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월드컵 - 지적이고 흥미로운 20가지 월드컵 축구 이야기
이종성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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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예술체육대학 스포츠산업학과 교수인 저자는 1982년 학교까지 빼먹으며 월드컵에 입문한 뒤 스포츠 팬이 되었답니다. 이후 인터넷 매체 '프레시안'에서 스포츠 담당 기자로 일했고 기자로 2006년 월드컵을 취재하면서 한 국가의 문화가 스포츠에 미친 영향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 영국 레스터로 건너갔습니다. 드 몽포트 대학교에서 스포츠 문화사 석사 과정을 밟았고, 남북한 축구 역사를 다룬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그럼, 저자가 쓴 <세계사를 바꾼 월드컵>을 보겠습니다.



국제축구연맹 FIFA가 주최한 월드컵의 '월드'는 이중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월드컵에는 세계 모든 대륙의 국가가 참여할 수 있지만 사실 유럽과 남미 대륙을 뺀 나머지 대륙의 국가들은 오랫동안 들러리에 불과했습니다. 심지어 과거에는 아시아나 아프리카 대륙에 할당된 월드컵 본선 티켓 숫자가 매우 적었기 때문에 이 지역 국가들에게 월드컵 본선 진출은 하늘의 별 따기였습니다. 그래서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것은 세계적인 나라가 됐다는 만족감을 주기도 했습니다. 축구 전문가들은 1982년 스페인 월드컵을 최초의 진정한 월드컵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1982년 대회는 월드컵 대회 역사상 최초로 24개 팀이 본선 진출한 대회였습니다. 월드컵 첫 출전 국가가 무려 6개국이나 됐고, 사상 최초로 100억 명이 넘는 TV 시청자 수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의 전 세계 중계권료의 총합은 대략 2조 원이 넘습니다. 이는 컬러 TV 중계가 보편화되기 시작한 1970년대부터 중계권료가 가파르게 상승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또한 이전까지 유럽의 월드컵 중계방송사는 무료 지상파 TV였으나 ISL이 월드컵 중계권 판매 대행을 하게 되면서 유럽의 유료 TV도 월드컵 중계사로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유럽에서는 1990년대 국가적으로 중요한 스포츠 이벤트를 지상파 무료 방송사가 중계방송할 수 있는 '보편적 시청권'이 있었으나 자국 대표팀의 월드컵 본선 경기와 월드컵 준결승, 결승전만 해당됐습니다. FIFA는 이 틈을 파고들어 보편적 시청권이 확보되어 있는 프랑스, 이탈리아에서도 유료 TV가 일부 월드컵 중계방송을 할 수 있으나, 영국의 월드컵 보편적 시청권은 월드컵 대회의 모든 경기를 무료 지상파 TV가 중계하도록 규정되어 있어 예외입니다. FIFA는 영국을 유럽 재판소에 기소했으나 2011년 유럽 재판소는 영국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한국은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 처음으로 본선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월드컵보다는 먹고사는 문제가 훨씬 더 중요한 시대라 제대로 된 지원이 없었습니다. 한국과 첫 경기의 상대는 헝가리고 그 중심에는 당대 최고의 축구 선수 페렌츠 푸슈카시가 있었습니다. 그는 1952년 헬싱키 올림픽에서 헝가리의 금메달을 이끌었으며 잉글랜드 축구를 침몰시킨 주인공이었습니다. 1956년 스탈린주의자들의 공포 정치에 반대하는 민중봉기가 헝가리에서 일어나 축구 선수들은 서유럽으로 떠났습니다. 최고 스타 푸슈카시는 스페인으로 건너가 레알 마드리드의 전설적인 선수가 됐습니다. 왼발 슈팅이 너무 강력해 캐논시토로 불렸던 푸슈카시는 1966년 은퇴한 뒤 사람들의 이름에서 사라지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2009년 FIFA가 한 해 동안 가장 뛰어난 골을 기록한 선수에게 수여하는 '푸슈카시 상'을 저장하면서 그에 대한 관심은 다시 높아졌습니다. 푸슈카시 상의 주인공은 호날두, 이어서 네이마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하메스 로드리게스 등입니다. 한국 선수가 이와 같은 상을 받는다는 건 상상하기 힘들었지만 2020년 토트넘의 손흥민이 푸슈카시 상을 수상했습니다.




월드컵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보는 스포츠 경기가 되었습니다. 저도 그전까지 축구 경기는 보지 않았지만 2002년 이후로 축구 경기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2002년은 임신 중이라서 솔직히 경기를 잘 보지 못했지만 마음으로 응원했습니다. 이런 빅 이벤트가 끝나고 아이를 키우다 보니 스포츠뿐만 아니라 드라마, 영화와 멀어져 지내다가 아이가 축구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저도 보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과 선수도 있고, 축구게임도 하며 축구에 진심인 아이와 이야기하다 보니 저도 흥미가 생겼습니다. 그렇게 함께 유럽 경기를 시청하며 축구로 관심사를 공유하며 아이와 더욱 가까워졌습니다. 입대할 무렵 시작한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의 내용을 인터넷편지로 적어 아이에게 알려주었습니다.

<세계사를 바꾼 월드컵>은 월드컵과 세계사를 연결합니다. 유럽 축구가 강한 이유와 국경을 넘은 독일의 월드컵 중계, 중국의 축구 굴기의 실패, 미국 축구의 빛과 그림자, 전쟁으로 탈락한 러시아, 월드컵으로 축구 전쟁이 일어난 나라까지 20가지 월드컵 축구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세계의 사회, 경제, 정치, 외교, 문화에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친 월드컵 이야기를 읽어보길 바랍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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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중용 - 철학의 시대에서 정치를 배우다 EBS 오늘 읽는 클래식
김예호 지음,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획 / EBS BOOKS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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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학교 동양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한비자 법치론의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저자는 성균관대 대동문하연구원 연구원보, 두산그룹 연강재단 중국학연구원으로 베이징 중국사회과학원 철학연구소 연수, 한국학술진흥재단 서강대 Post-Doc, 동아시아학술원 수석연구원과 연구교수 등을 역임했습니다. 한국연구재단의 R&D 사업 연구책임자와 연구 전임 인력, 박사급 연구원 등으로 19년간 연구 과제를 수행한 저자의 <대학·중용>을 보겠습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대학·중용>은 태평한 천하의 건설을 위해 위정자들이 갖추어야 할 도덕 실천, 앎, 통치 방법 등을 논의합니다. "대학"이 주로 평천하로 가는 정치 목적과 실천 원리에 대해서 논의했다면, "중용"은 주로 삶의 실천 윤리에 대해 말합니다. 두 경전이 공통으로 지향한 정치인 상(像)은 성인과 군자입니다. 성인과 군자란 모든 방면에서 도덕적 실천 윤리로 무장하여 평천하의 통치 방법을 과거에 구현했거나, 현재 혼란을 잠재우고 평천하의 이상을 구현할 인물을 말합니다. "대학"의 '지극히 선함에 머무른다'는 이상향은, 유가의 옛것을 숭상하는 상고주의, 그리고 이러한 의식에 기인한 옛 성왕들을 기리는 선왕 관념, 배움을 중시하는 인문주의, 각자의 위상에 맞는 직분 수행을 강조한 정명의 정치·윤리의식 등이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며 발휘될 때 도달하는 경지라 할 수 있습니다. "중용"의 모든 내용은 일관되게 인간이 도덕 실천을 통해 도덕의 근원인 '하늘'과 하나가 될 것을 강조합니다. 즉 덕의 근원인 하늘은 인간에게 본성인 '성(性)'을 부여하고 인간은 마땅히 그 도덕적 본성을 밝히는 소명을 지닌 존재이므로 이러한 길을 성실하게 가도록 지도하는 것이 바로 가르침이란 것입니다. "중용"의 '가르침'이란 이 도를 인간 생활의 크고 작은 일들 속에서 하나하나 구체화하며 인간들이 저마다 실천하도록 계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학"에서 말하는 진정한 군자가 되기 위한 첫 단계는 태어날 때 부여받은 그 본성을 완전하게 체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밝은 덕을 밝힘으로 백성들을 새롭게 감화하는 정치를 펴고, 이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삶에 적합한 최선의 환경이 조성된 세계입니다. 최고의 삶을 창조하기 위한 8조목을 하나씩 설명하고 정치, 경제의 근본은 도덕이라고 말합니다.


유학에서는 '중용'을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치우치지 않고 기울지도 않으며', '지나침이 없고 모자람도 없는' 최고의 도덕 표준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이 같은 도덕적 능력은 덕을 쌓는 수행을 통해 배양된다고 합니다. '도'란 동양의 철학자들이 어떤 상황에도 적용할 수 있고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 해답이자 진리를 말합니다. "중용"의 도 또한 세계 만물을 꿰뚫고 있는 이치입니다. 우리 같이 평범한 사람이 성인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극한 경지를 깨닫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입니다. 하지만 "중용"에서는 '군자의 도란 부부간의 평범한 삶에서 발단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니, 평범한 세계라 할지라도 지극한 데에 이르면 하늘과 땅에 꽉 들어차 빛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멀고 높은 곳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삶의 문제를 정성껏 탐구하고 실천하는 것에서 도를 실현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마지막으로, <대학·중용>과 함께 읽으면 좋을 6권의 책을 소개합니다.




최첨단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에 유학이란 학문은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조선시대에 우리가 보기에 별거 아닌 논쟁 하나로 신하들이 많이 죽고, 왕도 바뀌는 등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 모든 것의 바탕은 유학이었고, 유교사상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시대에 유학의 경전인 <대학·중용>을 본다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이라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잘 살려면 생각을 잘 해야 합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우리의 삶이 힘든 이유 중 하나는 생각을 잘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잘 사는 일은 평생을 두고 해야 하는 일이듯이 생각을 잘 하는 일도 평생 해야 하는 일입니다. 고로 책을 읽고 생각하고, 생각하며 책을 읽는 일이 잘 사는 일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자신을 어떻게 수양(修身) 할지를 알려주는 <대학·중용>을 읽는 것은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오늘은 위해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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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국가 - 정의에 이르는 길 EBS 오늘 읽는 클래식
김주일 지음,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획 / EBS BOOKS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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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학교에서 플라톤의 철학에 미친 파르메니데스의 영향에 관한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성균관대학교와 군산대학교에서 그리스로마 신화와 글쓰기 등을 강의하는 저자는 그리스로마 고전을 연구하고 번역하는 정암학당의 연구원으로서 고대 그리스철학 원전들을 연구 및 번역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쓴 <플라톤의 국가>를 보겠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우리가 폴리스를 이뤄서 사는 것은 그저 살기 위해 그런 것이 아니라 '잘' 살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잘 산다'는 것은 부자로 사는 것이 아니라 인간답게 사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니 아리스토텔레스 생각에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려면 폴리스에서 공동체의 일을 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냥 사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나라를 위해서 나랏일을 하며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이고 그것이 인간답게 사는 길이라는 것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입니다. "국가"분 아니라 플라톤의 대화편을 읽을 때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점은 '대화'가 플라톤의 저술에서 하는 역할입니다. 대화는 같은 주제라도 누구와 대화하느냐에 따라 그 내용이 달라집니다. 철학은 어떤 주제에 대한 답을 외우는 것, 좀 더 나은 경우라면 풀이 과정까지 외우는 것이 아니라, 주제에 능동적으로 참여해 묻고 답하고 고민하는 과정이라는 것이 플라톤과 소크라테스의 생각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대화를 진행하다 보면, 주제와 관련해서 가능한 대화들 중에 특정한 방향으로만 대화가 진행되기 때문에 가보지 않은 대화의 길들이 남습니다. 그래서 플라톤의 대화편을 읽을 때는 이야기되는 것 못지않게 이야기되지 않은 것에 눈길을 주어야 합니다.


플라톤은 28세 전후부터 시작해서 40세 무렵에 아카데메이아를 세우기 전까지 쓴 대화편들을 전기 대화편이라 부르고, "소크라테스의 변론", "크리톤", "고르기아스" 등이 속합니다. 40세 무렵부터 시라쿠사 여행을 가기 전까지 쓴 대화편들을 묶어 중기 대화편이라고 하는데, "국가", "파이돈", "향연"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시라쿠사에서 빠져나온 후 임종 때까지 쓴 대화편들을 후기 대화편이라고 하는데, 맨 마지막 작품이 "국가"와 많이 비견되는 "법률"입니다. 내용별로 "국가"의 권들을 분류하면, 1권을 한 묶음으로 하고, 2~4권을 한 묶음, 5~7권을 또 한 묶음, 8권과 9권을 한 묶음, 끝으로 10권을 따로 묶을 수 있습니다. 1권은 처음에 케팔로스를 상대로 시작한 정의에 대한 논의가 케팔로스의 큰아들인 폴레마르코스로 대화 상대를 옮겨 이루어지다가, 중반 이후 소피스트 트라쉬마코스가 주요 대화 상대자가 되면서 내용도 심각해지고 대화도 격렬해졌습니다. 2권부터는 대화 상대자가 플라톤의 형제들인 글라우콘과 아데이만토스로 바뀌어서 10권까지 이어집니다.


<플라톤의 국가>와 함께 읽기 좋은 책 6권을 소개합니다.




플라톤의 "국가"는 국가의 정의는 무엇이며, 국가에서 정의롭게 산다는 것은 무엇이고, 정의로운 국가는 어떻게 세울 수 있는지, 정의가 무너지면 국가와 국가의 시민은 어떻게 되는지를 논의한 책입니다. 국가를 정의의 자리에 단단히 위치시켜 이후 누구도 국가를 논의하면서 정의의 문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 것이 바로 "국가"입니다. 플라톤이 비록 아테네와 그리스를 이상 국가로 만들지는 못했어도 그가 말로 지은 "국가"는 모두의 머릿속에 우뚝 솟았습니다. 유럽 철학이 플라톤의 주석에 지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 위대한 사상가 플라톤의 원전에 <플라톤의 국가>에서 쌓은 배경 설명과 해설 덕분에 도전할 용기가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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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가게
장 퇼레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림원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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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프랑스 생로에서 태어난 저자는 시립학교에서 자동차기계학부 3학년 졸업을 앞두고 선생님의 격려로 그림학교 콩쿠르에 참가해 현재의 막시밀리엉 북스에 입학했습니다. 그는 만화, 영화, 방송 등 여러 분야에 종사했지만 장르를 가리지 않는 전방위 작가로 글쓰기를 가장 좋아했습니다. 1991년 출간한 "랭보를 위한 무지개"는 1996년 영화화되고, 이후 "오랜 고통", "중력의 법칙", "천둥꽃" 등 다수의 소설을 발표하면서 독자와 평단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2006년 출간한 "나, 프랑수아 비용"이 전기소설상을 수상했고, 2007년 "달링"과 2012년 "자살가게"가 작품성을 인정받아 영화로 제작되었습니다. 2022년 10월 18일 69세의 나이로 별세했습니다. 저자가 쓴 <자살가게>를 보겠습니다.



튀바슈 가문은 대대로 '자살가게'를 운영합니다. 이 상점에는 목매달기용 밧줄, 동맥절단용 면도날, 할복자살용 단도, 독 묻은 사과와 사탕들, 투신자살을 위한 콘크리트 블록 등을 판매하며 주인 미시마와 부인 뤼크레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부부에겐 세 명의 자식이 있는데 첫째 뱅상은 머리를 온통 붕대로 친친 감은 채 식용부진증으로 빼빼 마른 모습이고, 둘째 마릴린은 자신이 제일 못생겼다고 생각해 의기소침하며 우울한 모습입니다. 막내 알랑은 이 가문에서 태어난 아이가 맞는지 의심스럽게 아기일 때부터 항상 웃었고, 즐거운 노래를 부르고, 어떤 일이든지 긍정적인 모습을 봅니다. 부모님은 그런 알랑을 잘못 키웠다며 한탄을 하고, 자신들의 육아관에 맞게 자장가 대신 유명인의 자살 이야기, 안 좋은 일만 늘어놓은 뉴스 등을 들려주고 보여주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미시마는 40분마다 자살이 한 건씩 발생하는데, 전체 15만 건의 시도 중에 성공한 건 1만 2천 건밖에 되지 않는다며 완벽한 죽음을 성공하기 위해 새로운 자살 기구 개발에 몰두합니다. 그동안 자살가게를 방문한 사람들은 여러 이유로 자살 기구를 샀고, 부부는 '죽어도 상관 안 해' 상사에서 부족한 물품을 추가 주문도 합니다. 부모는 그녀의 18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맹독이 들어간 주사를 선물합니다. 이번에 출시한 독액으로 그것을 정맥에 주사하면 자신은 아무 탈이 없지만 차츰 침샘에서 독이 만들어지고, 키스를 하면서 독액을 사용하게 된답니다. 마릴린과 입을 맞추는 모든 사람들은 죽음을 맞이하게 된대요.


마릴린의 죽음의 키스 사업은 성공적이었지만 묘지 관리인 뤼크레스와 사랑에 빠지면서 혼란에 빠집니다. 그때 알랑이 튼 노래의 볼륨이 극에 달하고 진동이 가해지면서 약병들이 흔들거립니다. 사람들을 모두 보내고 가족이 식탁에 앉아 뤼크레스가 만든 양고기를 먹습니다. 알랑은 엄마의 음식 솜씨를 칭찬했고, 마릴린은 사랑하는 사람과 키스를 하지 못한다고 슬퍼합니다. 그러자 알랑이 독액 대신에 포도당 용액을 넣어놨다고 고백합니다. 그 말을 들은 아빠는 크게 화를 내며 2주간의 겨울방학 동안 모나코에 있는 자살특공대로 알랑을 보냅니다.


골칫거리 알랑이 떠난 자살가게는 평화로워졌을까요. 더 자세한 이야기는 <자살가게>에서 확인하세요.




원치 않게 태어난 셋째 알랑은 아무리 봐도 '자살가게'에 어울리지 않는 아이입니다. 10대째 내려온 상점을 운영 중인 튀바슈 가문은 사람들의 자살을 돕는 자살 기구와 독 등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알랑은 가게 손님들에게 항상 웃으며 용기를 주는 말을 하고 별거 아닌 일에도 행복을 느낍니다. 그런 알랑이 못마땅한 부모는 자살특공대 연수를 겨울방학 동안 보냅니다. 이제 모든 것이 제대로 돌아가리라 생각했지만 알랑이 없는 자리는 컸습니다. 모두가 그렇게 느끼고 있을 때 알랑에게서 온 우편엽서,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텍사스에 태풍을 일으킨다는 나비효과처럼 알랑이 보낸 엽서 속 내용에 튀바슈 사람들은 맥없이 쓰러집니다. 알랑은 자라면서 자신의 생각과 180도 다른 가족과의 마찰이 힘들었을 것이고, 자신의 생각을 계속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마지막 알랑의 선택은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보며 자신의 삶의 목적을 다 이뤘다고 생각하고 끝을 맺는다니 슬펐습니다. 마지막이 아쉬워서 더욱 마음에 남는 <자살가게>입니다.


삶이란 있는 그대로의 삶 자체를 말하는 거예요.

있는 그대로의 가치가 있는 것이죠!

서툴거나 부족하면 서툴고 부족한 그대로

삶은 스스로 담당하는 몫이 있는 법입니다. (p. 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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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도감 - 실패했기 때문에 성공한 세계 위인들
오노 마사토 지음, 고향옥 옮김 / 길벗스쿨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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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난 저자는 논리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시점으로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글을 쓰는 재능이 탁월합니다. "마음의 신비 왜? 어째서?", "생명은 왜 소중한가요?", "꿈은 왜 이루어지지 않나요?" 등의 책을 썼으며, 그가 쓴 책의 누적 판매량은 300만 부가 넘습니다. 그럼, <실패 도감>을 보겠습니다.



실패했기에 성공한 위인을 소개합니다. '코코 샤넬'은 촌스럽다는 말을 들었답니다. 출신지와 무슨 일을 한 사람인지를 적었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일생을 숫자로 간단히 요약합니다. 그녀가 어떻게 성공을 했고, 세계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렇게 전쟁이 터져 패션에 관심이 없어지자 55살의 나이로 디자이너를 그만둔 그녀는 다시 무대로 복귀했습니다. 그녀의 나이 일흔 살, 샤넬은 전쟁이 끝나고 여성의 몸을 조이고 화려하게 보이도록 한 옷들만 등장하자 활동적인 여성을 빛내 줄 옷을 만들기로 합니다. 1년 동안 준비해 패션쇼를 열었으나 평론가들은 실패했다며, 구닥다리 패션쇼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렇다면 샤넬은 이 실패를 어떻게 극복했을까요. 여성이 자유롭게 일하는 움직임이 큰 미국으로 건너가 인기가 높아졌고, 결국 프랑스 패션계도 샤넬의 옷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세계적인 디자이너인 샤넬조차 주위 사람들에게 웃음거리가 되고 촌스럽다고 평가를 받은 경험이 있습니다. 우리들 또한 앞으로 살아가면서 샤넬과 비슷한 일을 겪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그런 일을 당한다고 해도, 어쩌면 샤넬처럼 단지 '여기서 인정받지 못했을 뿐'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그 어딘가에 자신을 인정해 주는 곳을 발견할 때까지 포기하지 말고 계속해서 '자신의 세계'를 넓혀 가길 바랍니다.


위인 중간에 '미니 실패 도감', '실패 상담실', '너무나 엄청난 실패'로 실패에 대한 또 다른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도박에 빠진 도스토옙스키와 남을 비난한 아톰의 데즈카 오사무 등이 등장합니다.


마지막으로 지나치게 우리를 사랑하는 '엄마, 아빠'. 너무나 사랑해서 자식의 미래가 걱정되는 나머지 화를 냅니다. 어른은 어린이보다 많은 것을 경험한 만큼 많은 것을 알고 있고, 그래서 잔소리를 합니다. 하지만 자식들은 말을 잘 듣지 않으니 자기도 모르게 화가 나서 더 심한 말을 하게 됩니다. 아빠와 엄마는 화를 낸 다음에 엄청 후회하고 반성합니다. 안되는 걸 알면서도 그만 저질러 버리는 것이 사람입니다. 앞에 봤던 위인의 실패를 봤다면 다 알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패를 합니다. 몇 번이고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는 위인도 있습니다. 사람은 완벽하지 않으니깐요. 자신도 실패하고, 친구도 실패하고, 아빠와 엄마도 실패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함께 웃는 시간입니다. 그런 즐거운 시간도 있으니까 야단맞을 때의 슬픔은 잠시 마음속에 넣기로 합시다. '서로의 실패를 용서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 성장해 나가는 것, 그것이 바로 가족'입니다.




성공에 집착한 '라이트 형제', 이상이 너무 높았던 '공자', 촌스럽다는 말을 들은 '코코 샤넬', 천재였던 탓에 죽을 뻔한 '달리', 회사에서 쫓겨난 '스티브 잡스', 남의 의견을 듣지 않았던 '프로이트', 도와 달라고 말하지 못한 '베토벤', 집 안에 틀어박혔던 '나쓰메 소세키, 잘하는 것 말고 다른 것은 전혀 못한 '아인슈타인', 콤플렉스가 있었던 '오드리 헵번', 마음이 너무 약한 '노벨', 도박에 빠졌던 '도스토옙스키', 불량소년이었던 '베이브 루스', 너무 새로웠던 '피카소', 부모의 기대를 저버린 '찰스 다윈', 남을 비난했던 '데즈카 오사무', 계약을 잘못한 '윌트 디즈니', 너무 솔직한 '요사노 아키코', 너무 많이 실패한 '커널 샌더스', 지나치게 사랑한 '아빠·엄마'까지 <실패 도감>에는 19명의 위인과 부모님이 등장합니다. 알고 있던 실패 이야기도 있지만 전혀 몰랐던 실패담도 있습니다. 그것을 어떻게 극복했는지는 더욱 몰랐는데 이 책에서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알려줍니다.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춰 재미있는 캐릭터와 이야기하듯 들려주는 설명 덕분에 더욱 읽기 편합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실패가 더 이상 두렵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어린이 여러분들, 마음껏 도전하고 실패해 보세요.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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