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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앞은 왜 홍대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할까 -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는 디자인경제
장기민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0년 8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0/0806/pimg_7714271802631392.jpg)
우선 제목을 보고 깜짝 놀랐다. 대학 때 이런 생각 했었던 것 같다.
이 거리에 가득 찬 사람들 중에 홍대를 진짜 다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이런 질문에 나는 스스로 답하기를 '그냥 놀러 왔나 보다.'라고 했다.
하지만 장기민 저자는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는 디자인 경제'로 답을 하고 있다.
저자의 말대로라면 '그냥 놀러 온 것'은 홍대 앞을 '학교 앞'이 아니라 '젊은이들의 핫플레이스'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인식 경제학'이며 이는 '사물이나 관계에 대한 명시나 규정보다 사람들의 일반적인 인식에 따른 결과가 더 큰 경제적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아하! 이런 것이었구나!
저자의 말처럼 홍대 앞에서 약속을 잡는다고 해서 '남의 학교 앞에서 왜 만나나?'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재미있는 만남을 기대하며 우리는 홍대 앞으로 향한다.
이처럼 우리의 일상에서 알게 모르게 작동하고 있는 디자인과 경제에 대해 설명해 주는 이 책은 읽는 내내 '아하!' 또는 '으음~'을 연발하며 나에게 발견의 기쁨을 주었다.
문화를 살리면 경제도 살아난다는 '문화경제학'은 BTS나 짜파구리, 또는 다른 다양한 한류 열풍에서 그 예를 찾을 수 있겠다. 예술, 취향, 문화 등이 경제활동에 미치는 영향은 예전에도 컸지만 지금은 SNS와 같은 소통의 날개를 달고 더 많은 사람과 더 커진 파급력으로 우리 생활에 존재한다.
제품보다 진정성을 더 크게 여기는 '블루부틀경제학'은 '진동벨'에서 많은 공감을 했다. 주문을 하면서 직원과 눈 맞춤을 하고 '우리 둘이 서로 같은 얘기하고 있음'과 같은 느낌을 가지지만 그것은 주문을 위한 그와 나의 과정일 뿐이다. 그는 완료 버튼을 누르고 나는 진동벨을 받아든 순간 우리의 관계는 끝.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내가 진동벨을 받아들고 돌아서면서 '그'의 얼굴을 기억하고 있었던가 되짚어보았다. 모르겠다. 그의 얼굴의 떠오르지 않았다. 심지어 그인지 그녀인지도 잘 모르겠다.
일명'단골'이라고 분류해 놓은 가게는 사장님과 많은 것을 공유한다. 그리고 서로 웃는다. 진짜 미소.
진동벨을 주는 가게의 음식이 맛이 없는 것도 아니며, 진짜 미소의 사장님이 내주는 음식이 천상의 음식도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관계에서 느끼는 맛을 더 자주 선택한다. 또는 더 진심으로 선택하기도 한다. 기술력이나 제품보다는 사람과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 위한 기준을 경제적 효율성에 둔다면 그건 '가성비'이고, 심리적 만족감에 둔다면 그건 '가심비'이다. '연비 경제학' 입장에서 바라보는 우리들의 선택은 성능이든 만족이든 어쨌든 효율이다. 내가 지불하는 금액에 대한 성능 또는 만족, 둘 다면 더 좋고.
작년에 차를 구입하면서 한 손에는 가성비를 들고, 다른 손에는 가심비를 들고 엄청난 고민을 했었다.
아이들과 함께 경제적 효율성을 따져가며 차를 타고 다닐 것인가! 여태까지 그런 차를 탔으니 이제 내 맘에 드는 차를 선택할 것인가!
가성비로 16년을 탔으니 이번엔 가심비를 선택했다. 내 차의 연비 경제학에서 가심비와 가성비는 1:1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다. '실수 경제학'에서는 실패를 좌절로 받아들이는 것은 정말 실패하는 것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실패는 성공을 향해 가는 과정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없어서는 안 될 과정이다. '칠전팔기'라고 하지 않았던가! 실패와 실수는 한 끗 차이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0/0806/pimg_7714271802631393.jpg)
내가 생각한 대로 되지 않았을 때 '불길한 징조'를 만난 것처럼 호들갑 떨지 말자. 이렇게 저렇게 다르게 생각해보는 유연함이 필요할 것 같다.
'스타벅스 경제학'을 읽으면서 내가 스타벅스에 가는 이유를 알았다. 커피값이 더 저렴한 곳도 있고, 더 조용한 곳도 주변에 있다. 하지만 혼자 커피숍을 찾을 때는 거의 스타벅스에 가는 편이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나는 스타벅스 커피가 아니라 스타벅스라는 공간을 선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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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가 아닌 '공간'을 선택했다는 말에 나는 또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기둥 옆의 이 자리. 이 자리에 앉아 있기 위해 나는 가방을 싸고 달려간다. 단 한 시간이라도 여유가 생기면 가방 싸 들고 간다.
경제는 잘 모른다....
라고 말했던 내가 오십 여개의 경제학 용어를 접하면서 이해를 못 했던 것은 단 한 개도 없었다. 오히려 깊은 공감과 쉬운 이해를 통해 주변의 돌아가는 상황을 좀 더 분석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스타벅스에서 문학작품을 읽으며 눈물지을 수 있었던 것은 책과 공간이 주는 힘이었다. 그것 또한 경제학이라는 톱니바퀴에 한 톱니임을 알았다. 그래서 나도 이로운 톱니가 되기로 했다.
동네에서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책방.
'동네책방'으로 동네에 이로움을 전하는 공간을 꿈꾼다.
https://blog.naver.com/cau9910/222052690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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