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란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에 대처하기 위해 과거를 해석하는 학문일진대, 죽어가는 인류에게는 가장 보람이 없는 과목이었다.
이제는 오직 오디오 테이프와 레코드를 통해서만 어린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고, 영화나 TV 프로그램에서만 밝게 뛰노는 어린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모습이 못 견디게 괴로워 못 보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마약을 하듯이 어린아이들의 영상을 보면서 살아간다.
"빨리 일을 처리하고 세심하게 계획을 세워야 해요. 서로를 믿어야 하고 영리하게 움직여야 하고요." "우리는 영리해요. 뭘 해야 하죠?"
"겁먹을 게 뭐가 있어요? 그저 남자들이나 상대하게 될 텐데."
"어쩌면 우리는 사람들이 죽고 나서야 비로소 우리가 그 사람을 얼마나 아꼈는지 알 수 있죠. 무엇을 하든 이미 너무 늦었다는 걸 알지만요."
비문을 읽을 수 없다면 비석이 다 무슨 소용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