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문학사상에서 보내주신 두꺼운 책 두 권. <제3의 침팬지>, <총,균,쇠>
최근에 문학사상 관련 서평에 응모 한 적도 없고, 어딘가에 당첨이 되었다는 메일도 받은 적이 없는데;; 어찌 우리 집 주소를 알고 보내주셨을까? 택배박스에는 정확하게 내 이름과 휴대폰 번호가 적혀 있는 걸 보니. 다른 사람에게 보낼 택배가 내게 잘못 온 것 같지는 않고;; 그게 아니라면? 블로그에 올린 내 리뷰들 보시고 <총균쇠>나 최근에 읽은 <태엽감는 새>도 이제 보니 문학사상 책이더라고;; 저를 어여삐 여기사, 보내주신 건가요? 아무튼, 책이 이렇게 잘 도착했답니다. 고맙습니다!!
사실 총균쇠는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책방>을 듣고, 도저히 읽고 싶어 못 참겠어서, 벌써 구매를 했기에 이렇게 나는 총, 균, 쇠를 두 권이나 가진 여자가 되어버렸다. (한 권은 우리 꽃재만씨 회사 책장에 기증을 하던가, 지인분께 선물하겠습니다)
그런데 문학사상에서 보내주신 책은 특이하게 책 배 부분에 '증정 문학사상' 도장이 찍혀있어서 나는 그게 좀 신선했는데;;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잘 읽겠습니다. (책등의 반대쪽이니까 내 마음대로 책 배부분이라고 표현을 했는데 혹시 정확한 명칭을 알고 계시다면 저에게 좀 알려주세요. 정말 궁금하답니다!!)
총균쇠 이야기는 그동안 내 블로그에서 많이 했으니, 지금은 <제 3의 침팬지> 이야기를 좀 해보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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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침팬지> 역시 <총균쇠>와 똑같이 제러드 다이아몬드 교수님이 쓰신 책인데.
책 표지를 딱 보자마자. "어떻게 단 1.6%의 유전자 차이가 인간과 침팬지를 갈랐는가!"라는 말에 완전 훅, 빠져버렸는데.
헐! 레알? 인간의 유전자가 침팬지와 불과 1.6% 밖에 차이가 안 난다는 말인가! 깜놀라고 궁금해서, 당장 페이지를 넘겨나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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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6~7년 동안의 분자 유전학 연구에 따라, 우리 인간의 유전자 구조는 다른 두 종의 침팬지와 98% 이상이 동일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인간과 침팬지의 전체적인 유전적 차이는, 유전적으로 매우 가까운 사이인, 북아메리카의 붉은눈개고마리와 흰눈개고마리라는 두 종류의 새가 지닌 차이보다 더 작다. 즉 인간은 아직 과거의 생물학적 유산의 거의 전부를 그대로 짊어진 채 살고 있는 것이다.
♣ 제3의 침팬지 - 제러드 다이아몬드 :p 31 |
그런데 역시나, <제3의 침팬지>도 내가 1년째 읽고 있는 <총,균,쇠>와 다름없이 행간이 이렇게 빡빡;; 하다는 사실에 으헐; 식은땀이 좀 나긴 했지만, 여튼 한 줄 한 줄 읽다 보니. 오! 의외로 재미도 있고, 공부도 되고, 좋더라.
게다가 책 초입에 실려있는 서울대 교수님의 작품 해설에는 이런 내용도 적혀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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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 교수는 명망 있는 생물학 교수일 뿐만 아니라 인류학과 역사에도 조예가 깊으며, 나아가서 인간의 언어와 언어와 문자에도 전문 언어학자 못지않은 해박한 지식을 지니고 있다. 특히, 그는 한글의 우수성을 극찬하고 인류의 문자 사상 한글이 차지하는 독특한 위치를 명쾌하게 설파하는 논문을 1994년 미국의 과학 전문잡지 <디스커버(Discover)>에 실어, 우리 민족의 긍지를 온 세계에 드높여 준 고마운 인물이기도 하다.
♣ 제3의 침팬지 - 제러드 다이아몬드 :p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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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명망 있는 미국 교수님께서 우리 한글의 우수성을 극찬하고, 또 그 사실을 온 세계에 널리 알려주고 계시다니 더더욱 다이아몬드 교수님께 호감이 가져서 책도 더 달게 읽히는 것 처럼 느껴졌다. ㅎㅎ
마지막으로 좀 길지만, 책 제목이 왜? '제2의 침팬지'인지? 말해주는 부분을 옮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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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9년에 다윈이 인간은 유인원(類人猿)에서 진화했다는 이론을 발표했을 때, 인간은 신(神)에 의해서 따로 특별히 창조되었다고 믿어 왔던 사람들은, 그의 학설을 어처구니없다면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직까지도 미국에서는 대학 졸업자의 4분의 1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믿고 있다.
그러나 다른 면에서 보면 인간은 동물임이 분명하다. 여느 동물과 신체 구조가 같고, 분자나 유전자도 같다. 인간이 특별히 어떤 종류의 동물인가를 생각해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인간은 외견상 침팬지와 매우 비슷하기 때문에, 인간이 신에 의해 창조되었다고 굳게 믿었던 18세기의 해부학자들조차도, 이미 인간과 침팬지의 유연성을 이미 알고 있었다. (중략 …)
외계에서 동물학자가 온다면 그는 우리들을 자이르의 피그미침팬지, 그 밖의 열대 아프리카에 사는 일반적인 침팬지와 함께 단순히 '제3의 침팬지'로 분류할 것이다.
♣ 제3의 침팬지 - 제러드 다이아몬드 :p 3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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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에서 온 동물학자라니;; ㅎㅎ 저런 표현 하나하나도 되게 위트 넘치고, 센스 있어 보여서, 책 보며 혼자 씩. 웃기도 하고 아무튼 내가 늘 즐겨읽는 소설, 에세이, 자기계발서가 아니고 이런 생명 과학서?를 읽고 있다는 기분도 썩 괜찮아서. 소설 읽는 사이사이에 <제 의 침팬지도> 한 페이지씩 야곰야곰 읽어야지 야무진 계획을 세웠는데;; 이 책은 부디 다 읽는데 1년까지는 걸리지 않길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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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의 달 4월에 잘 어울리는 책 2권 <총,균,쇠> <제3의 침팬지> 내용도 내용이지만 책장에 꽂아두고 바라보면 어쩐지 뿌듯할 책:)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