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영하씨의 팟캐스트에서 소개된 부분에 혼이 나가-꽤 자극적인 내용인지라 미성년에게는 권하지 않는다. 그러나 소설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구입했던 금각사.
그런 금각사를 나는 1년 넘게 책꽂이 꽂아놓고 홀대했다.
갑자기 그저께 금각사를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먼지를 털고 읽다가 의외로 내가 싫어하는 꼴통보수 미시마 유키오가 매력적인 글쟁이라는 생각을 했다. 같이 사다놓고 안보는 문화방위론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으니 소설가 미시마 유키오는 위대하다.

음...어디가 그렇게 매력적이냐하면, 대화보다는 묘사가, 묘사보다는 정신이, 정신보다는 행동이 매력적인 소설이다.
사실 원안인 사건은 그럭저럭한 방화범의 이야기지만, 미시마 유키오가 묘사하는 것은 지옥에 빠진 한 소년의 이야기 이기 때문이다. 콤플렉스에 빠져-말더듬이라는, 못생겼다는, 악에 가깝다는-스스로 몰락해가는 소년의 이야기다.
콤플렉스에 집착하다니, 아무래도 어른이라는 껍질만 썼을 뿐...
에쿠우스가 생각이 났다. 나는 원작자의 아마데우스만 소장하고 있었을 뿐 그당시 에쿠우스에 대해서는 알지도 못했는데 요즘 참고용으로 대본집을 자주 읽는 편이라 에쿠우스도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에쿠우스는...음...아마데우스하고도 닮아있었다. 말에 대한, 신에 대한 집착이 불러온 비극...
성적인 콤플렉스...
그런데 미시마 유키오도 금각으로 그런 걸 시도했었다는 느낌인지라...

하여간 잘 읽었다. 나쓰메 소세키 선생책보다 더 매력있는 우익이다!
소세키 선생은 우익은 아니었겠지만 은근히 배어나오는 그 느낌이 불쾌했지만, 미시마 유키오는 아예 저질러버리니!
우국도 한번 읽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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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방법론에 대해서라면 무조건 모으는 성격탓에 참 다양한 종류의 독서류 책을 모았다.
그것도 가족들이 쓸모없는 책이라고 지적하는 통에 알게 되었으니 내 성격도 참...
그 중 갑 오브 갑은 사이토 다카시의 책들인데, 삼색볼펜 독서법을 제외하고는 이 사람 독서법에 대한 책은 다 모은 기분이...
그런데 사이토 다카시의 독서론을 떠밀고 내 최고의 독서법 책으로 등극한 책이 있으니 바로 채석용님의.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알아야 할 50가지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살짝 떠오르력다가 사라진다...

원래는 옛날에 나온 책을 제목을 바꿔서 새로 내놓은 것이라는데, 확실히 좀 어렵지만 체계적이고 인문학 , 소설류에 대한 치밀한 접근법이 돋보이는 책이다.
적어도 쉽게 쉽게 읽으라...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하면 독서의 잔근육이 붙는다...는 것을 설명하는 책이랄까.
물론 책이 주관적일 수 있다는 그 논리대로 작가 취향의 접근법이라는 생각도 좀 들지만.

인문학 책을 읽는 방법에 대해서 다소 일본식에 가깝게 방법론을 상세히 알려주기 때문에 조금은 용기가 생긴다.
이게 아니면 내가 무슨 수로 철학을 제대로 읽을 생각을 하겠냐는...
진중권 교수(일 가능성이 높은)에 대한 자잘한 불평이 들어있는 듯 한데...
물론 공식적으로 증명은 안되었지만, 같은 학문의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원한을 사면 어떻게 되는가...하는 걸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생각한다. (아니면 좋겠지만...정황상 진교수일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나야 뭐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하여간 타산지석이려니...)

이 책에 나온 책을 찢어라, 불태워라...등등 다소 살벌하고 엉뚱해보이는 방법도 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여기나온 다양한 방법들 중 몇가지를 옛날에 해본 적이 있어서, 즐겁기도 하고...내가 엉뚱한 사람인가...하고 걱정도 하고 그랬다. 내 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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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은 역사에 도착하자마자 돈 얼마와 함께 역사의 요릿집에 편지를 맡겼다. 그리고 다시 기차로 돌아와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그 동안에도 하선생은 계속 자고 있었다.
그녀는 그가 자고 있는 동안 대답을 미룰 수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이번에는 계모에게 가는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이 편지는 아마 다음 역에 다른 편지들과 함께 부쳐질 것이었다.

[어머니, 솔직히 말씀드리겠어요. 저는 그분과 반도에서 혼인하려 했어요. 하지만 이제 와서 사실을 밝혀드릴수 밖에 없겠네요. 그동안 그이는 대륙에서 이름을 떨치는 분이 되셨고, 저와 혼인할 의지가 없으신 거였어요...
지금 반도로 간다고 말씀을 드렸지만, 사실 전 종점까지-그러니까 반도까지-갈 생각이 없습니다.
아마 편지를 받으실 때쯤이면 저는...]

그때 한두가 다시 1등칸으로 돌아왔다. 그는 애초에 떠난 적도 없는 사람인양 자고 있던 하선생옆에 다시 앉았다.

"3등칸으로 가신다더니?"

설의 물음에 한두가 말했다.

"자리가 없다고 쫓겨났습니다."

그의 말에 설은 잠시 안도했다. 한두가 하선생과 그녀의 사이에서 완충제 작용을 해줄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내 걱정하는 생각도 들었다. 한두는 마치 몇시간만에  물을 꼭 짜내버린 행주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계모가 부쳐주는 적은 돈으로 수녀원에서 도둑생쥐같이 음식물을 몰래 훔쳤던 그녀는 알 수 있었다.

"요기는 하셨나요?"

그녀의 말에 그가 머뭇거렸다. 사나이의 기개를 이 여인앞에서 꺾어야 한단 말인가?

"...풀빵으로 했습니다."

반쯤은 솔직하고 반쯤은 기가 빠진 모습으로 그가 대답했다.

"삶은 달걀을 저번 역에서 샀는데 좀 드시겠어요?"

그녀가 자그마한 가방에서 삶은 달걀을 꺼내 그에게 건넸다. 비싼 달걀을! 하면서 한두는 받아들었다.

"...걱정 마십시오. 다 잘 될 겁니다."

제국어로 그가 설에게 말했다.

"예?"

설의 말에 한두가 말했다.

"아니, 얼굴이 많이 안되어보이셔서요...뭔가 걱정이 있나하고..."

그의 말에 설이 얼른 차창에 자신의 얼굴을 비춰보았다. 그 오랜 시간의 기차여행때문일까? 그녀의 얼굴은 그녀 스스로 보아도 초췌해보였다.

"아니, 아무 일도 없어요..."

그녀의 부인에 한두가 한숨을 푹 쉬었다.

"오래 기다리지는 마십시오."

하우정이 못 알아듣는 대륙어 사투리로 그가 그녀에게 말했다. 그녀가 있었던 수녀원 지방의 말이었다.

"....."

그녀는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한두는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쪽지를 내밀었다.

[설. 이제부터 이 편지를 전하는 사람과 함께 행동해주시오.]
그것은 그녀가 기다리던 백명의 약간 기울어진 글자가 쓰인 편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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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읽으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앞뒤 내용이 살짝 꼬이는 부분도 있습니다...기본틀은 짜놓긴 했는데 꽉 짜놓으면
 꼭 항상 탈이 나서...이번에는 조금 느슨하게 했더니 설정구멍이...;;;;;;;;;;;
내용이야 독립군 이야기를 하면 거의 비슷해지는 법이니...(영화 암살은 보지 못했는데 오늘 검색해보니 조금 닮은 부분이 있는 것 같더군요...이를 어쩌나...난 한번도 본 적 없는데 그 영화는..영화 아가씨 트레일러야 닳을 정도로 보고 또 봤지만.)
하여간 최근에 살짝 탈이 나는 것 같아서 한동안은 휴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되도록이면 매일매일 쓰려고 노력했는데...(모퉁이의 외로운 맛 아이스크림 가게도 그래서 좀 오래걸리는 중인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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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정은 깊은 잠에 빠졌다. 약간 짧은 속눈썹이 그림자를 드리울락 말락하면서 천천히 움직였다.
설은 그에게서 받은 책을 펼치지 못하고 고민에 빠졌다.
어떻게...그의 마음을 읽는단 말인가...이 사람의 마음을 읽는 것은- 즉, 변절자의 마음을 읽는다는 것은- 아버지와 같은 사람이 된다는 뜻이 아닐까?
아버지의 돈으로 유학까지 갔으니 자신도 이미 그 부류인 것이겠지만.

[고해성사를 하세요. 유키.]

제국인이지만, 대륙인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며 온 수녀는 울고 있는 설을 보면서 말했다.

[울지 말고. 그대의 고통에 대해서, 그리고 그대가 고통스럽다고 생각하는 그 죄악에 대해서 고해성사실로 가서 고해하세요. 유키.]

항상 설은 고통스러웠다. 아버지의 그 위치가 아니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백명을.
그러나 철이 들고 난 후, 약혼자이길 포기하다시피 하며 대륙으로 떠나버렸던 그 사내를.
그녀는 낙인인것처럼 지고 살았다. 그가 끼워줬던 가락지가 화인이 되어서 그녀를 괴롭혔다.

[제가 반도인인 것도 고해해야 하나요?]

그 말에 수녀는 눈을 가느스름하게 뜨고, 침묵하더니 말을 하지 않았다. 다만 손으로 , 그 부지런한 손으로 설의 손을 잡았을 뿐이었다.
지금도 그 말이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이 남자는 지금 내게 고해하는 것인가...


고민에 빠질 땐 성모송을 외웠다. 그것도 안되면 미사전례를...
늘 하던 습관대로 그녀는 성모송을 외우면서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나의...둘도 없는...그대에게...

그리고 흩날리던 눈은 곧 눈폭풍이 되었다.

"폭풍입니다. 장군님."

백명은 독립군에게 장소를 제공하는 민가에서 장군에게 말했다.

"다 아는 이야기를..."

장군은 맛있게 담배를 태우며 느긋한 어투로 그를 나무랐다.
오래간만에 제대로 된 식사를 한 탓이다. 휘하들도 오래간만에 배를 좀 채웠다. 그동안 소금도 부족해 아군의 오줌을 먹을 정도로 괴로웠는데, 이런 식사를 하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저 기차를 따라가야 하지 않습니까? 폭풍이 치면..."

백명의 말에 장군이 퉁을 주었다.

"어차피 말 속도로 기차를 따라갈 수나 있나?"

"하지만..."

"그치가 탔다고 너무 다급해하는군."

"하지만..."

"벌써 두번째 하지만일세."

백명은 입을 다물어버렸다. 너무 느긋한 분위기였다. 그들이 쫓는 목표가 하우정이라면, 그리고 그가 들은대로 냉혈한 변절자에 암살자라면 곧 따라잡아 목을 달아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는 가장 적절한 때에 기차를 탈취해야 하네. 다음 역사에 우리 편을 심어두었지. 차안에 연락책과 곧 연락이 될거네."

[나는 유혹에 빠진 것 같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악랄하면서도 선량한 얼굴을 가질 수 있는 사람 옆에 있습니다.
그는 무언가 과거에 깊은 상처를 입은 것 같습니다. 내게 알려주지 않아요. 물론 내가 그의 마음을 알아야 할 필요는 없지만, 뭔가 그의 안에 이중적인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요...만나면 당신의 얼굴앞에서 마음껏 이야기할테지만, 종이에는 한정이 있어서 이렇게밖에 말을 전하지 못하는군요. 그에게 설명해달라고 하자, 어떤 책을 한권 주었습니다. 그 책에 자신의 이야기가 있다면서요...아, 당신도 그를 아시겠죠. 그는 하우정. 유명한 소설가입니다.
그가 쓴 책이라면 소설 책이겠지만...겉표지도 없고 한 것으로 보아 아직 출판 전이거나, 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갈등하고 있습니다. 일기라면 그 개인의 삶을 훔쳐보는 것이 될지도 몰라 두렵고, 항간의 소문처럼 그가 악랄한 남자라는 것이 드러날까봐 두렵습니다. 만약 그 소문대로라면 나는 그를 정면으로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소설이라면...글쎼요. 어떤 소설이건 일반적인 이야기는 아니겠죠. 안나 카레니나같은 소설이라면 읽을지도 모르겠지만...제가 그토록 피해왔던 어떤 동지의식을 느끼게 될 정도로 잘 써놓았을까봐 두렵기도 합니다.
소설이라면...진짜로 그와 제가 당신이 그토록 혐오하는 토양의 산물이라는 걸 드러냈을지도 모르죠.

아, 당신의 심부름꾼이 다음 역사에서 부디 제 편지를 전달해준다면!
그 전에 읽지 않고 버텨보려고 합니다.
부디...제가 그 책을 읽기 전에 답장을 주실 수 있다면...!]

설은 편지를 마무리하고, 차창을 바라보았다.
다음 역사까지 이제 30분이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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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역에서 그 임산부는 남편과 함께 내렸다. 가까운 곳에 병원이 있는 번화한 역이었다. 1등칸의 손님들이 비용일체를 대주겠다고 했으므로 역무원은 걱정없이 그 부부를 차에 태우고 떠났다.
1등칸의 손님들 2명이 내렸고, 홍설과 하 선생은 대화를 나눌 여유를 가졌다.

"아까...3등칸에서 왜 그러신 거에요?"

두 사람은 서로에게 궁금한 점이 생긴 터였다. 애정 이전의 궁금증.

"그럼 나도 한가지 물어보겠습니다."

"네."

"왜 갑자기 도와줄 생각이 드신거죠?"

홍설의 질문에 우정은 천천히 가방 안에 든 책을 하나 꺼냈다.

"내겐 한가지 추억이 있습니다...갑자기 그 추억이 떠올라서 변덕을 부린 거죠."

하지만 그런 것치고는 목소리가 촉촉했다. 홍설은 그 목소리에서 막 태어난 아기가 함초롬이 눈을 뜨는 것을 떠올렸다. 아무 관계가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홍설에게 막 태어난 인격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막 만들어진 순수한 영혼!
착각은 자유라지만 어쨌든 홍설은 그가 그 부드러운 부분을 처음 드러낸것으로 착각하고 말았다.

"수녀원의 소녀들이란 건 도대체 무슨 이야기입니까?"

"전 학교를 18살에 졸업했어요. 그리고 여자학교에 다시 재입학했는데...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집에 돈이 없다고 해서 수녀원에서 학교를 같이 운영하는 곳에 들어갔어요. 하지만...그곳의 아이들은 저처럼 윤택하게 살던 아이들이 아니어서, 돈을 대주는 남자와..."

"그만."

하선생은 말을 멈추게 했다.

"더 이상 듣지 않아도 알겠습니다. 뺨을 때린 건 미안합니다."

무자비했던 따귀를 떠올리고 홍설은 잠시 침울해졌다. 그 순간, 그는 정말...수녀원에서 언젠가 보았던, 수녀원 학교의 학생이 스폰서에게 따귀를 맞던 장면을 떠올리고 말았다...

"전 당신이..."

그때 역무원 한명이 다가와 하선생에게 대륙어로 말했다.

"그 임산부, 종양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무사히 순산했답니다. 병원비를 대주셔서 감사하다고 방금 소식이 왔습니다."

"아...다행이군요."

두 사람이 거의 동시에 말했다. 홍설은 잠시 얼굴을 붉혔다.

"제가 한건 거의 없네요..."

"아니오. 당신 덕분에 병원에 가게 된 겁니다. 그 임산부는 말이죠. 1등칸의 손님들 대부분이 그리고 병원비를 대겠다고 했고...순산한 건 당신 덕분이죠."

딱 잘라 말한 하선생은 손에 들었던 책을 다시 가방에 넣으려고 했다. 순간적으로 그녀에게 마음이 기울었던 그는 자신의 일기장을 그녀에게 읽히려고 했던 참이었다. 한없이 순수한 여자. 하지만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 그녀의 마음에는...
 
"그런데 그 추억이라는 것이 무엇인가요?"

빈틈을 노리고 홍설이 치고 들어왔다. 하선생은 잠시 움찔했다.
"당신의 그 추억이라는 것이...왜 그런 행동을 하게..."

그녀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그가 벽력같이 가방에 넣던 책을 손에 꽉 쥐었다. 보여주고 싶다는 감정과 보여주기 싫다는 감정이 그를 뱀처럼 감고 있었다.

"알고 싶습니까?"

마침 노부인이 식당칸쪽으로 자리를 옮긴 터라, 두 사람의 이야기를 엿들을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는 자신의 얼굴을 그녀쪽으로 바싹 갖다대며 조용히 말했다.

"다 읽고나면 후회하게 되실 겁니다. 그래도 좋다면..."

"......"

홍설은 고개를 돌렸다.그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던 탓이리라. 하지만 그는 마치 악마처럼 그녀의 귀에 입술을 가까이 댔다. 숨결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가까운 위치였다.

"읽어주십시오...꼭 읽어주십시오...그리고...제..."

그는 그녀의 귓가에서 천천히 떨어지면서 마무리했다.

"마음이 얼마나 진실한지 알아주십시오. 홍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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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의 오마쥬 대상은 셜록 홈즈 시리즈에 한편 중 하나인 살인에 취미를 가진 한 귀족이 다른 귀족 여인들을 꼬여내서 결혼한 후 살인하고 재산을 물려받았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하우정은 아직 그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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