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은 아직 13일 밖에 안지났는데.. 벌써 4권의 책을 읽었다.


1. 8월 나의 첫 책은 <컬러 오브 워터> 이 책은 아직 출판도 되지않은 책이라 ㅋㅋ 아직 검색해도 안나오네? ㅎㅎ
책을 가제본으로 읽어보는건 처음이라ㅋ 신기했다. 여태 책을 읽을 줄만 알았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책 한 권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이 들어갈지?
이런? ㅋㅋ 생각도 한 번 쯤 해보게 되었고ㅋㅋ
또, 책 표지에 100주 연속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ㅣ 미국 전역의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교재로 채택한 화재의 책!
이라고 적혀있어서.. 의심 많은 나는 이말이 과연 진짜일까? 과대광고일까? 그게 더 궁금해서 ㅋㅋ
책을 받자마자 냉큼 읽어 보았는데.. 오! 괜찮았다!


2.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이 책은 그건, 사랑이었네에서 한비야언니가 강력추천하신 책이라..
나도 한 번 읽어봐야지 생각만하고있었는데.. 때마침, 8월 책날다 모임에서 ㅋㅋ 빌려오게 되었다.
제목만 보고 이런 심오한(?) 책은 잘 못읽는데;;;; 하며 부담을 느꼈는데
서술방식이 아들이 묻고 아버지가 답하는 형식이라 아주 쉽게 읽혔다.


3. 요즘 안하던 공부?를 하다보니... 머리가 둔해진거 같아서;;; 오래전에 질러두었던 <기적의 기억법>에 눈길이 갔다.
세계청소년기억력대회에서 4차례 우승한 기억력 챔피언! 크리스티아네 슈탱거가 기억력 비법을 소개한 책인데..
무척 흥미로웠지만. 기대만큼 실용적이지는 않았다;; 그러니까 결국은 상상력이 비결인건가?


4. 마지막 책은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읽다.. 읽다.. 읽다가.. 도저히 머리가 아프고 진도가 안나가서 ㅋㅋ
이럴땐, 사진 많고 글씨 큼직한 여행에세이가 딱이지! 하면서 ㅋㅋ <당신의 소금사막에 비가내리면>을 잠깐 읽다보니..
다 읽어 버렸네;;; ㅋㅋ 착한 작가의 착한 심성이 그대로 전해지는 착한 여행기..랄까? (너무 착한척?ㅋ)

소금사막으로 머리도 식혔으니;; 다시 -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머리 뜯으며 계속 읽어야겠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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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30 09: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꽃핑키 2010-08-30 20:03   좋아요 0 | URL
어머... 어떻해요 ㅠ 기억님 아프셨군요 ㅠㅠㅠㅠ 헐; 마취를 4시간 했다면 그래도 큰 수술이었네요ㅠ
이제 괜찮으신거죠? ㅠㅠ 이젠 아프지 마세요 엉엉엉 ㅠ
힘 없어두.. 그래두.. 자꾸 움직이고 운동도 많이 하고 하셔요 ㅠㅠ 그래야 빨리 회복되지요ㅠ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헤헤 ^_^ㅋ
요즘은요.. 실업급여 받으면서 차비랑, 식대도 주는 국비무료 학원도 다니구 있고요..
스마트 의류 패션과정인데요 ㅎㅎ 올만에 공부하려니까.. 따라가기 초큼 힘들긴하지만;; ㅋ
그래도 재밌게 잘 다니고 있어요 ㅎㅎ 학원다닌지도 벌써 한달이 다돼가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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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


 

1. 배.. 백조인 내가 이래도 되는걸까? 화장품은 3만원만 넘어가도..
이 돈이면 책이 몇 권이야? 하며 몇 번이나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다. 한참을 망설이던 내가..;;
매월 1일 <신한카드 알라딘 6% 즉시 할인>에 눈이 멀어 그만...;; ㅠㅠ


2. 내 성격이 급한건가? ㅋ 이런 건 뭐라 표현해야 할까? 조급증인가?
화장품이나, 문구용품, 같은것들이 바닥을 보이기 시작하면 왜 이렇게 불안해 지는지 ㅜㅜ
헉;; 다 써가는구나 싶어? 급하게 주문을 하고 나면.. 매번 한 달이 넘게 새 제품을 쓸 일이 없는거다.
그래서 요즘은.. 타이밍을 좀 늦게 잡는데도.. 또 그렇네;;

그러고 보니.. 난 택시를 타고도 안절부절하는구나..;;
목적지에서 반 쯤 되는 지점부터 지갑을 꺼내서 손에 꼬옥 쥐고 차비 낼 준비를 하고 있어야 맘이 편하니;;
아무리.. 유비무환이라고 우겨봤자. 이건 틀림없이 조급증 이겠지? ㅠ
소심하게.. 사실 난 느긋할때도 많은? 여자 사람이라고 변명이라도 해보려..
내가 어떤 때? 느긋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해보니.... 딱히 생각이 안난다. 이런;;;; ㅠ 
 
pinky2833.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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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30 09: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꽃핑키 2010-08-30 20:06   좋아요 0 | URL
ㅎㅎ 백수라도 ㅋㅋ 요즘은 회사다닐때보다 오히려 책 읽을 시간이 더 없는거 같아요 ㅎㅎ
큭큭.. 기억님두 ㅋㅋ 택시비 먼저 꺼내는 스타일이시군요? ㅎㅎ
그러게요 다들 그정도 조급증은 있나보더라구요
저 아는 언니는 택시~ 하는 그 순간부터 지갑 꺼내 들고있어야 맘이 편하다고ㅋ 하더라구요 ㅎㅎ
 
허삼관 매혈기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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꺅꺅 ㅋ 오랫만에 정말 재밌는 책 <허삼관 매혈기>

허삼관 매혈기? 어쩐지 제목부터 독특해서 일단 질러두었던 책인데.. 읽어 본 분들이 모두들 재밌다고, 웃긴다고들 하셔서 응? 매혈.. 피를 파는 이야기가 서글플텐데;; 어떻게 웃길수가 있을까? 몹시도 궁금해서 냉큼 펼쳐보았다.

우선, 서문부터 몹시 마음에 들었다. "모든 독자는 자신의 일상적인 경험과 상상력에 기초해 문학작품을 읽는다. 만약 이 작품이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였다면, 분명 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 숨어 있던 어떤 생각과 감정을 일깨웠기 때문일 것이다. (중략) 모든 독자는 문학작품에서 자기가 일상에서 느껴온 것들을 찾고 싶어 한다. 작가나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바로 자기가 느껴온 것 말이다. 문학작품의 신비로운 힘은 여기서 나온다. 모든 작품은 누군가가 읽기 전까지는 단지 하나의 작품일 뿐이지만, 천 명이 읽으면 천 개의 작품이 된다." 한국어판 개정판 서문 5~6page

이렇게 독자의 마음을 잘 헤아릴줄 아는 작가의 글은 분명! 가치 있을것이다는 확신이 생겼다. 그리고 서문 마지막에 "나와 같은 일을 하는 한국 친구 공지영 선생께도 감사드린다." 내가 좋아하는 공작가님 이름이 나와서 어찌나 더 반갑던지 ㅋ  

  

책 뒤표지에 책 줄거리가 잘 요약되어있다. 잠깐 옮기자면. 중국이 낳은 세계적인 작가 위화 그가 세상 모든 아버지에게 건네는 따뜻한 황주 한 잔. ㅋ 아내를 위해, 아들을 위해 피를 팔아 살아가는 한 남자의 웃음과 눈물 / 삶의 고단함과 슬픔을 능청스럽게 껴안는 익살과 해학 그 뒤에 자리한 인간에 대한 속 깊은 애정

책 내용은 제목 그대로 허삼관씨의 매혈기다. 피를 한 번 팔아 아내를 얻고, 두 번 팔아 자식을 치다꺼리하고, 세 번 팔아 식구들을 배고픔에서 구하고... 뭐 이런 이야기인데. 아~아 어찌나 재밌게~ 맛깔나게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지 키득키득 정신없이 웃다보면 문득 가슴속에서 따뜻한게 싹터 오르는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이런 책 완전 좋다. ♡ㅅ♡

피를 판다고 하면.. 얼마나 먹고 살게 없으면 피를? 쯧쯧하며 가련한 마음이 생기기 마련인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 허삼관의 고향 마을에서는 누가 피를 팔면 그건 그 사람이 건강하단 뜻이고, 피를 한 번도 팔아보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사윗감에서 탈락하기도 한다. 하긴 요즘도 헌혈은 신체 건강한 사람만 할 수 있으니 설득력이 있다. 어쨌든 주인공 허삼관은 처음 피를 팔아 번 돈 삼십오 원으로 미녀 허옥란과 결혼을 하고 일락이, 이락이, 삼락이 세 아들을 낳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생사 공장에서 누에 치는 일을 하는 허삼관도 진짜 매력있는 캐릭터이지만 허옥란도 그에 못지 않은데.. 꽈배기 튀기는 일을 하고, 꽈배기 서시 (서시 :춘추시대 월나라의 미인으로, 중국에서는 미인의 대명사) 라고 불릴 만큼 엄청난 미인에 놀라거나 애교를 부리거나 할때는 어김없이 아이야~ ㅋ 를 연발한다 특히나 허삼관이 제일 애지중지 하던 아들 일락이가 허삼관의 자식이 아니라 허옥란이 결혼하기 전에 알고 지냈던 하소용의 아들이란게 밝혀지면서 이야기는 점점 더 재밌어 지는데..

첨엔 이렇게 착한 허삼관을 자라 대가리로 만들다니 ㅠ (중국에서 남자에게 하는 최대의 욕으로, 무능하고 바보같은 자를 일컫는다) 하는 마음에 허옥란이 헤프고 나쁜 여자 같았는데. 가만히 살펴 보니 얼굴도 예쁘고 재주도 많고 부지런하고 당차서, 허삼관 만큼 허옥란도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_^*  


"어제 돈을 갚았으면 괜한 헛수고는 안 했을 거 아니오?"
"그렇게 말하면 안되지."
"일이란 다 닥쳐야 하게 되는 거요. 사람이란 막다른 길에 이르러서야 방법이 생기는 거란 말이외다. 그건 막다른 길에 이르기 전에는 행동을 취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불분명하기 때문이지."
<허삼관 매혈기> -114 page


* 나는 특히 허삼관이 극심한 가뭄에 주린배를 부여잡고 잠자리에 누워 아들들과 부인에게 말로 요리를 한 접시씩 만들어 주던 장면이 제일 제일 좋았다.  

"아버지, 네 점 주세요." 그럼 삼락이 한테는 고기를 네 점 썰어서...... "아버지 하나만 더 썰어주세요."
"넌, 네 점만 먹어도 배가 꽉 찰 거야. 너 같은 꼬마가 다섯 점을 먹으면 배 터져 죽는다구. 자, 우선 고기를 끓는 물에 넣고 익히는데.... 너무 많이 익히면 안돼.. 고기가 다 익으면 꺼내서 식힌 다음 기름에 한 번 튀겨서 간장을 넣고.. ...(중략) 자, 홍사오러우가 다 됐습니다..." (중략) 이 요리는 삼락이 한테만 주는거야. 삼락이만 침 삼키는 걸 허락하겠어!!ㅋㅋ 너무 귀여워 +_+


아. 야심한 이 밤 나도, 돼지 간 볶음에 황주가 땡긴다!
"여기 돼지간 볶음 한 접시하고 황주 두냥요~ 황주는 따뜻하게 데워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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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단골 가게 - 마치 도쿄에 살고 있는 것처럼 여행하기
REA 나은정 + SORA 이하늘 지음 / 라이카미(부즈펌)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집나가면 개고생. 집에서 책이나 읽지 뭐.. 하던 내가, 요즘 부쩍 여행서적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낯선 곳에 간다는 상상만으로도 울렁증이 생겨서 여태껏 해외여행도 한번 못가봤는데.. 가까운 일본, 그것도 이름만 들어도 간지가 흐르는 도쿄, 도쿄 정도라면.. 나쁘지 않겠다 하는 생각이 슬슬 들었다. 그렇다고 당장, 배낭을 싸고 비행기 티켓을 끊을 배짱은 없기에;; ㅋ 일단, 책으로 만나보자! 서태지를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절친이 된 두 사람 (REA 나은정 + SORA 이하늘) 이 들려주는 <도쿄, 단골가게> 이야기. 우선, 책이 어찌나 두껍고 무겁고 크던지! 두툼한 택배상자를 받고 깜짝 놀랐다. 책을 펼치니 알록달록 예쁜 사진과 함께 도쿄의 온갖 가게들이 쏟아져 나온다. 백과사전이 따로 없다. 또, 책을 사면 (사진은 깜빡하고 못찍었지만) 여행자를 위해서 미니 가이드북도 함께 준다. 
 

 

책 소개는 1년 동안 도쿄에 살며 우리의 감성을 채워준 공간과 그에 얽힌 이야기들을 담았다고 나와 있는데.. 헐;; 이 많은 가게들을 어떻게 다 돌아다녔을까? 도데체 몇 군데야? 호기심에 100까지 헤아리다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아무튼 찻집, 레스토랑, 옷가게, 생활용품점, 선물가게, 화장품가게 , 음식점 등등 온갖 가게정보가 빼곡하게 소개되어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예쁜 가게 사진을 많이 볼 수 있어서 가게 인테리어 참고 자료로 써도 좋을것같았다. 

 

그 중에서 제일 가보고 싶었던 곳은 나라 요시토모의 가게  A to Z (에-쯔 젯토 카훼) 

예전에 나라 요시토모의 책 <작은별 통신>에서 카페 이야기를 슬쩍 본적이 있었는데. 진짜 있었다니!! 가게 구석구석에 전시되어있는 시크한 꼬마녀석 그림들과 덕지 덕지 벽에 붙여둔 낙서 조차도 어쩜~ 저렇게 예술적으로 보이는지 ㅋㅋ  
 



가보고 싶은 카페 두번째는 키치죠지에있는 mahika mano (마이카 마노)

카페 안 이곳 저곳에 그물 침대가 매달려 있고, 손님들은 그 침대에 앉거나 누워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책을 보곤 한다는 마이카 마노! 오~!! ㅋㅋ 흔들의자, 그네의자도 아닌 그물 침대라니~!!! ㅋㅋ 이런 아이템ㅋ 너무 괜찮지 않나? 바람에 흔들거리는 그물침대 생각만해도 행복해지는것 같다. 헛; 그런데 카페라면 무언가 먹을것두 팔아야할텐데? 음료를 마시거나? 식사는 어떻게 한담...;;;;; ㅋ 

<도쿄, 단골가게>는 볼거리가 많아서 눈이 즐겁긴 하지만. 너무 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주려다 보니 가짓수만 너무 많아져서 깊이가 없다는 느낌이들었다. 가짓수를 좀 줄이고.. 시시콜콜 도쿄 생활기를 좀 더 곁들였다면 더 실감나고, 더 가보고 싶은 도쿄가 되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마지막으로 바라보기만해도 기분 좋아지는 예쁜 카페 가게 입구. 완전 내취향 ㅎㅅ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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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나게 시니컬한 캄피 씨
페데리코 두케스네 지음 / 이덴슬리벨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세상 부러울게 없을것만 같은 변.호.사! 그들의 일상도 우리와 별 다를게 없구나.. 위로가 되었다. 솔직히 이 책은 순전히 깔끔한 표지 디자인에 끌렸다. 제목은 좀 유치한 감이 있지만;; 글씨체가 너무 귀엽지 않은가! "발간 즉시 이탈리아 전역이 낄낄댄, 엉뚱하고 유치하지만 밉지 않은 변호사 캄피씨의 일상 대공개!"라는 타이틀도 호기심을 자극하고.. 뭔데? 나도 같이 낄낄거리고 싶잖아요. 뒹굴뒹굴 침대에 널브러져 부담없이 읽기 딱 좋은 책 같아서 돌돌돌 돌아가는 선풍기 바람을 맞으며 팔랑 팔랑 책장을 넘겨 나갔다. 놀라운게, 이 책은 무작정 코믹 소설이 아니라 진짜 현직 변호사가 들려주는 진짜 변호사 이야기!라는거, 변호사가 이렇게 귀여운 직업이었다니 오~ 안드레아 캄피씨. 죄송하지만 너무 웃겨요 ㅋㅋ


잠깐 출판사 책소개 -
익명의 변호사가 자신의 블로그에 소설 형식으로 일상을 공개하면서 화제가 된 캄피 씨의 이야기는 블로그 입소문이 낳은 이탈리아 화제의 소설이다. 2007년 4월 ‘불법 법률 사무소’라는 자신의 블로그(http://studioillegale.splinder.com)를 통해 야근과 블랙베리, 계약서 등 기업 변호사의 일상과 밀접한 소재와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를 올렸는데, 글을 연재하고 얼마 되지 않아 연일 수백만 명의 블로거들이 그의 블로그를 방문하게 된 것이다. 특히 1,500명의 변호사들이 마치 숭배의 장소처럼 이곳을 매일 찾았으며, 이 이야기는 결국 소설로 발간돼 더욱 주목을 받았다.


주인공 안드레아 캄피는 서른 살의 잘나가는 로펌 변호사다.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외모에. 무뚝뚝한 성격. 사교성이 부족해 빈 말이라고는 전혀 할 줄 모르고, 허구한 날 일 때문에 바쁘기만 하고 자상하지도 않아 여자 친구한테는 진작에 차 였다. 한 사무실을 쓰고 있는 동료 니콜라는 툭 하면 양쪽 콧구멍에 연필을 끼우고 있고. 캄피가 근무하는 로펌의 사장인 주세페씨는 툭하면 그들의 사무실로 불쑥 쳐 들어와 공포분위기를 조성한다. 코 파다가 코피를 줄줄 쏟는 니콜라를 보고도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휴지를 던져 주는 캄피도 재밌지만.. 미친 사자 같이 날뛰는 주세페씨가 나는 어찌나 웃기는지.. 주세페씨만 나오면 나도 모르게 실실 웃다가 "안드레아, 자넨 항상 잔이 반밖에 안 찼다고 생각하지만, 인생이란 건 잔에 물이 얼마나 있는지는 따지지 말고 그냥 그걸 마시면서 살아야 하는 거야." 이런 대사를 읊을땐 그 포스에 나까지 빠짝 긴장되기도 하고..;;


막연하게 변호사들은 "직업이 뭐예요?" 라는 질문을 받으면 얼마나 뿌듯할까? 싶었는데.. 캄피의 이야기를 읽다 보니 전혀 그렇지도 않은것이다..;; "직업이 뭐예요? 이런 질문을 받을 때면 난 이렇게 대답한다. "기업 변호사예요." 그리고는 사람들의 반응을 유심히 살펴본다. 기자들 중에는 이런 대답을 건방지다고 생각해 인상을 찌푸리는 사람도 있다. 그냥 변호사라고 하면 되지 웬 기업 변호사? 하지만 대부분은 서서히 눈동자가 커지면서 내게 조금씩 가까이 다가온다. 겉보기에는 보통 사람과 별로 다를 것 없는데 기업 변호사라니까 좀 더 자세히 살펴보려는 것이다. 그리고 손에 잔뜩 힘을 주어 악수를 하고는 왠지 꺼림직한 표정으로 뒷걸음질을 친다.......(중략) 한때는 '기업'이라는 수식어를 떼고 그냥 변호사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면 어김없이 뚜렷한 요점도 없이 대화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결국 짜증이 머리끝까지 치밀어 견딜 수 없게 된다. "저희 삼촌이 10년 동안 비워둔 창고가 하나 있으신데, 문제가 좀 생겨서...." "음 제 전 마누라가...." "제가 사고를 냈는데....." -p37


정말.. 그러고보니 변호삽니다! 라는 대답과 동시에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질 온갖 질문을 감당하는 것도 진짜 골치 아플것 같고, 책을 읽어 나갈수록 변호사도... 가끔은 즐겁고. 잠시 뿌듯하기도 하지만. 평소엔 찌질하고. 늘 외롭고. 항상 피곤한 직장인이구나. 똑같은 사람이구나.. 얄미운 동료를 골탕먹이려고 쭈그려 앉아 의자 나사를 몰래 풀고 있지를 않나.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회의감도 느끼고, 욱!하는 마음에 사표도 던지고!


이 책을 덮을 즈음엔 어쩐지 거창하고 대단하고 높고 멀게만 느껴졌던 변호사라는 직업이 친근하게 느껴졌다. 오늘도 계약서 조항들과 씨름 하느라 고생하고 있을 캄피씨의 어깨를 나는 좀 두드려 주고 싶었고. 진심으로 에밀리와 잘 되길.. 혹 잘 되지 않더라도 꼭, 좋은 여자 친구 만나서 올 크리스마스는 혼자 쓸쓸하지 않기를..;;


"인생은 여러 음색이 뒤섞인 감정과 흥분의 도가니야. 이리로 왔다 저리로 갔다 하는 거지." -32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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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0-07-27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 되네요. 왜 기업변호사라고 자기 소개를 먼저 하는지.
저는 이탈리아 남자들을 연상할 때면 수다쟁이고 가벼운..그런 인상을 가지고 있는데 영화에서 대체로 그런 이미지여서. 이 남자는 좀 다르네요^^

진짜 사표 내셨어요?

꽃핑키 2010-07-31 03:21   좋아요 0 | URL
앗! 기억님!!! 넘넘 오랫만이예요~!! 그동안 잘지내셨죠? ㅋㅋㅋ ^_^
하하 이탈리아 남자들은 수다쟁이?ㅋ 저에게 이탈리아는 너무 생소해서 잘은 모르겠지만.. ㅋㅋ
기억님 말씀들으니까 그럴듯한데요? ㅋㅋ 큭큭.. ㅋㅋ

ㅎㅎㅎ 네? 캄피씨 말고? 제 소식 물으시는거죠??
네! 저 진짜 사표냈어요 ㅋㅋㅋ 백수된지 한달됐어요ㅋ 근데 저는 어떻게 백수가 되니 이것저것 더 바쁘네요 ㅎㅎ ;;

기억님은 어떻게? 운전면허 시험은 잘 보셨어요? (계속 궁금했어요 ㅋㅋ)

다락방 2010-08-16 1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탈리아 전역이 낄낄댔다니. 저도 보관함에 넣었어요. 우울한 날 읽어야겠어요.
:)

꽃핑키 2010-08-16 23:44   좋아요 0 | URL
오우! 다락방님 ^_^ㅋ 저는 잘 웃는 편이라 ㅋㅋㅋ 혼자 낄낄 거리며 재밌게 봤는데.. 락방님은 어떻게 읽으실지 모르겠네요 ㅋㅋㅋ 우웅 ㅠ 그래도 다락방님 우울하지 마세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