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은 꾸준히 세웠으니 이젠 무너뜨릴 시간입니다...
자의든 타의든 한동안은 눈팅만 할 듯...
정치적인 이야기는 절대로 가까이 하면 안되므로...

지금 듣는 곡은 레오니드 코간이라는 분이 연주한 모음곡이라고 합니다...
그분은 잘 모르겠고, 하여간 100개짜리 모음이라 운동곡으로는 최적화되어 있지요...
시디 하나 들으면 30분 끝...

예당컴퍼니에서 나왔다는데 음질도 괜찮고, 가격도! 쌉니다.
100개에 사만원...과연, 구성비도 좋고 이런데 원가는 뽑았을런지 원....
사실 분은 제 북플 의 읽고 있어요...부분을 찾으시면 러시아 음악 백선...이라고 나올 겁니다.
그거 복사 붙여넣기 하시면 올 봄의 애청곡으로는 무리가 없겠지요...

저도 친구들 사이에서는 제법 소설책 읽는 인간인데 어쩌다가 노르웨이의 숲-예. 하루키 작품.-을 이제야 읽는지 모르겠군요...읽어보고 나니 세상이 제법 달라져 보입니다...

아직 덜 읽어서, 이 책 다 읽을 때쯤이면 대통령 선거도 끝날 거 같네요...
안 끝나면 또 딴 책을...배명훈 작가의 맛집 폭격 사건이 마침 제 손에 들려 있으므로 한달 내내 읽을 책 걱정은 안 해도 될 듯 합니다...


그리고 애플 뮤직은 실망../
나의 여신 아이유의 신곡을 내놓아라....
요즘 오페라 음원도 안 올라오는데, 아이유까지! 버는 돈 다 어디다 쓰냐!!!!!
애플 뮤직 불매해버리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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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법칙 - 그랑 셰프 피에르 가니에르가 말하는 요리와 인생
피에르 가니에르.카트린 플로이크 지음, 이종록 옮김, 서승호 감수 / 한길사 / 2017년 1월
평점 :
품절


이용재 평론가의 가니에르 서울 평론과 같이 읽어야 할 책...
이야기한다고 다 그 이야기대로 되는 것은 아님
참고로 그 평은 올리브 잡지 사이트에 가면 읽을 수 있음
그리고 문제의 랑구스틴 요리는 책 앞페이지에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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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잠을 자려고 했지만 도저히 잘 수가 없었다. 검은새와 만나고 싶었고 또 그만큼이나 고니를 괴롭히고 싶었다.
그 앙큼한 얼굴로 날 속이다니.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어머니 품에서 고양이만큼이나 편하게 자고 있을 시종 몰래 페라리를 끌고 백작의 성으로 달려갔다.백작이 있지 않는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성의 고용인들은 내 얼굴을 알고 있으니 문을 열어주리라.

하지만 창 밖으로 밤의 정경을 보자 마음이 좀 가라앉았다. 은은하게 붕붕 울리는 벌레 소리와 성에서 사용하는 풍등이 조명효과를 내어 호수는 잔잔한 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착시인가 싶을 정도로 우아하게 춤을 추는 새들을 볼 수 있었다. 
다리를 올렸다가 호수를 차고 날아오르는가 싶은 순간 비단천을 휘날리며 가느다란 다리로 호수위를 맴도는 아가씨들.

나는 잠시 차를 멈췄다. 그리고 호수로 조심조심 다가갔다.
그리고 그 목소리를 들었다.

"아직도 멀었나? 날 언제까지 기다리게 할 셈이냐!"

"...제게 왜 그렇게 화를 내시죠..."

고니의 목소리였다. 남자의 목소리는 약간 약간 내가 아는 사람을 닮은 듯 했지만 식별할 순 없었다. 백작이라기엔 너무 체구가 당당했다. 그 연령대의 목소리도 아니었다.

"넌 내게 말했다. 언젠가 자유의 몸이 되면 바로 내게 오겠다고."

"전 자유의 몸이 아니에요. 당신에게 매여 있잖아요."

"난 너에게 그렇게 해주었다. 하지만 넌 내게 맘이 떠났구나. 아니면 왕자라는 좀팽이가 맘에. 드느냐? 그는 아무개도 아니야. 왕이 되기 전에는!"

"그래서 제가 말했잖아요. 몇번이나 당신께 부탁드렸나요...전 전..."

"넌 언제나 거짓말만 한다. 요망한 것. 평생 시장에서 구경거리가 되거라."

남자는 그녀를 밀쳐냈다.

"전 당신에게 약속할 수 있어요. 왕자를 왕자를 당신에게 바칠 게요....절 그렇게 버리지 말아주세요...."

나는 금방이라도 뛰쳐나가 그 놈의 멱살을 잡고, 한손으로는 고니의 옷을 갈기갈기 찢어발기고 싶었다.
하지만 기다려야 했다. 그 놈이 나갈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밤마실 나온 왕자의 모습을 민간인에게 들켜버리고 만다. 그럼 타블로이드에 실리는 것도 일이 아니리라.
  그리고 그가. 떠난 순간, 나는 그녀앞으로 뛰어들었다.

"저 놈이 그 프랑스 놈이오?"

"누...누구세요?"

백조는 평소의 달콤한 방정맞음은 잠시 잊은 채 비운의 여주인공인양 날 쳐다보았다.

"날 바보로 아는 군. 그런 식으로 연기를 해봤자지!"
 
"왕자님?"

"도대체 그 품에 안은 남자의 숫자는 과연 몇명인가? 응? 앙큼하게 거짓말을! 날 바친다고? 누구에게? 감히! "

그녀는 당황한 것처럼 보였다. 아니 어떻게 보면 기뻐하는 것 같기도 했다.
훗날 날 가지게 된 이후에 느낀 그 감정이라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길이 없다.
그녀는 팔을 벌려 날 감싸안으려고 했다. 평소에 그 발랄함이었다면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잘 익은 복숭아 같은 목덜미와 향기를 가진 그녀를 내가 왜 마다하겠는가?
하지만 나는 무척이나 화가 났기에 그녀의  비단 베이비돌 드레스를 죄악 하고 찢어버렸다.
그 옷도 처음 나를 만났던 순간에 입었던 옷처럼 군데군데 깃털이 달려 있었다.
그녀는 당황하고 분노한 듯 했지만 어쨌든 내 손에서 벗어나려고 애썼다.

하지만 속을 내가 아니었다.

"그만하세요. 이제 왕자님이 하실만한 행동인가요?놓아주세요!"

"프랑스인은 어디 있지? 내놔!! 건방진 행동을 당장 고쳐주지!"

그녀의 뺨을 있는 힘껏 갈겼다. 그러자 그녀의 눈에서 진주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져내렸다.

"그만하세요...절...미워하지 말아주세요..."

순간적으로 불쌍한 맘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하는 행동이 옳지 못하다는 생각도 갑자기 들었다.
모두가 다 꾸민 이야기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그녀의 눈물을 보는 순간에 퍼뜩 들었다

"차라리 잘되었어요...당신께서 절 그렇게 사랑하시니...질투도 사랑이라면 사랑이겠죠. 그걸 믿고 당신께 제 모습을 보여드리겠어요..."

그녀는 갑자기 찢어진 옷을 바닥에 던졌다. 그리고 잠시 사라졌다. 그리고 아까 전에 보았던 아가씨들이 다시 나타나 호수를 빙 둘러쌌다. 그 위에 마치 조각상처럼 별궁에서 사라졌던 아름다운 백조 한 마리가 우아하게 호수를 가로질러 나타났다. 그리고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전 오래 전 이 호수의 주인이자 어둠족의 왕의 딸 고니입니다. 당신을 찾고 있었어요. 나의 왕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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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사는 누가 되는 것이 좋은가?

대체적으로 마음에 병이 있다면...대체적으로 심리치료사나 의사를 생각하기 마련입니다.(양의든 한의든) 자기 자신이 밖으로 나올 수 있거나 의사소통이 어느 정도 자신의 병에 적극적 표현으로 갈 경우에는 가능합니다.
그러나 아닌 경우가 하나 정도 생각나는데요. 그건 히키코모리, 즉 은둔형 외톨이의 경우입니다.
히키코모리의 경우에는 유명한 요시나가 작가의 앤티크로 더 잘 알려졌을 겁니다.
나오지도 않고, 모친을 이용해 모든 일을 처리했던 그 악역이 강렬한 이미지를 남겼을텐데요...

이런 경우에는 치료가 어렵다고 하고, 그 심각성이 텔레비전에 특집 다큐로 방영된 적도 있습니다.
전 근데 여기서 그 치료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진 않아요. 잘 아는 분야도 아니고...
근데 이것을 시작으로 잡은 점은...일본에서 그 고치기 힘들다는 히키코모리들을 어느 정도 방 밖 사회로 이끌어내었다는 점입니다. 물론 까다로운 과정이라 다시 회귀하는 경우가 없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는 성공이라는 것이죠.

전 별 관심없이 지내다가 정신 분석과는 거리가 먼 사회서적(예. 다치바나 다카시의 지의 정원을 읽으신 분이라면 꽤 익숙한 이름일 겁니다. 아마미야 카린 말이죠.)에서 아마미야 카린이 히키코모리 청년을 방 밖으로 이끌어낸 이야기를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마 그 도시에 정신과 의사도 많았을 겁니다.  상담사들은 시도해보았다고들 합니다.
그런데 카린이라는 정신과에서는 문외한인, 심지어는 상담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자신의 갑옷이라고 생각하는 고스 로리 복장을 하는  이 튀는 여성이 방밖으로 그를 끌어낸 것이었습니다


저는 아마미야 카린의 이야기를 보고 깨달았습니다. 아무리 자신이 희생적으로 봉사하려 한다고 노력하거나 생각한다고 해서 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요.
저는 집안 계열 자체가 생명의 전화 계열이기 때문에 상담사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활동가분들도 제법 많이 본 편입니다. 그런데 깨달은 게 있죠. 대체적으로 돈많은 분들의 거쳐가는 자리이구나,자기 자신들의 전문성도 제대로 생각하지 않고, 혹은 그저 자기 만족으로 하는 분들이많다는 사실들.
의사분들은 그 역인 경우가 많고..
그러니 상대적으로 이웃 일본에 비해서도 구제율이 낮은 데다가, 아마미야 카린같이 전문성은 없더라도 도와줘야 한다는 그 절박감...도 부족하다는 사실을.

제가 본 대부분의 아마추어 상담사들은 오히려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괴롭히는 걸 낙으로 삼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아픈 부분을 치료해 줄 것도 아니면서 칼로 찌르고 조롱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어떻게 정신치료를 한다고 볼 수 있을까요?
이런 상담사들은 없어져야만이 히키코모리 치료, 정신 치료가 가능할 것입니다. 아니면 양심적인 의사들과 진심의 활동가들만이...

끝으로, 참고하실만한 책을 추천합니다.
아마미야 카린이 쓴 책들 전부와. 가와이 하야오 선생이 쓴 책들입니다.
책제목을 다 적으면 좋겠지만 하야오 선생의 책의 경우는 대학 때 읽어서 기억이 잘 안납니다...
카린의 경우 책이 최근에 들어온데다가 공저도 제법 있어서 다 읽지도 못했군요...
그래도 작가들이 워낙 열정적이고, 활동적이라 꼭 정신과 이야기는 아니더라도 마음에 활기를 얻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특히 하야오 선생의 판타지 동화 분석은 치밀하게 골수를 쪼개는 내용입니다.(마음에 병이 있으신 분들에게는 정말 필요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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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경험을 하고 나니 갑자기 이 별궁에 있기가 싫어졌다. 어머니에게 본궁으로 돌아가겠다고 말씀드렸지만 어머니는 막무가내였다.

"어떻게 그러니?"

"......"

"이건 다 왕자비 간택을 위한 거야. 일부러 좋은 분위기를 위해서 별궁으로까지 왔잖아? 마침 네 마음에 두는 후보자들도 이곳에 있고..."

사실 어머니가 더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젊고 더 잘생긴 청년들과 겉으로나마 애정을 나누는 사이이니 말이다.

"오, 혹시 저번에 내가 한 말때문에 그러니?"

"......"

어머니가 춤을 출 때는 반백이 섞인 긴 머리가 티아라 사이로 티아라보다 더 빛나는 것 같았다.
조악하나마 번쩍거리는 샹들리에 밑에서 어머니는 마치 여신처럼 백두 백작의 손에 자신의 몸을 맡기는 듯 했다.
백두백작은 어머니와 자주 춤을 추기도 했지만, 이야기도 어머니와 더 자주 나눴으며 최근에 어머니 주변에 있는 애동들도 백두 백작이 붙여준 듯 했다.
그런 어머니이니, 이제 백두 백작에게서 떠나가면서 그만한 상대들을 조달하기 힘들어 질 것이다.

"농담으로 한 말인데, 정말 영애들에게 그 말을 한 건 아니겠지?"

"안 했습니다.오늘 할 예정이긴 하지만요."

어머니가 피식하고 웃으셨다.

"백두 백작하고도 이걸로 이별이구나. 그동안 재미있었는데..."

"어머니."

나는 그제서야 어머니가 백두 백작에게 무슨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약간 눈치챌 수 있었다.
미묘한 쓴 악의.
초콜릿의 적당한 농도는 엘레강트한 쓴 맛을 준다. 하지만 백퍼센트의 씁쓸한 맛은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

"백두 백작이 식민지 시절 혁명가의 자식인 건 알고 있니?"

어머니가 머리에 붙은 장신구들을 떼어내면서 말씀하셨다.

"그 혁명가가 하필 그 유명한 암흑족이라는 게 문제였지. 귀족이면서 혁명가라니...그것도 독립 혁명가라니."

"덕분에 독립국가로 되었고, 어머니는 왕위를 이으셨잖아요."

"빚진 덕분에 이번에 왕자비 자리를 내놓았잖니?"

어머니가 춤을 추듯 빙글 몸을 돌렸다.

"그건 독 묻은 초콜릿과 같은 거야."

"......"

"그 자는 왕이라는 자리를 없애려고 하지. 내가 여왕인가 맘에 들지 않은 게야. 젊은 시절에는 내게 피의 왕좌에서 내려오라고 하더구나...내가 왜?"

"그럼 왕자비 자리를 노리는 건?"

"널 다음 왕에서 끌어내릴 계책을 짜는 거지...출신성분이 모호한 여자애를 어린 시절 잃은 딸이라고 포장하고, 좀 나은 애는 양녀라고 불러서 둘 중 아무나 내게 며느리로 맡긴 후 정통성을 들어서 왕가에 상처를 주려는 거야."

"어머니...그래도 왕궁에 초대도 하시고..."

"설마하니 그런 수를 쓸 줄은 알았겠니? 새장에 몰래 기어들어가 있는 백작 영애라니...그건 다 백작의 음모였어."

어머니는 이내 목에 건 목걸이를 풀었다. 오팔과 루비가 섞인 은제 목걸이는 은은한 품위를 자랑하며 목에서 스르르 떨어져 내렸다.

"하지만 나도 반격의 기회를 잡은 거지...프랑스병이나 옮기는 군인의 연인이었다니..."

"...정말...이 아닐지도 모르지...않..."

"진짜인지 아닌지 네가 알긴 아니?"

어머니가 생긋 웃으셨다.

"네가 본궁으로 돌아가지 않아도, 그 영애에게 진실을 묻지 않아도, 다 해결되는 방법이 있으니...그냥 이곳에 있으렴. 진실은...곧 밝혀질거야. 건방진 백작의 얼굴이 흐려지는 걸 보는 것도 즐거움이지...
그리고 너도, 프랑스 남자처럼 대담하게 그 여자를 대하렴. 이미 남자가 있는데 네가 좀 거칠게 다룬다고 무슨 상관이 있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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