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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웨이 - 나를 위한 12주간의 창조성 워크숍, 개정판
줄리아 카메론 지음, 임지호 옮김 / 경당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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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12주간의 창조성 워크숍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아티스트 웨이>를 읽었다. 제목만 봐서는 예술가 아닌 평범한 사람에겐 별 소용없는 책 아닐까? 의심이 들었는데 책을 읽어 나가다 보니 창조성이란 게 예술가들에게만, 꼭 거창한 뭔가를 창조해내는 데만 필요한 게 아니라 삶 곳곳에 우리 일상 곳곳에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비유가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똑같은 작업을 하고 똑같은 책을 읽어도 창조성, 창의력이 있는 사람은 남들이 미처 보지 못하는 것도 캐치할 수 있고, 뭘 해도 더 재미있고 생산적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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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막상 이 책을 읽을 때는, 판형이 왜 이렇게 거슬리던지.
나는 세상 모든 책들이 5사이즈 정도로만 딱 규격화돼서, 책장에 꽂았을 때 책들 높이가 딱딱 딱 맞아떨어지기를 늘 소망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쓸데없이 사이즈만 크고, 글씨는 가운데로 몰려있으면서 위아래 좌우 여백 너~무 넓은 이 책을 펼쳐서 보는 게 왜 이렇게 불안하던지;; 2월부터 읽기 시작한 <아티스트 웨이>를 6월까지 잡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중에 던져 버리지 못 했던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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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띠지에 적힌 이 말에 반했기 때문.
"제가 피아노를 잘 칠 때쯤이면 몇 살이 되는지 알기나 하세요?"
"물론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걸 배우지 않아도 그 나이를 먹는 것은 마찬가지죠."
그걸 배우든, 배우지 않든. 그 나이를 먹는 건 마찬가지라는 너무나 당연한 이 말이 나는 왜 이렇게 멋지게 들리는지!
앞으로는 어떤 하고 싶은 일, 꿈. 앞에서 '이 나이에? 너무 늦지 않을까?' 망설여질 때마다 늘 저 말을 떠올리며 용기를 내야지!
아.. 딴 얘기하느라고 가장 중요한 책 얘기를 빼먹었네..
총 384쪽짜리 <아티스트 웨이> 내용은 짧게 “모닝 페이지” 그리고 “아티스트 데이트”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모닝 페이지와 아티스트 데이트가 무슨 소린지? 그 뜻만 알아도 이 책은 반은 읽은 셈..
모닝 페이지란 무엇일까? 간단히 말해 매일 아침 의식의 흐름을 세 쪽 정도 적어가는 것이다. “어휴, 또 아침이 시작되었군. 정말 쓸 말이 없다. 참, 커튼을 빨아야지. 그건 그렇고 어제 세탁물은 찾아왔나? 어쩌고저쩌고…….” 모닝 페이지는 저급하게 말하면 두뇌의 배수회로라고 부를 수도 있다. 그것이 모닝 페이지가 하는 커다란 역할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 아티스트 웨이 - 줄리아 카메론 :p 45
모닝 페이지는 말 그대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떠오르는 생각을 아무런 규칙이나 제약 없이 마구잡이로 쓰는 것.
아티스트 데이트란 정확하게 무엇일까? 그것은 매주 두 시간 정도 시간을 정해두고, 이 시간에는 당신의 창조적인 의식과 당신 내면의 아티스트에게 영양을 공급하는 것이다. 아티스트 데이트는 소풍 같은 것, 즉 미리 계획을 세워 모든 침입자들을 막는 놀이 데이트의 형태를 띤다.
♣ 아티스트 웨이 - 줄리아 카메론 :p58
아티스트 데이트는 유쾌한 자극으로 우리 내면의 꼬마 아티스트를 깨워, 무럭무럭 잘 자라게 보살피는 시간을 갖는 것.
이런 얘긴 쓸데없긴 하지만, 쓸데없이 몇 마디 덧붙이자면.. 나는 진작부터 일기, 다이어리 매일 쓰고 있었으니 '모닝페이퍼'도 이미 실천하고 있는 셈이고, '아티스트 데이트' 또한 여러 잡지, 다양한 장르의 책들 보며 자극받는 것도 원래 좋아했고, 직접 내 손으로 이것저것 만지고, 자르고, 꿰매고, 붙여서 뭘 만들어 보는 것도 좋아하니? '아티스트 데이트'도 늘 실천하고 있는 셈이 되는데? 나는 왜 지금껏 아무런 발전도 없고, 이 모양 이 꼴일까?
아무래도 나는 이 책을 정성껏 한번 더 읽어야 할 듯.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