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욕망의 유전자 - 직립에서 정장까지, 건축으로 읽은 문화의 계보
서현 지음 / 효형출판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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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신으로부터 권력도, 권위도 받지 못한 존재라는 점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새로운 질서에 대한 이해와 설명이 필요했는데 그건대체로 문자 공부를 하고 지식을 갖춘 계층들이 제공했다. 그 생각의묶음을 우리는 대개 계몽주의라고 불렀다. 그것은 왕실을 무력화시킨 동기이기도 하고 결과이기도 했다. 역시 스펙트럼처럼 진행된 이과정에서 방향성은 뚜렷했다.

_ 계급 중 - P227

문화와 예술. 신비로운 단어다. 현대의 사회적 가치는 저 두 단어에 집중되어 있다. 그래서 두 단어는 절대적 권력이다. 모두 우아한 모습을 갖고 있고 향유할 대상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중간계급의 가치는 다른 계급의 가치와 구분, 강조하기 위해 순수예술이라고 호칭했다. 순수음악, 순수미술이 등장한 것이다. 비교 대칭 지점에 대중음악, 대중미술이 배치되었다.


_ 예술 중 - P245

유럽 각국의 이런 배경을 관찰하면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초등학교 공교육 도입에 프로테스탄티즘이 막강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존재하지 않던 제도 도입을 위해서는 사회적 변화가 필요했다. 그런 변화를 요구하는 주체를 일반적으로 호칭하는 것은 좌파, 자유주의자와 같은 단어들이다. 이 초등학교 교육에 이름을 알린 사람들도 후에 거의 좌파거나 자유주의자로 불렸다는 공통점도 있다.

_ 학교 중 - P268

호텔은 하루 자고 떠날 잠자리를 제공하는 데 그치는 여관과 존재의미가 달랐다. 호텔은 떠나 온 집과 같은 안락과 이국적 신비를 동시에 제공해야 하는 모순적 공간이 되어야 했다. 일상과 일탈이라는정체성을 확인시켜 주는 공간은 방문자가 첫 번째로 만나는 곳, 바로 로비다. 중간계급의 정체성으로 익숙한 검은 피아노가 로비에서 호텔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도구로 자리 잡았다. 면벽 공간이 아니므로 그랜드피아노여야 한다.

_ 피아노 중 - P295

영국 최초의 커피하우스는 1652년 런던에서 개업했다. 여기서자본가들이 모여 신문을 읽고 금융 정보를 교환했다. 신문이라는 인쇄물을 통한 정보 유통이 중요해진 것이다. 원래 개방공간이었던 곳은 믿을 만한 네트워크 확보를 위해 회원제로 운영하기도 했다. 상류계층이 모이는 건 클럽이었고 그 공간은 클럽하우스였다. 당연히남자만 출입하는 곳이었다. 이에 비해 술을 팔고 누구나 쉽게 들락거릴 수 있는 곳은 퍼블릭하우스였는데 이게 지금의 펍이다. 그래서 귀족과 엘리트는 클럽에서, 중간계급은 커피하우스에서, 평민은 펍에서 모이는 개략적 구도가 형성되었다.

_ 정장 중 - P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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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욕망의 유전자 - 직립에서 정장까지, 건축으로 읽은 문화의 계보
서현 지음 / 효형출판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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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호칭을 시작한 것은 진시황이었다. 황皇과 제帝는 모두 신성한 숭배의 대상을 의미하는 단어였다. 그는 하늘과 더 가까워졌다. 아니, 그렇게 포장하기 시작했다. 천명응수권, 즉 하늘이 내린 뜻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개념이 형성되었다.

_ 구ㅏㄴ력 중 - P78

야훼는 자신이 유대인들을 이집트의 구속에서 구해냈다고 선언한다. 그래서 유대인들이 따라야 할 의무를 요구한다. 너는 나 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마라. 그래서 유대교는 단일신교가 되었다. 그런데 유일신 개념이 훨씬 먼저 등장한 곳은 고대 이집트였다. 무력으로 권력을 유지하는 제왕의 사례처럼 유일신도 놀랍게 폭력적이다.

_ 피라미드 중 - P94

분리를 사회적 체제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강제 대상을 시각적으로 구분하는 방식이 필요했다. 똑같이 호모 사피엔스로 태어난 사람을 구분하는 방법은 복장이었다. 이들에게는 주인과 다른 복장이 강요되었다. 이런 시각 규제는 노예들의 이동과 공간 점유를 강제하고 감시하는 유효한 방안이었다. 위반자 적발과 처벌이 용이했기 때문이었다.

_ 노예 중 - P127

유럽에서는 로마제국 해체 이후 정치 단위가 작아지면서 결국노예제가 사라졌다는 것이 일반적 설명이다. 대개 4, 5세기 정도 이후의 현상으로 파악된다. 특정한 정치적 결단으로 사라진 것이 아니라 노예 유지가 불합리해진 경제 체제가 되었다는 게 일반적 설명이다. 노예도 먹여야 일을 시킬 수 있다. 먹여 살려야 하는 노예를 유지하는 것보다는 자신이 먹고살며 지주에게 소출을 바치는 농노제가 이득이 되는 사회였다는 것이다. 이 상황을 중세 봉건 체제라고 부른다.

_ 노예 중 - P129

귀족이 사라진 사회여도 어떤 방식으로든 계층과 계급은 살아남았다. 대체로 낮은 계급은 자신보다 높은 계급, 즉 자유도가 높은 계급을 선망한다. 그래서 낮은 계급은 어떤 방식으로든 높은 계급을 모방하고 과시하려고 한다. 그걸 계급욕망이라고 부르려고 한다.

_ 귀족 중 - P136

균분 상속의 더 큰 문제는 결국 분쟁으로 빠져들기 쉽다는 점이었다. 항상 불만은 비교에서 나온다. 비교 대상이 유사할수록 작은 차이에도 불만은 커진다. 세습의 영속성을 위해서는 장자에게 권력과•재산을 집중시켜야 한다는 것이 역사의 학습 결과였다. 이런 문제가 관찰된 후 프랑크왕국은 카페 왕조에 이르러 장자 상속제를 시행하게 되었다.

_ 문자 중 - P140

그리스도교가 오늘의 모습을 갖추는데 세 사람의 중요한 구성원이 필요했다. 그것은 예수, 바울, 그리고 콘스탄티누스 황제다. 이 세사람의 이상한 인연이 조합되어 오늘의 그리스도교를 만들었다. 그과정을 서술하면 고스란히 유럽의 역사가 완성된다.

_ 소명 중 - P145

약탈로부터 보호해 주는 것이 성곽이라면 지옥의 위험으로부터보호해 주는 것은 바실리카였다. 도시 한복판에 세워진 바실리카는지상에 구현된 천국이었다.

_ 바실리카 중 - P165

유럽의 역사는 그리스도교 영향을 부인할 길이 없게 되었다. 유럽이 세계를 지배하면서 그 영향은 지구 곳곳에 미치게 되었다. 서양건축사에서는 바실리카의 변화를 대개 양식사로 설명한다. 비잔틴양식, 로마네스크 양식, 고딕 양식, 그리고 르네상스 양식. 양식사로보는 유럽의 건축 역사는 교회를 빼고 설명하면 대단히 곤란하다. 그런데 로마네스크 양식은 로마와 관련이 없고 고딕 양식은 고트족과 관련이 없다.

_ 바실리카 중 - P167

색은 중립적이지만, 피와 결합된 이 단어는 비칭이다. 그건혐오의 표현이다. 파란 혈통과 달리 노란 혈통은 계급이 아니고 민족이 지칭 대상이다. 별문제 없어 보이는 단어지만, 막상 유대인들 앞에서는 지금도 절대 사용하면 안 되는 금기 표현이다. 이들이 혐오와 저주의 대상이 된 이유는 예수를 죽인 자들이기 때문이다. 여기도 연좌제가 적용되었다.

_ 황금 중 - P170

시간은 신이 만든 것인데 시간이 지났다고 이자를 받는 것은 규범에 어긋났다는 것이다. 그래서 금융은 귀족의 사업이 아니었다. 유대인은 이자를 받으며 대출을 해서 자산을 키우는 자들이고, 그래서 무시와 혐오의 대상으로 낙인찍혔다. 베니스의 상인이었던 샤일록이 대표적인 이름이 되었다. 그래서 금화를 상징하되 반짝이지 않는 현실적 색이 노란색이 아니었을까 추측할 따름이다.

_ 황금 중 - P178

1506년 베드로 성당이 착공되었다. 경험해 보면 건설 사업의 가장 큰 문제는 재원 마련이다. 건물은 돈이 짓는다. 그래서 건설사업의가장 일반적 문제는 예산 부족이다. 여기서도 문제였다. 십자군 전쟁에 사용되었던 방안이 있었다. 교황이 면벌부 발행과 판매를 허가했다. 그런데도 판매 매상이 부족했고 시장 확대가 필요해졌다. 죽은 자들 몫의 면벌부도 더 팔기로 했다. 그런데 죽어 연옥에 갇혀 있는 그들은 지불 능력이 없었다. 연옥은 천국이나 지옥에 이르기 전에 머무는 임시거처다. 불안에 떨어야 하는 곳이다. 이 역시 공의회를 통해서 공식 교리화된 추상적 공간이다. 요한 테첼Johann Tetzel, 1465~1519 은 널리 알려진 이름은 아니다. 그러나 그의 선전문을 들으면 세계사 교과서에서 그가 누구였는지 쉽게 알 수 있다.

_ 인쇄 중 - P181

초기 인쇄술에서 면벌부는 중요한 시장이었다. 한 장짜리 문서이니 제본이 필요 없고 그래서 초기 투자비도 적었다. 그런데 인쇄술이 성공하려면 더 큰 시장이 확보되어야 했다. 종교 서적이 그 시장임이 틀림없었다.

_ 인쇄 중 - P185

그러나 구원에 이르기 위해 루터가 이른 결론은 세 개의 단어로축약된다. 오직 은총sola gratia, 오직 믿음sola fide, 오직 성서 sola scriptura.. 여기 선행이 없다. 루터에게 구원은 인간의 힘으로는 얻을 수 없는 것이었다. 구원은 신의 은총으로 주어지는 것이다. 예수의 부활에 대한 믿음만 있으면 구원을 얻는다. 선행은 구원의 조건이 아니고 믿음의 결과로 행하는 것이다. 이건 전복적이고 도발적 주장이었다. 사실 이건 루터의 개인적 해석이었다.

_ 성서 중 - P192

이제 성서를 읽는 것은 개인적 책무였다. 구원의 문은 가족 동반 입장이 아니고 개인 입장이다. 결국 나는 혼자 남게 되었다. 이전까지 농경사회는 규모가 경쟁력 지표였다. 그래서 결속도 중요했다. 종교는 가족 단위의 생활을 의미했다. 면벌부도 자신의 구원보다 먼저 간 가족을 연옥에서 구출한다는 의미였다. 그러나이제 가족은 핵가족으로 분해되어도 무방했다.

_ 성서 중 - P197

앞서 설명한 대로 가톨릭 국가에서는 중앙정부로서 왕실이 존재했지만, 지방 행정은 가톨릭 교회가 챙겼다. 대체로 교회가 유아 영세, 혼인 성배, 장례미사 등을 기록했는데 그게 호적 관리가 되었다. 지금도 남아있는 중세 개인, 가족 기록은 교회가 소장한 것들이다. 교회는 출생과 결혼, 사망을 포함하는 행정 외에 빈민 구휼의 사회안전망이 되었다.

_ 프로테스탄트 중 -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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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욕망의 유전자 - 직립에서 정장까지, 건축으로 읽은 문화의 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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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기시대에 칼과 함께 이 거울이 필요했던 이유는 뭘까. 계급정체성을 증명해야 했기 때문이다. 칼은 상대방을 처단하든, 처단하겠다고 위협하든 무력을 이행하는 도구다. 칼을 갖지 못한 자는 무릎을 꿇고 세금을 바쳐야 한다. 그러나 무릎 꿇은 자의 수가 칼을 든 자보다 많다고 역사는 증언한다. 무력만으로는 계급의 권력을 유지할 길이 없다. 무릎 꿇은 자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그 방법이 명예로운 신성 권력, 즉신적 권위의 과시다.

_ 청동 중 - P61

말 위에서 얻었다고
말 위에서 다스릴 수 있겠는가
居馬上得之寧可以上

_ 권력 중 -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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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욕망의 유전자 - 직립에서 정장까지, 건축으로 읽은 문화의 계보
서현 지음 / 효형출판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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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기는 일상에 사용할 금속이 아니었다. 그러기에는 너무 희소한 재료였다. 그래서 후대의 철기와 달리 청동기는 출토 유물의 종류가 제한적이다. 무기나 제기에 집중되어 있다. 전투나 제사에 사용되는 물건들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군인과 사제의 존재를 의미한다. 여기서 군인은 일반 병사들이 아니다. 이 청동기를 들고 진격하는 계급을 의미한다.

_ 청동 중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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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물리학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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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슬픔과 물리학이란 단어는 알겠는데, '슬픔의 물리학'은 무엇인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주목하면서 읽기 시작했다. 읽기전 시공간을 대상으로 고전과 현대물리학적 지식이 동반된다면 다소 지루할(?) 것이란 선입견을 피할 수 없었다. 

#1. 저자인 게오르기 고르포디노프는 <과거부터 현재, 현재보다 미래>에 더욱 유명세를 탈거란 느낌은 읽기전에는 표지 안쪽에 있는 저자 얼굴에서, 읽은후에는 동유럽 작가 계보를 계승할만큼 대작가가 탄생했음을 알 수 있다(부커 인터내셔널 수상과 별도로). 68년생의 불가리아 작가는 러시아와 전쟁중인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와 생김새가 닮아 일단 한번 놀랬다. 

#2. 책 띠지에 "나는 모든 종류와 장르를 망라하는 책을 상상한다."고 소개한다. 소설이지만, 소설과는 다른 자서전적 에세이적 요소, 논픽션적 서술전개 그리고 그리스 신화의 문화비평 및 재해석 등이 포함되어 있다. 소설 전개가 산만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현대가 선형적인 구조적 명확하게 전개되는 사회가 아니다.  

  안타까워라, 이야기는 선형적이라서 매번 우회로를 없애고 벽을 세워 옆길을 막아야 한다. 고전적인 서사는 사방에서 쏟아지는 가능성을 소거해나가는 것이다. 경계를 확정하기 전, 세상은 평행한 버전들과 옆길로 가득하다. 오직 망설이고 주저하는 상태에서만 모든 출구가 이리저리 이동하며 열려 있다. 불확정성과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양자물리학은 이를 증명해왔다.

        _슬픔의 기초 물리학 중, p 376


   소설의 전개와 서사 구조가 규격에 맞게 잘 짜여진 통로와 선형 구조가 지배하는 형식과 내용에서 탈피한 불확정성과 불확실성의 양자물리학으로 설명하고 있다. 서사에 결정적인 선형구조대신 미로 구조를, 기억과 망각, 신화와 이야기를 소환한다. 



#3 1번에서 던진 책 제목이 <슬픔의 물리학>인지 주목하면서 읽었다. 슬픔은 인간이 가진 감정의 한 형태이고, 물리학은 물질의 운동 법칙을 연구하는 학문 분야이다. 슬픔의 물리학은 무얼까? 원문 제목도 <The Physcis of Sorrow)이다. 

어떤 이들에게 공감은 고통을 통해 열리는데 내 경우는 슬픔을 통해 열릴 때가 더 많다. 슬픔의 물리학-시작은 슬픔의 고전물리학-은 수년 동안 나의 탐구 주제였다. 슬픔은 가스와 증기처럼 자체의 형태나 부피가 없고, 그것이 담기는 그릇이나 차지하는 공간의 형태와 부피를 따른다. 그것은 비활성기체와 비슷할까? 이름은 그럴듯하지만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비활성기체는 균질하고 순수하고 단원자 구조를 띠며 무색무취하다. 아니, 슬픔은 헬륨이나 크립톤, 아르곤, 제논, 라돈이 아니다...... 슬픔에는 냄새도 색도 있다. 그것은 세상의 모든 색과 냄새로 갈아입을 수 있는 카멜레온 가스 같은 것이다. 마치 다양한 색과 냄새가 슬픔을 쉽게 활성화하는 것처럼. 
        _ 슬픔의 기초 물리학 중 - P390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공감-슬픔-이야기로 이어지는 서사 구조애서 저자는 주인공을 통해 고통대신 슬픔에 주목했다. 화학 줄기율표상의 0족원소(noble gas)는 외곽구조나 궤도에 전자가 완전하게 채워져 반응에 비활성인 특성을 지닌 이유로 화학반응에 참여하지 않는다. 슬픔도 그런 특성에서 출발한다. 고속도로에서 위험표시(해골 이모티콘) 가스 전용 운반 트럭을 만날 수 있다. 본 차량에서 비로소 기체는 용기에 넣은 부피로 전환되어 자신의 존재를 분명히 드러난다. 슬픔의 이동(여기서는 방향과 크기의 벡터 개념)이라는 이야기가 부피를 결정하는 트리거 역할을 한다. 작가는 "어떤 장소는 한 세기에 슬프고 다른 장소는 다른 세기에 슬프다.(p,391)"라고 헸다. 오늘이 4월16일(세월호 참사 12주기)이다. 가스 차량은 그날의 슬픔의 경로를 가리키며 어떤 이야기 그릇에 담을지 아직도 달리고 있는 듯하다.      


#4. 작가는 물리학 개념에 중요한 중력의 구체적 물질 단위인 무게에 주목하면서 인간사를 관통하는 공감능력에 필요한 요소 3가지(과거, 슬픔, 문학)과 기존 물리학의 한계를 지적하기도 한다. 
다행히도 내가 관심을 쏟는 것들은 무게가 없다. 과거, 슬픔, 문학이 무게 없는 세 고래만이 나의 흥미를 끈다. 하지만 양자물리학과 자연과학은 그들을 외면해왔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물리학과 형이상학의 형식적 구분으로 인해 지식의 우주가 명확하고 인위적으로 분할되리라는 것을 알았다면 그는 아마 자신의 저작을 손수 불살라버렸을 것이다. 아니면 적어도 그 안의 여러 부분을 합쳐놓았으리라.
         _ 슬픔의 기초 물리학 중 - P377에서

#5. 슬픔의 물리학 9개 단편들은 읽어보면 된다. 러시아문학과 달리, 사람이름 외우는 어려움도 거의 없다. 내용을 이해하는데 어려움도 없다. 아니 동일한 연배일 수도 있다. 소설속 "왜 지하실이나 반지하로 들어가는 설정"이 궁금하다. 어릴적 장롱속이나 다락방에 숨어 나만의 아지트를 만들어 나의 자아 세계를 구축하려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아니면 그 나이 때가 무언가의 결핍을 경험한 시기일수도 있다. 

#6. 주인공이 타인이 고통을 느끼는 지점에 들어가 타인의 기억과 경험을 직접 공유하고 나중에는 이야기를 수집하는 간접 경험한다. 여기에 불가리아 현대사의 가족들과 타인의 기억들 인물들, 그리고 동식물까지 슬픔을 만난다. 이런 설정을 보면서 결국 아래 글로 연결될 수 밖에 없었다. 

그처럼 내가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이 내속에 수 많은 부분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잠재의식으로 들어있다. 나는 내가 겪은 수많은 일들과 만난 수많은 사람들로서 구성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_ 신영복의 언약 중 

오직 자기자신만으로 구성된 자아는 없음을 깨우친다. 더불어 사회를 구성하고 역사에서 배우고 관계가 드러나 있는 소설들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7 옆길로 새기 (소설 방식대로)
난 책을 사서 지인에게 선물했고, 선물받기도 했다. 이 책의 이해당사자가 출간전에 대단한 책이라고 알려주었다. 호불호가 있으니 단편별로 나눠 읽는 것도 괜찮다고 알려주었다. 처음 만난 시점도 그 시절이었다. 소규모 등산모임의 등반 주제가 다름아닌 <Back to the Future>였다. 아마 이 책을 번역하고 있을 시절이었을 것이다. 끝으로 문학 번역에서 Ai가 대체할 수 없는 단락을 소개하면서 마칠까 한다.    
당당하고 담대하게 말하고 행동하라! 젊음의 다부짐과 청년의 대범함......그 많은 'ㄷ'은 다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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