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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인문학 - 현장의 인문학, 생활 속의 인문학 캠페인
구효서 외 지음 / 경향미디어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내게 인문학이란 단어는 왜 이렇게 멀고 어렵게만 느껴지는지.
늘 말랑말랑한 소설 따위만 읽는게 아니라 나도 가끔은 이런 있어보이는(?) 책도 읽는다고 말하고 싶었다.
기대 처럼 책장도 술술 잘 넘어가주면 좋을텐데.. 학창 시절 공부 못하는 학생이었다는걸 증명이라도 하듯이
몇 페이지 읽다보면 어김없이 하품이 나왔다. 읽으면 읽을수록 이건.. 책이 재미 없는게 아니라
내가 아는게 없어서 재미가 없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거의 매일 퇴계 선생을 만난다. 무슨 말인가?
일상에서 마주치는 1천 원권 지폐에 인자한 모습으로 계시기 때문이다. -18p
이렇게 쉬운(아는) 내용이 나오면 맞아~ 맞아 ㅋ ㅋ 살짝 재밌다가. 이어지는 한자에 시조에..
또 하품이 나오기 시작했다. 진도는 지지리도 안나가지만 쓴 약 삼키듯 억지로 읽고 있으면..
반짝! 하고 불이 들어오는 구절들도 가끔 만날 수 있어서 손 놓기는 아쉽고,
다 읽자니 괴로운 ㅋㅋ 책이 되어버렸지만... 야금 야금 벌써 163페이지 허균을 읽을 차례다.
가만있어 보자 허균? 허균이 누구시더라.. ? 동의보감? 아.. 참.. 그분은 허준이었지..
교산 허균은 분명히 시대의 반역아요, 이단이었다. 그를 단적으로 표현하면 한 세기에 날까 말까한
천재적 시인이요 문사이자 최초로 국문소설을 쓴 작가였으며....... 162p
최초의 국문소설(홍길동전)을 쓴 작가!!! 이건 학교 다닐때 배웠던 아! 이제 기억 난다 ㅋㅋ
허균은 열 살 무렵부터 서울에서 천재로 일컬어졌고, 그의 누이도 신동으로 소문이 자자했다.
그는 벼슬살이하면서 관아에 부처를 모시고 염불했다는 둥, 부모 상중인데도 기생을 끼고 놀았다는
등의 비난을 받고 벼슬자리에서 떨려났다.
그러나 허균은 조금도 부끄러워하거나 후회하지 않고 당당히 맞섰다.
도무지 썩은 세상, 치졸한 선비들의 행동거지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썩어빠진 조정에서 벼슬할 뜻이 도통 없었다. 그런 탓으로 그는 불우한 문인. 시인들과
어울렸고, 또 세상에서 버림받은 서자. 승려. 무사들과 한패가 되어 술로 나날을 지냈다.
왜 그랬을까? 여기에는 그만한 까닭이 있다.
- 162~163p
아~ 이런 식이다. 지루해 질 만 하면.. 궁금하게 만들어 책을 덮어 버릴 수도 없다.
"최초의 국문소설은 홍길동전" 문제와 답만 달달 외웠었는데..
허균이 어떤 분이셨는지. 궁금해진다. 알고 싶어진다.
아.. 다시 학교로 돌아가서 국사 공부 좀 제대로 하고 왔으면 좋겠다. ㅠㅠ
사실. 아직 다 읽지는 못했지만..
참... 진도 안 나가고 재미 없는 책이라고 리뷰를 쓰려했는데.. 이상하게 재밌네? ㅋㅋ 희한하다..;;;;;
다시 책을 훑다 보니. 나도 언젠가 가 본적이 있는 도산서원도 보이고 ㅋ 이황 선생님의 호가
'물러날 퇴(退)' . '시내(산골짜기) 계(溪)' '시내에서 물러나 조용하게 살겠다' 는 뜻이 라는것도 알게되고..
인상적이었던 추사 김정희 선생과의 가상 대담 중에서는
흔히 추사를 명필이라 말하고, 추사의 글씨를 천재의 글씨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것은 실없고 허랑한 소리네. 이 세상에는 하늘에서 타고난 천재는 없네.
내 평생, 붓글씨를 쓰기 위해 먹을 갈고 또 간 까닭으로 닳아져서 밑구멍이 뚫어진 벼루가 몇 번째인 줄 아는가?
추사라는 한 남자가 평생 글씨를 써오면서, 닳아져 못 쓰게 되어버린 몽당붓이 몇백 자루나 되는 줄 아는가?
-86p
"아, 네. 이 시대 사람들은 5천 권 이상의 책 읽기와 벼루 열 개를 구멍 내고, 붓 천 개를 몽당붓 만든
부지런을 통해 얻은 신통과 향기로움의 결과로 아름다운 추사체를 만들어낸 선생의 말씀을 명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103p
추사 김정희 선생이 "오만한 천재" 라고 불렸던 것도. 천재이기 이전에..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는지도
알게되었다. 아~ 역시 훌륭한 분들은 뭐가 달라도 다르구나. 숙연한 마음도 들고.
생뚱맞은 이야기지만 무언가를 알게 되는 건 더디지만 참 재밌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참, 그러고보니 <길위의 인문학> 프롤로그에는
2010년 3월부터 인문학을 일상속에 심고, 대중과 인문학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취지로 시작된
'길 위의 인문학'은 인문학의 학문적 뼈대인 역사. 문화. 철학을 전공한 학자와 문인, 대중이
함께 매월 두 차례 우리 역사 속의 주요 인물들의 삶의 현장을 답사하고 서로 체험을 교감하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인문학 대중화 사업이었다. 이 책은 그동안 진행된 강의와 답사의 결과물이다.
라고 적혀있는데!!
크아~ 이런 답사 프로그램도 있었구나.. 직접 걷고,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다면...
인문학 아니라 인문학 할아버지라도 나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것 같은데 ??? ㅋ
자, 자, 쓸데없는 소리는 그만하고 ㅋㅋ 허균 뒷이야기나 계속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