도 만납니다. 그리고 10A에는 베스트셀러 소설 '꿈꾸는 이의 마음'의 작가가 살고, 줄스의 옆집인 12B엔 외과의사 닉이 삽니다. 오후에 장을 보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인그리드와 부딪쳤고, 사과하고 싶다며 공원에서 만납니다. 그렇게 서로의 처지를 이야기하며 친해졌고, 인그리드는 줄스 전에 며칠 살았던 에리카 미첼이라는 아파트 시터를 말합니다. 갑자기 말도 안 하고 나갔다면서요. 저녁을 먹고 잠이 드려고 하는데 아래층에서 비명소리가 들립니다. 줄스는 인그리드의 문을 두드립니다. 그녀가 나오더니 괜찮냐는 줄스에 말에 잠시 멈칫한 후 애써 웃음을 지으며 괜찮다고 합니다. 그렇게 올라간 줄스는 다음 날 인그리드와 만나기로 한 공원에서 기다리지만 나오지 않고 그녀가 갑자기 사라졌다는 관리인의 말을 전해 듣습니다.


8년 전에 언니가 실종된 이후로 불안감이 생긴 줄스는 인그리드의 행방을 찾으려고 바솔로뮤 아파트 주민들을 찾아가서 물어봅니다. 이런 그녀의 행동이 어떤 일을 불러올지, <락 에브리 도어>에서 확인하세요.




방문객 금지, 아파트 밖에서 밤을 보내는 것도 금지, 이곳의 주민들을 귀찮게 하는 것도 금지, 이 규칙만 잘 지키고 원상태 그대로 유지하는 조건으로 거실 경치가 끝내주는 이곳에 살기만 하면 일주일마다 현금으로 천 달러를 받습니다. 이런 일자리가 있다면 누구인들 혹하지 않을까요. 경치가 좋은 곳을 보기 위해 일부로 돈을 내고 자기도 하는데, 그곳에 있기만 해도 돈을 받을 수 있다니 주인공 줄스가 이 제안을 덥석 받아들이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게다가 그녀는 얼마 전 직장에서 해고되었고 바람난 남자친구와도 헤어져 친구 집에 얹혀살고 있기 때문이죠. 돈이 급한 줄스는 바솔로뮤 아파트에 들어가고, 다음날 자신과 같은 일을 하는 아래층 아파트 시터 인그리드가 갑자기 사라지면서 이상한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전날 밤에 들었던 비명소리와 그녀가 걱정되어 찾은 줄스에게 어색한 모습을 보이는 인그리드의 행동, 줄스는 사라지기 전까지 인그리드의 행방을 추적하고 아파트 거주민을 만납니다. <락 에브리 도어>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현재 교통사고를 당한 줄스가 바솔로뮤 아파트로 돌려보내지 말아 달라는 말에 며칠 동안 그곳에서 어떤 일을 보고 겪었는지 궁금한 마음에 계속 읽게 됩니다. 잠깐 보고 이야기를 나눌 뿐인 이웃사람 인그리드를 줄스는 8년 전 실종된 언니와 겹쳐봅니다. 그때 별일 아닐 거라 생각하지 않고 행동에 나섰다면 언니를 지금까지 못 찾지 않았을 텐데 하고 자책합니다. 누구나 후회는 할 수 있지만 행동으로 나서긴 힘듭니다. 하지만 후회에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 줄스의 용기와 행동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 사람들은 모른다.

살아남으려 애쓰는 게 얼마나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는 일인지.

그럴 일도 없겠지만 수렁에 빠졌을 때

다시 헤어 나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도 모를 거다. (p.32)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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