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경은 굉장히 불쾌한 기분이었다. 말이 좋아 보석이지...그 이후로부터 자신이 당하고 있는 일은 사적인 가택연금이 아닌가...
매일 백만원을 들고 그 길준이라는 남자의 하수인이 찾아왔다. 살짝 벗겨진 머리에 야심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평범한 남자였다. 가끔 지경이 옛날에는 만지면 더러워진다고 건드리지도 않았던 평범한 와인이나 국내산 머루주를 가지고 왔다. 굉장히 불쾌했지만 일일이 지적을 하다간 조그마한 기회조차 놓칠까봐 입을 다물고 그의 소소한 취향에 맞춰주었다.
마지막 두달을 2주 남겨놓은 어느날, 그 남자가 그렇게 맗했다.

"오늘. 중요한날입니다."

"...어떤일 말입니까?"
"도망치시기 좋은 날입니다. 그동안 조선생님이 쓰시지 않은 돈까지 합쳐서 4천만원이 됩니다. 저는 도저히 그 분과는 마음이 맞지 않습니다. 오늘로 그분과의 일은 마무리지으려고 합니다...그러니까 여기 이 돈하고 다 가지고 가십시오...어차피 그 분은 당신에게 별다른 감정이..."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조지경은 그 남자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그동안 억지로 갇혀 있었던 것에 대한 원망까지 담아서 상대의 콧뼈를 부러지게 할 정도로...

"원망하지 말라고...당신이 그렇게 약점을 보였단 말이야. 변명하기 좋은 거 아닌가..."

그는 그동안 호텔 컨시어지에게 부탁해서 받은 수면제 녹인 물을 그대로 준구의 입에 털어넣었다.
그리고 그는 그대로 호텔룸을 나왔다. 나온 순간 방옆에 있던 토르테가 보였다. 평소 단 것에는 흥미가 없었자먼 얼핏 보이는 행렬들이 그를 자극했다.
예전같으면 흘려보았을 그 행렬이 범상치 않아보였던 것이다. 그건 그 여자를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누군가를 붙들다가 실패한 듯 입구를  가득 메운 인파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제수씨!"

그는 그녀를 불렀다. 그녀도 그를 발견했다. 하지만 그녀의 눈에서는 반가움이라기보다는 미움과 절망이 들어있는 듯 싶었다.

"네. 안녕하세요."

모르는 사람을 대하는 차가움을 뼈저리게 느끼면서 지경은 그녀에게 다가갔다.

"오래간만이군요."

"...네."

"그동안 잘..."

그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녀가 그에게 힐난했다.

"아주버님떄문에 그 사람이 그렇게 변해버렸어요. 예전엔 그런 사람이 아니었어요! 절대로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구요."

"제수께서는 병률이가 한 일을 다 아십니까?"

"어떻게 그걸 다 말할 수 있겠어요?

윤희 입장에서는 그가 다 털어놓기를 원해서 살짝 운만 띄운 것이었지만-어느정도는 짐작하고 있는 것도 있었기에 -사실 그러지 않았다면 그녀는 그대로 눈감고 넘어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죠. 정말 나쁜 건 제가 아니라 병률입니다. 그 녀석은 친구의 부인을 강간하고, 죽였어요.그리고 그걸 토대로 승승장구했죠. 정치계에 입문한 뒤에는 절 끌어들여서 모시는 분들마다 족족 그 비밀을 가지고 협박하고 정적에게 넘겨서 몰락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이의원이 된 거죠. 저는 그 놈이 그 위치에 오른 다음에 버림받았구요. 제수씨도 얼른 도망치세요. 그 녀석은 아무나..."

짜악.

윤희가 있는 힘을 다해서 그의 뺨을 갈겼다.

"부끄러운 줄 아세요!"

그 분위기에 케이크 뷔페를 즐기던 페북인과 트위터리안들이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아까전부터 그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는 걸 알았던 한 트위터리안이 그 동영상을 찍고 있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발언이 노출된 걸 안 조지경이 허우적거리면서 그 핸드폰을 빼앗으려고 했지만 그 트위터리안은 뺏기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의 발까지 걸어서 조지경이 맨바닥에 엎어지게 만들었다.


 "누구 지금 이 상황을 트윗해!"

트위터리안들중 기묘한 분위기가 흐르면서 한명 두명이 재빠르게  로열 호텙의 케이크 뷔페 중 수상쩍은 분위기를 올렸다. 그리고 그것은 바다의 거대한                                                                                                              \ 해류같이 인터넷 세상에 퍼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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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건 살아있는 것이다. 라는 고대인의 농담에서부터 시작하여 모든 꿈들이 모여있는 곳이 무덤이라는 은근 살벌한 영국식 이야기...
이건 살아있는 것의 어려움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여기에 살지도 못하고 죽지도 못하는 한 남자가 있었다. 이 남자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한숨을 쉬면서 이렇게 대답하지 않을까?

"태어났으니 살아있고, 죽지 못하니 살아있는 거죠 뭐..."

자신의 표현대로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셈이었다. 나는 언젠가 흑염소를 키우고 있는 그 남자에게 여러가지 농담을 들려주었다. 그 남자는 표정부터가 영 즐겁지가 않아서 나조차도 그 농담의 진면목을 놓칠 정도였다.

"그거 무슨 이야기인가요?"

웃는 표정을 보기 위해서 여러번 그 남자의 얼굴을 보고 엄청난 과장된 표현을 써서 웃겨보려고 했다.
하지만 그 남자는 그 세 이야기가 끝나기가 무섭게 저런 이야기를 했다.
참...
두려움을 모르는 소년에게는 찬물을 끼얹으면 된다지만, 저런 남자에게는 뭘 써야 웃길수가 있단 말인가.


난 그래서 여러가지 자료를 찾기 시작했다. 세상에서 제일 웃기는 이야기 1000편.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이야기 500편, 세상에서 제일 어이없는 이야기 300편을 추려 그 남자앞에서 중무장한 것이었다.
당연히 재료가 떨어져서는 안되므로 짧은 이야기 1편을 하루에 한번 그 남자앞에서 들려주었다.
하지만 그 재료가 다 떨어지는 순간이 왔다.
4년이 지난 어느날 그 재료가 다 떨어져 어쩔 수 없이 나는 그 남자앞에 서서 이렇게 중얼거렸다.

"아...정말이지..."

"...무슨 일이죠? 오늘은 그 되먹잖은 이야기가 다 끝난 모양이죠?"

말하는 자세를 보아하니 내 이야기가 어지간히 못마땅했던 모양이었다. 세상의 비관주의자가 된 것은 아마 그 이유도 다소 있었던 듯 하다.

"그 이야기가 정말 재미가 없었나"

내 말에 그 남자가 풋. 하고 비웃음인게 뻔한 웃음을 지었다.

"당연하죠. 내가 그 4년동안 얼마나 지겨웠는지 알기나 해요? 그 웃기지도 않는 이야기를, 케케묵은 그 이야기 듣늘 정말 어이가 없어서...그렇게 낡은 이야기를 하면 광대보다 더 웃기다구요. 그 태도가 말이지...그리고 말이죠. 나도 웃는단 말이에요. TV앞에선 언제나 웃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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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는 식욕이 없었다. 점점 어지러워지고, 메쓰꺼웠다.그날 커피때문인가 생각해도 알 수가 없었다.
그날 모임에 모인 것은 50명.
페북 친구들이고 트위터친구들이었지만 하나하나 이름을 외우긴 힘들었다.
이준구라는 친구가 케이크 뷔페 자리를 마련한 터라 그녀와 그녀의 친구들은 즐겁게들 먹었다.
미정씨를 찾았지만 그 전에 그만 길준을 만나고 말았다.

"저...실례지만."

그녀의 팔을 붙든 손을 뿌리치며 윤희가 가늘게 목소리를 냈다.

"혹시 절 아시는 분인가요?"

아니, 남자라고 하자. 이름 모를 남자.
그 남자는 모자를 깊숙히 눌러쓰고 있어 알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잊을 수 없는 것이었다.

"아,실례합니다. 사람을 잘못 봤군요. 제가 아는 윤희씨라면 이 정도로 마르진 않았을테니..죄송합니다."

"길...준씨?"

"한때는 그런 이름으로 불린 적도 있었던 것 같은데요?"

피싯하고 가볍게 웃는 소리가 났다. 남자는 그녀의 손을 놓아주었다.

"지금은 좀 다른 일을 하고 있지요. 부군께는 부디 비밀로 해주시길. 술에 취해서 또 엉뚱한 짓을 할지도 모르거든요."

"잠깐만요...길준씨. 어떻게..여기에..."

"부군께 여쭤보시죠."

일부러 고풍스런 어투를 사용하는 건지, 길준의 어투는 모호하고 몽롱했다.

"잠깐,잠깐만요."

숨을 헉헉  들이쉬면서 윤희가 가려는 길준의 팔목을 잡아 붙들었다. 남자인 길준이 잠시 놀랄 정도의 힘이었다.

"어떻게 그렇게 말씀을 하실 수 있어요. 우리가 얼마나 당신을 찾았는데!"

"고맙게라도 생각하란 말입니까?"

길준의 눈매는 잔혹할 정도로 매서워졌다. 그는 마치 얼음빙벽을 깎아놓은 것처럼 냉정하게 ,힘이 빠진 윤희를 밀쳤다.

"당신들이 날 찾으려한걸 내가 고마워해야한다니...죽이지 않은거니 다행으로 여겨라. 이 말인가요?"

"무슨 말이죠? 어떻게 그런 말을!"

"제가 할 말은 다했습니다. 더 부족한 건 여기 레지던스에 있는 한 불청객에게서 들으셔야겠군요. 그 분은 당신도 한번 뵌 적 있는 분입니다. 그 분이 당신에게 이야기를 한다 한들 당신이 해야 할 일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하여간 당신 부군은 잔인한 사람입니다..."

"병률씨한테 문제가 있다면 그건 나한테도 있어요! 부부는 일심동체라 한쪽이 잘못한 건..."

"그건 그 인간입에서 들어야 할 말입니다...어떻게 보면 당신도 피해자니까..."

길준은 자리를 피했다. 그리고 핸드폰으로 미정을 불렀다.

"미정씨. 아직 안 왔으면 자리를 옮길까요? 웨스트호텔 다이아몬드 룸에서 만나죠..."

"길준씨!"

"더 이상 할 말은 없습니다. 아니, 설사 하나 있다하더라도 그 말은 끔찍해서 못 하겠군요. 아니. 기왕 온 거니 이야기해도 될 것 같군요. 그 작자를 대신해서 죽을 자신이 있습니까? 윤희씨? 그 정도면 용서받을...수...아니야.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지.암, 그렇고 말고."
그 수수께끼같은 말을 던진 채 길준은 다른 장소로 옮겨갔다. 그것도 모르는 페북인, 트위터리안들은 달콤한 케이크에 제철과일을 곁들여 한참 환상적인 커피 타임을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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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목감기에 걸려 콜록거리는 중. 별로 권장하지 못할 취미활동을 하고 밤을 새웠던 여파가 아닐까 하지만...
알 수 없다. 덕분에 주변인들로부터 혼나고 있는 중...;;;;;;;;
오늘까지 하면 한 6일쯤 되려나...
상태가 안 좋아보인다는 말을 듣고 거울을 보니 난 멀쩡한 것 같은데 거울 속 내 얼굴은 좀 침침해보인다...;;;;;;;
그렇게 지내다가 오늘 퇴근하면서 말러의 천인 교향곡을 다시 들었다.
공감이 전혀 형성이 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기우였다.
약간 맛이 간 상태에서-이건 내가 별로 좋아하는 말도 아니고, 그 말 한 사람도 호감에서 비호감으로 떨어질 뻔했는데 어쨌든 그리 큰 나쁜 말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넘어가기로 한다.-들은 그 곡은 과연 찬미가였다.
하지만 조건이 하나 있었는데 몸상태가 좀 안 좋던지, 저녁놀의 그 웅장함을 보면서 달리던지...
그 두 종류는 만족을 시켜야  텐슈타트 버전의 천인을 느낄 수 있을 듯한...;;;;;;;;이 거리감이란...
하여간 몸상태를 고려해도 그 순간 천인의 찬미가는 놀라울 정도의 장엄함을 보여주었다.
산이 겹치고 겹친 그 곳에서 살짝 패인 그 산의 부분을 태양이 내려앉으며 보여주는 그 붉음이란...
그 붉음속에서 태어나고  사라진는 듯한 천인의 목소리.
그 태양을 보고 찬미하는 듯한...
흠, 실망하고 넣어놨던 천인을 제때에 틀었구나! 라는 느낌에 퇴근이 빨라진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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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무슨 일인지 코끼리를 자주 그리는데...

제가 그리는 코끼리는 머리에도 뿔이 있습니다...코끼리 뿔이 머리에는 안 난다는 거 배웠을텐데

언젠가부터 코끼리를 그리다보면 머리에 뿔부터 그리고 그 다음에 상아를 그린다는...;;;;;;;;

닌자 코끼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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