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이, 안자기...

이 이름들의 공통점은?

없다.

다만 내가 처음 들었을 때 일본인 이름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공통점일 뿐이다.

특히나 이자이에 대해서는 반감까지 들었다. 일본인인데 유명한 작곡가라고? 흥!

물론 난 훌륭한 일본인에 대해서 반감을 가진 적은 별로 없다. 오자와 세이지에 대해서 들었을 때도 반감은 가지지 않았었다. 근데 왜 이자이만?

그건 나도 모른다...다만 첫 느낌이 별로 안 좋았을 뿐이다. 들어본 적도 없으면서 그 이름이 듣기 싫어서 그랬는지...

 

하여간 이자이에 대해서 들은 건 근 10년전에 들은 건데, 이제사 이자이가 일본인이 아니라 서양인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프랑스인-벨기에인일지도?-이고, 그의 곡은 나도 한번 들어봤던 것이었다. 익숙한 곡...나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사람이 익숙한 바로 그 바이올린 소나타 제 6번...;;;;;이 느낌은 그 곡을 들으면 안다.) 아마 이자이에 대한 반감은 그가 현대인이라고 생각한데서 나온 듯 하다.

좀 검색해보면 근대에 가깝게 살았던 인물이고, 바이올린 연주자이자, 작곡가, 지휘자로 활동했다고 나온다. 초상화가 꽤 미남에 가깝게 그려져 있다.

 

하여간, 이자이 곡을 한번 들어보겠다고 네이버 앱에서 찾아보는데, 웬 이쁜 츠자가...

마츠다 리나라고 나는 처음 들어보는 사람인데, 이자이 소나타 6번을 굉장히 정신이 팔리게 연주한다. 물론 라벨의 치간느가 그녀의 최고라고 적혀 있었지만, 그런 건 알바 없고, 어쨌든 이자이 소나타 6번이 멋지게 연주되는 동안 다른 곡들도 구경했다.

라벨의 치간느보다는 내 취향에는 라벨의 포스트휴머스(?-사전을 찾아봐야겠다. 협주곡인것 같긴 한데...피아노도 나오고 바이올린도 나오니...)라는 곡이 더 잘 맞는 것 같다.

물이 졸졸 흐르면서 돌멩이에 부딪혀 나는 소리가 난다.

졸졸졸 탕탕 졸졸졸 탕탕...이렇게 내 귀에는 그렇게 들리는데...

그리고 햇살에 물방울이 부딪히는 느낌도 나고...

 

하여간 태그는 복수로 쓴다...

이번 제목이야 저렇게 쓰긴 하지만, 이건 내 인생의 포르테들에도 들어갈 취향직격의 물건이 틀림없다. 라벨과 이자이와 마츠다 리나~ 멋진 곡들을 발견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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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이야기해봐야 할 것 같아.
동생이 언니에게 말했다.
그 사람하고 난...
이미 결정된 일이잖아. 왜 걱정하니?
언니의 말에 동생이 고개를 숙였다.
아무래도 우린 아닌 것 같아.
혼수도 다 넣고 했는데 이제 와서 그러면 어떡하니?
어쩔 수 없어. 사랑할 수 없는 걸.
사랑?
언니가 냉소적으로 말했다.
사랑만으로 이루어지는 결혼이 있는 지 아니?
그 사랑으로 다 해결될 줄 알고 강행했다가 그 남자한테 버림받은 난 어떻고?
언니가 더 잘 알잖아. 그런 식으로 또 한번 일이 일어나면 어떻게 해?

언니는 읽고 있던 대본을 무릎에 내려놓고 동생의 뺨을 한대 때렸다.
그 남자가 나빴던 거야. 사랑이 없더라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어.
난 돌아갈 거야.
동생이 말했다.
어차피 여긴 우리 고향이 아니야. 언니.
언니도 시댁이 될 곳이라고 생각해서 온 곳이잖아.
우리 둘다 그냥 돌아가면 돼.
아버지, 어머니도 우리가 결혼하지 않은 걸 알아야해.
우리 둘다 여기  수선집에서 돈 얼마받고 일해? 그러느니 돌아가서 농장을 돌보는 게 더 현실적이야.

언니는 식탁에서 일어나서 한쪽 구석에 있는 보자기를 풀었다. 그 보자기에는 보기에도 눈부신 하얀 웨딩 드레스가 있었다.
봐. 이 웨딩 드레스...
얼마나 예쁘니? 이게 본래 내 거였는데 얼마 전에 네 치수에 맞게 조절했어.
3달 전에 이걸 고치면서 울컥했는데...
할 수 없잖아. 이젠 돌아가야 해.
사실 언니한텐 이야기 안했지만 약혼자에게는 벌써 이야길 끝냈어.
상의도 없이 그러는 게 어딨니?

목소리는 날카로워졌지만 언니도, 동생도 남은 길은 하나뿐이라는 걸 알았다.
이 셋집에서 벗어나 돌아가는 것.
결혼에 대한 미련때문에 자신을 버린 남자가 돌아오길 기다리던 언니와
결혼에 대해 미련도 없고, 감정도 없던 동생은 드디어 서로를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언니가 단호하게 말했다.

좋아. 이젠 저 웨딩드레스도 필요가 없구나. 그럼...

그 다음날, 두 사람이 월세를 지불하고 짐꾸러미를 챙겨들고 기차역으로 가던 아침 9시.
그 옆 아파트 앞 드럼통앞에서 두 사람이 버리고 간 웨딩 드레스가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눈이 안 좋은 수위는 그것도 모르고 두 사람이 더 태워줄 헌 옷을 넣어준 줄 알고 마냥 좋아하고 있었다.

아, 마음 좋은 아가씨들이야. 착하고 말고. 다정하기도 하지...

흰 것은 검게, 검은 것은 다시 희게 그렇게 웨딩드레스는 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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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클래식에 처음 발을 들인 건(그러니까 백수때 fm라디오 듣기 전에)대학생때 어느 홈페이지에서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를 처음 보고서였다.
갑자기 피뚝뚝 흘리면서 노래부르는 여자때문에 한마디로 식겁했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노래는 절절하게 터져나오고...물론 내가 그 노래에 감정이입을 못했다는 건 변하진 않지만.
충격! 저런 게 있었다니...
제목은 얼렁뚱땅 기억, 주인공 이름도 얼렁뚱땅 기억...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인데 그냥 루클레치아로 기억을...
이번에 어쩌다 검색을 하다보니 그 피 뚝뚝이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라는 걸 알게 되었고, 기왕이면 DVD가 좋았겠지만 난 주로 음악을 차안에서 듣다보니... CD로  낙찰...
들어보니 제목이 루치아인것 치고는 남자 성악가들이 부르는 분량이 압도적...
그래서 잠시 갸웃?
여자 성악가가 두드러진다는 곡에서 어째서 남자 성악가들 분량이 더 많지?
궁금해서 조사해본 결과, 원래 남자 성악가를 위해서 만들어진 곡이라고...
하여간 들어보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덜 들어서 뭐라 말하긴 그렇고...
여자 성악가가 그렇게 두드러지게 노래부르는 건 아닌 것 같아...칼라스 버전으로 들으면 괜찮을까? 아니면 조운 서덜랜드 버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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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널 사랑해. 나는 널 죽이고 싶을 정도로 사랑하고 있어. 여자는 힐끝으로 위협적으로 땅바닥을 콱콱 눌러댔다.
하지만 스승님은 입을 꾹 다물고, 그녀가 이미 반죽해가던 고령토 반죽이 뭉개져가는 걸 지켜만 보고 있었다.
난 당신이 필요해. 이런 흙토막따위보다 당신이 더 필요하다고.
나는 네가 필요하지 않아. 그리고...
스승님은 천천히 그녀의 어깨를 잡아 돌렸다.
너는 이미 경지에 올랐잖아. 이제 더 이상 내가 필요하지 않아. 그래서 난 내 공방으로 돌아온 거야.
거짓말! 그녀는 스승님이 손을 뿌리쳤다.
당신이 없으면 난 그저 허깨비일 뿐이야. 당신이 그렇게 만들어놓고 이젠 날 내버리는 거야?
난 널  사랑해. 결코 잊을 수 없어! 그녀가 외쳐댔다. 하지만 스승님은 단 한번 그녀를 바라보곤 그만이었다.
허깨비라고 잘도 말하는구나. 스승님이 말했다.
사랑하나만으로 그런 걸 이룰 수 있는 사람은 없어.
있다면 그건 천재고 바보겠지. 쉽게 얻은 걸 쉽게 버리는 사람말이다.
나도 네가 필요하지만.
스승님이 그녀를 돌아보았다.
그땐 나도 내 경지에 오른 순간일 거다.그러니까 네 공방으로 돌아가. 네 사랑을, 최고의 기술로 빛나게 해.
그렇게 되면 너는 나의 햇살이 될거야. 선샤인. 그럼 어느 누구도 널 사랑하지 않을래야 할 수 없겠지.
그럼 그때가 되면 내가 너를 쫓아갈거야.네 사랑을 구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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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채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남자의 대사와 여자 대사 가운데 나오는 몇몇 대사는 뮤지컬 아가사의 일부를 살짝 변주했습니다...음, 모작이라는 말이 자주 쓰이긴 하는데요...이 경우에는 변주라고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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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해서 두들겨요. 그 남자가 말했다. 당신이 쓰는 건 1300년전 셰익스피어 2세가 쓰던 타자기란 말입니다.
셰익스피어 2세라...어느새 세월이 그렇게 흘렀나...
나는 두드리는 건 포기하고 타자기의 먼지를 조심스럽게 쓸었다. 1300년된 먼지가 나풀나풀 떨어졌다.
조심해서 만져욧! 유적 담당자가 쇳소리를 냈다. 어차피 두드리지도 못할 거 만진다고 신경질은...
나는 마지막 먼지를 손가락으로 집어든 후 후!하고 그쪽으로 불었다. 당연히 앙심을 품은 거란 사실은 변하지 않겠지만...

뭐가 좋아요?
나는 셰익스피어 2세가 쓰던 타자기를 놓고 나오면서 담당자에게 물었다.
뭐가 좋다뇨?
유적들이랑 보호막도 없이 저렇게 먼지 속에서 사는 게 즐거워요? 당신 인생도 유적이 되어버린 것 같은데?
죄수들이랑 같이 있는 간수들이랑 같이...아 맞다. 난 이제 생각났는데 요즘은 간수들도 그렇게는 안 살 걸요.
다들 로봇 풀어놓고 레이저망으로들 감시하니까.

사실 비밀이 하나 있어요. 유적담당자의 말에 나는 빙긋 웃었다.
말해요. 난 입이 무거운 사람이니까. 아니, 글을 쓰는 사람이니 그렇게 펜이 무겁진 않은가?
어쨌든 날 사랑한다고 이야기만 안 하면 비밀 지켜드리죠.
바보군요. 그가 말했다. 내가 비밀을 갖고 있는 건 그런 하찮은 게 아니에요. 내 인생 전부를 거는 거죠.

"그럼?"

내 질문에 그는 입을 다물었다.

"비밀은요?"

"말할 수 없어요. 하지만 당신은 알겠죠. 당신도 타자를 치잖아요. 셰익스피어 2세가 어떤 인물인지는 당신도 잘 알걸요."

그렇게 나는 셰익스피어 2세 박물관을 나왔다. 그리고 생각했다.
그거 1300년이나 된 타자기 치고 덜 쳐진 부분이 오프셋 인쇄가 되어 있었지...
결국 셰익스피어 2세란 인물은 실존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그런 걸로 밥먹고 사는 유적관의 유물담당자이니 결국 입이 간지러워도 입을 다물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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