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연습 - 청춘이 읽는 동화는 다르다
박주원 지음 / 유노북스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분명 내가 읽었던 책인데, 시간이 흘러 다시 읽었을때의 느낌은 사뭇 달라지는 경우가 왕왕 있다.

어렸을떄 즐겨 읽었던 동화책들을 다시 꺼내읽을때, 그당시에는 분명 나쁘고 이기적이라고 생각했던 조연(?)들의 행동이 충분히 이해되는 순간과 마주할때, 아! 이렇게 시각이 달라질수 있구나 싶어 신기하기도 했다.

 

이번에 만난 책은 나에게 내가 읽었던 동화를 되새기며 과연 나였더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지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게한다.

한때 우리는 그랬다. 흔들리니까 청춘이고, 청춘때 고생은 사서도 해봐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그렇지만 어떠한가. 내가 선택한 길에서 고생하며 앞으로 걸어가고 있다 생각했는데, 그누군가는 자가용이나 제트기 타고 쓩 내 옆을 스쳐지나갈떄 과연 행복할까?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지나가고 있다라는 생각에 두렵지만 그래도 우리는 살아간다. 아주 치열하게 생존하기 위해 싸우고 있는 중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어떤 해답을 가르쳐주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내가 막막한 이 작금의 현실속에서 벗어날수 있는, 생각의 전환을 할수 있는 계기를 제시하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동화속 주인공중 한명이 빨간머리앤이다.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삶속에서 어찌보면 현실과 타협하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는 바대로 앞으로 나가려 했고, 주위사람들을 오히려 자기편으로 흡수하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앤은 자기인생을 제대로 개척한 신여성이 아닐까 싶다. 초록지붕집으로 입양되어 온 순간부터 앤은 매순간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과 싸워야 했다. 처음에는 기대했던 남자아이가 아니라는 이유로 고아원으로 돌려보낼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이겨냈고, 편협한 시선으로 자신과 배척시하려는 사람들과도 드러낸 싸움이 아니라 조용한 싸움을 해 이겨냈고, 사랑에 있어서도 자신과 끝없이 경쟁하고 자존심을 건들였떤 길버트와의 사랑을 일궈냈으니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난 <빨간머리 앤>을 병행해서 읽었다. 그래서 더 앤에 대한 사랑이 커져 있는지도.

 

이 책의 저자는 우리에게 그냥 힘들고, 제대로 가고 있을까에 대한 회의감에 쌓이는 순간이 왔을때 머뭇거리지 말라고, 너무 오랫동안 방황하지 말라면서 아주 가까이에 놓여 있는 동화책을 꺼내 다시 읽어보라고 조언하고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 읽다보면 어느새 내안에 커져가는 불안을 다스릴 나만의 정제력을 갖추게 된다고. 그리고 주인공들이 막연했던 미래를 어떻게 헤쳐나갔는지를 보면서 나도 벤처마킹할수 있을거라는 격려를 해주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알고 싶지 않은 남자
인다 지음 / 신영미디어 / 2016년 3월
평점 :
품절


로설이지만 여주 아름의 직업때문인지 몰라도 작금의 교육현실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책이기도 했다.

국영수과만 중요하다 생각하게 된 것이 몇해일까? 전인교육을 주장하고 있지만 현실은 결코 그렇게 녹록하게 돌아가고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아이들을 생각하고,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을 가져보려 노력중인 한아름. 그렇지만 그녀가 맡은 과목은 아이들이 생각하는 중요과목이 아니기에 항상 외면당하고 수업시간에 헛짓을 하는 아이들에게도 제대로 제재를 가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기에 내가 가는 길이 맞나 하는 회의감에 휩싸이기 일쑤이고.

그러던 그녀지만 그래도 자신의 학교 학생들이 웬 남자에게 잡혀 있는 꼴을 외면하기는 힘들었다.

내용을 들어봐도 분명 학생들이 잘못한 일이기는 하지만 아름은 시간을 좀더 줘야 하지 않냐는 충고 아닌 충고를 남주 이선에게 한다.

 

어렸을때부터 천재화가라는 칭송을 받으며 돈도 벌었고, 명예도 얻었고, 뭣하나 부족함 없이 살아가던 이선에게 있어 어쩜 자신의 차 수리비정도는 별것 아닐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사과한마디 없이 토낀 행태가 괘씸했고 그랬기에 사설직원에게 부탁해서까지 범인들을 잡아냈을것이다.

그런데 더 가관인것은 그 아이들은 짜증이 나서, 입시스트레스에 찌들려서 라는 허무맹랑한 이유를 대며 물어주면 될것 아니냐는 식이다. 그랬기에 이선의 화가 더 치솟았을수도 있다.

 

이렇게 만난 아름과 이선.

이선의 눈에 비친 아름은 그냥 지나가는 평범한 시민의 모습이었을수도. 그랬기에 별반 그녀에게 호감을 느낄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

역으로 아름 역시 제앞가림 하기도 바빴고, 아이들에게 윽박지르는 모습을 보이는 이선의 모습이 멋진남자의 모습으로 다가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인연은 만들어졌고, 아름이 보이고 싶지 않은 약한 모습을 드러낼때 그 자리에 있었던 이선은 차츰 그녀를 유심히 살피게 되었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녀에게 스며들어가게 된다.

멋진 모습만 보이고 싶은데, 자신의 수업시간에 집중하지 못한 아이들과 또 헛짓을 하는 아이를 잡아냈지만 어떤 제재도 가하지 못한채 물러서야 하는 모습을 보인 아름은 이선 앞에서 참고 참았던 눈물을 흘리고야 만다.

난 그때 아름의 심정이 어느정도 느껴져서 나역시도 마음이 아팠다.

 

그렇지만 아름은 아이들을 위하는 마음이, 또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어느정도 열정을 가지고 있었기에 나름의 방식대로 수업의 형태를 고쳐나가는 모습도 보여줬고, 매사 심드렁하고 건방져보였던 이선 역시도 알게모르게 아름을 챙겨주며 서로를 만나기 전보다 한뼘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줘 마냥 흐뭇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네가 좋은 이유
이해음 지음 / 우신(우신Books) / 2016년 8월
평점 :
품절


학창시절때 이성친구에 대한 설렘을 갖게 된다면 다른 연령대보다 훨씬 더 그 설렘이 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성적인 여주가 마음에 드는 남자에게 절대로 먼저 말을 건넨다거나, 어떤 만남을 제시할수 없음을 충분히 이해하기에, 그녀의 짝사랑 기간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연우는 자신때문에 아버지가 죽었다고 생각했기에 더 마음의 문을 열지 못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새아버지에 대해서도 가까이 다가설수 없었고.

그랬던 연우의 눈에 들어온 도이경. 그는 생김새부터 시작하여 뭣하나 빠지지 않는 퍼펙트한 남자다. 그렇기에 결코 그와 접점이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절친의 도움으로(?) 연우는 반장인 이경과 함께 부반장이 된다.

매번 열심으로 일을 하지만 2% 부족한듯한 연우가 신경쓰이는 이경. 그는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연우에게 그럴 필요 없다고 조언을 하지만 천성적으로 연우는 그 성격에서 자유로울수 없다.

어떤 썸씽없이 졸업을 하게 된 연우와 이경. 연우는 유학을 떠나게 되었고, 나중에 보니 그때서야 연우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이경은 연우의 근황에 대해 궁금해하지만 이미 그녀의 소식을 들을수는 없었다.

그렇게 7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런데 참 우연하게 다시 만나게 된 이경과 연우.


배우가 된 이경을 단기간 아르바이트 형태로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게 된 연우. 그렇지만 연우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깨달았고, 또 자신에 대한 연우의 마음을 안 이후로 이경은 적극적으로 대시한다.

자신이 배우이기때문에 상대방에게 뭔가를 양보하고 포기하라 하지 않는 모습이 좋았고, 뭐든 천천히 변화하는 연우를 느긋하니 바라보며 기다려주는 넉넉한 모습이 좋았다.


나도 분명 학창시절이 있었는데 그 풋풋한 시절에 왜 이런 설렘이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고, 연우와 이경의 모습을 보며 대리만족에 흠뻑 빠져 흐뭇한 미소를 짓게도 되었던 것 같다.

<읽고 난 후 나만의 감상?>

여주인 연우는 정말 내성적이다. 친구를 사귐에 있어서도 몇몇과만 엄청 친하고, 그외의 사람과는 교류자체도 힘든 성격이었는데, 굳이 절친을 팽개치고 남녀공학인 그것도 인문계도 아닌 정보산업고등학교에 입학한 이유가 뭘까가 잠깐 궁금했었다.

연우의 절친은 그녀의 성격을 알기에, 연우혼자 다른 학교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 반대를 했었다. 그렇지만 연우는 나름의 생각을 가지고 전환의 계기를 마련했다. 그렇다면 다른 친구들과 사귀어보려 더 노력을 했어야 하지 않을까?

더 중요한것은 연우는 그대로 생활하는데도, 어떻게 남주인 도이경과 썸을 탈수 있었을까?

아무리 로설이라고 하지만, 정말 이렇게 풋풋한 학창시절때 이성친구와의 썸이 이렇게도 달달하게 이뤄질수 있었을까? 연우와 이경처럼 서로에 대한 호감을 안고 정말 순수하게, 청명하게 사랑을 키울수 있다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하게 했다.

분명 여주인 연우는 나름의 순수함과 착함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그녀의 행보는 좀 달랐다. 학교를 졸업하더니 이번에는 유학을 간다. 1~2년에 거치는 유학이 아니라, 7년이라는 꽤 긴 시간을 외국에서 보내고 돌아온 연우.

입사할 곳이 정해져있으나, 취업일까지 4개월여의 자유시간이 주어진다. 취업처가 정해졌고, 또 취업일이 정해진  상황에서 주어진 개인시간은 정말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귀중한 시간일것이다. 나같음 국내여행도 하고 그동안 못했던 취미생활을 하며 룰루랄라 보낼것 같은데, 연우는 단기간 아르바이트를 학원에 같이 다녔던 선배언니를 통해 구하게 되고, 그때 만나게 된 사람이 이경이다.

학창시절때의 이경을  생각하면 연예인이 아니라, 대기업의 회사에 취업해서 잘나가는 팀장이나 과장이 되어 있을 것 같았는데.

반장과 부반장으로 같은 반일때, 썸을 타나 싶더니 유야무야 되어버려 좀 아쉬웠는데, 통화속에서 들려오는 연우라는 이름만 듣고서도 자신의 기억속에 있는 연우라고 바로 눈치채는 이경의 민첩함.

직진식으로 자신에게 대시하는 이경을 처음에는 밀어내다가, 나중에는 포용하면서 바로 연인모드로 돌입해가는 두사람의 모습은 역시나 달달해서 그 자체만으로 입가에 미소를 짓게했다.

이 책에서도 나온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마냥 좋은것만은 아니라는 것. 모든 말과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보여지고 비쳐지는 이미지 관리에 있어서도 세심함을 요한다는 것.

그리고 그 틀에서 조금만 삐끗해도 역풍이 만만치 않다는 것.

연우의 성격상 새아버지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섣불리 다가서지 못했던 시간이 이경에게 닥친 상황을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새아버지의 조언과 힘(?)이 작용했고, 그로써 가정내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과정은 그냥 흐뭇했다.

이경에게 있어서도 연우네 포근한 가정이 어렸을때 상처를 치유하는 계기가 될 것이고, 자신들에게 있었던 나름의 상처를 보듬어안았기에 앞으로 두사람이 일구는 가정에는 따뜻한 기류만 흐를것이라는 생각을 해 봤다.

<본서평은 '우신출판사'가 로사사에서 진행한 <네가 좋은 이유>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자유롭게 작성한 것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숨결이 바람 될 때 - 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순간
폴 칼라니티 지음, 이종인 옮김 / 흐름출판 / 201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난 나이가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죽음에 대해서는 공포스러울 정도로 예민하다. 그리고 애써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어느날 갑자기 내가 죽음과 맞닥뜨리게 되면 하염없이 무너져 내릴것 같다.

서른여섯이라는 한창인 나이에 또 힘든 레지던트 마지막해에 폐암4기라는 판정을 받게 된 주인공. 그는 레지던트 만료후에는 월급도 지금에 비해 몇배나 높아지고, 또 지금보다 시간적 여유가 있을거라는 생각때문에 가정에 더 치중하려 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운명은 그를 호락호락 지내게끔 하지 않았다.


신경외사였고, 그가 만나는 환자들은 죽음과 직면해있는 경우가 많았고, 그런 환자들에게 그는 용기를 불어넣을때도 있고, 피할수 없는 현실과 직면하게끔 길라잡이 역할을 해주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자신의 죽음을 앞에 두니 그도 생각이 많아질수밖에 없었다.

그는 암선고를 받고, 얼마안있어 칼럼기고를 통해 암선고를 받았지만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에 빠져있는 딜레마에 대해 솔직하게 기재하여 많은 이로부터 엄청난 이슈를 받았다.

제3자의 입장이라면 이별하는 방법과 현재를 정리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라고 조언을 할수도 있겠지만 막상 내일이 된다면 결코 쉽지 않을것 같다.


폴 칼라니티는 자신의 아버지가 의사생활을 하면서 가정내 충실하지 않았기에 의사가 되지 않겠다 결심을 했지만 모든 운명이 그사람이 계획한대로 움직여주지는 않는다. 어찌됐든 문학적인 부분에도 관심이 많았던 그는 청소년기때부터 무엇이 삶을 의미있게 하는지에 대한 주제에 빠졌었고, 인간의 정신이 뇌의 작용이라는 점과 함께 결국엔 피하고자 했던 의사의 길을 스스로 선택하여 걷게 되었던 것이다.

처음부터 의사가 되겠다 무작정 계획한 그가 아니여서 그랬을까? 아무튼 그는 치명적이다 싶은 뇌손상 환자들을 치료하면서도 단순히 수술하고 치료하고 그 경과를 지켜보는 수준이 아니라, 그들에게 무엇을 더 해줄수 있는 것은 없는지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또다른 길을 모색하려 노력했던 점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지 않았나 싶다.


이제껏은 의사의 입장에서 환자들을 바라봤지만 36이라는 젊은 나이에 의사에서 환자로 신분이 변화되었고, 자신역시도 죽음앞에서 절망할수 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그는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점이 막막하기는 하지만, 그러하기에 앞으로 나아갈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나아가겠다고. 내 신체가 죽어가고 있는 상황이라 하더라도 지금 현재는 살아있다라는 것, 그렇기에 죽음을 생각하기보다는 계속 살아가는것으로 마음먹겠다고 다짐하는 용감성을 보여준다.

이미 그가 세상을 떠났음을 알면서도 난 그가 살아줬으면 하고 바랬다.

또 자신이 죽기전에 딸아이를 만날수 있었다는 점이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그 어린 아이를 눈에 담고 어떻게 이세상을 떠났을까 싶으니까 그냥 가슴이 먹먹해져 왔다.


그의 글을 읽으면서 죽음이라는 명제를 굳이 회피하거나 외면할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오는 순서는 정해져 있지만 가는 순서는 정해져 있지 않다라는 말이 있듯이 내 삶에 대해 100% 책임질수 있는 현명한 삶의 주인공이 되어야겠다라는 생각도 해봤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
셀레스트 응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가슴이 먹먹했다. 그리고 반성을 했다. 나 역시도 자녀들에게 있어 쿨한 엄마가 아님을 알기에.

가장 가까운 사람이 바로 가족인데도, 우리는 가족에게조차도 내 목소리를 못낼때가 더러 있다. 당사자가 아닌 이상은 절대로 그 사람을 제대로 이해한다고 할수 없다는 이치와 닿아 있을 것이다.


오하이오주의 작은마을, 또 지극히 평온하게 살아가는듯 보였던 집안에 사춘기도 없이 그냥 정말 순탄하게 잘 살고 있다 생각했던 딸아이가 없어졌다.

중국계 아버지 제임스와 서양인 어머니 메릴린이 일군 가정이다. 이들은 1남2녀를 뒀고, 삼남매는 밖에서 봤을때는 모난것 하나 없이 평탄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우리나라든 외국이든 다문화가정에 대해 바라보는 시선이 일반가정을 대하는 것처럼 무난하지는 않는 것 같다. 제임스도 아마 미국내에서 자리잡고 성장하기까지 많은 가슴앓이를 했을것이고, 많은 것을 포기하고 또 많은 부분에 있어서 배척시 당했을것이다. 그런 시간을 보냈기에 아마 자식들에게 더 호되게 잣대를 들이댈수도 있따.

또 의사가 되고 싶었으나, 포기해야 했던 메릴린은 그 꿈을 둘째아이 리디아에게 투영시켜 대리만족을 느끼려 했을수도 있다. 아이들은 분명 마음속에 자신의 뜻이 있지만 부모로부터 인정받고 사랑받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또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해야 인정을 받는지를 알기에 포기하고 또 자신의 소리를 내지 않는 것임을 우리는 너무 쉽게 망각하고 있지 않나 되돌아보게 했다.


리디아에게 부모의 온갖 정성과 기대치가 부여되는 과정에서 리디아를 비롯하여 오빠인 네스나 여동생 한나에게도 엄청난 고통이 가해졌음을 알수 있다.

리디아의 부재를 인정하려들지 않았던 가족들. 그들은 리디아가 납치나 타의에 의한 행방불명일것이라 생각했지만 수영도 못하는 리디아가 호수에서 익사체로 발견되면서 엄청난 혼란속에 빠져든다.

딸아이의 죽음에 타의가 적용되었다 생각한 엄마 메릴린은 범인을 잡겠다고 복수심에 불타는 반면, 아빠인 제임스는 그 고통을 희석시키고 회피하기 위해 또다른 방법을 취한다. 도대체 왜 남자들은 그러는 것일까?

이 가족중에 그 누구도 홀가분할수는 없다. 부모는 말할것 없고, 오빠인 네스 역시도 리디아의 죽음에서 자유로울수 없다. 부모의 기대치가 리디아에게 맞춰져있음을 알고 네스와 한나는 각자의 방법으로 돌파구를 찾았는데, 난 한나가 가장 안타까웠다.

분명 그 나이대에 맞는 행동과 생각을 해야 아이스럽다 할수 있는데, 한나는 너무나도 일찍 속이 들어버린것이 아닐까 싶어서.


가족은 허물까지도 털어놓을수 있고, 어떤 흉한 모습을 내보여도 창피한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가까워야 하고, 그 가깝다라는 감정이 억지로 꿰어맞춘 형태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몸에 배게끔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