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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감성의 눈을 떠라 - 서울대 최종학 교수와 함께 떠나는 문화기행
최종학 지음 / 소울메이트 / 2015년 3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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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갓 서른이 된지도 엊그제 같은데 벌써 마흔이 코앞이라니 믿어지진 않지만. 제목에 마흔, 이 들어가 있는 책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걸보면 나도 정말 사십이 다 돼가긴 다 돼 가나 보다. (배경음악 : 야~ 야이야~ 내 나이가 어때서 ~♪) 아 맞다! 나이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지난달 참석했던 대구 책 모임에서 어쩌다 보니 내 나이를 말할 기회가 있었는데 블로그만 봤을 때는 20대인 줄 알았다며 깜짝, 놀라주셔서 고맙습니다! 꾸벅 인사 했던, 것도 생각이 나고. 크흐흐 평소에 내가 얼마나 철딱서니 없어 보였으면 이 나이에 30대 초반도 아니고 20대라는 얘기까지 들었을까? 마냥 웃을 일만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튼 이 책 <마흔 감성의 눈을 떠라>는 서울대 경영학부 최종학 교수님이 쓰신 책인데. 울대 난도 교수님은 이미 나도 잘 알고 있지만 최종학 교수님은 처음 뵈어서. 그 짱짱한 스펙을 미처 몰랐는데. 오호, 서울대 경영대학 학부와 석사과정을 모두 수석으로 졸업하셨고, 서울대학교 총장상도 수상하셨고, 또 뭐였더라?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 또 또 홍콩과기대학에서 교수로 지내는 동안 6년 연속 최고강의상을 수상했으며, 헥헥;; 2006년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로 부임하셔서는 2007년 서울대학교 우수연구상과 우수강의상을 최초로 동시에 수상했으며, 그 외에도 암튼 온갖 상을 계속 받으신 유명한 교수님이라는데? 왜 나는 여태 몰랐을까? 의아하던 찰나, 아~ 아~ 경영·경제 분야 베스트셀러 『숫자로 경영하라 1·2·3』 쓰신 교수님이셨구나!!! 알게 되었다. 아놔;; 나 나름 경영학과 출신인데 대학 다닐 때 맨날 대리출석 시키고 남학생들하고 포켓볼 치러 다녔던 경력이 있어서;; 아직도 숫자라면 덜덜덜;; 이웃님 블로그에서 숫자로 경영하라 리뷰 읽고 우와! 이런 책? 보세요?? 덧글을 달았던 기억이 뒤늦게 나네 후후후.
다시 책 얘기로 돌아가서, <마흔 감성의 눈을 떠라>는 '30,40대 추천도서'라는 말과 '감성'이라는 타이틀에 낚였는데 내가 막상 읽어보니, 어릴 때부터 공부를 너무 잘 해서 오직 공부! 공부! 공부만 하던, 우등생이 뒤늦게 노는 재미?를 야금야금 알아가는 이야기 같기도 하고;; 하하 근데 역시 공부 잘 하는 분들은 놀 때도 완전 화끈하게 열공하듯이, 학구적이게 노시는구나! (이런 저급한 표현 정말 죄송합니다 ㅠ) 정말 나 처럼 머리나쁜 애는, 같은 음악을 듣고, 같은 그림을 보고, 같은 영화를 봐도 그까이꺼 대충, 대충~ 보고 마는데.. 머리 좋은 분들은 정말이지 놀때도 어설픈 떨거지들하고 자세부터가 다르구나! 너무 반성되고 씽크빅 터지더라.
책 구성은 총 5가지 주제로 나누어져 있는데
PART1 ‘감성을 찾아 떠나는 음악여행’에서는 김광석과 이문세, 신승훈, 곽진언을 비롯해 사라 브라이트만과 엔니오 모리코네 등에 대한 이야기와 그와 관련된 드라마와 영화, 방송 프로그램까지 폭넓게 다룬다.
PART2 ‘감성을 찾아 떠나는 미술여행’에서는 <최후의 만찬> <천지창조> <이삭 줍는 여인들> 등 익히 잘 알려져 있는 그림의 숨은 이야기를 다룬다. 그림뿐만 아니라 자크 루이 다비드, 미켈란젤로, 밀레 등 화가들의 이야기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PART3 ‘감성을 찾아 떠나는 영화여행’에서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반지의 제왕> <명량> 등에 대해 다룬다. 영화 속에 현실을 투영하기도 하고, 영화 속에 숨어 있는 역사에 대해 알려주기도 한다.
PART4 ‘감성을 찾아 떠나는 국토여행’에서는 저자가 그간 다녀온 여행지에 대해 다룬다. 아무리 바빠도 1년에 한두 번 여행한다는 저자가 엄선한 국내 여행지와 그에 대한 추억, 역사 등을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PART5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색다른 여행’에서는 가족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해외여행을 다녀온 이야기와 특별했던 하루의 여정 등을 다룬다.
♣ 출판사 제공 책소개 중에서
나는 이 중에서 파트 투 미술여행을 제일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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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서 유명한 그림을 보면 십중팔구는 실망하게 된다. 그 유명한 그림이 실제로 보면 사진으로 볼 때만큼 못한 것 같고, 도대체 왜 이 그림이 유명한 것인지 이해하기도 힘들다. 사람이 많으니 시간을 두고 생각할 여유도 없다. 그런데 그 그림에 대해 열심히 공부를 하고 미술관에 가서 똑같은 그림을 다시 보게 되면 그 그림에 숨겨진 수많은 비밀에 놀라게 된다. 그림을 보면서 상상의 나래를 펴게 되고, 당시 화가의 입장이 되어서 여러가지 생각도 하게 된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 감성의 눈을 떠라 - 최종학 :p 100
그러게, 아는 게 없는 나는,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이 유명하다니까 그냥 그렇겠거니 하고 있었지만. 막상 이탈리아 밀라노 '산타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에 직접 가서 그 긴 시간 줄을 서고 기다려 이 그림을 볼 일이 내 평생 있겠나? 싶지만서도 있어도 굳이 그 시간에 활기찬 밀라노 시장이나 거리를 거니는 쪽을 택할 텐데 했었는데. 오! 이 책 읽다 보니, 최후의 만찬 속에 그런 비밀들이! 숨겨져 있었구나! 엄마야, 깜짝 놀랐고. ▲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왼쪽부터 토마. 작은 야고보, 필립보다. 토마는 손가락을 치켜들고 있고, 야고보는 깜짝 놀라고 있으며, 필립보는 "그게 저입니까?"하며 자신을 가리키고 있다. 이런 깨알 같은 설명과 함께. 번호까지 메겨가며
그림의 가장 왼편에 있는 3명을 보자. 가장 왼편에 있는 ⑩바톨로메오는 어리둥절해하고 있다. 그 역시 예수의 말을 잘 듣지 못한 것이다. 그 옆에 있는 ⑪큰 야고보는 손을 뻗쳐서 베드로를 잡으려고 한다. "베드로, 지금 예수님이 뭐라고 말씀하셨지?" 하고 물으려는 동작이다. 그리고 그 오른편에 위치한 ⑫안드레아는 양손을 수직으로 들어 손바닥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깜짝 놀라는 모습이다. 이처럼 <최후의 만찬>은 순간의 모습을 매우 극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래서 바로 다 빈치의 이 작품이 걸작 중 걸작으로 칭송받고 있는 것이다.
♣ 감성의 눈을 떠라 - 최종학 :p 114
꼼꼼하게 짚어주셔서 나 같은 무식 깽이도 너무 잘 이해되고;; 특히 요한!!
① 요한은 마치 여자처럼 예쁘게 그려져 있다. 그래서 작가 댄 브라운은 이 인물이 요한이 아니라 막달라 마리아라면서 소설 <다빈치 코드>를 쓴 바 있다 - 107쪽 으아니! 다빈치 코드 책도 너무 재미있게 읽었고, 영화까지 꼭꼭 챙겨봤는데, 아, 그게 그렇게 돼서 소설 다빈치 코드가 탄생한 거였구나. 최종학교수님 해석 읽고 이제야 제대로 이해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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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도,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사비니 여인들의 중재> 하하, 이 그림이 야한 줄 나는 미처 몰랐는데;;
이 그림을 보고 아내가 "이 그림에 있는 남자의 엉덩이가 너무 섹시하다."라고 감상을 이야기한다. 이 그림이 그려진 당시에도 이 그림은 그림에 등장하는 잘생긴 남자의 벌거벗은 앞모습과 뒷모습 때문에 말이 많았다고 한다. 더군다나 다비드는 이 그림을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전시회에 출품해 관객들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아니라, 이 그림 하나만을 위한 전시실을 별도로 마련해 입장료를 받는 방법을 택했다. 이 방법 자체도 당시로는 논란거리였는데, 다비드는 그림 앞에다가 돋보기까지 가져다 놓고 관람객들이 그림을 잘 관찰할 수 있도록(실제로는 멋진 남성의 누드를 잘 볼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 감성의 눈을 떠라 - 최종학 :p 149~150
돋보기까지 그림 앞에 가져다 놓고 장사를 했다니! 나 정말 빵 터져버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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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나도 차인표씨 참 좋아해서 part 5 <힐링캠프> 차인표 편 이야기도 재미있게 읽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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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흐가 자살하기 3일 전 그린 마지막 작품 <까마귀가 나는 밀밭>. 강렬하고 암울한 느낌이 당시 고흐의 정신 상태를 표현하고 있는듯하다. -376쪽
마지막으로 비운의 화가 흑흑 ㅠㅠ 내사랑 고흐 ♡의 이야기도 참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그러고 보니 갑자기 <반 고흐, 영혼의 편지>도 한번 더 읽고 싶어졌다. (벌써 몇 번이나 읽었는데 읽을 때마다 새로운 곳에서 뭉클뭉클 해지는 책)
아무튼 <마흔, 감성의 눈을 떠라> 책소개를 보면 '문화와 예술을 즐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한 지침서다.'라는 말이 적혀있는데. 정말!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고, 여행하며 놀 때에도. 그까이꺼 대충~ 어정 삥삥하게 놀지 말고! 똑똑하게! 감성과 영혼을 살찌우며 지적으로 놀아야 한다는 거 뼈저리게 깨닫게 해준 고마운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