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발레는 안무가 이해하기 어렵다...고 하기 그럴려나...
그래도 한여름밤의 꿈은 안무가 굉장히 이해하기 편했는데...
아마 그건 발란쉰의 안무였기에 가능한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내가 오늘 본 코펠리아는 들리브 원곡에 모던 발레로 바꾼 거라서 이해하기가 다소 난감...
원 안무로 보면 어떨까 궁금하다.
발란쉰이 안무한 한여름밤의 꿈처럼 간명하고 섬세할 뿐만 아니라 색채감각이 뛰어난 작품은 잘 없는 것 같다.
발란쉰 의 다른 작품은 어떨까 모르겠네...
하여간 모던 발레가 좀 더 이해하기 쉽지 않을까 했는데 그것도 아닌 듯.... 
오늘 시내로 나갔다가 윤지영님의 브런치 글이 책으로 나왔다는 걸 알게 되었다.발레에 관한 친절한 안내서라고한다.
책제목은 까먹었지만. 나같은 사람에게는 큰 도움이 되겠다. 다만 책이 두껍지 않아.. 구매의욕은 다소 떨어지는 편...
도서관에는 들어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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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나마 인사 올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한해동안 많이 웃으실 일들만 생기기를!
저는 신정 이후로 배치부서가 바뀌어서, 헤매다가 이제 좀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별점만 남겼더랬죠.ㅎㅎ)부지런을 떨어서 맡은 일도 잘하고, 글도 조금 더 쓸 수 있는 날들이 되면 좋겠네요!
모두 모두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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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1-27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인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한 연휴 되세요^^:

태인 2017-01-27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겨울호랑이님도 풍성하고 즐거운 구정 보내셔요...어여쁘신 따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드립니다.
 


그녀는 아련한 눈빛 으로  날 바라보았다. 하지만 난 그녀가 하녀이거나 검은새를 잊지 못하는 날 놀리기 위해서 들어온 매춘부라고 생각했다.  그 눈으로 조금이라도 진심을 가지고 봤더라면 그녀가 내가 생각하는 그런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텐데. 더더군다나 그때는 배가 고팠기 때문에 조금 더 진지하게  생각하진 못했다.

"거긴 새장이오.  얌전한 아가씨가 들어가기엔 좀 좁을텐데?"

"...여긴 어디죠?"

그녀의 음울한 목소리에 내가 다 놀랄 지경이었다. 마치 세상 마지막을 본 듯한 사람의 표정이 그러했다.
그제서야 나는 그녀가 내가 그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그녀가 알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별궁이오. 아가씨는 어디서 오셨고?"

"전 호수에서 살고  있어요."

그녀는 끙끙거리면서 시장에서 억지로 나오려고 하고 있었다.

"이번에 시험 비행을 해봤는데 생각보다 어렵더군요. 그래서 이런 식으로 댁의 잔치를 망쳤네요. 의도한 건 아니었으니 실례했어요."

그녀의 하얀 팔이 여기저기 긁힌 자국이 그 비행의 어려움을 설명해주는 것 같았다.

"경비행기를 타고 왔소?"

내 질문에 그녀가 대꾸했다.

"왕자님의 초대로  왔는데 여긴 제대로된 시설이 없더군요."

그녀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별궁 위치를 잘 못 잡아서 착륙은 어떻게 하긴 했는데 도착해보니 이미 파티가 끝났더라고요."
 
"그럼 새장엔 왜 들어..."

그녀가 고개를 휙휙 휙휙 정신없이 흔들었다.

"모르겠는데요. 착륙때의 충격때문에 정신을 잃고 들어간 모양이에요. 아가씨로서는 흉한 모습이지요...."
 
"...그거 참 재미있는 일이오. 근데 아까 전에 있던 백조는 못 보셨소?구워먹으려고 준비해놨었는데..."

"어머."

그녀가 그제서야 제정신이 든 듯 냉소적으로 대답했다.

"이 나라에서 언제부터 일개 귀족이 최고 귀족인 암흑족보다 더한 권한을 가지게 되었죠? 그 백조는 대혁명가이시자 제 양부이신 백두님의 것이에요. 호수를 지배하는 그분의 것이에요. 왕자님이 아니라면 그 백조는 아무도 가질 수 없어요."

"....왕자라면 구워먹는 게 가능하고?"

"구워먹으면 안돼요."

그녀가 좀 더 부드러운 어조로 대답했다.
  
"백조는 바라보는 것이에요. 그 아름다움을 즐기세요."

그녀의 부드러운 말투는 조금 검은새와 닮은 부분이 있었다.

"그대의 이름은?"

"백고니라고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절 옛날식으로 오데트 라고 부르기도 해요."

"오데트!"

바깥에서 한 남자의 노성이 들려왔다. 그제서야 나는 백두가 그의 양녀를 데리러 왔다는 것을 알았다.
큰일이었다. 백두는 지방귀족이긴 했지만, 고니의 말마따나 최고귀족이기도 했기 때문에 내가 그녀와 함께 있는 걸 알게 된다면 시끄러워 질 수 밖에 없었다.

"이런!"

내가 당황한 반면 그녀는 그 상황을 즐기는 듯 옅은 미소를 띄고 있었다. 그제서야 나는 깨달았다.
시종이든 그녀든 그녀의 양부든 이 상황은 만들어진 것이다!

"들키면 재미없겠죠? 왕. 자. 님?"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느긋하게 내방의 큰 창문을 열었다.

오.데. 트!

큰 외침과 함께 다급하게 움직이는 신발소리가 들려왔다.


"문을 열어!"

그의 목소리와

"그대와 그대의 따님은 초청에 응하지 않았지 않소? 이제서야 와서 소란을 피우는 게 부끄럽지  않소?"

시종장의 목소리가 뒤섞인 가운데  고니는 백조깃이 달린 샤스커트를 살짝 들고 양팔을 벌린 후 그대로 밖으로 뛰어내렸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문이 벌컥 열렸다.
온통 하얀 얼굴에 색채를 띈 것이라고 옅은 붉은 기가 도는 입술뿐인 남자가 검은 망토를 두른 채 서 있었다.

"이런 결례가 어디 있소!"

시종장의 노호에 백두백작이 말했다.

"호수의 잃어버린 백조를 당신께서 잠시 보관하고 계셨군요. 창문이 열린 걸 보니 날려보내셨나요?"

"아니, 이 분이 정말..."
  

 시종장은 분노를 억지로 참으며 말했다.

" 당신 앞에 있는 게 누군지 알고나 있소?"

"힘없는 왕자지 뭐겠어?"

백작이 대꾸했다.

"어느 누구도 내 백조를 훔칠 순 없소. 날려보냈으니 증거가 없어...이만 돌아가겠어. 왕자님? 그래도 돌려보내서 고마우니  한번쯤 내 영지에 방문해주시면 좋겠소. 거기엔 이번 파티에 참여한 추녀공주들보다 더 아름다운 내 양녀가 있답니다. 만나면 푹 빠지실 거요.  그 아이는 못하는 게 없답니다."


그렇게 성가신 질문과 답변을 하던 와중에 나는 밖으로 뛰어내린 그녀가 심하게 걱정되었다.
여긴 3층이고, 밑에는  사나운 사냥개들과 전기목책기가 있었다. 다치지 않고 뛰어내렸다 한들 보초병에게 붙들리지 말라는 법도 없었다. 나는 혹시나 싶어 그들이 나간 후 밖을 다시 내다보았다.
그녀가 뛰어내린 위치에는 고니의 옷에 달렸던. 백조깃털 하나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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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많이 집착하는 건 아니지만...
(구)태원에서 발레 세트를 저렴하게 판매하길래 플레이어가 고장한 줄은 모르고 구입했다가 한 달을 썩혔음.
플레이어를 새로 구입해서 돌려보니...다 되는 건 아니고, 지젤, 백조의 호수, 니진스키에의 헌정 등등이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됨.(결국 그것만 봤다는 이야기.)

개인적으로 이 세트를 구매한 건 [한여름밤의 꿈]에서 마시모 무루(프리마 발레리나 성함은 길고 알지 못함. 페리 여사라고들 하는 것 같던데...)커플을 보고 아름답다고 생각해서 구매한 게 첫째.
왜냐하면 이 커플이 지젤에서 지젤 과 알브레히트를 연기하니까...
[한여름밤의 꿈]은 페리 여사의 은퇴작이고, 별로 움직임이 많이 없는 편이라 그다지...였는데...
페리 여사는 [지젤]에서는 얼마나 아름답고 발랄하신지...
처음으로 처녀귀신이 되신 순간, 강시처럼 콩콩 뛰는 것도 꽤 좋았고-분위기는 안 망가졌으니 
하여간 지젤에서 이 두 사람 정말 애절하게 사람 마음을 울리는 춤을 추신다...

니진스키에의 헌정은 소문으로만 듣던 황금노예와 왕비의 춤이 멋있었고...
불새가 제일 좋았던 것 같다. 의외로 코믹한데다가 불새 와 왕자의 호흡도 너무 딱딱 맞아떨어졌고.
의상도 너무 좋았다. 붉으니까 얼마나 멋있던지 
다소 불만인 것은 니진스키에의 헌정이니까. 목신이 들어갔어야 했는데...그게 빠진 것 같다...
하긴 젖소 의상을 누가 소화하겠냐만은....

페리 여사의 가호로 10년만에 발레라는 것에 눈을 뜨다.(10년전에는 페리 여사 의 얼굴만 죽으라고 뜯어먹었지...)
흑흑. 이제 한동안 이 디비디들 다 보고 나면 무용극에 심취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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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 버드


나는 시름을 견디지 못하고 무도회장 밖을 나왔다. 어머니가 나를 위해 골라준 수많은 연인들 중에서 왜 예전에 헤어진 검은새만한 연인은 없는 것일까...
아니, 왕자라는 신분이 그렇게나 대단한 것인가...어머니가 화류계 여자라고 내친 그녀...

"어머, 여기 계시면 안되죠..."

귀에 익은 목소리에 나는 무심코 옆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지난달 헤어졌던 검은새가 상냥한 표정을 지으면서 서 있었다.

"검은 새!"

나는 순간적으로 그녀를 껴안았지만 허공을 스치고 지나간 마음은 너무나 공허했다.
아직도 안은 왈츠 곡들로 가득하지만, 그 안에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아무도 없었다.

검은색...

이미 왕정제는 사라지고 없는 유물... 영국이나 일본은 이미 모든 왕정을 포기했는데, 옛 조선의 잔뿌리인 화령왕국에서는 아직도 왕정제를 고수하고 있다.
한때 식민지였던 것을 기억하고 있기에, 왕족들은 철저한 준비를 거쳐 대통령제를 없애버리고 왕정으로 돌아갔다.
그렇기에 내가 이토록 답답한 것이다. 34의 나이, 아직 아내가 아니, 비가 없다는 사실이 이토록 압박감을 주는 것일 줄이야...

"왕자님 바람을 쐬시는 것도 안 좋습니다. 들어가시죠..."

적자로 겨우 꾸려나가는 소왕국에서 이런 대규모 파티란 얼마나 허망한 짓인가...
신 프랑스 제국에서 구입한 칠천만 프랑의 샹들리에...가 군데군데 채우고, 그나마 돈이 모자라 조명이 부족한 부분은 군색한대로 일본에서 모조품을 가져다가 꾸몄다.
갈라지고 쪼개진 중국 군벌들에게 사서 가지고 온 옛 중국의 모조 예술품으로 꾸민 로비는 그야말로 어설픈 솜씨라 할밖에.

"다른 일이나 하게."

나는 되도록 목소리를 가라앉히면서 시종에게 말했다.

"나는 지금 중요한 생각을 하고 있어..."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가 말했다.

"그저 무슨 일을 하는가가 중요합니다. 그것이 여왕님이 왕자님에게 내리시는 크나큰 뜻입니다."

"내겐 아직 검은새가..."

"...그 여자는 이제 잊으시죠. 돈만 주면 뭐든 하는 여자입니다."

"하지만..."

"...왕자님."

시종이 군색한 표정을 지었다. 이 표정이 나올 때면 뒤따라나오는 말도 명확하다.

"여왕님이 왕자님이 나가시자마자 많이 아프십니다. 이제 들어가시죠...지금도 기다리고 계실 겁니다..."
말이 좀 통한다싶으면 그 다음은 항상 이 방법이다. 과거 식민지 시절, 부잣집 자식들이 자유연애를 하다가 끌려들어가는 방식...그것이 지금의 왕자에게도 통한다니 어처구니 없는 노릇이지만...
적어도 어머니에게서 왕위를 물려받을 때까지는 참아야 한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 더 심통을 부리기로 했다. 나는 발코니 저편에 있는 은색으로 반짝이고 있는 호수를 가리켰다.

"난 항상 이 별궁에 올때마다 기분이 좋아지지."

"황공한 말씀입니다. 그러나 이제 들어가셔야..."

"저 호수가 있기 때문이야. 마치 루트비히 왕이 있던 노이반슈타인 성 느낌이 나거든."

"저하..."

"백조들이 날아들어 올 땐 정말 황홀한 광경일거야. 그렇지 않나?"

"...백조라..."

"그런데 어째서 저 아름다운 호수가 별궁의 소유가 아닐까? 나는 그게 참 유감스럽네. 자네가 보상담당이었다던데 내 생각엔 이 유치하고 비싸기만한 장식품들 대신 저 호수를 구입하지 않았을까?"

나는 빙빙 돌려서 그를 공격했다.

"...그다지..."

"응?"

시종이 뭐라고 웅얼거렸지만 나는 못 들은 척했다.

"좋지 못한 소문이 있었습니다. 저하..."

"응?"

"저 곳은 별궁에 포함시킬 수 없는 사악한 곳입니다."

"...전설을 믿나?"

걸핏하면 들리는 이야기. 왕족들은 사악한 기운에 휘말리지 않게 항상 궁중 무녀들이 처방하는 호신부를 차고 약재를  먹어야했다. 그리고 사악한 곳에는 발도 들어서는 안되었다.

"저것은 혁명가라고 자칭하는 자의 영지입니다. 귀족이지만, 사악한 것을 좋아해 마법사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저곳에는 그의 앙녀라는 처자도 있는데, 오늘 초대받았지만 오지 않았습니다. 오만한 짓이지요."

"사악한 자의 양녀라면서 왜 그녀는 초대를 했나?"

"그녀는..."

시종이 말을 그치기도 전에 푸드득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엄청난 무게와 함께 무언가가 내 가슴팍에 올라와 있었다. 이것은 말 그대로...새. 커다란 새 한마리가 내 가슴팍에 부딪힌 것이다.

"백조?"

백조는 기절한 상태였다. 날개끝이 약간 상했지만 크게 다친 것 같지는 않았다.

"...아, 혁명가가 또 날뛰겠습니다."

시종은 생각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리는 듯, 투덜거렸다.

"백조구이를 먹고 싶군."

"저하..."

"이걸 주방장에게 굽게 할 순 없나?"

"......"

"난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어서...먹어보고 싶군."

"저하. 파티 중입니다..."

"파티 중이니 더욱이..."

내 항의에 시종은 항복했다. 하지만 단서를 달았다.

"좋습니다. 저하. 구워드리겠습니다만, 파티에 10분 정도만 참아주시면 구워올리겠습니다. 그동안 백조는 새장에 넣어 왕자님 방에 두겠습니다..."

나는 그제야 마음이 풀려 파티에 참석했다. 아프시다던 어머니는 너무나 멀쩡한 표정으로 파티 마지막까지 즐기다 들어가셨다고 한다. 나는 약 10분 정도 참석하겠다는 약속을 지켰고, 방안의 백조를 구우려고 할 양으로 방에 들어갔다. 멋진 은제 칼과 다이아몬드 박차를 박은 내 승마용 구두가 있는 곳에 그 새가 있었다.
새장 안에 갇힌 백조깃털로. 된 옷을 입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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