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도 그 애는, 그 일로 인생을 망치지 않았다.
옛날 소설 속 주인공처럼 자살을 하지도, 끌려가듯이 그 남자와 결혼하지도 않았다. 일을 그만두지도 않았다. 하지만 풍기문란이라고 했던가, 뭔가 징계를 받았다. 자기가 잘못한 일이 아닌데도 학교를 옮겨야 했다. 계속 소문들이 뒤따라 다녔다. 지긋지긋하도록 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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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들어간 어린 남자아이들이, 자기도 여자 짝이랑 앉고싶다며 우는 것이 뉴스에 나왔다. 남자아이들은 여자 짝이 없어 불쌍하다는데, 태어나기도 전에 낙태당하는 여자아이들이 불쌍하다는 이야기는 보이지 않았다.

지금은 안다. 짐작도 한다. 그게 그저 엄마의 뜻이기만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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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서 수많은 문들이, 그동안 죽을힘을 다해서 손톱만큼씩이라도 열어 두었던 것들이, 모두 쾅 하고 일시에 닫히는 기분이 들었다.
"서운해할 거 없어. 어차피 뭐, 경위 승진하면 다른 부서로 옮기는 게 관례고."

하지만 엊그제는 분명히, 가지 말라고 붙잡았잖아요.

선경은 배가 싸르르 아픈 느낌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생리통보다는 조금 더 세고, 허리까지 울리는 느낌.
그게 뭔지 선경은 안다.

고통스러운, 실패의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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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저희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항상 조심하라고 말씀하시죠. 하지만 우리에게는 우리가 살아갈 세상을위해 싸울 권리가 있어요. 그 누구도 우리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그게 더 안전하다고 말할 권리는 없어요. 그러니까 우리 모두, 나가서 싸웁시다!

"라코프 장군에게 당신이 데려간 영혼들을 위해서 기도하겠다고 말해요! 우리가 당신의 악행을 끝내겠다고 이야기해요! 우리 몸속에 대지가 있고, 우리 발에는 불이 있어요. 이제 우리 이야기를 영원히 바꿀 차례에요!"

감히 대중이 나약하다고 말하다니, 네가 나약하다고 생각했던 그 사람들이 주먹을 쥐고 너에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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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을 드는 것만큼은 못 배웠길 바랐는데. 그건……."
페오는 말끝을 흐렸다. 그건 마치 하느님에게 신발이나 닦으라고 시키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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