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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도로봉
사이토 린 지음, 보탄 야스요시 그림, 고향옥 옮김 / 양철북 / 2019년 1월
평점 :
비가 내리던 날 밤 형사에게 잡힌 도둑.
그야말로 현장에서 딱 걸린 이 도둑을 부르는 다른 이름은 천재도둑 도로봉이다.
말이 되는가?
여하튼 이 형사와 도둑은 조사실에서 도로봉의 자백을 받아내기에 이른다.
그런데 몇 십년 동안 도둑질을 해 왔다며 미취학 때부터의 경력을 털어 놓는다.
도로봉이 네 살때 엄마를 따라 간 엄마의 일터.
엄마는 가사도우미였는데 엄마가 청소를 하는 동안 도로봉은 꽃병과 대화를 한다.
아니, 대화였던가? 그냥 들었던가?
정확하게는 꽃병이 하는 말을 도로봉이 들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사물의 말을 들을 수 있다는 것, 게다가 그 사물은 쓰임새를 잃어버린 것들이었다.
그러므로 도로봉은 쓰여지지 않는 사물의 소리를 듣고 데려오는 도둑인 것이다.
쓰임새를 잃었기 때문에 도로봉이 물건을 훔친다기보다는 물건을 구해준다고 할 수 있다.
4살때부터... ^^
이 책을 처음 받아들고 책이 너무 이뻐서 겉표지를 따로 보관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9/0123/pimg_7714271802107621.jpg)
도로봉은 비밀스럽게 구출한 물건들을 벼룩시장에서 팔았다.
벼룩시장에서 만난 노리스씨는 도로봉에게 참 친절한 사람이었고, 도로봉도 그녀에게 신세를 지면서 서로 몇 년은 벼룩시장 동료로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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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룩시장 그림이 너무 이쁘다.
저런 시장에 나도 가서 팔고 싶은 물건이 있는데....
도로봉처럼 구출한 물건들이 아니라 구출하야할 물건들이다.
우리 집에도 도로봉이 다녀갔으면 좋겠다.
아마도 굉장히 큰 자루를 들고 와야 할 것이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9/0123/pimg_7714271802107623.jpg)
조사실에서 자백의 형태로 자신의 행적을 알리는 이 상황.
도로봉이 과연 죄를 지었는가가 고민이었다.
형사의 고민은 형사의 선에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윗선에 보고를 했다.
그랬더니 신고도 없고, 증거도 없고, 무엇보다 도로봉의 자백만으로는 증거가 안되므로 무죄... 어쩔 수 없는 무죄란다.
그럼 이렇게 무죄가 밝혀지게 된 계기. 다시 말해 도로봉이 잡히게 된 계기는 바로 물건이 아닌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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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물건의 목소리를 듣고 구출했었는데 이 날은 강아지의 목소리를 듣고 구출했다.
생명이 있는 강아지를 구출하고 나서 강아지의 이름도 '요조라'라고 지어주고 나서는 물건의 목소리가 잘 안들린다.
잘 안들리니 더 귀를 기울이다가 형사가 자기를 잡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던 것이다.
그리고 조사실에서 '오직 자백'을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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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백에 너무나 빠져든 두 형사가 앞뒤 분간을 못하더니 식당에서 메뉴로 싸우기까지 한다.
덮밥의 종류가 이렇게 중요한 문제였던가.... ㅋㅋㅋ
여하튼 도로봉을 풀어줄 수 밖에 없는날이 다가왔다. 그런데 그 날이 오기 전에 도로봉은 탈출한다.
아주 자연스럽게. 그리고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조용히.
도로봉이 하려고 하는 일은 요조라를 위해서.
요조라를 위한 일이지만 도둑 이외의 일에는 어수룩한 도로봉이 더 큰 사고를 치기 전에 얼른 다시 잡아야 한다.
잡아들이던지 잡고 도망을 보내던지 여하튼 도로봉을 찾아나서는 형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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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봉은 물건의 목소리를 듣고 물건을 구출시틴다.
그런데 작가는 마지막에 이야기한다.
물건을 구하는 것도 되지만 물건의 주인이 놓지 못하는 그 마음을 해방시키는 것이라고.
나는 이 마지막장을 읽으면서 일본에서 건너온 '미니멀 라이프'가 떠올랐다.
나는 '맥시멈라이프'를 살고 있다.
선반 저 안쪽에 있는 것들도 언제 어디선가 부름을 받을 수 있으니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나 또는 누군가가 필요로 할 때 쨔잔~ 나타나야 하니까.
그런데 맥시멈라이프에서는 그 부름이 일년을 넘고, 이년을 넘고,,,, 존재조차 잊을 때가 있다는 것이다.
Okay~!
도로봉을 미니멀라이프 도우미로 하자.
나의 맥시멈라이프에 회의를 느낄 때 도로봉을 한 번 만나면 서랍정리가 훨씬 쉬워질 것 같다.
"도와줘요~ 도로봉봉봉봉봉~~~~~~~"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9/0123/pimg_7714271802107628.jpg)
도로봉의 팬들에게 증정되는 마법의 주문카드.
아이는 역시 마법의 주문카드에 만능주문을 만들어 넣었다.
우리 아이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만능주문을 알고 있으니까~^^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허니에듀서평단 #도둑도로봉 #사이토린 #보탄야스요시 #고향옥 #양철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