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도 서점 이야기 오후도 서점 이야기
무라야마 사키 지음, 류순미 옮김 / 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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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처럼

가방끈만 길어서 슬픈 인생이 있다. 


책을 좋아하는 잇세이. 

긴가도 서점이든, 오후도 서점이든 

서점인 잇세이의 삶의 모양새는 크게 달라보이지는 않는다.


멀리서 보면 작은 것이 보이지 않아 그 소중함을 모르고, 

내 눈앞에 있는 것에 집중하다보면 '거기서 거기라'는 일반적인 진리를 깨닫지 못할 때가 있다. 

한국에가든, 미국에 있든. 거기서 거기일텐데 

가끔씩 슬픈 생각이 밀려올때가 있다. 


짧은 모가지가 되고 싶어하는 긴 모가지의 바램이 헛된 것임을 깨달았다면, 

지금의 나를 부정하며 삶의 갉아먹는 쓸모없는 마음앓이 따위는 던져버리고

친절하고 다정한 친구들에게 전화해서 수다 한판 떠는 일이야말로,

 내 삶의 희망 한 조각 맹그는 일인것 같다 ㅋ. 

 


'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 함석헌 - 


만리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너뿐이야' 하고 믿어주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가라앉을 때

구명 배를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런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한때

'너 하나 있으니' 하며

빙그레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송보다도

'아니오.' 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한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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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0-10-27 07: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흑, 제 얘기 하시는 줄 알았어요. 가방끈만 길어서 슬픈 인생...그래도, 하고 싶어서 하거나, 해야 돼서 했으니 후회는 없죠, 우리? ^^;;

han22598 2020-10-28 03:51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사실 슬프기 보단 저는 부담스러울때가 많아요 ㅎㅎ ㅎ 라로님은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하시는 모습이 너무 좋아보여요 ^^ (진심). 작은 푸념에 공감해주시고 메세지 남겨주셔셔 감사해요! ^^

2020-10-27 17: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28 0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0-10-28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후도 서점의 표지를 보니까 여긴 분홍색 꽃이 피는 봄 같은 느낌이네요.
요즘의 바깥은 조금씩 단풍으로 물들어가는 계절입니다.
han22598님,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han22598 2020-10-31 07:49   좋아요 1 | URL
단풍이 아름다운 한국의 가을 ^^
마음껏 즐기세요. 써니님!

transient-guest 2020-10-29 0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잘 읽었습니다. 잔잔하고 아름답게 좋았어요.

han22598 2020-10-31 07:50   좋아요 0 | URL
그러셨구나 ^^ 저도 무심코 고른 책이었는데 좋더라고요.
 

이제는 기억도 잘 안난다. 마지막 본 영화가 뭐였는지..

언젠가부터 드라마/예능도 그렇고 영화도 잘 안보게 된 것 같다. 

아무튼, 오랜만에 화요일에 빌려온 The Color Purple 보겠다고 portable dvd player까지 샀다.
제일 보고 싶은 사람은 슈그였다. 그녀가 궁금했다. 어떤 얼굴로 샐리를 사랑하고 또 어떤 몸으로 춤을 추고 노래할지.그런데...처음 등장했을 때는 쪼금 실망했다. 내 상상으로는 슈그는 먼가 모르게 당당한 기품이 있었을 것 같았고 매력미가 넘쳐나는 뇨성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예상을 벗어나버렸다. 그런데 좀만 지나면 그녀가 바에서 춤을 추기 시작한다. 그리고 샐리를 위해 노래를 부른다. 그 모습에 샐리도 설레였고, 나도 반했다 ^^ 가슴이 콩닥콩닥.

남부의 그들이 노래를 부른다. 춤을 춘다. 그 분위기 너무 좋다. 그들이 즐거워한다. 그러니 나도 즐겁다. 
아......뉴올리언즈 가고싶다!!!!!

이러고 있는데....영화가 중간에 끊겨버린다. 뮝밍 ㅠㅠ
잘못 만들어진 모양이다. 또 다시 빌려서 봐야만 하는것인가....ㅍㅎㅎㅎ 
도대체 컬러퍼플은 언제까지 계속 될것인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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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0-10-25 2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컬러 퍼플> 뒷북으로 영화
보려고 장전해 두었는데 미처
못보고 있네요.

이번에 새로 나온 책도 도서관에서
빌렸다가 책장을 넘기지도 못하고
반납하고...

뉴우올리언즈 그리고 마디그라
뭐 그런 생각이 불쑥 떠오르네요.

han22598 2020-10-27 01:01   좋아요 1 | URL
영화 괜찮아요..아직 다 보지는 못했지만 ㅋㅋ
영화 전체적인 분위기가 소설과는 조금 다르게 다가오더라고요. 이야기 구성도 영화적 극적장치를 위해서 확대,축소되는 부분들을 발견하는 것도 재밌고요.

뉴올리언즈.......
아....너무 좋아요.
미국이 가진 것 중에 부러운 것 딱 한가지 뽑으라면,
전 뉴올리언즈라고 말하겠어요 ㅋㅋㅋ (개취!)

2020-10-27 17: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28 04: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29 0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31 07: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집에서 일하는 화요일은 특별한 일이 아니면 밖에 나가지 않는데, 

예약해두었던  The Color Purple 책과 dvd를 픽업하러 도서관에 다녀왔다. 


넘겨받은 하얀 봉다리 안에 책, dvd와 함께 bookmaker craft 세트가 들어있었다. 귀여워 ^^

맹글어서 요 책 읽을때 사용해야겠다. 

 

문동 컬러퍼플 번역가님(고정아)은 샐리의 고통을 담은 망가진 (잘못된 문법, 철자) 편지를 

우리말로 잘 표현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토로하셨는데, 고것이 내 눈에 찍혔다. ㅋㅋ

그래서 원서한번 봐야겠다 싶어서 빌렸는데, 

옴마야...샐리 편지 한개 읽었는데 느낌이 딱 왔다. 

어여 서둘러 찬찬히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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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0-10-21 12: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컬러퍼플 보관함에만 담겨있던 책인데 han님 말씀을 들으니 다시 궁금해지네요^_^*
평화로운 하루 되세요~

han22598 2020-10-22 05:06   좋아요 1 | URL
쉽게 잊혀지지 않은 이야기가 있는데 컬러 퍼플이 그랬어요. 또 읽고 영화도 보면 아마도 그 시간이 더 길어질 것 같아요. 파이버님은 어떠실지 궁금하네요 ^^

다락방 2020-10-21 14: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럴때 원서를 읽을 줄 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ㅠㅠ

han22598 2020-10-22 05:13   좋아요 0 | URL
사실 저도 읽을줄 안다기 보다는...읽어보겠다는 것에 더 가까운것이어서 ㅋㅋ

저는 다락방님처럼 잘 읽고 잘 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ㅠㅠ

단발머리 2020-10-21 22: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 편지 이야기 2부를 기다리겠습니다^^

han22598 2020-10-22 05:12   좋아요 0 | URL
네! 단발머리님, 지루할 수도 있을 재탕을 기다린다고 해주셔서 감사해요 ^^
 
몽환화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4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비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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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히가시노 게이고에 열광하지 않으면서 왜 계속 읽게 되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심심할때 읽기에는 괜찮다.
전개의 치밀함도 없고 이야기 자체도 밋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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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어두울 수록 빛은 더욱 밝게 빛나는 법이고, 그 빛은 절실하다. 

셀리, 네티, 슈그..그들이 처한 어렵고 힘든 99% 삶보다 찰나같고  계속 되지 않을 것 같은 1% 의 사랑과 우정의 모습들이 더욱 아름다워보이고 귀해보인다. 다행이다. 이처럼...우리의 삶이 기계적이고 산술적으로 명확하게 크고 작음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어서..


셀리는 부끄러워서 자신의 삶조차 다른 사람과 나누지 못한다. 그래서  하나님에게 편지를 쓴다.

하지만 셀리는 한탄한다. 하나님으로부터 아무런 반응이 없다고... 교통함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슈그가 나타나면서 셀리는 자신이 의지하는 하나님를 사랑을 알아가는 순례(^^)의 길이 시작된다. 

"사람들이 교회에 가는건 신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신을 나누기 위한 거야"- 256p

하나님의 사랑은 신을 기꺼이 나누기 위해 모인 사람들을 통해서 깨달을 수 있다. 서로의 가치를 인정하며 존귀하게 

대하는 인간들을 통해서 신의 존재와 신의 사랑을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며칠 전 필립얀시 책에서 읽었던 게 생각이 났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가 한 것이니라" (마 25:40) 

여기서 지극히 작은 자는 굶주린 사람들입니다. 음식에 대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에 대해서 입니다. 목마른 사람들입니다. 물에 대해서가 아니라 지식, 평화, 진리, 정의, 사랑에 대해서입니다. 헐벗은 사람들입니다. 옷에 대해서가 아니라 인간의 존귀함에 대해서입니다. 


필요를 채워주고, 앨버트로부터 셀리를 보호해주는 슈그....그리고 그녀가 유일하게 사랑했던 네티에 대해서도 알고 싶어하고, 앨버트가 숨겨왔던 네티의 편지도 슈그가 찾아준다. 그녀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 좋아해주고, 미워하는 것도 함께 미워해준다.  자기 스스로도 사랑하지 못했던 삶을 사랑해주고 지켜봐준다. 앨버트의 눈으로만 자신을 평가했던 셀리의 눈에서 "그 남자를 떼어내어준다". 그리고 비로서 무엇이든 볼수 있게 되고 (p261) 자신의 삶의 이야기들을 하나님이 아닌 네티에게  직접 나누기 시작했다. (조금은 부담스럽지만) 심지어 슈그는 00 으로만 불려졌던 앨버트를 이름을 사용해 지명하고 그와의 관계의 회복의 모습까지도 보여주기도 한다. 보잘 것 없고 지극히 하찮아 보이는 셀리의 어두운 인생을 그대로 두지 않고 곁에서 보듬어주고 그녀의 인생을 돌보아 주었던 슈그와 네티의 다정함과 사랑으로 인해 셀리는 마침내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용기를 가질 수 있게 되고 그녀의 삶이 반짝거리기 시작한다.어둠 가운데 빛으로 오신 그분의 사랑이 슈그와 네티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흘러 넘쳐 셀리의 삶을 일으켜 세워주신 것 같다. 



다름과 차이로 파생되는 여러가지 불행의 모습들을 바로잡기 위해서 사회적 법과 제도가 필요하기도 하지만, 한 인간의 인간됨의 회복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함을 앨리스님은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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