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빛
장자크 상페 지음, 양영란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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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더운 여름이다. 해마다 여름이면 어떻게 이렇게 더울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가시지 않는다. 오늘이 아마도 가장 시원한 여름일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 무섭다. 아이들이 앞으로 지낼 여름을 생각하면 더 무서워진다.


  원래도 상페의 그림을 좋아한다. 많은 책들과 그림들을 봐 온 것 같은데, 여전히 그림이 간결하고, 따뜻하다. 이 책의 원제는 'vacances'이다. 바캉스와 관련된 그림들을 모은 것이라고 한다. 원래도 파스텔톤의 따뜻한 그림체라서 따뜻함이 기본이지만, 시원함도 느껴진다. 보고 있으면 시원해지고 바다가 생각난다.


  6월말에 강원도 바다에 다녀왔다. 집에서 비교적 가까운 서해 바다만 가다 동해 바다를 봤는데, 느낌이 너무 달랐다. 서해 바다는 하늘빛의 연한 바다라면, 동해 바다는 파란색이 강한 짙은 바다였다. 색의 강렬함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물은 더 차가웠고, 청량했다. 아이들이 바다같이 자라길, 하늘같은 마음을 품길 바란다. 상페의 책은 항상 마음에 여유를 주면서 아이들을 생각하게 한다.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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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춘욱의 최소한의 경제 토픽 - 달라진 세계를 이해하는 21세기 경제사 수업
홍춘욱 지음 / 리더스북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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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뜻모를 자신감이 뿜뿜하던 석사시절이 있었다. 석사시절을 지나오면서 계량경제학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였다. 논문을 써야 하는 입장에서 경제 모형을 설계하고 분석하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였고,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사회에 나와 경제 관련된 분야에서 일을 하고, 박사 과정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석사시절에 내가 아는 것은 아주 미미할 뿐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중요하게 생각되던 부분들의 중요도도 크게 떨어졌다. 경제 현상을 분석하는 데는 분석 능력보다는 해석(설명) 능력이 더 중요함도 깨닫고 있는 중이다.


  그런면에서 경제사는 학부나 이후의 경제학 과정에서 크게 중요하게 다뤄지는 분야는 아니다. 처음 읽었던 홍춘욱님의 책이 재밌었던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역사적이 사례를 통해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이 강하기 때문이었다. 역사는 어렵고 지겨울 수도 있지만, 옛날 이야기 듣듯 재미있을 수도 있다. 설민석님이나 최태성님의 책들이 유명한 이유이기도 할 것 같다.


  이 책은 최근의 경제 동향에서 중요한 주제들을 역사적 관점을 토대로 설명한 경제 설명서이다. 경제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추세를 읽는 힘이다. 하루 하루 큰 사건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경제의 요소들은 일정한 흐름이나 사이클을 갖기 때문이다. 그 흐름을 주도하는 이슈들에 대한 설명을 경제사 혹은 역사적 관점에서 설명을 하고 있다. 글이 지루하지 않고 재밌는 이유는 저자의 능력이기도 하고 설명도 간결하기 때문일 것이다. 가끔 다른 이야기들로 글이 길어질 수가 있는데, 글이 길어지면 지루해지기 쉽상이다. 예전에 언론에 나와서 인터뷰하는 저자를 보았는데, 질문에 답하는 부분들 역시 사족없이 질문에 맞는 대답들로 이루어져 있었던 기억이 있다.


  재밌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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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우리의 언어가 위스키라고 한다면 - 위스키의 향기를 찾아 떠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성지여행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윤정 옮김, 무라카미 요오코 사진 / 문학사상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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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을 좋아한다. 술을 잘 마시는 것도 아니고, 많이 마시는 것은 더더욱 못하지만, 술을 좋아한다. 요즘 꽤나 하루키의 책을 자주 읽는 것 같다. 원래는 하루키의 책은 소설 외에는 잘 읽지 않으려고 하는데, 이 책은 뭐, 술을 좋아하는 내가 지나칠 수 없는 책이기는 했다. 게다가 이런 제목이라니... 제목에 특히나 민감한 내가 어떻게 넘어갈 수 있을까.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여행을 좋아하는 작가분들이 많은데, 이런 류의 책을 써주시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연수, 김영하 작가님들의 여행기를 재밌게 읽은 기억이 있어서 그런것 같다. 다만, 김영하 작가님은 술을 안 좋아하시는 것 같아서 힘들 것 같은데, 김연수 작가님은 간간히 술에 대한 이야기들을 본 것 같아서 은근 기대가 되었다. 또 은희경 선생님의 어느 책에선가 싱글 몰트 위스키에 대한 이야기를 본 기억이 나는데, 은희경 선생님이 이런 류의 글을 쓰신다면야, 바로 구입해 읽어볼 것 같다. 그리고 김혼비 작가님의 술에 관한 책을 너무 재밌게 읽은 나이기에, 누구보다 김혼비 작가님의 이야기는 더욱이 기대가 크고 말이다. 나의 희망 회로들 이긴 하지만 말이다.


  이 책은 하루키(왜 하루키는 작가님이나 선생님이란 호칭이 안 붙을까. 이 분은 그냥 호칭이 붙지 않아야 이분의 느낌이 산다. '하루키'라는 이름 자체로 뭔가 이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나 할까. 호칭이 생략되어 죄송하지만, 내게는 영원히 하루키는 하루키이다.)가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를 여행하면서 적은 여행기이다. 하루키는 여행을 많이 다니기로 유명한데, 이 책을 통해 하나 더 알게 된 것은, 하루키의 여행은 테마가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여행의 테마는 '위스키'였고 말이다.


  너무나도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하루키인데다가, 술은 많이 못하면서 맥주를 조금씩 마시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꼭 그런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규칙적인 생활 부분은 맞지만, 술에 관해서는 조금 더 나와 가까운 애주가였던 것 같다. 그래서 더 친근하게 다가왔고, 이 책이 재밌었다. 특히 '술이라는 건 그게 어떤 술이든 산지(産地)에서 마셔야 가장 제맛이 나는 것 같다'는 글귀에서, 그렇지, 이거지, 하는 등의 감탄사까지 불러 일으킬 정도로 말이다.


  대학 생활 중에 여름 방학 두 달을 온전히 유럽 배낭 여행에 쏟았던 적이 있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는 하이네켄 공장을 견학했다. 견학 중간 중간 세 잔의 하이네켄 맥주를 마셨다. 그 때의 그 맛과 감동이란... 그 후 그 어느 곳에서도 그 때의 하이네켄 맛을 다시 느낄 수는 없었다. 술의 맛도 모르면서 그저 술을 마셨던 내게도, 암스테르담의 하이네켄 이후로 맛을 느끼며 술을 마시게 되었다.   


  재미에 비해서 내용이 길지 않아서 짧게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이제부터 하루키의 책은, 소설과, 달리기 관련 책, 그리고 술에 관한 책이라면, 무조건이 될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약간의 위스키 향이 느껴진다. 다만, 조금 더 그 향이 짙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최근에 하이볼을 좋아하게 되었긴 한데, 여전히 위스키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왠지 이제는 위스키를 그냥 지나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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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ONEY BOOK 더 머니북 - 잘 살아갈 우리를 위한 금융생활 안내서
토스 지음 / 비바리퍼블리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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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에서 혁신적인 일이 뭐가 나타날 수 있을까. 휴대폰 사용이 일반화되고, 특히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핀테크도 점점 발전하기 시작했다. 여러 유용한 어플들이 많이 등장하고는 했지만, 무언가에 익숙해지면, 그 익숙함을 넘어 새로운 어플이 시장에 진입하기란 쉽지 않은 것 같다.


  내게는 토스가 그랬다. 이미 카카오뱅크나 여러 은행 및 카드사 어플들을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던 참이었다. 누군가 토스를 소개했다. 어플을 깔아두긴 했지만, 주변에 토스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토스가 내게는 1순위의 금융 어플이 되었다. 무엇보다 간편했다. 직관적이었다. 초창기의 카카오톡 같았다.


  그 토스에서 금융 관련 책을 냈다. 어플에서 보고 무료로 제공되는 줄 알았는데, 인쇄되어 판매한다고 했다. 내용이 궁금했지만, 출판을 기다려 읽게 되었다. 기대가 컸던 탓일까, 기대보다는 유용한 측면도, 재미도 없었다. 어플에서 제공하는 블로그 형식의 글들을 크게 카테고리화 하여 엮어 놓은 듯했다. 그랬다. 이 책은 저자가 많았다. 토스는 그저 엮은이였다.


  책은 토스의 근간이 되는 저축에 대한 이야기부터 소비와 투자, 대출, 주택, 보험, 세금, 연금 까지 8개의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해준다. 각 주제들은 관련된 물음에 답하는 형식으로 서술되어 있는데, 답변이 조금은 답답하고 애매한 부분들도 있는 것 같다. 물론 충실하게 잘 서술되어 있는 게 기본이다.


  기대가 컸던 탓일까. 조금은 아쉽지만, 휴대폰 화면으로 보는 것보다는 책으로 정리되어 있는 부분들을 잘 읽어 보는 것도, 금융 생활에는 도움이 될 것 같다. 책 판매 수익을 금융 소외계층을 위해 사용한다고 하는데, 다만, 난 그냥 더 많은 사람들에게 무료로 제공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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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작지만 확실한 행복 - 개정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안자이 미즈마루 그림, 김진욱 옮김, 무라카미 요코 사진 / 문학사상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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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새로운 책이 나오면 무조건 책을 구입하는 작가들이 있다. 좋아하는 작가이기에 그렇겠지만, 꼭 그렇지 않더라도 구입을 하게 되는 그런 작가들 말이다. 너무나도 유명한 무라카미 하루키가 내게는 그런 작가는 물론 아니다. 내가 분명히도 좋아하는 작가이다. 다만, 에세이보다는 소설을 좋아하는 작가이다. 클래식이나 재즈를 좋아하는 작가이기에 관련 책들을 보게 되었는데, 소설보다는 내 취향에 맞지 않았다. 나 역시 클래식이나 재즈를 좋아하지만, 잘 알고 좋아하는 것은 아닌 탓인지도 모른다. 여튼 내가 좋아하는 하루키는 소설에 한정해서이다. 아! 그러고보니, 달리기와 관련된 에세이는 재밌게 읽었다. 하루키만큼의 규칙적인 러너는 아니지만, 가장 꾸준하게 하는 운동이고, 좋아하는 운동이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앞서서 말했지만, 장르를 떠나서, 하루키의 새로운 책이 나오면 그냥 사게 된다. 이 책도 소설이 아닌줄 알면서도 바로 구입했다. 제목도 표지도 마음에 들었다. 최근에 읽은 하루키의 소설이나 에세이가 좋았던 탓도 있었을 것 같다. 이 책은 하루키가 미국에서 지낸 이야기를 적은 책이다. 새로 나온 책은 아니고, 예전에 나온 책을 커버를 달리해서 새롭게 나왔다. 첫 출판연도를 보니, 아직은 내가 하루키의 책을 읽기 시작했던 시기는 아닌 것 같다. 이 책이 내게는 새로 출판된 책처럼 느껴진 이유이다.


  이제는 많이 유명해졌을 것 같은데, 저자인 하루키는 대단히 규칙적인 사람이다. 매일 자는 시간이 일정하며, 글을 쓰는 시간과 달리기 하는 시간도 정해져 있다. 이 책은 그런 삶에서 뭔가는 다른 이야기를 들려 주고 있다. 몇 시에 일어나 몇 시까지는 글을 쓰고, 달리기를 하며, 저녁 시간에 무엇을 하는지, 시간표가 정해져 있지만, 그 알려진 시간표 내에서의 정해진 일과 말고 다른 이야기들 말이다. 그 작지만 다른 일상들이 주는 확실한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러고 보면, 내게도 시간표처럼 정해진 삶이 있다. 거의 같은 시간에 일어나야만 한다. 출근 준비를 해야 하고, 아이들과 등원 및 등교를 함께 해야 한다. 출근 해서는 조금씩 다르지만, 같은 일들을 하며, 정해진 시간에 퇴근을 해서 아이들과 함께 저녁 시간을 보낸다. 그럼에도 그 사이 사이 시간들을 조금씩 다른 일들을 할 수 있다. 일이 조금 한가할 때는 책도 읽을 수 있고, 점심 시간을 쪼개서는 운동도 할 수 있다. 아이들이 잠든 밤에는 홀로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들을 누릴 수 있는 시간들이다. 


고생이나 고통이라는 건, 그게 타인의 몸에서 일어나는 한, 인간으로서는 정확히 이해할 수 없는 법이다. - P60

생활 속에서 개인적인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기 위해서는 크든 작든 철저한 자기 규제 같은 것이 필요하다. -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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